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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와 손잡고 두만강 열려는 중국” 동해, 새로운 해양 패권 격전지 될 수도

“북·러와 손잡고 두만강 열려는 중국” 동해, 새로운 해양 패권 격전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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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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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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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두만강 이용·북한 지지 성명 채택
청일전쟁 이후 막혔던 동해 접근권 복원 움직임
동해 북부 둘러싼 중·일 해군력 충돌 위험 고조

중국과 러시아의 두만강 하류 통항권 논의가 동북아시아 해양질서의 잠재 균열로 부상했다. 이 사안은 접경 물류 개선의 외피를 띠지만, 러시아의 극동 개발 수요와 중국의 인도·태평양 봉쇄망 우회 전략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중국이 동북부 해양 출구 복원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향후 동해 북부는 중·러·북 연계 전력과 미·일 안보망이 충돌하는 새로운 전략 수역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중·러, 두만강 동해 진출 북한과 협의키로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경제·문화·군사·교통 인프라 등 전방위 협력 확대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체결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조선(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出海)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만강 하류는 러시아 접경 지역과도 맞닿아 있어 중국이 이곳을 지나려면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양측은 '대투먼(大圖們) 이니셔티브(광역두만강개발계획·이하 GTI)'의 틀 내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무역·투자, 교통, 에너지, 디지털 경제, 농업, 관광, 환경 등 분야에서 GTI 회원국간 협력 심화를 통해 동북아시아 역내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GTI는 두만강 하류를 중심으로 한국과 북한, 몽골,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다국가·지역종합 개발 계획이자 협력 플랫폼이다. 러시아의 경우 GTI가 성사되면 극동러시아 지역, 특히 두만강과 인접한 연해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양측은 또 중·러 국경지역인 헤이룽장(黑龙江) 헤이샤쯔다오(黑瞎子岛)에 통상구를 건설하고, 중국과 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화물 운송을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북극항로 협력,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 추진 등 교통·물류 협력 전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석유·가스, 석탄, 원전, 재생에너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이 밖에 중국과 러시아는 자동차, 선박, 민간항공, 디지털경제,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광물 개발, 농업, 금융, 세관, 표준화, 지식재산권 등 경제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이어가며, 연합훈련과 해상·공중 공동순찰을 확대하는 등 군사·안보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근대 패전의 상흔’ 두만강, 중국 해양 전략의 중심축 부상

중국은 수십 년 동안 두만강 일부 수역을 자국 화물선 항행에 개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냉전 종식 직후였던 1990년대 초 ‘북방 붐(옛 공산권 시장 개척 및 경제협력 투자 열풍)’을 타고 두만강 하구 개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중국 옌볜대 주관으로 제15차 두만강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GTI 차원에서 여러 회의를 개최하는 등 두만강 하류 개발 문제를 다시 전략 의제로 끌어올렸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서해에 이르는 1만8,000㎞ 규모의 해안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극동 지역에서는 동해와 직접 연결된 출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의 동해 접근권 상실은 19세기 청일전쟁 패배 이전부터 누적된 근대 지정학 붕괴의 연장선이다. 청나라는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패배 이후 베이징조약을 통해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극동 해안 통제권을 잃었다. 이후 러시아가 부동항 확보를 목표로 극동 군사·항만 거점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중국의 동북 해양 접근권 또한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1894년 청일전쟁 패배로 조선에 대한 영향력까지 무너지면서 일본과 러시아가 동북아 해상권을 양분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두만강 하류 역시 북·러 국경 체계 안으로 편입됐고, 지린성은 바다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자체 출구를 확보하지 못한 봉쇄형 경제권으로 고착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중국 내부에서 두만강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또 다른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 문제도 자리한다. 중국은 석탄·석유·천연가스를 모두 생산하는 에너지 대국이지만, 세계 최대 제조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중국의 에너지 수입망은 세계 4대 해상 병목지대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해상 물동량 가운데 70~80%, 에너지 수입량 기준으로는 최대 90%가 말라카 해협·호르무즈 해협·수에즈 운하·파나마 운하 가운데 최소 한 곳을 반드시 통과하는 구조로 형성돼 있다.

특히 중국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와 가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말라카 해협을 연속적으로 거쳐야 중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과 동맹국 해군력이 집중된 해상 요충지에 중국의 에너지 동맥이 사실상 노출돼 있는 셈이다. 더욱이 중국 입장에서 두만강 하류는 동북 3성의 물류비를 낮추고 훈춘·옌지·창춘을 러시아 극동 및 북한 나선특구와 연결하는 경제 통로다. 중국 동북 지역은 바다를 통한 교역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경제 발전이 더뎠다. 만일 두만강을 통해 동해로 교역로를 확보하게 되면 수출 물류망은 물론, 장기적으로 북극항로를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수도 있다.

美 동맹 압박 속 중국 동진, 동북아 안보질서 시험대

해양 접근권은 통상로에만 머물지 않는다. 두만강 하류가 열리면 중국의 감시·정찰·해경 활동·군수 보급의 잠재 경로도 함께 열린다. 중국 내부에서 두만강 통항 문제를 물류 현안보다 ‘근대 해양 패권 상실의 잔재’로 인식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최근 동북진흥 전략과 해양강국 노선을 결합해 두만강 하류 접근권 문제를 다시 전면에 올린 흐름 역시, 19세기 이후 지속된 동북부의 해군력 단절 구조를 복원하려는 장기 국가전략과 맞물려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 대만 등을 중심으로 중국 해군 활동 견제 수위를 끌어올리고, 오커스(AUKUS, 미국·호주·영국 군사협력체)를 통해 핵추진잠수함·수중감시 체계·첨단 군사기술 협력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해양 우회 공간 확보 필요성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등 주요 싱크탱크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동중국해·대만 해협 일대에서 미국 동맹망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 북부 방향의 새로운 접근 통로가 열리면 중국은 동북 해역까지 해군 작전 반경과 정보·정찰 활동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동해 북부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이 해역은 그동안 한국·일본·러시아·북한의 이해가 중첩되는 공간이었지만, 중국의 직접 접근권이 열릴 경우 미·일 동맹과 중·러·북 연계가 맞물리는 다자 해상 경합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일본은 홋카이도와 동해 북부 감시망을 강화할 수밖에 없고, 한국도 동해 북방 해역의 군사적 민감도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국이 두만강 하류 접근권을 확보할 경우 동해는 중·일 해군력이 맞붙는 새로운 전방 수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최근 중국 해군 전투함의 동해 진입과 정보수집함의 쓰시마해협 통과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도 중국 해군 동댜오급 전자정보수집함이 쓰시마해협을 거쳐 동해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중·러 해군은 지난해 8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동해에서 대잠전·방공·대함 전투를 포함한 ‘해상연합-2025’ 훈련을 실시했고, 양국 잠수함의 첫 동해 공동 순찰까지 단행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두만강 하류 통항권이 열리면 중국은 동해 북부에서 전자전·잠수함 구조·대잠전·연합항행을 수행할 수 있는 작전 기반을 한층 넓히게 된다. 이는 일본 입장에서 방위 부담이 오키나와·미야코해협·대만 동쪽 해역에서 홋카이도와 동해 북부까지 확장되는 결과를 낳는다. 중국 해군이 기존처럼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진입하는 방식에 더해 북측 접근로까지 확보하면, 일본은 쓰가루해협·소야해협·동해 북부를 동시에 감시해야 하는 다중 전선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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