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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 억제제로 탈모 잡는다" FDA, 인도 선파마 '레크셀비'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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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파마 JAK 억제제 레크셀비,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FDA 승인
올루미언트·리트풀로 등 약물로 JAK 억제제 효능 입증돼
탈모 치료제 시장 급성장 전망, 제약업체 신약 개발 '총력전'
leqselvi 20240730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인도 제약회사 선파마(Sun Pharma)의 경구용 JAK(야누스키나아제) 억제제 레크셀비(Leqselvi, 듀룩소리티닙)를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했다. 제약업계에서는 JAK 억제제를 중심으로 원형 탈모 치료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선파마의 '원형탈모증 치료제'

지난 25일(현지시간) 선파마는 FDA가 레크셀비 8mg 정제를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FDA가 원형 탈모증 치료제에 승인을 내준 것은 미국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화이자의 리트풀로(성분명 리테치티닙)에 이어 세 번째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모낭을 감염 세포라고 인식해 공격하며 머리털이 빠지는 질환으로, 노화 현상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번 FDA 승인을 받은 선파마의 레크셀비는 면역, 염증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인 JAK를 차단,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JAK 억제제'다.

선파마 북미사업부의 압헤이 간디 CEO는 “레크셀비는 오랜 기간 동안 중증 원형탈모증과 싸우고 있는 환자와 의사의 치료 옵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사의 피부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이 새로운 치료제를 추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alopecia areata fda 20240730

JAK 억제제의 가능성

업계는 지금까지 주로 류마티스 관절염·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치료제로 활용되던 JAK 억제제가 탈모 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원형탈모 치료제로서 FDA 승인을 받은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언트는 경구용 JAK 억제제이며, 화이자의 리트풀로는 JAK3 및 TEC(간세포암종 계열 키나아제에서 발현되는 티로신 키나아제)를 억제하는 키나아제 억제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루미언트 등의 약물로 JAK 억제제가 원형탈모 치료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차후 JAK 억제제는 원형탈모증 치료 시장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2년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올루미언트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BRAVE-AA1·BRAVE-AA2 임상3상의 52주 결과에 따르면, 올루미언트를 복용한 중증 원형탈모 환자의 최대 39%에서 유의미한 모발 재성장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JAK 억제제에는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상존한다. JAK 억제제가 시판된 후 진행된 FDA의 안전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JAK 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발병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FDA는 지난 2021년 JAK 억제제에 주요 심혈관계 질환, 혈전증, 사망 등의 위험 정보를 경고문에 포함하도록 했다. 선파마도 레크셀비 복용 시 감염 질환이나 암, 혈전증, 위장 천공, 주요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시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탈모 치료제 시장 전망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원형 탈모 치료제 시장이 부작용 리스크를 뛰어넘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전반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0조원에서 오는 2028년 1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역시 전망이 밝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국내 탈모 인구가 약 1,000만 명 수준이며,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300억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국내 제약업체들도 탈모 치료제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제약사들의 신약은 남성 탈모 환자 중 80%가 앓고 있는 '안드로겐 탈모'에 집중돼 있다. 해당 질환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때문에 발생하며, 앞머리와 정수리부터 모발이 빠져 흔히 'M자형 탈모'로도 불린다.

종근당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남성 안드로겐 탈모 치료제인 CKD-843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약은 경구용으로 판매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개발한 것이다. 대웅제약도 안드로겐 억제제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바꾸고,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신경의 신호 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윈트(Wnt) 단백질을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방식의 신약인 JW0061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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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NASA ‘예산 부족’으로 바이퍼 프로젝트 무산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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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부족으로 수년 간의 노력 물거품으로 돌아가
NASA, 바이퍼 부품 다른 임무에 사용할 것으로 밝혀
과학자들, 바이퍼 빈 자리 채우기 어려울 것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NASA
사진=Scientific American

나사(NASA) 엔지니어들은 달에서 물과 얼음을 찾기 위해 탐사로봇인 바이퍼(Volar Investigating Polar Exploration Rover, VIPER)를 만드는 데 수년 동안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6월 마침내 골프 카트 크기의 바이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바이퍼를 제작하기 위해 4억 5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갔으나, 그에 따른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다. 바이퍼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면, 수십 년간 추측에 불과했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또한 달의 공기, 물, 얼음 등을 채취하여 국제 우주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NASA

그러나 바이퍼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최근 NASA는 극심한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달 과학자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기대가 컸던 만큼, NASA에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교의 행성 과학자인 필 메츠거는 “바이퍼 프로젝트가 NASA에서 설계한 프로젝트 중 가장 중요한 우주 개발 프로젝트”라며 프로젝트 무산에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다른 국가의 우주 기관이나 민간 기업에 바이퍼가 매각되지 않는 한, 바이퍼는 몇 주 안에 해체될 위기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 지닌 바이퍼

과학자들은 달에 물과 얼음이 풍부하다고 강하게 추측할 뿐,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20년 이상 달 궤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달의 북극과 남극, 특히 해가 없고 추운 분화구 깊숙한 곳에 물과 얼음이 풍부하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달의 고위도 지역을 직접 가서 자세히 관측한 탐사선은 없었다. 얼음의 깊이는 얼마나 되며, 표면에 따라 얼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안타깝게도 과학자들은 추측만 내놓을 뿐이다.

바이퍼는 과학자들의 이런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바이퍼는 달 지형을 탐색하여 관심 지점에 도달하고 3피트 깊이로 시추하여 토양의 얼음 함량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다른 위치로 이동하여 같은 작업을 다시 수행한다.

바이퍼 프로젝트는 과학적 관점에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행성과학연구소(Planetary Science Institute)의 아만다 헨드릭스는 달에 얼마나 많은 물과 얼음이 있는지 아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거품이 된 바이퍼 프로젝트

NASA의 원래 계획은 4억 3350만 달러를 들여 2023년 발사를 목표로 바이퍼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민간 기업인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그리핀이 달에 도착하는 데 지연되자, NASA도 덩달아 발사 날짜를 2024년 말로 미뤘다. NASA는 바이퍼와 그리핀 모두 최소한 2025년 9월까지 비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6억 960만 달러가 추가로 들 것으로 내다봤다.

NASA 과학임무 부국장인 니콜라 폭스는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퍼 프로젝트를 취소하면 84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며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NASA는 기하급수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보수적으로 임무를 승인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작년에 발사한 프시케 탐사선이 있다. 탐사선을 발사하기 전에 발사 지연과 비용 초과에 대해 혹독한 검토를 거친 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NASA는 우주선이 이미 제작되었으나 임무가 난관에 부딪힌 경우, 미국 정부는 주로 우주선 발사를 완전히 취소하기보다는 발사를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바이퍼 프로젝트는 과거와는 대조적인 행동을 보였다. 또한 바이퍼 프로젝트의 갑작스러운 종료는 발사를 향해 쏟았던 몇 달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지난 3월에는 바이퍼의 설계를 주도한 NASA 에임스 연구 센터에서 바이퍼 제작 과정을 생중계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바이퍼 팀이 스트레스 테스트 계획에 승인받았다. 심지어 7월 17일 기자회견이 열렸을 때, 바이퍼는 이미 완전히 조립되어 진동 테스트도 통과한 상태였다.

돼지에게 립스틱 바른 격

지난 6월 미국 회계감사원 보고서에는 올해 배정된 바이퍼 예산이 7월이면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NASA 고위 관리들은 바이퍼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NASA 탐사 담당인 조엘 컨스는 바이퍼와 그리핀이 이전에 예상했던 대로 2024년 말에 발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잠재적 종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넘겼다.

7월 17일 기자회견에서 폭스와 컨스는 다른 달 탐사 임무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바이퍼의 장비가 다른 임무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바이퍼의 부품이 부분적으로 사용되는 것보다 바이퍼로서 작동하는 데 가치가 더 크다고 답했다. 다른 탐사로봇은 바이퍼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얼음이 많은 극지방이 아닌 달의 저위도 지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곧 예정된 달 탐사 임무에서는 올해 말 달의 남극 근처에 착륙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퍼는 여러 지점을 탐사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탐사로봇은 한 곳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 응용 물리학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인 벤자민 그린하겐은 바이퍼가 하려던 일은 완전히 독자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탐사선이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다른 탐사선이 바이퍼를 대체할 수 있다는 NASA의 결정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노트르담 대학교의 달 과학자 클라이브 닐은 NASA가 바이퍼 프로젝트를 취소한 것을 보고 “돼지에게 립스틱을 바르고 있다”며 다른 탐사선이 할 일과 바이퍼가 할 일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외 DS] NASA ‘예산 부족’으로 바이퍼 프로젝트 무산돼 ②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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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첨단기술 자랑 대회’ 된 올림픽, 도핑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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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저항력 줄여주는 특수 수영복부터 에너지 효율 높여주는 러닝화까지
통일된 규정 없어 종목별 연맹이 자체 규정 만들어 적용하는 상황
“스포츠와 기술 결합은 피할 수 없는 흐름” 주장 제기도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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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무대에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에 대한 저항력을 줄여주는 첨단 소재 수영복, 탄소 섬유판 밑창을 달아 추진력을 높인 러닝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첨단 기술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 주지만 일각에선 “도핑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림픽, 실력 아닌 기술 잔치 됐다

오늘날 올림픽은 ‘기술 대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로모션 카메라가 찰나의 순간을 찍어 1위와 2위를 가르고, 태권도나 펜싱 경기에선 옷에 달린 센서가 매우 미세한 터치를 감지해낸다. 이에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은 모션 센서는 물론, 미세 전류 및 젖산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도입하며 기량을 개선한다. 이렇듯 기술과 스포츠는 불가분의 관계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이 둘의 관계를 두고 부쩍 논란이 거세다. 이른바 ‘기술 도핑’에 가까운 장치들이 신성한 스포츠맨십에 불공정함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파리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내달 1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육상 종목에선 신기술을 도입한 장거리용 특수 신발이 첫선을 보일 예정인데, 이 신발을 두고서도 기술 도핑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직접 감시하는 약물 도핑과 달리 이 같은 특수 의류 및 장비 사용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합법의 영역이다. 그런가 하면 각 분야에서 자체적으로 사용의 정당성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일반적인 도핑과 기술 도핑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장비 사용 기준을 세우는 건 어디까지나 각 분야 스포츠 단체의 몫이라는 얘기다. 선수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정도와 비용, 특이성 등을 모두 고려해 이런 특수 장비의 사용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통일된 기준도 아직 없다. 어떤 분야에선 특수 장비가 허용되지만 다른 분야에선 특수 장비를 썼다가 실격 처리되는 일도 발생하곤 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전체 금메달의 94%를 ‘스피도 LRZ 레이서(Speedo LZR Racer)’라 불리는 특수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싹쓸이했다. 전신 수영복인 이 제품은 원단부터 솔기 모양까지, 모든 부분이 물에 대한 저항력을 줄일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됐다. 스피도 수영복을 입으면 근육의 진동이 최소화되고 물에 닿는 표면이 매끄러워져 저항력이 줄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좋은 기록이 나온다. 당시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 신기록 23개를 세운 선수들은 모두 스피도를 입었다. 지난 2009년엔 93개 신기록이 이 수영복 기능에 힘입어 탄생하기도 했다. 이후 기술 도핑 논란이 확대됐고, 결국 국제수영연맹(FINA)은 전신 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현재 남성용 수영복은 무릎 길이만 허용된다. 

논란이 된 건 수영복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케냐의 마라톤 국민 영웅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는 비공식 기록이긴 하지만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안에 완주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나이키(Nike)가 만든 특수 신발 덕이다. 이 신발의 상업용 버전인 알파플라이(Alphafly)와 베이퍼플라이(Vaporfly)는 이후 수많은 장거리 달리기 신기록에 일조했다. 킴 에베르-로시에르(Kim Hébert-Losier) 뉴질랜드 와이카토대(University of Waikato) 생체역학 연구원은 신기술을 장착한 이런 ‘슈퍼 신발’들의 주요 특징으로 가볍고 에너지를 반사하는 안창, 밑창을 아우르는 곡선 구조의 단단한 판, 선수들이 추진력을 이용해 앞으로 튀어 나갈 때 자연스럽게 힘을 더해주는 곡선 모양을 꼽았다. 이 같은 디자인은 선수들이 적은 에너지로도 더 많은 거리를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는 분석으로, 특수 신발 없이 같은 거리를 같은 속도로 달릴 때보다 훨씬 더 적은 산소가 필요하게 되는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베어퍼플라이 신발의 경우 달리기에 필요한 에너지 효율을 평균 4% 향상시켰다.

올해 파리올림픽에서도 ‘슈퍼 스파이크’로 불리는 이런 특수 신발이 등장할 전망이다. 연구원들은 이 신발이 에너지 효율을 1.5%가량 끌어올린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거리 달리기에 쓰이는 신진대사 에너지는 정확하게 계산해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실제로 이 신발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에베르-로시에르 연구원은 취미 러너들을 상대로 베이퍼플라이 제품의 효과를 실험했는데, 그 결과 에너지 효율은 평균 4% 향상됐지만 어떤 실험 대상자는 10%까지 기량이 향상되는 등 개인별로 편차가 컸다.

스포츠 단체서 앞다퉈 규정 내놨지만 논란은 여전

이러한 특수 신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육상연맹(WA)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착용 가능 러닝화와 관련된 새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규정에 따르면 특수 신발은 뒤꿈치 높이가 경기별로 최대 20~40mm여야 하고, 신발에 장착하는 단단한 판은 1개만 깔 수 있다. 최소 4개월간 일반인들에게 판매해야 한다는 규정도 새롭게 만들었다. 그 결과 뒤꿈치 높이가 정확히 40mm였던 베이퍼플라이가 기준을 통과했고, 알파플라이는 기준에 맞게 개조된 뒤 재출시됐다. 덕분에 나이키는 러닝화 분야는 물론 및 이번 올림픽에서도 다른 브랜드보다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나이키는 “엘리트 경기의 정신을 존중하고 선수가 뛸 때 쓰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반환하는 신발은 만들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 전체 산업과 스포츠를 발전시키는 경쟁적 반응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브랜드들도 앞다퉈 비슷한 특수 신발을 내놨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베이퍼플라이를 뛰어넘는 성능을 선보인 제품은 아직 없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경우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선수가 단순히 베이퍼플라이를 신은 것만으로도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올림픽의 생의학과 문화, 정치, 사회 구조 등을 연구하는 앤디 미아(Andy Miah) 영국 샐퍼드대(University of Salford) 교수는 이 같은 기술 경쟁이 엘리트 체육계의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아 교수는 “특허권을 쥐고 있는 업체와 빠르게 손을 잡는 건 엘리트 스포츠 팀들에 매우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며 “기술 덕에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만들어낼 수 있고, 똑똑한 팀들은 이를 바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엘리트 체육계에 기술을 접목하는 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엘리트 체육계의 성과는 늘 생물학적 능력과 기술적 수단을 결합한 결과물이었고, 타고난 운동선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 상황이 선수들 간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특수 신발들은 대개 일반 러닝화보다 빨리 닳는 탓에 후원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은 특수 신발로 훈련하려면 돈이 더 많이 든다. 전문가들은 450km를 달릴 때마다 러닝화를 교체할 것을 권장하는데, 특수 신발들이 켤레당 250달러(약 34만원)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후원사가 없는 선수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수들은 금메달이 너무나도 절실한 나머지 특수 신발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에베르-로시에르 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은 나이키 신발을 신기 위해 다른 후원사와의 관계를 종료하기도 했다.

그간 엘리트 체육계 내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지목된 건 장비와 코치진, 시설 등의 격차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술 도핑이 브랜드를 독점하는 문제와 비싼 가격 등으로 이 같은 불평등을 더 키우고 있다. 지금처럼 종목별 단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규정을 운영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사이클링에선 양말 길이가 엄격하게 규제되지만 달리기 종목엔 적용되지 않으며, 탄소섬유는 달리기에선 쓸 수 없지만 장대높이뛰기에선 가능하다. 특수 신발의 사용 금지 여부를 가르는 기준도 밑창 두께 몇 mm에 불과하다. 스포츠 단체들이 내놓은 규정들을 두고 매번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원문의 저자인 브리 이스칸다르(Bree Iskandar)는 전임상(preclinical) 신약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프리랜서 과학 작가입니다. 영어 원문은 Is Technology in the Olympics a Form of Doping or a Reality of Modern Sport? | Scientific American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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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인건비에 '동남아 IT 아웃소싱' 급증, 인도 기업도 韓 진출 가속화

저렴한 인건비에 '동남아 IT 아웃소싱' 급증, 인도 기업도 韓 진출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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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개발자 몸값, 한국의 3분의 1 수준
베트남 대표 IT 기업 FPT 등, 韓 지사 설립
ODC 영업 강화, 오프쇼어링 확산 가능성↑
20240729 outsourcing te

국내 개발자의 몸값이 치솟는 가운데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아웃소싱 등을 통해 해외 인력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기업들이 외주 전문 개발센터(ODC)를 세워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IT 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 현상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IT 업계, 동남아 등 해외 개발자 활용 확대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등 해외 개발자를 활용하는 IT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프트웨어(SW) 개발자의 몸값이 치솟는 가운데 국내 개발자보다 저렴한 해외 개발자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의 아웃소싱이 확대되면서 IT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하는 동남아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베트남의 대표 IT 기업 'FPT소프트웨어'는 올해 한국 지사 직원을 전년 대비 2배가량 확대한 200여 명으로 늘리며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국내 매출액 또한 2022년 200억원에서 지난해 32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LG CNS, 신세계아이앤씨, DGB금융그룹 등이 대표적인 FPT소프트웨어의 국내 고객사로 올해 상반기에는 DGB금융그룹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대구 사무소를 개소했다.

또 다른 동남아 기업인 소타텍은 지난 2022년 12월 한국 시장에 진출해 메가존클라우드, 요기요, 코웨이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S가 지분 30%가량을 가진 베트남 기업 CMC글로벌도 지난 5월 서울 중구 시그니쳐 타워에 한국사무소를 열고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국내 다수의 동남아 기업이 국내 아웃소싱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에 ODC를 열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20240729 fpt korea
사진=FPT소프트웨어 코리아 유튜브

인도 IT 기업, 2000년대 초반에 韓 시장 진출

이처럼 IT 아웃소싱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자 삼성SDS, LG CNS, SK C&C 등이 수주하던 전통적인 유지보수 시장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특히 막강한 IT 맨파워를 앞세워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인도 IT 서비스 업체들의 공세가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NTT데이터, HCL테크놀로지스, 타타컨설팅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들 기업들은 제한적인 영역에서 한국 사업을 영위해 왔다. 게다가 주로 글로벌 계약 관계에 있는 고객들의 한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서포트 영역에 사업이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NTT데이터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한온시스템의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과 유지보수 운용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의 IT 서비스 기업 HCL테크놀로지스의 성장세도 매섭다. HCL테크놀로지스는 전 세계 IT서비스 업체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2022년 6월 기준 전 세계 60곳에 거점을 두고 있다. 161개 국적을 가진 22만3,000여 명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 중 개발 인력만 20만 명 가까이 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주요 고객사로 하며, 2022년 회계연도에는 126억 달러(약 16조6,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 최대의 다국적 비즈니스 기업인 타타 그룹의 계열사인 타타컨설팅서비스의 경우 46개국에서 세계 최고의 교육을 받은 컨설턴트 6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TCS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지원 업무 인력을 비롯해 산업군 스페셜리스트까지 채용 인력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은 가장 큰 장점, 소통 비용은 단점

동남아, 인도 등 해외 인력으로 오프쇼어링이 일어나는 가장 큰 배경은 비용 절감이 꼽힌다. 기존에는 대기업 IT 계열사들이 해외 기업들과 현지에서 협력하거나 공동개발센터(GDC)를 설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인건비 부담이 더 크고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동남아, 인도 등의 개발자를 채용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개발 외주화 대열에 합류하는 추세다.

미국 직장 평가 플랫폼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베트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 범위는 2만400만 동(약 1,120만원)에서 9만8,400만 동(약 2,690만원)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연봉인 5,300~9,300만원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상황에 맞게 필요한 인재를 고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IT 기업은 비즈니스 성숙도와 단계에 따라 필요 인력이 변하는데, 기술 스택이 맞지 않거나 사업 형태에 맞지 않는 정규직 고용은 회사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이나 기술에 대해 전문성 있는 인재를 신속하게 매칭해 필요한 기간만큼 채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ruby on rails, c# 같이 대중적이지 않은 기술 스택을 가진 개발자나 AI 엔지니어처럼 품귀 현상인 개발자를 찾는 경우에는 오히려 해외에서 빠르게 채용할 수도 있다. 특히 AI 기술 보급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인도의 경우 IT 아웃소싱을 통해 AI 관련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를 찾을 확률이 높다. 

물론 단점도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개발자와의 협업은 업무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례 회의를 통해 상호 이해도를 높이고 문제 발생 시 온라인 소통 경로를 활용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물리적으로 시차가 있다 보니 프로젝트와 일정 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그나마 2-3시간 정도 시차가 있는 인도, 베트남은 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한국과 낮과 밤이 바뀌는 경우는 협업이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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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유니콘' 직방, 거듭된 적자 상황에 기업가치도 하락 전망

'날개 잃은 유니콘' 직방, 거듭된 적자 상황에 기업가치도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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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플랫폼 업체 희비 엇갈려, 직방 하락세 심화
한때 2.5조였던 직방 기업가치, 지금은 1조원 미만으로 추정
실적 악화에 IPO 여력도 상실, "IPO 재도전 나서도 흥행 어려울 듯"
zigbang Unicorn TE 20240729

2021~2022년 벤처 투자 활황기 수조원대 몸값을 인정받은 바 있는 인터넷 플랫폼 업체들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흑자가 제대로 나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잃는 업체가 많아져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직방이다. 직방은 한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대표 주자로 꼽힐 만큼 높은 성장성을 보였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직격타로 작용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안착한 당근, '직방'은 거듭 하락하기만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처캐피털(VC)이 보유한 당근 구주가 기업가치 2조5,000억원에 거래됐다. 당근은 앞서 지난 2021년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1,80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누적 투자금은 2,270억원에 달한다.

당초 올해는 스타트업 거품이 꺼진 탓에 구주의 경우 회사 측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회사 측이나 기존 투자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대에 매매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단 의미다. 이런 가운데 당근 구주가 몸값 2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거래된 건, 당근이 흑자를 내고 있어서다. 실제 당근은 지난해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276억원을 기록해 전년(499억원) 대비 156% 증가했다.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뤄낸 셈이다.

반면 흑자 전환을 못 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유니콘으로 주목받았던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그 주인공이다. 업게에 따르면 직방의 기업가치는 수직 낙하했다. 이에 대해 한 VC 관계자는 "직방 구주는 가격이 상관없이 사겠다는 기관이 없을 정도"라며 "팔려는 VC만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직방은 지난 2022년 기업가치를 2조5,000억원까지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한 바 있지만, 영업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IB업계에 따르면 직방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전년(882억원) 대비 35.9%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2022년 371억원에서 지난해 380억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2021년 8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뒤 3년째 적자 상황이 이어진 셈이다.

직방의 실적이 저조한 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한 영향이 크다. 실제 전국 주택거래량은 2020년 말 128만 건에서 지난해 56만 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물 정보를 플랫폼에 올려 광고 수익을 받는 직방 사업모델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외연 확장 역시 한계에 봉착했다. 직방은 2022년 삼성SDS 홈 IoT(사물인터넷) 부문 인수를 비롯해 ▲큐픽스 ▲호갱노노 ▲온택트플러스 ▲소마 ▲로프트피엠씨 ▲디스코 ▲슈가힐 등 다양한 회사를 설립·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자생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대여금만 쌓였다. 직방이 지난해까지 3년간 이들에게 제공한 대여금은 총 766억원에 달한다.

zigbang revenue TE 20240729

비현실적 비전 제시한 직방, 결국 상장 도전도 실패

앞서 상장에 도전하던 시기 '터무니없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단 점도 악영향을 줬다. 직방의 성장성에 의구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22년 직방은 2조4,000억원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했다. 2023년 IPO를 목표로 본격적인 '기지개 펴기'에 돌입하겠단 취지였다.

다만 당시에도 시장에선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회사 실적에 비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단 평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직방은 매출 558억원 및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100억원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한 것이다.

직방이 비현실적인 비전을 제시한단 목소리도 쏟아졌다. 직방은 2021년 아파트 중개 수수료에서 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직방 구주 투자사 측은 직방이 2022년 396억원, 2023년 2,754억원, 2024년 7,740억원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4년엔 매출 1조원이 돌파할 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는 2021년 기준 서울 아파트 중개 거래를 모두 도맡아 수수료를 받는다 해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2021년 서울 아파트 중개 수수료 총규모가 6,300억원가량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직방에 대한 투자사 차원의 신뢰가 상당 부분 하락한 이유다.

추가 투자 필요한데, "IPO도 여의찮아"

결국 직방은 추가 투자를 통해 손익분기점 돌파까지의 시간을 벌어야 하는 처지지만, 이마저도 여의찮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직방은 2022년 시리즈 E까지 이미 총 3,200억원의 투자를 받은 상황이다. 여기서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IPO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불안정한 시장 환경 및 악화한 회사 실적 등을 고려하면 IPO 흥행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IPO를 진행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 직방이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할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인 데 반해 현재 직방의 기업가치는 1조원 미만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5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IPO에 동의할 가능성이 작다. 실제 직방 지분을 보유한 VC 캡스톤파트너스는 직방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이르다고 판단해 지난 3월 만기 예정이던 펀드를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했다. 직방에 투자한 '캡스톤 4호 성장사다리 투자조합'은 결성 총액이 600억원 규모인데, 해당 투자조합은 포트폴리오 중 약 50%의 투자금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직방의 구주 가격이 2019년 구주 매각 시기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9년 당시 직방의 구주는 전체 기업가치를 약 4,500억원으로 책정한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이때 직방의 구주 거래가 활발했던 건 IPO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았던 영향이다. 반면 IPO 동력을 거의 상실한 지금 직방의 가치를 보증하는 요인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하방 요인은 있어도 상방 요인은 없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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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에 빠진 백화점 업계, 서울 매출 고공 행진할 때 지방은 줄폐업

양극화에 빠진 백화점 업계, 서울 매출 고공 행진할 때 지방은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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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밀리고 인구 줄어들고, 지방 유통업계 눈물
전국서 서울만 10%대 성장률, 지방선 업종 변경 움직임
서울 외 점포 실적 부진, F&B 강화 및 명품 유치에 속도
Seoul department TE 001 20240729

지방 유통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를 중심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도권의 주요 백화점은 연일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반면 지방 소재 백화점은 매출 부진으로 업종을 바꾸거나 폐점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유통 인프라가 무너지면 지역 고용과 관련 산업까지 줄줄이 쇠퇴함에 따라 지방 소멸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방 백화점, 도산 위기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은 광주점의 사업성 점검에 들어갔다. 한때 ‘지역 1등 백화점’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신세계백화점에 1등 자리를 내준 이후 연매출이 계속 줄어들더니 지난해(2,977억원)엔 3,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마산점도 닫았다. 전국 32개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 최하위권이던 마산점을 매장 임차 종료 시점에 맞춰 결국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주요 지방 대도시 백화점도 매출 부진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다.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NC백화점 서면점도 이달 영업종료를 앞두고 있다. 1995년 개점해 30년 가까이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에서 명맥을 유지해 온 현대백화점 부산점도 사실상 영업 종료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철수 대신 대대적 리뉴얼을 거친 뒤, 9월 새로운 형태의 복합쇼핑몰인 ‘커넥트현대 부산’으로 재개장할 계획이다.

슈퍼마켓 등 소규모 유통업체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 외 지역에 있는 슈퍼마켓은 2만3,723개로 5년 전(2만6,016개)보다 2,293개 줄었다. 이들 사례는 지방 유통가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로 인해 매출은 줄어드는데 이마저도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리고 있어서다.

특히 새벽배송 권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쿠팡, 컬리 등은 지방 유통산업을 위협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입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도서산간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컬리도 지난해 경남 창원과 경기 평택에 물류센터를 짓고 새벽배송 확장에 나섰다. 올 2월에는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 기업 중 최초로 경북 경주와 포항에도 진출했다.

Seoul department TE 002 20240729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서울은 웃고 지방은 울고, 백화점 ‘빈익빈 부익부’ 심화

이렇다 보니 최근 수익성 개선에 나선 유통 대기업들은 확실한 지역 1위 매장이 아니면 수요가 확실히 보장된 수도권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유통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주요 백화점은 명품 매장과 각종 팝업스토어 인기 등에 힘입어 연일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미 지난해 12월 말 백화점 단일점포 최초로 연매출 3조원 돌파 신기록을 썼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지난해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이변이 없는 한 연매출 3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백화점 본점 또한 지난해 2조원 가까이 매출을 찍었고, 현대백화점 역시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지난해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1조원의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각 시도별 백화점 판매액 추이를 보더라도, 지역 간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 11조9,694억원이던 서울 백화점 판매액 규모는 3년 만인 지난해 18조6,189억원대까지 급증했다. 조사 대상 전국 8개 시·도 가운데 서울만 유일하게 10%대 성장률(12.3%)을 기록한 것이다. 또 서울 외 7개 시·도 지역(경기·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경남) 판매액(19조7,067억원)을 모두 합쳐야만 서울 백화점 판매액을 넘길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 백화점 판매액을 보면, 그나마 제2의 수도인 부산광역시의 판매액 규모가 전년 대비 8% 뛰면서 체면치레를 했고, 수도권인 경기도도 6%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호남권 최대 도시인 광주광역시의 백화점 판매액 규모는 1조852억원으로 1년 전(1조986억원)보다 1.2% 감소했다. 대전광역시의 백화점 판매액(1조9,466억원)도 전년 대비 2.3% 성장하는 데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시장은 상위 10개 점포 매출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10개 점포 매출은 전체 업계 매출의 3.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점포 리뉴얼에 집중

이에 국내 백화점업계는 서울 외 지역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정준호 대표 직속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하고 대구점, 울산점, 포항점 등 지방 10개 점포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중소형 점포에 신규 브랜드를 유치하고 체험형 콘텐츠 강화 등을 통해 점포 경쟁력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총괄하는 롯데쇼핑의 김상현 부회장도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백화점 비효율 점포 리포지셔닝(재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리뉴얼 점포는 수원점이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개점한 수원점을 10년 만에 올해 대대적으로 리뉴얼, 프리미엄 백화점과 쇼핑몰을 합친 복합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수원점은 인기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과 5,000㎡(약 1,512평) 규모 푸드홀 등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중동점에 대한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찌, 발렌시아가, 페라가모, 몽클레르 등 신규 브랜드 4곳의 입점을 확정하고 명품 카테고리를 대폭 강화하는 식이다. 서울 목동점에는 상반기 중 이탈리아 브랜드 발렉스트라가 입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재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부산점을 7월 말까지 운영하고 업태를 바꿔 새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도 지방 점포 새단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내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 매장을 기존 대비 3배가량 키워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재단장했다. 타임월드점 1층에는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도 오픈했다. 그라프는 1960년 영국에서 탄생한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방 백화점에 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타임월드점에 구찌 남성 전용 매장을 새롭게 열었고, 최근엔 지하 1층 남성 명품 매장에 팝업 전용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오는 8월 스위트 파크를 오픈하기 위해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스위트 파크는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유명 디저트부터 국내 빵집 등 인기 디저트 매장을 한데 모아 놓은 공간이다. 올해 2월 강남점에 처음 문을 연 스위트 파크는 하루 평균 4만7,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서 2019년부터 8년간 진행해 온 경기점의 리뉴얼도 올해 1월 모두 마쳤다. 전체 매장 면적의 90%에 달하는 4만6,280㎡(약 1만4,000평)의 공간을 새롭게 바꾸고, MZ세대 고객과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아카데미, 영화관 등 문화·체험·서비스 시설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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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심화하는 구직난에 '인턴 알선업체' 성행, 돈 주고 무급으로 일하는 기현상 발생

中 심화하는 구직난에 '인턴 알선업체' 성행, 돈 주고 무급으로 일하는 기현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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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체에 알선비 주는 '유료 인턴십' 확산
업종·도시·시기 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글로벌 기업, 국제기구 등 알선비 4배 높아
20240729 china intership

심화하는 구직난에 중국 청년들이 1,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내고 인턴십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만 대졸자가 1,200만 명에 달하는 등 노동시장의 초과 공급이 발생하자 돈을 주고 스펙을 사는 현상까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극심한 취업난이 청년층의 무기력과 절망을 깊어지게 만들어 중국 사회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달라진 中 취업 풍속도, '유료 인턴십' 등장

29일 중화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대졸자 사이에 '유료 인턴십'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등장했다. 중개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기업에 제출할 공식 추천서를 받아 인턴에 합격하는 식이다. 중화망은 "특히 경쟁이 치열한 유망 산업 분야나 대도시에서 유료 인턴십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턴십 알선비는 업종에 따라 적게는 8,000위안(약 151만원)에서 많게는 1만9,000위안(약 360만원)에 달한다. 중국 내 구직 플랫폼에서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현장 인턴십 알선비가 3만6,800위안(약 700만원)으로, 하계·동계 방학 기간에는 2만9,800위안(약 570만원)으로 할인한다고 홍보하는 중개업체도 있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구직·구인 플랫폼 즈롄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기준 도시별 임금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상하이의 평균 월급이 1만3,888위안(약 26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대졸자들은 웬만한 도시 근로자의 한두 달 치 월급을 알선비로 줘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국 내 기업으로 한정됐던 유료 인턴십이 글로벌 기업, 국제기구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일례로 한 중개업체는 국제기구 인턴십 자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4만8,800위안(약 93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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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 실업률/출처=스태티스타(statista)

탕핑족까지 포함한 청년 실업률 50% 육박

이런 가운데 유료 인턴십을 내세운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 불만 접수 사이트에는 '허위 광고', '소비자 사기', '환불 거부' 등 유료 인턴십 중개업체에 대한 불만이 다수 접수됐다. 여기에 수백만원의 알선비를 주고 유로 인턴십의 기회를 얻어도 무급으로 2~3개월 일하다가 인턴십 종료와 함께 다시 실직자로 돌아가는 사례도 많아 일부 기업들이 이러한 관행을 악용한다는 비판도 높다.

한 달 치 월급을 주고 무급의 인턴십 자리를 구하는 기현상의 배경으로는 극심한 취업난이 꼽힌다. 지난해 6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는데, 당국은 같은 해 7월부터 청년 실업률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지난해 12월부터 중·고교 및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구직자를 기준으로 한 실업률 추계를 발표하며 수치를 10%대로 낮췄지만, 청년층의 실상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베이징대 연구팀은 '탕핑족(躺平族·집에서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청년층)'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 등 취업을 포기한 1,600만 명의 청년을 합치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라는 추계를 내놨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실업률을 계산할 때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을 제외해 현실과 괴리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중국의 대졸자 중 수백만 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너진 '중국夢', 변화 이끌 시한폭탄 되나

현재 중국 청년층은 그동안 미처 준비하지 못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열심히 공부해 대학을 졸업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돈을 벌어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취업 박람회에서는 대졸자에게 영업직이나 기술직의 조수 등 저숙련 일자리를 권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며, 대기업 취업에 대한 암울한 전망에 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난해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300만 명을 넘기도 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와 실제 취업 가능한 일자리 간에 미스매치가 발생하면서 도시에서의 구직을 포기하고 시골에 있는 부모님에게 돌아가기를 택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중국 당국 차원에서도 높아지는 실업률에 청년들에게 귀향과 농촌에서의 구직활동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의 '신빈곤층'이라 불리는 16~35세 청년 인구는 3억6,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달한다. 문제는 팬데믹 이후 경제 위기의 직격타를 맞은 이들의 빈곤이 단순히 일자리, 기회, 경제적 수입의 부족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에 대한 실망감과 환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소비 부진, 부동산 침체 등에 더해 청년 실업의 문제가 향후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샹 바오 교수는 이러한 중국 청년층의 변화를 두고 '중국몽의 재구성'이라고 정의하면서 "중국 Z세대 마음속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진핑 체제는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와 함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을 주창해 왔지만 시진핑이 키워낸 1020세대, 이른바 '애국청년'이 우울과 불안감에 자포자기하면서 '중국몽'이 오히려 체제를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세가 꺾이고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900만 명 이상의 청년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들이 중국을 변화시킬 강력한 세대로 진화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과거에도 중국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 천안문 광장 시위가 대표적이다. 지난 1989년 실업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청년들의 좌절감이 트리거가 돼 천안문 광장에서 역사적이고 거대한 시위가 일어난 바 있다. 최근인 2022년에도 중국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같은 애국청년의 백지 시위에 중국 정부는 결국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를 허용하는 등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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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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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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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MSc AI/Data Science vs. Boot Camp for AI

MSc AI/Data Science vs. Boot Camp for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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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O'Ne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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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ing member of GIAI & SIAI
Professor of Data Science @ S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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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t camp is for software programming without mathematical training
MSc is a track for PhD, with in-depth scientific research written in the language of math and stat
We respect programmers, but our works are significantly varying

Due to the fact that we are running SIAI, an higher educational institution for AI/Data Science, we often have questions about the difference between Boot Camps for AI and MSc programmes. The shortest answer is the difference in Math requirements. Masters track is for people looking for academic training so that one can read academic papers in that subject. With PhD in the topic, we expect the student to be able to lead a research. From Boot Camp, sorry to be a little aggressive here, but we only expect a 'Coding Monkey'.

We are aware that many countries are shallow in AI/Data Science that they want employees only to be able to best use of Open AI's and AWS's libraries by Rest API. For that, boot camp should be enough, unless the boot camp teacher does not know how to do so. There are nearly infinite amount of contents for how to use Rest API for your software, regardless of your backend platform, be it an easy script languages like Python or tough functional ones like OCaml. Difficulties are not always indicators of determinants in challenges, and we, as data scientists at GIAI, care less about what language you use. What's important is how flexible your thinking for mathematically contained modeling.

Boot camp for software programing, MSc for scientific training

Unfortunately, unless you are lucky enough to be born as smart as Mr. Ramanujan, you cannot learn math modeling skills from a bunch of blogs. Programming, however, has infinitely many proven records of excellent programmers without school traninng. Elon Musk is just one example. He did Economics and Physics in his undergrad at U Penn, and he only stayed one day in the mechanical engineering PhD program at Stanford University. Programming is nothing more than a logic, but math needs too many building blocks to understand the language.

When we first build SIAI, we had quite a lengthy discussion for weeks. Keith was firm that we should stick to mathematical aspects of AI/Data Science. (which doesn't mean we should only teach math, just to avoid any misunderstanding.) Mc wanted two tier tracks for math and coding. We later found that with coding, it is unlikely that we can have the school accreditted by official parties, so we end up with Keith's idea. Besides, we have seen too many Boot Camps around the world that we do not believe we can be competitive in that regard.

The founding motto of the school is 'Rerum Cognoscere Causaus', meaning 'the real cause of things'. With mathematical tools, we were sure that we can teach what are the reason behind a computational model was first introduced. Indeed, Keith has done so well in his Scientific Programming that most students no longer bound to media brainwashing that Neural Network is the most superior model.

Scientists do our own stuff

If you just go through Boot Camps for coding, chances are that you can learn the limitations of Neural Network just by endless trials and errors, if not somebody's Medium posts and Reddit comments. In other words, without the proper math training, it is unlikely one can understand how the computational logics of each model are built, which makes us to aloof from all programmers without necessary math training.

The very idea comes from multiple rounds of uneasy exposures to software engineers without a shred of understanding in modeling side of AI. They usually claim that Neural Network is proven to be the best model, and they do not need any other model knowledge. And all they have to do is to run and test it. Researchers at GIAI are trained scientists, and we mostly can guess what will happen just by looking at equations. And, most importantly, we are well aware that NN is the best model only for certain tasks.

They kept claim that they were like us, and some of them wanted to build a formal assocation with SIAI (and later GIAI). It's hard for us to work with them, if they keep that attitude. These days, whenever we are approached by third parties, if they want to be at equals with us, we ask them to show us math training levels. Please make no mistake that we respect them as software engineers, but we do not respect them as scientists.

Guess aforementioned story and internal discomfort tells you the difference between software engineers and data/research scientists, let alone tools that we rely on.

We screen out students by admission exams in math/stat

With the experience, Keith initiated two admission exams for our MSc AI/Data Science programmes. At the very beginning, we thought there will be plenty of qualifying students, so we used final year undergrad materials. There was a disaster. We gave them two months of dedicated training. Provided similar exams and solved each one of them with extra detail. But, only 2 out of 30 students were able to get grades good enough to be admitted.

We lowered the level down to European 2nd year (perhaps American 3rd year), and the outcome wasn't that different. Students were barely able to grasp superficial concepts of key math/stat. This is why we were kinda forced to create an MBA program that covers European 2nd year teaching materials with ample amount of business application cases. With that, students survive, but answer keys in their final exam tell us that many of them belong to coding Boot Camps, not SIAI.

From year 2025 and onwards, we will have one admission exam for MSc AI/Data Science (2 year) in March, after 2 months pre-training in Jan and Feb. The exam materials will be 2nd year undergrad level. If a student passes, we offer an exam with one notch up in June, again after 2 months pre-training in Apr and May. This will give them MSc AI/Data Science (1 year) admission.

Students who failed the 2-year track admission, we offer them MBA AI program admission, which covers some part of the 2-year track courses. If they think they are ready, then in the following year, they can take the admission exam again. After a year of various courework, some students have shown better performance, based on our statistics, but not by much. It seemed like the brain has its limit that they cannot go above.

Precisely by the same reason, we are reasonably sure that not that many applicants will be able to come to 2-year track, and almost no one for the 1-year track. More details are available from below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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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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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O'Ne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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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ing member of GIAI & SIAI
Professor of Data Science @ SIAI

Why Companies cannot keep the top-tier data scientists / Research Scientists?

Why Companies cannot keep the top-tier data scientists / Research Scien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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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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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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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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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brains in AI/Data Science are driven to challenging jobs like modeling
Seldom a 2nd-tier company, with countless malpractices, can meet the expectations
Even with $$$, still they soon are forced out of AI game

A few years ago, a large Asian conglomerate acquired a Silicon Valley's start-up just off an early Series A funding. Let's say it is start-up $\alpha$. The M&A team leader later told me that the acquisition was mostly to hire the data scientist in the early stage start-up, but the guy left $\alpha$ on the day the M&A deal was announced.

I had an occation to sit down with the data scientist a few months later, and asked him why. He tried to avoide the conversation, but it was clear that the changing circumstances definitely were not within his expectation. Unlike other bunch of junior data scientists in Silicon Valley's large firms, he did signal me his grad school training in math and stat that I had a pleasant half an hour talk about models. He was mal-treated in large firms that he was given to run SQL queries and build Tableau-based graphes, like other juniors. His PhD training was useless in large firms, so he had decided to be a founding member of $\alpha$ that he can build models and test them with live data. The Asian acquirer with bureaucratic HR system wanted him to give up his agenda and to transplant the Silicon Valley large firm's junior data scientist training system to the acquirer firm.

Photo by Vie Studio

Brains go for brains

Given tons of other available positions, he didn't waste his time. Personall,y I also have lost some months of my life for mere SQL queries and fancy graphes. Well, some people may still go for 'data scientist' title, but I am my own man. So was the data scientist from $\alpha$.

These days, Silicon Valley firms call the modelers as 'research scientists', or simliar names. There also are positions called 'machine learning engineers' whose jobs somewhat related to 'research scientists', but may disinclude mathematical modeling parts and way more software engineering in it. The title 'Data Scientists' are now given to jobs that were used to be called 'SQL monkeys'. As the old nickname suggests, not that many trained scientists would love to do the job, even with competitive salary package.

What companies have to understand is that we, research scientists, are not trained for SQL and Tableau, but mathematical modeling. It's like a hard-trained sushi cook(将太の寿司, shota no sushi) is given to make street food like Chinese noodle.

Let me give you an example in real corporate world. Let's say a semi-conductor company, $\beta$ wants to build a test model for a wafer / subsctrate. What I often hear from those companeis are that they build a CNN model that reads the wafer's image and match it with pre-labeled 0/1 for error detection. In fact, similar practices have been widely adapted practice among all Neural Network maniacs. I am not saying it does not work. It works. But then, what would you do, if the pre-label was done poorly? Say, the 0/1 entries were like over 10,000 and hardly any body double checked the accruracy. Can you rely on that CNN-based model? In addition to that, the model probably require enourmous amount of computational costs to build, let alone test and operating it daily.

Wrong practice that drives out brain

Instead of the costly and less scientific option, we can always build a model that captures data's generated process(DGP). The wafer is composed of $n \times k$ entries, and issues emerge when $n \times 1$ or $1 \times k$ entries go wrong altogether. Given the domain knowledge, one can build a model with cross-products between entries in the same row/column. If it is continuously 1 (assume 1 for error), then it can easily be identified as a defect case.

Cost of building a model like that? It just needs your brain. There is a good chance that you don't even need a dedicated graphics card for that calculation. Maintenance costs are also incomparably smaller than the CNN version. The concept of computational cst is something that you were supposed to learn in any scientific programming classes at school.

For companies sticking to the expensive CNN options, I always can spot followings:

  • The management has little to no sense of 'computational cost'
  • The manaement cannnot discern 'research scientists' and 'machine learning engineers'
  • The company is full of engineers without the sense of mathematical modeling

If you want to grow up as a 'research scientist', just like the guy at $\alpha$, then run. If you are smart enough, you must have already run, like the guy at $\alpha$. After all, this is why many 2nd-tier firms end up with CNN maniacs like $\beta$. Most 2nd-tier firms are unlucky that they cannot keep research scientists due to lack of knowledge and experience. Those companies have to spend years of time and millions of wasted dollars to find that they were so long. By the time that they come to senses, it is mostly already way too late. If you are good enough, don't waste your time on a sinking ship. The management needs so-called cold-turkey type shock treatment as a solution. In fact, there was a start-up that I stayed only for a week, which lost at least one data scientist in everyweek. The company went to bankrupt in 2 years.

What to do and not to do

At SIAI, I place Scientific Programming right after elementary math/stat training. Students see that each calculation method is an invention to overcome earlier available options' limitations but simultanesouly the modification bounds the new tactic in another directions. Neural Networks are just one of the many kinds. Even with the eye-opening experience, some students still remain NN maniacs, and they flunk in Machine Learning and Deep Learning classes. Those students believe that there must exist a grand model that is univerally superior to all other models. I wish the world is that simple, but my ML and DL courses break the very belief. Those who are awaken, usually become excellent data/research scientists. Many of them come back to me that they were able to minimize computational costs by 90% just by replacing blindly implemented Neural Network models.

Once they see that dramatic cost reduction, at least some people understand that the earlier practice was wrong. The smarty student may not be happy to suffer from poor management and NN maniacs for long. Just like the guy at $\alpha$, it is always easier to change your job than fighting to change your incapable management. Managers moving fast maybe able to withhold the smarty. If not, you are just like the $\beta$. You invest a big chunk of money for an M&A just to hire a smarty, but the smarty disappears.

So, if you want to keep the smarty? Your solution is dead simple. Test math/stat training levels in scientific programming. You will save tons of $$$ in graphic card purch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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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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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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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해외 DS] 메타, 4050억 개 매개변수 가진 대형언어모델 '오픈 소스'로 공개해

[해외 DS] 메타, 4050억 개 매개변수 가진 대형언어모델 '오픈 소스'로 공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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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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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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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대 규모의 오픈 소스 대형언어모델 등장
라마 3.1, 여러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GPT-4와 비슷한 성능 보여
오픈 소스 공개를 통해 투명하고 안전한 대형언어모델 되어야
Paper in Vintage Typewriter
사진=Pexels

메타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오픈 소스 대형언어모델(LLM)인 라마 3.1을 공개했다. 라마 3.1을 두고 현존하는 최강의 AI 모델이라며 성능에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오픈AI가 챗GPT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회사명과 모순인 점을 비난했다.

마크 저커버그 “대형언어모델 업계에서도 오픈 소스 문화 활성화 되어야”

라마 3.1은 영어뿐만 아니라 아랍어, 독일어, 힌디어 등 8개 언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긴 글 요약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여 강력한 언어 모델로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사용자가 언어 모델을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했다. 라마 3.1은 오픈 소스를 공개하면서도 오픈AI의 GPT-4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등과 같이 최신 대형언어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라마 3.1을 오픈 소스로 과감히 공개한 사건을 두고 개발 업계에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대형언어모델 업계에서도 오픈 소스를 공개하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마 3.1, GPT-4와 비슷한 성능 보여

이전에 공개한 라마 3는 700억 개의 매개변수로 학습했으나, 이번에 출시한 라마 3.1 405B는 무려 4050억 개의 매개변수로 모델을 학습했다. 이는 GPT-3를 한참 능가한 수준이다. 대형언어모델에서 매개변수 개수는 그 모델의 크기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매개변수 개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나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메타는 라마 3.1은 일반 지식, 조종성, 수학, 도구 사용, 다국어 번역 등 다양한 작업에서 GPT-4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라마 3.1은 수학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클로드 3.5와 GPT-4o 모델을 넘어섰다. 또한 업계 표준 테스트인 MMLU(Massive Multitask Language Understanding)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델 효율성 혁신 이룬 메타

게다가 라마 3.1은 15조 개 이상의 토큰으로 훈련되었다. 토큰은 언어의 기본 구문 단위를 말한다. 훈련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H100 GPU를 16000개를 사용하여 몇 달이 걸릴 정도로 거대한 언어 모델이다.

라마 3.1의 컨텍스트(Context) 길이는 12만8천개 토큰이다. 컨텍스트 길이는 언어 모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입력 텍스트 길이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가 많을수록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그 이유는 대형언어모델 특성상 이전 문장과 가장 유사한 단어를 출력하여 한 번에 고려할 수 있는 단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문맥을 더 정확하게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컨텍스트 길이가 늘어날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그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대형언어모델에서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제미나이 1.5 프로가 200만 컨텍스트를 고려한 것에 비해 라마 3.1의 컨텍스트는 길지 않지만, 추론 기능이 향상되어 긴 텍스트를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메타 AI 엔지니어들은 트랜스포머 모델 아키텍처에 약간의 변형을 줘서 더 높은 성능을 보이게 설계했다. 모델 효율성 혁신은 단순히 규모를 확장하는 것을 넘어 더 큰 도움이 된다. 작고 관리하기 쉬운 모델로 비슷하거나 우수한 결과를 달성하면, 비용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영향을 줘 사용자와 애플리케이션이 고급 AI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픈 소스 대형언어모델, 폐쇄형보다 투명하고 안전해

또한 메타는 라마 3.1을 공개하면서 모델 안전성을 강조했다. 모델이 커질수록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므로 안전성을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메타는 라마 3.1을 출시하기 전에 여러 위험 평가와 안전성 평가는 물론 전문가와 함께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메타는 모델의 다국어 기능 평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영어 이외의 언어에서도 안전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도록 설계했다. 저커버그는 라마 3.1와 같이 오픈 소스 모델은 투명하고 광범위하게 조사할 수 있으므로 챗GPT와 같이 폐쇄형 모델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 소스로 공개했을 뿐, 구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메타는 이전 라마 모델과 마찬가지로 라마 3.1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으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허깅 페이스(Hugging Face), 깃허브 또는 메타에서 직접 내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리스에이아이(Iris.ai)의 CTO겸 공동 창립자인 빅터 보테브는 이 모델을 실행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하드웨어가 필요하여 사실상 접근이 쉽지 않다고 했다. 오픈 소스로 공개했을 뿐, 현실적으로 이를 구현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테브는 대부분 연구자와 조직이 대규모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대규모 모델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 따르는 환경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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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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