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익스프레스 CB·EB 보통주 전환 논의 본격화, '구영배 색깔 지우기' 나선 PEF 연합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력
수정
티메프 사태에 리스크 확산, 큐익스프레스 PEF 연합 보통주 전환 논의 시작 큐텐 사례에 힘 입어 RCPS·CB 등 보호 장치 마련된 투자 방식 선호도 높아지나 CB 발행 이후 회사 매각 실패한 왓챠, "CB 상환에 투입할 자금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큐텐그룹 핵심 계열사 큐익스프레스의 사모펀드(PEF) 연합이 '구영배 대표 지우기'에 나섰다. 티메프 리스크가 큐익스프레스까지 뻗치기 전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를 보통주로 전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겠다는 게 PEF 연합의 계획이다. 이 같은 추세에 시장에선 당분간 투자자 사이에서 안전장치가 마련된 투자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투자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큐익스프레스 FI, 전환권 행사 여부 논의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큐익스프레스의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전환권 행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현재 큐익스프레스의 주주 및 채권단 구성은 상당히 복잡하다. 우선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2019년 큐익스프레스의 한국 자회사 우선주 600억원어치를 샀고, 2021년엔 크레센도와 캑터스PE-산은PE가 각각 500억원을 투자해 큐익스프레스 CB를 인수했다. 당시 큐익스프레스는 CB를 판 돈으로 코차이나로지스틱스 인수 대금을 치렀다.
또 2021년 스톤아시아와 메티스톤PE도 500억원 규모의 큐텐 EB를 샀고, 이 과정에서 EB를 큐익스프레스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상환 순위는 크레센도와 캑터스PE-산은PE가 보유한 CB가 가장 앞서고 그다음이 크레센도의 우선주며, 코스톤아시아와 메티스톤PE가 보유하게 될 보통주가 가장 후순위다.
현재로서 큐익스프레스의 최대 주주는 큐텐(65.8%)과 구 대표(29.3%)다. 여기서 FI들이 모두 전환권을 행사하면, 대주주는 이들 연합으로 바뀔 전망이다. 먼저 크레센도의 경우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면 지분율이 34.2%에 육박하게 된다. 크레센도의 CB, 캑터스PE-산은PE의 CB를 전환하면 지분을 각각 7%씩 보유하게 되고, 코스톤아시아·메티스톤이 보유한 큐텐 EB를 큐익스프레스 보통주로 바꾸면 약 2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FI의 지분율이 60%를 넘게 되는 셈이다.
티메프 사태로 리스크 부각, '보호 장치' 선호도 높아질 듯
이처럼 큐익스프레스 FI들이 구 대표 영향력 지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구 대표의 큐텐그룹과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티몬과 위메프 등 e커머스업체와 달리 물류회사인 큐익스프레스는 독자적인 물류사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큐텐그룹 일감에서 비롯된 매출이 전체의 30% 수준인 만큼 사실상 독립해 빠져나가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큐익스프레스 사례를 두고 '구 대표와 FI가 체결한 투자 계약상 트리거가 발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계열사 회생이나 대표이사의 중대한 과실, 긴급한 경영상 위기 상황 시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며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면서 계약 조건이 발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벤처캐피탈(VC) 등이 보통주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CB 등 보호 장치가 마련된 투자 방식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이번 사태를 통해 가시화했단 의견도 있다. 티메프 사태로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도 투자자 차원의 안전장치 요청이 이어질 여지가 커졌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왓챠에 큐익스프레스 사례까지, 고민 깊어진 투자자·기업들
통상 VC의 투자 방식은 크게 보통주와 우선주로 나뉜다. 보통주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주식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 말 그대로의 일반적인 보통 주식이다. 반면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순위를 갖는 주식이다. 이익 배당이나 잔여재산을 분배할 때 보통주보다 먼저 가져갈 수 있단 것이다.
우선주에 상환권과 전환권 옵션을 추가한 것이 바로 RCPS다. 전환권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VC가 스타트업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며, 전환권은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다. 상환권이 있으면 투자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주식 보유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전환권이 있으면 보통주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CB는 사채권자에게 전환 기간 내 약속한 전환 조건에 따라 사채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전환권 행사 이전엔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는 사채로 존재하고 행사 이후엔 사채 소멸시킨 뒤 회사의 영업실적에 따른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CB의 경우 이자수익을 보장받으면서도 큰 배당이익과 주식 매각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VC들이 선호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선 보통주 투자를 받는 게 더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갑의 관계에 있는 VC는 투자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RCPS와 CB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실례로 국내 OTT 플랫폼 왓챠의 경우 지난 2021년 CB를 발행해 약 49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VC 인라이트벤처스 등이 자금을 댄 것으로 확인됐으며, CB 발행 과정에서 몸값 3,380억원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왓챠는 전략의 일환이던 CB 발행으로 인해 향후 기업 전략에 한계를 맞았다. 지난 2022년 왓챠는 LG유플러스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400억원 규모의 왓챠 신주를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그러나 여기서 CB가 걸림돌이 됐다. 일반적으로 CB 보유사들은 대주주가 바뀌면 상환 요청에 나서게 마련이다. 왓챠가 LG유플러스의 투자를 받는다고 해도 CB 상환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인데, 이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왓챠와 큐익스프레스 사례가 연달아 이어진 만큼, 투자 유형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의 고민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입력
수정
EU 'AI 법' 본격 발효, 전면 시행은 2년 뒤부터 각 주요국, AI 규제 제정에 속속 힘 실어 여론 선동 경계하는 中, 美는 中 AI 기술 접근 견제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제정한 포괄적 인공지능(AI) 규제법이 본격 발효됐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AI 관련 규제 제정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EU가 본격적인 'AI 장벽' 수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EU, 포괄적 인공지능 규제법 발효
1일(현지시간)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AI 법(AI Act)은 인간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포함해 EU에서 개발·사용되는 AI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법안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AI 법에 따르면 특정 제품이나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가 이뤄진다. 부정적 영향을 줄 위험이 높을수록 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의료, 교육, 선거, 핵심 인프라 등에 활용되는 AI 기술은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돼 사람이 AI 사용을 반드시 감독해야 하고 위험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AI 기술 활용은 원천 금지된다. AI 및 개인의 특성·행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점수를 매기는 관행인 사회적 점수 평가(social scoring·소셜 스코어링), 인터넷이나 폐쇄회로(CC)TV에서 얼굴 이미지를 무작위로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행위 등이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
법 집행기관에서 실시간 원격 생체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한된다. 챗GPT를 비롯한 범용 AI(AGI·사람과 유사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에는 AI 학습 과정에 사용된 콘텐츠를 명시해야 하는 등 투명성 의무도 부여된다.
이날 발효를 기점으로 원천 기술 금지 규정은 6개월 뒤부터, 범용 AI에 대한 의무 규정은 12개월 뒤부터 적용된다. 전면 시행은 2년 뒤인 2026년 8월부터다. 집행위에 따르면 AI 기술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전 세계 연 매출의 1.5% 규모, 의무 규정 위반 시 3% 규모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된다. 금지된 AI 애플리케이션 사용으로 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과징금이 최대 7%까지 올라갈 수 있다.
中, AI 특유 위험성 주시
시장에서는 EU가 세계 각국 'AI 장벽' 수립의 출발선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일부 주요국들은 EU의 뒤를 이어 AI에 대한 규제를 속속들이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지난해 7월 13일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관리에 관한 임시조치'(生成式人工智能服务管理暂行办法)을 발표하고, 한 달 후인 8월 15일 바로 이행에 들어갔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법률 제정 속도가 비교적 느린 중국이지만, 최근 디지털 분야에서만큼은 신속하게 법률 제정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임시조치가 이행된 AI의 경우, 특유의 여론 선동 위험성 등이 중국 정부의 눈에 띄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중국의 AI 관련 임시조치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가 중국의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견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가 권력, 사회주의 체제의 전복, 국가 안보와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임시조치 제4조는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 시 편향성 방지 조치, 지식재산권 보호, 기업 윤리 존중, 타인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 존중 등의 규정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론 형성의 속성을 가지거나 사회 선동력을 가진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 시에는 관련 규정(제17조)에 따라 '안전성 평가'와 '알고리즘 등록'(互联网信息服务算法推荐管理规定 제24조)을 실시해야 한다.
해당 임시조치 규정의 적용 범위는 중국 국내로 한정돼 있다. 규정 자체가 외국 서비스 제공자보다는 국내 서비스 제공자의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외국에서 중국에 제공된 서비스가 본 규정에 저촉될 경우, 중국 정부는 제20조에 따라 해당 규정에 의거해 관련 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대중국 AI 규제 강화하는 美
미국의 경우 작년 10월 AI 개발 및 사용에서 지켜야 할 규정들을 담은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당국은 당시 행정명령 발표문에서 “미국은 적극적으로 AI 규제 의제를 제시하는 국가”라며 “앞으로 AI의 개발 및 사용을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해외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AI 행정명령은 안보나 경제, 공중보건과 같은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AI의 경우 안전 검사 결과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EU와 같이 포괄적인 규제는 아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에는 행정명령에 그치지 않고 입법적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AI 장벽'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5월 로이터가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AI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기 위해 AI 모델의 소프트웨어·훈련된 데이터를 비공개 소스화하거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등의 새로운 규제를 추진 중이다. 소식통은 해당 조치가 중국의 군사 목적을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을 지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미국의 적성국들이 방대한 양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마이닝하는 AI 모델을 사용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거나 강력한 생물학적 무기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최근 국토 위협 평가에서 사이버 공격자들이 “AI를 사용해 더 크고, 더 빠르고, 효율적인 사이버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정보국(ODNI)의 브라이언 홈스도 중국의 발전을 특별한 관심사로 거론하며 "(AI의) 사용과 착취의 폭발적 가능성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비만 치료제에 환각 성분 하르민(harmine) 결합하자 베타 세포 급증 “베타 세포는 어릴 때 생긴 뒤 평생 쓴다” 학계 통념 거스르는 결과 인간 대상 임상시험 등 갈 길 멀지만 새로운 치료법 가능성에 기대 쏠려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환각 성분이 있는 알칼로이드 약물을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 등 비만약과 혼합해 쓸 경우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인간 대상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획기적인 당뇨 치료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쥐 대상 실험서 ‘베타 세포’ 촉진 효과 확인
현재 전 세계 수백만 명에 달하는 1형 또는 2형 당뇨 환자들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 주사 또는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 당뇨는 췌장 내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 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과학자들은 인슐린 생산 세포를 재생시켜 인체가 스스로 호르몬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만 치료제로 눈길을 끈 오젬픽과 환각 기능이 있는 특정 성분과 결합할 경우 베타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지난달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소개됐다. 연구에 따르면 환각 성분 하르민(harmine)을 비만약과 결합시켜 투약한 결과 체내 인슐린 생산 세포가 700%까지 늘어났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채취한 베타 세포를 당뇨를 갖고 있는 쥐와 건강한 쥐의 신장에 각각 이식했다. 이 혼합 약제를 석 달간 투여하자 인슐린 생산이 늘었고, 혈당 수치가 안정화됐으며, 신체 내 베타 세포 총량도 증가했다. 그런가 하면 치료를 중단하고 한 달 뒤에도 새로 생성된 베타 세포가 보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번 결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베타 세포 재생을 연구하는 저스틴 아네스(Justin P. Annes) 미국 스탠퍼드대학(Stanford University) 부교수는 “이 연구는 신체 내 베타 세포를 치료하고 총량을 늘릴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실험했다”며 “당뇨 치료를 위한 재생의학은 혁명적인 치료법으로서 잠재력이 있고, 우리가 계속해서 추구해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베타 세포는 재생산 어렵다”는 통념 깨부순 결과
이번 연구 결과는 “베타세포는 한 번 만들어진 뒤엔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는 학계 통념을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앤드류 스튜어트(Andrew Stewart)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당뇨비만대사연구소 과학 디렉터는 체내 대부분의 인슐린 세포가 아기일 때 발달해 평생 지니고 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뇨 환자의 경우엔 이렇게 제한적인 ‘인슐린 세포 은행’이 더 불안정하게 돌아간다. 2형 당뇨의 경우엔 베타 세포의 기능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 있고, 1형 당뇨는 아예 신체가 베타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번 동물 실험의 핵심 물질인 하르민은 체내 베타 세포를 보충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화합물 중 하나다. 식물에서 추출하는 이 성분은 남미 원주민들이 ‘마법의 물약’이라 부르는 천연 향정신성 음료 ‘아야와스카(Ayahuasca)’에 주로 쓰인다. 스튜어트 디렉터 연구진이 베타 세포에 대한 하르민의 효과를 처음 입증한 건 2015년이다. 하르민은 세포 복제를 막는 DYRK1A(dual specificity tyrosine-regulated kinase 1A)라는 효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본질적으로 하르민은 세포 재생산을 계속 가능하게 해 더 많은 베타 세포의 생성을 돕는다. 그러나 이를 단독으로 쓸 경우엔 베타 세포 생성량이 적어 당뇨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주진 못한다는 게 스튜어트 디렉터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시중에 널리 쓰이고 있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을 비롯해 위고비(Wegovy), 몬자로(Mounjaro), 젭바운드(Zepbound) 등의 약물과 섞어 하르민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고안했다. 장내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한 이 약물들은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고 베타 세포 기능을 개선해 2형 당뇨 치료에 도움을 준다. 앞서 어린 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 GLP-1은 실제로 베타 세포의 재생산을 증가시켰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아돌포 가르시아-오카냐(Adolfo Garcia-Ocaña) 미국 캘리포니아 시티오프호프(City of Hope)연구소 분자 세포 내분비학과장은 “다들 이 약물이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건 물론 세포의 증식과 재생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간 성인의 베타 세포에선 같은 결과가 도출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혈당 수치 내리고 인슐린 분비량도 늘려
가르시아-오카냐 학과장과 스튜어트 디렉터 등은 지난 2020년 오젬픽과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빅토자(Victoza)와 삭센다(Saxenda)의 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를 포함해 다양한 GLP-1 관련 약물과 하르민을 함께 쓸 경우 인간 베타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진은 살아있는 인간의 췌장 조직 췌장섬(pancreatic islet)을 당뇨병 쥐와 건강한 쥐의 신장에 각각 이식했고, 이들 쥐에 하르민과 GLP-1 관련 약물인 엑센딘-4를 투여했다. 실험의 막바지엔 쥐의 신장을 떼어낸 뒤 3차원 영상 기술을 이용해 베타 세포의 성장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각 약물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함께 투여했을 때 베타 세포의 성장량이 더 확대됐다. 특히 당뇨가 있는 쥐에선 물을 투여한 대조군보다 7배 더 효과가 좋았다.
이뿐만 아니라 혈당 수치도 낮아졌고, 인슐린은 4배가량 증가했다. 스튜어트 디렉터는 “베타 세포의 기능에 즉각적인 개선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베타 세포 수가 느리지만 꾸준히 늘어났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늘어난 베타 세포들은 치료를 중단한 뒤에도 변화 없이 살아남았다. 아네스 부교수는 이에 대해 “세포 증가의 지속성과 당뇨 치료 가능성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새롭게 생성된 베타 세포나 기존 베타 세포의 기능이 개선된 게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 파악하려면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여전히 이 약물들이 작용하는 기전을 조사 중이다. 가르시아-오카냐 학과장은 GLP-1 약물들이 세포 복제의 활성화와 관련된 신호 전달 물질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르민이 세포 복제를 막는 요소를 제거하고 GLP-1이 그 과정에 속도를 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진은 또 이 기술이 섬 세포(islet cell) 또는 췌장 전체를 이식하는 기존의 치료법보다 쉬운 당뇨 치료법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간 대상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스튜어트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이 여러 용량의 하르민 투약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하르민이 환각이나 구역감,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포 증식을 촉진시키는 약물인 만큼 원치 않는 세포, 즉 암세포 등을 증가시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르민 같은 DYRK1A 효소 억제제는 특정 세포를 겨냥해 작용하도록 설계하지 않으면 신체 내 다른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최근 또 다른 연구에선 이 치료법이 췌장섬 내 다른 세포인 알파 세포를 증식시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약물이 필요한 곳에만 작용한다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특정 형태의 하르민의 경우엔 더 적은 용량으로 투여해도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느린 세포 분열 속도가 새로운 의문을 자아낸다. 아네스 부교수는 “빠르게 분열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세포를 생성해낼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아네스 부교수가 내세운 한 가지 가설은 이 치료법이 베타 세포가 아닌 세포들을 베타 세포로 변화시켰을 가능성이다.
그런가 하면 이 치료법은 2형 당뇨 환자에겐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반면 베타 세포 개수가 현저히 적은 1형 당뇨 환자들에겐 한계가 있다. 로라 알론소(Laura Alonso) 미국 뉴욕-프레즈비테리안 웨일코넬메디컬센터(NewYork-Presbyterian/Weill Cornell Medical Center)의 내분비학 및 당뇨 대사 학과장은 인슐린 분비 능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엄청난 양의 베타 세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포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면역체계가 이를 파괴하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오카냐 학과장은 세포 재생 기술에 면역체계 조절 치료법을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의 한계를 “베타 세포가 나오는 수도꼭지를 찾았지만 싱크대에 마개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현재 연구진은 면역체계가 베타 세포를 공격하지 않게끔 하는 방법과 베타 세포를 면역체계가 아예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위장 약물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가르시아-오카냐 학과장은 또 GLP-1 약물이 2형 당뇨 환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하르민은 그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체화된 사고 사슬', 단계별 문제 해결 능력 향상 시각-언어-행동 모델의 한계 극복, 다양한 로봇에서 적용 가능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의 적응력과 실행 속도 개선 필요
UC 버클리, 스탠퍼드, 바르샤바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로봇의 의사 결정 능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키는 새로운 방법론, '체화된 사고 사슬'(Embodied Chain of Thought, 이하 ECoT)을 개발했다.
ECoT는 로봇이 인간처럼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고차원적인 사고와 저차원적인 감각 정보를 통합해 로봇의 작업 이해도와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접근법이다.
또한 연구팀은 ECoT를 통해 로봇이 새로운 작업과 환경에 더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인간의 자연어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행동을 교정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로봇의 자율성과 지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획기적인 성과다.
시각-언어-행동 모델의 한계 극복
시각-언어-행동(Vision-Language-Action, VLA) 모델은 로봇이 언어 지시와 시각 정보를 종합적으로 이해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훈련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로봇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에서도 적절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VLA 모델은 복잡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신중한 계획과 상황 적응이 요구되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주로 행동 관찰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중간 추론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즉 VLA 모델은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데에는 능숙하지만, 복잡한 상황에서 단계별 추론을 통해 최적의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다.
연구팀은 VLA 모델이 탑재된 로봇의 단계별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ECoT에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을 접목했다.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로봇의 행동 데이터를 담은 '브리지데이터 V2(BridgeData V2)'에서 기반 모델을 통해 유용한 특징을 추출했으며, 이를 토대로 ECoT 방식의 단계별 사고 과정을 반영한 합성 훈련 데이터를 생성해 냈다.
또한 연구진은 로봇의 환경 이해를 돕기 위해 객체 감지기와 비전-언어 모델과 같은 다양한 기반 모델을 활용해 로봇 주변 환경에 대한 설명을 생성하고, 객체 정보에 주석을 달았다. 이후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을 통해 작업 계획, 세부 단계, 이동 경로 등을 레이블 형태로 생성하고, 이전에 수집된 객체 정보와 로봇 그리퍼(집게)의 위치 정보를 결합했다. 마지막으로 전체 프로세스를 하위 모듈로 분할해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기 전에 철저한 분석을 거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개선점 및 향후 과제
더 나아가 연구팀은 ECoT 추론 방식이 다양한 로봇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학습 과정에서 접하지 못한 로봇에도 추론 능력을 일반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ECoT는 로봇 학습 데이터 없이도 까다로운 일반화 작업에서 오픈 소스 VLA인 'OpenVLA'의 절대 성공률을 28%나 향상시키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참고로 절대 성공률은 로봇 조작 작업에서 다양한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의 성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성과 지표를 의미한다. 이 지표는 시도된 전체 작업 중에서 성공적으로 완료된 작업의 비율을 나타내며, 모델이 작업을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단순하게 측정한다.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모든 추론 단계가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로봇의 적응력과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소규모 프로젝트에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를 개선하고 ECoT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지만, 대규모 과제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구팀은 현재 제한적인 실행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제어 주파수 최적화를 통한 빠른 작동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ECoT의 기반이 되는 기반 모델은 로봇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기반 모델은 로봇의 다양한 작업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로봇 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ECoT 기술은 아직 발전 단계에 있지만,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로봇 제어 분야의 혁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생산량 증가에도 재고 14.6% 감소, AI 수요 폭증에 반도체도 덩달아 '호황 사이클'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력
수정
반도체 생산지수 163.4,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 기록 생산 증가·가격 상승에도 재고는 14.6% 감소, 호황 사이클 기대감 확산 중국 수출 감소로 적자 쌓았지만, AI 호황에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수순
반도체 업계의 적극적인 공정 가동으로 반도체 생산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도 재고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황 사이클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6월 반도체 생산량 증가, 출하도 증가 흐름
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사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생산지수(계절조정)는 163.4(2020=100)로 집계됐다. 1980년 1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생산이 증가한 가운데 출하도 증가 흐름을 보였다. 실제 6월 반도체 출하는 전월 대비 23.7% 증가했다. 내수 출하(지수:110.0)는 전월 대비 7.0% 감소했으나 수출(지수:199.6) 출하가 28.1% 늘었다. 전체 수출 출하 규모도 내수 출하의 약 6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생산 증가에도 출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반도체 제품 재고는 전월 대비 14.6%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5.5% 감소한 규모로, 반도체 산업의 호황 사이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도체 생산·출하는 이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장비 도입이 가속하고 있는 데다 정부도 설비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월 산업활동동향의 설비투자 측면을 보면 반도체 설비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기계류 설비 투자가 전월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매 자금은 정책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세에도 재고는 줄었다
이번 지표에서 눈에 띄는 건 최근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루고 있음에도 재고가 줄었단 점이다. 통상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충당금 환입이 이뤄진다. 충당금은 재고자산 가치가 하락할 때 회계상 반영하는 비용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 불어나 손익계산서상 비용(매출원가)이 늘어 영업이익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 반대로 환입이 이뤄져 재고자산이 증가한다. 즉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 늘어도 장부상 재고가 더 쌓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단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DS 부문 1분기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31조원에서 1분기 32조원으로 늘었다. 반도체 판매 호조로 재고 자체가 줄어도 재고 감소량이 충당금 환입으로 인한 재고자산 증가량을 상회하지 못해 회계상 '착시'가 발생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분기 들어 재고가 줄어든 건 그만큼 재고가 대폭 줄었단 뜻이다.
중국 의존도 높던 한국, AI로 '반전'
당초 그간 국내 반도체 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높아진 인건비,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다국적 기업의 생산시설 이전으로 내수용 비중을 급격히 늘린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23억4,000만 달러(약 3조1,99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8% 감소했다.
이에 반도체 기업 실적도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DS 부문은 2분기에도 4조3,600억원의 적자를 냈고, SK하이닉스도 지난해 2분기 2조8,82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조1,926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지만, 2022년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 기조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중국이 살아나는 것만이 한국 반도체 업계가 회복하는 길이란 인식이 확산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등 국가에서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AI 산업 호황에 힘 입어 반도체 업계까지 덩달아 호조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생성형 AI 시장이 날로 커지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선 HBM·DDR5·SSD 등 서버용 메모리 제품의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을 중심으로 고객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등 AI 중심의 매출 성장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도 AI 칩셋에 이용되는 HBM 칩 및 데이터센터 서버 등 부문이었다.
향후 AI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4년 하반기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와 기업들이 AI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AI 서버가 (메모리) 시장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AI 반도체는 가시성 높은 장기 실적 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어 1990년대 이름에 '닷컴'만 들어가면 주가가 급등했던 닷컴 버블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글로벌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3년 이내에 AI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AI 반도체 수요는 향후 3년간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호재를 이어 나갈 만한 역량과 배경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내재되기 시작했단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동현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입력
수정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1,400% 넘게 증가 메모리 수요 회복에 반도체 매출 TSMC 추월 외신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기대감 높아"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으로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2년 만에 업계 1위 TSMC를 넘어서며 실적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은 3분기 이내에, 12단 제품은 하반기에 양산해 공급하는 등 HBM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실적 개선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4조683억원, 10조4,4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44%, 1462.29% 증가한 규모다. 순이익은 470.97% 늘어난 9조8,41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만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TSMC의 매출 6,735억1,000만 대만 달러(약 28조3,800억원)를 넘어섰다.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이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크게 개선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며 DDR5(더블데이터레이트)와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제품의 수요가 확대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DDR5, 서버SSD, HBM 등 서버 응용 제품의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대폭 호전됐다.
시스템LSI의 경우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등의 공급이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AI 서버 구축을 위한 HBM 등 서버용 메모리 제품의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서버·PC·모바일 전 분야에 최적화된 QLC(쿼드레벨셀) SSD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낸드 가격 반등세 뚜렷, 실적 개선 빨라질 듯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성장 모멘텀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15~20% 인상한다고 주요 고객사에 통보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20% 이상 인상했다. AI 열풍이 서버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대규모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일부 제품의 품귀현상까지 발생해 고객사의 물량 확보 의지가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이 역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표적 서버용 D램인 DDR4(64GB) 가격도 수치상으로는 2분기 140달러에서 3분기 144달러로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가 확대되면서 실제로는 160달러(약 22만원) 이상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재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 최종 협상 가격이 15%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D램 가격 인상에 회의적이었으나 지난 4월 3일 발생한 대만 지진의 여파로 마이크론이 D램 가격을 두 자릿수 인상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이 대열에 동참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과 실적 반등의 배경으로 삼성전자의 시장 전략 조정을 지목한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저점으로 하락했을 때 삼성전자는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유도했는데, 이 시기 메모리 반도체 생산 감소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지난해 삼성전자 DS 부문은 15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자, 제품 가격을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고 반년 만에 영업이익 17조원의 대반전을 이뤄냈다.
HBM3E 엔비디아 승인, HBM4 양산에 승부수
여기에 HBM3E의 엔비디아 납품도 이익 증가에 한몫할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3E 대량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을 오는 8~9월로 예상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도 "삼성전자가 일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2~4개월 이내에 HBM3E 엔비디아 인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AI 가속기 분야를 선도하는 엔비디아 지원을 더 빨리 받을수록,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역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를 둘러싼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조만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 인식도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5년에 삼성전자는 HBM 시장 점유율을 최소 10% 늘려 약 5조5,3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고성능 AI 칩 경쟁에서 SK하이닉스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HBM3E를 양산하면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1년에서 1분기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경쟁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다. HBM4는 제품 양산에 신기술이 도입되고 고객 맞춤형 기능이 대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HBM 부문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았다. D램을 쌓아 만드는 HBM의 가장 밑단인 '로직다이'를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HBM4의 성능을 크게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객 맞춤형 제작에 능한 파운드리 기업의 역량이 필수적이다.
이에 HBM의 강자인 SK하이닉스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손을 잡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IDM) 기업인 점을 앞세워 HBM 기술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다. 삼성은 HBM4의 로직다이 제작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기로 했다. 4나노 파운드리는 70%가 넘는 수율을 자랑하는 삼성의 '간판 공정'으로, 칩 성능과 전력 사용량 측면에서 엄청난 강점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역전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세화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입력
수정
완전자본잠식 빠진 트릿지, 애그테크 최초 유니콘 기업의 추락 자구책 마련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회의적,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려울 것" 러-우전쟁 등으로 날개 달았던 애그테크 업계, 지난해 들어 투자 침체 심화
국내 애크테크(농업기술) 스타트업 최초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에 등극하며 기대를 모았던 트릿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실적 악화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데다 신규 투자금 유치마저 난항을 겪으면서다. 한때 차세대 유니콘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그린랩스도 몸집 줄이기에 주력하는 등 생존에 급급한 모양새다. 애그테크 업계 전반의 침체가 가시화했단 평가가 시장을 중심으로 쏟아진다.
애그테크 유니콘 트릿지, 실적 악화에 완전자본잠식까지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농수산물 플랫폼 기업으로 주목받던 트릿지는 최근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데이터 서비스로 사업을 강화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함에 따라 출구전략 마련에 나선 것이다.
트릿지는 2015년 설립된 농식품 스타트업으로, 해외 농산물을 직접 트레이딩하는 것을 비롯해 글로벌 농·축·수산물 무역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해 왔다. 트릿지는 전 세계 약 120억 건에 달하는 농·축·수산물 무역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다리처럼 연결하는 등 푸드테크 분야 혁신을 일궈내며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2년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펀딩을 성사시키며 인정받은 기업가치도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트릿지는 이를 포함해 1,418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릿지의 손실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트릿지의 영업손실은 2021년 169억원, 2022년 599억원, 2023년 38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도 -57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4월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을 제기한 이유다. 트릿지에 500억원을 투자한 DS자산운용이 회사 지분을 100% 상각 처리한 것도 트릿지의 경영 상태가 악화했음을 방증한다.
이탈리아에 솔루션 수출 등 자구책 마련 본격화
위기가 가시화하자 트릿지는 흑자 전환을 위한 자생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 기관에 솔루션을 수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 5월 트릿지는 이탈리아 정부 수출진흥기관인 ITA(Italian Trade Agency)와 대규모 '데이터 기반 마켓플레이스' 솔루션 계약을 체결했다. ITA는 이탈리아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이탈리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이다.
ITA와의 계약을 통해 트릿지는 농식품 부문 공식 파트너사로 채택됐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농식품 기업들을 트릿지 이탈리아관에 입점시켜 글로벌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이탈리아 농식품 기업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해 자사 역량을 강화하겠단 게 트릿지의 최종 목표다. 현지 농식품 기업들의 수출과 신시장 개척 등 수출 진흥 활동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트릿지는 자사가 운영 중인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에 이탈리아관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유망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문무역상사는 수출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의 간접수출 지원을 위해 운영되는 제도로, 전문무역상사에 지정되면 유망기업 매칭, 수출보험료 할인, 마케팅 지원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트릿지는 전문무역상사 지정에 따른 다양한 혜택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전문무역상사 단체관 참가, 수출멘토링 등 프로그램을 통해 수출 초보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규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신호식 트릿지 대표는 "정부의 신뢰에 걸맞게 국내 농식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애그테크 업계 투자자 관심 식었다, 그린랩스도 '몸집 줄이기'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사업 확장 및 강화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인 데다 마지막 투자를 받을 때 몸집(기업가치)이 지나치게 커진 탓에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려워진 탓이다. 애그테크 분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떨어진 것도 트릿지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당초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애그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실제 투자 플랫폼 애그펀더에 따르면 글로벌 애그테크 투자금은 2018년 200억 달러(약 27조원)에서 2021년 520억 달러(약 70조 6,000억원)로 두 배 넘게 불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023년에 접어들면서 애그테크 분야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식었다.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Pitchbook)이 공개한 '애그테크 보고서(Agtech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애그테크 스타트업들은 총 172건의 거래를 통해 19억 달러(약 2조6,000억원)의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직전 분기 대비 39% 감소한 수준이다. 동기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건수도 고작 14건(5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IPO 시장이 축소한 데다 이자율이 상승해 인수합병 여건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애그테크 업계 전반에도 침체가 가속하는 분위기다. 한때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업계의 기대를 받았던 그린랩스도 마찬가지다. 그린랩스는 지난 2017년 법인 설립 이후 국내 최초로 농업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막대한 성과를 보여왔지만, 지난해 초 기존 경영진의 경영 실책 및 부정행위, 투자시장 침체 등 이슈로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에 그린랩스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스마트팜 사업을 정리하고 농산물 데이터 사업이 집중하는 등 사업 전략을 구사하며 적자 폭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500여 명에 달했던 직원도 100명 수준으로 줄였다. 그 결과 그린랩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원으로 손실을 전년(-1,020억원) 대비 64.8%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다만 동기간 영업매출 역시 2,807억원에서 373억원으로 86.7% 급감했다. 결국 그린랩스는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애그테크 업계의 현실을 직접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입력
수정
위고비와 같은 GLP-1 유사체 계열 비만 치료제 '삭센다' 알츠하이머 환자 시험 결과, 뇌 수축률·인지기능 저하 속도↓ 비만·당뇨 넘어 뇌·신장 질환에도 효과, 적응증 확대 경쟁 가속
비만 치료제가 알츠하이머 치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기억과 인지 능력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수축되는 속도를 늦춰 치매 진행 속도를 막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비만 치료제 '삭센다', 치매 진행 늦춘다
1일 알츠하이머협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진은 미국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학술대회(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에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삭센다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투여하자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18% 느려졌다고 밝혔다. 마리아 카리요(Maria C. Carrillo) 알츠하이머협회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양상을 바꿀 수 있는 더 많은 옵션이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고 예방할 수 있는 ‘약속의 시대’에 있다”고 평가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5,500만 명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신경세포 안밖에 이상 단백질들이 축적되면서 기억력과 학습력 같은 인지 기능이 손상된다. 연구진은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204명을 모집해 소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절반에게는 삭센다의 주요 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Lilaglutide)를 투여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가짜약(위약)을 투여한 후 1년 뒤 뇌 기능의 변화를 평가했다. 리라글루타이드는 이미 빅토자(Victoza)라는 이름의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 2010년 미 식품의약국(FDA) 첫 승인을 받았다. 이후 노보 노디스크가 리라글루타이드를 개선한 물질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발굴해, 오젬픽(당뇨병)과 위고비(비만치료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당초 리라글루타이드가 뇌의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도당은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으로, 뇌가 포도당을 많이 썼다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한 환자와 위약을 투여한 환자 사이에서 뇌의 포도당 대사율은 차이가 없었다. 대신 뇌 조직의 수축을 막는 효과가 확인됐다.
아울러 뇌 수축을 차단해 인지 기능 저하도 막았다. 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한 환자는 기억력, 이해력, 언어력, 공간지각 능력을 확인하는 인지 기능 검사에서 위약을 투여한 환자보다 인지 기능 감소율이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폴 에디슨(Paul Edison)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뇌 수축이 느려진다는 것은 리라글루타이드가 뇌를 보호한다는 의미”라며 “리라글루타이드는 뇌의 염증을 줄이고,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단백질의 독성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웨덴 연구진도 "삭센다, 치매 발병 위험 축소" 입증
앞서 지난 6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도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리라글루타이드가 65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스웨덴 보건위원회 통계를 토대로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GLP-1 유사체와 DPP-1억제제, 설포닐우레아를 처방받아 복용한 65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8만8,381명을 추적 관찰했다. GLP-1 유사체 처방 환자는 1만2,351명, DPP-4억제제는 4만3,850명, 설포닐우레아는 3만2,216명이었다.
평균 4.3년을 추적한 결과, 8만8,381명 가운데 5.2%인 4,607명에서 치매가 나타났다. 그런데 GLP-1 유사체 복용 환자의 치매 발병률이 현저히 낮았다. 이 기간 동안 GLP-1 유사체 복용 환자는 278명(1,000명당 6.7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는 DPP-4억제제 1,849명(1,000명당 11.8명) 설포닐우레아 2,480명(1,000명당 13.7명)보다 낮은 수치로, 즉 빅토자를 복용한 사람이 설포닐우레아와 DPP-4 억제제를 복용한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현저히 낮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연령 △등록 연도 △성별 △사회·경제적 요인 △건강 상태와 과거 사용 약물 등을 조정해도 이 같은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만치료제, '만병통치약' 되나, 심혈관·뇌 질환·수면장애에도 효능
이에 제약사들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파이프라인 적응증을 잇따라 확대하고 있다. 기업 매출 상승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약으로 시작해 비만치료제로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비만 외에 다양한 만성질환까지 치료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며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노보 노디스크 오젬픽 매출은 43억 달러(약 5조9,000억원), 위고비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기록했으며, 2월 기준 노보 노디스크가 차지하고 있는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비만치료제의 글로벌 점유율은 85.4%까지 치솟았다. 지난 1분기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포함한 일라이 릴리 매출도 23억 달러(약 3조1,700억원)에 달했다. 현재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각각 10위와 13위다.
이런 가운데 GLP-1 계열 약물을 중심으로 한 비만약 시장은 이제 심혈관질환·치매·수면장애·비알코올성 지방간(MASH)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3월 미국 FDA에 비만 과체중 환자의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를 위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를 쓸 수 있도록 승인받았으며, 젭바운드 또한 관련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심혈관 질환 다음으로 유력한 적응증 분야는 신장 질환이다. 지난 5월 열린 유럽 신장학회(ERA)에서 발표한 SELECT 시험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지만 당뇨병이 없는 심혈관 질환 환자의 경우 2.4mg의 세마글루타이드가 신장 기능 저하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MASH를 개선하는 효능도 임상을 통해 입증되는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하면서 '만병통치약'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김민주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지금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만 골라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입력
수정
텍사스 검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메타 제소 10년간 얼굴 인식 기술에 고객 사진 무단 사용해 주요국 규제 강화 속에 중국 얼굴 인식 기술 성장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텍사스주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송에 대해 2조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메타가 2010년대에 페이스북에서 이용자의 얼굴을 자동 인식하고 해당 데이터를 축적·사용했는데, 사전 동의조차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주요국 정부가 얼굴 인식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고객 생체 정보 등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텍사스주 개인정보보호법 소송, 2년 만에 마무리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2022년 텍사스주가 제기한 개인정보보호 소송에 대해 14억 달러(약 1조9,300억원)에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텍사스주검찰은 페이스북이 얼굴 인식 기술 등을 통해 주민 수백만 명의 생체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사용한 것을 문제 삼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 검찰이 소송을 제기한 핵심 기능은 페이스북의 '얼굴 인식 시스템이'다. 소송 제기 당시 텍사스 검찰은 메타가 해당 시스템을 이용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이상 페이스북 이용자가 올린 사진 속 얼굴 구조 등 생체 정보를 파악해 이를 무단으로 사용했으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메타는 "검찰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2010년 메타는 페이스북에 게재한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 속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게시한 사진 속 얼굴을 식별해 해당 인물의 계정을 태그하라고 추천하는 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정부나 경찰, 기업 등이 사찰, 수사, 개인신상 추적 등에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결국 페이스북은 2021년 11월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용자 1억명의 생체 인식 데이터를 삭제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을 폐지했다.
소송을 주도한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부 장관은 "메타의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인해 정보 보호 권리가 침해된 시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의를 추구했다"며 "이번 합의는 단일 주가 제기한 소송 중 가장 큰 합의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메타와 텍사스주가 합의한 14억 달러는 메타의 분기 매출의 4%, 순이익의 10%를 넘는 규모다. 메타도 "문제를 해결하게 돼 기쁘다"며 "텍사스에서 사업 투자를 심화할 수 있는 미래 기회를 모색하고 잠재적으로 데이터 센터를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텍사스주에 앞서 일리노이주에 7,600억원 합의금 지급
NYT에 따르면 미국 내 개인의 생체 정보 수집을 법으로 제한하는 지역은 텍사스주, 일리노이주, 워싱턴주 3곳으로 텍사스주에 앞서 지난 2015년 일리노이주가 메타에 얼굴 인식 데이터를 무단 수집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메타는 2020년 합의금 5억5,000만 달러(약 7,600억원)를 지불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페이스북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약 1년 5개월간 이용자 동의 없이 얼굴 인식 데이터를 생성·수집한 데 대해 메타에 64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가 3일에 걸친 논의 끝에 가 AI규제법(The AI Act)를 제정했다. 해당 규제는 AI 규제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입법 제안으로 AI 기술의 위험 정도에 따라 4가지 등급으로 나눠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얼굴 인식 기술을 가장 강한 등급인 '용인할 수 없는(unacceptable) 위험'으로 선정하고 기술 활용 분야를 국가 안보 등으로 제한했다. 다만 인신매매 피해자 수색 등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한 실시간 안면 인식은 허용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얼굴 인식 기술과 관련해 개인정보 수집, 사생활 침해, 알고리즘 편향 등 리스크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소송과 대규모 합의금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얼굴 인식 기술은 눈, 눈썹, 코, 입, 턱 등 얼굴 주요 부위 데이터를 추출한 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얼굴 데이터와 비교해 사람을 인식한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표본도 부족한 데다 최근 주요국에서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로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정확성을 높인 기술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
中, 데이터 활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
반면 중국의 얼굴 인식 기술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주요국과 달리 중국은 범정부 차원의 지원 아래 대규모 데이터를 축적해 놓고 있어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공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도입 사례를 보면 △얼굴 인식을 활용한 결제·송금 등 금융 서비스 △무단횡단 등 교통 법규 위반자 단속 △출입국 심사 시 신분 대조 △지하철 통행 시스템 △학교 출석 등 다양한 곳에 적용 중이다.
특히 CCTV를 통한 범죄자 수사·검거에 얼굴 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부터 '톈왕(天網·하늘의 그물)'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주요 도시에 범죄 예방을 위해 고도화된 CCTV를 설치하는 공공 프로젝트로, 최근에는 7명을 살해하고 도주 행각을 벌여온 수배자를 20년 만에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수배자가 도피 기간 성형 수술로 얼굴을 위장하고 가짜 신분증을 이용했지만 중국 공안은 빅데이터와 얼굴 인식 기술 등을 이용한 CCTV를 통해 수배자를 특정하고 결국 체포에 성공했다.
하지만 얼굴 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확보되지 않을 때 뒤따르는 심각한 부작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얼굴 인식 기술의 오류로 무고한 사람을 절도범으로 간주해 체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상점 내 CCTV에 찍힌 범인의 얼굴을 얼굴 인식 기술로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에 게시한 사진과 비교해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체형 등에 큰 차이를 보여 동일인이 아니라고 판단해 뒤늦게 석방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AI Pessimism, just another correction of exorbitant optimism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Ethan McGowan
Position
Professor
Bio
Founding member of GIAI & SIAI
Professor of Data Science @ SIAI
입력
수정
AI talks turned the table and become more pessimistic It is just another correction of exorbitant optimism and realisation of AI's current capabilities AI can only help us to replace jobs in low noise data Jobs needing to find new patterns and from high noise data industry, mostly paid more, will not be replaceable by current AI
There have been pessimistic talks about the future of AI recently that have created sudden drops in BigTech firms' stock prices. In all of a sudden, all pessimistic talks from Investors, experts, and academics in reputed institutions are re-visited and re-evaluated. They claim that ROI (Return on Investment) for AI is too low, AI products are too over-priced, and economic impact by AI is minimal. In fact, many of us have raised our voices for years with the exactly same warnings. 'AI is not a magic wand'. 'It is just correlation but not causality / intelligence'. 'Don't be overly enthusiastic about what a simple automation algorithm can do'.
As an institution with AI in our name, we often receive emails from a bunch of 'dreamers' that they wonder if we can make a predictive algorithm that can foretell stock price movements with 99.99% accuracy. If we could do that, why do you think we would share the algorithm with you? We should probably keep it for secret and make billions of dollars just for ourselves. As much as the famous expression by Milton Friedman, a Nobel economist, 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If we have a perfect predictability and it is widely public, then the prediction is no longer a prediction. If everyone knows the stock A's price goes up, then everyone would buy the stock A, until it reaches to the predicted value. Knowing that, the price will jump to the predicted value, almost instantly. In other words, the future becomes today, and no one gets benefited.
AI = God? AI = A machine for pattern matching
A lot of enthusiasts have exorbitant optimism that AI can overwhelm human cognitivie capacity and soon become god-like feature. Well, the current forms of AI, be it Machine Learning, Deep Learning, and Generative AI, are no more than a machine for pattern matching. You touch a hot pot, you get a burn. It is painful experience, but you learn that you should not touch when it is hot. The worse the pain, the more careful you become. Hopefully it does not make your skin irrecoverable. The exact same pattern works for what they call AI. If you apply the learning processes dynamically, that's where Generative AI comes. The system is constantly adding more patterns into the database.
Though the extensive size of patterns does have great potential, it does not mean that the machine has cognitive capacity to understand the pattern's causality and/or to find new breakthrough patterns from list of patterns in the database. As long as it is nothing more than a pattern matching system, it never will.
To give you an example, can it be used what words you are expected to answer in a class that has been repeated for thousand times? Definitely. Then, can you use the same machine to predict the stock price? Aren't the stock market repeating the same behavior over a century? Well, unfortunately it is not, thus you can't be benefited by the same machine for financial investments.
Two types of data - Low noise vs. High noise
On and near the Wall Street, you can sometimes meet an excessively confident hedge fund manager with claims on near perfect foresight for financial market movements. Some of them have outstanding track records, and surprisingly persuasive. In New York Times archive back in 1940s, or even as early as 1910s, you can see people with similar claims were eventually sued by investors, arrested due to false claims, and/or just disappeared from the street within a few years. If they were that good, why then they lost money and got sued/arrested?
There are two types of data. One set of data that you can see from machine (or highly controlled environment) is called 'Low-noise' data. It has high predictability. Even in cases where embedded patterns are invisible by bare eyes, you either need more analytic brain or a machine to test all possibilities within the possible sets. For the game of Go, the brain was Se-dol Lee and the machine was Alpha-Go. The game needs to test 19x19 possible sets with around 300 possible steps. Even if your brain is not as good as Se-dol Lee, as long as your computer can find the winning patterns, you can win. This is what has been witnessed.
The other set of data comes from largely uncontrolled environment. There potentially is a pattern, but it is not the single impetus that drives every motion of the space. There are thousands, if not millions, of patterns that the driver is not observable. This is where randomness is needed for modeling, and it is unfortunately impossible to predict accurate move, because the driver is not observable. We call this set of data 'High-noise'. The stock market is the very example of such. There are millions of unknown, unexpectable, and at least unmeasurable influences that disable any analyst or machine to predict with accuracy level upto 100%. This is why financial models are not researched for predictability but used only to backtest financial derivatives for reasonable pricing.
Natural language process (NLP) is one example of low noise. Our language follows a certain set of rules (or patterns), which are called grammar. Unless you are uneducated or intentionally out of grammar (or make mistakes), people generally follow grammar. Weather is mostly low noise, but it has high noise components. Sometimes typhoons are unpredictable, or less predictable. Stock market? Be my guest. There have been 4 Nobel Prizes given to financial economists by year 2023, and all of them are based on the belief that stock markets follow random processes, be it Gaussian, Poisson, and/or any other unknown random distributions. (Just in case, if a process follows any known distribution, that means it is probabilistic, which means it is random.)
Potential benefits of AI
We as an institution hardly believe current forms of AI will make any significant changes in businesses and our life in short term. The best we can expect is automation of mundane tasks. Like laundary machine in early 20th century. ChatGPT already has shown us a path. Soon, CS operators will largely be replaced by LLM based chatbots. US companies actively outsourced the function from India for the past a few decades, thanks to cheaper international connectivity via internet. It will still remain, but human actions will be needed way less than before. In fact, we already get machine generated answers from a number of international services. If we complain about a program's malfunction on a WordPress plugin, for instance, established services email us machine answers first. For a few cases, it actually is enough. The practice will become more popular to less-established services as it becomes easier and cheaper to implement.
Teamed up with EduTimes, we also are working on a research to replace 'Copy Boys/Girls'. Journalists that we know from large news magazines are not always running on the street to find new and fascinating stories. In fact, most of them read other newspapers and rewrite the contents as if they were the original sources. Although it is not an important job, it is still needed for the newspaper to run. They need to keep up the current events, accoring to the EduTimes journalists from other renouned newspapers. The copy team is usually paid the least and seen a death sentence as a journalist. What makes the job more sympathetic on top of the least respect, it will soon be replaced by LLM based copywriters.
In fact, any job that generates patterned contents without much of cognitivie functions will gradually be replaced.
What about automotive driving? Is it a low-noise pattern job or a high-noise complicated cognitive job? Well, although Elon Musk claims high possibility of Lv. 4 auto-driving within next a few years, we don't believe so. None of us at GIAI have seen any game theorists have solved multi-agent ($n$>2) Bayesian belief game with imperfect information and unknown agent types by computer so that the automotive driving algorithm can predict what other drivers on the road will do. Without the right prediction of others on the fast moving vehicles, it is hard to tell if your AI will help you successfully avoid other crazy drivers. The driving job for those eventful cases needs 'instinct', which requires another set of bodily function different from cognitive intelligence. The best that the current algorithm can do is to tighten it up to perfection for a single car, which already needs to go over a lot of mathematical, mechanical, organisational, legal, and commercial (and many more) challenges.
Don't they know all that? Aren't the Wall Street investors self-confident, egocentric, but ultra smart that they already know all the limitations of AI? We believe so. At least we hope so. Then, why do they pay attention to the discontentful pessimism now, and create heavy drops in tech stock prices?
Guess the Wall Street hates to see Silicon Valley to be paid too much. American East often think the West too unrealistic and floating in the air. OpenAI's next round funding may surprise us in a totally opposite direction.
Member for
1 month 3 weeks
Real name
Ethan McGowan
Position
Professor
Bio
Founding member of GIAI & SIAI
Professor of Data Science @ SI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