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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IDC 청사진 내놓은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자금 수혈·IDC 투자 '두 마리 토끼'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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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소유 파주 토지 매입한 LG유플러스, "최대 규모 IDC 지을 것"
부채 비율 279% LG디스플레이, "파주 토지 매입으로 유동성 확보 도운 셈"
경쟁력 높은 IDC 사업, 매출 성장률도 LG유플러스 18.2%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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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LCD 산업단지 내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가 경기도 파주시에 초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짓는다. 평촌메가센터를 뛰어넘는 국내 통신사 최대 규모로, 생성형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IDC 산업에 공격적 투자를 통해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취지다. 일각에선 파주 IDC 건립이 적자를 이어가는 LG디스플레이에 자금 수혈을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IDC 분야의 높은 성장성이 이미 경영 실적으로 증명된 만큼 시장에선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 파주메가센터 설립한다

지난달 30일 LG유플러스는 이사회를 열고 LG디스플레이가 소유한 경기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 일대 토지·건물을 1,053억원에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매매 일자는 오는 5월 14일이다. 해당 부지엔 초대형 IDC 파주메가센터(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은 7만3,712㎡(2만2,298평)로, 건설이 완료되면 평촌메가센터를 뛰어넘는 회사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입 결정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최근 늘고 있는 IDC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서버 안정성 및 보안 강화를 위해 데이터를 중복해서 저장하는 ‘서버 이중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 점도 신규 센터 설립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주 IDC는 LG유플러스의 전국 14번째 IDC이자 수도권 내 8번째 IDC"라며 "파주 IDC가 건립되면 하이퍼스케일 상업용 IDC를 국내 최초로 3개 보유한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 남부에 이어 경기 북부에도 하이퍼스케일 IDC를 확보함으로써 기업 디지털 전환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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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적자'인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가 자금 공급원?

그러나 업계에선 "파주 IDC는 LG디스플레이에 자금을 대주기 위한 방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LG디스플레이에 효용이 없는 부동산을 사들여 유동성 제고를 꾀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실제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조2,530억원, 영업손실은 4,694억원이다. 전기 대비 매출은 2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불확실성이 확산하자 3조원 규모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시설 투자 기한을 2028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환경에 취약한 상황이란 방증이다.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 순차입금은 13조7,900억원으로 지난해부터 1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부채 비율은 279%로 작년 연말(308%) 대비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248%)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나마 지난 3월엔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하면서 1조3,000억원가량을 확보했으나 시장에선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실질적인 재무 대책을 세우기 위해선 경쟁력 강화 및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미 8세대 라인 투자에 돌입한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비해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라인으로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다소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는 국면에 재무 개선은 반드시 풀고 가야 할 숙제다. LG유플러스의 IDC 확대 행보에 업계가 LG디스플레이를 거듭 겹쳐 보는 이유다.

IDC 사업 경쟁력↑, "매출 성장세 가장 높아"

다만 일각에선 "IDC의 사업 경쟁력이 최근 들어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LG유플러스가 언급한 'IDC 수요 대응' 목적에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해 공개한 경영 실적에서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IDC였다.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분기 IDC 매출이 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성장했고, KT는 1,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4%, LG유플러스는 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 매출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 매출 성장률이 SK텔레콤 1.1%, KT 1.6%, LG유플러스 2.7%로 연간 1~2%대에 머물러 있음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LG유플러스는 파주 IDC를 기점으로 IDC 경쟁력을 본격 제고할 방침이다. IDC를 기업 인프라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챗GPT 등장 이후 세계적으로 AI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AI 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할 IDC를 찾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며 "2000년대 초반 IDC 사업을 시작해 이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충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LG유플러스의 파주 토지 매입은 IDC 신규 부지가 필요했던 LG유플러스와 자금이 필요했던 LG디스플레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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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살고 보자" 티빙-웨이브 합병 급물살, 추후 변수는?

"일단 살고 보자" 티빙-웨이브 합병 급물살, 추후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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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상반기 중 합병 본계약 체결 전망
"더 이상은 못 버텨"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할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중복 가입자 이탈 등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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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계획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지지부진하던 논의가 눈에 띄게 진전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양 사가 합병을 통해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달성, 적자 탈출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티빙-웨이브의 합병 논의 진전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최근 티빙-웨이브 합병을 위한 텀싯(termsheet) 내용을 합의했다. 텀싯은 최종 투자 계약을 체결하기 전 양측의 합의점 도출을 위해 작성하는 서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합병 후 지분율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합병 본계약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당초 CJ ENM과 SK스퀘어는 지난해 12월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 사는 올해 초 본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이후 관련 논의는 크게 진전되지 못했다. 이에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복잡한 주주 구성, 가치 산정(밸류에이션) 등의 문제로 내부 잡음이 발생하며 합병 논의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실제 양 사의 주주 관계는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최대 주주인 CJ ENM(48.85%)을 제외한 티빙의 주요 주주는 KT스튜디오지니(13.54%), SLL중앙(12.75%), 네이버(10.66%) 등이다. 2,50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선 재무적 투자자(FI) 젠파트너스(구 JCGI)는 13.54% 지분을 보유 중이다. 웨이브의 경우 최대 주주인 SK스퀘어(40.5%) 외 전략적 투자자(SI)로 KBS, MBC, SBS를, FI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 프리이빗에쿼티(PE) 등을 두고 있다. 합병은 주요 주주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논의 과정에서 각 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혔을 가능성이 크다.

합병은 누적 적자 속 활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양 사가 이 같은 잡음을 감수하면서까지 합병 전략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합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득실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 사 합병은 출혈 경쟁의 굴레를 끊어내고,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1,420억원, 803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 달성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 사가 힘을 합쳐 국내 OTT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는 넷플릭스를 추월, 본격적으로 시장 영향력을 제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데이터 분석 솔루션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주 기준 티빙과 웨이브의 주간 총이용 시간 합계치는 약 2,400만 시간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주간 총이용 시간(1,900만 시간)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점유율 면에서도 확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OTT 앱 사용자 점유율 순위는 △넷플릭스(35%) △쿠팡플레이(23%) △티빙(21%) △웨이브(13%) 등 순이었다. 전년 동기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이 47%,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이 31%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한 '승산'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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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과정에 '걸림돌' 산적

다만 양 사가 원활히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각종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시점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30% 이상으로, 공정위가 치밀한 심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추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될 경우, 본계약 체결과는 무관하게 합병 법인 출범 시기가 미뤄질 위험이 있다.

지상파와 웨이브의 콘텐츠 제공 계약이 올여름에 끝난다는 점 역시 변수다. 양 사의 통합 과정에서 지상파 방송국 주주들이 제외되면 웨이브와 티빙의 실익 계산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웨이브의 투자금 상환이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11월 무기명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2,00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만기일은 오는 11월 말이며, 만기 연장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합병 이후 양 사의 '시너지'가 시장 기대를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웨이브와 티빙을 중복해서 이용하는 가입자가 많은 만큼, 합병 후 실질적인 점유율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양 사가 기대하는 넷플릭스-웨이브·티빙의 '2강 구도'는 사실상 성립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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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살아난 AI 수요에 클라우드 매출 두 자릿수 증가

아마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살아난 AI 수요에 클라우드 매출 두 자릿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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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 12.5% 증가, 영업이익 비용 절감 등 영향
광고· 클라우드 부문 아마존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
구글·MS도 예상 넘는 호실적, 인공지능 덕분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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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뉴욕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 그룹,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마존을 비롯한 클라우드 사업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서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이다.

광고·클라우드가 다했다, 아마존 1분기 호실적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올해 1분기 1,433억 달러의 매출과 주당 0.9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고 순이익은 1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불어났다. 시장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425억 달러를 웃돌았으며 , 주당순이익(EPS) 역시 전망치(0.83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효자는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1분기 매출은 25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94억2,000만 달러로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153억 달러)의 62%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37.6%로 역대 최고치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생성 AI가 접목되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 측은 올해 AWS 연간 매출을 1,00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의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은 앞서 언급한 클라우드 수요 증가와 함께 최근 단행한 대규모 정리해고 영향이 컸다. 아마존은 2022년 말부터 현재까지 2만7,0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특히 AWS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를 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도 프라임 비디오, MGM 스튜디오, 트위치 등의 부문을 축소하는 등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 부문 수익도 증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의 광고 효과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1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 급증했다.

아마존,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예상치 상회

아마존은 앞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월 초 아마존은 작년 4분기 매출이 1,7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1,662억 달러를 웃돈 규모였다. 특히 순이익은 106억 달러로 1년 전 2억7,800만 달러 대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도 0.03달러에서 1달러로 크게 올랐다.

AWS 매출은 24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은 물론, 전분기 성장세(12%)도 웃돈 것이다. 다만 지난해 1분기 20%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했다.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47억 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 142억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결과적으로 작년 4분기 아마존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 시즌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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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토이미지

구글·MS도 1분기 실적 순항

한편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구글(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클라우드와 AI의 시대의 도래를 다시금 입증했다. 먼저 MS의 1분기 매출은 619억 달러로, 이는 시장 예상치인 608억 달러를 상회한다. 주당순이익도 2.94달러로, 시장 예측치인 2.82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MS는 1분기 순이익 21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는데, 큰 폭의 자본지출 증가에도 순이익 증가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분기 MS의 자본지출은 1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자본지출 급증에도 순이익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다.

MS에 따르면 자본지출의 대부분은 AI 수요 충족을 위한 인프라 투자로 인해 발생했다. 클라우드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AI 모델 배포를 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큰 폭의 자본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알파벳 역시 1분기 매출 80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의 성장세를 기록, 시장 예측(786억 달러)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였다. 주당순이익도 1.89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1.15달러를 상회했다.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은 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급등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더해 캐시카우인 유튜브 광고 매출도 8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이와 더불어 구글이 새롭게 발표한 AI ‘제미나이’의 시너지도 클라우드 비즈니스 성장에 힘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MS,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클라우드 AI 수요의 수혜를 받아 클라우드 비즈니스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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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과대광고의 허상과 데이터 과학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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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휩쓸린 사람들은 대부분 심각한 오해에 빠져 있어
현재 AI/데이터 과학은 여전히 통계적 방법론에 국한돼
과장된 선전은 무지와 오해를 키울 뿐

AI/데이터 과학 교수로 일하다 보면, 이따금 AI 과대광고에 휩쓸린 사람들로부터 이메일을 받곤 한다. 그들이 '최신 AI'라고 부르는 것으로 내가 평소 비관적으로 생각해 온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들이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최신 AI' 프로그램이 스스로 학습하여 인간의 지능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은 '인공 일반 지능'(AGI)에 근접했다고 여기는 열렬한 AI 신봉자들이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분들에게도 양질의 답변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비판적인 의견에는 귀를 닫거나 공격적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 현재는 상황이 나아져서, 나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여러 매체를 통해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정보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인공지능으로 가장했던 자동화의 역사가 실은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이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하기도 했다. (Is There a Human Hiding behind That Robot or AI? A Brief History of Automatons That Were Actually People | Scientific American)

LinkedIn Meme UnEmployed
출처=X (Twitter)

인공지능 신봉자들의 근거 없는 AGI에 대한 꿈

물론 현재의 AI 도구들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사에 소개된 과거의 '기계'보다 훨씬 발전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AI 도구는 여전히 패턴을 찾고, 공통된 부분을 추출하여 추상화하는 데에 머물고 있다. 이 과정에는 인간이 발견한 것이든 인간이 프로그래밍한 코드가 발견한 것이든 간에 논리를 구현해야 하는데, 우리가 의존하는 기계 코드는 아쉽게도 여전히 통계적 접근에 국한되어 있다. 다시 말해 모든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해 주는 AGI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AI 열풍의 추종자들은 최신 AI 도구들이 인간의 개입만큼은 극복했다고 반박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아마존의 "인간 계산원이 필요 없는" AI 계산대조차도 앞서 언급된 기사에 따르면, 수많은 원격 인간 검사자들에 의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영수증을 조회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려, 최근 아마존은 공식적으로 저스트워크아웃 기술을 축소·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아마존의 결정은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실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자본과 인재를 확보한 글로벌 기술 기업이 간단해 보이는 자동 계산 기술조차 구현하지 못했는데, 혁신적인 AI 모델을 연구·개발하는 것은 그만큼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인 것이다.

실제로 AI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 중 대다수는 기존의 선도적인 연구에 약간의 변형을 더한 것에 불과하다. 2류(또는 그 이하) AI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 10편 중 9편, 아니 100편 중 99편이 재생산에 가까운 논문들이다. AI 분야의 선도적인 논문들은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데이터 세트와 목적에 맞게 계산 방법론 변경한다. 아울러 그 기법 자체도 독창적이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2류 이하의 논문들은 단순한 복제에 그치기 때문에, 최정상급 연구자들은 대개 이런 논문들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물론 최상위 저널조차도 획기적인 논문만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논문이 그렇게 많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학계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논문을 생산하는 과정 자체도 이미 굉장히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대학원 시절, 정보 흐름이 빨라지면서 금융 투자자들이 성공한 모델을 서로 따라 하는 행동이 가속화되어 금융 시장이 빠른 속도로 오버슈팅(과열/폭락)하는 현상을 모델링하려고 노력했었다. 이러한 정보 공유가 차선의 시장 균형을 만드는 과정을 '허쉬라이퍼 효과'(Hirshleifer effect)라고 부르는데, 이를 다양한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방정식으로 모델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연구자마다 다루는 문제와 배경이 달라 의견이 갈릴 수 있어, 하나의 공통된 형태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희박했다. 사실 이것이 바로 과학 분야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현실에서는 고려해야 할 특성이 수도 없이 많고, 분석 결과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모델의 강건성도 치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 과정을 아는 입장에서 보면, AI의 과대광고를 따르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인공지능의 혁신 속도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무지를 부추기는 과대광고

연구와 동떨어진 사람들, AI 열풍을 조장하는 마케팅 담당자들, 그리고 연구 결과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마케터들의 캐치프레이즈는 곧잘 따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했듯이, "AI는 과대광고에 불과하며 현실은 그 캐치프레이즈와는 거리가 멀다"고 이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이제는 그만둔 지 오래다.

가끔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은 주변 친구들도 AI 모델을 실제로 검증해 보기만 하면 가짜 AI를 구별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한다. 예를 들어 한 AI 엔지니어가 자신의 인공지능 모델이 월스트리트의 최고 수준의 펀드 매니저들을 2~3배의 수익률 차이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친구들은 벤처 캐피털리스트(VC)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일정 기간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접근한다.

친구들의 말처럼 그 엔지니어는 실패한 결과를 보여줄 만큼 똑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련의 펀딩 실패를 경험한 그는 점점 더 영리해져, 어느 시점부터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성공한 테스트 사례들만 뽑아서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면 VC 친구들은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길 수 있는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모델이 정말 있었다면, 그 AI 엔지니어는 VC 펀딩을 받지 않았을 거다. 헤지펀드를 직접 차리거나, 그냥 본인 돈으로 트레이딩을 하지, 100% 확률로 리스크 없이 시장을 이길 수 있는데, 다른 사람과 수익을 공유해야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과대광고는 몇 번의 테스트 실패가 아니라 마케팅 예산이 없어져야 사라진다

무지한 VC들이 속아 넘어가는 한, AI의 허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일단 자금이 확보되면 AI 스타트업들은 더 많은 마케팅 수단을 동원해 잠재적 투자자들을 현혹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것이다.

검증에 여러 차례 실패하거나 펀드 구매자의 돈으로 이루어진 실제 알고리즘 투자 역시 실패할 수 있다. 투자를 맡긴 고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하겠지만, 그때는 VC 투자금이 마르지 않아 과대광고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VC들도 투자한 스타트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그들도 거짓말 서슴지 않을 것이다. VC들이 검증에 실패한 사실·이유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화가 난 고객들의 불만을 듣지 않았을 리는 없다. 따라서 VC의 거짓말은,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과장된 기대를 부추기게 된다.

AI의 허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멈출 때이다. 제품 자체의 혁신성이나 실제 활용 사례가 없다면, 결국 사람들은 점차 제품이 갖는 가치에 의문을 갖고, 이것이 단지 마케팅의 과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입소문이 줄어들고 고객이 이탈하면, 마케팅만으로는 더 이상 환상을 유지할 수 없다. 사라져가는 허상을 되살리기 위해 회사는 마케팅에 더 많은 예산을 쓸 수 있지만, 현금이 바닥나면 이를 지속할 수 없다. 결국 마케팅 예산이 소진되면, 사람들은 다른 기술이나 제품에 관심을 돌리고 AI 열풍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AI 추종자들이 보내는 지겨운 비판 메일도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AI의 과장된 열기에 편승하기보다, AI/데이터 과학을 공부한 사람들

반대로 깃허브에서 코드 몇 줄 베끼는 정도로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걸 금방 깨닫는 사람들도 있다. 기술 블로그나 교과서를 뒤적이는 방법도 있지만, 똑똑한 사람일수록 학부 시절에는 배우지 못한 데이터 과학에 필요한 수학, 통계, 그리고 과학적 배경지식이 얼마나 방대한지 훨씬 빨리 눈치챈다. 결국 자연스럽게 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나서게 된다.

지난 7~8년 사이 많은 대학이 AI/데이터 과학 전공을 신설했다. 초창기에는 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인증기관의 등장과 코딩 부트캠프와의 경쟁 등으로 인해 현재는 미국 최고 연구 대학들(또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에서 제공하는 AI/데이터 과학 프로그램은 수학을 상당히 강조한다.

그 결과 찾아온 많은 학생이 실패했다. 제대로 된 데이터 과학자로 성장하려면 깃허브에서 코드 몇 줄 베끼는 것 이상의 수학·통계학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교육기관에서는 학사 수준의 AI MBAAI/데이터 과학 석사(MSc)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은 AI MBA보다 MSc 과정에 도전해 보고 싶어 하지만, 살아남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심지어 학부 수준에 해당하는 AI MBA 과정조차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최상위 대학의 STEM 전공 탈락률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좌절하고 포기한 학생들도 그저 AI 열풍만 쫓는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아마도 무지한 VC 친구들처럼 알고리즘 투자 스타트업에 속을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STEM 분야 학위를 따기엔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학위 없이 학교를 떠나는 그들을 보면 안타깝지만, 학교는 학위 제조 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삼킬 수밖에 없다. 그만큼 현장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과학자로 성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데이터 과학 고용 시장의 불편한 두 얼굴

반짝이는 성적표와 함께 훌륭한 논문을 쓴 졸업생들이 괜찮은 데이터 과학 일자리를 찾는 것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하지만 취업 후 그들이 마주하는 고객·고용주들은 대부분 AI 열풍에 휩쓸린 사람들이다. 동문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학생들이 업무 환경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곤 한다.

나에게는 이게 양면성을 가진 문제로 보인다. 한편으로 회사 관계자들이 데이터 과학자를 채용하는 것은 그들이 AI 과대광고를 믿었기 때문이다. AI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모르지만, 경쟁사와 같거나 더 나은 AI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에 돈을 가진 AI 신봉자들이 데이터 과학자의 고용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고용주들이 온갖 종류의 AI 과대광고를 듣고 그것을 모두 믿어버리기 때문에, 아마도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전략과 업무 지시 내용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허무맹랑한 과제들의 연속일 것이다.

고용주가 나와 같은 수준의 데이터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실현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 과학팀 전체를 고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금융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길 수 있는 AI 알고리즘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금융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들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터 과학의 고용 시장은 오히려 축소됐을 수도 있다.

물론 많은 유능한 전문가들이 과장된 마케팅에 뛰어들지 않아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해 조용히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들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과 견줄만하거나 더 뛰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최고의 팀들과 협력한다 해도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존재한다.

AI의 과장된 광고는 무지와 오해를 낳을 뿐이다. 데이터 과학의 본질과 그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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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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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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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기자수첩] 하이브 방시혁과 어도어 민희진의 차이

[기자수첩] 하이브 방시혁과 어도어 민희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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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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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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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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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 의장, 걸그룹 성공 위해 추가 고용한 인재라는 관점
어도어 민희진 대표, 자본가의 압박에 시달리는 창작자라는 주장
벤처업계 관계자들, 이미 성장한 스타트업에 발탁된 고급 인재에 불과하단 해석
방 의장이 이미 많이 양보했다, 민 대표가 무리한 요구 하고 있다는 평가 지배적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법정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법정공방의 핵심 쟁점은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죄' 등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 여부에 있다. 특히 유죄냐 무죄냐에 따라 하이브가 취득할 민 대표 지분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원래대로라면 민 대표는 최대 1,000억원 수준의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라 액면가인 30억원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법원은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해임하기 위해 요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에 대한 심문을 개시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 등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을 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갖고 있는 만큼 민 대표가 자신의 해임을 막을 방법은 없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빼갈 계획을 세웠다며 업무상 배임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법정 공방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사실상 30억원에 이번 논란을 마무리 짓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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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어도어 민희진 대표/사진=하이브

창작자와 자본가의 갈등?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을 '창작자'인 민 대표와 '자본가'인 방시혁 의장 간의 갈등으로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어도어에 방 의장이 80%의 지분을 보유한 자본가로 보이겠지만, 현장 관계자 입장에서는 스톡옵션을 많이 주고 데려온 동업자가 계약보다 더 많은 요구를 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는 설명이다.

민 대표와 같은 사례는 스타트업계에서 종종 포착된다. 서초동의 A모 IT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 초창기에 경영진(C-level)으로 영입한 인재 K씨가 회사 규모가 커지자 자신의 기여도 비중 확대를 이유로 추가 지분을 요구했다가 회사에서 퇴출된 바 있다. 퇴출된 이후 K씨는 인근 지역에서 동종 기술 스타트업을 설립했고, 핵심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빠져나가 버린 A 스타트업은 사업 방향을 해외 상품의 국내 영업으로 돌린 상황이다. 더욱이 K씨는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달라는 A 스타트업 주요 경영진 및 투자자들의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으며, A 스타트업은 당시 계약상에 K씨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동의 없이 추가 투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어 추가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K씨 역시 단독으로 기업을 키우는 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이에 주변 관계자들에 사이에서는 A 스타트업에서 지분을 좀 더 양보해야 했다는 의견을 비롯해, 그간 K씨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던 만큼 창업진이 대표직을 K씨에게 넘겨주는 대승적 결정을 했어야 A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게임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도 창업자인 김대일 대표가 당시 팀장이었던 정경인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개발자로 돌아간 바 있다. 이후 정경인 대표는 지난 2022년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허진영 당시 COO(운영 이사)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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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사진=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혼자서 다 할 수 있었을까?

직접 기업을 창업해 0을 1로 만들어 낸 기업가들은 회사 성장 후에 영입한 인재들이 1에서 10을 만드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 지나쳐 0에서 1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는 불평도 내놓는다.

방시혁 의장은 실제로 0에서 1을 만든 것은 물론, 1에서 10도 창조한 만능 창업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접 곡을 쓰고, 직접 아이돌 그룹을 키운 데다, 직접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간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BTS를 글로벌 아이돌 그룹으로 키워냈다. 여전히 회사 운영이 BTS에 의존적이라는 비판은 있지만, 국내에서 혼자 힘으로 시가총액 10조원대의 상장 기업으로 일궈 낸 인재는 많지 않다.

반면 민 대표는 이미 명성, 자금력, 인프라가 탄탄하게 갖춰진 회사에서 걸그룹 성공이라는 특명을 받고 영입된 외부 인재에 불과하다는 것이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평가다. 게다가 본인이 키워냈다는 걸그룹 뉴진스의 구성원 중 4명은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1에서 10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희귀한 역량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자라는 평가에는 공감할 수 있어도 어도어를 본인 회사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벤처투자사(VC) 관계자들은 '투자금이 들어간 순간 지분에 관계없이 이미 투자자들이 가진 회사'가 된다고 평가한다. 자본이 들어가야 클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을 때 자본금이 투입되고, 투자금이 쓰이는 목적, 범위, 성장 목표 등이 이미 결정된 만큼, 투자금을 받으면 더 이상 본인이 주인이 아닌 회사라는 것이다. 한 VC관계자는 농담을 섞어 "(회사의) 주인이라고 믿게 해 놓고 사실은 노예로 쓰는 계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도 어도어의 주인이 방 의장이라는 사실을 민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반란'이라는 해석이다.

계약서가 중요한 이유

법조계 관계자들은 민 대표의 기자회견이나 회사 내 발언, 외부 투자자 접촉 의혹 등을 고려할 때 배임죄로 결론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실질적으로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배임 의혹 등을 놓고 양측이 합의하는 결정이 나는 것이 일반적인 스타트업계 통례인 만큼, 유사한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민 대표가 하이브에 취직한다는 관점이 담긴 현재의 지분율 대신, 본인이 직접 창업한다는 관점의 지분을 보유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에 지분 10%에서 20%를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면서 받은 투자금으로 가난한 기업을 경영한다. 민 대표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좀 더 '헝그리'하게 어도어를 운영할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 계약서를 쓸 때부터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하는 대신 초기 투자금을 적게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이번 사태를 창작자와 자본가의 갈등이 아니라, 이미 갖춰진 대형 스타트업에 뒤늦게 특수 임무를 띠고 고용된 인력과 스타트업 창업가의 갈등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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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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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접촉 나선 테슬라, 중국 이어 한국서도 'FSD' 구현 타진하나

도로교통공단 접촉 나선 테슬라, 중국 이어 한국서도 'FSD' 구현 타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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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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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FSD 도입 본격화한 테슬라, 중국 이어 한국서도 협력 강구
중국 시장 접촉에 주가 급등하기도, "경쟁력 제고 기대감 반영된 듯"
FSD 도입 시기는 '함구', 업계선 "적잖은 시간 소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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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FSD를 활용해 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모습/사진=테슬라

테슬라가 북미 지역과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 도입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신호등 인식, 도심 내 자율주행 등을 국내에서도 가능하게끔 하겠단 것이다. 다만 FSD를 실제로 구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한국서도 FSD 도입 준비

1일 업계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은 지난달 24일 정보공개포털 등에 ‘테슬라코리아 안전운전교육 프로그램 도입 회의 계획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은 테슬라코리아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전운전교육을 실시하는 것뿐 아니라 자율주행 교통안전교육 등의 상호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업계는 테슬라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FSD 도입을 타진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모든 차량에 오토파일럿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오토파일럿은 앞차와의 차량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트래픽어웨어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중앙 주행 유지를 돕는 오토스티어 기능이 조합된 주행보조시스템(ADAS)이다. 차량 구매 시, 혹은 차량 구매 이후 904만원을 지불하면 FSD 사양을 추가할 수 있다. FSD엔 부분 자동화된 주행보조기능이 포함되는데, 이는 자율주행 기술 중 2단계 ‘반자동화된 주행 보조’ 기능에 해당된다.

중국서도 FSD 도입 작업, 주가 상승효과도

테슬라의 FSD 시스템 도입 움직임은 중국에서도 포착된다. 지난달 29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와 함께 FSD 시스템 도입을 논의한 바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테슬라는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더 많은 상생의 결과를 달성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 또한 "외국투자기업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참여자이자 공헌자"라며 "중국의 초대형 시장은 항상 외국투자기업에 개방될 것”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적극적 행보에 중국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날 중국이 테슬라에 외국기업 최초로 ‘자동차 데이터 안전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린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날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안전검사에서 차량 밖 안면 정보 등 익명화 처리, 운전석 데이터 불수집, 운전석 데이터 차내 처리, 개인정보 처리 통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1단계 조처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선 중국 시장의 FSD 도입이 멀지 않았단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소식에 테슬라 주가도 순간 급등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5.31% 오른 194.05달러에 장을 마쳤는데, 이는 지난 3월 1일 종가 202.64달러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에 FSD 서비스가 전격 도입되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내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FSD를 출시하는 것은 퍼즐에서 빠진 핵심 조각”이라면서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는 것은 분수령(watershed)의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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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사진=테슬라

실제 도입 시기는 미지수, "상당한 시간 필요할 것"

중국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곧 FSD 시스템 도입이 이뤄질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테슬라 오너 입장에선 숙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한국은 FSD 사양을 더해도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과 호출(서몬) 기능 등만 사용할 수 있다. 북미 지역처럼 신호등 인식이나 도심 내 자율주행은 불가능한 상태란 건데, FSD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하면 해당 기능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에선 FSD 도입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단 전망이 적지 않다. 당초 5월 8일로 잡혔던 도로교통공단과 테슬라코리아 간 회의가 테슬라코리아 내부 사정으로 잠정 연기됐단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약 1주일 전부터 FSD 도입을 추진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테슬라코리아 측으로부터 들었다”며 “아직 테슬라코리아가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를 위한 신청서 작성 등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테슬라 측 또한 한국 내 FSD 구현 가능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다. 국내 FSD 구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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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이익 6조원 넘어선 삼성, 12단 HBM3E 양산으로 시장 주도권 되찾나

1분기 영업이익 6조원 넘어선 삼성, 12단 HBM3E 양산으로 시장 주도권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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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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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기 만에 흑자전환 성공한 삼성, 12단 HBM3E 제품 양산도 가시화
삼성 HBM3E 기술력, SK하이닉스도 넘어섰다? "시장 주도권 되찾을 수도"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삼성 따라잡기, 2분기 매출액이 분기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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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및 프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호조 등에 힘입어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2분기 12단 HBM3E 제품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간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선두를 내줬던 삼성전자가 12단 HBM3E를 통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931% 증가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31.8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1조9,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2%, 순이익은 6조7,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9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시장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을 이루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판매 호조로 모바일 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메모리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고부가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5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흑자를 견인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서버SSD, 차세대 메모리인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질적 성장을 실현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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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단 HBM3E 양산 계획 발표, "올 2분기 시작"

이런 가운데 시장은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제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등에 밀려 HBM 분야에선 다소 약세로 평가받은 삼성전자가 12단 HBM3E 제품을 통해 경쟁 구도 재설정을 노리겠단 계획을 전면에 드러내면서다.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제품은 이르면 올해 9월께부터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될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메모리다. 현재 상용화된 건 4세대 제품인 HBM3인데, 해당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줄곧 SK하이닉스를 뛰어넘지 못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HBM3은 오랫동안 엔비디아의 신뢰도 시험(퀄리파잉 테스트)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SK하이닉스는 발 빠르게 통과해 엔비디아에 90%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는 경쟁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기술력 측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언급이 시장에서 쏟아진 이유다.

다만 HBM3E 상용화가 본격화하면 삼성전자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단 HBM3E 개발과 양산에선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대비 한 단계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19일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고객사에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12단 HBM3E 개발과 관련한 진척 상황은 밝힌 바가 없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월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전한 12단 HBM3E도 극 초창기 버전의 샘플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제품 개발에 성공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삼성전자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분기점 맞은 삼성전자,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경쟁의 바람'

이런 이유로 이번 2분기는 삼성전자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2단 HBM3E 제품이 2분기부터 양산 예정인 데다, 현재 초기 양산에 들어간 8단 제품 매출도 이르면 비슷한 시기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초기 양산을 개시해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HBM3E 12단 제품도 2분기 중 양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HBM3E로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연말 기준 전체 판매 수량에서 HBM3E의 비중은 3분의 2 이상을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HBM 공급량이 전년 대비 비트 기준 3배 이상 늘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자사의 가시적 성과를 예측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후공정 장비 기업들도 기술 확보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선두 기업이 전환되는 격동의 시기 제품 신뢰성 및 수율을 제고하면 더 큰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니테스트는 최근 HBM용 웨이퍼 테스터 개발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웨이퍼 테스터는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 원판의 성능, 신뢰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후공정 장비로, 유니테스트는 기존 개발이나 성능 검증을 진행해 온 D램용 웨이퍼 테스터를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디아이도 올해부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HBM3E용 웨이퍼 테스터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테크윙 역시 HBM의 프로브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 핸들러 장비를 개발해 복수의 반도체 기업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 업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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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폐급' 걸러내기에 등장한 'Z세대 Ind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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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수정

과거 정신 감정, 지능 검사 등에 국한됐던 직원 선별에 조직 문화 적응 역량도 추가되는 추세
미국은 직원들의 SNS 활동을 추척한 조용한 퇴사 지표 개발 필요성 제기되자 논란 되기도
기업들이 고용 계약 대신 프리랜서 계약을 들이미는 경우도 늘어

가깝게 지내는 국내 주요 스타트업 핵심 멤버들을 만나면, 어느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듯이 직원을 못 뽑아서 힘들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나 역시 마음에 드는 직원을 뽑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선별 작업을 '인공지능(AI)'을 써서 자동화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데, 지난 1년 남짓은 직무에 직접 관련된 시험을 치는 것으로 절차를 단순화 해 왔다.

직무 시험을 통과하는 경우도 매우 희박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속칭 'Z세대 문제'를 겪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직무 시험을 통과했다고 해도 당장 현업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여전히 가르쳐야 할 내용이 산더미이지만, 정작 시험을 통과했다고 의기양양하기만 할 뿐, 회사 업무를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질 않는 경우들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시험을 통과했으니 이제 가만히 앉아서 월급이 들어오는 것만 받겠다는 태도다.

Gaussian distribution of IQ of men s 162 and women s 132
IQ 정규분포, 남성 표준편차 16.2, 여성 표준편차 13.2, 평균은 100으로 동일 / 출처=GIAI

직장의 '폐급' 걸러내기

군대식 용어이기는 하지만 최근들어 인터넷 문화 발달 덕분에 현장에서도 종종 쓰이는 단어 중 하나로 '폐급'이 있다. 예전에는 '고문관'이라는 표현이 더 자주 쓰였는데,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동료에게 종종 쓰였다.

육·해·공군을 가릴 것 없이 훈련소를 들어가면 정신과 감정과 더불어 지능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런 검사를 통해서 속칭 '폐급'을 걸러낸다. 군 생활을 할 수 없을만큼 정신적으로, 지적으로 심각한 장애가 있는 경우들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계선 지능장애'가 있는 장병도 부대에 배치되고, 결국 '관심 사병', 혹은 '고문관'으로 찍힌다. 공식적으로 지능지수(IQ)가 71~84인 사람들을 경계선 지능장애로 분류하는데, 정규분포 구성상 징병 대상인 남성들에게서 약 14% 정도 나타난다. 남녀를 포함해서 국내 인구 구성을 기반으로 할 때 약 7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문관' 같은 사례가 직장 문화에서도 오랫동안 누적되어 왔고, 결국 많은 대기업들이 공채를 진행하면서 '폐급'을 걸래내기 위해 위와 같은 방식의 검사를 진행한다. 아마 조금만 큰 기업에 입사를 하게되더라도 신체 검사를 받고 오라는 이야기를 들을텐데,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신과 감정, 지능 검사를 모두 실시하는 기업들도 상당하다.

정신과 감정, 지능 검사

공채를 진행할 수 있는 규모의 회사들이야 지원자들이 검사를 받겠지만, 공채 없이 수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1인, 1인에 대해 병원에 상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고, 보통은 그런 검사를 진행하지 못한다.

최근 주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폐급'을 걸러내기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 여러 절차를 마련한 것을 보면서, 결국은 의료 검사의 모양만 갖추지 않았을 뿐, 그래서 내용은 좀 다른 모습일 뿐, 결국 같은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데이터 과학에서는 '요인 분석(Factor Analysis)'라고 부르는 작업으로, 시험 방식은 다르더라도 결국은 지능 지수를 확인해서 특정 수준 이하인 후보를 걸러내고, 정신과 감정과 유사한 면접 절차를 통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직원을 찾아내겠다는 목적이 동일하니, 숨겨져 있는 변수는 같다는 맥락이다. 어차피 IQ 테스트가 완벽하게 지능을 파악해주지 않는 만큼, 유사한 방법으로 유사한 목적을 달성한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적절한 '걸러내기' 도구라고 판단된다.

'Z세대 Index'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부쩍 늘었다는 'Z세대 직장 문화'는 위의 작업으로 걸러내기 쉽지 않다. 한 때 90년대 출생 직원들과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말이 돌았던 시절, 지적됐던 문제들은 조직을 위한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딱 자기 업무만 하면 되고, 담당이 애매모호한 업무는 남에게 미루는 태도, 다급한 일정 때문에 모두가 야근하는데 프로젝트가 망하건 말건 모르겠다는 태도로 퇴근 시간이니까, 내일은 휴가니까 알아서들 해라는 태도, 남들이 바쁘건 말건 내 마음대로 연차를 쓰겠다는 태도들이 그것이다.

이미 그 세대가 직장 생활 경력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남짓 쌓인 시대가 됐다. 아마 그런 태도로 회사 생활을 하신 분들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사기업이면 진작에 자리가 정리됐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관에서도 주변에 민폐 직원, '폐급'으로 낙인 찍혀 있을 것이다.

비단 출생년도 문제만도 아닌 것이, M세대인 필자 역시도 사회 초년병 시절에 회사 복지 제도를 개인적으로 악용하고, 지각했다고 지적하면 눈물을 쏟으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업무를 제대로 안 해 놓은 탓에 다급한 일정이 터져 팀 전체가 밤을 새도록 만들어 놓고는 휴가 간다며 끊어놓은 비행기 표를 취소할 수 없다며 팀원들에게 미루는 동료 직원에 대한 엄청난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 직원이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를 일부러 면전에서 꺼내서 다른 동료들에게 놀림을 받도록 하는 속칭 '왕따'를 일부러 자행하는 상황을 가까이에서도 봤고, 동종 업계에 있던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들은 적도 많다.

최근 Z세대 직원들이 앞선 90년대, 80년대 생들이 사회 초년병이었던 시절과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좀 더 '눈치없고 책임감없는' 비율이 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회사 입장에서 요구하는 행동 양식만 놓고보면 굳이 'Z세대 Index'라고 지칭하는 것보다 '조직 적응 역량'으로 지칭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조직을 위한 희생이 없는 자리는 프리랜서

딱 주어진 업무 이외의 모든 업무는 남에게 넘기고, 모두가 야근하건 말건 자기의 퇴근 시간은 챙기고, 자기 탓이어도 시간이 됐으니 연차를 내는 직원들의 행동 양식이 부쩍 늘어서 불만이라면 둘 중 하나의 작업을 하면 된다.

과거 지능 검사, 정신과 감정 작업을 하듯이 그런 직원을 걸러낼 수 있는 '조직 적응 역량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문답형 질문지는 이미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고, 대형 공채가 가능한 회사라면 여러 방식으로 심사를 하면 된다. 1970년대에 채용을 했던 고(考)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은 면접 대기실에 일부러 쓰레기를 버려놓고, 그 쓰레기를 줍는 면접자를 우선 채용했다고 하는데, '공통 요인(Common Factor)'을 찾는 계산법이라는 데이터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계산에 쓰는 방법만 다를 뿐, 같은 요소를 찾는 전략들이다.

그런 공채 절차가 없는 회사라면, 그런데 조직을 위해 전혀 희생할 생각이 없는 인력이라면, 정규직, 계약직으로 직원을 뽑지 말고, 프리랜서로 직원을 뽑으면 된다. 프리랜서 계약서에는 '지연 보상금'이라는 항목이 들어간다. 약속했던 납기일을 어기면 그로 인한 손해 배상을 합의한 방식으로 지불한다는 부분이다. 자기 파트의 프로젝트 업무를 제대로 안 하고 휴가를 가겠다는 분은 휴가를 다녀오면 엄청난 지연 보상금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 같이 바쁜 시즌에 연차를 낸 직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프리랜서 계약 만기가 가까워지면 재연장을 위해 회식 자리에 일부러라도 참석하려고 할 것이다.

Quiet Quitting Scale
2023년 6월 발표된 조용한 퇴사 지수 연구 / 출처=Research Gate

프리랜서 계약과 SNS 활동 기반 '조용한 퇴사 지수(Quiet Quitting Scale)'

조직을 위해 희생하지 않는 이기심에 대한 기업의 적절한 대응은 프리랜서 계약이다. 실제로 스타트업들 사이에 프리랜서 계약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삼성동에서 시리즈 C 투자를 받고 핀테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퇴사한 직원의 퇴직금 요구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았다가 담당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최근 중소기업들이 프리랜서로 계약을 바꾸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A씨도 회사 내 업무 중요도에 따라 일부 직원들의 근로 계약을 프리랜서 계약으로 변경하고, 최종 감시감독자만 근로계약으로 운영 중이다.

근로자들이 그런 계약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온다면, 결국 고용 시장은 형성되지 않는다. 기업은 국내에서 채용이 어려워지면 해외 근로자를 찾고 조직 역량 검사에서 '폐급'으로 평가 받을 확률이 높은 그 직원은 결국 '폐급'이기 때문에 탄탄한 복지와 급여를 제공해주는 직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시험으로 필요 역량을 구분할 수 없던 항공사들은 신입 객실승무원을 2년간 인턴으로 채용한 후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달리 업무 강도가 높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그만두고, 덕분에 매년 상당한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게 된다.

지난 2022년부터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틱톡(Tiktok) 등의 SNS를 통해 Z세대들에게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은 SNS 기록까지 뒤져가며 신입 직원의 '조직 역량 검사'를 대체하고 있다. 지난 2023년 6월에는 '조용한 퇴사 지수 개발 및 확인법(The Quiet Quitting Scale: Development and Initial Validation)'이라는 논문이 의료심리학계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직업 만족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 안팎에 남긴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향까지 판단해야 합리적인 예측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개인정보침해 등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개인정보 침해를 막아야 된다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컸으나, SNS 활동이 이미 공개된 자료인데다 기업 활동의 자유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적절한 해법에 대한 합의에 시간이 걸리기는 할 것이나, 결국 기업들이 지능 검사, 정신과 검사를 지난 1970년대부터 일반화했던 것처럼, '조용한 퇴사 지수', '조직 적응 역량 검사', 'Z세대 Index' 등으로 불리는 또 다른 검사가 채용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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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의 '아픈 손가락' SK온, 또다시 3천억대 적자 "하반기 반등 가능할까"

배터리 업계의 '아픈 손가락' SK온, 또다시 3천억대 적자 "하반기 반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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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1분기 매출 1조6,836억원, 손실 3,315억원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부진에 배터리 판매 매출 반토막
올 하반기 흑자 전환 전망, 1조원 규모 투자 유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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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올해 1분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뒤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3,449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이후 점점 개선되는 듯 했으나 올 1분기 다시 3,000억원대 적자로 고꾸라진 모습이다. 이에 SK온은 자금난 타개를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조 단위의 투자금을 유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SK온 영업손실 3,315억원 기록, 9분기 연속 적자

29일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자회사인 SK온은 올 1분기 매출액 1조6,836억원,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186억원 적자였던 전 분기 대비 손실폭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는 완성차업체의 재고 조정으로 인한 배터리 판매 물량 감소 영향이 크다. 특히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보조금(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5억원으로 급감했다.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후 지금까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며 안정적 궤도에 안착한 것과 대조적이다. SK온의 고질적 적자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탄을 잠식하고 있다. SK온이 적자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 신용 공동체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SK온은 이차전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면서까지 매년 5조∼7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기준 SK온의 총 차입금은 16조6,559억원에 이르며, 지난 한 해 이자비용만 4,698억6,700만원, 부채비율은 189.98%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스탠다드앤푸어스 기준)마저 지난달 투기등급인 ‘BB+’으로 떨어진 상태다.

SK그룹 차원 대책 마련 고심, 이차전지 계열사 매각 방안 거론

그동안 SK온은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프리 IPO, 차입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2022년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댔다. 미래 성장 동력을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에까지 재무 부담이 전이됐다.

실제 SK온의 판매 부진은 지난해 적자 늪에서 벗어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도 타격을 줬다. SKIET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674억원으로, 주요 고객사인 SK온의 판매 실적과 연동돼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전기차 판매량 부진으로 기존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SK그룹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그룹 내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하는 리밸런싱(자산균형재조정·Rebalancing)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이차전지 계열사들이 쇄신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선 이차전지 사업은 이어가되 계열사 간 합병 또는 일부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의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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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배터리/사진=SK이노베이션

SK온, 하반기 '흑자 전환'에 자신

SK온의 부진은 전기차 시장 정체가 핵심 원인이다. 중국 CATL의 독주에 맞서 전기차 배터리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온은 한국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셀 3사 중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이고 의욕적인 투자로 덩치를 불려 가던 시점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고품질의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셀 제조사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이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실물 경기 침체 대응 차원에서 현대차, 테슬라, 벤츠 등이 중소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비율을 늘린 탓에 가뜩이나 좁았던 SK온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리튬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배터리 공급 단가까지 내려가면서 수익 규모마저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SK온은 내년 안에 반드시 흑자 전환을 해야 하는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2021년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6년까지 IPO(기업공개)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시 투자자들은 SK온이 IPO에 실패할 경우 대주주 지분까지 묶어 강제로 매각하는 콜앤드래그(call and drag) 옵션을 내걸었다. SK온이 상장에 실패하면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도 SK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IPO의 선결 조건인 흑자 전환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SK온은 올 하반기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기초 체력이 탄탄해진 데다 수율이 좋아지면서 제품의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북미와 헝가리, 중국의 일부 공장 수율은 80%를 하회했으나 지속적인 안정화 작업을 기반으로 90%대 최근 초·중반으로 올라섰다.

또한 SK온은 2분기부터는 미국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AMPC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 출시되는 신차 중 △아이오닉5 페이스리프트 버전 △포드 E-트랜짓 커스텀 △아우디 Q6 E-트론 등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아울러 향후 1~2년 내 출시가 예고된 △포드 익스플로러 △HMG(현대) 아이오닉 대형 SUV 북미 생산 모델 △스웨덴 폴스타 5 등에도 SK온 배터리가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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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투자유치로 자금난 타개, 높은 몸값은 걸림돌

SK온은 이같은 장밋빛 청사진을 기반으로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투자은행(IB)을 주관사로 선임했으며 이미 국내 사모펀드(PEF) 중 몇 곳은 주관사로부터 투자 정보를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선 높은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투자 유치는 지난해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이은 후속 라운드라 직전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비상장기업들은 기존 재무적투자자(FI)를 고려해 직전보다 높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한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프라이빗에쿼티, MBK파트너스, 힐하우스캐피탈부터 3조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은 바 있는데 당시 SK온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2조원에 달한다.

미국·유럽발 배터리 캐즘이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반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업계는 연초까지만 해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침체가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으나 1분기가 지난 현재는 장기화될 보릿고개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배터리 업계의 자체 실적 전망치를 반영해 하반기 캐즘 탈출을 점쳤던 증권가도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올해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연초 추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은 40조5,666억원, 영업이익은 4조1,939억원이었으나, 1분기가 끝난 현시점 추정 매출은 33조6,836억원, 영업이익은 2조7,369억원으로 각각 17%, 34.7% 하향됐다.

여기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가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2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0만4,000대로 전년 대비 10.9% 성장했지만, 전달(27%) 대비 성장폭은 크게 축소됐다. 또한 지난해 전년 대비 월별 성장률이 약 30%의 평균치를 유지했던 점에 비춰볼 때 당초 예측치보다도 부진한 성적이다. 유럽 내 가장 큰 시장인 독일의 경우 지난 2월 -5.3%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성장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보조금마저 중단한 상황이라 수요 반등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전기차 확대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재는 44%로 무려 16%포인트 내려 잡았다.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더디자 정책 수정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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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시설 투자 어쩌나" 자금난에 긴축 경영 나서는 SK이노베이션

"SK온 시설 투자 어쩌나" 자금난에 긴축 경영 나서는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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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SK온 투자 속도 조절하겠다" SK이노베이션의 자구책
호실적 기록해도 재무 구조 악화, SK온의 시설 투자 리스크
휘청이는 SK이노베이션, SK온은 '발등의 불 끄기'만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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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그린 포트폴리오' 중심 긴축 경영에 착수한다. 경기 위축으로 인해 수요 전반이 침체한 가운데, 고금리·글로벌 신용 등급 강등 악재가 겹치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추후 SK이노베이션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매년 대규모 투자금이 투입되던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의 투자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긴축 경영' 시사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진원 부사장은 2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계속되는 고금리 추세와 친환경 사업들의 성장성 둔화 등에 대응해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점검 중인 것은 맞으나, 단순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내용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사업, 투자에 대한 선택과 집중, 속도 조절을 하겠지만 친환경 전환이 피할 수 없는 과제인 점에는 변함없다"고 발언했다.

또한 김 부사장은 "SK온의 경우 비우호적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및 중국 공장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 중"이라며 "글로벌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구조의 선제적 개선을 추진 중인 등 수익성 개선 면에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 유지해 온 공격적 증설 전략을 철회하고 '탄력적 증설'을 결정, 사실상 투자 속도 조절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신용등급 관리에도 나설 방침이다. 미국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하향하며 해외 재원 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S&P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김 부사장은 "배터리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로 재무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배터리 사업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은 외화사채 발행 계획이 없기 때문에 S&P 신용 등급 하락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재무건전성에 대한 신용평가사 등 외부의 평가는 매우 중요하므로 신용등급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골칫덩이 'SK온'

한편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을 앞세워 긴축 경영을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SK온의 대규모 투자 지출이 SK이노베이션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3%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SK온)은 매출 1조6,836억원,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 분할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인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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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지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공동체인 SK이노베이션은 호실적을 기록해도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올 1분기 순차입금은 전년 대비 3조79억원 증가한 18조5,744억원에 달했다. S&P는 내년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차입금 규모가 28조원까지 확대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4.3배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지원 여력 잃은 모회사, SK온은 '난감'

SK온은 올해에도 7조5,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기 시작한 가운데, SK온은 자금 공백을 메꾸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외부 자금 조달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다방면에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누적 적자 때문에 투자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SK온은 자금 공백을 기업어음(CP) 등으로 메우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SK온이 발행한 CP는 150개, 조달 자금은 6,0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4,250억원) 대비 42.3% 증가한 수준이다. 만기 구조는 1~3개월 1,600억원, 3~6개월 1,400억원, 6개월~1년 미만 3,05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현금 창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시설 투자 자금을 단기 자금으로 충당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외로도 SK온은 긴축 경영을 통해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SK온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9,000만원으로 전년(1억600만원) 대비 15%가량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임원 65명 가운데 20%가 퇴임하는 등 조직 간소화도 단행했다. 궁지에 몰린 SK온이 단기적·일시적인 자금 확보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SK온의 최우선 과제는 투자 유치가 아닌 '수익성 개선'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현금 창출력이 사실상 전무한 현 상황에서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 공백을 메우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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