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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인간 심판, AI에 완전히 대체될까?

[해외 DS] 인간 심판, AI에 완전히 대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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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판정 시스템은 스포츠 판정의 속도와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아직 기술적 한계가 존재해 인간 심판과 AI 시스템의 상호 보완적인 역할이 중요
앞으로 시각적 방해, 처리 지연, 최종 결정자의 인간 오류 등 해결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Helping Referee ScientificAmerican 20240508
사진=Scientific American

최근 NBA는 선수들이 3점 슛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그 선수와 골대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치 야구 중계에서 투구 속도를 표시하는 것처럼, 이 기능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한층 더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덴버 너기츠의 페이튼 왓슨 선수가 3점 슛을 성공시켰을 때, 영상에 표시된 거리는 무려 30피트(약 9미터)였다. 만약 사실이라면, 왓슨 선수는 상대 팀 벤치 뒤까지 물러난 상태에서 슛을 넣은 셈이다. AI 기술이 경기 판정을 더 신뢰할 수 있게 돕고,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물론 이미 여러 스포츠 리그가 AI를 도입하여 판정을 돕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미국 프로야구(MLB), 남자 프로테니스(ATP), 그리고 몇몇 유럽의 축구 리그들이 그 예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최종 판정에 인간 심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인간 심판에서 AI 판정 시스템으로의 전환

오랫동안 주요 스포츠 경기의 심판은 인간이 담당해 왔다. 공이 아웃됐는지, 선수가 오프사이드인지 등은 모두 인간 심판의 판단에 달려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스턴트 리플레이와 같은 기술이 심판들이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지만, 최종 판정은 인간 심판이 내리는, 즉 '인적 오류'가 존재하는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주목받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0년대 중반, 테니스는 모션 캡처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공이 코트 라인을 벗어났는지를 판정하는 최초의 스포츠가 됐다.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스가 개발한 3D 공 궤적 추적 시스템은 인간보다 훨씬 정확하여, 2025년까지는 ATP 경기에서 라인 판정을 위한 인간 심판이 완전히 사라질 예정이다.

야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19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을 결정하기 위해 MLB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시험 중이다. 이 시스템은 모션 캡처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왔는지를 판단하며, 표면적으로는 인간의 눈보다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실시간 모션 캡처 애플리케이션도 완벽하지 않다. 종종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정확도를 위해 속도가 희생되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경기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해 인간 심판보다 느린 판정을 내려 경기 흐름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AI 심판의 한계, 빠른 판정과 정확성 사이의 줄타기

스포츠 방송 기술 회사인 SMT(SportsMEDIA Technology)의 야구 전문 스포츠 데이터 과학자 메러디스 윌스(Meredith Wills)에 따르면, MLB와 NBA 모두 이러한 실시간 모션 캡처 애플리케이션의 주요 문제점에 직면했다고 한다. 판정의 복잡성에 따라 이러한 AI 도구가 필드나 코트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동작을 항상 따라잡을 수는 없다고 그녀는 지적했다.

로봇 심판 시스템은 때때로 이러한 어려운 계산을 위해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있다. 그중 일부는 몇 초가 걸릴 수 있는데, 인간 심판은 볼이나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데 보통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심판이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ABS를 포기하고 직접 경기를 판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질 정도로 지연은 흔하고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MLB 관계자는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지연된 판정은 전체 투구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며 느려진 원인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추가적인 설명은 거부했다.

한편 윌스 연구원은 이러한 긴 처리 시간은 모션 캡처 카메라의 시야를 가득 채운 시각적 방해물들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농구 코트에서는 알고리즘이 공을 식별하고 추적하기 위해 움직이는 10명의 선수와 그들의 팔다리에서 공을 분리해야 한다. 또한 조명 변화나 배경색, 관중의 움직임과 같은 다른 시각적 요소들도 컴퓨터의 판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추적 오류가 발생하거나 처리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I 판정의 이중 난제, 최종 결정자의 오류도 가중될 수 있어

따라서 AI 판정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의 개입은 또 다른 오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할 때 활용되는 비디오 보조 심판(Video Assistant Referee, VAR) 시스템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축구에서의 오프사이드 판정은 공이 차인 순간에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 스태퍼드셔대학에서 스포츠 테크를 연구하는 푸야 솔타니(Pooya Soltani) 교수는 2022년에 진행한 연구에서 실제 심판들이 사용하는 리플레이 화면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줬을 때, 인간의 지각 능력과 영상 기술의 한계 때문에 공이 차인 시점을 평균적으로 약 132밀리초 (8분의 1초) 정도 늦게 인식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솔타니 교수는 이 지연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경기 흐름이 빠른 스포츠에서는 상당한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득점 취소와 같은 오심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BA가 특정 판정을 돕기 위해 호크아이의 모션 캡처를 사용할 때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NBA는 이미 이번 시즌부터 골텐딩 판정에 이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슈터의 손을 떠나 포물선의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는 공을 블록 했는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라고 한다.

인간 심판의 검토가 불가능한 사각지대도 주의해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덴버 너기츠의 3점 슛 실시간 중계 사례처럼, 인간에 의한 사후 검토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최근 NBA는 자체 앱에서 직접 게임 내 베팅을 할 수 있는 도박 기능을 출시했다. 일각에선 모션 캡처 기술로 얻은 실시간 코트 정보를 활용해 베팅 배당률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는데, AI 기반 분석 결과의 부정확성이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NBA 대변인은 새로운 기술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언급하며, 호크아이의 초기 도입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시스템의 큰 장점을 감소시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이 심판 판정의 속도와 정확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팬들이 경기를 경험하는 방식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축적된 데이터로 학습이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모션 캡처 시스템이 더 정교해지고 기술적 한계는 점차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 있다. 경기장의 시각적 방해 요소를 무시하는 모델의 능력이 향상될 수 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선을 통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처리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심판 판정에서 인간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기술이 결정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하며, 완전히 대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봤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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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인데 파트너라니" 알리익스프레스 공세 속 네이버의 딜레마

"라이벌인데 파트너라니" 알리익스프레스 공세 속 네이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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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진입, 오히려 광고 실적에 호재" 한국투자증권의 판단
일부 증권사는 네이버 커머스 실적에 대한 우려 제기
네이버, 광고 수익 증가와 커머스 쇠퇴 사이 '균형 잡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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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필두로 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가 네이버(NAVER)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해외 직구'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하며, 차후 직구 시장이 네이버의 장기 성장성을 훼손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네이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7만원을 유지하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이커머스의 활주, 네이버엔 오히려 이득?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NAVER의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4,113억원으로 전망했다. 서치 플랫폼 매출액은 8,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커머스 매출액은 13.5% 증가한 6,879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 국내 커머스 시장 성장이 회복되고, 브랜드 패키지 등 신규 솔루션 판매에 따른 수익 창출이 본격화되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네이버에 다소 불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직구 플랫폼이 네이버의 성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마케팅 확대가 미국 빅테크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듯, 중국 커머스의 적극적인 국내 공략 역시 네이버의 광고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유사한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최 대표는 2일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커머스 업체들은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분명해 성장이 가파르다”면서도 “이들이 제공하는 상품 정보나 종류가 광범위한 만큼 네이버쇼핑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업체가 오히려 광고 부문에서는 전략적 협력사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중국 이커머스가 실적 끌어내린다" 정반대 시각도

한편 문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 혜택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앱 시장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알리의 월간 이용자 수는 818만 명에 달했다. 11번가(736만 명)를 제치고 쿠팡의 뒤를 바짝 쫓으며 국내 2위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지난해 7월 한국에 본격 진출한 테무는 1년도 안 돼 이용자 수(581만 명)가 지마켓(553만 명)을 뛰어넘었다.

일부 증권가는 중국 플랫폼의 매서운 성장세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SK증권은 25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10.3%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남효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가 짙다”며 “중국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거세고,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고객을 적극 유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로 인해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부문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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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역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아직은 상품 품질, 배송 등의 한계에 부딪혀 지배적인 입지를 점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이를 보완한다면 충분히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알리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사업을 위해 향후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가품 의심 상품 필터링 서비스 등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광고인가 커머스인가, 고민 빠진 네이버

중국 이커머스 업체는 국내 테크 기업 등에 거대한 광고 매출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토종 기업 위주로 움직이던 커머스 산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 중국산 제품을 사입해 판매하던 중소 셀러들의 입지는 눈에 띄게 좁아졌고, 수많은 공산품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초저가 상품'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광고 산업과 커머스 산업 전반에 발을 걸치고 있는 네이버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네이버는 커머스와 광고 산업 사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네이버가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이 주재한 유통업계 간담회에 불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네이버는 애초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돌연 취소한 뒤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간담회가 국내 유통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만큼, 네이버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는 광고주인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의식해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광고 집행액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네이버에도 상당한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을 것이라 추산한다. 최근 테무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에만 수백억원을 투입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에도 천문학적 규모의 마케팅 비용이 유입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직구 플랫폼은) 경쟁 상대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라며 “알리는 네이버 플랫폼에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해 광고를 집행 중이고, 테무 역시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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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中 국영기업에 파운드리 지분 절반 매각

SK하이닉스, 中 국영기업에 파운드리 지분 절반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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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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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지법인 지분 49.9%, 우시 투자社 WIDG에 매각
반도체 시장 70% 차지하는 레거시 반도체 시장 공략
SK하니익스 "사업 개편에 따른 조치, 사업축소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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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자회사의 지분 절반가량을 중국 우시 지방정부의 투자회사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달 지분 양도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뒤 한 달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치로 중국 현지 기업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고객사를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中 WIDG에 생산 법인 지분, 공정 기술 등 처분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8인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우시산업발전집단(WIDG)에 현지 파운드리 생산 법인 'SK하이닉스 시스템IC 우시'의 지분 21.33%와 공정 기술 등 무형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각각 2,054억원, 1,209억원이다.

이어 우시산업발전집단은 SK하이닉스 시스템IC가 진행하는 2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28.6%를 추가로 매입해 49.9%까지 지분을 늘릴 계획이다. 우시산업발전집단은 SK하이닉스와 현지 파운드리 합작사를 함께 세운 우시 지방정부의 투자회사로, 증자와 지분 양도가 모두 완료되면 SK하이닉스 시스템IC가 보유한 생산 법인의 지분은 51%까지 늘어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조인트벤처 계약에 따른 수순으로 사업 축소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에는 SK하이닉스가 가진 파운드리 장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SK하이닉스 시스템IC 경영진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했는데 이 자리에서 악화한 경영 환경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지분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여 채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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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사진=SK하이닉스

中 파운드리 사업 재편 속에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

SK파운드리 우시법인은 2018년 출범해 SK하이닉스의 중국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합작법인이 건설한 우시공장은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비롯한 레거시 파운드리 공정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청주에 있는 장비를 우시공장으로 이설하며 사업을 진행해 왔다.

레거시 반도체는 28나노미터(㎚·1㎚는 1억분의 1m) 이상 공정에서 양산되는 제품이다. 구식 또는 범용 제품으로 통하지만 자동차부터 전력기기, 미사일, 사물인터넷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개수로 보면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반도체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최첨단 공정 경쟁의 뒤를 받쳐줄 안정적인 수입원이라는 뜻이다.

SK하이닉스가 중국 국영기업인 WIDG와 손을 잡은 것도 중국 레거시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레거시 반도체의 최대 시장은 중국 가전·자동차업체들이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공정·장비 재제에 따라 레거시 반도체 시장에 역량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BS에 따르면 중국 업체의 수요가 늘면서 28㎚대 반도체 시장 규모는 281억 달러(약 38조3,560억원)로 2020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그동안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유·무형 자산을 현물 투자해 운영을 맡고, 우시산업발전집단이 용수와 전기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조였지만 이번 매각을 계기로 사업 구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생산 법인에 대한 지분율 51%로 운영권은 확보하되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도입하는 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메모리·파운드리 기술 역량과 WIDG의 현지 시장 장악력을 결합하면 적잖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WIDG가 운영하거나 투자한 63개 업체와 그 협력사에 레거시 반도체를 납품하면서 실적을 불릴 수 있고 우시 전진기지를 기반으로 세계 5위권 파운드리 업체인 중국 SMIC, 화홍그룹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 레거시 반도체 일감을 일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WIDG와 합작법인을 운영하면서 중국 반도체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현지 기업 파격적인 저가 공세에 고전

최근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경쟁사보다 저렴한 서비스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심지어 비용 문제로 8인치 레거시 공정을 선택했던 고객사에 할인 혜택을 줘 12인치 공정으로 유도하는 중국 업체들도 있다. 범용 파운드리 가격이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하락하는 등 업황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술 추격을 위해 손해를 감수한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지난해 전반적인 파운드리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전체 생산능력을 12% 이상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디스플레이나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는 데 활용했던 저가 전략을 범용 반도체 산업에서 대대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경우 가격만으로는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로서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파운드리 업체를 견제하고 고객사를 늘려나가는 전략 시행이 시급하다. 반도체 업황이 최악에 다다른 지난해 SK하이닉스 시스템IC의 가동률은 50% 이하로 매우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DB하이텍, 키파운드리 등 국내 동종 기업들의 가동률이 70%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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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전쟁터' 된 AI 칩 시장, 엔비디아 독점 구조 흔들리나

'빅테크 전쟁터' 된 AI 칩 시장, 엔비디아 독점 구조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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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MS·인텔 등 줄줄이 '자체 AI 칩' 개발
AI 시장 참전 늦은 애플도 개발 움직임 본격화
AI 칩 시장 80% 거머쥔 엔비디아, 추후 입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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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AI(인공지능) 칩'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장 독과점 구조가 AI 칩 품귀 현상을 낳은 가운데, 빅테크 업계의 시장 주도권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 부문에서 자체 AI 칩과 중앙처리장치(CPU) 개발 부문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빅테크 'AI 칩 경쟁' 본격화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자체 AI 칩을 개발, 독자적인 AI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 'v5p'를 정식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TPU는 구글의 자체 AI 전용 칩이다. 

MS는 AI 학습과 추론을 위해 설계된 칩인 '마이아100'을 선보였다. 마이아100은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들어진 MS의 AI 가속기 '애저 마이아' 시리즈 첫 세대 제품으로, 현재 MS와 동맹 관계인 오픈AI를 통해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아울러 MS는 AI 추론 전용칩 '아테나' 개발을 위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메타도 자체 AI 칩인 MTIAv2(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메타 훈련 및 추론 가속기)를 공개한 상태다. MTIAv2는 메타의 자체 LLM인 '라마'와 같은 생성형 AI를 훈련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으로, 메타가 운영하는 SNS의 추천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AI 추론칩 'AWS 인퍼런시아(AWS Inferentia)'를 자체 개발해 데이터센터(IDC)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텔 또한 신형 AI 반도체 '가우디3'를 공개하며 AI 칩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가우디3가 엔비디아의 상용 AI 반도체 H100보다 학습과 추론 속도가 훨씬 빠르고 전력 효율성도 뛰어나다"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제품의 샘플은 현재 국내 기업 네이버 등 주요 파트너사에 전달된 상태며, 양산은 오는 3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 주자 애플까지 나섰다

AI 분야 후발 주자로 꼽히는 애플도 최근 자체 AI 칩 개발 소식을 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 칩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 일환으로 내부 코드명 ‘ACDC’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애플의 AI 칩 경쟁 참전 소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산업 생태계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서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에 가깝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아 온 바 있다.

애플이 개발 중인 칩은 AI 모델의 추론 기능에 적합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통해 AI '훈련'용 칩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을 고려해 훈련이 아닌 추론 기능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MS·아마존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AI 추론용 특수 칩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마하-1’ 역시 일종의 추론 특화 반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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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그림자 벗어나는 빅테크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AI 칩을 개발에 착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AI 칩 공급 물량이 좀처럼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품귀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비디아 AI 칩 가격은 개당 수천만원에 달한다"며 "큰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해도 인도가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첨단 AI 기술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AI 칩을 비롯한 제품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개발이 지연될 경우, 순식간에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빅테크 업계에서 본격적인 '엔비디아 견제'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이유다.

위기를 감지한 각 기업은 자체 AI 칩 개발을 통해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AI 칩 내재화에 성공한 기업은 AI 개발과 운영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경감할 수 있으며, 제품 수급이 원활해져 개발 속도도 대폭 앞당길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추후 빅테크 업계 내에서 자체 AI 칩 개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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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소비에 맥 못추는 테슬라, 中 수요 부진 만회 위해 '소방관' 급파

애국소비에 맥 못추는 테슬라, 中 수요 부진 만회 위해 '소방관'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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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2인자, 텍사스 본사에서 중국으로 다시 파견
애국소비 열풍에 따른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대응 차원
테슬라 'FSD'로 중국 시장 반전 기대, 업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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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판매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관'을 중국에 급파할 예정이다. 지난달 머스크는 중국 깜짝 방문 당시에도 그를 대동했는데 몇 주 만에 다시 중국으로 파견한 것이다. 애국소비로 인한 중국 내 부진으로 지난달 출하량마저 고꾸라진 가운데, 머스크의 소방관 카드가 반전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2인자 중국에 급파견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 2인자인 톰 주(Tom Zhu) 테슬라 수석부사장을 중국에 급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주 부사장은 머스크 CEO,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테슬라 홈페이지에 이름을 올린 최고 임원 3인방 중 한 명으로, 한때 머스크 CEO의 일부 직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머스크 CEO의 중국 깜짝 방문 시에도 동행하며 리창 총리 등 중국 고위 당국자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주 부사장은 2014년 4월 테슬라에 입사해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건설과 운영을 이끄는 등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2022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하이가 봉쇄됐을 당시에는 직원, 협력업체와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작업 정상화를 이끌었다. 또 사이버트럭 등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생산 차질을 겪던 미국 캘리포니아 오스틴과 프리몬트 공장에 해결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2023년 자동차 부문 수석부사장에 오른 주 부사장은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뛰어나 테슬라 내에서 '소방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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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소비' 벽에 점유율 뚝뚝

머스크 CEO가 소방관 주 부사장을 중국으로 급파한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입지가 갈수록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 달러(약 29조54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7% 떨어졌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21억5,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11억2,900만 달러(약 1조5,400억원)로 지난해보다 55%나 빠졌다. 특히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46억 달러(약 6조 2,800억원)로 2022년 4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국 내 전기차 출하량도 대폭 감소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4월 중국 판매량은 6만2,1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31만2,048대를 팔아 48.97% 성장한 것과 상반된다. 4월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차량의 인도 대수도 전월 대비 30.2% 쪼그라들었다. 중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80만 대에 달했지만,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한 것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배경에는 중국인들의 애국소비(궈차오·國潮) 열풍이 있다. 실제 궈차오 브랜드들은 애국소비 열풍이 불 때마다 약진을 거듭했다. 지난 2021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미국 기업이 중국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논란이 불거진 신장 지역의 면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중국 소비자들이 리닝과 안타 등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 대거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도 애국소비를 등에 업은 현지 기업들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왕좌를 내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의 중국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면서 3위로 추락했다. 중국 춘절 연휴에 아이폰15 시리즈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콧대 높기로 유명한 애플이 이례적인 15% 할인 행사까지 했음에도 중국 브랜드 공세에 밀려난 것이다.

국내 화장품업계도 애국소비 열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던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자리는 중국 뷰티 브랜드 △보차이야 △펑화 △프로야 △위메이징 등이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선전 중이다. 한때 K뷰티 제품들이 상위권을 휩쓸던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도 더 이상 한국 브랜드에 있어 대목이 아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군제의 중국 기초 화장품 분야에서 프로야가 20억5,100만 위안(약 3,870억원)의 누적 매출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로레알, 랑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 매출을 크게 앞선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후'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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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FSD 시스템 작동 모습/사진=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사업 청신호, 관건은 '데이터 해외 전송' 승인

한편 테슬라는 FSD 사업이 중국 내 부진을 타개할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모델3·모델Y)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그간 FSD 중국 출시에 걸림돌이었던 핵심 규제 중 하나를 통과한 것이다.

다만 관건은 테슬라가 중국 정부로부터 데이터 해외 전송에 대한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차량은 중국 군사 시설, 정부 기관, 국영 기업에 진입하는 것이 금지되며 공항, 기차역, 경찰서 내 공공 주차창 진입 등은 더욱 엄격히 제한된다. 테슬라로서는 14억 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FSD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열쇠인 셈이다.

FSD 사업을 두고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테슬라엔 악재다. 가장 큰 잠재적 경쟁사로는 미중 갈등으로 수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아 온 화웨이가 꼽힌다. 화웨이의 ADS 2.0은 매일 1,000만㎞ 이상의 가상 주행을 통해 딥러닝을 수행한다. 도로에서도 자율주행 버튼 하나만 누르면 주변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며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 특히 화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화웨이의 ADS 2.0 가격은 3만6,000위안(약 679만원)으로, 테슬라 FSD(6만4,000위안)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테슬라의 FSD 하위 버전으로 불리는 ‘오토파일럿’이 미국에서 적지 않은 사상자를 낸 점도 장애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미국의 안전 규제 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12월 이후 발생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20건 충돌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에 대한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년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교통사고 관련 재판을 8건 이상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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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드폰' 판매 초석 다진 삼성전자, 중고폰 시장 지각변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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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조직 신설하며 국내 리뉴드폰 출시 채비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가계통신비 절감' 주문 반영
통신업계 '메기'의 중고폰 시장 참전, 업계 상황 격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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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중고 휴대폰(이하 중고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중고폰 사업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 국내 리뉴드(Re-Newed)폰 판매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고폰 판매가 관련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접' 중고폰 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MX사업부 산하 영업혁신팀 내부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 팀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국내 중고폰 사업 실무와 함께 중고폰과 신제품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연구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리뉴드폰의 국내 출시 작업에 착수했으며, 늦어도 연내 국내에서 리뉴드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흔히 '리퍼폰'으로도 불리는 리뉴드폰은 △반품된 정상 제품 △초기 불량품 △전시품 △중고 제품 등을 재정비해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휴대폰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리퍼폰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갤럭시S23울트라 리뉴드폰 가격은 정상가(1,199.99달러·약 163만원)보다 23%가량 저렴한 919달러(약 124만원)이다. 갤럭시S23 플러스는 769달러(약 105만원), 갤럭시S23 일반 모델은 619달러(약 84만원)로 신제품 대비 약 35%, 11%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리뉴드폰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리뉴드폰 판매 이전 총 147개 항목에 대한 품질 검사를 진행하며, 부품 교체 및 단말 고유식별번호(IMEI) 부여 절차를 밟는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리뉴드폰을 출시해 중고 제품을 직접 관리할 경우, 갤럭시 중고폰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주문 따라 가계통신비 인하 본격화

삼성전자의 국내 리뉴드폰 출시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주문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삼성전자 측에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미비 △리뉴드폰 국내 미출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이에 당시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 총괄부사장은 "제조 사업부와 협의해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는 이용하던 갤럭시S23 FE 기기를 반납하면 기깃값을 일부 반환해 주는 '퍼펙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퍼펙트 프로그램은 갤럭시 단말기 구매 24개월 후 기기를 반납할 시 출고가의 50%를 보상해 주는 서비스다. 출고가가 84만7,000원 수준인 S23 FE 모델을 이용하는 고객이 퍼펙트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최종적인 기깃값 부담이 40만원대까지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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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23 FE 모델/사진=삼성전자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가 배달의민족과의 협력을 통해 '트레이드인(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중고 매입 시세에 추가 보상을 더하는 서비스)'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이 삼성스토어 운영사 '삼성전자판매', 중고 ICT기기 판매 플랫폼 '민팃' 등과 협력해 트레이드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리뉴드폰'이 시장에 미칠 영향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중고폰 시장 개척으로 인해 관련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국내 중고폰 시장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21년 682만 대에서 2022년 708만 대로 소폭 성장했다. 통신업계는 향후 국내 중고폰 유통 규모가 연간 약 1,000만 대(약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알뜰폰(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MVNO)'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알뜰폰 업체의 고객들은 중고폰, 자급제 단말기(전자제품 매장, 오픈마켓 등에서 공기계 형태로 판매하는 단말기) 등을 구매한 뒤 알뜰폰 유심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가 리뉴드폰 판매를 시작하며 품질이 보증된 중고폰 공급이 늘어나면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알뜰폰 유심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출전'이 중고폰 시장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상공인 중심이었던 중고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그룹, 기아 등의 참전 이후 격변기를 맞이했듯, 중소기업과 개인 간 거래(C2C)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중고폰 시장에도 본격적인 '대기업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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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화 'M4 칩' 공개한 애플, AI로 판매량 부진 기조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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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앱 최적화된 M4 칩, 신형 아이패드에 본격 탑재
조만간 노트북·데스크탑 '맥' 제품에도 M4 칩 쓰인다
줄줄이 미끄러지는 주요 기기 매출, AI가 '터닝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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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코리아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체 개발 칩 'M3' 등판 7개월 만에 AI 특화 차세대 칩 'M4'를 선보이고,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신형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첨단 AI 칩과 관련 기능을 통해 기기 판매량 부진을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M4 칩, 아이패드에 최초 적용

7일 애플은 자체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온라인 이벤트 '렛 루즈'(Let Lose)를 개최, 신형 아이패드 시리즈와 자체 개발 칩인 M4를 공개했다. M4는 애플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M3의 후속 모델로, 2세대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이다. 애플 측은 "(M4는) 확장된 메모리 대역폭, CPU의 차세대 머신 러닝(ML) 가속기, 고성능 GPU 등의 특징을 갖춘 자체 실리콘 제작 능력의 역작"이라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M4를 탑재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강력한 AI 기기'가 됐다고 묘사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는 전문 렌더링 프로그램 '옥테인(Octane)' 등을 구동할 때 M2 탑재 모델 대비 최대 4배 향상된 성능을 낼 수 있다. 또한 △음성 내용을 곧바로 문자로 바꿔주는 실시간 자막 △영상이나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시각 정보 찾아보기 등 iPadOS 자체 AI 기능을 포함한 AI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조니 스루지는 "CPU, GPU, 뉴럴 엔진 및 메모리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선을 바탕으로, M4가 AI를 활용하는 최신 앱에 최적화된 칩으로 자리 잡았다"며 "M4 칩은 아이패드 프로를 독보적으로 강력한 기기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조만간 아이패드를 넘어 여타 제품에도 M4 칩을 적용, 본격적으로 글로벌 AI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맥 라인업에도 M4 칩 탑재

실제 외신 등은 조만간 애플이 노트북·데스크탑 라인업인 맥 제품에도 M4 칩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말에서 2025년 초에 걸쳐 M4 칩을 탑재한 맥 전체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일 먼저 △아이맥 △저가형 14인치 맥북 프로 △고급형 14인치 맥북 프로 △16인치 맥북 프로 △맥북 미니 등이 M4 칩으로 업데이트되고, 이어서 13인치, 15인치 맥북에도 M4 칩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M4 칩 라인은 최소 세 가지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보급형 도넌(Donan) △중급형 브라바(Brava) △최고 사양 하이드라(Hidra) 등으로 성능을 차등화해 M4 칩을 생산할 것이라 전했다. 도넌 칩은 보급형 맥북 프로, 맥북 에어, 저가형 맥 미니에 탑재되고, 브라바 칩은 고급형 맥북 프로와 고급형 맥 미니에 쓰인다. 맥 스튜디오의 경우 아직 출시되지 않은 M3 칩과 M4 브라바 프로세서 변형 버전의 탑재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으며, 최고급 데스크톱인 맥 프로에는 새로운 하이드라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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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칩이 적용된 애플 멕북 에어/사진=애플

부진한 판매 실적 개선할 수 있을까

한편 시장에서는 애플이 첨단 AI 기술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기기 전반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M4 칩과 자체 AI 기능 탑재를 통해 시장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M4 칩이 가장 먼저 적용된 아이패드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바 있다.

M4 칩 탑재가 예정돼 있는 맥 라인 역시 좀처럼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3년 회계연도 맥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맥 제품에 탑재된 M3의 성능이 이전 칩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판매량이 개선되지 않은 결과다. 이에 업계에서는 'AI'를 앞세운 M4 칩이 맥 판매량 개선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10%가량 감소한 아이폰에는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다. 미국 최대 규모 은행인 JP모건은 곧 탑재될 AI 기능으로 2026년에는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플은 오는 6월 열리는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 행사에서 해당 AI 기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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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학계에 깊숙이 침투한 AI 챗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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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챗봇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구 논문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논문에서도 자주 사용돼
챗봇을 사용하여 논문 작성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환각' 증상으로 인한 가짜 정보 조심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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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최근 연구자들이 논문 작성 과정에서 ChatGPT와 AI 챗봇을 오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발표한 일부 논문에서 AI 쉽볼렛(Shibboleth)으로 의심되는 논문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논문 실적이 중요한 학계에서 AI 챗봇은 논문 작성 시간을 단축해주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AI 챗봇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인 '환각' 증세로 인해 실제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주고 이를 그대로 논문에 작성하여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ChatGPT와 같은 챗봇이 추천한 문구 발각되어

엘스비어(Elsevier)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서피스 앤 인터페이스(Surfaces and Interfaces)의 논문에서 AI로부터 도입부를 추천 받은 문구가 실수로 포함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 무결성 컨설턴트인 엘리자베스 빅은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과학계에서 챗봇 사용이 만연하게 깔려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AI 챗봇을 사용하여 적발된 경우는 소수이며 대부분은 AI의 개입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다. 기존에 사용되는 AI 텍스트 감지기는 논문에서 AI 챗봇을 사용했는지 감지하기에는 역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자들은 AI가 생성한 문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몇 가지 핵심 단어와 구문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사서이자 연구원인 앤드류 그레이는 AI가 생성한 문장을 오래 보면 그 문장 스타일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어 AI가 생성한 문장 특징에 대해 언급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텍스트를 생성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생성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컴퓨터 과학자들이 ‘환각’이라고 부르는 대규모 언어 모델들의 단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보다는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 생겨난 문제다. 심지어 과학 논문에서 AI 챗봇은 존재하지 않는 인용 참조를 생성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챗봇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AI 챗봇이 만들어낸 가짜 정보를 자신의 연구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있어 AI 챗봇을 사용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챗봇이 좋아하는 단어, 학계도 좋아하나?

그레이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디멘션스(Dimensions)를 이용하여 과학 논문에서 사용된 AI 유행어를 찾아냈다. 또한 ‘복잡한’, ‘꼼꼼한’, ‘칭찬할 만한’ 등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검색하여 챗봇을 사용한 논문들을 발각했다. 그레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모든 과학 논문의 1%가 넘는 최소 6만 편의 논문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는 버전이 아닌 사전 인쇄 서버 아카이브(arXiv)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연구에서는 과학의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 챗봇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컴퓨터 과학 논문의 최대 17.5%가 인공지능을 사용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추가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자체 감지 시스템을 만들어 위 결과를 뒷받침했다. 이 감지 시스템은 디멘션스와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스코퍼스(Scopus), 펍메드(PubMed), 오픈알렉스(OpenAlex)를 비롯한 여러 과학 출판물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만든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마지막 지식 업데이트 기준"과 같이 AI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문구의 사용 빈도를 측정하여 논문 작성에 챗봇이 관여했음을 밝혀냈다. 4개의 주요 논문 분석 플랫폼에서 추적한 결과, 위 문구는 2020년에 단 한 번만 나타났으나 2022년에는 무려 136회나 나타났다. 하지만 이 접근 방식에는 몇 가지 한계를 갖는데, AI 모델 자체에 대한 논문을 AI가 생성한 콘텐츠라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 또한 사용된 데이터베이스에는 과학 저널의 동료 심사를 거친 논문 이외의 자료도 포함되어 있는 한계점이 있다.

그레이의 접근 방식과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에서도 챗봇임을 암시하는 미묘한 흔적을 발견했다. 자세히 말해 ChatGPT가 출시되기 직전과 직후에 과학 논문에서 ChatGPT가 선호하는 구문이나 단어가 발견된 횟수를 살펴보았다. 그에 따라 논문에서 사용되는 어휘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학적 글쓰기 어휘에 변화가 생겼으며 이는 점점 더 많이 등장하는 챗봇의 글쓰기 틱(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는 것)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물론 그레이는 언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단어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챗봇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챗봇이 논문 작성에 관여하는 징후를 찾기 위해 ‘파헤치다‘라는 단어를 파헤쳤다. 이 단어는 자체 감지 시스템이 지적했듯이 챗봇이 유행한 이후 학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된 단어다. 펍메드의 생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3,700만여 건 논문의 초록과 인용에서 이 단어의 사용량을 계산한 결과, 2020년에 349회 사용되던 '파헤치다'는 2023년에 2,847회 등장했으며 1분기를 겨우 지난 2024년에는 이미 2,630회 사용되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분석에 따르면, 감지 시스템이 발견한 챗봇이 생성한 다른 단어도 비슷한 증가세를 잡아냈다. 예를 들어 '칭찬할 만한'은 2020년 스코퍼스에 등재된 논문에서 240회, 디멘션스에 등재된 논문에서 10,977회 등장했다. 이 수치는 2023년에 각각 829회(245% 증가), 20,536회(87% 증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꼼꼼한'은 모순적이게도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스코퍼스에서 두 배 증가했다.

챗봇이 생성한 것은 단어 그 이상

"출판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속설이 학계에서 통용되는 현실로 챗봇을 사용하여 시간을 절약하거나 영어가 필수인 학술지에서 영어 구사력을 높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저자에게 제2 또는 제3의 언어가 될 희망을 시사한다. 그러나 AI 기술을 문법이나 구문 도우미로 사용하는 것은 과학적 과정의 다른 부분에 잘못 적용될 여지가 있는 양날의 검이다. 챗봇을 공동 저자처럼 사용하여 논문을 작성할 시 주요 수치가 챗봇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되거나 가상의 동료 평가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이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미래다. 실제로 챗봇은 도표와 삽화를 허구로 제작하는 데 사용됐으며, 기괴하게 생긴 설치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실험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데도 사용됐다. 또한 2023년과 2024년 AI 컨퍼런스에서 연구를 발표한 과학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한 사전 인쇄물 연구에 따르면 AI 챗봇의 사용은 동료 심사 과정 자체에도 스며들었다. 윤리적 학술 연구를 장려하는 영국 비영리 단체인 출판윤리위원회의 위원인 매트 호지킨슨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AI가 내린 판단이 학술 논문에 포함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그는 챗봇은 분석에 능숙하지 못하며 바로 여기에 진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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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의 국내 시장 장악 속도 '주춤', 발암물질 검출·짝퉁에 등돌린 소비자들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장악 속도 '주춤', 발암물질 검출·짝퉁에 등돌린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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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 직구에서 중국 비중 역대 최대
유해성분·배송·짝퉁 등 소비자 민원 폭증
이용자 불만 증가, 추가 시장 확대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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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해외 직접구매(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공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배송·반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잇단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 검출로 인해 추가 시장 확대에는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해외직구 중국 비중, 57%로 급등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중국(9,384억원), 미국(3,753억원), 유럽연합(1,421억원) 순으로 많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중국(53.9%), 기타 아시아(87%) 등은 늘었고, 미국은 19.9% 감소했다.

중국이 차지하는 해외 직구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에서 올해 1분기 57.0%로 16.5%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상품군별로는 생활·자동차용품(49.9%), 컴퓨터·주변기기(72.7%) 등이 증가했고, 의류·패션 관련 상품(-2.4%)에서 감소했다. 해외 직접 판매액은 3,99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7.0% 늘었다. 국가별로 중국(71.7%), 미국(17.9%)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9조6,768억원으로 작년보다 1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설 연휴 영향 등으로 여행·교통서비스(23.9%), 음·식료품(15.8%), 농·축·수산물(26.8%) 등에서 증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3.9%), 여행·교통서비스(11.0%), 음식 서비스(10.9%) 순으로 높았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44조3,606억원으로 작년보다 10.8% 늘었다.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4,5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자동차·자동차용품 거래액이 79.3% 뛰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발 물품에 '군산세관' 신설도

중국발 해외직구 물품 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관세청은 중국발 소포를 전담할 물류센터를 군산항에 건립하기도 했다. 그간 군산항에는 자체 통관시설이 없어 평택·인천으로 물품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물건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물품을 바꿔치기 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지난달 말 군산항에 마련된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는 군산항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을 통관할 수 있도록 1년간 사업비 총 18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시설이다. 관세청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속히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전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군산물류지원센터에 입주(1층, 3,153㎡)하는 방식으로 특송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송물류센터는 연간 600만 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엑스레이(X-ray) 검색기(3세트), 특송화물 정보와 X-ray 이미지를 함께 표시하는 동시 구현시스템(3세트), 마약·폭발물 탐지기 등 최신 감시장비를 갖추고 있다. 관세청은 군산세관에 자체 통관시설을 갖춤으로써 입항지에서 즉시 물품을 검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마약이나 총기류, 불법 식·의약품 등 위해물품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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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던 중국 직구, 성장세 주춤한 이유

다만 중국 직구가 전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속도는 최근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총 직구에서 중국 직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 2분기 46.8%, 3분기 49.9%, 4분기 54.3%, 올 1분기 57%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직구 비중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6.3%포인트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1분기엔 중국 직구의 증가폭이 2.7%포인트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율도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률 역시 작년 4분기 67.5%로 고점을 찍고 올 1분기 53.9%로 내려왔다.

폭주하던 중국 직구가 주춤한 이유는 제품을 경험해 본 소비자들이 서비스와 제품, 배송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어린이 제품에서 유해성품이 다량 검출되고 있는 것도 중국 플랫폼의 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반지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의 무려 3,026배까지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가방, 머리띠, 신발, 필기구 등에서도 기준치를 훌쩍 넘긴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위 중국산 '짝퉁' 제품이 많다는 점도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송목록 기준)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 건)보다 8.3% 늘었다.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총 6만8,000건이었다. 중국에서 온 경우(6만5,000건)가 96%에 달하는 것으로 짝퉁의 대다수가 중국산이었던 셈이다.

이에 소비자 민원 건수도 크게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 673건으로 전년(228건)의 약 3배였다. 2년 전(133건)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1, 2월에만 이미 352건의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테무 관련 소비자 민원 역시 올해 두 달 만에 17건으로 지난해 전체 민원(7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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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클럽'으로 구독경제 맞불 놓은 배달의민족, 구독 피로 넘어 시장 안착 가능할까

'배민클럽'으로 구독경제 맞불 놓은 배달의민족, 구독 피로 넘어 시장 안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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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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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제로 고객 끌어모은 쿠팡, 배달의민족도 '배민클럽' 출시 나섰다
전환비용 높이는 구독제, 유동 고객의 '충성고객화' 노리는 플랫폼들
구독 포화 상태로 접어든 시장, '후발주자' 배민클럽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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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에 노출된 '배민클럽' 광고/사진=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이 유료 구독제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쿠팡이 유료 구독 서비스인 와우회원을 통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배민도 본격적인 구독 경쟁에 합류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배민의 구독제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구독제 과중에 따른 '구독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 구독제 시사한 배민, 쿠팡과의 경쟁에 '맞불'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민은 지난달 25일부터 자사 앱에 유료 구독 멤버십인 '배민클럽'을 시행하겠다는 광고를 노출했다. 쿠팡이츠가 유료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무료화를 시작하자 유료 구독제 도입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시장에선 배민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이 1,400만 명을 웃도는 상황에서 쿠팡이츠로 갈아타는 고객을 돌리기 위해선 배민도 차별화된 유료 구독제가 필요했단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만큼 배민 역시 다양한 혜택을 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배민 측도 배민클럽을 통해 기존 고객 유치 및 신규 고객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이 경쟁력 강화에 큰 기반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시선에서다. 배민에 따르면 배민클럽을 가입할 시 여러 집 배달을 함께하는 알뜰배달의 배달비가 무료화된다. 단건 배달인 한집배달의 경우 기본 배달비를 1,000원 이하로 낮출 수도 있다. 배민 측 관계자는 "무료 배송의 횟수 제한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할인 쿠폰 중복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타사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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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구독'으로 유동 고객 잡기 나선 배달앱 업계

배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근 배달앱 업계의 주안점은 무료 배달에서 멤버십 구독으로 옮겨 갔다.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고객 풀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쿠폰 하나에도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그동안 배달앱 업계에 부동의 2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요기요는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하면서 돌연 3위로 내려앉았다.

결국 차별화된 혜택이 있다면 판도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음이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가시화한 셈이다. 이로 인해 현재 점유율에 안주하기보단 각사의 차별화된 혜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업계에서 확산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멤버십 구독이 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선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멤버십 구독제가 특별히 선정된 이유로 '전환비용'을 꼽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구매는 시간, 거리, 교통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가 단골 가게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반면 온라인은 물리적인 제약이 없어 소비자들이 특정 구매처에 매이기보다는 더 낮은 가격을 찾아 구매처를 바꾼다. 즉 온라인은 소비자 입장에서 전환비용이 적은 셈이다. 반면 멤버십 구독제가 적용된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의 전환비용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구독을 통해 쌓아놓은 마일리지와 각종 혜택을 한 번에 버리고 가는 게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배민 구독제에 시장은 "글쎄", 만연한 '구독 피로'가 발목 잡을 수도

다만 일각에선 배민의 멤버십 구독제 전략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구독경제가 확산하며 회의론이 불거진 상태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한 배민 멤버십이 소비자들의 눈에 들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멤버십 구독제는 이미 다양한 업계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판매 전략 중 하나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의 경우 구독제의 대표 격으로 불리는 상황이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슬랙(Slack) 등 클라우드 서비스도 구독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 요기요 등 배달, 노벨피아 등 웹소설, 쿠팡 로켓와우 등 유통, 멜론 등 음악,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같은 서비스에서도 구독제가 시행 중이다. 멤버십 구독제는 이미 만연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구독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지에서 구독 해지를 선언하는 이들이 속속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독제 과중이 구독 서비스 규모 축소로 이어진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미국에선 이미 구독경제가 주춤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지불·결제 분야 전문 매체 페이먼츠닷컴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품 구독 서비스 이용자의 평균 이용 개수는 2021년 2월 2.5개에서 10월 5개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5월 3.9개로 줄었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 방고(Bango)가 지난 4월 미국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2%가 구독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응답하기도 했다. 미국과 국내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은 시점에서 배민의 멤버십 구독제가 무난히 안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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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