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상점들이 기존 가격표를 떼고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자산 가치가 법정화폐 등 기준 자산에 고정되는 암호화폐)과 연결된 QR 코드로 대체하는 것은 기술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2023년 한 해에만 아르헨티나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1,500억 달러(약 205조원)로 기타 실시간 결제 앱 전체를 능가한다. 중앙은행 통화보다 달러화 연동 암호화폐를 더 신뢰하는 현상이 남미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솔루션 기업 리플(Ripple)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 금융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제도권 금융에 소속되는 것을 목표로 은행 라이선스 취득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XRP, 리플유에스달러(RLUSD) 등 리플이 발행한 암호화폐의 입지 역시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알뜰폰(MVNO) 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폐지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 삼아 성장해 온 알뜰폰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전파사용료 부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구축 의무화 등 제도적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악재로 꼽힌다.
CJ CGV의 경영 불안이 가속하는 모습이다. 회사채 추가 청약에서 단 한 건의 참여도 끌어내지 못한 데 이어, 핵심 자회사까지 재무적 투자자들에 의해 강제 매각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에도 부담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CJ그룹은 자산 매각과 투자 보류 등 보수적인 기조로 대응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유동성 확보 성과 없이 선택지는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다.
롯데렌탈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강행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합법적 테두리는 갖췄으나 실질적으로는 기존 주주의 권리를 침해한 전형적 편법 사례라는 비판이 거세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기존 사례들과 달리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제3자배정 유증 특성상 금감원이 심사할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들이 기댈 곳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소송뿐이다. 특히 최근 개정된 상법의 핵심인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의무' 적용 대상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한양증권 노사가 다음 달부터 단체협상에 돌입한다. 이번 교섭은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한 뒤 처음 진행되는 협상으로, 노조 측은 비정규직을 포함한 매각 위로금 지급과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최대주주인 KCGI와 한양증권 측은 위로금 지급 책임이 매도인인 한양학원 측에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노조가 1인 시위 등 실력 행사에 돌입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올해 관세로 550억 달러(약 76조원)를 추가로 거둔 가운데, 대부분의 부담은 미국 기업들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들이 관세 발효 이전에 구매를 철회하거나 재고를 비축함으로써 관세 비용을 흡수한 결과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당장 가격을 올리면 시장 점유율이 급감할 수 있어 일단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당한 것이다.
영국은행(Bank of England)이 디지털 파운드(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BDC) 도입 계획을 사실상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앙 주도형 CBDC나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은행권의 예금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등 주요국 역시 CBDC 도입 논의를 중단하고 대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수년 동안 세계 시장을 제패해 온 중국 조선업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제재와 세계 발주 감소라는 이중고가 겹치면서 중국의 신규 선박 수주량이 급감하는 양상이다. 이에 중국은 조선업계 1·2위 기업의 초대형 합병을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 공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기술 격차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미국이 바젤 III(Basel III,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 규제 및 관리 강화 조치) 최종 단계 준수를 지연하면서 세계 금융 산업은 새로운 위험을 맞고 있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1조 3,000억 달러(약 1,808조원)의 손실 흡수 자본(loss-absorbing capital)을 보유해 국제 기준에 맞출 여력이 충분하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가 대형 은행의 자본 비율 확대를 꺼리고 있다.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직접 겨냥한 법안이 최초 발의됐다. 법안에는 사업자 인가를 위한 자기자본 기준 등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 난이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간 과열됐던 금융권의 '시장 선점 경쟁'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지난 수년간 전 세계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 금융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해 예산 관리와 투자, 대출, 결제 서비스 등 자신들만의 서비스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JP모건체이스가 이 같은 생태계의 경계를 다시 그리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제3자 데이터 접근에 대해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단순히 서버 인프라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전통 은행들이 핀테크·암호화폐 기업과 경쟁하는 방식 자체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EU 정상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 양측 모두 무역과 기후,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회담은 아무런 진전 없이 끝이 났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같은 주요 이슈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고, EU는 경제적 불균형과 정치적 제스처에 대해 점잖은 불만을 표현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