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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발언 뒤 협상 테이블" 美·이란 유엔총회서 대화 채널 재가동, 전쟁 장기화에 양국 경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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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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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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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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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유엔총회서 극단적 수사 끝에 회담
전쟁 비용 지출 짓눌리는 美, 민간 기업들도 '비명'
이란 경제 위기도 고조, 제재 우회 전략 실효성 부족

미국과 이란이 유엔(UN)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정상이 유엔 무대에서 상대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과 위협을 쏟아낸 직후 실무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면서, 장기간 교착 상태였던 외교 채널이 다시 가동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로 미국과 이란 양측에 누적된 경제적 부담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재차 對이란 압박

22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서 "나에게는 이란이 더 발전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로 재건할 수 있도록 거래를 체결할 것인가 아니면, 이슬람 공화국을 신속하게 전멸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인가 하는 결정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나는 선거 직후에 우리가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내가 중간선거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내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며 세계 각국의 대응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가 위험에 처하도록 힘을 키우게 내버려둔 위협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최대의 테러 지원국인 이란 이슬람공화국"이라며 "그들은 중동의 불량배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첫날부터 내 입장은 흔들림 없었다"며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핵 논의를 위한 휴전에 합의한 후에도 이란은 다른 국가들의 민간 선박을 상대로 파렴치한 테러 행위를 저지르며 이를 즉각 위반했다"며 "이란의 비열한 상선 테러 공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켜 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감사를 표하며, 이제 우리는 압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똑같이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입장 수호하겠다" 이란도 맞불

이처럼 강경한 적대 발언은 이란 측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2일 출국 전 연설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뉴욕에) 간다"며 "우리는 당당히 이겨냈으며, 국제무대에서 우리 입장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총회에서 이란 국민의 피해와 미국·이스라엘의 범죄, 쌓여온 불신을 규명하겠다"며 "그들은 범죄 폭로를 두려워해 이란 취재진의 동행을 막았지만, 현장의 국제 언론을 통해 이란의 목소리를 충분히 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전 세계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서면 합의가 위반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적들이 이란 국민을 굴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다른 방식으로 이란을 압박하려 한다는 것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그들은 육로와 항공로를 차단하고, 내부 분열을 조장하며, 언론과 소수 민족을 이용하고, 우리의 약점을 최대한 악용해 내부에서부터 우리를 약화시키고 굴복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공방전 후 양국 간 논의 재개

이 같은 강력한 선전포고 이후, 양국은 유엔총회 자리에서 협상의 기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22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회담은 아라그치 장관이 위트코프 특사의 요청을 수락하면서 진행됐으며,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조건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는 △해상 봉쇄의 즉각적인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 전액의 즉각적인 해제 △레바논을 비롯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과의) 회담은 3시간 동안 지속됐고,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며 "매우 생산적인 회담이었으며, 매우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구상들이 많이 나왔고, 많은 일들이 아주 잘 풀리고 있다"며 "합의를 이루려는 동력들이 상당히 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두 가지 선택지가 있고, 오늘 내 연설에서 말했듯이 그중 하나는 매우 나쁜 것"이라며 "다른 것은 그들 국가를 위대함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美 경제적 부담 가중

이처럼 양국이 극단적인 수사를 주고받으면서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은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로 누적된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미 이란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상태다. 미 의회의 초당파적 예산 분석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이 15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따른 미 국방부 지출액은 380억 달러(약 52조원)로 추산됐다. 이는 전투로 소모된 탄약과 손실 장비의 교체 비용, 비행시간 증가에 따른 비용, 기타 작전 관련 비용, 연료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 향후 전투가 지난 5∼6월처럼 낮은 강도로 지속될 경우 매달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지난 7월 수준으로 격화하면 매달 30억 달러(약 4조1,49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발(發) 고유가 상황으로 인한 민간 기업들의 혼란도 나날이 가중되는 추세다. 20일 CNN방송은 "디젤(경유) 가격이 지난 3월 이후 2배로 뛰고, 올해 전 세계 해운 운송 능력이 15% 줄어드는 등 공급망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미국 기업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 월간 설문조사에서는 여러 기업인이 '코로나19 팬데믹 때가 차라리 나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기업들이 팬데믹 때보다 지금이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는 막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팬데믹 당시에는 공급망이 마비됐다가 서서히 재가동되는 직선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는 상황 개선 및 악화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표1. 미국·이란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

국가부문주요 현황
미국전쟁 비용미 국방부 지출액 380억 달러 육박, 전황에 따라 매달 20억~30억 달러 추가 비용 발생 전망
미국기업·공급망고유가, 해운 운송 능력 감소, 반복적인 공급망 혼란 등으로 기업의 비용·경영 불확실성 확대
이란환율·물가리알화 가치 폭락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가계 구매력 급격히 악화
이란고용·생활취업자 감소, 실업률 상승 속 평균 임금이 기본 생활비 대폭 하회
이란원유 수출미국의 제재와 해상 봉쇄로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선적량 급감
이란육상 물류해상 교역의 대규모 육로 전환으로 국경 통관 병목·운송비 급등 발생
자료: 미국 의회예산국, 공급관리협회, 외신 종합

벼랑 끝 내몰린 이란 경제

이란 역시 치명적인 충격을 받은 것은 매한가지다. 리알화 가치는 1년 전 달러당 100만 리알(약 980원) 선에서 최근 220만 리알(약 2,150원) 이상으로 폭락했고, 공식 통계 기준 최근 12개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69.9%까지 치솟았다. 특히 식품·음료·담배 가격 상승률은 전체 평균의 두 배에 육박했다. 가계의 고충 역시 극에 달했다. 이란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125달러(약 16만8,000원)에 그치지만, 기본적인 가계 생활에 필요한 지출은 월 450달러(약 60만6,000원) 수준까지 뛰었다. 봄철 실업률은 9.1%로 올랐고, 취업자는 전년보다 약 45만 명 감소했다. 주요 자금줄인 원유 수출 역시 미국발 규제의 영향으로 제동이 걸렸다. 원자재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 선적량은 이달 초 기준 하루 약 26만 배럴로, 1년 전(하루 170만 배럴) 대비 85%가량 급감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를 피해 육로 교역을 확대하려던 우회 전략 역시 한계에 부딪혔다. 해상 운송을 통해 처리하던 대규모 물량이 상대적으로 수용 능력이 떨어지는 육상 국경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물류 인프라 전반에서 병목이 발생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이란과 튀르키예·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투르크메니스탄의 접경 지역에서는 수백~수천 대의 이란 화물차가 통관을 기다리며 발이 묶여 있다. 이에 더해 육로 전환은 비용 측면에서도 해상 운송을 대체하기 어렵다. 마지드레자 하리리 이란-중국상공회의소 회장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란까지 컨테이너 한 개를 해상으로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0달러(약 400만원), 육로로 운송하는 비용은 1만2,000달러(약 1,610만원) 수준이다. 이란 남부 항만을 통해 연간 약 200만 개의 컨테이너가 반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추가 운송비 부담만 연간 180억 달러(약 24조2,5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하리리 회장의 추산이다. 이 같은 물류 병목 및 운송비 상승은 이미 고물가에 짓눌리는 이란 경제에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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