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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안정·처우 개선 원한다" IT 업계 휩쓰는 노조 열풍

"고용 안정·처우 개선 원한다" IT 업계 휩쓰는 노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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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불모지였던 IT 업계, 노동자들이 들썩인다
채용 축소, 성공적인 선례 등이 신규 노조 결성 견인
낮아지는 해외 인력 채용 장벽, 노사 갈등 가능성 싹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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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정보기술)업계 내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18년 네이버 노조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화한 '노조 열풍'이 업계 전반을 휩쓰는 양상이다. IT 부문 근로자들이 목소리를 낼 공식적인 '창구'가 마련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추후 노사 간 갈등 격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고용 불안·소통 부재가 노조 출범 부추겨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T 업권에서는 이제 막 발을 뗀 '신생 노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노조의 불모지라는 평가를 받던 IT 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한 것이다. IT 업계에 불어든 '노조 열풍'의 배경으로는 고용 불안이 지목된다. 고연봉자들이 많고 근속연수가 짧은 IT 업계는 장기간 '무노조' 상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IT 기업들이 속속 채용을 줄이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 업계 종사자는 "(기존 IT 업계에서는) 노조를 구성해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직원이 많이 없었다. 처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직을 택하면 그만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IT 기업들의 채용이 줄고, 이직이라는 옵션이 선택지에서 사라지며 이직 대신 '투쟁'을 선택하는 근로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소통 문제가 노조 출범을 부추겼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IT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노사 측의 소통 창구가 단절됐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2013년 1,592명 수준이었던 전체 직원 수는 노조가 설립된 2018년엔 3,585명까지 늘었다. 카카오의 직원 수 역시 같은 기간 1,539명에서 2,705명으로 불어났다.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IT 노조

IT 노조 열풍의 시발점은 네이버였다. 2018년 4월 설립된 네이버 노조는 설립 석 달 만인 같은 해 7월에 포괄임금제를 폐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9년에는 카카오·넥슨 등 노조가 있는 IT 기업들도 속속 포괄임금제를 없앴다. IT 업계 종사자들의 고질적인 불만으로 꼽히던 포괄임금제가 노조를 통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이들 ‘선배 노조’의 선전은 IT 업계 내에서 수많은 신생 노조가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노조 열풍은 최근까지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NHN 노동자들은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식품노조) NHN지회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당시 NHN지회는 “고용안정 보장, 임금 상승, 복지 강화, 노동조건 개선, 사업장 내 차별 철폐, 노사 및 노동자 사이의 화합 등 조합원, 나아가 전체 임직원의 이익을 위한 과제들을 꾸준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 선언, 추후 활동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1월에는 화섬식품노조 야놀자인터파크지회가 노조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며 공식 출범했다. 당시 노조는 "불평등한 평가 체계, 포괄임금제, 상의조차 없는 대기발령과 조직개편,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 축소 등을 회사에 대한 애정과 동료에 대한 신뢰로 견뎠으나 경영진과의 소통은 사라지고 통보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점점 더 빼앗기고 있다"며 "억울하고 부당해도 외칠 수 없던 우리의 소리를 노조와 함께 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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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식품노조 넷마블지회 창립총회/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지난 7일에는 화섬식품노조 넷마블지회가 전격 출범을 선언했다. 지난 2018년 게임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한 넥슨 이후 7번째 게임사 노동조합이다. 넷마블 노조 측은 "사측이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 본격적인 투쟁을 시사했다.

"저렴한 인력 쓰고 싶은데" 갈등의 조짐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추후 IT 업계의 노사 갈등이 한층 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IT 기업에 인도, 말레이시아 등 '저가 IT 인력'이 유입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용 대행업체 딜닷컴과 국내 리서치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한국의 5년차 미만 개발자 평균 연봉은 약 5,2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인도의 5년 차 미만 개발자 평균 연봉은 3,200만원, 말레이시아는 2,6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IT 인력 채용은 기업에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인 셈이다.

현재 해외 인력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인건비 절감이 절실한 벤처업계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인도 뉴델리에서 '2024 벤처·스타트업 인재 매칭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행사를 통해 200명 이상의 인도 개발자를 채용하고, 채용이 확정된 인도 개발자 중 국내 입국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E-7 비자 취득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한국 스타트업과 해외 개발자들을 연결해 주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벤처업계를 시작으로 해외 인력 고용의 장벽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해외 인력 선호 기조가 조만간 벤처업계를 넘어 IT 시장 전반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할 경우,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노조와 비용 절감을 원하는 사측의 갈등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IT 업계 전반에 걸쳐 거대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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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 챗GPT 탑재되나, 애플-오픈AI 생성형 AI 협상 막바지

아이폰에 챗GPT 탑재되나, 애플-오픈AI 생성형 AI 협상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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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전략 확장하는 애플, 챗GPT와 결합 현실화 목전
오픈AI도 "새로운 AI 음성 비서 기술을 공개할 것" 기대감 높여
연이어 AI 스타트업 인수한 애플,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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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nsplash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오픈AI의 기술을 아이폰 등 제품에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이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인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차세대 버전에 챗GPT 탑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 다음 달 차세대 음성비서 공개

13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와 생성형 AI 거래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애플은 내달 발표하는 iOS 18의 AI 관련 기능 강화를 위해 챗GPT 사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AI 협업을 위한 파트너사를 찾아 나선 바 있다. 협상 마무리 단계로 전해진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등과도 협상을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아직 애플과 오픈AI가 협력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만큼 구글 등과의 협의도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현지시각) WWDC24에서 iOS 18과 새로운 AI 기능을 발표할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선 AI 신기능을 두고 앞서 공개된 경쟁사들의 AI 폰처럼 음성 기록, 통역,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리의 기능 개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바일 AI 음성 비서의 대표주자인 시리는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대답만 할 수 있는 단순한 기능에 그치고 있으나 앞으로 생성형 AI 기반의 챗봇이 적용되면 훨씬 더 사람에 가까운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질문-답변만이 아니라 대화의 흐름, 문맥 등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애플 시리의 성능 강화가 기대받는 이유는 WWDC24에 앞서 오픈AI가 새로운 AI 음성 비서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현지시각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14일 새벽 2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챗GPT와 GPT-4에 관한 새로운 업데이트를 공개한다고 전했는데, 시장에선 이 새로운 기술이 AI 음성 비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 업데이트가 검색엔진이나 GPT-5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시리 업그레이드에 하이브리드 방식 적용, 간단한 작업은 자체 LLM으로

한편 애플은 시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AI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단한 작업을 장치에서 처리할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은 '애플GPT'로 알려진 '에이잭스(Ajax)'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와 타사 모델을 혼합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등장한 바 있다. 또 블룸버그는 최근 WWDC에서 온디바이스 AI용 소형언어모델(sLM)을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페럿'이나 'MM1' 등 애플이 공개한 모델이 후보로 거론된 상태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에이잭스를 테스트해 왔다. 이는 챗GPT와 같은 LLM과 달리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이 아닌 아이폰과 같은 기기를 통해 로컬에서 작동하는 생성 AI 기술이다. 단 매개변수나 성능 등은 모두 알려진 바 없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잭스는 타사의 첨단 모델보다 성능 면에선 다소 떨어지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의 텍스트 요약이나 문서 분석, 검색 강화 등과 같은 기능은 모두 처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파리 브라우저나 메시지, 메일 등 기본 앱에서도 연락처를 찾아주고 일정을 정리해 주는 등 AI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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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

온디바이스 AI 경쟁력 제고에도 총력

그간 애플은 AI 분야에서 뒤지면서 미래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직면해 왔다. 이에 자체 생성형 AI 모델 구축에도 나섰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과 같은 경쟁사에 비해선 경쟁력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가총액도 400조원 이상 추락했다. 올해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300억 달러(약 439조원) 빠진 데 이어 1위 자리도 MS에 내줬다.

이에 애플은 뒤늦게 AI 개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개발을 포기한 '애플카'의 인력 대다수를 AI 개발 부서로 배치하는가 하면,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 등에 수년간의 뉴스 기사 등 콘텐츠를 이용하는 대가로 최소 5,000만 달러(약 685억원)를 지불하는 내용도 제안했다. 이는 생성형 AI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픈AI, MS, 구글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온디바이스 AI 개발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들을 인수한 것도 AI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데이터칼랩', 올 초에는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다. 데이터칼랩의 핵심 기술은 저전력·고효율 딥러닝 알고리즘과 온디바이스 AI 처리 기술이며, 다윈AI의 핵심 기술은 AI 시스템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것이다. 모두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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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미국 에너지부 IRA 보조금 1,300억원 수혜 "해저케이블 과점 기대"

LS전선, 미국 에너지부 IRA 보조금 1,300억원 수혜 "해저케이블 과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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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너지부(DOE)로부터 1,365억원 투자세액공제
미국 해저케이블 공급망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韓 전선업계 투톱 LS전선·대한전선,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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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사진=LS전선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대규모의 투자세액공제를 받는 LS전선이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지역별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초기 시장으로 불리는 해저케이블 시장 내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보유한 업체는 프랑스 넥상스(Nexans)가 유일하며, 이탈리아 프리즈미안(Prysmian)이 신규 건설 중이다. LS전선이 현지 생산법인을 통해 북미에 진출할 경우 현재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메이저업체들과 과점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그린링크, 미국으로부터 9,906만 달러 지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인 LS그린링크가 미국 에너지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 대상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9,906만 달러(약 1,365억원)의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IRA 48C(적격 첨단 에너지 프로젝트 공제)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총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원은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공급망 구축 △배터리와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의 제조 및 재활용 △탄소 감축 등에 관련된 100여 건의 사업에 대해 이뤄진다.

이번 지원금은 시설투자 지원금으로 IRA 보조금 중 친환경차 세액공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와 함께 핵심 보조금으로 분류된다. 1차 세액공제 금액인 40억 달러(약 5조4,800억원)의 67%에 해당하는 27억 달러(약 3조7,000억원)가 '청정에너지 제조 및 재활용' 부문에 할당된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35개 항목이며, LS그린링크의 투자세액공제금액은 35개 프로젝트 중 6~7번째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공제금액이다. 특히 청정에너지 제조 및 재활용 부문에서 LS그린링크의 공제금액은 하이랜드머티리얼즈, 엔텍, X에너지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규모 대비 공급망 부족, 선점 효과 누릴 듯

이번 보조금이 주는 최대 시사점은 LS전선의 북미 증설의 타임라인이 구체화 됐다는 점이다. IRA 48c 세액 공제를 위해서는 프로젝트가 채택된 이후 2년 내 프로젝트 인증, 추가 2년 이내 프로젝트의 서비스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LS전선은 미국 현지에서 2027년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28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부문 예상 매출액 1조4,400억원 가운데 33%(4,800억 달러)가 미국 신공장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의 북미 공장 증설에 대한 보조금 외에도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예상을 상회하는 보조금 혜택으로 인해 높은 부채비율과 대규모 투자금액이 부담이었던 LS전선의 자금조달 부담 완화도 커질 예정이다. 더욱이 미국에선 현재 프랑스 업체 단 한 곳만 해저케이블 공장을 운영 중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공급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LS전선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선점 효과도 크게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미국 투자가 장기적으로 해저케이블 매출액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성장에도 힘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총 매출액 규모가 각각 2,000~3,000억원에 해당하는 동해 4, 5동 증설에 필요했던 자금은 각각 1,859억원, 1,555억원이었다. 반면 미국 투자는 토지와 생산설비 투자가 동시 필요하며 이번 세액 공제의 경우 생산설비 투자에만 1,300억원이 들어간다. 이에 북미 공장이 완공될 경우 총 매출액 규모는 동해 증설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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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당진공장의 모습/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도 해저케이블 공장 구축에 9,900억원 투입

글로벌 시장의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대한전선은 시장의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제품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공장 증설, 국외 생산기기 구축 등에 9,9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9,900억원 투자액 중 무려 95%인 9,400억원은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 구축 및 증설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4,6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공장 등의 투자자금도 확보했다. 2공장은 2027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저압에 이어 354kV, 525kV HVDC 등 고압 해저케이블까지 만든다. 대한전선은 현재 1,003억원 규모의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해저케이블 공급을 수주했으며 안마 해상풍력단지 우선공급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사업은 기술 장벽이 높은 영역이기 때문에 특히 수주 경험이 많은 국내 전선 기업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해외 법인·공장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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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딥보이스 기술 악용한 보이스피싱 기승, 가족 암호로 막는다

[해외 DS] 딥보이스 기술 악용한 보이스피싱 기승, 가족 암호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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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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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발전으로 음성 복제가 쉬워지면서 보이스피싱 수법이 더욱 교묘해져
가족이나 친구 간에 미리 정해둔 암호를 통해 딥보이스 음성 사기를 예방할 수 있어
개인, 기업, 정부가 협력하고, 법적·교육적 차원에서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 Safe Word Can Protect ScientificAmerican 20240513
사진=Scientific American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가장 흔한 사기 유형은 사칭 사기였다. 2023년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에는 856,0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됐으며, 전국적으로 27억 달러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사기꾼들은 친구나 친척의 신분을 도용하거나 은행 직원이나 연방 요원을 속여 전화, 문자 또는 이메일을 통해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한다.

딥보이스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목소리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도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편의성과 저렴한 비용으로 인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목소리 복제 방법이 단순하여 온라인에 게시된 비디오나 잘못 걸린 전화 통화에서 추출한 짧은 음성 샘플만으로도 사람의 목소리와 감정 실린 어투를 합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족 목소리도 믿지 못하는 시대, 음성 비밀번호로 신원 확인해야

딥보이스 보이스피싱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로그인 화면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본인 확인 요청과 같이, 가족이나 친구들만 알고 있는 비밀번호나 안전 단어를 설정하여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는 검증 단계를 추가하는 것이다. 특히 경보가 울리거나 비정상적인 압력을 가하는 전화를 받았을 때도 침착하게 대응하고, 암호를 요구하여 전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가족의 목소리를 신뢰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제니퍼 드스테파노(Jennifer DeStefano)는 지난해 6월 상원 사법부 소위원회에서 AI가 자기 딸의 목소리를 모방한 것에 처음에는 속았다고 증언했다. 그녀의 딸이 스키 여행 중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실제 사기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긴급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다른 확실한 방법이 없다고 오디오 딥페이크에 관해 연구해 온 하니 파리드(Hany Farid) 미 UC버클리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강조했다. 또한 본인들만 아는 음성 비밀번호나 코드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AI 음성 사기에 대처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컴퓨터 비밀번호와는 다르게, 코드 문구는 자주 사용되지 않아 잊기 쉬우므로, 서로에게 주기적으로 코드 문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납치·사기 예방하는 가족 암호, 기억하기 쉬운 가족 이야기로 만들어

자녀를 둔 부모라면 어릴 때부터 비밀번호 확인 절차에 익숙해지도록 가르치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은 납치를 당한 후에도 유효하지만, 무엇보다 납치를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부모 대신 아이를 데리러 온 사람에게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습관을 길러주면, 위험한 상황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드스테파노가 언급한 긴급한 상황에서도 이 방법이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애칭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위급 상황에서 평소 사용하지 않는 별명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며,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상대방과 연결된 일회성 비밀번호 인증 앱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복잡한 단어보다는 가족 이야기에 기반한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코드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암호 문구가 노출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해킹이나 협박을 통해 암호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화 상대가 은행 직원이나 경찰이라고 주장할 경우,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대방이 만남을 기피한다면, 그것은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융·통신, AI 기술 활용해 보이스피싱 방지

최근에는 딥보이스와 더불어 딥페이크까지 결합한 보이스피싱 유형도 보고되고 있다. 기존의 사기 수법보다 더욱 정교하고 빠르게 진행되어 개인이 일상적으로 주의를 기울여도 방어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일각에서는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이미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며, 포괄적인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은행과 통신사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AI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은행은 AI 기술이 통합된 ATM을 사용하여 의심스러운 고객의 행동이나 거래 패턴을 감지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ATM은 자동으로 경고 문구를 표시하거나 추가적인 본인 확인을 요구한다. 또한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금융 피해를 줄이려고 한다.

통신사에서는 음성 스팸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알려진 보이스피싱 번호를 차단하고, AI를 활용하여 새롭게 등장하는 스팸 번호를 신속하게 감지하여 발신을 차단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대응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새로운 수법으로 변화하는 것에 발맞춰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 기업,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술적인 해결책뿐만 아니라 법적 및 교육적 차원에서의 보완도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가족 및 지인과의 안전 암호 설정을 통해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을 당부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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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사업팀 해체한 삼성, 휴머노이드 '선택과 집중' 나섰지만 "인력 부족 등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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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부문 로봇사업팀 전격 해체, 기술력 부족에 사업 전략 전환 꾀하나
삼성의 시선은 '휴머노이드'로, "시장 규모 확대 등 사업 전망도 좋아"
인력 풀 좁은 한국, 생성형 AI 탑재 등 과업 산재한 삼성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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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힙(GEMS-Hip)'의 전면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차세대 로봇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첫 웨어러블 로봇인 봇핏을 개발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로봇사업팀을 해체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로 배치해 로봇 분야 선행 개발의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적 변화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포석을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로봇사업팀 해체, 휴머노이드에 역량 집중하나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DX 부문의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팀을 해체했다. 로봇사업팀은 2021년 12월 태스크포스(TF)에서 팀으로 격상돼 삼성전자의 첫 상용 로봇 시장 진출을 이끌었으나, 2년 6개월 만에 150여 명의 로봇사업팀 구성원들은 기존 부서로 복귀하거나 전경훈 CTO(삼성리서치장) 산하의 TF로 재배치됐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봇핏의 개발과 양산을 위한 작업이 끝난 만큼, 향후 로봇 사업 역량을 위한 조직개편"이라며 "R&D 인력은 CTO 산하 TF로 재배치해 삼성리서치 로봇 연구팀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봇핏은 2020년 '젬스 힙(GEMS-Hip)'으로 처음 공개된 로봇으로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보행을 돕는 기능을 제공한다.

업계에선 봇핏의 본격 판매를 앞두고 로봇사업팀이 해체된 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제품 업데이트 등 사후 처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까지 모두 기존 업무로 복귀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5년을 공들인 봇핏의 기술력이 예상보다 더디자 전담팀을 유지하는 데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기술력 부족이 가시화한 만큼 로봇사업팀을 해체한 뒤 다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게 더 용이할 수 있단 것이다. 삼성전자의 봇핏은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출시일이 거듭 밀리는 등 기술적 부진을 여러 차례 표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협동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관련성이 있다는 언급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확보한 2대 주주인데, 여기에 콜옵션을 통해 지분율을 59.94%까지 높일 수 있는 권리까지 보유하고 있다. 로봇사업팀 해체 이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조기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포석을 둔 것이라 보는 시선도 많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이어 올해 1월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1X테크놀로지스에 투자했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이을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을 지목한 만큼 로봇에서도 초격차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회장도 휴머노이드에 '관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미 지난해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장기 목표로 잡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겠단 언급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통해 거듭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 인사에 따르면 이 회장은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검토 지시를 내렸다. 지난해 5월엔 미국 출장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나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의지를 강력히 표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현재 사람의 눈에 가까운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사람의 오감(미각·후각·청각·시각·촉각)을 감지하고 구현할 수 있는 센서 등의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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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성장세 보이는 휴머노이드 산업, 하지만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집중 전략은 유효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휴머노이드 시장 성장세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보고서를 발간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35년 38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하고 로봇 출하량은 1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골드만삭스가 발표했던 보고서 대비 시장 규모는 6배, 출하량은 4배 증가한 수준이다. 로봇 제조 비용도 40%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면서 수익성이 보다 빠르게 달성될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가 추정치를 대폭 수정한 건 대형언어모델(LLM) 도입의 영향이 크다. 로봇공학에 LLM 도입이 본격화하면 엔지니어가 모든 것을 로봇에 코딩할 필요 없이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 것이다. 고정밀 기어와 액추에이터 등 로봇 부품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제작 비용은 지난해 대당 5만~25만 달러(약 6,700만~3억4,000만원)대로 예측됐으나, 올해는 3만~15만 달러(약 4,000만~2억원) 정도로 낮아졌다. 당초 분석가들은 제작 비용이 연간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0%나 줄어든 셈이다. 이로 인해 기존 예상보다 공장용 휴머노이드는 1년, 소비자용 휴머노이드는 2~4년 빨리 보급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흐름에 발맞춰 역량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봇핏에서부터 기술력 부족을 표출했던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역량 강화를 온전히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은 탓이다. 애초 삼성전자가 목표로 했던 휴머노이드가 서빙이나 보행 보조 기능을 가진 단순한 형태라는 점도 불안 요소다. 최근 휴머노이드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테슬라·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은 챗GPT 등 최근 급속도로 발전한 생성형 AI를 인간형 로봇에 탑재한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는 추세다.

결국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산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선 전략 변경 및 생성형 AI 탑재 기술 모색 등 다각적인 과업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한국 특유의 좁은 인력 풀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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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유통'에 몸살 앓던 카카오픽코마, 결국 유럽 사업 철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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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시장 진출 3년 만에 철수, 카카오픽코마의 고민은 '불법유통'
NHN도 동남아 시장 철수, "지적재산권 보호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美·日선 우상향 실적 그래프, 과금 의지 높은 시장 위주로 사업 전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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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웹툰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유럽시장에 진출한 지 약 3년 만에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유럽 웹툰 시장 성장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픽코마 유럽 현지 법인 철수, 플랫폼도 서비스 종료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픽코마 유럽 현지 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만화·웹툰을 서비스하던 플랫폼 '픽코마'도 오는 9월 서비스를 종료한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2021년 9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을 꺾고 1위 사업자로 올라선 뒤 시장을 아시아에서 서구권까지 넓히겠단 포부였다. 법인 설립 후 반년 뒤인 2022년 3월 카카오픽코마는 본격 유럽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고,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등에서 서비스 중인 한국 웹툰을 유럽 현지에 내놨다. 픽코마의 유럽 사용자는 100만 명 규모 정도로 알려졌으며, 프랑스 웹툰 앱 부문 2위를 기록하는 등 나름 성공적인 안착을 이뤘단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프랑스 내 디지털 만화·웹툰 시장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픽코마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 유럽 사업을 접은 뒤 주력 시장인 일본에 힘을 더 실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유럽시장 진출 결정 당시와 달리 더뎌진 시장 성장 폭에 따라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 후 선택과 집중을 위해 프랑스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며 "사업 전개 경험을 보존해 픽코마의 넥스트 확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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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의 태국 웹툰 서비스 코미코 태국/사진=코미코 태국 홈페이지

적자에 허덕이는 웹툰 플랫폼들, 원인은 '불법유통'

업계에선 카카오픽코마가 사업 철수를 선언한 데 불법유통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이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한 원인 자체가 불법유통이 만연한 탓이란 것이다. 경쟁업체 NHN도 불법유통 피해 탓에 베트남 및 태국 등 동남아 웹툰 사업을 철수한 바 있듯, 카카오픽코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다.

업계에 따르면 NHN은 지난해 6월 코미코 태국 법인 'NHN타이'를 키다리스튜디오에 매각했다. 동남아 웹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셈이다. NHN이 시장 철수에 나선 건 누적 적자 때문이다. 코미코는 2016년 태국, 2020년 베트남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불법유통 등 문제로 인지도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코미코 태국 서비스는 2020년부터 적자전환했고, 결국 NHN코미코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7.5% 늘어난 553억원을 기록하면서도 당기순손실 152억원으로 적자 폭이 50억원 늘었다. 이에 업계에선 "지적재산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이 영위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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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사 라인의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사진=네이버웹툰

"구매력 높은 일본·미국 등에 사업 집중될 듯"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분간 웹툰 사업은 일본, 미국 등 과금 의지 및 구매력이 있는 시장을 위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웹툰계 거성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일본, 미국 등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적도 이들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는 양상이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 세계 만화 앱 수익(인앱결제 기준) 순위에서 1, 2위는 각각 카카오의 픽코마,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라인망가였다. 두 플랫폼은 양사가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웹툰 앱으로, 픽코마는 지난해 10월까지 총 6억 달러(약 8,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라인망가는 약 4억 달러(약 5,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의 실적도 부쩍 늘었다. 특히 네이버의 저력이 강한데, 센서타워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미국 수익은 2021년 6,400만 달러(약 875억원)로 2019년 대비 3.3배 늘었다. 2022년 이후에도 2021년 수준의 수익이 유지되면서 견조한 수익 그래프를 그렸다. 불법유통이 만연해 적자가 이어지는 타 시장 대비 이들 국가는 만화 앱에서의 이용자 결제가 그만큼 보편화돼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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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탈세에 역량 집중한 국세청, 쿠팡 비정기 세무조사 착수? "정황 포착했나"

역외탈세에 역량 집중한 국세청, 쿠팡 비정기 세무조사 착수? "정황 포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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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비정기 특별세무조사 착수, 역외탈세와 관련 있을까
역외탈세 실적 끌어 올린 세무당국, '검머외' 적발에도 집중
관례까지 깼다? 그간 소극적이던 국세청, 내부 기조 변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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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당국이 유통업계 공룡이자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4~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조사가 아닌 비정기 조사다. 쿠팡 측은 통상적인 세무조사일 뿐 특별 세무조사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쿠팡과 연계된 탈세 증거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잖이 나온다. 최근 세무당국의 역외탈세 조사 역량 강화 흐름이 쿠팡 비정기 세무조사와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에서다.

세무조사 받는 쿠팡, 관계자 "통상적인 조사일 뿐"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지난달부터 쿠팡 한국 법인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통상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역외탈세 등 일부 이슈에 대해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벌인다.

국세청은 미국 법인인 쿠팡의 모회사 쿠팡아이엔씨(Inc)와 계열사 사이의 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한국 법인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본사를 둔 쿠팡아이엔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델라웨어주는 대표적인 완전 면세 지역이다.

쿠팡 측은 세무조사 중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별 세무조사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비정기 세무조사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자료 불출도 없었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국제거래조사국이 세무조사를 실시한 건 맞지만 통상적인 조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달 국세청 조사에서 컴퓨터 하드 디스크나 회계장부 등을 일괄적으로 가져가는 예치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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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탈세 조사 역량 강화한 세무당국, "쿠팡도 관련 있을 듯"

다만 업계에선 쿠팡과 연계된 탈세 증거가 세무당국 차원에서 포착된 것일 수 있다는 시선이 거듭 나오고 있다. 최근 국세청은 역외탈세 조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 국세청이 갑작스럽게 쿠팡에 비정기 세무조사를 착수한 것 또한 이 같은 기조 변화 흐름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 국세청의 역외탈세 세무조사로 인한 부과세액 목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역외탈세자 적발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등 기술을 적극 활용한 덕이다. 국세청의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조2,837억원이던 부과세액 목표는 지난해 1조3,569억원으로 732억원 상향됐다. 건당 부과세액도 2020년 66억9,000만원에서 68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기조 변화' 거듭 포착, 국내 거주자 관례도 깼다

최근 국세청은 국내에서 돈을 벌고 있음에도 세금은 외국에 내는 소위 '검머외(검은 머리 외국인)'를 적발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종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제거래로 국부를 유출하면서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국제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역외탈세자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겠단 취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 건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매각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었으나 한국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단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회장이 미국 시민권자였던 게 원인이었다. 이에 국세청은 2020년 5월경부터 법인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매각 액수 1조원 중 약 1,000억원을 김 회장 개인소득으로 판단, 2022년 초 김 회장에 가산세를 포함해 약 400억원을 과세했다. 과세 금액이 다소 적다는 논란은 있으나 국세청이 역외탈세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세무당국이 이전까지 문제 삼지 않던 지점까지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당초 국세청은 '183일 요건'을 지킨 미국 시민권자들에 대해선 국내 소득세 신고를 강요하지 않았다.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이상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로 보지 않고 소득세 부과도 하지 않는 게 관례였단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세무당국은 LG그룹과의 소득세 분쟁에서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코리아 대표의 일시 출국 기간을 국내 체류로 산입하면 183일 이상 국내에 머물렀으므로 국내 거주자"라고 주장하며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한 123억원의 소득세를 청구했다. 다소 소극적이던 국세청 기조가 변화하고 있단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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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m 2세대 공정 본격화한 삼성, TSMC·애플 넘어 독자적 입지 구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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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치 워치7에 AP 엑시노스 W1000 활용, 3nm 2세대 라인 생산 시작
애플에 '강펀치', 3nm 신기술로 삼성만의 독점적 지위 확보 나서
수율 등에서 강점 보이는 TSMC, 삼성의 출구전략은 '수직계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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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임직원들이 화성캠퍼스 3nm 양산 라인에서 3nm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인 3나노미터(nm) 2세대 라인에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첫 타자는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워치7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가칭)이다. 삼성전자의 3nm 제품 양산은 대만 TSMC 못잖은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애플을 누르기 위한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 TSMC 대비 수율이 낮은 상태긴 하나, 이 같은 단점을 수직계열화 등 독자적인 강점을 통해 극복해 낸다면 삼성전자만의 입지를 구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타도' 삼성, 3nm 2세대 공정으로 입지 확보에 가속도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 타도'를 내건 삼성전자의 전략적 행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출시해 애플에 강펀치를 날린 삼성전자는 오는 7월엔 갤럭시 모바일 신제품 공개 행사 언팩을 통해 애플 흔들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준비한 무기는 △스마트워치용 3nm 반도체 △수면무호흡증 탐지 등 헬스케어 기능 △세계 최초 AI 폴더블폰이다. 애플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기술이란 점에서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스마트폰 1위(출하량 기준) 수성과 웨어러블 시장 1위 쟁탈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눈에 띄는 건 3nm 반도체다.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워치7에 자사 3nm 2세대 공정에서 생산하는 AP 엑시노스 W1000을 적용하기로 했다. 3nm 2세대 공정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TSMC 추격을 내걸고 개발한 최첨단 공정으로, 3nm 공정에서 생산된 칩은 5nm 공정 대비 전력 효율성과 성능이 20% 이상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해 온 3nm 신기술을 본격 적용하고 나선 삼성은 애플을 넘어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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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프로 광고 '크러시' 장면 일부/사진=애플

흔들리는 애플, 모래성 무너지나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애플 타도가 마냥 꿈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력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애플이 각종 이슈에 흔들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패드 프로 광고 사건이다. 앞서 지난 7일 애플은 아이패드 홍보 영상 '크러시'를 X(옛 트위터) 및 유튜브에 게재했다. 영상엔 거대한 압착기에 피아노와 카메라, 게임기, 악기 등 수십 가지의 물건이 눌려 파괴된 후 아이패드 프로로 통합됐다는 식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에 대중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애플은 수세에 몰렸다.

애플 측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창의적 도구들이 모두 담겨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다 밝혔으나, 대중들은 애플이 지나치게 오만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여전히 가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매개를 모조리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고 파괴하는 모습은 스스로 빅브라더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번 광고 사태를 애플의 기업 문화와 결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크러시는 단순한 광고 판단 실수가 아니라 애플 내부 분위기 자체에 이상이 있음을 드러내는 전조라는 것이다.

이번 광고 사태를 거치면서 애플은 경쟁사들과 비판론자들의 공격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애플이 쌓아 온 모래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3nm 2세대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면 애플의 아성을 뛰어넘을 역량을 획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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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 낮은 삼성, TSMC 아성 넘어서려면

특히 3nm 2세대 공정이 본궤도에 오르면 TSMC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nm 2세대 칩이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발휘한다면 TSMC에 빼앗겼던 고객사를 다시 삼성전자로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판세는 TSMC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TSMC는 앞서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메테오레이크 일부 물량을 수주한 바 있으며,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인 엔비디아 역시 올해 출시할 차세대 제품 상당수를 TSMC에 맡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1.2%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위지만 점유율이 11.3%로, 양사 간 격차는 거의 50%p에 육박한다.

수율 측면에서도 TSMC가 우위에 있다. TSMC는 3nm 공정에서 수율이 아직 7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수율이 최소 8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3nm 공정에서 60%대 수율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의 공정 난이도로 인해 50% 중후반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인 경쟁력이 TSMC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단 의미다.

다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꼭 악재인 건 아니다. 최근 AI 관련 수요가 늘면서 TSMC는 올해 수주량을 이미 거의 다 확보한 상태인데, 이는 삼성전자에 있어선 위기이자 기회다. TSMC에 가려던 물량이 삼성전자에 몰리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삼성전자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율 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GAA 방식의 수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적자 수준을 낮춤과 동시에 수주량 확보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가 지닌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을 직접 생산해 조달함으로써 자체적인 시장을 확보해 나가기 용이하단 의미다. 이번 갤럭시 워치7의 경우도 자체 생산한 AP 엑시노스 W1000을 활용해 선제적인 시장 확보를 이뤘다. 하드웨어 생산에 대한 삼성전자만의 컨테이너를 만들고 이를 공고히 한다면 TSMC나 애플과는 궤를 달리하는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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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계 TSMC' 中 메이디, 한국 시장 상륙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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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디, 롯데하이마트와 유통 계약 체결해 한국 진출
"1인 가구 가성비 소비 노린다" 소형 가전 부문에 총력
중소기업 대거 분포한 소형 가전 시장, 본격 지각변동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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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대 가전사 중 하나인 '메이디(美的集团)'가 국내 시장에 상륙한다. 롯데하이마트와 직접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가전업계에서는 메이디가 1인 가구용 소형 가전 시장을 적극 공략, 국내 영향력을 키워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국 공략 나선 메이디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메이디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일부 주방가전 일부 제품 조달 논의에 돌입했다. 메이디는 전자레인지를 시작으로 주방 가전제품, 세탁기·냉장고 등 국내 판매 제품군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메이디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 주방·생활 가전제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디는 하이얼, 거리전기와 더불어 중국 3대 가전사로 꼽히는 기업으로, 오래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견 가전사의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담당해 왔다. 메이디의 OEM·ODM 분야는 전자레인지와 전기 레인지는 물론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주방·생활 가전제품을 총망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디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배경으로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가 지목된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경기 불황이 본격화하며 소형 가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로보락·에코백스 등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가 국내 시장 내 중국산 가전에 대한 편견을 해소했다는 점 역시 메이디 입장에서는 호재다.

메이디의 시장 경쟁력

메이디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계의 TSMC(대만의 파운드리 업체)'라는 별칭을 얻은 기업이다. 800ℓ급 이상 양문형 냉장고부터 200ℓ급 소형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인덕션 등 이르기까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자유자재로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업체라는 의미다. 메이디는 △제품 기술력 강화 △프리미엄화 전략 △신흥 제조업 분야로의 사업 확장 등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며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메이디그룹의 2023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337억 위안(약 6조2,600억원)에 달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737억 위안(약 69조4,1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해외 매출은 5.79% 증가한 1,509억 위안(28조260억원)이었다. 북미 시장 등에서 냉풍기(전년 대비 120% 증가), 컨버터블 에어컨(140%), 멀티도어 냉장고(300%) 등 제품의 매출이 급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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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이디

이에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메이디가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폭넓은 생산 역량을 갖춘 메이디가 삼성전자·LG가 압도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 '바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견·중소 가전기업이 대거 분포해 있는 1인 가구 타깃의 소용량 가전제품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쉬'의 악몽 반복되나

일각에서는 메이디가 제2의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줄임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을 뒤흔들었듯, 메이디 역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신규 회원 가입 이벤트를 강화하고, 초저가 ‘직구 아이템’을 내세우며 꾸준히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이용자 수는 858만9,000여 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테무의 이용자 수는 823만8,000여 명이었다. 이는 전월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토종 이커머스인 11번가, G마켓 등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용자 수 방면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이긴 것은 이커머스 업계의 압도적 1위인 쿠팡뿐이다.

이들이 국내 시장에 안착한 비결은 다름 아닌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 특유의 풍부한 노동력, 고도화된 공산품 생산 체계 등을 발판 삼아 압도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쏟아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메이디 역시 이 같은 '초저가' 전략을 필두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비교적 부담이 적은 소형 가전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점차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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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넘어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된 AI, 기술 발전 속 잊혀가는 윤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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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동의 없이 개인 정보 수집해 감시·통제하는 기업과 국가
사용자의 심리적 약점을 파고들어 중독을 유발하고, 심지어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기도
기술의 발전은 윤리적 책임과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Doesnt Threaten Humanity ScientificAmerican 20240510
사진=Scientific American

올해 4월 구글 크롬의 '시크릿 모드'라 불리는 개인정보 보호 브라우징 기능이 생각했던 것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한 소송을 통해 드러났다. 구글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으며, 이번 소송으로 인해 수십억 건의 사용자 데이터를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크롬의 시크릿 모드는 웹사이트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 ISP)가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정보 수집은 이미 현대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으며, 사람들의 습관과 행동을 추적해 기계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인공지능의 양면성, 일상이 된 개인정보 침해

기업, 국가, 민간 조직 등이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하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예를 들어 보험 회사는 수면 무호흡 보조 기기를 모니터링하여 보험 적용을 거부하기도 한다. 어린이 장난감은 아이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리 주기 추적 앱은 사용자의 성관계 시기, 피임 방법, 생리 세부 정보, 심지어 기분까지 메타(구 페이스북) 혹은 낙태가 제한된 주의 정부와 공유하고 있다.

게다가 가정용 보안 카메라는 사용자를 감시하는 데에 사용되며 해커의 공격에도 취약하다. 의료 앱은 개인 정보를 변호사와 공유하고, 데이터 중계 회사들은 사람들을 플랫폼 간에 추적해 사용자 프로필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는 단순히 광고나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행동을 조종하며 심지어 개인의 정체성까지 결정짓는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한편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공지능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파악하고, 중독성 있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동의 없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발전을 돕는 도구가 아닌, 취약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질될 위험이 더 큰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익 추구를 위해 인간 심리의 약점을 파고들어

몇 년 전 메타의 내부 고발자는 충격적인 정보를 폭로한 바 있다. 메타는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했다. 이로 인해 괴롭힘, 음모론, 혐오 발언, 허위 정보 등 유해한 콘텐츠가 더욱 확산됐다. 또한 메타는 사용자 동의 없이 중독성을 높이는 기능을 설계했으며, 특히 이러한 기능이 청소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는 미얀마 대량 학살 사태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유용한 도구'로 작용했다고 한다. 메타도 폭력 확산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기업과 조직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의 심리적 약점을 파악하고 불안정한 감정을 자극하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안타깝게도 기술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히 '넛지' 효과라고 간단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쿠키 사용에 대한 동의를 요청하거나 승인을 구하는 것도 선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서비스 개선"이라는 명목하에 실제로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행동 양식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이 모든 과정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착각을 조성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기술 발전의 방향성 재고해야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AI와 로봇 기술의 발전은 소수의 부를 증진시키는 반면, 다수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AI가 가져올 수 있는 여러 효율성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며, 기술 산업이 제시하는 미래 가치는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존엄성을 잃고 타인의 이익을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당하고 조종당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런 주장은 무의미하다.

AI 자체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을 소유한 주체의 윤리의식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오히려 소수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불안감과 자기중심주의를 조장하며 자유를 빼앗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기술의 방향성은 인간의 원칙에 의해서 결정되어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AI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인공지능이 최선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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