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산업 새 시대 목전” ‘초대형 상장’ 앞둔 스페이스X, 스타십 V3가 최대 분수령
“우주 산업 새 시대 목전” ‘초대형 상장’ 앞둔 스페이스X, 스타십 V3가 최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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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억 달러 조달·기업가치 2조 달러 전망 화성 식민지·우주 데이터센터까지 담은 머스크 청사진 스페이스X 상장, 테슬라 주가에 '악재’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투자설명서를 공개했다. 시장은 천문학적 적자와 공격적 투자에도 상장 실패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채 얼마나 많은 유동성이 스페이스X로 빨려 들어갈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다만 상장 전 최대 변수로 떠오른 스타십(Starship) V3 시험비행이 기술 문제로 연기되면서 분위기는 다소 복잡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시험 결과가 스페이스X의 미래 가치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paceX IPO 신청서 공개, 6월 말 나스닥 상장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전날 SEC에 제출한 상장 서류에서 최대 750억 달러(약 113조5,000억원) 조달과 2조 달러(약 3,00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Aramco)가 기록한 역대 최대 IPO 규모 294억 달러(약 44조5,600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SEC에 보고된 자료를 보면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 매출 46억9,000만 달러(약 6조7,900억원), 순손실 42억8,000만 달러(약 6조1,9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매출 40억 달러(약 5조7,900억원), 순손실 5억2,800만 달러(약 7,600억원)였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87억 달러(약 27조원)를 기록했지만 49억4,000만 달러(약 7조1,500억원) 순손실을 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업 부문 손실이 63억6,000만 달러(약 9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AI 부문에만 127억 달러(약 18조4,0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와 AI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023년 230만 명에서 지난해 890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관련 매출도 지난해 44억2,000만 달러(약 6조4,000억원)로 전년 20억 달러(약 2조8,900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현재 1조2,500억 달러(약 1,890조원)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상장 후 1조5,000억 달러(약 2,27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후 종목 코드는 'SPCX'로, 나스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JP모건 등이 맡으며, 투자설명서 공개 15일 후인 다음 달 4일 전후 투자설명회(로드쇼)를 거쳐 12일께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스페이스X IPO에 투자금 쏠림, 유동성 블랙홀 될 수도
시장에서는 이미 스페이스X 상장 성사 여부를 의심하는 분위기는 사라진 상태다. 다만 기존 우주 산업이나 AI 등 유사 업종에 머물던 투자 자금이 스페이스X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대안으로 투자되던 기존 우주 산업 관련주들에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또 스페이스X가 자신들의 막강한 컴퓨터 인프라를 다른 AI 회사에 빌려주기로 하면서, 예전부터 이 대여 시장을 꽉 잡고 있던 오라클 등 기존 클라우드 기업들은 강력한 경쟁자를 맞닥뜨리게 돼 기업 실적과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스페이스X 상장으로 더 큰 위협을 받는 종목으로는 이른바 ‘주가 멀티플이 높은 성장주’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 멀티플이 높은 성장주란 현재 회사가 벌어들이는 실제 이익에 비해 주가가 매우 높게 형성된 주식을 의미한다. 이 주식들은 당장 큰돈을 벌지는 못해도 미래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돼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나 Arm, 팔란티어와 같이 최근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AI 관련주들이 이에 속한다.
스페이스X 상장이 테슬라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테슬라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데다 다수의 투자자가 스페이스X 주식 매수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테슬라 지분을 매도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개인 및 기관들이 스페이스X 주식 매수에 활발히 뛰어드는 과정에서 테슬라가 다소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가 발표한 1분기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적은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자율주행과 같은 신사업 경쟁력도 불안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권사 오펜하이머는 “테슬라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 확대를 목표로 두고 있지만 기술력이 여전히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성능 개선에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스페이스X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머스크 CEO가 이끄는 기술 생태계 전체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 상장이 우주 산업뿐 아니라 AI 투자 흐름과도 연결돼 있다고 평가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향후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결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머스크 CEO가 AI 생태계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두 가지 긍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머스크 리더십에 대한 시장 신뢰가 더욱 강화될 수 있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봇, AI 훈련 인프라가 스페이스X, 스타링크, xAI와 연결돼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카운트다운 멈춘 ‘스타십 V3’, “발사 마지막 순간 엔진 결함 포착”
스페이스X의 상장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이유는 스페이스X가 위성통신과 데이터 인프라, 우주 운송까지 포괄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사용 로켓 기술을 기반으로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글로벌 우주산업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항공·선박·군사 통신 시장까지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재난 상황이나 통신 장애 시 핵심 인프라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핵심 축은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개발이다. 스타십은 우주선 상단부와 슈퍼헤비(Super Heavy) 부스터로 구성된 2단 발사체로, 스페이스X는 이를 지구 저궤도와 달, 화성까지 승무원과 화물을 운송하는 완전 재사용 시스템으로 설계했다. 공식 자료 기준 스타십은 완전 재사용 구성에서 100톤 이상을 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슈퍼헤비 부스터에는 랩터 엔진 33기가 장착된다. 최근 모델인 V3 체계는 기존 모델보다 추진 성능과 연료 탑재 능력을 끌어올린 개량형으로, 장거리 임무에 필요한 궤도상 재급유와 대량 스타링크 위성 발사를 염두에 둔 설계가 반영됐다.
다만 스타십 V3의 무인 시험비행 일정이 기술 문제로 연기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비행 성공 여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타십 V3는 당초 22일 오후 7시30분 이륙할 예정이었지만,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40초를 남긴 상태에서 멈췄다. 기계적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스페이스X는 원인 해결을 시도했으나, 결국 발사를 미루겠다고 공지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를 통해 “타워 암(arm)을 고정하는 유압 핀이 후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타십을 붙잡는 팔 형태 장비와 관련한 부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타십 V3는 기존 모델에서 크게 바뀐 첫 기체인 만큼, 스페이스X는 무리한 발사보다 안전한 재시도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시험 비행의 성패는 기관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의 미래 가치를 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우주를 향한 머스크의 거대한 야망이 자본시장의 빅뱅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단한 제동이 걸릴지는 추후 재개될 스타십 V3의 화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