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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C 낸드서도 '삼성-SK하이닉스' 경쟁 구도, AI 시대 아래 시장 주도권 선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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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장에 급부상한 QLC 낸드플래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도 덩달아 호재
7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솔리다임, 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로
QLC로 원가 절감 노리는 업계, "TLC 대비 30%의 원가 절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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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낸드플래시가 전력 효율성이 경쟁력의 척도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북미 서버 고객사들은 빠른 읽기 속도와 적은 전력 소비가 장점인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주문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QLC(쿼드러플레벨셀) 구조를 채택한 SSD 제품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을 집적할 수 있어 올해 낸드 시장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AI 시대에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QLC 낸드'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미 대형 IT·서버 기업들은 스토리지 제품 주문을 다시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용 서버 흐름이 학습용 AI에서 추론용 AI로 넘어가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구축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중요시 여기게 된 영향이다. 트랜드포스는 올해 QLC 기업용 SSD 출하량이 30엑사바이트(Exabyte)로 전년 대비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Q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제품도 거듭 출시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32단 QLC 낸드플래시 기반 SSD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에 대해 마이크론은 "현재 상용화된 주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밀도가 28% 높고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입출력(I/O) 속도가 50%, 읽기 속도는 24% 프로그래밍 성능은 31%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232단 QLC 낸드플래시 저장장치의 안정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같은 가격대의 TLC 제품보다 뛰어난 속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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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업은 삼성·SK하이닉스, "시장점유율도 견고히 할 듯"

업계에선 기업용 QLC 수요 증가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는다. 현재 기업용 SSD에서 QLC 제품 인증을 받은 업체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과 삼성전자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용 SSD 시장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두체제가 더욱 공고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업용 SSD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5%로 1위,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가 32%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마이크론과 키옥시아는 각각 10%, 8%를 기록하며 1, 2위와 큰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 QLC SSD 선호 흐름까지 합세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QLC 낸드 분야 1위 마이크론을 따라잡으려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단 평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간 QLC 낸드플래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시장 주도권 경쟁에 거듭 참여해 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컨트롤러 기술력을 통해 QLC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컨트롤러는 낸드가 들어간 SSD 등 각종 저장용 장치에 탑재돼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쓸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24일엔 올 하반기 QLC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QLC 낸드를 메인스트림(주류)으로 옮겨 기술력 향상을 이뤄왔음을 가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도 큰 호황을 맞았다.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던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이 7분기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덕이다. 솔리다임은 그간 QLC SSD 제품 개발에 힘쓰면서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왔다. 이전까지는 SSD 업황이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밀리며 솔리다임의 강점이 퇴색됐지만, AI 시대 도래에 따라 SSD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시너지 효과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솔리다임을 인수하면서 기존 6강 체제였던 낸드 시장을 5강 체제로 전환한 것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 호재로 작용했다. 경쟁 구도 약화 및 자사 역량 강화를 한 번에 이룸으로써 업황 회복 시점에 실적 반등 폭이 더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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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4TB(테라바이트) QLC SSD/사진=삼성전자

원가 절감에 용이한 QLC, 수명 등 단점도 불식 수순

이처럼 QLC 제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건 원가 절감을 통해 그만큼 수익성을 늘릴 수 있어서다. 낸드는 한 개 셀에 몇 개 정보(비트)를 담는지에 따라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 쿼드레벨셀(QLC)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 이전까지 낸드 제조사들의 주력 상품은 1개의 셀에 3비트까지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트리플레벨셀(TLC) 제품이었으나, QLC 방식의 효율성에 이목이 쏠리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낸드플래시의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는데, 이렇게 원가를 절감하면 대용량 SSD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QLC는 하나의 셀에 4비트의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SLC보다 4배의 용량을 더 담을 수 있다"며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QLC는 TLC 대비 30%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TLC보다 적은 정보를 저장하는 MLC, SLC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커진단 의미다.

특히 QLC 기업용 SSD는 HDD와 비교해 뛰어난 읽기 속도를 제공하고 최대 64TB(테라바이트)까지 확장된 용량을 제공하면서 추론용 AI 서버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범용 서버에 사용되는 HDD는 일반적으로 20~24TB의 용량을 제공하는 반면, 64TB QLC 기업용 SSD는 전력 소비가 적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용량을 위한 공간도 적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단 것이다. 낸드 시장의 구심점이 QLC로 옮겨지는 양상을 보이는 주원인도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이전엔 소비자들 사이에서 'QLC SSD는 수명이 짧고 속도가 느리다'는 막연한 불안이 확산해 있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불식되는 분위기다. 실제 초창기 QLC는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품질이 낮았다. 그러나 이후 낸드플래시를 위로도 쌓아 올리는 3D V-낸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층으로 쌓은 낸드 플래시에 비해 수명‧속도를 확보하는 데 성공, 안정성과 속도를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도 QLC SSD의 수명·속도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주류 평가다. SSD는 용량이 높을수록 수명이 길어 2TB, 4TB 수준의 제품을 주로 선택하는 개인 사용자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데다, 속도 문제도 저장된 데이터를 SSD로부터 읽어오는 작업이 주를 이루는 개인 사용자 작업에선 영향이 적다는 것이다. 기술 발전과 AI 시대의 도래가 맞물리면서 QLC SSD를 통한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 제고 가능성도 가시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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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다임 흑자전환에 탄력 받은 SK하이닉스, '삼성 1위' D램 시장 주도권 경쟁 강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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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대 최대 매출 올린 SK하이닉스, 'AI 붐'에 낸드 호황 영향
결과적으로 '성공'한 솔리다임 인수, QLC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 노린다
D램 시장서도 주도권 잡나, 올해 설비투자 14조원까지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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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AI 서버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D램 시장이 활성화된 영향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흑자를 견인한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낸드플래시였다. 시장에서 'SK의 실수'라는 지적이 쏟아지던 솔리다임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SK하이닉스 흑자전환, 동력은 D램·낸드플래시

25일 SK하이닉스가 공개한 올 1분기 매출은 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4.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D램에서 2조원 넘는 영업 흑자를 내고 낸드플래시 사업이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에 대해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강조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낸드플래시 사업이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솔리다임이 살아나기 시작한 게 흑자의 배경으로 지목되면서다. 최근 AI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기업용 SSD를 주력으로 내세운 솔리다임이 상승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 CFO도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낸드는 수요 약세 환경에서도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프로덕트 믹스 개선과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 이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환입 등 효과로 흑자 전환했다”며 “2분기에도 우호적인 가격 환경과 회사의 경쟁력 있는 고용량 SSD 제품의 급격한 수요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재고평가손실 환입 등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라도 흑자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리다임의 시장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기술적으로 앞서나가던 솔리다임이 시장의 AI 수요 기조와 맞물리면서 호조세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란 시선에서다. 실제 기업용 SSD에 있어 솔리다임의 경쟁력은 특출나다. 일찍이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 사업에 뛰어든 덕에 QLC 낸드 분야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QLC 낸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로, 비트 2개를 저장할 수 있는 멀티레벨셀(MLC), 3비트를 저장하는 트리플레벨셀(TLC) 낸드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고용량을 구현하는 게 쉽다.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MLC나 TLC보다 QLC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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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M&A' 솔리다임도 부활 신호탄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에 대한 재평가도 속속 이뤄지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즉 솔리다임을 끌어들인 건 2020년 10월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손에 넣기 위해 90억 달러(약 12조4,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였으나, 인수 이후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낸드 업황이 곤두박질치면서 2021~2023년 7조4,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주요 종속기업 중 순손실이 가장 큰 기업도 솔리다임이었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매출 3조110억원, 순손실 4조34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대비 매출은 35.9% 감소, 순손실은 21.3%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도 솔리다임 인수는 실패한 M&A라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인수 자금과 적자 가중으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차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약 32조원으로, 전년 동기(약 24조원) 대비 8조원가량 증가했다.

SK하이닉스 기존 낸드사업부의 기술력이 부쩍 성장한 점도 솔리다임에 대한 부정평가를 키웠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기업용 SSD는 원천기술이 달라 독자적인 기술력 향상은 솔리다임의 인수 여부와 관계가 없다. 솔리다임의 존재감이 내부적으로도 희석된 셈이다. 이에 대해 당시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그새 기존 낸드사업부 기술력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 SK 내부에서도 굳이 솔리다임을 인수해야 했었나라는 회의론이 나온다"며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실패한 M&A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에도 긍정적인 요인은 있었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인수하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의 판도가 전면 개편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WD) 등 6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SK하이닉스가 인텔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5강 구도로 전환, 경쟁 강도가 약화했다. 그만큼 업황 회복 시점에 실적 반등 폭이 커진 것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M&A였지만, 올해 들어선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며 '결과적으로 성공'한 M&A가 됐다"고 전했다.

D램에 몰두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업황 개선에 발맞춰 D램도 적기 공급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HBM3E 공급을 늘려 2분기 D램 출하량을 전 분기 대비 10% 중반대 상승시키겠단 게 목표다. 더불어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을 연내 출시해 고용량 서버 D램 시장도 주도한다.

이와 관련해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HBM3E 12단 제품은 고객의 요청 일정에 맞춰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쳐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HBM3E의 경우 현재의 진척도를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HBM3와 비슷한 수준의 수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수익성 고도화를 위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 왔던 설비투자 눈높이도 다시 올려 잡는다. 지난 24일 충청북도 청주에 건설할 차세대 D램을 위한 신규 팹 M15X에 장기적으로 2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설비투자를 6조원대까지 줄였지만, 올해는 14원가량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의 경쟁 구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더 높아 실적 개선 수준이 SK하이닉스보다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램 업황 개선을 겪으며 서버용 D램 출하량이 60%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룬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9억5,000만 달러(약 11조원)로, 이는 직전 분기 대비 51.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도 3분기 38.9%에서 4분기 45.5%로 높아졌다. 이에 반해 SK하이닉스는 직전 분기 대비 20.2% 증가한 55억6,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의 D램 매출을 올렸음에도, 막상 점유율은 34.3%에서 31.8%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3분기 4.3%p에서 지난해 4분기 14%p도 부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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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그룹 인수 이후 '중국산' 딱지 붙은 로터스, 오히려 잘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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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지리그룹 투자 딛고 사상 최대 판매량 달성
"중국산이라고 무시 마라" 지리그룹과 질주하는 스웨덴 볼보
저가는 볼보, 프리미엄은 로터스? 지리그룹의 판매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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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전기 SUV '일레트라'/사진=로터스

2017년 중국 지리(GEELY)그룹의 품에 안긴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Lotus)'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이 인수하면 럭셔리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불식, 성공적으로 전기차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다.

지리그룹 품에서 성장하는 로터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로터스의 차량 판매량은 6,970대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로터스 지분을 대거 인수한 중국 지리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올린 결과다. 지리그룹은 로터스의 지분 51%를 확보한 뒤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 공격적으로 성장 동력을 공급한 바 있다. 이는 고가 전기차 시장의 경쟁자인 포르쉐, 테슬라 등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후 지리그룹은 로터스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8억7,000만 달러(약 1조 1,99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다. 볼보, 폴스타, EcarX, 지커 등 지리그룹의 품에 안긴 여타 자동차 브랜드도 줄줄이 미국·스웨덴 증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이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지리그룹의 ‘중국산 럭셔리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고스란히 투입됐다. 그 중심축에는 로터스가 있었다.

시장에서는 로터스가 중국 전기차 시장의 '타깃 확대 전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최근 중국은 1,000만원짜리 초저가 전기차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럭셔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 세계 각국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로터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싸구려' 제품을 판매한다는 기존의 시장 인식에서 탈피, 새로운 시장 수요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스웨덴 '볼보' 전철 밟을까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로터스가 지리그룹 산하 스웨덴 자동차 기업 '볼보(Volvo)'와 유사한 성장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지리그룹은 2010년 3월 포드로부터 18억 달러(약 2조4,800억원)에 볼보 승용차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유럽의 헤지펀드 '세비안캐피털'로부터 볼보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볼보AB' 지분 8.2%를 매입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32억4,000만 달러(약 3조4,860억원)에 달했다. 지리그룹이 볼보의 승용차·상용차 부문 전반을 장악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볼보가 지리그룹의 품에 안긴 이후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2010년 지리그룹이 볼보 승용차를 인수했을 당시, 시장에서는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는 평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곤 했다. 지리그룹의 과감한 M&A가 실패로 귀결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지리차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볼보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 생산 라인 전체를 바꾸고, 소형차 라인업도 늘렸다. 출시 후 10년 동안 변화가 없어 시장의 외면을 받던 볼보의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탈바꿈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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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사진=볼보

이 같은 성장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볼보그룹(VLVLY)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1,310억 스웨덴 크로나(SEK, 약 16조5,439억원), 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증가한 6.92 SEK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182억 SEK, 영업이익률은 13.8% 선에 머물렀다. 트럭 인도량 감소,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초저가도 초고가도 '수비 범위' 내?

볼보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올여름부터 5인승 전기차 ‘EX30’을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의 전기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최초 사례다. 판매가는 최저 3만5,000달러(약 4,800만원)로, 비슷한 스펙을 가진 테슬라의 소형 SUV 모델Y보다 8,000달러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중국 자원과 국가 보조금 등을 활용해 제조 비용을 절약,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볼보가 사우스캐롤라이나 볼보 공장 등 미국 현지 제조 시설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27.5%의 관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볼보 측은 미국에 EX30을 판매하게 되면 대당 15∼20%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볼보가 지리그룹 저가 전기차 수출 부문의 '대표 주자'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후 로터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특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지리차의 수비 범위 역시 넓어지게 된다. 현재 로터스는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에서 차량 생산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공장에서 로터스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엘레트라’, 전기 승용차 ‘에메야’ 등이 고객의 품에 안길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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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D램 생산기지' 청주 신규 팹에 20조원 투입

SK하이닉스, 'D램 생산기지' 청주 신규 팹에 20조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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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수요에 선제 대응해 'D램 생산기지'로 전환
내년 11월 준공 후 양산 목표로 M15X 공장 공사 재개
120조원 투입하는 '용인 클러스터'도 차질 없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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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실상 건설이 중단됐던 청주 소재 신규 생산공장의 건설을 재개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신규 팹을 D램 메모리 공장으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20조원(약 145억 달러)을 투자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할 계획이다.

M15X 건설에 5.3조원 투자, 장비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

24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어 충북 청주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m2 부지에 건설 중인 신규 팹 M15X을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공장 건설에 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이달 말부터 M15X에 대한 공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장비 투자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장기적으로는 M15X에 총 20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2022년 10월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신규 생산공장 공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팹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 5년간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M11, M12, M15 등 청주에 3곳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했던 M15 공장 바로 옆에 라인을 증설하기로 하고 '확장'(extension)'의 의미를 담아 신규 공장을 M15X로 이름 붙였다. 확장 팹에서 생산할 반도체의 종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M15와 마찬가지로 낸드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메모리 반도체 불황과 낸드 시장 수요 악화로 인해 M15X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감산을 추진했던 만큼 공장 신설에 속도를 낼 유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M15X의 공사 재개 시점에 대해 "팹의 증축은 시장의 수요를 감안해 규모와 시기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단이라기보다는 시기를 조절하는 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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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신규 팹 M15X 건설 조감도/출처=SK하이닉스

연 60% 성장세, HBM 캐파 확보 위해 M15X 용도 변경

SK하이닉스가 청주 팹의 용도를 바꾸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차세대 D램에 대한 수요 증가가 있다. 최근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D램 시장이 중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심화하는 HBM 경쟁 속에서 선두 지위를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의하면 HBM은 연 평균 6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서버용 고용량 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이익을 냈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으로 3조4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 1조8,550억원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1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4.3% 늘어난 12조4,296억원으로 역대 1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조9,17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용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엔비디아와 ASML을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AI 반도체 붐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HBM은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2배 이상의 캐파가 요구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D램 캐파 확대'가 선결과제였다. 여기에는 M15X가 실리콘관통전극(TSV)의 캐파를 확장 중인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TSV는 D램 칩에 추선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은 뒤 구멍 사이로 전극이 수직으로 관통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으로 HBM 생산의 핵심 기술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M15X는 전 세계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회사를 넘어 국가경제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M15X 외에도 향후 급증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투자의 필요성 등을 놓고 수요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15X에서는 오는 2027년 상반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 준공 전에 신규 D램을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용인 클러스터 첫 팹 착공, 2027년 5월 준공 목표

SK하이닉스는 M15X 투자와 함께 용인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등 그간 계획한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인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 공정률은 약 26%로 목표보다 3%포인트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생산시설이 들어설 부지에 대한 보상 절차와 문화재 조사가 모두 완료됐고 전력, 용수, 도로 등 인프라 조성 역시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월 용인의 첫 팹을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19년부터 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 소재, 장비업체까지 입주해 고용 창출 효과가 1만 명 이상에 달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는다. 2019년 당시 경기 용인·경기 이천·경북 구미·충북 청주 등이 해당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 최종 경기 용인시가 낙점됐다.

용인 클러스터 등 SK하이닉스가 진행하는 국내 투자는 SK그룹 차원의 전체 국내 투자에서도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소재 M14를 포함해 3개 공장 추가 건설을 골자로 하는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2014년부터 총 46조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2018년 청주 M15, 2021년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하며 미래비전을 조기 완성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15X와 용인 클러스터 투자는 대한민국을 AI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시키고 국가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AI 메모리 글로벌 리더로 경쟁력의 근간인 국내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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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강제 매각법' 美 상원 문턱도 넘었다, "사업권 안 팔면 서비스 금지"

'틱톡 강제 매각법' 美 상원 문턱도 넘었다, "사업권 안 팔면 서비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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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사업권 1년 내 매각 안 하면 서비스 금지 조치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하면 즉시 발효
틱톡 반발, "표현의 자유" 근거로 법적 다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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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상원에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이 통과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법안에 신속하게 서명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틱톡이 매각될지, 매각이 불발돼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될지 틱톡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틱톡 강제매각법, 미국 상원도 통과

미국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지난 20일 하원 통과 후 송부된 총액 950억 달러(약 13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등 지원안과 틱톡 강제 매각 등이 담긴 대외 안보 패키지 법안을 찬성 79표, 반대 18표로 가결했다.

앞서 하원에서는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 법안과 틱톡 강제매각 법안 등 총 4개 법안을 개별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으나 이날 상원에서는 4개 법안을 한 데 묶어 표결했다. 상·하원을 다 통과한 이번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 서명을 거쳐 곧바로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을 통과하는 대로 서명할 것이라고 공언해 온 만큼, 이 법안은 이르면 이날 중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 강제매각 법안은 미국의 대중국 강경파들이 중국계 기업인 틱톡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미국 선거와 여론 형성 등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추진했다. 이에 중국 정부와 틱톡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틱톡, 소송 제기 예고 "표현의 자유 침해"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이 미국 하원은 물론 상원의 문턱까지 넘었지만, 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법조계에선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이번 법안과 관련해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률 전문가의 견해를 토대로 “틱톡은 새로운 소유자가 틱톡의 콘텐츠 정책을 변경하고, 사용자가 지금까지 틱톡에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었던 내용을 금지할 수 있다며 강제 매각이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틱톡의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버크맨도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다행히도 미국에는 헌법이 있으며, 수정헌법 1조는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틱톡 사용자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이미 틱톡은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미국 정부를 상대해 이긴 전례가 있다.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틱톡의 매각 또는 사용 중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내리자 연방 판사는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반대 의견을 냈다. 몬태나주에서도 지난해 틱톡 앱을 금지하려고 시도했으나, 또 다른 연방 판사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정작 매각 상대 구하기 어려울 수도

시장에선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고 싶어도 상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특히 메타,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자금력은 있지만 독점 금지 문제로 인해 틱톡을 인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강제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이 바이트댄스와 협상을 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전례도 있다.

물론 사모펀드 등이 그룹을 만들어 틱톡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지난달 CNBC에 출연해 “틱톡 강제매각법은 통과돼야 하며, 틱톡은 매각돼야 한다”며 “나는 틱톡 인수를 위해 투자자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틱톡이 인수 대상자를 찾더라도 바이트댄스에서 틱톡을 분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틱톡은 사용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에 바이트댄스 소프트웨어를 쓰는 만큼, 틱톡의 미국 사업부만 분리해 매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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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틱톡, 굴복 대신 '전면전' 선택하나

일각에서는 틱톡이 전면전을 택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4년 전에는 매각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매각이나 굴복 대신 다른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틱톡의 미국 사업 규모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억 명이 안 됐던 틱톡 이용자 수는 1억7,000만 명으로 늘었고, 수익도 다른 어떤 시장보다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틱톡은 지난해 말 미국 플랫폼 내에 쇼핑 기능을 추가하며 전자상거래에도 뛰어들었다. 이용자 기반에 힘입어 매출 확대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시점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틱톡을 벼르는 건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23일(현지시간)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서비스 중인 '틱톡 라이트'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틱톡 라이트는 영상 시청, 공유, 친구 초대 등을 하면 상품권 같은 보상을 주는 서비스로, 어린 이용자들을 SNS 중독에 빠뜨릴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틱톡이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EU 등에도 압박 강화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단대 미국연구센터의 우신보 소장은 "(틱톡이 미국 사업을 매각할 시) 미국의 동맹국들도 미국을 따라 틱톡을 금지할 수 있다"며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번복 가능성만 놓고 봤을 때도 서비스 금지가 틱톡에는 차라리 나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싱가포르 DZT리서치의 책임 연구자인 커옌은 "미국 사업 중단 시에는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사업을 아예 팔아버릴 경우에는 되찾기가 어렵지만 서비스 금지 결정은 틱톡에 우호적인 정부가 집권하는 등 상황이 달라지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결국 서비스 금지 수순으로 갈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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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실적 부진 여파에 결국 '권고사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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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효과 사라진 엔씨소프트 '인원감축'
비개발 및 지원조직 대상 인력 감축 중점
실적 악화에 공정위 조사까지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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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사진=엔씨소프트

연이은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비개발·지원 조직의 저성과자 등을 중심으로 한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0%가량 급감하자 인건비 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비개발·지원 부서 소속 중심 감원 통보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비개발·지원 부서에 소속된 직원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있다. 정확한 구조조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권고사직 대상 직원 수는 최소 수십 명 규모로, 이 중 개발 직군에 속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직원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퇴직 절차를 밟는다. 엔씨소프트는 이들에게 퇴직금과 함께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력 규모와 구성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전체 직원이 5,000여 명인데 이 중 경영 관리 직원이 1,500명이나 된다는 점이 게임사답지 않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12월 말일 기준 5,023명으로, 직군별로 살펴보면 게임 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직( 3,591명)이 가장 많다. 이외에 사업·경영관리직 1,107명, IT·플랫폼 직군 325명 등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인력감축에 앞서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엔터테인먼트와 캐릭터 등 일부 사업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했고 지난해 5월에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KLAP)의 보유 지분 약 67%를 주주에게 매각하며 사업을 정리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체 캐릭터인 '도구리' 사업도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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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론앤리버티/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 인기 '시들', 쓰론앤리버티도 '잠잠'

엔씨소프트가 권고사직을 단행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경영 실적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1조7,798억원으로 전년(2조5,718억원) 대비 30.7% 감소했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8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90억원에서 1,373억원으로 75.4% 급감했다.

여기엔 대표작 '리니지' 시리즈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영향이 크다. 뿐만 아니라 개발 기간에만 7년을 들여 지난해 12월 론칭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쓰론앤리버티(TL)’ 역시 이용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쓰론앤리버티에선 게이머들의 비난을 받은 확률형 아이템을 삭제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지만 ‘반등 포인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출시 당시 21개였던 쓰론앤리버티 서버는 이용자 부족으로 현재 10개까지 줄어들었다.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순위도 4월 18일 기준 27위에 머물러 있다.

리니지 '슈퍼계정' 활용 의혹도 악재

엔씨소프트가 대표 콘텐츠 리니지M 속에 슈퍼계정을 만들어 일반 유저들과 경쟁시켰다는 의혹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리니지 유저 1천여 명과 게임이용자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엔씨소프트의 슈퍼계정을 조사해 달라고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게임사가 슈퍼계정을 활용해 이용자의 경쟁심을 자극하고 막대한 비용을 쓰도록 사행심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변호사는 “슈퍼계정이 이용자와의 대결이나 연합 간 경쟁 등 게임 생태계에 개입한 것은 다른 이용자의 경쟁심이나 사행심을 자극하게 되므로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를 기만적인 방법으로 유인하는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엔씨소프트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리니지M과 리니지2M 운영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공정위는 엔씨소프트 쪽이 실제 슈퍼계정을 활용해 게임 내 경쟁 콘텐츠에 참여했는지 살펴볼 계획으로, 엔씨소프트 내부에 임시 본부를 설치하고, 약 7일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쟁 콘텐츠에 참여 여부와 함께 아이템 확률 조작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공정위는 그라비티, 위메이드 등 게임사의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과 관련해 현장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월 온라인 게임 아이템 확률을 조작한 넥슨에는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조사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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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 무산, 토스 'IPO 전 몸집 불리기' 실패하나

이마트 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 무산, 토스 'IPO 전 몸집 불리기' 실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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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개선 노리던 이마트, 간편결제사업부 매각 결국 실패
순손실 거듭하는 토스에 이마트, '기업가치 9조원' 못 받아들였나
쓱페이·스마일페이 가입자 2,500만 명 못 끌어들였다, "토스도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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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페이 광고의 한 장면/사진=쓱닷컴

사업구조 효율화로 수익성을 회복하려던 이마트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신세계그룹과 핀테크 기업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1년여간 진행해 온 SSG페이(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 협상이 결렬된 탓이다. 이마트는 올해 실적 개선이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이나, 두 간편결제서비스가 계륵으로 전락하면서 묘책을 강구해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쓱페이·스마일페이 매각 협상 최종 '결렬'

2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신세계그룹은 토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두 사업부의 시너지 방안에 대한 양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는 이마트 이커머스 자회사인 쓱닷컴과 지마켓이 각각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쓱페이는 지난 2020년 신세계I&C로부터 쓱닷컴이 양도받았고, 스마일페이는 2021년 이마트가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산하에 들어왔다. 이에 대해 한 이마트 관계자는 "사업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양사 간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현재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마트가 간편결제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건 회사에 가져다주는 수익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쓱페이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출(거래액) 이익률이 0.5~0.6%에 불과했다. 쓱닷컴(12.4~16.6%)이나 더블유컨셉코리아(16.0~16.4%), 이마트에브리데이(27.7%~28.3%),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에스씨케이컴퍼니(49.6~52.6%) 등 타 계열사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신세계그룹에서 공존한 두 사업부의 시너지 효과도 미미했다. 예컨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으로 다른 사업부에 시그니처 사업을 창출함으로써 매출 상승효과를 일으켰다. 반면 쓱페이는 이마트라는 유통 공룡을 두고도 마땅한 부가사업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존재 가치마저 희미해졌다.

기업가치 9조원 토스? 시장선 "글쎄"

이번 매각 협상 결렬은 이마트으로서 아쉬운 결과로 남게 됐다. 이마트에 있어선 하루빨리 사업부를 처분하는 게 더 이익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는 469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도 강등이 잇따랐고, 상환·차환 등 자금조달 부담도 커졌다.

특히 올해 만기 도래하는 사채는 1조9,000억원(연결기준 1분기 포함) 규모로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가 보유한 현금성자산(1조7,712억원)을 웃돈다. 지난달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곧바로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까지 결정한 이마트에 이번 협상은 단비와도 같았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도 "간편결제 사업이 비효율 사업부로 분류되는 만큼 이마트는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며 "(매각이 성사됐다면) 이마트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매각 결렬이 온전히 토스의 선택만은 아닐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마트 입장에서도 토스가 제시한 조건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점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쓱페이와 스마일페이의 가치를 약 7,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이 중 약 10%는 현금, 나머지 90%는 토스 지분으로 지불할 예정이었다. 토스 주식의 가치는 지난해 토스가 2,300억원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기업가치(약 9조원)로 평가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서 쟁점은 토스의 기업가치다. 토스는 이른바 토스 코어라고 불리는 자체 매출을 올릴 경우 10조원 이상 몸값은 충분히 산정 가능하다고 자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이 7조원이었는데, 토스는 이외 인터넷은행, 증권까지 함께 보유하고 있기에 카카오페이보다 가치가 더 높을 것이란 추론에서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4.5조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를 고려해 다시 계산하면, 토스가 자평할 수 있는 가치는 6~7조원에서 그치게 된다.

더군다나 토스는 거듭 순손실을 이어가며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토스는 2020년 725억원, 2021년 1,796억원, 2022년 2,4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분기당 평균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616억원, 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들의 성적 부진도 눈에 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토스의 자회사들은 ▲토스페이먼츠 –687억원, ▲토스증권 –326억원 ▲블리츠패스트 –406억원 ▲토스플레이스 –90억원 등 각각 연간 적자를 기록해 왔다. 토스가 말하는 기업가치 9조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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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도 손해, "IPO 전 몸집 불리기 실패한 격"

매각 협상 결렬이 현실화하면서 시장에선 토스에도 손해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를 준비하는 토스 입장에서 쓱페이·스마일페이 인수는 저변 확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를 합하면 가입자 수는 총 2,500만 명을 웃돈다.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를 인수해 단번에 토스페이의 사용량을 늘렸다면 IPO 전 급격한 몸집 불리기에 용이했으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외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에도 길이 막혔다. 대표적인 게 오프라인 간편결제다. 후발주자인 토스는 온라인은 물론 간편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의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면 토스는 오프라인 결제 가능 매장을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넓힐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으로부터 밀리는 토스에 있어 오프라인 저변 확장 가능성을 잃은 건 뼈아픈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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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가짜 자동화가 판치는 AI 시장,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는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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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노동 숨기고 '자동화' 과장하는 가짜 자동화 만연
아마존 저스트워크아웃의 경우, 수많은 인간 검토자가 일일이 거래를 확인해
소비자들은 제품이 실제로 자동화된 것인지 인간이 개입하는지 구분하기 어려워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History Of Automation ScientificAmerican 20240426
사진=Scientific American

아마존이 최근 진행한 '저스트워크아웃(Just Walk Out)' 쇼핑 기술의 축소·폐지 결정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저스트워크아웃 기술은 아마존 프레시 식료품점이나 타사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 금액을 자동으로 청구해 결제 없이 퇴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마치 SF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이 기술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대 뒤에서 수많은 인간 노동력이 필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마존 저스트워크아웃의 한계, 인간 검토자 없이는 안 된다?

정보기술 관련 매체인 더 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에는 저스트워크아웃 AI 모델을 훈련하고 그 판매의 일부를 수동으로 검토하는 1,000명 이상의 직원이 인도에 있었다고 한다. 익명의 정보원은 1,000건의 거래마다 최대 700건의 수동 검토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아마존은 "숫자를 공개할 수 없다"라면서도 저스트워크아웃의 쇼핑 데이터에 주석을 다는 작업자 수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블로그 게시물에서 딜립 쿠마르 아마존 부사장은 "정확성에 높은 가치를 두는 다른 AI 시스템과 다를 바 없으며, 인간 리뷰어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주장하며 수습에 나섰다.

결국 이러한 사실은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경우 정확성을 위해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대표주자인 챗GPT도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을 통해 정확성과 인가다움을 끌어 올렸었다.

'메카니컬 터크' 현상 재현, 인간 노동 숨기는 '가짜 자동화'

이 현상은 '가짜 자동화(fauxtomation)'라고 불린다. 미국 산타클라라대학교 마크쿨라 응용윤리센터의 인터넷 윤리 프로그램 책임자인 이리나 라이쿠(Irina Raicu)는 인간의 노동을 숨기고 '자동화된' 솔루션의 가치를 거짓으로 부풀리기 때문에 가짜 자동화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가짜 자동화라는 별명과 더불어 이러한 현상은 '메카니컬 터크(Mechanical Turk)' 현상이라고도 불린다. 발명가 볼프강 폰 켐펠렌(Wolfgang von Kempelen)이 1770년대 초반에 선보인 로브를 입은 로봇 메카니컬 터크는 체스 게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계라고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켐펠렌은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가 체스의 전 과정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고 말했고, 사람들에게 내부의 톱니바퀴 메커니즘을 보여주었다.

당연하게도 메카니컬 터크는 가짜였다. 동시대 많은 사람이 의심하기 시작한 것처럼 실제로는 체스판 아래의 방에 사람이 숨어 촛불로 체스판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었다.

History Of Automation 1 ScientificAmerican 20240426
사진=Scientific American

과도한 AI 투자 열풍이 '가짜 자동화'를 부추겨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은 오래된 인간의 꿈이다.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영화 '엑스 마키나'에서 보듯, 우리는 신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은 너무나 집요하고 때로는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속이고 기만하는 것 같다"고 미국 노던일리노이대학교의 미디어학 교수이자 '기계의 질문: 인공지능, 로봇, 윤리에 대한 비판적 관점'의 저자 데이비드 건켈은 말했다.

현재의 인공지능 붐 이전에도 챗GPT와 같은 제품들이 존재했다. 예를 들어 X.ai는 자동 회의 일정 조율과 이메일 발송 기능을 가진 개인 비서 에이미를 선보였다. 별도의 설치 없이 에이미의 공식 이메일을 메일 참조목록에 추가하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사용자들은 에이미가 마치 실제 사람처럼 효율적으로 일정을 관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16년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에이미의 '살아있는' 듯한 모습은 사실이 아니었다. 모든 인바운드 이메일은 인간 노동자가 검토하고 있었고, 당시 다른 컨시어지 및 개인 비서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사람에게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블룸버그는 벤처 캐피털의 과도한 AI 투자 열풍이 스타트업들을 평범한 작업 과정을 최첨단 기술로 포장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혼란 일으키는 온라인 세상의 허상, 윤리적 문제 제기

이러한 현상은 점점 더 온라인화되는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현관문 앞까지 샐러드를 가져다주는 음식 배달 로봇은 사실 멀리서 조종하는 사림일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이 고양이 밈에서 음란물을 걸러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무실 어딘가에 있는 인간 중재자가 가장 까다로운 결정을 내리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라이쿠 책임 연구원은 이것이 단순히 마케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에 시장에 출시하려는 현재 기이한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기업들은 자동화 솔루션이 개선되는 동안 '기계 속의 인간'을 중간 단계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미다.

그만큼 소비자로선 가짜 자동화는 구분이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초 인터넷은 코미디언 조지 칼린의 유머 감각을 학습한 머신러닝 프로그램으로 고인의 유머를 시뮬레이션한 것으로 알려진 '조지 칼린 사후 스탠드업 스페셜'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으로 들끓었다. 그러나 나중에 칼린의 유산을 둘러싼 소송의 위협을 받고 동영상 제작자 중 한 명이 대변인을 통해 AI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농담이 실제로는 평범한 사람이 쓴 것이라고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을 미혹하는 가짜 AI 기술에 대해 구체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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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제한·판관비 감축·보수 삭감, 대기업들 줄줄이 '긴축 경영 체제' 돌입

골프 제한·판관비 감축·보수 삭감, 대기업들 줄줄이 '긴축 경영 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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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비용 줄여라, 허리띠 바짝 졸라매는 대기업들
법카 한도 줄이고 보수 깎고, '3고'에 비상경영체제 전환
고삐 조였던 디즈니, 순익 전망치 상회 성공 "긴축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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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금리, 고환율, 고유가로 대변되는 3고(高)의 파고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회삿돈을 사용한 골프 금지령부터 해외 전시회 불참, 임원 보수 한도 축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 불확실성의 대비 태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골프는 개인 돈으로" 법인카드 골프 금지령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비용으로 치는 골프를 사실상 금지했다. 업무상 꼭 필요하다는 명백한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으로 골프를 치라는 것이다. 아울러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지난해 469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올해 들어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비용 축소 및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해 창사 31년 만에 전사적인 희망퇴직까지 실시했지만, 상당수가 회사를 떠날 것이란 예측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마트 측은 당초 수백명 규모가 신청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신청자수는 수십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른 방식의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킨 SK도 골프를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사업 환경이 악화할 것을 감안해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골프를 치는 것까지 막지는 않지만, 회사 비용으로 골프를 치는 일은 최소화하라는 방침이다. 한때 ‘No 멀리건(No mulligan), No 일파만파’라는 이른바 ‘SKT 골프룰’을 만들 정도로 골프에 진심이었던 SK텔레콤에선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이다. 실제 재작년까지만 해도 SKT 임원들의 골프 수준은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명했다.

이어 SK 일부 계열사는 임원의 법인카드 한도를 대폭 축소하기도 했으며, 적자가 지속 중인 SK온의 경우 임원들도 출장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사업이나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도 임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SK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점검 작업에 착수한 상태로 오는 6월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사업 재편 방향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역시 계열사 임직원들의 골프와 해외 출장 등을 제한하고 나섰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18일 계열사에 ‘근무 기본 가이드라인 준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통해 “경영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지양해 달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임원들의 주중 골프 금지 ▲주말 포함 해외 출장 삼가 ▲협력사와 관계 해치는 행동 자제 ▲협력 관계 유지 명목으로 과도 친목·사교활동 요구 금지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원 보수 삭감에 해외 전시회 불참까지, '긴축 경영' 확산

일부 대기업의 경우 임직원 보수·성과급 삭감이나 해외전시회 불참 등의 경상비 축소를 통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LG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지주사인 ㈜LG는 지난해 18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LG전자는 90억원에서 80억원, LG화학은 80억원에서 70억원으로, LG생활건강은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각각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줄였다. 사측은 “전년 대비 연결 손익 감소 등에 따른 경영 성과와의 연계성, 국내외 경기 회복 둔화 등 경영 환경, 주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도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 5명을 유지하면서 보수 총액 한도를 지난해 34억원에서 올해 27억원으로 축소했고 LS그룹의 지주사인 ㈜LS 역시 올해 초 긴축 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 초 주재한 사장단 회의에서 “경제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려해서 긴장감을 가지고 예산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간의 스몰딜을 통해 사업별 개편에 착수한 가운데 지주사 격인 ㈜한화의 모멘텀 부분이 지난달 참가하려던 미국 배터리 전시회 ‘인터내셔널 배터리 세미나&이그지빗 2024’에 최종 불참하는 방식으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월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판매·관리비(판관비)도 기존 계획 대비 30% 삭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한화는 지난해 참가했던 미국 ‘더 배터리 쇼 USA’, ‘더 배터리쇼 유럽’ 참가도 보류를 결정해 사실상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성과급을 축소 지급하면서 회사와 직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사례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 예로, 지난해 직원 성과급으로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평균 기본급의 362%를 공지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 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지난 2월부터 약 두 달간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한 달 새 직원 7,000여 명이 노동조합에 대거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 역시 DS(반도체)부문의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연봉의 0%로 책정된 데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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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아이거 디즈니 CEO/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긴축 경영 효과 톡톡, 디즈니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한편 이같은 긴축 경영은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앞서 디즈니는 직원 감축과 콘텐츠 축소 등 광범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디즈니는 지난해 2월부터 세 차례의 정리해고 작업을 통해 7,000여 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이는 전 세계 디즈니 직원의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사 OTT인 디즈니플러스와 훌루에서 30개 이상의 영화와 TV 시리즈 등을 삭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디즈니가 삭제한 콘텐츠의 가치는 약 20억 달러(약 2조7,500억원) 분량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해 저작권료 지급 규모를 축소한 디즈니는 세금 절감 효과도 함께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디즈니가 콘텐츠를 삭제하면서까지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은 지난 몇 년간 경영 악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구조조정 이전인 2022년 4분기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지난해 5월에는 6억5,900만 달러(약 9,0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왔다.

턴어라운드를 위해 택한 디즈니의 구조조정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워치에 따르면 디즈니는 지난해 4분기(2024 회계연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22달러의 조정 주당순이익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0.99달러를 웃돈 수치다.

매출은 235억5,000만 달러(약 32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235억1,0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놀이공원, 호텔, 캐릭터 상품 등을 포함하는 '경험'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7% 늘어난 91억3,000만 달러(약 12조5,600억원)로 집계됐고,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도 15% 증가한 55억4,600만 달러(약 7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영업이익 역시 38억7,600만 달러(약 5조3,300억원)로 전년 대비 27%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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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전략특허 1,000여개 중 580건 침해에 칼 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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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특허 1,000여개 중 절반 이상 글로벌 기업들에 침해
각종 특허 침해 소송 대응에도 비용 절감 노리는 고객사들 설득 쉽지 않아
전문가들, 과거 SK온 영업비밀 유출 사태 눈여겨 볼 만하다는 지적
중국 기업과 매출액 3% 수준의 기술 로열티로 합의한 사례도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업계에 만연한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한다.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에는 소송과 경고 등 강경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다. 이 중 실제로 침해된 것으로 확인된 특허는 580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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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략특허 무임승차 강력 대응

LG에너지솔루션은 정보기술(IT) 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사 제품에서 고유 기술 침해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실제 유럽 각지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A사의 전기차 배터리를 분석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의 코팅분리막, 양극재, 전극·셀 구조 등 핵심 소재와 공정에서 특허 침해 30건 이상을 확인했다. 세계 굴지 전자기기 제조 업체에 납품되는 B사의 배터리에서도 확인된 특허 침해만 50건 이상이라고 LG에너지솔루션은 부연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무역위원회(ITC)나 독일 법원 등에 경쟁사를 대상으로 특허침해나 영업비밀 탈취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해왔다. 그럼에도 부당한 지식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어 보다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이어질 경우 특허 침해 금지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확보, 글로벌 소송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IP오피스도 확대해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기업의 존속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에 앞장서 특허권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수취하고 미래 핵심 기술 개발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Energy Solution_Patent
LG에너지솔루션 특허 현황 및 전략/출처=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후발기업들의 무분별한 지적재산권 침해 이어져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무임승차 강경대응에 나선 이유는 최근 배터리 후발기업의 무분별한 지적재산권(IP) 침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돼 쓰이는 기초 기술인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현재 등록기준 3만2,000건, 출원기준 5만8,000여건에 이르는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는 1,000여 개다. 이 가운데 실제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만 해도 580건에 이른다고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 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상업화돼 시장에 판매되는 경쟁사의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소송에도 불구하고 지적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조차 배터리 공급사 선택에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해져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에 박차, "선순환 구조 만들 것"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28GWh(기가와트시)에서 2023년 706GWh로 25배가량 성장했으며, 2035년에는 5,256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주요 기술 특허를 선점한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 기업들이 특허 무단 탈취를 통해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주도하기 위해 특허풀(Pool)이나 특허권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화 모델을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현재 시장에서 침해 중인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라이선스해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선도업체는 특허권에 대한 합리적인 로열티를 받아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후발기업은 정당한 특허권 사용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과 특허 침해 공방전 끝에 2조원 합의금 받아낸 전력도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SK온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SK온의 모회사)을 제소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승소로 SK온은 10년간 미국에서 배터리 판매가 금지될 뻔한 위기에 놓였으나, 양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빼갔고 미국 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대거 따낸 배경이 됐다는 것이 알려지자 국내 배터리 업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큰 논란이 됐다. SK 측의 패소로 소송이 끝나자 10년간 판매 금지 결정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게 올라갔고, 대통령 서명 제한 시간을 눈앞에 두고 양측이 합의금 1조원과 3조원 사이 팽팽하게 맞서던 것을 2조원으로 타협한 것이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이 현금으로 1조원, 로열티로 1조원을 각각 합의된 방법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합의 당시 현금 1조원(약 7억3,000만 달러)을 지급하고, 2023년부터 누적 지급액이 1조원이 될 때까지 연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매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SK에 배터리 매출의 3%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중국 ATL을 상대로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을 때 최종판결 직전 안전성 강화 분리막 매출의 3%를 기술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했던 전례를 따른 것이다. 다만 SK온과 합의한 금액은 매출액의 약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업계에 이미 알려진 주요 중국 기업들이 이번 특허 소송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어 SK온과의 법적 분쟁 시 국내 기업 간의 극적인 합의를 위해 한국 및 미국 정부가 나섰던 것과 달리, 중국 기업들의 특허 침해는 앞서 2017년에 있었던 중국 ATL과의 선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이나 EU 각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배려해 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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