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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데이터로 본 불편한 진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이 쓰레기 줍기보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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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 거는 것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을 더 꺼려
연락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어색함
연구 결과, 간단한 워밍업으로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심리적 장벽 낮출 수 있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Reconnect With Old Friends ScientificAmerican 20240716
사진=Scientific American

사회적 관계가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중요성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특히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의지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친구들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근 의사소통 심리학(Communications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해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오랜 친구가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연락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했다.

2,4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7개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잃어버린 오랜 친구가 있으며, 그들에게 연락할 의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망설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략도 함께 제안했다.

끊어진 인연, 다시 잇기 망설이는 이유

캐나다 대학생 4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91%가 연락이 끊긴 친구가 있지만, 다시 연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의 어느 시점보다 지금 당장 연락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망설임의 원인으로는 상대방의 반응에 대한 걱정, 오랜 시간으로 인한 어색함 등이 꼽혔다. 즉 사람들은 옛 친구의 삶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존 연구 결과는 이러한 걱정이 기우에 불과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데, 연락이 끊긴 친구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연락을 반기고 고마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사람들이 걱정을 극복할 수 있다면 옛 친구와 다시 연결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9명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보다 옛 친구로부터 연락받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사 소통을 시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고, 자신에게 연락하면 기뻐할 것으로 생각되는 옛 친구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만 모집해, 옛 친구의 연락처 정보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작성하는 시간을 줬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러한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옛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즉각적으로 더 큰 행복감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옛 친구는 낯선 사람? 시간이 만든 심리적 거리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상황을 과도하게 분석하지 말고 "전송" 버튼을 누르라고 조언한다. 또한 연구진은 옛 친구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받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지 생각해 보도록 유도했다. 답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연락 자체를 친절한 행동으로 여기도록 제안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은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의 수를 크게 늘리지는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288명을 대상으로 쓰레기 줍기, 치과 예약, 어린 시절 좋아하는 노래 듣기,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기, 옛 친구에게 연락하기 등 다양한 일상 행동에 대한 의향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은 쓰레기를 줍거나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을 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시간이 흐르면서 옛 친구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옛 친구에게 다시 연락하는 것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옛 친구와의 관계 회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 더 큰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진은 특정 사회적 상호 작용을 연습하는 '워밍업'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현재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3분 워밍업 과제를 수행하고, 다른 그룹은 소셜 미디어를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험 결과 현재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3분 워밍업 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옛 친구에게 연락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워밍업 과제를 수행한 그룹의 절반이 옛 친구에게 연락한 반면, 소셜 미디어를 훑어본 그룹에서는 3분의 1만이 연락을 시도했다.

사회적 관계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적인 사정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관계는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옛 친구와의 연락이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간단한 준비만으로도 연락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옛 친구와의 연락을 넘어, 멀어진 관계 회복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사회적 관계 개선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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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반전 노린다" HBM3E 12단·HBM4에 총력 기울이는 삼성전자

"분위기 반전 노린다" HBM3E 12단·HBM4에 총력 기울이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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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중 HBM3E 12단 양산·납품 착수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 3사 협력 뒤흔들 수 있을까
HBM4 로직 다이 제작에는 4㎚ 파운드리 공정 적용 예정
sk hynix samsung hbm 20240716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패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HBM3E(5세대 HBM) 8단 시장을 뒤로하고 HBM3E 12단, HBM4(6세대 HBM) 등 첨단 제품에 무게를 실으며 초기 시장 선점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HBM3E 12단에 승부수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HBM3E 12단 제품의 양산에 돌입했으며, 현재 일부 고객사들에 이를 납품하고 있다. HBM3E 12단은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을 활용해 D램 메모리 칩을 12단까지 쌓은 제품으로, 차세대 HBM인 HBM4의 직전 세대다.

업계에서는 차후 HBM3E 12단 제품이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을 강화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HBM3E 8단 시장에서 열세에 몰렸던 삼성전자가 추후 12단 시장 선점을 통해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HBM 시장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하며 명백한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공식 납품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며 한동안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HBM3E 12단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선점한 8단 시장과 달리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선두 주자'가 없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할 메모리 기업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양산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 먼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선점하는 기업이 하반기 HBM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가속기 생태계 재편 가능성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HBM3E 12단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쥘 경우 엔비디아와 TSMC,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AI 가속기 시장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현재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가 설계를, 대만 TSMC가 생산을 담당하며, HBM은 SK하이닉스가 납품한다. HBM과 GPU의 패키징은 TSMC 몫이다. TSMC가 엔비디아의 GPU를 생산하고, SK하이닉스의 HBM을 받아 패키징한 뒤 재차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이 선제적으로 만들어 둔 '틀'에 제품을 맞춰야 한다. 엔비디아의 요구 성능에 맞춰 SK하이닉스 못지않은 HBM을 생산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하며, HBM을 받아 패키징 작업을 수행하는 TSMC와의 궁합도 맞출 필요가 있다. 1993년 이후 30년 넘게 세계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시장을 이끌어온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기준에 맞춰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만약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최초로 납품하는 데 성공한다면 상황은 뒤집히게 된다. SK하이닉스의 행보를 뒤따르는 데 급급했던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앞서며 시장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nvidia tsmc sk 20240716

HBM4 경쟁에서도 '도전장'

삼성전자는 HBM3E 12단의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4의 로직 다이 제작에 4㎚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다. 로직 다이는 HBM의 최하단에 배치되는 부품으로, 인간의 두뇌와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HBM3E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로직 다이를 제조했지만, HBM4부터는 각각의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맞춤형’으로 탑재할 필요가 있어 반드시 파운드리 공정을 거쳐야 한다.

HBM4 로직 다이 제작에 활용될 4㎚ 파운드리는 70%가 넘는 수율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간판 공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4㎚ 공정은 7~8㎚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보다 섬세하게 회로를 그려 넣을 수 있어 칩 성능과 전력 사용량 측면에서 엄청난 강점이 있다”며 “현재 10㎚대 공정으로 HBM3E를 제작하는 삼성이 단번에 4㎚까지 적용 공정 수준을 끌어올린 것은 사실상 HBM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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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쿠팡족' 공략 나선 이커머스, 무료 배송에 할인까지 불붙는 '멤버십 전쟁'

'탈쿠팡족' 공략 나선 이커머스, 무료 배송에 할인까지 불붙는 '멤버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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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400만 회원, 8월부터 멤버십 58% 인상
SSG닷컴·컬리·네이버, 쿠팡 이탈 고객 흡수 총력
쿠팡,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제고 기대
coupang ssg 20240716

다음 달부터 쿠팡 기존 회원의 멤버십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쿠팡에서 이탈하는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SSG닷컴, 컬리,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객 이탈이 없을 것이란 관측과 장보기족을 중심으로 일부 이탈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쿠팡도 멤버십 요금 인상 직후 쿠팡 와우 카드를 통한 혜택 강화로 멤버십 이탈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SSS닷컴, 식료품 고객 겨냥한 新 멤버십 출시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전날 식료품 특화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을 출시했다. 쓱배송 클럽은 그룹사의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별개로 식료품과 생필품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한 신규 멤버십으로 매월 쓱배송(당일배송)과 새벽 배송 상품에 적용되는 무료배송 쿠폰 및 8% 할인 쿠폰을 각각 3장씩 지급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의 그룹사 할인 혜택과 백화점 상품 무료 반품, 멤버십 전용 딜 구매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신규 멤버십 출시를 기념해 연회비도 당분간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낮춘다. 가입과 동시에 쓱배송과 새벽 배송 주문에 사용할 수 있는 장보기 지원금 1만5,000원도 제공한다. 쓱배송 클럽 가입자가 쿠팡 등 타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갈무리해 올리면 SSG머니 1만5,000원을 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SSG닷컴이 식료품에 초점을 맞춘 멤버십을 선보인 것은 쿠팡의 로켓프레시, 컬리의 샛별배송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컬리도 '탈쿠팡족'을 공략하기 위해 이달부터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의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컬리멤버스 고객이 2만원 이상 구입하면 쓸 수 있는 무료 배송 쿠폰을 매월 31장 지급해 사실상 무료 배송을 상시화했다. 컬리멤버스 월 이용료는 1,900원으로 경쟁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6일부터 유료 멤버십의 혜택으로 '요기요 무료 배달'을 추가했다. 네이버 플러스 가입자라면 추가로 배송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요기패스X의 모든 가맹점에서 무료로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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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의 신세계 유니버스 쓱배송 클럽/사진=SSG닷컴

쿠팡, 회원 확장보다는 충성고객 강화에 초점

앞서 쿠팡은 지난 4월 13일 와우 멤버십의 요금을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회원은 발표 당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고 기존 회원은 오늘 8월부터 7,890원을 적용한다. 지난 2021년 12월 멤버십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 인상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가격 인상 후 2년간 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에 두고는 2년 전과는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일부 고객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쿠팡과 함께 2강으로 불리는 네이버가 지난 4월부터 일부 상품의 당일 배송, 일요 배송, 무료 반품을 시작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 두 플랫폼의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58%'라는 인상률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또다시 가격을 인상한 것을 두고 쿠팡이 서비스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세부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 없이 획일적으로 모든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OTT와 음식 배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순수 장보기족의 환승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쿠팡은 시장에서 높은 지배력을 가지고 있지만 온라인 식품 시장만 떼어놓고 보면 점유율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식품류의 경우 온라인 시장 침투율 자체가 23%로 낮아 아직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를 통한 식료품 구매액은 연평균 5조원씩 늘어나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섰다. SSG닷컴 등이 식료품 시장을 조준한 것도 이러한 시장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멤버십 인상으로 월 400억원 이익 증대 효과

현재 쿠팡은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려도 여전히 고객에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배송, 배달, 직구, 반품, OTT 등을 무료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와우 회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의 배달비, 로켓 배송, 반품비 등을 따지면 회원 1인당 연평균 97만원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사 기준으로는 연간 4조원이 멤버십 혜택에 제공된다는 계산이다.

쿠팡이 이런 논란 속에서도 멤버십 요금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지난해 첫 연간 흑자 전환을 이뤘지만, 누적 결손금은 6조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향후 3년간 신규 풀필먼트 확장, 와우 멤버십 등에 15조원을 투입해 중국 플랫폼에 맞서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상태다. 이는 초저가 제품으로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공세에 맞서기보다는 충성고객을 강화해 객단가가 높은 제품의 판매를 늘림으로써 수익성에 기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만약 쿠팡이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회원 이탈이 없다면 당장 월 약 400억원, 연 4,800억원의 이익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쿠팡 영업이익의 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Inc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15일(현지 시각) 쿠팡 주가는 1.88% 상승한 21.65달러로 마감했다. 멤버십 요금 인상을 발표한 지난 4월 12일에도 쿠팡의 주가는 11.5%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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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VX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절반만 성공’, R&D 지연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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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VX 1차 유증 발행가액 1,368원 확정
전체 유증 규모 260억원으로 반토막
파이프라인 자금 축소, 추가 재원 조달 전망
DXVX TE 20240715 001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유상증자를 통해 계획했던 목표 자금 중 절반만 수혈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유증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요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DXVX, 유상증자 목표 자금 중 절반만 수혈

15일 업계에 따르면 DXVX는 1차 유증 발행가액을 1,368원으로 확정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유증 규모는 260억원으로 조정됐다. 당초 DXVX가 목표로 했던 유증 금액은 운영자금 274억원과 채무상환자금 230억원을 합한 504억원이었다. 유증을 결정할 당시 회사의 주가는 4,000원이었지만 한 달 넘게 주가가 계속 하락하며 8일 종가 2,080원을 기록했다. 이에 예정발행가가 2,650원에서 1,368원으로 낮아졌고 유증 규모도 504억원에서 2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유증 규모가 줄어든 탓에 운영자금의 활용 계획도 크게 달라졌다. DXVX는 먼저 올 연말까지 조달한 운영자금 중 16억3,400만원을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AVI-4015' R&D에 투입할 예정으로, 당초 내년 상반기까지 42억8,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AVI-3307'의 비임상시험 및 임상원료생산에 투입될 예산 20억원도 1억5,900만원으로 크게 줄었고, 비임상 및 원료생산 기간 역시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까지 지연됐다. 100억원 규모였던 항암제 후보물질 'OVM-200' R&D자금은 11억9,70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DXVX는 기존에 올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 역시 올해 4분기까지로 단축했다.

330885 hanmi TE 20240715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DXVX 유증에 임종윤 대신 ‘코리’ 참여 논란

DXVX가 주주배정 유증을 결정한 건 지난 5월의 일이다. DXVX는 특히 지난 2022년 10월 발행한 17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해당 CB의 주식전환가격은 5,010원인데 현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어서 CB 보유자가 회사에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오는 10월 풋옵션을 행사한다면 연 15%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건이 있어 원리금 포함 약 230억원의 풋옵션 대응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 6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증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증에서 임 이사는 구주주 배정분의 100%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증서를 특수관계법인인 코리그룹에 매각한 후 코리그룹이 대신 청약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임 이사 대신 코리그룹이 유증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유증 계획 발표 이후 DXVX 주가가 반토막 이상이 난 만큼 대주주인 임 이사가 주주배정 유증 신주인수권 매각자금을 챙기고, 코리를 활용해 지배력을 키우는 격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시장에선 이번 유증이 진행돼도 DXVX가 2년 연속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50% 초과로 인한 관리종목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DXVX도 코리그룹 계열사인 오브맘홍콩 대여금의 출자 전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한국거래소가 일정 기간 매매거래정지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DXVX 측은 “특수관계법인(코리)의 유상증자 참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유증은 사업 확장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 자본 확보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임 이사 개인의 상속세 해결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DXVX의 장기차입금은 올해 1분기 약 303억원이다. 1분기 기준 DXVX의 자산은 전년 말보다 15억원 가량 줄어든 984억원이고, 같은 기간 부채는 58억원 가량 늘어 769억원 규모다.

200억원 규모 CB 재매각 검토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DXVX가 주요 파이프라인에 투입될 자금을 줄이면서 추가 재원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오 헬스케어 회사 입장에서 R&D 지연은 주가 및 기업 가치 하락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DXVX 측도 내년 2분기 중 과거 매입한 제5회 사모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인에 약 200억원 수준으로 재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최근 다른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업무협약(MOU) 체결 역시 R&D 비용 부족을 메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체 자금만으로 R&D를 하기보다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DXVX는 이달 4일 파나큐라와 한의학 진단키트 개발 및 공급에 관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1일에는 지엘팜텍과 신약개발 및 제약바이오 사업 협력 추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달 5일에는 영진약품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MOU를 맺었다. 양사는 항암제를 주요 타깃 후보물질로 선정하고 이후 다양한 적응증으로 신약 R&D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추후 확보되는 후보물질과 전임상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공동 연구계약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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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구조대의 든든한 파트너, AI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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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 드론을 이용한 효율적인 구조 작업 수행
공중 광학 분할 기술로 드론이 가진 한계 보완해
신경망 모델로 객체 인식 작업 성능 높여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수색구조 드론
사진=Scientific American

몇 년 전 스코틀랜드의 한 산악인이 히말라야 산맥을 하산하던 중 얼음 절벽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동료들은 그가 돌아오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고 추측하고 절망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같이 캠프에 있던 산악인들은 ‘드론’을 이용해 조난 당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라며 안심시켰다. 과연 드론을 이용하여 조난자를 구해낼 수 있을까?

생명의 은인이 된 드론

산악인들은 조난 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에 쿼드콥터를 날렸다. 36시간 동안 보급품 없이 홀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그는 아이젠으로 얼음 절벽에 매달린 채 살아 있었다. GPS 좌표를 확인한 구조대가 몇 시간 만에 도착하여 끔찍한 시련을 끝낼 수 있었다. 산악구조대는 드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조난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뿐더러 효율적인 구조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야생에서 길을 잃거나 사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버섯 채집가는 길을 잃고, 등산객은 발목을 접질르고, 등산객은 더 이상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지점에서 갇히기도 한다. 조난 당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구조대가 투입되지만, 한 시가 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조대는 조난 위치를 추측하여 정찰하고 도보로 넓은 지역을 꼼꼼하게 살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드론을 이용하여 구조대의 안전을 지키면서 실종자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AI 드론, 3D 작업 대신해드립니다

게다가 드론은 산에서 조난 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강에서 조난 당한 사람을 구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드론 조종사들은 아칸소 강에 빠진 사람을 찾기 위해 드론을 사용하여 수중 구조를 보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시속 8마일에 바위나 기타 위험에 노출된 채 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드론을 이용하면 훨씬 적은 위험으로 시속 25~30마일로 하류를 내려갈 수 있다.

샤피 카운티 구조대는 임무의 약 20%에 드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색대원들이 3D 작업(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이라고 부르는 임무에 드론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구조대가 실종자를 찾기 위해 늪지대를 헤매는 것과 같이 지저분한 일을 드론이 대신하는 것이다. 또한 드론에게 지루할 정도로 넓은 지역을 수색하는 힘든 일도 맡긴다. 드론은 가시성이 좋은 날에는 시간당 1평방 마일을 커버할 정도로 엄청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공중 광학 분할 기술로 드론 카메라 단점 극복

요하네스 케플러 대학교의 컴퓨터 과학자인 올리버 빔버는 공중 광학 분할(Airborne optical sectioning)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드론이 가진 단점을 극복했다. 드론은 카메라 렌즈가 작아 이미지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 기술을 이용하면 카메라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모든 촬영물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렌즈가 커서 얻는 이점은 특정 부분만 확대하고 나머지 이미지는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숲이 우거진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나무 꼭대기는 흐리게 처리하고 그 아래 땅에 초점을 맞춘다. 렌즈가 충분히 크면 나무 꼭대기는 사라지고 그 아래에는 길을 잃거나 다친 사람처럼 보이는 선명한 특징만 남게 된다.

빔버의 접근 방식은 더 큰 렌즈로 카메라를 시뮬레이션하여 초점 효과를 얻는 것이다. 개별 드론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미지를 얻거나 군집 드론으로 동시에 촬영한 이미지를 얻는다. 이렇게 얻은 이미지를 일관된 사진으로 합성하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테스트는 단일 드론과 시뮬레이션 된 군집 드론을 대상으로 했으나, 곧 사이언스에 발표될 논문에서는 실제 군집 드론을 사용한 연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상 감지로 구조 작업 시간 단축

빔버는 수집한 데이터로 신경망 모델을 이용해 사람 모양의 물체를 찾아내 추적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이상 감지’에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나무 아래에서 색상, 온도, 움직임과 관련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물체를 발견하고 추적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그런 다음 구조대는 이상이 감지된 물체가 사람인지 아닌지 조사하여 수색 시간을 월등히 줄일 수 있다.

또한 드론이 숲속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연구진은 드론 한 대를 사용하여 90% 이상 조난자를 발견했으며 길을 잃은 사람이 이동 중일 때 드론을 여러 대 띄워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수색구조의 중심은 여전히 사람이지만, 드론은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한다. 은퇴한 엔지니어인 빌 샘플은 드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드론을 계속 공중에 띄우고 드론으로 사람을 찾는 것이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방법이라며 뿌듯함을 표했다. 드론이든 사람이든 조난 당한 사람을 먼저 발견하면, 그 사람은 똑같이 고마워할 것이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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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서 1억900만 명 정보 새어나갔다" 보안 위협에 신음하는 美 통신업계

"AT&T서 1억900만 명 정보 새어나갔다" 보안 위협에 신음하는 美 통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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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고객 대부분 정보 빠져나가" 미국 AT&T, 해킹 피해 공표
지난 3월에는 7,300만 명 고객 정보 다크웹에 누출되기도
2021년 T모바일 해킹 이후 통신업계 피해 꾸준히 누적돼
att hacker 20240715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에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벌어진 해킹 공격 사태 이후 4개월 만에 재차 유사 사고 발생 사실이 공표된 것이다. 업계는 수년 전 T모바일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미국 통신업계 내 보안 위협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T&T서 1억900만 명 고객 정보 유출

12일(현지시간) AT&T는 지난 4월 발생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고객 대부분(약 1억900만 명)의 통화와 메시지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해커가 빼돌린 고객 정보에는 2022년 5월 1일~10월 31일과 2023년 1월2일의 통신 기록이 포함됐으나, 통화·텍스트 내용 자체와 생년월일 등 고객의 신상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통신사 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데이터 저장 및 분석 플랫폼 스노플레이크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사의 데이터를 저장해 놓은 스노플레이크에서 불법적 다운로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AT&T의 주장에 스노플레이크 측은 “플랫폼의 문제로 데이터들이 유출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 기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서를 통해서 “연방 법무부(DOJ), AT&T와 함께 수사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으며 모든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AT&T의 허술한 보안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으며 사법 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에도 유사 사고 발생

시장에서는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AT&T에 대한 미국 소비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앞서 AT&T는 지난 3월에도 해커 공격으로 대규모 고객 정보가 다크웹에 누출됐다고 공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AT&T에서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고객은 계정 사용자 760만 명, 과거 사용자 6,540만 명 등 약 7,300만 명에 달한다.

유출된 데이터에는 사회 보장 번호(social security numbers)를 비롯해 이메일 및 우편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과 같은 개인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T&T는 성명을 통해 “데이터 유출 경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속해 데이터를 빼낸 증거는 찾지 못했다”며 “이번 유출이 회사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usa cyber attack 20240715

T모바일의 과거 해킹 피해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통신업계를 둘러싼 보안 위협이 수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2위 통신업체 'T모바일'은 지난 2021년 8월 신원 미상의 해커들로부터 4,000만 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후불제 가입자 780만여 명 △선불폰 고객 85만 명 △T모바일에 신용 조회를 신청한 과거·잠재 고객 4,000여 명 등이 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22년에는 남미에 기반을 둔 해커 조직 '랩서스'가 T모바일을 표적으로 삼아 해킹 공격을 단행하기도 했다. 랩서스는 2021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조직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삼성전자 △LG전자 △미국 신원확인 소프트웨어(SW)업체 '옥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왔다.

랩서스는 2022년 3월 다크웹 등 추적이 어려운 사이트에서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확보, T모바일의 보안 시스템을 뚫고 들어가 프로젝트와 관련된 소스 코드를 탈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T모바일이 랩서스의 공격을 받은 후 2년 만에 AT&T에서 재차 사이버 공격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 통신 소비자 불안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안 투자 확대 등 피해 경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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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리밸런싱 마지막 단추, '두산로보-밥캣', 합병 비율 논란 직면

두산그룹 리밸런싱 마지막 단추, '두산로보-밥캣', 합병 비율 논란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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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캐시카우 밥캣 '에너빌리티'에서 '로보틱스'로 이동
에너빌·밥캣 주주 반발 "합병 비율 조항 악용해 주주가치 훼손"
SK온 살리기에 방점, SK그룹의 SK이노-E&S 합병도 과제 산적
DOOSAN corporate 001 TE 20240715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밑으로 옮긴 뒤 상장폐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논란에 휩싸였다.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두산밥캣이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에 두산밥캣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알짜 자회사를 내줘야 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재편, '주가 기준 합병 비율' 도마에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우선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법인과 신설법인(투자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분할비율 1대 0.24)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했다. 사업법인은 그대로 두산에너빌리티에 남아 원래 하던 사업을 하고, 신설법인은 두산밥캣 지분 46%를 품고 두산로보틱스와 합쳐지는 구조다.

이번 재편에서 가장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산하의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등이 보유한 두산밥캣의 나머지 지분 54%는 향후 두산로보틱스가 발행할 신주와 교환되며 밥캣은 오는 11월 상장폐지된다. 두산이 이처럼 여러 단계에 걸친 시나리오를 설계한 데는 각 기업의 다른 상황으로 인해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거래를 완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요인은 실적이다. 한 쪽은 캐시카우로서 그룹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다른 쪽은 여전히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만을 제시한 상태기 때문이다.

재편에 따라 결과적으로 두산밥캣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두산로보틱스 63주를 받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합병비율 적정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두산밥캣이 지난해 매출 9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을 내며 사실상 그룹의 이익 대부분을 책임진 데 반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이 530억원에 불과한 데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5년 설립 이후 한 번도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개편안이 발표된 11일 기준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5조원대 초반으로 비슷했고 주당 기준가는 로보틱스가 8만114원, 밥캣이 5만612원이었던 만큼, 로보틱스 1주의 가치가 밥캣 0.63주의 가치와 비슷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양사의 시총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87배와 12.6배로 격차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순자산이 아닌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하다 보니, 몸값이 저평가된 밥캣의 주주들은 로보틱스 주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9월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총회가 분수령

물론 이번 두산의 합병 비율 산정은 적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현재 주권상장법인의 합병 시 합병비율 산정을 위한 합병가액은 자본시장법 상의 상장회사 합병가액 결정 방식에 의거한다.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계약을 체결한 날 중 앞서는 날의 전일을 기산일로 한 다음 △최근 1개월간 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 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을 기준으로 30%(계열회사 간 합병의 경우 10%)의 범위에서 할인 또는 할증하는 식이다.

다만 주주들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상장회사 합병 비율 조항을 두산그룹이 악용했다는 입장이다. 주가는 고평가·저평가를 반복하는데, 존속회사의 기업가치가 높은 시점에 합병을 결정함으로써 소멸회사 주주 이익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도 12일 논평을 통해 이번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으로 두산밥캣의 일반주주들이 날벼락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결국 이번 사태의 원인이 "자본시장법이 상장회사의 합병에서는 예외 없이 기업가치를 시가로 정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며 "이런 방식은 오로지 한국에만 있다"고 꼬집었다.

그간 합병 사례 대부분이 계열사 간 합병인 국내 자본시장에서 사실상 계열사의 의사결정권을 지닌 지배주주가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과 주식교환이 이뤄지면서 일반주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 역시 반복돼 왔다는 것이다. 포럼은 두산이 이번 재편을 통해 밸류업에 찬물을 끼얹었고, 법과 제도가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두산그룹 입장에서도 쉽게 물러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두산그룹은 2020년 당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모트롤 등 계열사를 순차적으로 매각하며 사업을 재편했다. 그러던 두산이 올해 들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현금흐름이 좋은 시점에서 선제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산밥캣은 구조조정 당시에도 매각하지 않고 핵심 계열사로 키우려고 했던 회사인 데다 지금은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두산이 이번 재편을 두고 계열사의 밸류업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현금 흐름 개선 등 재무적인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편 성공 시 두산밥캣에 대한 그룹사의 실질 지배력이 13.8%에서 42%로 확대되면서 배당 수익 등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오는 9월 25일로 예정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주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편안에 반대하는 주주는 9월 10일부터 24일까지 반대의견을 접수할 수 있으며 오는 29일까지 주식을 갖고 있어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이 막힐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는 밥캣 1조5,000억원, 에너빌리티 6,000억원, 로보틱스 5,000억원이다. 각 사 주주들이 주식매청구권을 해당 규모 이상 행사하면 분할·합병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DOOSAN corporate 002 SK TE 20240715

합병 결의 앞둔 SK이노베이션-SK E&S도 잡음

두산의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그룹에서도 포착된다. SK그룹 역시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결의를 앞두고 있어서다. SK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시너지는 물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난 해소를 노리고 있다. SK그룹의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SK E&S는 지난해 매출(11조1,672억원), 영업이익 1조3,317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매출 77조2,885억원, 1조9,039억원)보다 수익성 면에서 뛰어난 만큼 합병 시 SK E&S의 자금력으로 2021년 출범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인 SK온에 수혈할 여력이 생긴다. SK온은 지난해 영업손실액만 5,81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SK의 경우 두산과 달리 셈법이 더 복잡해질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법인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로 합병가액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준시가가 자산가치에 못 미치면 자산가치를 합병가액으로 택할 수 있는데, SK이노베이션의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5로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본총계는 30조원이 넘어가지만, 시가총액은 최근 10조원 초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자산가치가 아닌 기준시가로 합병가액을 정할 경우 지주사인 SK㈜의 통합법인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된다. 이는 주주들 입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불공정 합병'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문제는 주주들의 반대가 합병의 주된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사실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모두 SK㈜가 각각 지분 36.22%, 90%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각 사 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비상장사인 SK E&S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설득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KKR은 2021년부터 두 번에 걸쳐 3조원이 넘는 자금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SK E&S에 투자했다.

비상장 회사의 경우 자본시장법 176조의5에 의거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자산가치를 1, 수익가치를 1.5로 두고 가중평균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SK E&S는 RCPS로 인해 순자산에 3조원을 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더욱 높게 책정받게 된다. 아직 산정방식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SK㈜ 등 SK E&S의 주주들이 RCPS를 자본으로 반영하지 않을 때 보 다 더 많은 합병신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점은 확실하다. 반대로 SK이노베이션의 기존 주주들은 SK이노베이션 지분이 그만큼 희석될 수 있다. 다만 RCPS는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이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인 만큼, 만약 KKR을 설득하지 못하고 합병을 강행하면 오는 2026년 KKR이 원금 등 3조3,000여억원에 대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부채 부담을 줄이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합병 의미가 퇴색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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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사법 리스크에 몸살 앓는 카카오, AI 경쟁력 저하로 미래 전망에도 '먹구름'

오너 사법 리스크에 몸살 앓는 카카오, AI 경쟁력 저하로 미래 전망에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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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혼란에 부각된 AI 신사업 부진, 카카오 주가도 하락세
자회사 실적도 악화, 영업이익 기대치도 1,563억원→1,359억원
차세대 AI 모델 공개한 네이버, 반면 카카오 'Ko-GPT 2.0' 공개는 불투명
kimbumsu kakao owner 20240716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사진=카카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카카오의 미래 전략에 먹구름이 꼈다. 사법 리스크에 따른 혼란으로 AI 등 신사업 부진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에선 카카오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던 네이버가 카카오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가 AI 모델 공개를 미룬 반면 네이버는 이미 자체 AI를 활용한 B2B(기업간거래) 솔루션까지 공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사법 리스크 장기화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20시간이 넘는 고강도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 2월 총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장내 매집,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하는 등 시세조종을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급증하자 매수에 실패했고, 이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 주식을 대량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다. 최근 카카오 임원(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지난해 2월10일(하이브의 공개매수 첫날) 배재현 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과의 통화에서 SM 주식 1,000억원어치를 사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아시아가 SM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가 하락하자 지 회장이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때 배 대표가 브라이언(김 위원장이 영어 이름)의 컨펌이 났으니 걱정 말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아직 무엇을 '컨펌'했는지 명확하지 않아 증언에 법적 효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검찰은 이 증언을 바탕으로 암묵적 동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이 외에도 더 있다. 가맹택시사업을 하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카카오엔터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선 해당 사법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려면 최소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판에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더군다나 재판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혐의가 최종 확정될 경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은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사법 리스크가 전방위를 감싸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카카오의 주가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39%(-1,000원) 내린 4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고점 대비 31%가량 내리며 지난해 10월 52주 신저가(3만7,300원)까지 약 13% 정도만 남겨둔 상태다. 증권가 역시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대신증권이 6만8,000원에서 6만원으로 낮춘 데 이어 한화투자증권도 6만500원에서 6만원으로 내렸다. KB증권(6만9,000원→5만8,000원), 메리츠증권(5만6,000원→5만1,000원), NH투자증권(6만5,000원→5만6,000원), 한국투자증권(6만8,000원→5만원) 등 또한 조정에 나섰다.

kakao AI TE 20240716

자회사 실적 부진, AI 신사업도 '부재'

사법 리스크 해소에 성공하더라도 카카오의 미래 전망은 밝지 않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탓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의하면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의 평균값)는 각각 2조551억원, 1,359억원으로 예측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62%, 19.78% 늘어난 수치지만, 3개월 전 영업이익 전망치인 1,563억원은 하회하는 수준이다. 카카오에 대한 이익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단 의미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페이와 모빌리티를 제외하면 전 사업부가 성장 둔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즈 매출도 감소했고 SM 인수효과 제거로 뮤직 부문 성장률도 3% 둔화했다. 매출액이 크게 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의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카카오가 AI 사업에 투자하지 않은 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17년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한 뒤 유상증자로만 총 2,214억원의 자금을 해당 자회사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카카오브레인은 일정한 수익을 내지 못했고, 결국 2022년, 2023년 각각 301억원, 7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각각 53억원, 86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카카오는 결국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 △칼로(Karlo) △톡채널 △멀티모달(MM)사업부와 사업부의 자산·부채 등을 마이너스(-) 8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브레인 내 AI 인력은 모두 본사 AI 전담 조직인 카나나로 이동했고, 카카오브레인은 생성형 AI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의 판독문 초안을 작성하는 '카라CXR' 사업 하나만을 남기게 됐다. AI 자회사로서의 카카오브레인은 공중 분해된 셈이다.

카카오의 AI 미래 전략도 생명력이 다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칼로 AI 프로필' 서비스는 내년 7월께 종료될 예정이고, 대규모언어모델(LLM) '코(Ko)-GPT 2.0' 공개도 거듭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자체 생성형 AI를 발표하겠다고 한 지 1년이 흘렀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코-GPT" 개발을 이끈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지난달 이미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AI 신사업 전략은 사실상 실패했단 의미다.

hyperclovaX choisujin 20240716
2023년 8월 24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단(DAN) 23' 콘퍼런스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공개한 네이버,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우위 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네이버에 밀리기 시작했다는 언급이 쏟아진다. 카카오가 제 길을 찾지 못하는 사이 네이버는 자체 모델을 기반으로 AI 생태계를 꾸릴 준비를 마친 상태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작점은 거의 같았다. 두 기업은 모두 지난해 연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초대규모 AI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LLM을 한국 시장에 맞는 형태로 개발해 챗GPT와의 기술 경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단 취지였다.

이후 네이버는 지난해 2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23'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개발 중인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HyperCLOVE X)'의 전반적인 구상을 공개했고, 같은 해 8월 24일 '단(DAN) 23' 콘퍼런스에서 실제 AI 모델의 모습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공개와 동시에 ‘클로바X’(CLOVA X)의 베타(시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9월엔 생성형 AI 검색 '큐:(Cue:)'의 베타 서비스도 시작했다. 카카오가 Ko-GPT 2.0 공개를 지속해서 미룬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네이버는 AI 반도체 확보를 위한 협력사 모색에도 적극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최수연 대표는 AI 반도체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엔비디아를 만나 '소버린 AI' 등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소버린 AI란 자주, 주권을 뜻하는 '소버린(sovereign)'과 AI를 합친 말로,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로 역량을 갖춰 지역 언어 및 문화, 가치관 등을 반영한 LLM을 기반으로 만든 AI 서비스를 뜻한다. 자사의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할 당시 '한국 특화형 AI'를 강조한 만큼 소버린 AI 구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가 IT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단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B2B 사업 솔루션을 공개했다. 고객사가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컴퓨팅 자원·기술·플랫폼 등 모든 영역을 제공하는 ‘풀 스택’ 상품을 꾸린 것이다. 이외 기존의 '뉴로클라우드'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성을 강화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AI를 활용한 미래 사업 구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간 라이벌 구도가 사실상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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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업체 '위즈' 230억 달러 인수 추진하는 알파벳, 보안 강화로 클라우드 컴퓨팅 저변 넓히나

보안 업체 '위즈' 230억 달러 인수 추진하는 알파벳, 보안 강화로 클라우드 컴퓨팅 저변 넓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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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회사 알파벳 '위즈' 인수 타진, 인수가액 31조6,000억원
위즈 강점은 위험 우선순위 지정 솔루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지평 열 듯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취약성 가시화, 보안 업체 인수하는 사례 증가 추세
alphaabet wiz TE 20240715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보안을 강화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저변을 넓히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알파벳 위즈 인수 협상 시작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위즈 인수 협상을 위한 세부 단계를 논의 중이며 몇 주 안에 거래가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 했다. 인수 금액은 약 230억 달러(약 31조6,000억원)로 알파벳 인수 거래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위즈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저장된 대규모 데이터에서 보안 위험을 찾아내 제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 보안업체로, 설립 1년 6개월 만에 연간 반복 수익(ARR) 1억 달러(약 1,380억원)를 달성하는 등 막대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지난해에도 연간 반복 수익 3억5,000만 달러(약 4,8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즈의 기업가치는 지난 5월 10억 달러 자금 조달 당시 120억 달러(약 16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자금 조달에 성공한 스타트업 중 AI 업체를 제외하곤 거의 최고에 가까운 밸류에이션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3위' 유지한 구글, 출구전략은 보안 강화?

전문가들은 이제껏 다소 보수적인 인수 행보를 보여 온 구글이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인수에 나선 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은 값비싼 서버와 하드웨어, 운영 프로그램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기업이 늘면서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관련 사업의 미래 성장성도 매우 높게 평가된다. 생성형 AI가 발달할수록 클라우드에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업로드해야 할 상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밀려 만년 3위를 이어가는 탓이다. 매출도 다소 부진한 편이다. 지난해 3분기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84억 달러(약 11조6,500억원)를 기록했다. 일정 수준 성장을 이룬 셈이지만, 당초 시장 예상치(86억 달러)를 하회하는 성적을 내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떨어졌다. 당시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2억6,600만 달러(약 3,700억원)로 시장 예상치(4억3,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알파벳은 사이버보안 강화를 골자로 추가 투자에 나섰다. 2년 전 다른 사이버보안 업체인 맨디언트를 54억 달러에 사들였듯 이번엔 위즈를 인수해 타 기업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취지다. 위즈의 성장성이 다른 보안 업체 대비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지점이다. 위즈는 보안 경보에 대해 우선순위 지정이 가능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해당 솔루션의 핵심은 클라우드에 저장된 정보의 기밀성, 무결성 및 가용성을 손상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 맬웨어,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위험 요소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그래픽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알파벳이 위즈를 인수해 우선순위 지정 솔루션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저변이 크게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A security TE 20240715

보안 회사 인수 움직임 증가

알파벳처럼 보안 회사 인수를 노리는 기업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시장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보안 취약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최근엔 보안 회사가 다른 보안 회사를 인수해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클라우드 기반 보안 플랫폼 기업 지스케일러다. 지스케일러는 지난 4월 에어갭 네트웍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을 인수해 자사에 없던 역량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 에어갭 네트웍스는 마이크로세그먼테이션(microsegmentation) 플랫폼을 통해 측면 이동(lateral movement) 전술을 이용해 기업 네트워크에 침투하는 해커를 사전 차단하는 데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즈는 이스라엘 기업 젬 시큐리티를 3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2022년 설립된 젬 시큐리티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 위협을 탐지, 조사, 방지하기 위한 시간을 줄여 주는 CDR(Cloud Detection and Response)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실시간 가시성을 중앙집중적인 방식으로 지원하고, 클라우드 침해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 네이티브 포렌식과 자동화된 사고 타임라인도 제공한다.

엔드포인트 분야 대형 보안 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3월 클라우드 데이터 런타임 보안 솔루션 업체 플로우시큐리티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플로우 시큐리티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모든 단계들에 걸쳐 데이터를 찾고 매핑, 분류, 관리,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강점이 있는 업체로 평가된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위축 속에서도 기업들은 비교적 좋은 조건에 보안 스타트업 유망주들을 사들이는 모양새"라며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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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AI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 베타 테스트 종료, 알고리즘 추천 조작 논란은 계속

아마존 AI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 베타 테스트 종료, 알고리즘 추천 조작 논란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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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AI 쇼핑 도우미 '루퍼스' 미국 정식 출시
AI 기반 쇼핑 지원 기능 일환, 서비스 완성도는 아직 낮아
전문가들, 추천 알고리즘의 소비자 선택 왜곡 사례될까 예의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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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대화형 AI 서비스 루퍼스/사진=아마존

아마존의 대화형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가 베타 테스트를 종료하고 실제 고객 대상 서비스에 들어간다. 오픈AI의 '챗GPT' 등장 1년 반 만에 '쇼핑 전문 챗봇'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 대형언어모델 기반 쇼핑 도우미 서비스 출시

14일(현지시간) 아마존에 따르면 올해 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던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쇼핑 도우미 루퍼스를 미국에서 정식 출시했다. 최근 아마존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참고해 대화형 쇼핑 도우미 루퍼스 서비스를 확장했다고 자사 사이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지난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2월 이후 루퍼스에 수천만 개의 질문이 던져졌고, 루퍼스는 제품의 세부 정보, 소비자 리뷰, 커뮤니티 Q&A에서 볼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설명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제품 추천을 받고 싶을 때 루퍼스에 질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산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해당 지역의 날씨와 습도에 알맞은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TV를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가 옵션을 비교하고 싶을 경우 루퍼스에 "OLED와 QLED TV를 비교해 줘"라고 물을 수 있다. 이어 최신 트렌드 정보나 상품 배송 추적 등 아마존 서비스의 기본적인 상담, 쇼핑 검색 지원 등의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여름 파티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거나 '수플레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 쇼핑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문도 가능하다. 다만 아마존 측은 답변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아마존은 “생성형 AI는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이 기술이 항상 정확한 답을 얻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마존 측은 사용자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유용한 루퍼스를 만들기 위해 AI 모델을 계속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여러 사업 부문에서 생성형 AI 도구와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자체 제품을 더 홍보하는 데 루퍼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루퍼스 베타 테스트 기간 중 알고리즘의 편향성이 여러 차례 관측된 만큼, 실제 서비스 중 특정 상품에 추천 빈도가 높거나 할 경우 법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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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대화형 AI 서비스 루퍼스/사진=아마존

상품 추천일까, 특정 상품 배제일까?

실제 아마존은 과거 '아마존의 선택(Amazon's Choice)' 지정과 관련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19년 글로벌 디지털 이커머스 분석 전문업체 디지데이(Digiday) 보고서에 따르면 출시 초기에는 '아마존의 선택' 마크가 제품 품질 표시로 여겨졌으나 추후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광고비를 추가로 지불한 기업들에만 마크를 부착해 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 2020년, 2021년에 진행된 프로피테로(Profitero)의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검색 결과에는 평균 9개의 스폰서 목록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경쟁사인 월마트의 2배, 타겟의 4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당시 "마크는 배송 속도, 가격 등의 내부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 뿐, 추가 광고비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처럼 광고비를 납부한 콘텐츠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제품 추천을 받을 수 있다는 과거 정황이 있었던 만큼, 이번 루퍼스 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실제 베타 테스트 기간 내내 연구 전문 업체들이 아마존에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했으나 아마존 측은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아마존은 △제품 카탈로그 △리뷰 △웹 데이터 △질문 △답변 등에 기반한다고 알렸으나, 어떤 가중치를 기반으로 특정 상품이 선택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아마존이 지정한 상품의 노출 기회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쿠팡처럼 아마존도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독점금지 소송 우려?

이런 이유로 지난 2월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루퍼스 베타 서비스가 출시되자 아마존이 자사 제품에 유리하게 검색 결과를 편향하던 '페이 투 플레이(Pay-to-Play)'가 검색에 이어 루퍼스에도 적용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미 경제학계와 법조계에서는 추천 알고리즘이 소비자 선택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알고리즘의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고, 알고리즘으로 인한 소비자 효용 변화를 계산하는 것이 경제학계 산업조직론 분야의 큰 화두다.

실제로 쿠팡의 경우 유사한 사건으로 지난달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당시 쿠팡이 주장하는 알고리즘 추천 기능이 실제로는 공정거래법상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와 같다고 지적했다. 쿠팡 측에서는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상품 검색 순위인 '쿠팡 랭킹'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으나, 공정위는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 상품을 배제하고 6만여 개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고 봤다. 높은 검색 순위가 소비자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입점 업체의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데이터 과학업계 관계자들도 아마존의 루퍼스가 검색·조회 수가 높은 상품에 대한 추천 빈도를 높이는 것이 알려진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상품 조회수, 판매 후기 등을 조작하는 서비스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위 노출을 위해 인도, 중국 등지에 퍼져 있는 시스템 조작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진 주요 판매자들이 루퍼스 알고리즘을 역이용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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