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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트리밍 부문 사상 첫 흑자 전환, '스포츠 스트리밍'으로 실적 개선 흐름 공고히 하나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 사상 첫 흑자 전환, '스포츠 스트리밍'으로 실적 개선 흐름 공고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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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트리밍 흑자 기록, 상승세 당분간 이어질 전망
킬링 콘텐츠 부족하단 한계는 여전, 디즈니 측 "K-콘텐츠 투자 확대하겠다"
스포츠 콘텐츠로 성장성 제고, FOX·WBD와의 합작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타진
disney+ OTT TE 20240809

월트디즈니컴퍼니 스트리밍 부문이 사상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이번 분기가 실적 개선의 '분수령'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인사이드 아웃2'의 흥행으로 디즈니+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성장을 보조할 만한 여건이 마련됐단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다만 킬링 콘텐츠 부족 등 한계로 한국에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단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디즈니, 2분기 스트리밍 영업이익 4,700만 달러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자사의 스트리밍 사업 부문이 매출 63억8,000만 달러(약 87조6,000억원) 및 영업이익 4,700만 달러(약 64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디즈니는 현재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훌루(Hulu), 스포츠 위주의 ESPN+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 흑자 전환 소식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흑자 규모가 작긴 하지만, 디즈니 입장에서 상당히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전까지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자체 OTT 디즈니+의 경우 제작비 및 라이선스 비용 증가 등으로 110억 달러 이상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디즈니 휴 존스턴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얼마 전까지 우리는 스트리밍 부문에서 분기당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 흑자를 기점으로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극장용 영화 부문의 '인사이드 아웃2'가 흥행 성공 이후 전 시즌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에 대한 시청 수요가 급증하면서 디즈니+에 대량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2' 티저 영상 공개 이후 유입된 디즈니+ 신규 가입자는 13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디즈니+의 실적 여건이 상당 부분 개선됐단 의미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 계정 공유 유료 정책 도입, 10월 구독료 인상, 12월 디즈니+ 및 ESPN+ 통합 등이 진행되면 디즈니 스트리밍 부문의 실적 개선 흐름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명 시리즈 후속작 개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단 점도 호재다. 최근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부터 시작해 오는 11월엔 '모아나2'가 예정돼 있으며, 내년엔 '주토피아2'와 '아바타3'가 개봉된다. OTT 서비스 신규 가입자를 유인할 동기가 산재해 있는 셈이다.

한국선 힘 못 쓰는 디즈니+, 왜?

다만 디즈니+가 한국에서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단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디즈니+의 이용자 점유율은 8.7%에 불과했다. 넷플릭스(39.0%)는 물론 쿠팡플레이(25.4%), 티빙(17.4%), 웨이브(9.5%) 등 국내 사업자에게도 밀리는 수준이다.

이 같은 경쟁력 저하의 원인은 '킬링 콘텐츠' 부족이다. 킬링 콘텐츠는 OTT 사업의 전부라 할 만하다. 가입자에게 OTT 서비스를 구독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구실이 바로 킬링 콘텐츠라서다. 그러나 디즈니+가 지닌 콘텐츠는 '마블', '스타워즈' 등 국내 시장에선 다소 매니아틱한 장르로 평가받는 게 대부분이다. 그나마 2021년 '지옥', 2023년 '무빙' 및 '카지노' 등 한국형 킬링 콘텐츠를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루기도 했지만, 대부분 '반짝' 성장에 그쳤단 점에서 한계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디즈니가 선택한 출구전략은 K-콘텐츠에 대한 투자 확대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2024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데이'에서 캐롤 초이 디즈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엔터테인먼트·스트리밍·소비재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디즈니+는 올해도 한국 지역 콘텐츠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 확대에 따라 디즈니+의 K-콘텐츠 제작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다양한 K-콘텐츠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 당장 지난 4월엔 서스펜스 스릴러 '지배종'이 공개된 바 있고, 5월엔 '삼식이 삼촌'이 나름의 호평을 받으며 성과를 냈다. 오는 14일엔 액션 시리즈 '폭군'이 공개될 예정이고, 올해 하반기 중엔 강풀 작가의 신작 '조명가게'나 김혜쑤 주연의 '트리거'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K-콘텐츠를 통한 OTT 저변 확장에 적극적인 디즈니의 태도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disney storts TE 20240809

스포츠 부문 강화 본격화, 스포츠 도박 앱도 출시

최근엔 스포츠 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성장성도 제고해 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디즈니, FOX, 위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 등 3사가 1/3씩 동등 지분을 투입해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가을께 출범할 예정인 합작 스포츠 OTT는 3개사가 보유한 스포츠 전용 방송 채널과 모든 스포츠 종목의 스트리밍 권리를 통합한다. 즉 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기만 하면 ESPN, ESPN2, ESPNU, SECN, ACCN, ESPNEWS, ABC, FOX, FS1, FS2, BTN, TNT, TBS, truTV, ESPN+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단 것이다.

당초 독립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경쟁 관계를 유지하던 3사가 돌연 연합을 선언한 건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한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함이다. OTT 사업자에게 있어 스포츠 생중계 판권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스포츠 콘텐츠 수요층이 광범위한 만큼 스포츠 생중계 판권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고정 이용자 풀도 넓기 때문이다.

실제 디지털 컨설팅 업체 메조미디어가 OTT 시청자 4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 이상인 53%에 달했다. '일주일에 1회 이상 OTT 플랫폼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스포츠 콘텐츠의 확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특히 디즈니는 최근 스포츠 도박 앱 'ESPN 벳(Bet)'을 출시하는 등 스포츠 부문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사 합작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에 따른 디즈니의 성장 효과가 매우 클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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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금융당국 AI 활용, 양날의 검 되지 않게 조심해야 ①

[해외 DS] 금융당국 AI 활용, 양날의 검 되지 않게 조심해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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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에 따라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결과 달라져
금융 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금융당국 과제 늘어가
금융당국, 민간 금융 기관과의 AI 기술 격차로 규제하기 어려워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CEPR 240808
사진=CEPR

AI는 금융 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진정제 역할을 할 수도 금융 위기를 심화시킬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에 금융 경제학자 욘 다니엘슨 런던정경대 교수는 당국이 AI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이 자체 AI 엔진을 개발하고, AI와 AI를 연결하고, 민관 협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AI, 만능 해결사 아니야

최근 AI는 정량적 분석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별 패턴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등 일반적으로 인간이 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게다가 AI는 사람이 며칠씩 걸리는 의사 결정을 단 몇 초 만에 내린다. 이러한 특성이 AI가 금융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금융 위기를 심화시킨다. AI는 금융 위기라고 판단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해 위험 자산을 청산한다. 며칠 또는 길게는 몇 주에 걸쳐 진행됐던 뱅크런이 지금은 AI로 인해 몇 초 만에 올 수 있는 상황에 도래했다.

또한 AI는 특히 거시경제에 새로운 리스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AI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 계산을 수행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제 상황에서 AI는 뛰어난 예측력을 보이지만, 금융 위기처럼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에서는 미숙한 대응을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와 같이 새로운 종류의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AI가 스스로 학습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미신'에 가깝다.

금융당국의 목표, 금융 위기 억제

금융당국은 금융 위기 억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금융 위기의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수조 달러가 넘는 비용을 내야 하며 이전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몇 년간 불경기를 겪어야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금융사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금융 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당국은 금융 위기를 억제하는데 더욱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당국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한 도구로서 AI를 거론했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미시적 관점에서는 AI를 활용해 규제 기준을 정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또한 한 나라의 경제를 보는 거시적 관점에서는 금융 위기를 시뮬레이션하여 위기 시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당국 “민간 금융 기관에 비해 불리한 점 많아”

그러나 당국은 현실적으로 AI를 적용하기 어려운 점에 관해 얘기했다. 당국이 AI를 사용하게 되면 너무 많은 일을 떠맡게 된다는 의견이다. 민간 AI를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동시에 AI로 이전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두 가지 일을 소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당국은 AI를 개발하는 데 민간 금융 기관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민간 금융 기관이 더 많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AI 기술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받고 있어 규제가 어려우며 사용자 데이터라는 독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해 민간 금융 기관은 당국보다 한 발짝 앞서나간 상태다. 안타깝게도 당국은 언급한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당국은 AI로 발생하는 위협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당국이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시장 참여자들은 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당국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 상황을 타개해 나갈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음 글에서 당국이 취할 수 있는 현명한 AI 활용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해외 DS] 금융당국 AI 활용, 양날의 검 되지 않게 조심해야 ②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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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이 부른 혹한기’ 후방산업까지 흔들, 반도체·배터리 업계 긴축경영 돌입

‘전기차 캐즘이 부른 혹한기’ 후방산업까지 흔들, 반도체·배터리 업계 긴축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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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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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인피니언· NXP·ST마이크로,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
반도체부터 배터리까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먹구름
얼티엄셀즈·SK온 등 생산기지 투자 중단 등 조정 검토
Infineon Technologies TE 001 20240808

미국 인텔,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프랑스·이탈리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더해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잇따라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도 안전지대가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생력이 약한 반도체 설계 업체들을 중심으로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에 부는 '한파'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인피니언은 5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에서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전체 직원 5만8,600명 가운데 약 2.5%인 1,400명을 줄이고, 선진국 법인 직원 1,400명을 저임금 국가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이 골자다. 한국에 있는 후공정 공장을 대만의 패키징 업체 ASE에 매각하는 방안도 이날 확정했다. 이를 통해 인피니언은 2027년까지 11억 유로(약 1조3,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세계 2·3위권 차량용 반도체 업체도 올해 실적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등 긴축에 들어갔다. 세계 2위 기업인 NXP는 최근 3분기 매출 목표치로 31억5,000만~33억5,000만 달러(약 4조3,000억~4조6,000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33억6,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세계 3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기존 140억~150억 달러(약 19조2,500억~20조6,500억원)에서 132억~137억 달러로 낮춰 잡았다. 두 회사가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한 만큼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도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에 전체 직원(10만 명)의 15%인 1만5,000명을 감원하고, 4분기 배당금 지급을 유예하기로 했다. 인텔은 이를 통해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원)를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텔의 2분기 매출은 128억,3000만 달러(약 17조6,400억원)로 컨센서스(129억4,000만 달러)를 하회한 데다 3분기 매출도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인텔은 내년을 기약하는 상황이다. 18A 공정 주력의 코드명 팬서레이크(Panther Lake) 프로세서와 서버용 프로세서인 클리어워터 포레스트(Clearwater Forest) 시험 버전의 부팅을 끝내고, 내년에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두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 18A 공정의 성능이 입증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로 기사회생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 외에는 현재 인력을 유지하지 조차 힘든 것이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의 경우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 소재·장비 등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메모리나 파운드리 등 제조업과 달리, 팹리스는 급여가 예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감원 외에는 비용 절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불안정성도 팹리스업계의 감원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다리 역할을 담당하는 디자인하우스업계는 버티기에 돌입했다. 주요 고객과 파운드리 기업들이 직접 반도체를 제작하고 있어서다. 톱 다운 방식으로 디자인하우스에 주문을 내려주는 대만과 달리 한국에서 디자인하우스는 영업사원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AI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와 내년 중 일제히 칩을 양산하게 되면 옥석 가리기에 처해질 운명이다.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경우 인력을 가장 먼저 줄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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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후폭풍에 배터리업계도 휘청

반도체업계에 긴축 바람이 부는 데는 전기차 캐즘의 영향이 크다. 수년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던 세계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접어들자 완성차업계가 생산량을 하향 조정했고, 이에 차량용 반도체업체뿐 종합반도체업체들도 유탄을 맞은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407만 대로 전년 대비 33.5% 증가했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2021년(109%), 2022년(56.9%)과 비교하면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국내 시장만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2022년에 걸쳐 국내 전기차 판매는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1% 역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6만5,557대로 전년 동기보다 16.5%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 여파에 배터리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최근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짓고 있는 ‘합작 3공장’의 건설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 달러(약 3조6,000억원)가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었다. SK온도 포드와 추진 중인 켄터키주 합작 2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이후로 미룬 상태며,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개의 배터리 공장을, GM과 인디애나주 뉴 칼라일에 1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가동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도 연초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SNE리서치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6.6%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는 당초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20%대 중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으나, 현재로선 성장세가 10%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도 올해 들어 2026년까지 판매될 전기차 전망치를 작년보다 13.5%(670만 대) 낮췄다.

FIRED TE 002 20240808

반도체 고객사들도 업황 부진, '감원 칼바람' 지속

반도체업계 부진을 견인한 또 다른 요인으로는 반도체 기업들의 고객사인 글로벌 빅테크의 실적 악화가 지목된다. 이에 기업들의 해고 칼바람도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대대적인 인력 해고를 감행했다. 애저 클라우드 사업부 내 애저 포 오퍼레이터(Azure for Operators) 및 미션 엔지니어링(Mission Engineering)팀이 주요 구조 조정 대상으로, 해고 인력은 1,500명에 달했다. MS는 지난 1월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와 엑스박스(Xbox)에서 1,9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역시 급성장 중인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대규모 해고를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4월, 5월에 걸쳐 모두 57개 직책을 없애고, 지속 가능성, 컨설팅, 파트너 엔지니어링에 중점을 둔 팀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여러 클라우드 팀에서 대규모 감원을 실시하고 있다. 광고 영업팀에서도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어시스턴트(Assistant) 부문과 픽셀(Pixel), 네스트(Nest), 핏빗(Fitbit)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팀에서도 직원들을 내보냈다.

애플도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를 포기한 후 600여 명을 해고했고, 이에 더해 자율 주행 전기 자동차 프로젝트와 관련한 수백개의 일자리도 없앴다. 델 역시 지난해 1만3,000명의 직원을 감축한 데 이어 올해도 전 세계에 있는 자사 직원 6,000여 명을 해고했다. 이처럼 IT업계에서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매월 대량의 해고가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월에는 19,350명의 인원 감축이 있었고, 2월에는 15,589명, 3월에는 7,403명의 감원이 단행됐다. 4월에는 22,153명이 해고된 데 이어 5월에는 9,882명, 6월에는 10,083명이 회사를 떠났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해고 삭풍이 하반기에 더욱 강도를 더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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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불만에도 'Return To Office', 생산성 떨어지는 재택근무 축소 양상

직원 불만에도 'Return To Office', 생산성 떨어지는 재택근무 축소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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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귀 명령하는 기업들, 생산성 낮은 재택근무 지양되나
직원들은 볼멘소리, RTO 정책 시행에 이직 결정하기도
재택근무 속임수 사례 ↑,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윤리 문제 여전
office retrun TE 20240808

미국발 경기 침체(Recession)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리턴 투 오피스(RTO)' 정책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실시했던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의무화하기 시작했단 것이다. 국내에서도 재택근무 기조가 철회되는 분위기다. 생산성 및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단 이유에서다.

경기 침체 위기에 RTO 정책 확산

8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RTO 정책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영에 고삐를 당기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마트다. 월마트는 지난 5월 아칸소주 벤턴빌 본사와 뉴저지주 호보켄,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외곽 오피스 직원들에게 본사 전근 및 오피스 출근을 통보했다. 형편상 전근이 어려운 직원을 조직개편 대상으로 올리는 등 엄격한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도 지난달 300명의 직원을 해고한 뒤 여러 부서에 걸쳐 사무실 출근을 통보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RTO를 시행하며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외 델타항공도 사무직 직원들에게 오피스 출근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3회 출근 및 재택을 병행하던 기존 근무 체계를 주 4회 오피스 출근으로 변경해 재택근무 일수를 축소하는 식이다. 컴퓨터 제조사 델(Dell) 역시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사무실 출근을 통보하며 출근하지 않는 지원을 승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사무실 출근 강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RTO 추세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4월 야놀자는 100% 전면 원격근무(재택근무) 제도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며 "주 2회, 6월부터 주 3회 사무실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회사가 역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했다"며 "원격근무는 효율적인 부분이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고 재택근무 철회 이유를 밝혔다. 내부적으로 재택근무가 출근 근무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단 의미다.

야놀자 외에도 국내 IT 기업들은 대부분 지난해부터 사무실 근무로 돌아간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하는 근무 제도 '카카오 온(ON)'을 도입했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은 올해 들어 주 1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했다. 롯데멤버스도 지난해 4월 상시 재택근무제를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한 바 있다.

올해 4월엔 국내 주요 IT 기업 중 마지막까지 재택근무를 유지하던 네이버의 계열사마저 사무실 근무로의 전환을 알렸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의 손자 회사 네이버제트가 그 당사자다. 이전까지는 재택근무나 주 2회 이상 출근을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운영해 왔으나, 4월 이후로는 주 4회 이상 출근 제도가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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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불만 높지만, "기업 입장에선 사무실 출근이 효율적"

RTO 확산이 본격화하자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사무실 복귀 의무화에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도 잦았다. 미국 시카고대와 미시간대 연구팀이 인력 정보 회사 '피플 데이터 랩스'에 등록된 이력서 정보를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스페이스X에서 2022년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의무화한 이후 전체 직원 대비 고위직 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소 4%에서 최대 15%까지 감소했다. 특히 100% 대면 근무를 요구한 스페이스X의 감소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RTO 정책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지표다.

이처럼 반발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RTO가 본격화한 건, 기업 입장에서 재택근무의 폐해가 거듭 노출돼 온 탓이다. 가장 일반적인 문제는 근태관리다. 재택근무 특성상 직원이 근무 시간 동안 업무에 집중하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실례로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지난해 6월 재택근무 중 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해 업무를 하고 있는 것처럼 속인 재택근무 직원 12명을 해임 처리한 바 있다. 이들은 마우스 커서를 계속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우스 지글러'나 자판을 치는 것처럼 속일 수 있는 '키보드 액티비티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의 재택근무 속임수 사례가 늘면서 직원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보스웨어(bossware)'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긴 하나, 이 또한 문제가 적지 않다. 감시 시스템을 무리하게 사용한 탓에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서다. 윤리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실상이 어떻든 회사가 직원 개인을 일일이 '감시'하는 모양새가 돼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선 직원들의 불만을 감수하더라도 사무실 출근을 강제하는 게 여러 방면에서 더 효율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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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배터리, 중국 ‘파라시스’ 제품, 리콜 이력 논란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배터리, 중국 ‘파라시스’ 제품, 리콜 이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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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벤츠 EQE, 리콜 전력 있는 중국산 탑재
국토부, 벤츠에 中 배터리 쓴 차량 ‘특별점검’ 지시
유럽은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의무화, 한국은 '확인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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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및 복구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인천시

이달 초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E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가 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빈번하게 급속 충전되면 화재 위험이 있는 제품으로 드러났다. 앞서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발화 가능성 등 제품 결함을 이유로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3만여 대를 리콜(recall·상품에 결함이 있을 때 생산 기업이 회수해 교환·수리하는 제도)한 바 있다.

인천 화재 '벤츠' 배터리, '값싼 중국산'

8일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재가 난 벤츠의 중형 전기 세단 EQE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 孚能科技) 제품이 탑재돼 있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타입으로, 정확한 모델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국내 벤츠 EQE 세단에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이 3,000여 대라고 밝혔다.

파라시스는 지난 2009년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23억2,000만 달러(약 3조1,800억원·점유율 1.8%), 출하량은 15GWh(기가와트시)로 세계 10위권 규모다. 벤츠와 협력이 본격화한 건 2018년이다. 당시 파라시스는 10년간 벤츠에 17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2020년엔 벤츠가 파라시스 지분 3%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벤츠의 1대, 2대 주주는 모두 중국회사다.

국토부는 현재 벤츠코리아 측에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특별 점검을 권고한 상태다. 사고 차량과 동일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또다시 화재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합동감식 결과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나 차량 시스템 문제가 지목될 경우, 전량 리콜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사실상 조사 결과 화재의 원인이 ‘방화’가 아닐 경우 리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한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 또는 자동차 부품이 안전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정부는 제작사에 강제 리콜 명령 내릴 수 있다. 국토부가 벤츠코리아에 특별점검을 지시한 만큼, 벤츠가 점검 과정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자체 리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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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시스 에너지 배터리/사진=파라시스

발화 가능성에 '리콜' 이력도

파라시스의 NCM 배터리는 중국 현지에서도 품질 안정성 논란이 있었던 제품이다. 지난 2021년 4월 BAIC는 파라시스 NCM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일부를 안전상의 이유로 리콜했다. 지난 2016년 1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21일까지 생산된 EX360, EU400 총 3만1,963대가 대상이었다. 당시 BAIC가 밝힌 리콜 사유 핵심은 화재 위험이었다. BAIC는 “고온 환경에서 장기간 빈번하게 급속충전될 경우 배터리 셀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결함을 야기하거나 발화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위험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파라시스도 결함을 인정했고, 리콜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약 3,000만~5,000만 위안(57억~95억원)을 모두 부담했다. 당시 BAIC는 리콜 범위 내 차량을 대상으로 무료 검사, 수리를 실시하고 모듈과 배터리팩도 교체했다. 안전 제어 관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실시했다. 리콜 사태 이후 기존 최대 고객이던 BAIC가 파라시스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감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파라시스 매출에서 BAIC 비중은 87.6%, 83.6%, 47.6%이었지만, 2020년에는 0.14%로 대폭 줄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깜깜이’ 논란

이번 화재로 벤츠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지난 2020년 벤츠 모회사인 다임러그룹은 중국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과 향후 출시되는 전기차에 CATL 배터리를 우선 사용하는 내용을 합의했다. 최근 3년간 출시된 ‘EQE’와 ‘EQS’를 비롯해 벤츠, 최상위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QS SUV’ 등 현재 벤츠 전기차 주력 모델 대다수가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 때문에 이번 화재 발생 초반에는 사고 차량에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알 권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배터리가 전기차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임에도 벤츠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정보에 대해선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벤츠 차주는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해야 배터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완성차 제조 사가 따로 알려주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 정보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해외 주요국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방침을 이미 정했거나 추진 중인 것과는 상반된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법에 따라 배터리의 생산·이용·폐기·재사용·재활용 등 전(全)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배터리 여권' 제도 도입을 예고한 상태다. 배터리 정보는 배터리팩에 부착된 라벨이나 QR코드를 통해 공개한다. 소비자는 홈페이지에서 배터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가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부터 ACC(Advanced Clean Car)Ⅱ 규정의 '배터리 라벨링' 항목을 통해 제조사와 구성 물질, 전압, 용량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ACCⅡ는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무공해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연도별 비중을 명시하는 규정으로, 전기차의 사이드도어 등 소비자가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라벨을 부착하도록 했다.

중국은 이미 2018년부터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EVMAM-TBRAT)을 구축하는 등 이미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는 차량 생산과 판매를 위해 공업정보화부(공신부)에 '형식승인'을 받는데 이때 배터리 셀과 팩 제조사, 구성 성분 등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소비자는 공신부 홈페이지나 전기차 제조사 애플리케이션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2월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를 통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배터리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배터리 인증제는 제작사들이 전기차 배터리가 안전 기준에 적합한지를 국토부 장관의 인증을 받고 제작·판매하는 것으로, '정보 공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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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레거시 반도체에 '올인', 저가 공세에 반도체 공급망 장악 우려

中 레거시 반도체에 '올인', 저가 공세에 반도체 공급망 장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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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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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수출 규제에 막혀 첨단 반도체 생산 사실상 불가능
'과학기술 자립' 위해 예산 확대,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원
중국산 레거시, 저가공세로 점유율 확대 '시장 잠식' 우려
20240808 china chip

중국이 미국과 서구 동맹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에 대항해 '레거시(범용) 반도체'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가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2027년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中, 美 첨단 반도체 규제에 레거시 반도체로 선회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등 주요국의 반도체 규제에 첨단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레거시 반도체'는 2011년 양산을 시작한 28나노미터와 그 이전 공정에서 생산되는 구형 칩으로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보다 수준도, 가격도 저렴하지만, 가전부터 자동차, 항공기, 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쓰여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후발 주자가 반도체 기술을 연마하고 공정과 관련한 전문 인력을 양성·확보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의 초강력 반도체 제재에 가로막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학기술 자립'을 핵심 목표로 정하고 첨단 반도체 기술을 스스로 개발해 미국을 뛰어넘자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한국·미국·유럽·일본·대만 등의 선진 기술이 총집결한 첨단 반도체를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고 결국 중국은 이미 기술을 확보한 데다 양적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이른바 '버티기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로 올해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와 관련해 과학기술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0% 확대했는데 이는 국방예산 증가율 7.2%보다 큰 증가 폭이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을 위해 1,430억 달러(약 19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마련하고 270억 달러(약 35조9,000억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를 조성했다. 여기에 레거시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자국 기업에 최대 10년까지 법인세를 면제하는 혜택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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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반도체 설비투자 현황(2024.1.15. 기준)/출처=한국무역협회, 트렌드포스

2027년 전 세계 레거시 공급망의 3분의 1 장악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생산능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상하이에 28나노 칩 공장 건설에 89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자했고, 윈텍테크놀로지도 연간 웨이퍼 40만장 생산이 가능한 자동차용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제조기계 수입도 늘어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컴퓨터용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 수입액은 전년 대비 14%가 증가한 400억 달러에 달한다.

국제 반도체 장비·재료 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신설하는 세계 반도체 공장 42개 중 18개가 중국 공장이다. 한국 1개, 일본 4개, 대만 5개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이렇게 중국이 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올인'하면서 올해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0%나 급증했다. SMIC의 1분기 매출은 17억5,000만 달러(약 2조4,000억원)로 글로벌 점유율도 직전 분기 대비 0.3%p 상승한 5.7%를 기록하며 파운드리 분야에서 처음으로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3위로 발돋움했다.

업계에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2~3년 안에 전 세계 레거시 반도체의 절반이 중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생산능력 중 레거시 반도체 설비에 대한 중국 비중은 △2024년 29.1% △2025년 30.5% △2026년 31.1% △2027년 32%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2027년 한국 7.3%, 대만 45.7%, 일본 1.8%, 북미 2.4% 등으로 다른 나라의 레거시 반도체 생산 비중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美·EU 등 현지 생산능력 확보 위해 보조금 강화

문제는 레거시 반도체가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한 부품이라는 점이다. 즉 기술우위보다는 가격우위가 시장에 더 큰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철강 등 다른 제조업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앞세워 전 세계 공급망을 잠식하며 생산을 독차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헐값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해 주도권을 쥔 중국이 향후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량을 줄일 경우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면서 전례 없는 시장 교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장악을 염려한 주요국은 자체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칩스법(CHIPS Act)에 따라 보조금 등을 통해 자국의 반도체 기업이 현지 생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생산 지역을 다각화하기 위한 조치로 인도, 말레이시아 등 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가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반도체 부활'을 선언한 일본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적은 물론 첨단·레거시 반도체 여부에 상관없이 반도체 설비투자의 3분의 1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3년 내 생산능력을 10% 이상 올리면 세액 공제 10%를 제공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EU 반도체법'을 발표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자동차용 반도체 중심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인텔과 TSMC 등이 독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올해 1월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보조금 지급과 덤핑을 지적하며 미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관련 공급망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4월에는 중국에 집중된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EU, 일본 등 동맹국들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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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기고] 'MIT공학 박사가 왜 하버드 MBA 밑에서 일해야 하나?' 지적에 MBA도 기술 준(準)전문가 양성하도록 진화하는 중

[기고] 'MIT공학 박사가 왜 하버드 MBA 밑에서 일해야 하나?' 지적에 MBA도 기술 준(準)전문가 양성하도록 진화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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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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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출신에 대한 프리미엄 빠르게 사라지는 중
기술적 이해 전무, 교육 과정도 대부분 학부 저학년 기초 과목 수준에 불과
기술적 이해도 키워주는 MBA 출신 아니면 불필요한 학위라는 인식에 공감대 확산

지난 2014년 AMD의 CEO가 된 리사 수 MIT 공학 박사는 당시 "MIT박사가 하버드 MBA 밑에서 일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AMD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간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을 제쳐놓고 기업 경영을 2년동안 배웠다는 이유로 기술 기업을 운영하는 고위직에 MBA 출신들이 몰렸던 것에 대한 기술직들의 불만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으로 업계에서 두고두고 회고된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MBA 출신들의 무능함에 대한 현장직의 불만은 매우 크다. MBA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는 투자은행(IB) 업계, 전략 컨설팅 업계를 넘어, MBA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대기업들에서도 MBA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지 오래됐다. 과거에는 MBA 교육 기관들의 대규모 홍보로 마치 MBA를 졸업하면 글로벌 최상위권의 초고급 인재가 되는 것처럼 홍보가 되기도 했으나, 리사 수 대표의 발언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불만이 시장에 누적되면서 MBA의 매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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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전문가보다 기술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MBA 출신들의 변명

현재 K모 IT그룹의 대표로 재직 중인 J씨가 그룹 산하의 벤처 투자기관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에 J씨에게 투자 심사를 받았던 A씨에 따르면, J씨가 기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기술을 아는 척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한 자리를 겪었다고 밝혔다. 당시 A씨는 넷플릭스 등에서 쓰고 있는 추천 알고리즘의 핵심이 '요인 분석(Factor Analysis)'를 다른 데이터 형태로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같은 방식의 응용을 이용해서 교육 분야에서 기출 문제들의 공통 요인을 찾아 예상 문제를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설명했다. 그러나 J씨는 "그렇게 옛날 꺼를 쓴다고 하면 어떻게..."라는 표현을 통해 A씨의 알고리즘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기 위한 고민을 담은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J씨는 국내에서 Y대 비상경 전공으로 학부를 한 후, 미국에서 2류 MBA 군으로 분류되는 M모 대학의 MBA를 졸업했다.

신세계 정용진 회장은 지난 2019년 강희석 전 대표를 이마트 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강희석 전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농림수산부 등을 거쳐 2004년에 와튼 MBA,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글로벌 전략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에서 소비재/유통부문을 맡았다. 강 전 대표를 임명하던 당시, 업계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MBA, 전략 컨설팅 출신을 대표로 앉히는 걸 보니 아직 경영할 줄 모른다"는 부정적인 표현들이 꾸준히 나왔다. 강 전 대표가 이끈 것으로 알려진 G마켓 인수 전 당시에도 3조4,400억원이라는 고가 인수에 대해 정 회장이 강 전 대표에게 설득당했다는 표현들이 업계 전반에 회자됐다. 2020년 850억원의 흑자를 냈던 G마켓은 2021년 신세계 그룹에 인수된 후 2022년 654억원, 2023년 3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강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9월 자진사임했다.

강 전 대표 재직 시절, 이마트 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DT본부를 설립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쇼핑애 접목해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려 했으나, AI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는 것이 아니라, IT 개발자들을 대거 채용하는 바람에 기술력의 수준이 대단히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 전 대표 퇴임 이후 DT본부의 개발자들은 본업인 개발 업무로 돌아가면서 IT계열사로 보직이 변경됐다. 개발자와 AI 전문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영 실패는 비단 강 전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변명이 될 수 있으나, 정 회장이 강 전 대표에게 기대했던 미국 최상위 기업 수준의 시야와는 거리가 먼, 국내 일반 기업들 수준의 시야 밖에 갖추지 못했다는 단적인 증거가 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2년간 골프만 치다온다는 속설 있는 MBA, 새 시대 맞춰 교육 과정 변경해야

일반의 인식과 달리 미국 주요 대학의 MBA 과정은 기술적인 역량을 쌓게 하거나, 기술적인 역량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역량을 갖추게 하기 보다는, 대인 관계 역량을 배우는 과정 중에 학부 상경계열 수준의 지식을 일부 맛보기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모 명문대 박사 과정을 거친 A씨는 J씨가 기술적으로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것이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면서 A씨가 겪은 미국 명문대의 MBA 학생들이 A씨의 학부 재학 시절에 풀었던 연습문제조차도 어려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부 경영학과 수준의 과제에 버거움을 느낄만큼 지식 역량에 대한 강조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 MBA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 주요 명문대의 MBA들도 시장의 비판을 인식하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IT의 경우 기술 MBA 과정의 수준을 끌어올려 학부 고학년 수준의 수학, 통계학, 사회과학, 공학 과정을 결합한 '데이터 분석 석사(MSc Data Analytics)' 과정을 슬론(Sloan) 경영대학 산하에서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학위 인증 기관들은 MIT의 MSc Data Analytics를 AI에 특화된 MBA로 분류한다. 같은 경향은 뉴욕 맨하탄의 명문대 중 하나인 콜롬비아(Columbia)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콜롬비아 대학도 지난 2020년부터 MBA 과정 중 세부 분류 과정으로 AI 특화 과정을 열었다. MBA 입학생 중 주요 과목에서 기준 학점을 넘은 경우에만 해당 과정을 들을 수 있도록 해, 교육 수준을 높게 유지한다는 것이 콜롬비아 대학에서 주장하는 강점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거친 B씨는 일부 수업들이 학부 고학년 수학, 통계학 지식을 필요로 해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면서 MBA 학생들 사이에서는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인식이 공유된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에서 채용하는 데이터 과학 인력들은 국내에서 보기 드물만큼 수학적 훈련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최근 국내 C모 기업에 재직하다 쿠팡이츠로 자리를 옮긴 한 AI 전문 MBA 출신의 데이터 과학 인력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배달 비용 절감을 위한 연구 목적에서 네트워크 형태로 데이터의 형태를 바꾸고, 영미권 주요 명문대 박사과정에서나 볼 법한 최적화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세 사항은 알 수 없으나, 미국 1위 유통기업 아마존의 전략을 따라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쿠팡인만큼, 국내 대기업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에서 기술적 도전을 진행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연구 팀의 도전을 이해하고 기업 경영진과 중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고급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더 이상 MBA 학위에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불만들이 시장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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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의 새로운 뇌관? ②

[해외 DS] AI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의 새로운 뇌관?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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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스템에서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는 분포의 중간 부분에서 생성돼
하지만 위기는 분포의 꼬리 부분에서 나타나
위기에 관한 데이터 관측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도 많아

[해외 DS] AI 금융, '시스템적 리스크'의 새로운 뇌관? ①에서 이어집니다.

AI Financial Risk CEPR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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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효과적인 작동을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금융 시스템은 매일 테라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 데이터 부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데이터는 시스템 결과 분포의 중간 부분에서 발생한다. 극단적인 상황, 즉 꼬리(tail) 부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극히 드물다. AI가 진정으로 학습하고 예측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꼬리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이유로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불완전한 데이터

첫 번째는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다. 위기 상황이나 새로운 규제에 직면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수동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한다. 그들의 대응 방식은 규제 당국이나 경쟁자들에게 사전에 공개되지 않으며, 심지어 자신들조차도 명확히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참여자들의 숨겨진 반응 함수는 데이터에 드러나지 않아 AI 학습 데이터의 불완전성을 초래한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하거나 잘못 해석해 의사 결정에 오류를 범할 경우, 앞서 언급한 '잘못된 정보 채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 의존적인 행동, 특히 위기 상황에서 두드러지는 '전략적 보완성(strategic complementarities)'이다. 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참여자들은 경쟁자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전략적 보완성은 경쟁자의 행동에 따라 시장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미래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과거의 위기 상황을 분석하더라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아가 AI를 악용해 이익 극대화를 시도하는 '악의적 사용 채널' 상황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참여자들의 연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에는 AI의 두 가지 특징이 자리 잡고 있다. 첫째 AI는 데이터에서 복잡한 패턴을 추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둘째 AI는 작동 환경에서 빠르게 학습해 나간다. 따라서 현재 AI 엔진은 경쟁업체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자체 모델을 개선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즉 미래에는 민간 기업과 공공 기관의 AI가 서로의 행동을 관찰하고 학습하며, 이를 통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서 언급한 전략적 보완성을 더욱 심화시켜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인간-AI 목표 불일치와 AI 기술 과점 문제

세 번째 이유는 AI의 목표와 소유자의 목표를 일치시키기 어렵다는 '목표 불일치' 문제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심각해지는데, AI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인간의 피드백을 받아 목표를 조정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스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전통적인 조치들이 무력화될 수 있다. 또한 개별적으로 합리적인 행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목표 불일치 문제는 인간 규제 당국의 개입이 어려워질 때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AI는 인간 소유자가 연준 의장의 전화를 받기도 전에 이미 자신의 포지션을 청산하고 위기를 초래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는 금융 기관들이 세상을 비슷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반응하도록 만들어, 과점 시장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모두가 비슷한 정보를 바탕으로 비슷한 판단을 내리면, 시장은 쏠림 현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AI의 특정 자산 가치 상승 예측은 모든 금융 기관의 매수로 이어져 가격 거품을 형성하고, 반대로 하락 예측은 매도로 이어져 가격 폭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단일 위험 재배' 현상은 금융 시스템의 호황과 불황의 주요 원인이다. 아울러 AI는 머신 러닝 설계, 입력 데이터, 컴퓨팅 능력에 따라 위험 관리 능력이 달라지는데, 이러한 기술과 정보는 점점 더 소수의 대형 기술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합병을 통해 과점 시장을 형성하면,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시장 집중 현상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 부문을 포함한 많은 금융 기관이 동일한 소수의 기술 기업으로부터 세상에 대한 정보와 분석을 제공받는다는 점이다. 이는 기회와 위험에 대한 시각이 획일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AI의 사용이 동질화되면, 모든 금융 기관이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해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데이터 공급업체들의 합병 추세를 고려할 때, 금융 당국은 과점 AI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시스템 위험 증가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우려된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 당국의 AI 위기 대응 능력

AI는 기관의 존립에 대한 위협에 직면하면 생존을 위해 최적화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의 속도와 효율성이 전체 금융 시스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른 금융 기관도 똑같이 행동하면 위기에 대한 균형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위험 자산을 가장 먼저 처분하는 기관이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할 수 있으므로 모두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하려고 할 것이다. 그 결과 불확실성이 증가해 극단적인 시장 변동성과 함께 투매, 유동성 회수, 뱅크런과 같은 악순환이 발생한다. AI로 인해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렸을 위기가 이제 몇 분 또는 몇 시간 만에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AI는 반대로 행동할 수도 있다. 실증적 증거에 따르면 자산 가격은 위기 상황에서 기본 가치 아래로 떨어질 수 있지만, 종종 빠르게 회복된다. 이는 매수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AI가 생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엔진들이 전반적으로 회복 균형에 수렴한다면 충격을 흡수하고 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종합하면 AI는 변동성을 낮추고 극단적인 상황(tail)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 것으로 추측된다. 단기 변동을 완화하는 대신 더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융 당국이 AI 위기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 글에 발표될 VoxEU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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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3E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구세대 제품 공급망 확충·차세대 제품 경쟁력 제고 '투트랙 전략' 가시화

삼성 HBM3E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구세대 제품 공급망 확충·차세대 제품 경쟁력 제고 '투트랙 전략'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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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삼성전자 HBM 로드맵 실현에 속도 붙나
HBM3도 엔비디아 납품 시작, '공급 구멍' 해소
3라운드를 맞이한 HBM4 경쟁전, '루빈'으로 판가름
samsung nVIDIA TE 20240807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8단)가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 통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꾸준히 알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의 HBM3E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은 그동안 구세대 HBM 공급에 주력하며 저가 제품 시장 장악을 주요 비즈니스 전략으로 삼아 왔지만, 퀄테스트 통과가 확정될 경우 HBM3E에서도 업계 1위 SK하이닉스를 추격할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HBM3E, 엔비디아 공급 현실화 수순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오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통해 시장이 삼성전자의 HBM3E 퀄테스트 통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기술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시장을 선점해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3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내년엔 제품 생산량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6세대 HBM인 HBM4의 경우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 기술력에서도 기술 발전 속도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 발짝 앞서가는 모습이 거듭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로드맵 역시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HBM3E의 양산과 공급을 본격화하겠단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아울러 HBM3E 12단의 양산 램프업 준비도 마친 상태로,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을 확대 예정이다. 또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며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적화된 커스텀 HBM도 개발 중이다. HBM4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올해 하반기 출하를 목표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치열한 경쟁 속에 3라운드를 맞이한 HBM4 시장은 엔비디아가 2026년 선보일 차세대 AI용 GPU '루빈(Rubin)'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향후 로드맵을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하는 블랙웰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블랙웰 울트라'까지는 HBM3E를 사용하고, 루빈에 처음으로 HBM4를 적용할 계획이다. HBM4는 루빈에 8개, 루빈 울트라에 12개가 각각 들어간다.

samsung HBM up TE 20240807

앞서선 'HBM3' 엔비디아 납품

엔비디아 퀄테스트 이전에도 삼성전자의 HBM 부문 성장성은 높은 편이었다. 4세대 HBM인 HBM3의 경우 이미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한 상태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 달 중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한 H2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3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선 이미 삼성전자가 HBM3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를 선택한 건 기존 HBM3 조달처였던 SK하이닉스가 HBM3E 생산을 늘리는 대신 HBM3 공급을 조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차세대 HBM의 등장으로 발생한 '공급 구멍'을 삼성전자가 메운 셈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 삼성전자의 공급망 편입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HBM 수요가 공급을 훌쩍 뛰어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을 맞은 만큼 SK하이닉스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어서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제품을 공급받음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제품 수급을 안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엔 HBM2E 공급, 삼성의 비즈니스 전략은

삼성전자의 HBM 제품 공급망은 중국에까지 뻗쳐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웨이, 텐센트 등 중국 업체들은 최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비해 삼성전자의 HBM 물량을 대거 비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HBM 매출 중 약 30%가 중국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중국발 수요의 대부분이 최첨단 버전인 HBM3E보다 두 단계 아래인 HBM2E에 집중돼 있단 점이다. 중국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이전 세대 반도체 공급에 주력하고 있었던 셈이다. 1등 기업의 기술적 도전을 추격하는 한편 저가 제품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삼성전자의 HBM 비즈니스 전략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반도체 호황사이클 맞물려, DS부문 매출 확대 기대

이런 가운데 시장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을 본격적으로 납품하게 되면 AI 반도체 호황사이클에 탑승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인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작년에만 영업적자 15조원을 기록하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100억원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2분기에는 6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5년까지 고급 AI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이 시장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며 "AI 서버 시장 수요가 지속돼 전체 HBM 공급량은 2025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측도 최근 고사양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메모리사업부 내에서 HBM 개발 조직을 운영해 오다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HBM 전담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HBM 경쟁은 앞으로 16단, 20단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16단 HBM 기술을 공개하며 2026년 양산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차세대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제품 개발 주기가 이전보다 짧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3사는 현재 HBM5 표준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5는 빠르면 2028년에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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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SK하이닉스'에 4.5억 달러 보조금 지급, 대출지원·세제혜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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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첫 미국 공장 건설에 5.2조원 투자
미 정부로부터 6,000억원 상당 보조금 수혜
인디애나 반도체 공장, 2028년부터 HBM 생산
SK HBM TE 001 20240807
지난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HBM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직접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 패키징 공장 건설 관련 지원금으로, SK하이닉스의 현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 SK하이닉스에 보조금 지급 확정

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SK하이닉스에 보조금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를 제공하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PMT에는 보조금뿐 아니라 5억 달러(약 6,900억원) 대출 지원과 투자금액의 25% 세제 인센티브도 담겼다. 향후 미 상무부 반도체법 재정 인센티브 세부 지원계획(NOFO) 절차에 따라 보조금 계약이 최종 확정된다.

미국 상무부 발표 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등 파트너와 협력해 최첨단 AI 메모리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 산업을 위해 강력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SK하이닉스의 발표는 미국 AI 하드웨어 공급망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미국 안보와 공급망을 발전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조금은 경쟁사 대비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SK하이닉스(메모리)·TSMC(위탁생산)·엔비디아(AI 가속기)의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디애나주 공장 건설 혜택, 투자금의 15% 규모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기에 앞서 미 상무부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보조금 규모는 투자 금액의 15%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경우도 450억 달러(약 62조원)를 투자해 64억 달러(약 9조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칩스법)을 제정한 바 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기업에 390억 달러(약 53조원)의 보조금과 750억 달러(약 103조원)의 대출 및 보증, 25%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까지 미국 칩스법에 따라 현지 공장 설립에 보조금을 지원받는 반도체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66억 달러), 인텔(85억 달러), 마이크론테크놀로지(61억 달러) 등 세계 5대 반도체 제조업체다.

다만 미국이 우호적 대우를 해준 만큼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참여 압박이 커질 수 있는 점은 숙제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장비·기술의 중국 이전을 막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미국은 동맹국들 역시 보조를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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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사진=SK하이닉스

美 인디애나 공장서 차세대 HBM 양산

보조금 규모가 결정되면서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건설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28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그간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 왔다. 미국에 AI 분야 빅테크 고객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과 첨단 후공정 기술 연구도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양한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인디애나주를 최종 낙점했다. 주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중요성이 커진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6세대 HBM인 HBM4부터는 고객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인디애나주 공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구개발(R&D) 라인도 구축한다. 앞서 최우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미국 고객과 AI 협력 거점으로 활용하며 현지 대학과 R&D 협력을 통해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 산업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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