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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사피온 합병 마무리 수순, SK 지분 매각으로 리벨리온 경영진 대주주 지위 보전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마무리 수순, SK 지분 매각으로 리벨리온 경영진 대주주 지위 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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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사피온 합병 본계약 체결, SK는 지분 최대 6% 매각
'시장 대응' 위해 최대주주 보장했다지만, "법률 리스크 피하기 위함인 듯"
합병 법인 기업가치 최대 4조원 추산, IPO 추진 본격화하나
SKtelecom rebellions 20240820
18일 리벨리온과 SK 계열사 사피온코리아 간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오른쪽)가 유영상 SKT CE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텔레콤

AI 반도체 설계 업체 리벨리온과 SK 계열 사피온코리아가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합병 비율은 논의 끝에 2.4:1로 결정됐으며, SK는 합병 과정에서 자사 지분 일부를 매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리벨리온의 경영진이 SK보다 1% 많은 지분을 가져 합병 법인의 최대 주주 지위를 보장받게 됐다.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합병 비율은 2.4:1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SK텔레콤은 합병 비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해 온 끝에 2.4:1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당초 SK 측에선 2대 1의 합병 비율 제시했지만, 리벨리온 측 주주들의 반발이 심했다. 양사의 기업가치에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시리즈 B 라운드 당시 기업가치 8,066억원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사피온은 기업가치 3,325억원을 인정받았다.

본계약이 체결되기까지 양측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SK 측 지분율이었다. SK가 대주주가 되지 않도록 합병 비율, 콜옵션 조건 등을 조정한 것이다. 양사의 지분 구조는 외부에 명확히 공개돼 있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의 지분은 박성현 대표 등 경영진이 총 36%를 보유해 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사피온코리아의 경우 미국 사피온IN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피온INC 지분은 SK텔레콤(62.5%), SK하이닉스(25%), SK스퀘어(12.5%)가 나눠서 전량 보유 중이다.

지난해 8월 시리즈 A 단계에 총 600억원을 투자했던 하나금융그룹, 미래에셋벤처투자, 위벤처스 등 외부 투자자들은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형태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직 에쿼티를 가진 주주로 인식되지 않는다. 컨버터블 노트란 전환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꾸거나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을 수 있는 방식의 '오픈형 전환사채(CB)'다. 단 CB와 달리 전환 가격을 미리 정해두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2.4:1로 합병하면 합병 법인에 대한 박 대표 등 경영진의 지분율은 25%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SK 측 지분율은 29%대로 추정되는데, 외부 투자자들이 컨버터블 노트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SK 지분이 희석돼 29%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SK 측은 이를 고려해 지분 3%(합병 법인 기준)를 양사 합병 전까지 제3자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리벨리온 경영진에게 최대 주주 지위를 보장하고 자사는 2대 주주가 되겠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SK가 3%의 지분을 정리하면 리벨리온 경영진 지분율이 SK보다 1% 정도 높아질 수 있다. 이후 SK가 3% 지분을 추가로 더 매각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박 대표 등 리벨리온 대주주에게 콜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결국 SK가 합병 법인 지분 6%를 정리해 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rebellions sapeon SK TE 20240820

리벨리온에 최대 주주 지위 넘긴 속내는

리벨리온과 SK는 연내 합병 법인을 출범한 뒤 속도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국 AI 반도체의 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투자자·사업파트너 등의 대승적 결단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어느 때보다 치열한 'AI 반도체 전쟁' 속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리벨리온에 최대 주주 지위를 보장한 것도 총력전 과정에서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게 SK 측의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선 현행 공정거래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대 주주 지위를 넘겨줬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소속회사'가 그룹 내 계열사와 거래할 시 비계열사와의 거래와 차등을 두는 행위는 부당 내부거래로 규정될 위험이 있다. 또 대규모 내부거래가 있을 때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공시할 의무가 있다. 즉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 법인이 SK그룹에 속할 경우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단 것이다. SK가 고육지책을 짜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IPO 도전 가시권, 남은 과제는 수익성

SK 측은 향후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법인 기업공개(IPO)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비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한 만큼 기업가치가 커질 때 하루빨리 IPO를 현실화해 현금을 끌어오려 할 가능성이 높단 것이다.

IPO 일정은 우선 당초 추진하던 리벨리온의 일정을 그대로 따라갈 예정이다. 리벨리온은 지난 7월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합병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기업 규모가 커진 만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장에선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를 2조~3조원 수준에서 최대 4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남은 과제는 수익성 제고다. 출범 3년차인 사피온코리아는 지난해 연간 매출 56억원에 영업손실 25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었다. 같은 기간 리벨리온 역시 매출 27억원에 영업손실 159억원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양사가 합병을 한다고 해서 당장 시너지를 내는 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양사의 연간 매출을 합한 83억원은 유망 스타트업을 기준으로 봐도 적은 수치인데, 양사의 손실 증가 폭을 적용하면 올해 영업손실은 합산 9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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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혜택은 상위 10%에 집중

[해외 DS]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혜택은 상위 10%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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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대부분 직업과 산업에서 고용에 부정적 영향 미쳐
STEM 학위 소지자와 상위 10% 소득층만 AI 도입으로 수혜
서비스 부문 AI 도입 특히 활발, 제조업서도 고용 감소 영향 확인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정책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기술이 노동 시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중요한 정책적 이슈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AI는 인간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술 기반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자동화의 확산으로 인해 일부 직업이 사라지거나 인간의 의사 결정 역할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근로자를 보완할지, 아니면 대체할지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만큼, 실증적 증거에 기반한 연구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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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AI 도입 확산, 미국 고용 시장에 부정적 영향 초래

인공지능(AI)은 최근 가장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과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 증가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검색 엔진 △맞춤형 광고 △추천 시스템 △생성형 도구 △챗봇 등 다양한 AI 응용 프로그램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처럼 AI의 급속한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도입이 미국 고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레산드라 본피글리올리(Alessandra Bonfiglioli) 베르가모대학(University Of Bergamo) 경제학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미국 통근 구역(Commuting Zone, CZ)을 대상으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AI 기술 도입이 노동 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비록 이번 연구는 오픈AI의 챗GPT(ChatGPT)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이 개발되기 이전의 시기를 다루고 있지만, 디지털 경제의 부상과 아마존·구글·페이스북과 같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AI를 빅데이터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으로 넓게 정의하면, 그 확산은 2000년대 초반에 시작해 2010년 이후 가속화됐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은 AI 도입 초기 단계가 노동 시장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며, 앞으로 AI 기술이 더욱 빠르게 발전할 미래를 대비한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챗GPT와 같은 챗봇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AI 기술의 발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는 두 가지 주요한 어려움이 따른다. 첫 번째로 AI 도입을 측정할 수 있는 공식적인 통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AI 기술이 특정 프로그래밍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먼저 미국 노동부의 직업정보데이터(O*NET)에서 제공하는 'Hot Technologies' 카테고리를 활용해,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직업을 AI 관련 직업으로 분류했다. 여기엔 △데이터 과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소프트웨어 개발자 △웹 디자이너 등 19개의 직업이 포함되며, 이러한 AI 관련 직업의 상대적 중요성 증가를 통해 AI 도입을 감지했다.

두 번째 어려움은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여러 요인들과 얽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경제 성장이나 기술 발전 수준이 높을수록 AI 도입이 활발해지는 동시에 고용 증가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AI 도입이 직접적으로 고용 증가를 유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AI 노출’이라는 도구 변수를 개발했다.

이 도구 변수는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분리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위해 AI 노출 변수는 AI 도입이라는 주요 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면서도,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과는 상관관계가 없어야 한다. 이는 계량경제학에서 인과관계를 분석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론으로, 완벽한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론 활용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AI 노출 변수는 미국의 산업별 AI 도입 수준과 각 통근 지역의 과거 고용 데이터를 결합해 각 지역의 AI 노출도를 측정한 값이다. 즉 AI 관련 직업이 많이 늘어난 산업이 있는 지역일수록 AI 노출도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산업별·지역별 차이 존재

AI 도입의 확산과 그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고용 변화와 산업별 AI 확산의 전반적인 추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AI 관련 직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율은 0.14%에서 0.20%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대부분의 성장은 2010년 이후에 이뤄졌으며, 산업별로 AI 기술의 확산 속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AI 도입은 주로 전문적·과학적·비즈니스·정보 서비스 등 고급 서비스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기와 같은 일부 유틸리티 부문과 국가 안보 및 국제 문제와 같은 공공 부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여전히 AI 도입이 제한적이다. 이 결과는 주로 제조 부문에 도입된 산업용 로봇과는 별개로, AI 도입만을 측정한 것에 기인한다.

흥미롭게도 AI 도입을 측정한 지표는 보스턴, 시애틀, 실리콘밸리와 같은 예상되는 지역뿐만 아니라 볼더, 보즈먼, 솔트레이크시티와 같은 새로운 첨단 기술 허브에서도 AI 확산을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아래 그림1은 미국 통근 지역(CZ)별로 AI 도입(패널 a)과 AI 노출(패널 b)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색상 지도로 나타낸 것이다. 어두운색일수록 샘플 기간 동안 더 높은 수준의 AI 도입이나 노출을 의미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음수 값은 드물며 전체 통근 지역의 6%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 20년간 AI 기술의 도입이 미국 전역에서 널리 퍼져왔음을 시사한다. 한편 AI 노출을 측정한 지표는 동시대의 통근 지역 수준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제거해 추정 과정에서 혼란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배제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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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상단 지도는 2000-2010년과 2010-2020년 사이 각 CZ의 AI 도입 측정값의 평균값을, 하단 지도는 AI 노출 측정값을 나타낸다/출처=CEPR

AI 도입의 순수 효과 분석

이어 연구진은 AI 도입의 순수한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도구 변수를 활용한 2단계 최소제곱 회귀분석(2 Stage Least Square, 2SLS)을 실시했다. 그림2는 이러한 분석 방법과 주요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네 개의 산점도 각각에서 각 점은 특정 통근 구역(CZ)과 10년간(2000-2010 및 2010-2020) 관측된 데이터를 나타내며, 빨간색 선은 선형 회귀선을 표시하고 있다.

패널 a는 최소제곱법(Ordinary Least Square, OLS) 분석 결과로, AI 도입과 통근 구역 수준에서의 고용-인구 비율 10년 변화 간에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패널 b에서는 2SLS의 첫 단계(First Stage)를 통해 AI 노출이 AI 도입을 예측하는 강력한 변수이자 효과적인 도구 변수임을 확인할 수 있다. 패널 c는 AI 노출과 고용 증가 간에 강한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나타내며, 마지막으로 패널 d는 AI 노출로 예측된 AI 도입(Predicted AI Adoption)과 고용률의 10년 변화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AI 도입이 고용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림2의 그래프들은 AI 관련 직업이 많이 늘어난 지역에서 AI 도입률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해당 지역의 고용 증가가 상대적으로 둔화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만약 평균적인 AI 도입률을 가진 통근 지역이 가상으로 AI를 전혀 도입하지 않았다면 고용률이 0.6% 포인트 더 증가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규제, 산업용 로봇 도입, 그리고 ICT 사용 증가와 같은 여러 추가적인 노동 시장 충격(변수)을 통제하더라도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됐다. 심지어 AI 관련 직업에 대한 정의를 변경하거나, 이상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하더라도 그 유효성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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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2단계 최소제곱 추정법을 차례대로 시각화한 그래프다. 추정 표본은 2000-2010년과 2010-2020년, 두 기간에 걸쳐 관측된 722개의 CZ로 구성됐다. 각 도표에서 하나의 관측값은 CZ x 10년 쌍이다. 예측된 AI 도입(Predicted AI Adoption)은 도표 b)의 1단계 회귀 분석에서 얻은 AI 도입 측정값의 적합값(fitted value)이다/출처=CEPR

서비스업과 저학력 근로자에 미치는 타격 더 커

나아가 연구진은 AI 도입이 고용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먼저 AI 도입의 효과를 AI 노출을 통해 측정했을 때 그 영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2SLS vs OLS). 이는 AI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다른 요인들에 의해 가려질 수 있음을 뜻하며, AI 도입 변수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다른 요인과 혼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AI의 영향은 주로 이러한 기술이 널리 도입된 서비스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마지막으로 대졸 학위가 없는 근로자들이 AI 도입으로 인해 가장 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반면, STEM(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학위가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소득 분포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들만이 AI 도입의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AI 도입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서비스 부문과 저학력 근로자에게 더 큰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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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다양한 조건에서 추정된 계수 및 AI 도입 측정값에 대한 90% 신뢰 구간/출처=CEPR

아울러 이번 연구는 AI 도입의 부정적 영향이 서비스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AI 기술의 활용이 아직 제한적인 제조업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AI 도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조업에서 약 45%, 서비스업에서 60%로 나타났는데, 이 두 수치를 합하면 105%가 돼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두 부문 간의 중복 효과나, 한 부문에서의 AI 도입이 다른 부문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를 "스필오버 이펙트(Spillover Effect, 파급효과)"라 설명했다. 서비스업에서 개발된 AI 기술이 제조업 부문으로 확산하면서, 제조업에서의 자동화가 가속화돼 일부 일자리가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4를 보면, 제조업 부문에서도 AI 도입의 부정적 영향이 큰 부분은 특히 운송 장비와 목재 제품 산업 등 자동화 수준이 높은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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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개별 제조 산업에서의 AI 도입 고용 영향의 관계/출처=CEPR

최근 AI 분야의 발전은 미래의 노동 시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비록 AI의 혁신과 그 적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 드러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물론 AI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미시적 증거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연구는 AI가 일자리 자동화와 불평등 심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정량적으로 밝혀냈다. 끝으로 이러한 결과는 AI 기술의 발전이 미래 노동 시장에 미칠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며, 특히 저학력 근로자를 위한 재교육 및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경제정책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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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파운드리 공장 착공 나선 TSMC, '기업 문화 간극·현지 인력 확보' 등 과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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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유럽 첫 번째 공장 착공, 독일 정부와 '윈-윈' 이뤘나
미국 애리조나 등에도 공장 건설 진행, 공격적인 시장 확장 움직임
서구권 '워라밸' 기조 두고 갈등 표출, 현지 인력 수급 난항 예상
TSMC germany TE 20240820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독일 드레스덴에 유럽 첫 번째 공장 착공에 나섰다. 생산 기지를 각국에 배치해 시장을 다변화하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독일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서로 '윈-윈(Win-Win)' 전략을 취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부담은 남아 있다. 서구권의 기업 문화와 TSMC 및 대만의 상명하달식 경직된 조직 문화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경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부터 현지 직원들이 줄퇴사를 이루기도 했다.

TSMC, 독일 드레스덴 공장 신설

20일(현지 시각) 대만 언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독일 드레스덴 공장 기공식을 진행한다. TSMC는 이 공장에 28/22㎚(나노미터·10억분의 1m) 상보형금속산화 반도체(CMOS) 기술과 16/12㎚ 핀펫(FinFET)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며, 2027년 말부터 해당 공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드레스덴 공장은 TSMC가 공장 지분의 70%를 갖고 TSMC의 주요 고객사인 보쉬와 인피니언,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가 나머지 지분 30%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50억 유로(약 7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TSMC가 유럽에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나선 건 생산 기지 다변화 및 공급 확대를 위함이다. TSMC는 엔비디아와 AMD 등의 AI 가속기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데다 애플의 A18 프로세서와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미디어텍 디멘시티 9400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을 몰아받고 있어 거듭 공급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유럽에 생산 기지를 추가함으로써 공급 확대를 도모함과 더불어 유럽 현지 반도체 수요까지 함께 잡겠단 게 TSMC의 최종 목표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의 독일 드레스덴 공장은 유럽 고객사 물량 확보를 위한 전진 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객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지면 고객사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파운드리 비즈니스를 진행하기도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SMC의 공격적인 투자로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기지 건설로 TSMC의 점유율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단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1분기 점유율은 61.7%로 2위 삼성전자(11%)와 50%p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 28조5,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독일 드레스덴 공장을 시작으로 유럽에까지 TSMC의 손이 뻗치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이런 가운데 TSMC는 대만과 유럽 외 해외 생산 기지 건설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말 양산 개시를 목표로 일본 구마모토 공장을 빠르게 건설 중이며, 인근에 제2공장 건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외 미국 애리조나에도 미국 정부로부터 66억 달러(약 8조9,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공장을 건설 중이다. TSMC의 공격적인 시장 확장 노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이다.

구형 공정에 주력하는 독일 공장, '윈-윈' 전략 취한 듯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독일 공장 신설 자체가 TSMC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언급했듯 독일 공장의 주요 설비는 10㎚ 이상의 구형 공정이 대부분이라서다.

지난해 2분기 기준 TSMC의 매출은 53%가 5㎚ 및 7㎚ 공정에서 발생했다. 물론 16㎚, 28㎚ 등 10㎚ 이상 공정에서 발생한 매출도 22%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독일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서는 2027년이면 이 공정의 매출 비중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15를 시작으로 3㎚ 매출이 본격화할 전망인 데다 TSMC 계획상 내년께부터 2㎚ 공정 양상에 돌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에 진출한 다른 공장과 비교해도 독일 공장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축에 속한다. 이는 공장에 투입된 자금량만 봐도 알 수 있다. TSMC가 미국 공장에 투입한 자금은 총 400억 달러(약 53조2,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독일 공장엔 최대 11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투입됐다. 게다가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은 4㎚ 및 3㎚ 공정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투입한 자금에 있어서도 공정 단계에 있어서도, 독일 공장은 TSMC에 있어서 후순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독일 입장에서 TSMC 공장 유치는 우선순위 과제 중 하나다.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꼽히는 TSMC의 힘이 필요해서다. 독일 정부가 TSMC 측에 대량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TSMC의 독일 공장 설립은 TSMC와 독일 측의 '윈-윈'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TSMC는 독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서 적당한 속도 조절에 돌입할 수 있게 됐고, 독일은 어느 정도의 반도체 점유율 확보에 성공한 셈이라서다. TSMC 입장에선 독일을 시장 다변화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단 점도 호재로 꼽힌다.

TSMC america workforce TE 20240820

극심한 기업 문화 차이, '인력 확보 리스크' 가시화

문제는 공장 신설 이후 현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다. TSMC는 앞서 미국 첫 공장 가동에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보다 훨씬 높은 인건비를 제시하는 등 노력을 이어왔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문화 차이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에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혀 있다. 회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가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기본 문화라는 것이다. 반면 TSMC는 격무가 흔한 대만 내에서도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창업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직원들의 워라밸을 비판하며 "내가 젊었을 때는 일이 없다면 곧 삶도 없었다"고 일갈한 것이 이들의 간극을 대변한다.

이 같은 문제로 많은 미국 현지 직원이 떠나갔고, TSMC 애리조나 공장은 인력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직원 2,200명을 현지 인원으로 채우지 못해 절반가량을 대만에서 데려올 정도다. 현재 애리조나 공장 완공 이후 필요한 근무 인력이 6,000명 정도로 추산된단 점을 고려하면, TSMC 입장에선 앞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결국 다소 후진적인 기업 문화를 개선하지 않는 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 가동을 넘어 독일 정부와의 윈-윈 계획마저 틀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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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엔비디아 겨냥한 M&A 가속화, 이번엔 서버 업체 'ZT시스템스'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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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시스템스 인수로 엔비디아와 경쟁 박차
리사 수 CEO "자체 서버 체계 구축 능력 강화"
엔비디아 로드맵 맞춰 신제품 출시도 본격화
AMD TE 001 20240820
리사 수 AMD CEO /사진=리사 수 X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MD가 서버 제조업체 ZT시스템스를 인수한다.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불리는 AMD가 치열한 경쟁을 위한 카드를 하나둘 모으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AMD, ZT시스템스 49억 달러에 품었다

19일(현지시간) AMD는 ZT시스템스를 49억 달러(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비용의 75%는 현금, 나머지는 주식으로 거래한다. ZT시스템스는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비상장 기업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서버 컴퓨터 등의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제조한다. 연간 약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완료 후 ZT시스템스는 AMD의 데이터센터 솔루션 비즈니스 그룹에 편입돼 AMD가 개발하는 AI 칩 성능을 테스트하게 된다. AMD는 ZT시스템스의 엔지니어의 합류로 회사가 최신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더욱 빠르게 테스트하고 출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 요구하는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AI 시스템은 자사 최우선 전략적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ZT시스템스가) 회사에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주된 방법은 더 많은 GPU를 판매할 수 있게 하도록 것”이라고 덧붙였다.

AMD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델과 같은 서버 제조업체와 경쟁할 계획이 없으며 인수가 완료되면 ZT시스템스의 서버 제조 사업을 분리해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AMD의 칩을 구매해 자사 서버에 탑재한다. 다만 마더보드, 전력, 열, 네트워킹 및 랙 설계에 대해 깊은 전문성을 갖춘 약 1,000명의 엔지니어는 회사에 남게 된다고 전했다. AMD는 이번 거래가 내년 상반기에 완료되며 서버 제조 사업 매각에는 12~18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MD는 이번 인수를 통해 최근 수년간 데이터센터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던 엔비디아에 맞선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AMD는 AI 훈련용 AI칩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있지만,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비해선 여전히 존재감이 작은 편이다. 테크 업계에선 AMD와 엔비디아의 격차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AI칩 자체의 성능보단 기존 데이터센터에 신규 AI칩을 쉽게 연결할 수 있는 AI시스템 설계 능력에서 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MD가 이번 거래로 AI 시스템을 강화해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Pierre Ferragu) 애널리스트도 "고객들은 엔비디아 시스템을 AI 센터의 보다 까다로운 작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AMD 제품은 주로 AI 시스템에서 더 쉽고 소규모인 사례에 활용해 왔다"며 "이번 거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AMD가 적용할 수 있는 사용 사례 범위를 넓히는 매우 가치 있는 추가 인수"라고 평가했다.

Silogen TE 20240711
사일로AI의 실로젠(SiloGen)/사진=사일로AI

사일로AI·노드AI·밉솔로지 등 인수도

이번 거래는 지난 2022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를 다루는 자일링스 인수 다음으로 AMD가 진행하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거래다. AMD는 지난달 핀란드 스타트업 사일로AI도 6억6,500만 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둔 사일로 AI는 북유럽권 최고의 AI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기업을 상대로 스웨덴어, 아이슬란드어, 덴마크어 등 유럽 언어들을 지원하는 맞춤형 AI 모델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폐쇄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오픈AI나 구글과 달리 오픈 소스 대형언어모델(LLM)에 주력한다. AMD는 사일로AI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를 꾀하고 있다. 사일로 AI는 알리안츠와 롤스로이스, 유니레버 등 세계적 기업에 AMD 하드웨어를 사용해 AI 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

AMD는 지난해 AI 분야에 1억2,500만 달러(1,667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노드AI(Nod.ai)와 밉솔로지(Mipsology)를 인수하기도 했다. AI 모델 최적화 및 컴파일러 기술에 대한 밉솔로지의 전문성과, 오픈소스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노드AI의 기여 덕에 AMD는 AI 전략 가속화를 위한 포괄적인 도구 및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과거에는 500억 달러에 자일링스(Xilinx)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AMD, '엔비디아 대항' 신규 AI칩 'MI325X' 공개

AMD는 엔비디아 로드맵에 맞춰 용량이나 가격 등 경쟁력을 갖춘 칩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AMD는 엔비디아가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2026년 출시할 차세대 AI칩 ‘루빈’을 발표하자, 자사의 새로운 AI칩 ‘MI325X’를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MI325X는 AMD가 지난해 12월 발표하고 올해 5월부터 공급을 시작한 AI칩 ‘MI300’ 시리즈의 강화형 모델이다. MI300과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전용 메모리를 기존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에서 HBM3E(5세대)로 업그레이드하고, 메모리 용량도 192GB(기가바이트)에서 최대 288GB까지 늘렸다. 메모리 속도가 빠르고 용량이 늘어날수록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의 훈련 및 학습에 유리하다.

원래 AMD는 MI300으로 올해를 넘기고, 내년에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차세대 ‘MI350’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B200 외에 기존 ‘H100’의 강화형인 ‘H200’이라는 중간 다리 격 AI칩을 선보이고, AI반도체 개발 주기를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고 밝히면서 AMD도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비슷한 주기로 대응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 엔비디아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MD가 MI325X를 선보인 또 다른 이유로는 ‘분위기 전환’이 거론된다. MI300 시리즈는 지난해 12월 발표 당시 엔비디아 H100과 비교해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으로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면서 독주를 이어갔다. MI300 시리즈가 엔비디아를 견제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번 MI325X는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핀치 히터’인 셈이다.

현재 MI325X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MI300 시리즈는 비록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지 못했지만, MS와 오픈AI, 메타, 구글, 오라클 등 유력 빅테크 기업들이 채택하면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기 때문이다. 또한 AMD 혼자 엔비디아를 상대해야 했던 MI300 시리즈와 달리, MI325X는 최근 반엔비디아 진영이 모여 결성한 새로운 고속 인터페이스 표준 ‘UA링크’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함께하는 점이 다르다. UA링크 진영에는 MS와 구글, 메타 등 AI 빅테크는 물론 인텔과 브로드컴, 시스코 등 통신 및 네트워크 부문 강자들과 HPE 같은 서버 전문 기업들이 한데 모였다. AMD가 부족했던 부분을 협력사들의 지원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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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몰락에 실적 부진한 엔씨, '서브컬처 특화'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대규모 투자 단행

리니지 몰락에 실적 부진한 엔씨, '서브컬처 특화'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대규모 투자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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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신생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 투자
흑자 못 낸 빅게임스튜디오, '서브컬처 특화' 개발력이 강점
엔씨 영업이익 75.4% 감소, 외부 게임사 투자로 성장 기반 다시 쌓는다
vicgame NC TE 20240819

엔씨소프트가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지분 및 판권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을 중심으로 화제성을 높이고 있는 서브컬처 계열 게임사에 투자를 이뤄 수익성 제고를 타진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빅게임스튜디오에 지분·판권 투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5일 엔씨는 신생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엔씨는 빅게임의 지분 16.8%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신작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BREAKERS: Unlock The World)'의 서비스 판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게임은 최재영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에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지난해 인기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를 원작으로 한 RPG 게임 '블랙 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를 글로벌 출시한 바 있다. 눈에 띄는 건 이 회사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이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빅게임은 2020년 출범 당시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1년 60억원 △2022년 142억원 △2023년 26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당장 이렇다 할 비전이 보이는 기업은 아니란 의미다.

blackclover vic 20240819
사진='블랙클로버 모바일: The Opening of Fate'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서브컬처 특화 빅게임, 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개발 인력 다수

그런데도 엔씨가 빅게임에 대규모의 투자를 이룬 건, 빅게임의 서브컬처 특화 개발 능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브컬처,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선호도는 시장을 중심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시프트업이 '승리의 여신: 니케(GODDESS OF VICTORY:NIKKE)' 등 게임을 통해 호실적을 기록하다가 상장에 성공한 사례 때문이다. 엔씨도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생 게임사인 빅게임에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빅게임의 서브컬처 게임 개발 능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다. 실제 최 대표 등 개발진은 넷마블의 애니메이션 RPG 게임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를 개발한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일곱 개의 대죄'는 지난해 기준 넷마블의 전체 매출 2조5,020억원 중 1,446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앞서 언급한 빅게임 개발의 '블랙 클로버 모바일' 역시 현재까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보였다. 업계에서 빅게임에 대해 "서브컬처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주요 게임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 5월엔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기업 카도카와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빅게임의 역량과 잠재 성장력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카도카와는 일본 전통 콘텐츠의 강자라 불리며 출판, 영상, 게임, 웹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끌어 나가고 있는 일본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국내에선 '너의 이름은.', '소드 아트 온라인' 등 소설과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등 애니메이션, 그리고 'ELDEN RING' , 'DARK SOULS' 등을 개발한 프롬소프트웨어의 모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NCsoft down TE 20240819

실적 부진 엔씨, 외부 개발사로 '탈출구' 마련하나

일각에선 엔씨의 재무 상황이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외부 게임사 투자를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최근 엔씨의 매출액은 감소 추세다. 엔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조7,798억원, 영업이익이 1,373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8% 줄었고, 영업이익은 75.4% 감소한 수준이다. 리니지 IP(지식재산권) 라인업의 부진과 신작의 고갈, '쓰론앤리버티(TL)'의 국내외 흥행 실패 등이 원인이다.

이에 엔씨는 별다른 진척이 없거나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 신규 프로젝트에 대해 구조조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신작 외에도 내부에서 추진해 오던 일부 미공개 프로젝트가 이미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석상에서 출시 계획을 밝힌 프로젝트들 대부분도 '조건부 생존' 판정을 받았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진척돼 마무리 작업 중인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와 서브컬처게임 '프로젝트BSS', 이르면 내년 출시되는 모바일 MMORPG '아이온2' 정도만이 확실한 생존을 보장받았다.

이런 가운데 투자를 단행한 빅게임의 출시작이 흥행을 이루면, 엔씨는 다시금 성장의 기반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리니지 IP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지난달 스웨덴 소재 슈팅 게임 전문 개발사 'Moon Rover Games(문 로버 게임즈)'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엔씨가 외부 개발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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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피해자 '검은우산 비대위' 출범, "티메프 특별법 만들어달라"

티메프 피해자 '검은우산 비대위' 출범, "티메프 특별법 만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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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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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산 비대위’, 폭염 속 금융위 앞 180여 명 집결
피해금액 회복 및 전자상거래 문제 해결 강력 요구
“제2, 제3의 티메프 사태 계속된다” 특별법 제정 촉구도
Tmon WEMAKEPRICE 001 20240819
출처=검은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다시 뭉쳤다. 정부의 적극적인 사태 해결 움직임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특히 피해자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용자들의 피해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티메프 피해자 연합, 두 번째 공동행동

18일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소비자 130여 명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금융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은우산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티메프의 상황을 방임해 피해가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은 티메프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관리 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구영배 큐텐 대표가 심각한 적자인 기업을 인수할 때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합병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피해자가 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위기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소비자 대표로 발언한 A씨는 정부를 향해 “재발 방지하겠다, 대책을 검토하겠다 등 말만 하는 대책은 필요 없다”며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반복할 때마다 우리는 또 지쳐 쓰러진다. 일상이 무너진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라고 반문했다. 티메프 입점 피해업체 직원인 B씨는 “우리 회사는 티메프로부터 약 30억원이라는 정산금을 아직도 못 받았다”며 “수십 년간 함께 일해온 가족 같은 직원들 15명 중 7명이 어쩔 수 없이 나갔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버틸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는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신정권 비대위 대표는 “환불이나 대책은 지원이 아니라 권리”라며 “이커머스를 규제하자는 게 아니다. 그저 올바르게 다시 세워서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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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렛츠 사업 종료 공지문/사진=알렛츠 홈페이지

인터파크커머스 기업회생·알렛츠 폐업, '제2의 티메프 사태' 가시화 우려

비대위는 티메프 사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한편, 티메프 사태 이후 번진 다른 이커머스 사용자들의 모든 피해에도 대응하기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미정산 사태가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제2 티메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도 지난 16일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형태의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ARS는 법원이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기업과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티메프가 지난달 29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18일 만에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이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구영배 대표의 큐텐그룹 산하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3사가 모두 회생 절차를 위한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티메프의 미정산 사태가 터진 후 판매자와 고객이 연쇄 이탈하며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고, 지난달 말부터는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달엔 일부 채권자의 가압류 조치가 이어져 사실상 영업 활동을 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현재 인터파크커머스가 정산하지 못했거나 앞으로 정산해야 할 판매대금은 약 550억원이며 채권자는 판매자를 포함해 5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가구 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렛츠도 16일 직원 45명을 전원 퇴사시키면서 오는 31일 이후 영업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공지했다. 이에 알렛츠 입점 판매자와 구매 고객은 환불·정산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해자 모임 오픈채팅방을 열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알렛츠의 정산주기는 최장 60일 수준으로 현재 7월분이 정산되지 않았는데, 정산 지연에 따른 피해액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티메프 사태 후 우려되던 부실 이커머스의 여파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행·상품권 관련 피해자들 집단분쟁조정 신청, 1만 명 운명은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의 관심은 집단분쟁조정에 쏠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티메프의 상품권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19일부터 27일까지 분쟁조정 신청을 받는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당사자 간에 합의만 이뤄지면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져 민사소송 대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집단분쟁조정 신청 대상은 티메프에서 상품권(기프티콘 포함)을 구입하고 청약 철회 등(계약해제 포함)을 요청했으나 대금 환급이 거부된 소비자다. 또 상품권이 가맹점에서 사용이 중지돼 상품권 잔여금액의 환급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소비자도 포함된다. 소비자원은 계약 품목이 여행·숙박·항공권·상품권 등이 아니거나, 상품권이라 하더라도 이번 집단분쟁조정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는 1372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등의 절차를 현행대로 진행한다.

2007년 집단분쟁조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조정을 신청한 사례는 티메프 사건까지 모두 203건으로, 이 중 64건은 신청 요건에 맞지 않거나 신청 이유가 타당하지 않아 조정 전에 기각됐고 25건은 신청 취하와 처리 불능 등의 사유로 조정안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조정안이 마련된 사건은 112건인데 이 중 실제 조정이 성립된 사건은 48건(전체의 42.9%)으로, 소비자와 사업자 간의 개별 사건 조정 성립률(70%)보다 낮다. 단 집단분쟁 사건의 조정 성립률이 개별 사건보다 낮아도 한 번 성립되면 대규모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티메프 관련 상품 미환불 피해 사건은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번 여행, 숙박, 항공권에 대한 참가자 모집(9,028명 신청)에 이어 이번 상품권 관련 참여 신청을 받기로 한 만큼 신청자는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은 성립 시 사업자로부터 전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계획서를 제출받아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 소비자까지 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단분쟁조정안이 도출되더라도 이를 피해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집단분쟁조정은 이의제기나 재심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건(7,200명)의 경우 분쟁조정위가 판매사인 머지플러스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온라인쇼핑몰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들도 일부 책임을 부담하라고 조정안을 냈지만 모든 사업자가 거부해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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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블록체인 기술로 AI 개발 비용 해결할 수 있을까?

[딥테크] 블록체인 기술로 AI 개발 비용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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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 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및 시장 가치 우려 증폭
분산형 네트워크 통한 AI 컴퓨팅 비용 해결 가능성 제기
“대형 클라우드 상대 못 돼” 비관론도 확대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급등하며 수익성과 투자 가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일부 벤처캐피털(VC) 사이에선 가상화폐(crypto), 웹 3.0(Web3, 분산화 기술을 이용한 탈중앙화 웹) 등 분산형 네트워크를 AI와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AI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각자 보유하고 있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블록체인(blockchain) 기반 시스템에서 대여할 수 있는 분권화된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비용은 줄이고 AI 접근성은 높이는 동시에 데이터 품질도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rypto and AI PitchBook 20240819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의 가상화폐 산업 투자액 및 투자 건수, 주: 투자액(네이비), 투자 건수(민트)/출처=PitchBook

블록체인 기반 GPU 거래 플랫폼에 벤처 투자 이어져

이런 가운데 이미 일부 스타트업들은 기회 선점을 위한 실행에 들어갔다. 블록체인 기반 컴퓨팅 리소스 제공업체 젠신(Gensyn)은 지난해 글로벌 VC 앤드리슨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가 이끄는 가상화폐 투자펀드에서 진행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4,300만 달러(약 577억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분산형 컴퓨팅 기술 기업 아이오넷(Io.net)도 올 3월 웹3.0 기술에 주로 투자하는 핵VC(Hack VC)가 진행한 시리즈 A를 통해 3,000만 달러(약 403억원)를 투자받았다.

앞서 3,200만 달러(약 429억원)를 유치한 또 다른 분산형 GPU 인프라 기업 에이더(Aethir)의 경우 이미 연 3,600만 달러(약 483억원) 수준의 안정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모든 움직임은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투자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 대상 투자액은 2022년 이후 저조한 실적을 거듭하다 올해 2분기에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반전했다.

“분권화 네트워크만이 AI 개발 비용 및 진입 장벽 문제 해결”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분권화된 네트워크가 AI 개발 비용을 낮추고, AI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허물며 데이터 품질과 신뢰성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AI 인프라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Google), 오픈AI(OpenAI) 등 빅테크 회사들의 독점적 지위를 허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폴리곤(Polygon)과 월드코인(Worldcoin) 등의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코인펀드(CoinFund)의 제이크 브룩먼(Jake Brukhman) 대표는 AI 개발 주체의 다원화를 강조하며 “분권화된 네트워크만이 구글과 오픈AI에 대항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룩먼 대표는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GPU 거래소 시장을 제안한다. GPU 거래소란 GPU 보유자들은 남는 용량을 제공하는 대가로 토큰(token)을 지급받고,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이용자들은 GPU를 AI 개발 등 업무에 활용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실제로 최근 AI 개발을 위한 모델 트레이닝(model training)과 명령(query) 처리에 엄청난 에너지와 자본이 소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픈AI가 올해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메타(Meta)를 비롯한 빅테크들도 AI 연구개발 본격화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선 2027년에 이르면 AI 산업 전체가 사용하는 연간 전력량이 네덜란드 국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AI 붐에 편승한 기회주의자들” 비판도

그러나 가상화폐-AI 결합에 대한 비판 역시 컴퓨팅 파워 문제에서 나온다. 이에 일부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분권화된 네트워크가 AI에 요구되는 천문학적 컴퓨팅 파워와 그에 따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을 드러낸다.

블록체인 전용 VC인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닉 카터(Nic Carter) 파트너는 가상화폐-AI 결합을 표방한 스타트업들에 대해 “실행 가능한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AI 열기에 편승해 한탕 챙기려는 기회주의자들”이라고 비판했다. 현실적으로 AWS(Amazon Web Services, 아마존웹서비스)나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와 같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성능과 신뢰성 면에서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GPU와 전력량, 하드웨어 등이 턱없이 부족해 이용 가능 수준의 제품 개발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상화폐, AI 장점 함께 살릴 수 있는 교차점 찾아야

찬반에 치우치지 않고 가상화폐와 AI의 장점을 함께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는 중도론도 나온다. 카터 파트너는 전면적인 가상화폐-AI 결합에는 회의적이지만 AI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코드 감사(auditing) 및 생성(generating)과 같이 유용한 교차점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주장을 증명하듯 그는 가상화폐-AI 스타트업을 거르고, 이더리움(ethereum) 기반 블록체인 개발업체인 모나드 랩스(Monad Labs)에 투자했다. 다만 “앞으로 가능성 있는 가상화폐-AI 결합 모델이 나온다면 투자할 용의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가상화폐 VC 라이트스피드 팩션(Lightspeed Faction)의 공동 창업자인 바나프셰 파티에(Banafsheh Fathieh)도 중도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분권화 기술로 AWS와 같은 대형 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하기보다는 해당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파티에 대표는 “가상화폐 업계도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나뉘어 싸우기보다 데이터 보안이나 개인 정보 보호와 같이 AI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류의 미래를 선도할 기술로 각광받는 AI와 블록체인이 각자의 길을 갈지, 더 큰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접합점을 발견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문의 저자는 제이컵 로빈스(Jacob Robbins) 피치북(PitchBook) 기자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an crypto alleviate AI’s computing crunch? Not so fast | PitchBook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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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판매 부진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 이슈, 시장선 "이미 지난해부터 '전기차 캐즘' 본격화"

전기차 판매 부진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 이슈, 시장선 "이미 지난해부터 '전기차 캐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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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신규 등록 대수 17.7% 감소, 모델Y 판매량도 부진
전기차 화재 이슈 부각, 모델Y 중고차 가격 3.36% 급락하기도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오히려 증가, 전기차 수요 빠지고 하이브리드에 몰렸나
tesla electroniccar fire 20240819
1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차량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유럽에서 테슬라 판매 실적이 지속적인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기차 화재 이슈가 전기차 업계의 추락을 가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이미 테슬라 등 주요 업체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중고차 가격 등 지표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화재 이슈를 전기차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기차 화재 문제가 부각되기 전부터 이미 전기차 수요 감소는 가시화한 상태였단 주장이다.

테슬라 신규 누적 등록 대수 급감, 화재 이슈 영향?

19일 전기차 통계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해 1~7월 유럽 15개국에서 테슬라 전기차의 신규 누적 등록 대수는 14만7,58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간 17만9,358대와 비교하면 17.7% 급감한 수준이다. 당초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등록 대수 추이를 보였지만, 4월부터 격차가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유럽 내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쿠프(Carscoop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과 영국 신차 판매량 순위에서 테슬라 모델Y는 10만1,181대를 기록하며 8위에 그쳤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Y는 지난해 상반기 같은 통계자료에서 판매량 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는 차량이다. 불과 1년 만에 유럽 내 베스트셀링카에사 8위로 밀려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선 최근 불거진 전기차 화재 이슈가 판매 부진을 불러온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제기된다. 실제 최근 들어 전 세계에 전기차로 인한 대형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화재가 대표적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의 움베르투 델가도 공항(Humberto Delgado Airport) 인근의 한 렌터카 주차장에서 불이 나 차량 200대 이상이 전소됐다. 불길은 이곳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포르투갈 방송 SIC는 화재가 맨 위층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시작돼 다른 차량으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엔 인천 서구 청라동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추자돼 있던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파트 5개동 480세대가 화재로 인한 피해를 봤다. 이어 지난 16일엔 경기 용인의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바도 있다. 이때 불이난 차종은 테슬라 모델 X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기차로 말미암은 화재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전기차 포비아(공포심)가 새겨진 것 아니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고 전기차 가격도 폭락

소비자들의 전기차 기피 현상은 중고차 가격 폭락 등 가시적인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내 차 팔기 홈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이 전주 대비 무려 184%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10%는 인천 화재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 시리즈 모델이었다.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 엔카닷컴에도 12일 기준 벤츠 EQE 모델이 109대 등록됐는데, 이 중 100대가 지난 5일 이후 등록된 중고차였다. 이 모델의 중고차 시세는 기존 7,000만원대에 형성돼 있었지만, 화재 사고가 불거진 이후 6,000만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외 다른 전기차들도 가격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의 '8월 중고차 시세표'를 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중고차 가격은 전달 대비 각각 1.97%, 1.11% 하락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2.61%, 3.36% 하락해 수입 중고차 평균보다 하락 폭이 훨씬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거나 대규모 할인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전기차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우선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는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13종 전기차 가운데 12종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산 배터리를 채용했고, 코나 일렉트릭만 중국의 CATL 배터리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기아도 레이EV와 니로EV 등 일부 전기차 기종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됐고, 나머지 기종은 국내 배터리 제품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아우디의 경우 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를 비롯해 e-트론 스포츠백, e-트론S 콰트로 등을 29.5% 할인판매하고 있으며, BMW도 전기차 i7 xDrive 60과 iX xDrive 50 스포츠플러스를 각각 12.7%, 12.9%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eco friendly export TE 20240819

"화재 이전부터 기세 꺾여, 하이브리드차로 수요 옮겨 갔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화재 이슈를 전기차 판매 부진의 전적인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화재 이슈가 부각되기 이전부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출 하락이 가시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신차 판매의 10%를 차지하는 등 인기가 높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기세가 꺾였다. 고금리 장기화, 보조금 중단, 충전 인프라 부족 등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기차 수요가 빠진 자리에 하이브리드차가 자리를 차지한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7월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34만7,8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는데, 하이브리드차(27.9%), 전기차(-13.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36.3%), 수소차(-38.9%) 등 친환경 차종 중 판매량이 늘어난 건 하이브리드차뿐이었다. 수출 부문에서도 전기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할 때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29.0% 증가했다.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친 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하이브리드차 성장이 본격화한 이 시점이다.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독일에서 아토3 등의 전기차 가격을 15% 내린 데 이어 테슬라도 중국과 독일 등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델 가격을 2.8%에서 9%까지 낮췄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2024년형 아이오닉5 등 일부 차종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원)의 할인 혜택을 한시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고금리 등 환경 아래 하이브리드차로 시장의 수요가 옮겨가기 시작한 점을 전기차 위기의 원인으로 파악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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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 수요 회복에 기업용 SSD 가격 80% 급등,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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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가동률 선제적 확대 착수
솔리다임, QLC 기반 기업용 SSD 시장서 리더십 확보
AI 반도체 훈풍 영향, 과잉 공급 해소되며 가격 상승세
M15X SK TE 20240820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공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서버 증설을 위한 주문 증가로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가격이 80% 이상 뛰어오르면서 SK하이닉스와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선제적으로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AI 광풍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기업용 SSD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에 특화한 쿼드레벨셀(QLC) 기반 대용량 SSD에 초점을 맞춰 생산량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낸드플래시 생산량↑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올해보다 월평균 웨이퍼 생산량을 약 10%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솔리다임 역시 강력한 SSD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내년 초부터는 5% 안팎의 생산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D는 기존 하드디스크(HDD)의 한계를 극복한 데이터 저장장치(스토리지)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읽기·쓰기가 가능하다. 서버 업계에서는 특히 QLC 기반 대용량 SSD가 각광받고 있다.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Cell) 한 개에 TLC(3개)보다 1개 많은 4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소비전력을 줄여 빠른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를 자랑하며, 초고용량 기업용 SSD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SK하이닉스는 60TB(테라바이트) 이상 QLC 제품에 이어 내년 초 128TB로 용량을 확대한 신제품을 양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낸드 설비 뜯어내고 D램 라인 구축했지만, 수요 회복세 뚜렷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는 최근 불고 있는 AI 반도체 훈풍 영향이 크다. AI 서버에 저장하는 데이터가 폭증하자 IT 기업들은 고용량 SSD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SSD 평균 판매가격에 프리미엄까지 얹어 물량 구매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AI 서버에 저장하는 데이터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고용량 SSD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SD가 AI 모델 학습에서 파라미터(학습 값)를 저장하는 것 외에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저장하는 체크포인트를 생성해 중단 시 특정 지점부터 복구할 수 있도록 한다”며 “향후 몇 년 동안 AI 서버는 SSD 수요에서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률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해 기업용 SSD 수요 증가세는 뚜렷하지만, PC와 모바일 등 일반 응용처 수요 회복세가 완만하다고 봤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던 이천 M14 팹(공장) 하부층 라인을 뜯어내 D램 설비로 채우는가 하면, 낸드플래시 전용 설비인 청주 M15 팹 또한 D램 전용으로 전환했다. 시장 자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D램 부문에 집중되면서 낸드플래시 관련 투자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낸드플래시는 수익성 위주의 판매 전략을 지속 유지하겠단 방침이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는 "올해는 우선 낸드플래시 투자는 없다고 봐야 하고, 내년 물량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지난해 낸드플래시 수요가 침체된 상태에서 과잉 공급이 이뤄지면서 적자의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대대적인 감산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낸드 가동률은 20~30%대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은 한때 가동률이 10%대까지 하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도 가동률을 50% 밑으로 낮추며 감산 대열에 합류했다.

KIOXIA TE 20240820
키옥시아 일본 요카이치 공장 전경/사진=키옥시아

낸드플래시 감산, 중국·일본에 추격 허용했다?

강도 높은 감산 결과 공급 과잉이 일부 해소됨에 따라 최근 낸드 가격은 상승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낸드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체 낸드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3%가량 성장한 620억4,000만 달러(약 85조8,6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인 감산이 중국과 일본에 추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YMTC와 일본 키옥시아가 경쟁사들의 투자 축소를 기회로 삼아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며 점유율을 추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YMTC는 올해 중국 우한에 설립한 새 낸드플래시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시설 투자 금액을 지난해의 2배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추정된다. YMTC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배력 강화와 자급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업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

키옥시아도 낸드플래시 증설에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금액을 투입할 예정이다. 키옥시아는 하반기 중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을 두고 있어 낸드플래시 점유율 확대와 같이 기업가치를 유리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설 투자 역량을 HBM과 D램에 대부분 할당하면서 중국과 일본 경쟁사들의 추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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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업사이클' 탑승, 서버 D램 가격 '최대 20% 인상' 요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업사이클' 탑승, 서버 D램 가격 '최대 20% 인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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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공급사들, 수요 확대 힘입어 가격 인상 
구매 모멘텀 DDR5에 집중, 상승 곡선 가팔라질 전망
반도체 시장 하반기 전망도 맑음, 실적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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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2세대 10나노급(1ynm) DDR5 D램/사진=SK하이닉스

올해 하반기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가격이 큰 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제조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집중에 따른 DDR5 생산능력 제약과 인공지능(AI) 서버 투자로 인한 수요 확대를 근거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HBM과 함께 고부가가치 D램으로 꼽히는 DDR5 기반의 128GB(기가바이트) 시장 확대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용 D램 가격, 공격적 인상 요구

16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공급업체들은 최근 고객사들과의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전 분기 대비 15~20% 수준의 공격적인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D램 가격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D램 공급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로 D램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격 인상 추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3분기 중 D램 가격을 15~20%가량 올릴 방침이라고 반도체 주요 고객사에 통보했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생산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인상이 가파를 경우 수익성 개선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서버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탄탄한 가운데 내년 생산 계획을 어느 정도 확정한 공급 업체들이 DDR5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DDR4는 여전히 고객사가 재고를 비축해 놨기 때문에 구매는 DDR5에 쏠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DDR4 대비 속도가 두 배 빠르고 가격은 40%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11월 세계 최초로 16Gb DDR5 D램을 개발, 2020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이어 올해는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DR5를 미국 인텔에 제공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전체 서버용 D램 출하량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을 올 초 65% 이상까지 끌어올렸고,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도 올 2분기 서버용 DDR5 매출을 전 분기 대비 80% 이상으로 높이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D램 호황

업계는 서버용 DDR5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의 AI 서버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실시된 대규모 서버 투자의 교체주기가 돌아오면서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어서다. 아울러 가격과 물량을 사전에 협의하는 HBM과 달리 DDR5는 시장에서 단가가 결정되는 만큼 판가가 추가 인상될 여지도 있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HBM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서버용 DDR5의 이윤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DDR5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서버용 고용량 모듈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128GB의 고용량 모듈을 공급하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10㎚(나노미터) 5세대(1b) D램 단품으로 제작한 32GB 기반 제품으로 추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용량의 모듈을 16GB D램으로 만든다. 16GB D램 2개를 묶어 32GB로 만든 다음 40개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32GB D램으로 고용량 모듈을 제작하면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 원가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도 2분기 업계 최초로 개발한 32GB 기반 DDR5 128GB의 양산을 시작했고, 마이크론은 하반기 중 공급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용량을 더 확대한 256GB 모듈로 전선을 확대하고, 향후 선단 공정을 기반으로 32GB D램을 활용한 모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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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DDR5 32GB D램/사진=삼성전자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 하반기 영업익 청신호

이런 가운데 메모리 시장의 업사이클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이 내년에 쓸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까지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시장 전반에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D램은 10%대 중반, 낸드플래시는 20%대 초반의 단가 상승이 있었음에도 완판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서버용 D램은 물론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15~20% 더 인상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용 낸드플래시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47.4%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신제품 QLC(쿼드레벨셀) 9세대(290단대) V낸드도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1TB(테라바이트) TLC(트리플레벨셀)의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하반기 양산 예정인 후속작 QLC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Cell)'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해 3비트를 저장하는 TLC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하반기엔 매출 166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고, KB증권도 3분기 영업이익이 DS 중심의 실적 개선 영향으로 13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을 44조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 17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27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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