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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사태' 속 소프트뱅크-SBVA 관계성 주목, 업계 내 경영 간섭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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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투자 첨병 SBVA, 손태장 회장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했지만
라인 사태 반발 여론에 SBVA에도 '눈총', 소프트뱅크의 그림자 여전한가
경영 간섭 불만 표출하는 업계, 경영권 탈취 가시화에 막연한 불안도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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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지분 강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IT 시장의 물주 역할을 해온 소프트뱅크의 국내 포트폴리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첨병 역할을 하는 건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BVA)로, 당초 SBVA는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않았으나, 라인 사태 이후 운용상 특징이 소프트뱅크가 내비친 면모와 비슷하다는 점이 조명되며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손정의 동생 손태장 회장, 2023년 6월 SBVA 인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계약 전문기업 모두싸인은 177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도하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참여했다. SBVA는 앞서 2023년에도 모두싸인에 11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투자를 주도한 SBVA는 국내 대표 VC 중 하나로, 지난 2001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이홍선 당시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설립 당시엔 소프트뱅크의 한국 법인인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했으나 지난해 6월 손정의 회장의 동생 손태장 회장이 설립한 싱가포르 국적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라인 사태에 관심↑, 운용 방식 소프트뱅크와 유사

이런 SBVA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소프트뱅크의 라인 경영권 탈취 시도 이후부터다. SBVA는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독립적인 투자법인이다. 그러나 라인 사태 이후 현재 기업을 이끌고 있는 손태장 회장이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이라는 점과 야후재팬 설립에 참여했고 1998년 소프트뱅크 자회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겅호) 창업을 주도한 점 등이 알려지면서 SBVA에 소프트뱅크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물론 지분상 개별 법인이라는 점에서 소프트뱅크와 SBVA를 같은 회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프트뱅크의 라인 지분 인수에 대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국내에선 소프트뱅크의 한국지사로 출발한 SBVA가 한 묶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SBVA가 추구하는 국내 ICT 분야 투자 확대가 손정의 회장이 언급한 이자나기 프로젝트, 즉 AI 투자 계획과 맞물린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손 회장의 AI 계획에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집중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실제 지난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AI 사업에 대해 최대 10조 엔(약 87조원)의 투자를 시사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반도체설계 기업 ARM을 통해 AI 전용 반도체의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내년 2분기 시제품을 시작으로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서히 경영권을 앗아가던 SBVA의 운용 방식이 라인 사태에서 그대로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시장에선 SBVA의 가장 큰 운용상 특징으로 '아직 기업 면모를 갖추지 못한 기업에 소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장기간 투자한다는 점'을 꼽는다. 해당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회사 경영에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놓는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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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던 경영 간섭 불만, 라인 사태 아래 '구체화' 수순

업계 내 경영 간섭에 대한 불만은 이전부터 꾸준히 표출돼 온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요 '아기상어'로 붐을 일으킨 스마트스터디다. 스마트스터디는 2017년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부터 외부 투자를 아예 받지 않았다. 기존 투자금을 최대한 아껴 쓰고 추가 투자 유치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투자에 나서는 목적도 추가 투자를 희망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얼굴을 세워주고 전략적 파트너와 손을 잡는 성격이 커졌다.

창업자 지분을 일찍 기관에 넘기면 경영권을 지키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여기는 스타트업들도 부쩍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업계에 제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스타트업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의 시효가 제한돼 있는 데다 해당 제도 도입으로 오히려 국회 통과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족쇄’가 더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업계를 중심으로 막연하게 퍼져 있던 경영 간섭 및 탈취에 대한 불안이 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강탈 과정을 목도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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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여도 투자는 해야지" 차입금 늘리는 한화솔루션, 위기 타파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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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총차입금 10조원대 최초 돌파
1분기 영업손실 1,871억원, 유동성 줄어든다
美의 중국산 태양광 규제가 실적 개선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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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단기차입금과 기업어음(CP)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지출 부담이 급증한 와중에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며 자본금이 부족해진 결과다. 차입금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의 재무 부담이 점차 가중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가 재무 위기를 해소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화솔루션 재무 부담 가중

20일 한화솔루션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의 단기차입금은 5조5,29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3조7,882억원 대비 45.7% 급증한 수준이다. 총차입금은 1분기 말 기준 11조7,989억원으로 전년 말(9조3,499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의 총차입금이 1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단기차입금이 늘면서 한화솔루션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지난해 말 4조1,06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5조8,407억원으로 42.2% 늘었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02%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70.1% △2020년 말 153.7% △2021년 말 144.0% △2022년 말 140.85 △2023년 말 171.8% 등 100% 중후반대 수준을 유지해 온 바 있다.

CP 발행 금액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화솔루션의 CP 발행 금액은 2021년까지만 해도 1,700억원 수준이었으나, 2022년 1조2,00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뒤 지난해 1조9,80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 CP 발행액은 5,900억원에 달했다. CP의 이자율은 평균적으로 4% 후반대 수준이며, 1분기 미상환 CP는 총 6,400억원이다.

지출은 늘고 수익은 줄었다

한화솔루션의 차입 확대 배경으로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지목된다. 지난 2월 한화솔루션 측은 올해 설비 투자에 지난해(2조4,230억원) 대비 32% 증가한 3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태양광에는 미국 설비 투자 2조원을 포함해 총 2조6,000억원을 집행한다. 이는 전년 투자액(1조6,000억원) 대비 62.5% 확대된 수준이다.

문제는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한화솔루션은 1,8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판매 가격까지 미끄러지며 수익성 전반이 악화한 결과다. 1분기 태양광 사업의 핵심인 설계·시공·조달(EPC) 프로젝트의 비용 지출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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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인해 주요 지표 역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2년 1조1,572억원에서 2023년 5,18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5,246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1조원을 웃돌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적자 전환했다(-2,166억원).

美 '대중국 규제'에 기대 실려

실적 악화 기조 속 지출이 불어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화솔루션에 조만간 '봄바람'이 불어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연이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 현지 태양광 시장 내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점한 한화솔루션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형 전력 사업 등에 사용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수출하는 태양전지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한 데 이어 재차 강경책을 발표한 것이다. 중국산 저가 양면형 패널이 전 세계에 과잉 공급되며 가격이 폭락하자, 그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양면형 패널에도 본격적인 규제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동남아시아로 판매처를 우회하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음 달 6일부터 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 4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태양광 설비에 대한 관세 유예를 종료하는 것이 골자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는 국내 태양광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은 그동안의 투자를 발판 삼아 점유율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화큐셀은 지난달부터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의 모듈 생산라인 건설을 모두 완료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잉곳·웨이퍼·셀 생산 라인을 통해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을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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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감축에 부동산 매각까지 찬바람 부는 엔씨소프트, 신용등급전망도 '부정적' 강등

인원 감축에 부동산 매각까지 찬바람 부는 엔씨소프트, 신용등급전망도 '부정적'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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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신평, 엔씨 장기신용등급은 'AA', 등급전망은 하향조정
감원부터 사옥 매각까지, 정상화 위한 엔씨의 '분골쇄신'
비용 절감만으론 장기 생존 '적신호', 본업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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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사진=엔씨소프트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신용등급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연내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나이스신용평가, 엔씨소프트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엔씨의 장기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엔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9%, 50% 감소한 3,979억원, 571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M 등 기존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나신평은 올해 엔씨의 현금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신사옥 'RDI센터' 때문이다. 김나연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2021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토지 매입에 약 4,200억원을 사용했다"며 "올해 RDI센터를 착공함에 따라 토지매입비 외 추가적인 건물 건설 비용으로 약 5,8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단기적으로 자본적지출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할 예정"이라며 "수익성 저하로 약화된 영업활동 현금 흐름과 향후 RDI센터 건설 비용을 고려하면 잉여현금 창출 규모는 과거 대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엔씨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핵심 IP(지식재산권)인 리니지 시리즈가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는 등 영업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을 전망 햐향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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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사진=엔씨소프트

실적 악화 직면한 엔씨, 권고사직 및 사옥 매각 단행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엔씨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하는 등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월 자회사 엔트리브의 권고사직을 단행한 이후 3개월 만이다. 엔씨 노조 등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비개발·지원 부서에 소속된 직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인원 감축 규모에 따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전체 인력의 5% 이상이 감축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엔씨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엔씨의 총 직원 수는 5,023명이다. 직군별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직이 3,5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경영관리직 1,107명, IT·플랫폼 직군 325명 등이다.

아울러 엔씨는 이달 중 권고사직 작업을 마무리하고 서울 삼성동의 옛 사옥을 매각할 방침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이달 1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삼성동 엔씨타워를 매각해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추가 검토에 따라 현재 쓰고 있는 판교 R&D 센터도 자산 유동화를 거쳐 부동산 자산이 더는 늘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와 관련해 “신사옥은 토지 매입가격이 4,300억원 정도고, 2027년 완공 목표”라며 “이와 별개로 공사비는 5,800억원이 추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동 건물과 판교 R&D센터의 합산 장부가는 2,300억원이지만 시가는 1조원 정도로 생각한다. 자원 효율화를 통해 신규 공사비를 상쇄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내 실적 회복 어려워,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내 엔씨의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주요 신작들의 출시 시기가 올해 하반기 이후로 예정돼 있어 올해 안에 매출 증가에 기반한 수익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리니지 시리즈에 집중된 사업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엔씨도 이를 인지하고 올해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기존 IP 기반의 새로운 장르 게임 등 신작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서비스 지역도 확장한다. 대표적으로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글로벌 서비스, '블레이드&소울 2'의 중국, '리니지2M' 동남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아이온2', '프로젝트G' 등 신규 대작 3종과 레거시 IP 기반 게임 2종 등을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지속 성장 의지도 내비쳤다. 박 공동대표는 "여러 가지 게임을 개발 중이나, 이것만으로는 지속적인 매출과 성장 사이에 갭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를 메우기 위해 신규 투자 및 IP 확보를 통한 퍼블리싱을 전개하고 M&A도 적극 추진, 상당수에 달하는 기존 IP 라이선스 등을 통해 갭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엔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회사를 M&A 대상으로 검토한 끝에 현재 한두 곳의 기업과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더불어 박 대표는 "세계적인 콘솔 플랫폼 회사와의 협업으로 기존 IP를 콘솔로 개발하는 작업 등도 추진 중"이라며 "M&A 시너지는 지금까지 엔씨가 못했던 글로벌 진출이나 콘솔 등을 포괄할 수 있는, 우리를 보완할 수 있는 회사들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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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화장품, 中 시장 회복세 속에 수출국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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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중국 화장품 수출 감소세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 등 '빅3' 中 수익성 개선
美·日 비중 증가, 인도·튀르키예·멕시코 등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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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화장품 업계가 올해 1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이뤄냈다. 대중국 수출 회복세,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 등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다. 팬데믹 이후 중국 시장의 수요가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화장품 산업은 최근 미국, 일본을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화장품 업계, 中 시장 회복하며 '실적 호조세'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1조7,2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5% 오른 1,510억원으로 10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특히 뷰티 부문 매출이 7,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며 반등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3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온라인 매출이 한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고 주력 브랜드인 '더후'가 리뉴얼 효과로 북미 시장 등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실현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애경산업도 1분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7.7% 증가한 1,691억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165억을 기록했다. 1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7.6% 증가한 631억원,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99억원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순항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용 제품 출시, 현지 모델 발탁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중국에서는 에이지투웨니스(AGE20'S)가 럭셔리 라인을 선보이는 제품군을 확대했고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 9,115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9% 증가하면서 컨센서스인 510억원을 43% 웃돌았다. 중국법인의 적자 축소와 더불어 방한 외국인 증가로 국내 면세 채널 매출이 40%가량 성장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중국에서의 영업손익도 당초 시장 전망치인 200억원 적자보다 절반 이상 개선한 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빅3' 외에 중소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의 회복세에 힙입어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였다. 클리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30억원으로 23.9% 성장했다. 1분기 글로벌 매출액도 지난해 대비 48%나 증가했다. 중국에 소재한 클리오 화장품 유한회사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20억원으로 지난해 누적 매출 57억원의 3분의 1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역시 9,836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美·日 호조에 화장품 수출, 반등에 성공

그동안 국내 화장품 수출은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팬데믹 직후인 2022년부터 중국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화장품 수출이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다가 미국, 일본 등 비중국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화장품 수출은 비중국 지역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6.4% 증가한 85.9억 달러(약 11조7,100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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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수출액과 비중/출처=한국무역협회

지난해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산업은 선전했다. 수치로 보면 2023년 수출은 7.4% 감소했지만 화장품 수출은 6.2% 증가했다. 올해도 1분기 실적이 21.3%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총수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0.23%에서 2023년 1.36%로 10년 새 6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20.8%로 전체 수출 증가율 1.2%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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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국가별 수출비중 추이, 단위: %/출처=한국무역협회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을 보면 대중국 수출액 2021년까지는 2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22년부터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3%라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5%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중국 수입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 점유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은 2018년 24.3%에서 2021년 13.1%로 하락했고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낮아졌다. 2023년 기준 1위는 프랑스, 2위는 일본으로 두 나라가 한국을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대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2억3,000만 달러(약 1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2024년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58.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 화장품 수출 비중도 2021년 9.2%에서 2022년 10.8%, 2023년 14.3%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수입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2012년부터 상승해 2023년에는 중국을 제치고 5위로 부상했다.

대일본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일본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8억2,000만 달러(약 1조1,2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한국의 일본 수입시장 점유율은 21.6%로 2위 프랑스와의 격차를 벌리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초화장품의 비중이 큰 여타 시장과 달리 일본은 색조화장품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망시장으로 인도·튀르키예·멕시코·태국 꼽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이 위상도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14.0%를 기록한 프랑스로 나타났다. 이어 2위 미국(8.3%), 3위 독일(7.5%), 4위 싱가포르(5.7%), 5위 한국(5.5%) 순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이후 프랑스, 미국, 독일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한국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5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안정적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대상국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발간한 'K뷰티 수출 현황 및 신규 유망 시장' 보고서에서는 화장품 수출 유망시장으로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태국을 선정했다.

세계 인구 1위국인 인도는 화장품 소매시장의 규모가 157억 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도 내 연 소득 1만 달러 이상 중산층이 2023년 6,000만 명에서 2027년 1억 명을 상회하며 화장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튀르키예에서도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입 점유율 순위가 2019년 8위에서 2023년 3위로 높아졌다.

멕시코 또한 인구 1억2,000만 명으로 특히 젊은 인구가 많아 높은 구매력과 두터운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다.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 동호회 회원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라다. 한국 화장품의 수입 점유율은 3%로 9위에 머물러 있으나 최근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태국도 한류 동호회 회원 수가 2,000만 명으로 특히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영향력이 높은 국가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상승해 2022년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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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 태양광에 제동, 신재생 옥석가린다 ‘정부 주도 재생에너지 확대 추진’

난립 태양광에 제동, 신재생 옥석가린다 ‘정부 주도 재생에너지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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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 발표
태양광은 축소로 '편중 완화'하고 해상풍력은 확대 추진
해상풍력 이해관계자 범위 설정 난제, 구체적 제도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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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정 발전원 쏠림, 난개발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 해결에 본격 착수한다. 풍력발전은 인허가 절차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보급을 확대하되 그간 '나 홀로' 성장한 태양광은 향후 입지·계통 여건 등을 까다롭게 들여다 볼 계획이다. 아울러 신재생공급의무화(RPS)제도는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 아래 개선 방향을 공론화를 통해 수립하기로 했다.

사업자만 배불리는 태양광, 수술대 오른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재생에너지 발전·제조·수요기업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원전·수소·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CF)의 균형 있는 활용이라는 방향 아래, 재생에너지를 보급해 왔는데 최근 수년간 재생에너지 보급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음에도 태양광 발전 쏠림, 전력계통 및 국민 비용부담 증가, 외산 제품 도입 증가 등 문제점이 누적됐다.

산업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RE100 등 수요에 부합하는 재생에너지 시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략의 핵심 방향으로는 '질서 있는 방식의 시장 확대'를 제시했다. 먼저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태양광의 입지를 까다롭게 들여다 볼 계획이다. 전력계통 영향을 고려해 계통여유지역으로 입지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전력계통·주민수용성 등이 양호한 산단·영농형을 중심으로 공공시범사업 등 입지 발굴과 규제개선에도 나선다.

신재생발전 설비의 외산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국내 산업 기반도 강화한다. 더불어 태양광·풍력 설비 경쟁입찰 확대·강화 등을 통해 공급망·안보 요인도 점검한다. 차세대 기술 조기 확보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그 일환으로 태양광 탠덤셀의 2026년 조기상용화, 2030년 효율 35% 달성을 목표로 기술개발 애로 해소, 공동활용 시설(인프라) 등 지원을 강화한다.

그간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첨병 역할을 해온 신재생공급의무화(RPS)제도는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RPS는 발전사업자에게 매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를 부과·상향하는 제도로, 그동안 국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이끌어 왔지만 REC 가격 상승으로 의무대상자와 국민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라왔다.

개발 잠재력 큰 해상풍력, 본격 지원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아직 개발 초창기로 개발 잠재력이 큰 해상풍력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먼저 정부 주도로 입지를 발굴해 질서 있는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해상풍력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되, 법 제정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준계획 입지인 집적화단지 제도를 활성화해 민간의 해상풍력 사업 진행에 속도가 나도록 도울 방침이다.

정부는 '질서 있는 대규모 개발'이 용이한 해상풍력 확대로 재생에너지 분야의 '태양광 편중'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까지는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를 확충했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의 단위 면적당 태양광 발전은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산지가 많고 국토가 좁은 지리적 특성상, 더는 대규모 신규 태양광 발전 입지를 찾기가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1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의 비중은 87대 13이었다. 이에 정부는 해상풍력의 대규모 보급을 통해 2030년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을 6대 4 정도로 개선하는 것을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2030년까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초대형 해상풍력 발전 시장의 개화를 눈앞에 두고 정부는 국내 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등 공급망 강화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우선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 조성을 위해 오는 7월 향후 2년간의 해상풍력 입찰 물량과 평가 방법 등을 공개한다. 또 낙찰자 선정 기준에서 입찰 가격 외에 기술 이전과 산업 전후방 연계 효과 등 비가격 평가 요소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국내 공급망 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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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토이미지

주민수용성 보상 기준 부재, 과제 산적

다만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이 중심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보다 확실한 제도와 행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보급이 저조한 이유는 개별사업자가 부지선정에서부터 현장조사, 인허가, 계통연계, 인프라 구축 등 모든 부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지원이 미흡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인천의 경우 인천시와 옹진군은 전략도 없이 주민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 여기에 시민단체들과 사업권만 따서 매각하려는 유령 사업자들이 난립하는 등 내부를 들여다보면 난장판이 따로 없다. 주민수용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 보니 프로젝트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해상풍력 업계에 따르면 어민들이 실질적으로 조업 금지, 어획량 축소 등으로 입는 피해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기초지자체에서 각 지역의 보상금을 비교해 개발사에 보상금을 청구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발사가 한 어민 단체와 협상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한 후에도 다른 어민 단체가 이권을 주장하며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사례다.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일부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사업과 관련이 없는 이들도 주민동의를 무기로 보상금을 청구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에 개발사 측은 구체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주민수용성 기준을 정부 정책이나 지자체 조례로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별 주민수용성을 대표할 수 있는 민관협의회가 조성된 이후 구체적인 보상 절차를 개시해야 우후죽순 제기되는 보상급 지급요구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현재의 제도로는 주민동의를 근거로 주민과 어민들이 과도한 요구를 하더라도 개발사에서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3의 기관을 통해 구체적인 주‧어민 보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사업자가 공탁금을 걸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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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정신 건강, AI 챗봇에 맡겨도 될까? 규제 완화 속 챗봇 테라피의 득과 실

[해외 DS] 정신 건강, AI 챗봇에 맡겨도 될까? 규제 완화 속 챗봇 테라피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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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심리 상담 문턱을 낮춰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녀
인간적인 교감과 깊이 있는 소통 부재는 여전한 과제
챗봇의 한계와 역할을 명확히 밝히고, 객관적인 성능 평가 지표를 마련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Therapy Bots ScientificAmerican 20240517
사진=Scientific American

팬데믹 이후 심리 상담 수요는 급증했지만, 숙련된 전문가 부족으로 많은 이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빠르고 저렴한 AI 테라피 챗봇이 정신 건강 지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미 미국 성인의 22%가 이를 활용하고 있다. 2016년 출시된 '위사(Wysa)'를 시작으로 '워봇(Woebot)' 등 수많은 챗봇이 등장했고, 워봇의 CEO에 따르면 워봇은 현재까지 150만 명 이상의 사용자와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규제 완화로 AI 테라피 시장 확대

일반적인 AI 테라피 봇은 인간 치료사를 대체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2020년 FDA는 팬데믹 관련 정신과 위기를 막기 위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규제 절차를 완화했고, 이는 정신 건강 혜택을 주장하는 제품 출시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AI 챗봇들은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기반으로 설계되어, 사용자의 사고 왜곡을 바로잡고 건강한 행동 변화를 돕는다. 하지만 챗봇은 학습된 데이터에 기반하여 답변하기 때문에 인간의 편견을 학습하거나 사용자의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이해하는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조언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챗봇은 접근성이 좋고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사용자들은 챗봇을 통해 다른 이의 판단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챗봇은 대면 치료의 보조 수단이나 심리 상담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에게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챗봇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잘못된 정보 제공은 특히 심리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해진 규칙 따르는 챗봇, 깊이 있는 소통과 공감 어려워

오늘날 챗봇이 정신 건강 지원에 활용되는 것은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이미 1966년, MIT의 조셉 와이젠바움(Joseph Weizenbaum) 교수는 텍스트 기반 치료사 '일라이자(ELIZA)'를 개발하며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일라이자는 단순한 규칙에 따라 작동했지만, 놀랍게도 많은 사용자가 마치 일라이자에 의식이 있는 것처럼 여기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는 무생물에 생명을 투영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경향(일라이자 효과)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일라이자의 등장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정신 건강 지원 봇은 더욱 정교하게 발전했다. 워봇이나 위사와 같은 챗봇은 단순히 정해진 매뉴얼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과 상황을 분석하고, 임상의가 미리 승인한 답변 중 가장 적절한 것을 선택하여 응답한다. 비록 AI가 스스로 모든 답변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일라이자 시대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규칙 기반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테라피 챗봇은 답변이 자유롭고 창의적이기보다는 틀에 박힌 형식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워봇에게 업무 마감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면 CBT 기반의 정형화된 답변만 돌아올 뿐, 개인적인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조언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AI가 스스로 답변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작성된 텍스트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위사나 워봇과 같은 규칙 기반 챗봇은 안전하고 검증된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 유연성을 포기했다. 챗봇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용자의 입력에 가장 적합한 답변을 찾아내지만,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나 융통성 있는 대처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사용자의 상황이 심각하거나 복잡한 경우, 챗봇의 획일적인 답변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부적절할 수 있다.

AI 테라피 챗봇, 윤리적 고민과 함께 발전해야

이러한 챗봇의 한계는 특히 사용자가 심각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숙련된 인간 치료사는 환자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감지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챗봇은 그렇지 못하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에게 챗봇의 무심한 답변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에서 운영하는 챗봇 '테사(Tessa)'는 섭식 장애 환자에게 부적절한 체중 감량 지침을 제공하여 논란이 되었고 결국 서비스는 중단됐다. 테사는 섭식 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사용자에게 부적절한 체중 감량 지침을 제공하거나, 극단적인 식이 제한을 칭찬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테사의 답변은 검증을 거쳤지만, AI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답변을 선택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챗봇이 인간 치료사와 달리 맥락에 대한 이해나 윤리적 판단 없이 기계적으로 답변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챗봇은 인간의 편견이 담긴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적인 답변을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대부분의 테라피 봇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사용하지 않지만, 챗봇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초 벨기에에서는 생성형 AI 챗봇의 자살 권유로 인해 한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규칙 기반 챗봇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계되었지만, 생성형 AI는 통제가 어렵다. 챗봇이 어떤 과정을 거쳐 답변을 생성하는지 개발자조차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적절한 답변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에 규칙을 추가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론 인간 치료사 역시 실수하거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챗봇은 인간과 달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윤리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챗봇이 인간 치료사를 대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챗봇을 정신 건강 치료에 활용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잠재적 위험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신 건강 치료의 대안 될 수 있을까? 엄격한 검증과 투명성 확보가 관건

AI 챗봇의 정신 건강 치료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워봇 실험에서는 챗봇이 우울증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인간 치료사와의 비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사(Wysa) 실험에서도 챗봇과 치료사의 효능을 비교했지만, 정형외과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

이처럼 연구 결과가 제한적인 이유는 규제 부재 속에서 기업들이 자체적인 성능 평가 지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표는 사용자와 임상의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텍사스 대학교의 심리학자 아델라 티몬스(Adela Timmons)는 테라피 앱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챗봇이 더욱 인간처럼 발전하고 제약이 줄어들수록 편향된 조언을 제공할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전문가들은 챗봇 개발 기업은 앱 개발 단계부터 출시 후까지 지속해서 편향성을 평가하고, 다양한 인종 및 사회 집단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챗봇이 특정 집단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워봇 실험은 79%가 백인인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었다.

따라서 AI 챗봇이 정신 건강 관리 시스템의 빈틈을 메꾸는 데 기여하려면, 챗봇 개발사는 챗봇의 한계와 역할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대부분의 앱에는 챗봇이 인간 치료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면책 조항이 있지만, 사용자는 컴퓨터의 조언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챗봇이 단순한 '지원 도구'임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

미래에는 챗봇이 더욱 발전하여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은 챗봇에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챗봇을 통해 어느 정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인간 치료사와의 깊이 있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치유와 성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적어도 챗봇이 인간 치료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라고 그 한계를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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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인데 이자 부담만 눈덩이”, 골칫거리로 전락한 지식산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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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기 지식산업센터 투자 급증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공급 과잉에 공실 급증
금감원, '새로운 부실 뇌관' 우려 "점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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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고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부성타워'/사진=주식회사 부성디앤씨

전국 일대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평택의 경우 '삼성전자 효과'로 투자가 기대됐던 곳이지만 최근 마이너스 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가를 밑도는 가격) 매물이 넘쳐나고 있는 데다, 공실도 쌓여가고 있다. 임대료도 큰 폭으로 낮아져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평택 고덕신도시 지신산업센터, 공실률↑

17일 평택시 고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에 있는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대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공실이 넘치고 있다. 밀집 지역에서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했다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주율이 60% 수준이다. 고덕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년 전에 입주를 시작했는데도 여전히 호실을 다 채우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라면서 "임대를 놓아봐야 손해라 차라리 정리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식산업센터 임대료는 20평을 기준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약 80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한참 비싸게 세를 놨을 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20만원까지도 치솟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지식산업센터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고덕면 해창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밀집 지역에서 가장 먼저 입주를 시작했다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주율이 60% 수준이지만 최근 막 지어져 입주를 시작한 곳은 입주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덕신도시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삼성전자가 투자에 속도 조절을 하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가라앉자 삼성전자는 슬로우다운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경우 P1~P6까지 예정돼 있는데 현재 P3까지는 거의 완성이 됐고 P4와 P5 건설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변화가 좀 있었다"며 "현재 메모리 쪽이 수요가 많고 업황이 나은 상황이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보다 메모리 쪽에 비중을 조금 더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 일대 지식산업센터의 부진한 상황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경기도에서 나온 지식산업센터 경매는 모두 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건보다 60건(352.94%) 증가했다. 매각 건수도 28건으로 같은 기간 6건보다 4배 이상 늘었다. 평택으로만 좁히면 지난달 기준 경매 진행건수는 2건에 불과한,데 이는 아직 경매까지 이어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직 최악의 상황에 치닫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부진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매각건수 등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지식산업센터 경매 수치도 뚝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문제는 고덕신도시 만의 일이 아니다. 전국의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3~4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건설사 역시 분양이 잘 되다 보니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을 대폭 늘렸다. 특히 수도권 신도시나 역세권 일대 건립된 지식산업센터는 도심 인근 건물에 첨단지식산업의 수직적 집적이 가능하다 보니 임대수익 및 매각차익을 기대하는 수요 유입이 신규 건립 확대로 이어졌다.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누적)는 총 1,529곳으로, 지난 2020년 4월보다 무려 31%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은 늘어났지만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줄어들면서 공실 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지식산업센터의 대량 공급 후폭풍은 올해 들어 관련 상품의 경매 수치로 현실화하고 있다. 전국 지식산업센터의 임의경매 매각(건)은 1월 29건에서 2월 18건, 3월 12건으로 줄었다. 같은 시기 매각률(%)은 37.18%에서 24%, 다시 14.46%로 낮아졌다. 낙찰가율인 매각가율(%) 수치도 69.62%, 72.66%, 60.25%로 점차 위축되는 모습이다. 응찰자 수는 2.62명, 2.5명 2.42명으로 응찰 관심도 저조하다.

지식산업센터는 실거래 시장에서도 저가 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산업부동산이 조사한 최근 하락폭이 큰 지식산업센터를 살펴보면 창원시 성산구 웅남동의 '창원지식산업센터' 전용 169.25평은 올해 2월 16일 직전 거래보다 10억4,701만원(-62.3%) 하락한 6억3,299만원에 2월 26일 거래됐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이스 가산타워’ 전용 56.13평은 올해 2월 21일 8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22년 4월 12일 직전 거래 대비 39%(-5억7,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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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식산업센터 ‘에코델타시티 반도 아이비플래닛'/사진=반도건설

금감원, ‘애물단지’ 지식산업센터 대출 점검

이뿐만 아니라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소유주들은 세 없이 대출 이자와 관리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금리마저 인상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분양권을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3,39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했다.

이렇다 보니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지식산업센터도 많아졌다.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등을 포함하는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3만9,059건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했을 때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한 지식산업센터 대출이 새로운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출 규모와 연체율 등을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지식산업센터 대출 실태를 파악한 후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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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난항' 겪는 11번가, 알리·테무 급성장에 수익성 개선 기조 오히려 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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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매각전, 수익성 개선으로 '가치 증명' 나선 11번가
영업손실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경쟁력 소실 문제는 여전
떠오르는 중국 업체들, 알리·테무에 맞설 '역량' 남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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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번가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11번가 매각전이 지지부진하다.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잠재 인수 후보자 대상 투자설명서(IM) 배포 일정도 연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자마자 국내 유통 대기업부터 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까지 다방면 접촉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따라 FI의 최우선 과제는 11번가 수익성 개선이 됐다. 돈을 버는 회사로서의 가치를 우선 증명해 매각 가능성 자체를 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11번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커머스의 핵심으로 불리는 물류센터마저도 축소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나선 상황이다.

11번가 경영권 매각 일정 잠정 연기,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2대 주주인 나일홀딩스(H&Q코리아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는 최근 11번가 경영권 매각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이에 따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 등 매각 주관사들이 예정했던 IM 배포 등 절차도 멈췄다. 적극적인 인수 후보자가 없는 데다 매각 측과 잠재 인수 후보 측 간 몸값 간극이 발생하면서 나일홀딩스 입장에선 연기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나일홀딩스는 11번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게 인력 구조조정이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12월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회사가 적자 상태이다 보니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핵심은 상장 전 외형 확장 수단으로 꺼냈던 직매입 사업 축소와 물류센터 정리다. 직매입은 상품 판매 수수료가 매출인 오픈마켓과 달리 물건값이 곧 매출이 되는 장점이 있지만, 물류망 구축에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직매입 사업 축소는 적자를 이어가는 11번가가 대표적인 국내 직매입 사업인 쿠팡 '로켓배송'의 아성을 뛰어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하루빨리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체질을 개선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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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 이뤘지만, "업계 쇠락 영향권 못 벗어날 듯"

이 같은 다각적인 노력 아래 11번가는 올해 들어 어느 정도의 체질 개선을 이루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8% 감소한 1,712억원이었으나, 영업손실도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318억원) 대비 38.7% 개선됐다. 당기순손실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규모를 크게 줄임으로써 영업손실 규모를 큰 폭으로 축소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다만 단기적인 수익 개선이 업계 내 의미 있는 지표로 작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각종 오픈마켓의 성과에 짓눌려 11번가 자체의 경쟁력이 이미 상당 부분 소실된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할인점 계열은 이미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단 인식이 적지 않다. 당장 11번가의 경쟁사로 꼽히는 이마트만 해도 실적 추정치가 향상됐음에도 불구,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내린 바 있다.

투자 의견도 중립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KB증권 측은 "할인점 부문 가치 산정에 적용한 해외 비교 업체들의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TIDA) 멀티플(기업 가치 배수)이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엔 사업 환경이 지나치게 척박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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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아성까지 넘보는 중국 업체들, 11번가 이대로 괜찮나

일각에선 나일홀딩스의 수익성 제고라는 방침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과 중국 직구 업체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분할하고 있는 시점에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을 자체 약화시키면 11번가는 오픈마켓의 생명력마저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는 1위 쿠팡(유저 3,010만 명), 2위 알리익스프레스, 3위 11번가, 4위 테무, 5위 G마켓이다. 중국 업체인 알리와 테무는 아직 2위, 4위에 머물러 있지만, 문제는 성장률만 보면 이들 업체가 각각 1위, 2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통상 업계에선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300만 명에서 500만 명을 넘으면 강력한 유통앱, 1,000만 명을 넘기면 국민앱이라 부르는데, 알리는 당시 이미 MAU가 818만 명을 넘어섰고, 테무도 581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더욱이 최근엔 중국 업체의 한국 진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추세다. 알리가 한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연내 국내에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FC)를 구축한다는 사업 계획을 세웠다. 건립 비용은 약 2억 달러(약 2,710억원)며, 규모는 축구장 25개 면적을 합친 18만㎡ 수준이다.

이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쿠팡 대구FC(33만㎡)보단 작은 규모지만, 완공 시 '한국유통거점'이 생긴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해외직구 특유의 단점이 다수 희석될 수 있는 데다, 향후 알리 차원의 대규모 추가 투자도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성장 동력을 수익성 제고 비전으로 전환한 11번가가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쫓아오는 중국 업체를 상대하기엔 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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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의 시대 저물까"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뒤흔드는 AI

"구글링의 시대 저물까"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뒤흔드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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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구글 등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AI 시장
생성형 AI를 필두로 움직이는 빅테크 시장 생태계
다 잘 하는데 '검색'을 못한다? AI 검색 엔진의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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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이 정보 검색 서비스 시장에 '지각변동'을 초래하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 생성형 AI를 앞세운 검색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구글을 비롯한 기존 검색 엔진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AI가 당장 전통적인 검색 엔진을 대체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흔들리는 검색 서비스 시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다음 날 구글도 유사한 성능과 기능을 갖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랫동안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싶었다”며 “휴대폰이나 안경과 같은 폼팩터(기기 형태)를 통해 전문 비서를 곁에 둘 수 있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시장의 선두 주자들이 줄줄이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선보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조만간 AI 기술이 텍스트 검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용자 요구 이해·정보 요약 능력을 갖춘 생성형 AI가 검색 서비스 시장의 새로운 경쟁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에이전트 등의 영향으로 2026년까지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 사용량이 2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앨런 앤틴 가트너 부사장은 “생성형 AI 솔루션이 기존 검색엔진을 대체하고 있어 기업은 마케팅 전략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인터넷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는 AI를 중심으로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엔진 점유율은 2022년 11월 챗GPT의 등장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챗GPT를 적용한 지난해 5월 2.77%에서 올해 4월 3.64%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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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영향력 키우는 AI 서비스

이런 가운데 검색 서비스 시장 변화의 중심축에 선 생성형 AI는 지금도 발전을 거듭하며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일례로 구글의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의 경우 구글 검색, 구글 포토,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구글 제품 전반에 탑재되며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구글 검색에서는 AI 개요 기능을 통해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하고, 구글 포토에서는 저장된 사진 속 정보를 자동으로 분석해 이용자 질문에 답변하는 식이다.

구글은 추후 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문서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제미나이가 ‘인공지능 비서’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구글은 ‘제미나이’ 시대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검색 엔진부터 지도, 워크스페이스 등 모든 서비스에 제미나이를 적용해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로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미나이가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에 탑재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제미나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자의 화면 내용과 앱 맥락을 이해하고 맞춤형 도움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를 바로 지메일이나 구글 메시지에 첨부하거나, ‘영상 물어보기(Ask this video)’ 기능을 통해 유튜브 영상에 대한 특정 정보를 곧바로 받아보는 식이다.

AI 검색, 구글 따라잡기엔 멀었다?

이미 업계 곳곳에서는 AI를 필두로 한 검색 엔진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업체는 2022년 설립된 미국의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다. 퍼플렉시티AI는 이용자의 질문에 알맞은 검색 결과를 조합해 요약하고, 추가 질문에도 정확하게 답변하는 AI 기술을 개발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1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7,360만 달러(약 1,002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달에는 6,270만 달러(약 853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으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픈AI와 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AI와 검색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2월 오픈AI가 MS 검색엔진 빙과 AI 기술을 결합한 검색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당분간 구글 등 기존 검색 엔진의 점유율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시점 AI 검색 엔진은 기존 검색 엔진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색 엔진의 핵심 기능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잦고, 정보 탐색 속도가 느린 현재의 생성형 AI는 이 같은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다. 시장을 뒤흔들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신기능이 아닌 검색 엔진의 '기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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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무한한 시간을 가진 원숭이는 '햄릿'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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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원숭이 정리에 따르면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
다만 인간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만 우주가 한 번 더 태어나고도 남아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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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무한 원숭이 정리에 따르면 원숭이가 무한대의 시간을 갖고 무작위로 키보드를 누르다 보면 셰익스피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무한’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크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예를 들어 원숭이가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만 빅뱅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훨씬 뛰어넘지만, 무한의 세계에서는 원숭이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2002년 수학 역사상 가장 재밌는 실험이 진행됐다. 실험은 ‘무한 원숭이 정리’를 증명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이 정리는 무한한 시간을 가진 원숭이가 키보드를 무작위로 두드리다 보면 셰익스피어 전집을 포함해 모든 문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정리다. 실험은 2002년 5월 1일에 시작해 약 7주간 진행됐으며 6마리 원숭이들이 키보드 자판을 두드려 무작위로 글자를 생성하도록 했다.

예상과 달리 원숭이들은 7주 이상 키보드를 두드렸음에도 불구하고 5페이지 분량 밖에 못 만든 데다가 문서는 대부분 'S'로 가득차 있었다. 실험에 참여한 6마리 원숭이를 변호하자면 이들에게는 무한한 시간이 주어져 있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결과는 예상과 괴리가 너무 커 대중들은 원숭이가 '햄릿'이나 스코틀랜드 연극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험으로 무한 원숭이 정리를 증명하는데 실패했지만, 원숭이가 무작위 글자를 생성하는 데 이상적인 후보가 아니라는 것은 똑똑히 보여줬다. 무한 원숭이 정리는 1913년 수학자 에밀 보렐이 자신의 확률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동물을 은유적으로 사용한 데서 유래됐다. 하지만 이 정리의 배경이 되는 아이디어는 훨씬 더 오래됐다. 고대 로마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1~20개의 활자를 땅에 여러 번 던지다 보면 읽을 수 있는 순서로 떨어질까“라는 문제에, 운으로는 한 구절도 만들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늘날 연구에 따르면 수학적으로 키케로가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아주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다면 무작위로 희곡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수학적으로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작품 만들 수 있어

예를 들어 무작위로 키보드에서 문자를 누를 때 'Banana'라는 단어가 우연히 나올 확률은 얼마일까? 숫자나 특수 문자를 누르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무작위로 선택한 6개의 문자를 연속으로 누를 확률은 약 50억분의 1로 매우 희박하다. 반대로 Banana를 입력하지 않을 확률은 1에서 50억분의 1을 뺀 값으로 1에 가깝다. 6개의 문자를 무작위로 누르면 Banana라는 단어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으나, 문자를 더 많이 누를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7개의 문자를 무작위로 누르면 6글자로 이루어진 두 부분이 있다. 8번 문자를 누르면 6글자로 이루어진 세 개의 문자열이 있다. 이를 일반화하면 키보드를 무작위로 n번 누르면 문자열에 Banana가 없을 확률은 아래의 식과 같다. 따라서 n이 증가할수록 Banana가 문자열 내에 없을 확률은 점차 감소한다.

바나나 실험
키보드를 누른 횟수(왼쪽), Banana가 문장 내에 없을 확률(오른쪽)/사진=Scientific American

Banana가 문장 내에 존재할 확률은 키보드를 누른 횟수에 비례하다가 100억번 누르면 약 40%까지 증가한다. 키보드를 무수히 많이 누르면 원하는 단어가 포함될 확률은 1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수학적 관점에서 볼 때 키케로의 주장은 틀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작품 만드는 건 불가능해

2024년 브라질 상파울로 대학의 데이터 분석가인 에르곤 쿠글러 데 모라에스 실바는 무작위로 문자를 생성시킬 경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얼마나 걸릴지 연구했다. 여기서 실바는 ‘S’를 많이 누른 원숭이 대신 문자 생성기를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문자 생성기는 햄릿의 유명한 문장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 나타날 때까지 초당 수 백 개의 문자를 빠르게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쿠글러는 단계를 세부적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첫 글자인 'T'를 찾는 데 걸린 시간과 문자 수를 기록했고, 이 절차를 10회 반복하여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과 문자 수를 조사했다. 다음으로 이전 방식과 똑같이 'To'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기록했고 'To be'까지 생성해냈다.

아래 표에 나와있듯이 'T'를 생성하기 위해 약 60개의 문자를 무작위로 생성했으며 'To be'를 생성하기 위해 평균 3억4583만940개의 문자를 생성했다. 두 단어를 생성하는 데도 약 1100초나 걸렸다.

한문장
단어 생성기를 통해 단어를 만들어내는데 걸린 시간/사진=Scientific American

이 시점에서 커글러는 위기 의식을 느꼈다. 문장의 다음 문자를 올바르게 생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감안했을 때, 이 작업이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안 끝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글러는 이전에 만든 데이터를 사용해 전체 문장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문자 수와 계산 시간을 추정했다.

쿠글러의 계산에 따르면,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를 완성하려면 약 2.69×10의 69제곱 개의 문자가 필요하며 이는 약 9.35×10의 58제곱 년이나 기다려야 하므로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으로 추정되는데, 문장이 완성되려면 빅뱅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에 7×10의 48제곱 배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햄릿의 겨우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 불과한 시간이다. 현실은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점에서 키케로의 가설이 맞았다. 유한한 시간 내에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우연히 만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종합하여 무한 원숭이 정리는 '무한'이라는 개념이 인간이 상상하고 인지하는 수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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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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