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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싸워도 북극은 함께” 중·러 북극 밀착이 부른 북미 결속, 미국·캐나다, ‘베링해 요격망’ 단축 합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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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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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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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드라 멀린 작전 통한 다영역 전력 통합, 탐지·교전 시간 단축
중·러 북극 진출로 안보 이해 결집, NORAD 현장 공조 유지 
감시 공백 축소·상시 대응망 구축, 북미 북방 억지력 제고

미국과 캐나다가 관세 갈등 속에서도 알래스카 인근에서 합동훈련에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항로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전략폭격기와 경비함의 활동 반경까지 베링해(Bering Sea)로 넓히자 북미 북방 방어망 점검에 착수한 것이다. 캐나다가 통상·방산 협력의 무게중심을 유럽으로 옮기고 있지만, 알래스카 미군 전력과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로 연결된 감시·요격 체계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북극이 중·러의 경제·군사 협력이 맞물리는 전략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미·캐나다 안보 공조도 양국 간 통상 갈등과 별개로 강화될 전망이다.

더치 하버 북쪽서 ‘툰드라 멀린 작전’, 신속 대응체계 검증

21일(이하 현지시간) 미 해군 전문매체 USNI뉴스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더치 하버 북쪽 100해리 해역에서 신속 위협 대응 체계를 검증하는 '툰드라 멀린 작전(Operation TUNDRA MERLIN)'을 전개 중이다. 이를 위해 양국은 알래스카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 F-35 스텔스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투입해 표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다영역(Multi-Domain) 통합 훈련을 시작했다.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ADIZ)을 향한 군사 접근은 올해 들어 빈번하게 확인됐다. NORAD는 지난 2월 19일 알래스카 ADIZ에 진입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Su-35 전투기 2대, A-50 조기경보기 1대를 탐지해 F-16, F-35, E-3 편대를 긴급 전개한 바 있다. 이어 3월 4일에도 러시아 Tu-142 해상초계기 2대가 식별돼 요격기를 출격시켜 추적 비행을 완료했다.

이번 훈련은 공중·해상·수중 전력을 하나의 다영역 네트워크로 묶어 표적 탐지부터 합동 타격 자산 배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국은 모의 해상 교전을 통해 원거리 센서가 수집한 표적 정보가 미 공군·해안경비대(USCG)와 캐나다 왕립 해군·공군 전력에 실시간으로 전달되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E-3 센트리가 광범위한 공역을 감시하며 전술 상황을 전파하고 전투기 기동을 조율하면, 알래스카에 배치된 F-35가 센서 융합 체계로 표적을 정밀 식별한 뒤 즉시 교전 위치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공중 전력의 짧은 체공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해상 전력의 기동도 맞물려 진행됐다. 미국 해안경비대 함정 USCGC 먼로와 캐나다 왕립 해군 함정 HMCS 맥스 버네이스가 사전 합동 항해를 마쳤고, USCGC 스트래튼이 더치 하버를 출항해 훈련 해역에 합류했다. 지상 레이더가 닿지 않는 해역에서 수상함이 지속적인 감시망을 제공하며 표적 추적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구조다.

베링해, 북극 물류 요충지이자 군사 최전선

베링해는 북극해로 통하는 안보 요충지이자 북미 대륙 방어의 최전선이다. 베링해협을 통과한 뒤 이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운항 노선은 러시아 시베리아 연안을 따라 노르웨이·북유럽으로 이어지는 북동항로와 캐나다 북극제도를 가로질러 북대서양으로 나가는 북서항로로 갈린다. 북동항로는 러시아의 쇄빙선·항만 지원과 통항 허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북서항로는 좁고 얕은 해협이 연이어 나타나 대형 선박의 안정적인 운항에 제약이 크다.

그러나 북극해 해빙과 정기 운항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남아 있다.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와 북극지역수로위원회(ARHC)는 지난 4월 갱신한 항행 주의보에서 북극 해역의 상당 부분이 현대식 기준으로 측량되지 않았으며, 다년생 해빙과 디지털 통신 공백이 전자해도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긴급 수리·급유·구난을 담당할 항만도 드문 데다 계절별 해빙 변화로 운항 일정을 확정하기 어려워 보험료와 선박 운용비 상승도 불가피하다. 해운사와 각국 해군 모두 장기간 수로·기상·빙질 자료를 축적하고 시험 운항과 극지 훈련을 거친 뒤에야 안정적인 작전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군사 작전의 준비 부담은 민간 운항보다 한층 더 크다. 북극 군사 거점은 항만·활주로·연료 보급망·장거리 레이더·위성통신이 함께 구축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혹한과 통신 장애 속에서 합동전력을 운용한 경험도 필수적이다. 러시아가 북동항로 연안에 쇄빙선·항만·군사기지를 집적하고 중국이 러시아와 물류·에너지 협력을 확대하는 동안, 북서항로를 관리하는 캐나다는 희박한 북부 인프라와 광대한 감시 범위를 함께 떠안고 있다. 캐나다로서는 알래스카의 미군 기지와 감시자산을 배제한 독자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툰드라 멀린 작전에도 양국 전력의 극지 운용 경험을 축적하고 상시 감시·요격망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실렸다.

중·러 북극 협력 상설화

중국과 러시아는 북극항로의 경제적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작업을 2010년대 후반부터 축적해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7년 러시아에 북동항로 협력을 통한 ‘빙상 실크로드’ 공동 구축을 제안했고, 중국 정부는 이듬해 발표한 첫 북극정책 백서에 해당 구상을 공식 반영했다. 2024년 양국 정상 공동성명에도 북극항로 협력 소위원회 설치 방안이 포함됐다. 같은 해 8월 설립 의정서가 체결된 데 이어 11월 첫 회의가 열리면서 항행 안전과 물동량 확대, 물류망 건설을 논의할 정부 간 협의 채널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정부 간 협의체가 출범한 뒤에는 상업 운송과 현장 조사에서도 공동 사업이 잇따랐다. 2024년 6월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과 중국 기업들은 선박 건조 및 중국·러시아 항만을 잇는 연중 컨테이너 항로 운영을 목표로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 그해 중국 선사들의 북동항로 운항 횟수는 전년의 두 배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에는 중국 쇄빙연구선 쉐룽(雪龍) 2호에 러시아 북극·남극연구소 연구원 2명이 승선해 양국 최초의 공동 해빙 현장 관측을 진행했다. 당시 측정한 해빙 밀집도와 유형·크기·두께, 적설 두께, 대기환경 요소는 빙해 운항 선박의 설계와 항로별 통항 가능성 평가에 활용될 예정이다.

북극항로를 수입원으로 바꿀 권한은 러시아가 쥐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18년 로사톰을 북동항로 인프라 운영기관으로 지정했다. 이 항로를 지나는 선박은 러시아 항만에 들르지 않거나 쇄빙선 호송을 받지 않더라도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일본발 화물이 베링해협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늘면 허가권을 바탕으로 쇄빙·도선·항행 지원을 장기 수입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로사톰은 북동항로 물동량이 2030년 연간 1억900만 톤(t)에 이를 경우 별도 화물 운송료를 부과해 국가가 투입한 인프라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한 바 있다.

중·러 폭격기·함정 베링해 집결, 북미 북방 방어선 압박

중·러 경제 협력이 해빙 관측과 항로 운영을 중심으로 진전됐다면, 군사 공조는 북미 북방 접근로에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중·러 전략폭격기 합동순찰은 2019년 시작됐으며, 2024년 7월 중국 H-6 2대와 러시아 Tu-95 2대가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에 함께 진입한 것이 처음이었다. NORAD는 당시 양국 군용기가 국제공역에 머물러 직접적인 위협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같은 해 9월에는 중국 해경선 2척과 러시아 국경수비대 함정 2척의 베링해 편대 항해까지 이어졌다. 양국은 제3국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합동 비행과 해상 순찰의 무대가 동해·동중국해에서 축치해(Chukchi Sea)와 베링해로 이어진 흐름은 지난 9년간 추진해온 북극 구상이 군사 운용과 맞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상업 항로와 군사 접근축이 겹치는 북극의 지형은 미국과 캐나다에 별도의 방어 부담을 안긴다. 미 국방부는 2024년 북극전략(Arctic Strategy)에서 러시아가 북극을 통해 미국 본토로 향하는 ‘명확한 접근로(Clear avenue of approach)’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콜라반도의 북방함대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력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략적으로 보면 태평양 횡단축과 달리 북극축은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를 첫 방어선에 세워 폭격기·잠수함·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탐지와 요격 판단 시간을 압박한다. 캐나다 정부 역시 북극이 북미 공격 통로로 이용되는 상황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초수평선 레이더와 위성감시망, F-35,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클라우드 지휘통제체계를 NORAD 현대화 사업으로 함께 추진 중이다.

중·러 북극 압박에 결속하는 美·加

그간 미국과의 관세 분쟁이 격화하면서 캐나다가 외교·안보의 무게중심을 유럽으로 옮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중·러의 북극항로 장악 움직임이 북미 안보를 직접 압박하는 상황에서 캐나다는 미국과의 군사 공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 정부는 유럽연합(EU)과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1,500억 유로(약 234조7,320억원) 규모 유럽안보행동(SAFE)에 참여했으나, 협력의 주된 영역은 방산 공급망과 공동생산, 수출시장 확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지난 17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EU와의 결속을 강대국과 경쟁하는 ‘제3블록(Third bloc)’ 구상과 구분했다. 유럽 밀착이 대미 안보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발언으로 읽힌다.

캐나다가 유럽과의 연계를 서두르는 분야는 통상과 산업정책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캐나다 상품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2024년 상반기 77%에서 올해 상반기 68%로 낮아졌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는 276억 캐나다달러(약 26조8,280억원) 규모 수입품에 최대 50%의 보복 관세로 맞섰고, EU가 내놓은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 state)’ 구상에도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방산 분야에서도 미국산 장비 의존도를 줄이려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조달선을 넓히는 일과 북미 방위 지휘망을 바꾸는 일은 성격이 다르다.

NORAD는 미·캐나다 장교가 같은 지휘망에서 항공우주 경보·통제와 해상 경보를 수행하는 상설 작전조직으로 운용된다. 미 국방부가 지난 5월 캐나다의 방위 공약 이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1940년 출범한 상설합동방위위원회(PJBD) 참여를 중단했지만, PJBD가 맡아 온 역할은 고위급 정책 자문이다. 이후 양국은 지난 7월 북극 군사역량의 공동 우선순위를 정하는 전략 틀을 확정했고, 이달에는 툰드라 멀린 작전에 돌입했다. 양국 간 갈등의 파장은 정책 협의 채널에 집중됐으며, 북극 현장의 감시·요격망은 가동을 이어간 셈이다.

북극 방위의 지리적 여건도 양국의 상호 의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나다에는 알래스카에서 출격하는 미군 전력과 우주·공중 감시정보가 필요하며, 미국도 러시아발 위협을 본토에서 먼 곳에서 포착하려면 캐나다 북부 영공과 기지, 현지 감시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유럽산 무기는 캐나다 방산 공급망의 선택지를 넓혀 줄 수 있으나, 베링해·북극해에서 요구되는 실시간 공동 교전 절차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 캐나다가 향후 발주할 조기경보·해상감시·요격 자산의 성능 요구서에서도 미국 측 체계와의 데이터 연동과 공동 교전 절차가 주요 평가 항목으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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