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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계획 거절, 대화 채널은 유지" 美·이란 협상 교착 상태, 美 중간선거 부담·핵 이견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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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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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7일 계획' 일축한 트럼프, 이란 측은 최종 답변 대기
양국 간 경제·군사 긴장 지속, 추가 협상 진행 가능성 존재
전쟁 장기화에 美 여론 흔들, 공화당 중간선거 표심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시한 종전 구상을 일축했다. 이란이 해상 봉쇄 해제·원유 제재 완화 등을 전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가운데, 현재 미국이 전황·협상력 차원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거절한 것이다. 다만 양측은 대화 채널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논의를 이어갈 여지를 열어뒀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측이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중된 전쟁발(發)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發 합의안 표류

26일(이하 현지시각)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내가 이란의 (7일 계획) 제안을 거절했다”며 “(이란은) 너무나 크게 패배하고 있어서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합의를 맺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젯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엄청난 양의 원유가 빠져나갔고, 29척의 선박도 나왔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이미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전황상 우위에 있는 만큼, 이란의 제안을 굳이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란이 제시한 7일 계획은 미국 측이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동결 자금 해제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완화 등 조건을 충족할 시,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종전 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24일 유엔(UN)총회에 참석해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해당 구상을 미국에 전달했다며 “선택은 미국에 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절 의사 표명 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반응을 확인했다”면서도 “중재자들을 통해 확실한 입장이 전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는 앞서 제시한 요구 조건 수용에 달려 있다"면서 “오직 협상을 통한 해결만이 이 교착 상태를 끝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 중인 미국에 오는 30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對이란 압박 유지하는 美

일부 외신은 미국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가 이란의 대외 교역과 물류망을 상당 부분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이란 항만을 오가는 상선에 대한 봉쇄를 시행 중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25일 기준 상선 122척의 항로를 변경시켜 봉쇄에 따르도록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송과 일반 화물 교역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으며, 육로로 물량을 돌리려는 이란의 우회 전략도 높은 운송비와 국경 병목에 부딪히고 있다. 여기에 미 재무부는 지난 8일 이란 항공산업을 지원한 혐의로 항공사와 해외 중개업체 등 36개 대상을 제재했고, 14일에는 이란의 제재 회피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VTB은행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더해 양국 간 군사적 긴장도 재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WSJ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내부적으로 이란과의 대치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 왔지만,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향후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군사적 압박 수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정치 담당 부책임자 알리 모함마디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시 인도양에 있는 미군 함정과 구축함까지 공격하겠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미군 함정을 직접 해협 인근으로 보내보라"고 도발했다. 이란군 대변인들도 미국의 추가 개입이 이어질 시 새로운 군사 기술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가 대화 채널 열려 있어

다만 추가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일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 당국자와 중동 지역 소식통들을 인용, 카타르가 7일 계획 제안이 무산된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에 절충안을 전달하며 셔틀 외교를 지속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액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합의는 내가 원하는 합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제안에 대해 “아마 1년 전에는 동의했을 수도 있는 내용”이라며 “그들은 자신들의 패를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이 이란과의 대화 채널을 완전히 닫지 않는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액시오스가 내놓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반대한다는 여론은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 기준 60.4% 수준이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고치다. 공화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민심이 악화했다. 지난 17~20일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한 공화당 지지자는 지난 1월 80%에서 56%로, 생활비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70%에서 44%로 각각 하락했다.

표1.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공화당의 정치적 부담

부문주요 현황
지지율트럼프 대통령 국정 수행 반대 여론이 60.4%까지 상승, 공화당 지지층의 경제정책·생활비 대응 평가 악화
상원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무소속 2석으로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 위태로움
하원민주당 우세 208곳, 공화당 우세 205곳, 경합 22곳으로 접전 지속
자료: 액시오스·로이터·입소스, 퀴니피액대학교, 쿡 폴리티컬 리포트

공화당 지지율 '하향곡선'

장기화하는 전쟁은 이러한 지지율 하락세를 견인한 핵심 요인이었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10일 발표한 전국 등록 유권자 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사태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9%, 반대는 65%였다. 경제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65%로 나타났다. 이러한 민심 악화는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을 뒤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미 상원 공식 집계상 현재 의석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민주당과 함께 활동하는 무소속 2석으로 구성돼 있다. 공화당은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 소수 의석을 빼앗기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주게 되는 셈이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비당파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난 25일 하원 15개 선거구의 판세 등급을 일제히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민주당 우세로 분류된 지역은 208곳, 공화당 우세 지역은 205곳이며, 나머지 22곳은 경합(Toss Up) 지역으로 꼽혔다. 경합 지역 가운데 17곳은 현재 공화당이 보유한 의석이고 5곳은 민주당 의석이다. 쿡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공화당 후보들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핵 프로그램 관련 이견 여전

미국이 이러한 정치 리스크를 고려해 재차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경우, 양국 간 논의의 최대 쟁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크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목표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추가 생산하거나 이를 다시 확보할 능력을 제한하고, 이미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처리하는 데 있다. 다만 민수용 핵 프로그램 자체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7일 NBC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국제법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의무를 준수한다면 민수용 핵 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다"며 "과거 협상 과정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발전용 우라늄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필요한 핵연료를 외부에서 공급받는 대신, 자국 내에서 우라늄을 고농축할 필요성을 없애는 방식이다. 그는 이란이 현재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넘기는 방안도 미국이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자국 내 우라늄 농축을 NPT가 보장하는 권리로 규정하며, 농축 우라늄이 의료 등 평화적 용도로 사용된다고 주장한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0일 이란의 NPT 안전조치 의무 이행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와 상반되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핵 관련 주요 쟁점이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전문가는 "농축 우라늄 재고의 해외 반출 여부, 향후 자국 내 농축권 인정 범위, IAEA의 사찰 권한과 접근 수준 등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논쟁은 단순히 핵무기 보유 금지 여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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