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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백 명 자르고도 또 해고" 잘 나가던 '틱톡', 연이은 감원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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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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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영업·광고 부문 중심으로 직원 약 60명 해고
대부분 로스앤젤레스·뉴욕·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내 근무 직원
미국 내 안보 위협론에 불거진 ‘틱톡 퇴출론’에 대응하려는 시도일수도
틱톡_틱톡_20240124
사진=틱톡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일부 사업부문 직원을 감축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에도 사업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게임과 부동산 사업 부문을 정리하며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바 있다. 일각에선 미국 내 안보 위협론이 확산하며 ‘틱톡 퇴출론’이 불거지자,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 미국 및 일부 글로벌 사업장 직원들 해고

2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틱톡은 최근 영업·광고 부문을 중심으로 직원 약 60명을 해고했다. 이들 대부분 로스앤젤레스·뉴욕·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내 근무 직원이거나 일부 글로벌 사업장의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가 2012년 설립한 틱톡은 서비스 출시 불과 1년 만에 글로벌 이용자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세계 최대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틱톡의 월평균 이용자는 8억 명에 달하며,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억 회를 넘어섰다. 글로벌 1위 유니콘으로 떠오른 현재 서울, LA, 런던, 싱가포르, 파리, 도쿄, 뭄바이, 두바이, 자카르타, 베를린, 베이징, 상하이 등 글로벌 주요 도시 대부분에 거점을 두고 있다.

미국 틱톡 직원은 약 7,000명이며, 바이트댄스의 전 세계 직원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이번 감원을 두고 “주기적인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며 “해고된 직원들은 향후 틱톡 내 유사한 직무의 공개채용에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 120개 이상의 직무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감축은 현재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달 아마존, 알파벳, 유니티, 디스코드 등의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이미 일자리를 줄였거나 감축을 예고했다. 최근엔 텐센트의 라이엇 게임즈도 전체 직원의 11%인 약 53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틱톡사용자_자체제작_20240124

미국인 사용자 이탈에 대비한 조치?

바이트댄스는 작년에도 사업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트댄스는 자사의 비디오 게임 사업부인 뉴버스(Nuverse)를 폐쇄하고 수백 명의 인원을 해고했다. 뉴버스는 누적 10억 건 이상의 설치와 월간 활성사용자가 1억 명이 넘는 대형 서비스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12월에는 부동산 사업부의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감축은 비즈니스 최적화란 명목으로 단행됐다. 부동산 사업은 바이트댄스가 지난 4년여간 부동산 중개 회사와 부동산 리서치 플랫폼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임대부동산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해 왔던 분야다. 자세한 감축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사업을 접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미국 내 안보 위협론이 확산하며 ‘틱톡 퇴출론’이 불거진 점도 바이트댄스의 구조조정 배경으로 지목된다. 틱톡의 주요 사용층인 미국 이용자들이 이탈하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현재 미국에선 틱톡 사용 금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로이터·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7%는 미국 내 틱톡 사용 금지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틱톡 창업자들에게 보유 지분을 미국 자본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일부 도시에선 보안을 이유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뉴욕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틱톡이 시 정부 기술 네트워크에 보안상 위협을 주고 있다”며 “뉴욕시 산하 기관들은 30일 이내에 틱톡 앱을 삭제해야 하며, 공무원들은 시 소유 기기와 네트워크에서 앱 및 틱톡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될 것”이라고 틱톡 사용을 공개적으로 금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틱톡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인의 틱톡 사용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가 지난달 미국 13~17세 청소년 1,4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의 58%가 매일 틱톡을 이용했으며, 그중 17%는 거의 온종일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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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일자리 잠식 "아직 멀었다", 인간 근로자가 AI보다 싸기 때문

AI의 일자리 잠식 "아직 멀었다", 인간 근로자가 AI보다 싸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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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CSAIL, 'AI 노출을 넘어서' 논문 발표
연구진 “AI로 인한 일자리 파괴, 점진적 진행될 것”
인간 노동자의 23%만이 대체할 만한 경제성 있어
MIT_Research_AI_venture_20240124

인공지능(AI)이 이른 시일 안에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는 못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전히 대부분의 일자리는 인간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보다 비용 면에서 훨씬 경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번 연구는 '컴퓨터 비전'과 관련된 작업만 집중 조사됐으며, 생성형 AI와는 관계가 없다.

노동자를 AI로 대체하기엔 경제적 효율 떨어져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및 AI 연구소(CSAIL) 연구진은 45페이지 분량의 ‘AI 노출을 넘어서(Beyond AI Exposure)’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AI가 인간이 수행하는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기업이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인간 직원을 AI로 대체하는 것이 이득인지 ‘경제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현재 기술적으로 AI를 통한 자동화가 가능한 작업 중 AI 컴퓨터 비전 자동화를 적용했을 때 23%만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비전 AI의 초기 설치 및 운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77%의 경우 인간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소매점 직원이 육안으로 재고를 확인하거나 표시 상품 가격 등을 검수하는 일은 컴퓨터 비전 기술로 대체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AI 도입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임금은 기술 구축 비용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닐 톰슨 MIT CSAIL 미래기술연구프로젝트 책임자 "현재 일을 하는 데 있어 사람을 쓰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며 "실제 AI 채택 비용을 생각해야 하고 앞으로 일자리를 AI가 뺏어갈 가능성은 많으나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제조업 경제가 등장하면서 농업 경제를 대체했을 때처럼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AI 도입에 필요한 연간 비용이 매년 50%씩 줄더라도 노동의 절반을 컴퓨터 비전 작업으로 대체하기까지는 2026년이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2042년까지도 컴퓨터 비전 작업보다 인간 노동이 효율적인 영역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간 제빵사 vs AI 제빵사

MIT는 이번 연구에서 교사, 부동산 감정사 등 미국에서 컴퓨터 비전이 채택될 수 있는 직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했을 때의 경제 비용을 파악했다. 컴퓨터 비전은 센서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AI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분석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을 위한 물체 감지부터 스마트폰 사진 분류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연구진이 제시한 사례는 소규모 제과점이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제빵사는 업무 시간의 약 6%를 육안으로 식품 품질을 검사하는 데 사용한다. 만일 해당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16만5,000달러(약 2억2,042만원)가 들며, 유지비로는 연간 12만2,840달러(약 1억6,410만원)가 소모된다. 하지만 연간 4만8,000달러(약 6,412만원)를 버는 제과점에서 5명의 제빵사를 고용해 확인 작업을 맡기게 되면 약 1만4,000달러(약 1,870만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빵의 품질을 검사하는 AI 시스템을 따로 구축하는 것보다 인간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는 앞서 언급했듯 제조 라인의 마지막 단계에서 제품의 품질을 검수하는 작업 등 ‘시각적 분석’이 필요한 작업에 한해 수행된 만큼 생성형 AI로 인한 일자리 우려가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MIT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인간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선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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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유료가입자 2억6천만 ‘훌쩍’, 갈수록 줄어드는 시청 시간은 과제로

넷플릭스 유료가입자 2억6천만 ‘훌쩍’, 갈수록 줄어드는 시청 시간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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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치 50%가량 웃돈 신규 가입자
광고형 저가 요금제 도입 효과 확인
킬러 콘텐츠 부재 속 시청 시간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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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가 사상 최대 가입자 수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4분기 1,31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데 따른 결과로,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의 도입과 계정 공유 제한이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가입자 수와 반비례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시청 시간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기대 이상 실적발표에 시간 외 거래 주가 급등

23일(현지 시각)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신규 유료가입자가 1,310만 명 증가해 전체 유료 가입자 수가 2억6,028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신규 유료가입자 수는 직전 분기(876만 명)와 비교해 49%가량 증가한 수준이며, 당초 월가의 전망치였던 800만~900만 명을 크게 상회하는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의 매출액은 88억3,000만 달러(약 11조8,348억원)를 기록해 예상치인 87억2,000만 달러(약 11조6,874억원)를 소폭 웃돌았고, 주당순이익은 2.11달러(약 2,800원)로 예상치 2.22달러(약 3,000원)에 미치지 못했다. 넷플릭스는 당초 예상보다 우수한 실적에 올해 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22~23%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 또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이 4.49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혀 기존 예상치인 4.1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출시한 광고 요금제가 가입자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풀이했다. 기존 이용자는 그대로 고가 구독 모델을 유지하는 한편, 가격 문턱을 낮춘 저가 광고 요금제가 신규 가입자들을 대거 유인했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는 콘텐츠 시청 직전 1~4분의 광고를 보는 대신 기존 최저가 요금제(베이식·월 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한 월 5,500원에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대부분을 시청할 수 있는 요금제다. 라이선스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일부 콘텐츠는 시청이 제한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광고 지원 요금제가 아직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이지만, 소비자나 광고주들의 반응을 통해 새로운 요금제의 견고한 단위 경제성을 확인했다”며 “다양한 구독 모델이 점진적인 수익과 이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진행된 실적 발표로 넷플릭스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코미디 쇼-골프 이어 레슬링 생중계도 ‘10년’ 장기계약

광고 요금제 도입 외에도 넷플릭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은 여러 방면에서 포착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계정 공유 제한, 스포츠 생중계 서비스 시작 등이 대표적 예다. 특히 인기 스포츠리그의 경우 한 시즌 내내 이용자들을 붙잡아 둘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최근 국내외 OTT 플랫폼들의 주목을 받는 분야다.

실제로 이날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직전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프로레슬링 경기 중계권 확보 소식을 전하며 그동안 다큐멘터리 등에 국한됐던 스포츠 활용 분야를 생중계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중계를 위해 WWE 모기업인 TKO그룹과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10년 장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WWE 생중계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미국과 캐나다, 영국, 남미 등에서 이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넷플릭스를 구독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스탠드업 코미디 쇼와 골프 경기 등 일부 콘텐츠를 생중계한 바 있지만, 리그 장기 독점 계약은 WWE가 처음이다.

벨라 바하리아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책임자는 “넷플릭스와 WWE의 도달 범위, 추천 및 팬덤을 결합해 가입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과 다양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스포츠 관련 투자는 다소 제한적인 전망이다. 이날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프로레슬링은 일반 스포츠와 달리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이 외 스포츠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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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1월 23일 발표한 글로벌 TOP10 TV쇼(영어) 부문 차트에서는 2위 '비밀의 비밀'이 1위 '아메리칸 나이트메어'의 시청 시간을 2천만 시간 넘게 앞질렀다/출처=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에도 콘텐츠 시청시간은 뒷걸음질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한 넷플릭스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시청시간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 총 시청 시간은 전년 대비 17%(70억 시간) 감소하며 갈수록 가입자들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매주 발표하는 글로벌 TOP10 차트의 순위 집계 방식을 기존 시청 시간 기준에서 시청 가수 수 기준으로 바꾸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시청 시간 감소가 계정 공유 금지, 콘텐츠 공급 제한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계정 공유를 금지하면서 계정당 사용자 수가 대폭 줄었고, 지난해 할리우드를 휩쓴 파업 여파에 콘텐츠 제작 및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는 넷플릭스 사상 최대의 시청 시간을 기록한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기묘한 이야기', '웬즈데이' 등이 후속 시즌 공개를 앞두고 있어 킬러 콘텐츠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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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우정의 역설, 친구가 나보다 더 인기 있는 수학적인 이유

[해외 DS] 우정의 역설, 친구가 나보다 더 인기 있는 수학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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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 추출 편향으로 발생한 우정의 역설
부분적인 관점과 전체적인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
연구 대상이 특정 표본이면 무작위 표본 추출에도 역설 활용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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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1991년 사회학자 스콧 펠드(Scott Feld)는 소셜 네트워크의 속성을 연구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펠드는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의 평균 친구 수를 계산한 후 이를 친구들의 평균 친구 수와 비교한 결과, 대다수의 친구 수는 평균적으로 친구들의 친구 수보다 적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이상한 점은 대다수의 친구 수가 평균적으로 더 적은데, 어떻게 주변 친구들의 친구 수가 평균적으로 더 많다는 사실이 서로 양립할 수 있는 걸까?

이를 '우정의 역설'(Friendship paradox) 또는 '친구의 역설'이라고 하며 더 일반적으로는 '조사의 역설'(Inspection paradox)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역설은 삶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기차나 버스를 평균적으로 더 오래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콜센터의 통화량이 항상 평균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등을 예로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는 통계학에서 말하는 표본 편향이 일으킨 오류다. 더 쉽게는 친구의 친구 수가 많으므로 상대적으로 친구가 적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원리고, 평균적인 대기 시간보다 긴 대기 구간이 짧은 구간보다 실제로 더 많기 때문에 개인이 느끼는 기다림은 확률적으로 더 길었던 것이다. 당연한 얘기 같으면서도 헷갈리는 이 역설을 위에서 언급한 예시들로 하나하나 살펴보자.

우정의 역설, 소셜 네트워크의 글로벌 관점 vs. 국지적 관점

먼저 평균적으로 수백 명의 친구를 보유한 페이스북(현 메타)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생각해 보자. 10,000명의 친구를 가진 '인싸'는 10,000명의 다른 사용자의 친구 목록에 나타나기 때문에 평균적인 친구 수를 보유한 그의 많은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친구가 5명인 사용자는 5명의 친구 목록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평균적인 친구 수를 보유한 5명만이 자신을 인기가 있다고 느낀다. 그 결과 인기가 없다고 느낀 사용자의 수가 인기가 높다고 느낀 사용자의 수보다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친구가 보유한 친구 수가 자신보다 항상 평균적으로 더 많다고 느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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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4명의 사용자가 총 8명의 친구를 보유한 네트워크가 있다. 챈들러는 친구가 3명, 모니카와 피비는 2명, 제니스는 1명으로, 4명의 평균 친구 수는 2명이며 모니카의 친구 수는 전체 네트워크의 평균과 같으므로 모니카는 친구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평범한 사용자에 속한다. 그러나 모니카가 친구를 맺은 챈들러와 피비가 보유한 친구 수의 평균은 (3 + 2) / 2 = 2.5명이다. 즉 모니카의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모니카보다 더 많은 친구를 가지고 있으므로(2.5 > 2), 모니카는 실제로는 지극히 평균적인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친구의 친구 수가 평균적으로 각각 2.5명과 3명인 피비와 제니스도 마찬가지다. 챈들러의 친구 그룹만 평균 1.67명의 친구를 보유하고 있어, 이 네트워크에 속한 대다수는 자신의 인기가 낮다고 평가하게 된다. 이를 다른 방식으로도 증명할 수 있는데, 친구의 평균 친구 수 (2.5 + 2.5 + 3 + 1.67) / 4 = 2.42와 평균적인 사람의 친구 수인 2를 비교해서 해당 네트워크의 대다수는 자신을 인기가 없다고 판단했음을 정량화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수의 친구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은 모든 네트워크에서 항상 발생한다.

학급 규모 조사와 교통 대기 시간, "왜 나만 붐비고 오래 기다리지?"

우정의 역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어도 괜찮다. 다른 예를 보자. 대학생들에게 평균 학급 규모를 물어보면 학교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평균 학급 규모보다 항상 더 큰 수치로 왜곡돼서 집계된다. 학생들이 과장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학생 대 교사 비율을 더 유리하게 보이게 하려고 학교 측에서 수치를 부풀린 것일까? 각자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맞는 말이다. 대규모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당연히 평균 수업 규모가 더 크다고 보고하는 반면, 소규모 강의만 듣는 학생들은 평균 수업 규모가 더 작다고 보고할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강의실에는 소규모 강의실보다 더 많은 사람이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의 그룹에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속한다. 그래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등록률이 높은 수업이 등록률이 낮은 수업보다 더 자주 집계되는 반면, 대학에서 평균 수업 규모를 집계할 때는 대규모 강의와 소규모 강의를 각각 한 번씩만 집계하므로 학교와 학생이 생각하는 평균적인 학급 규모가 달랐던 것이다.

조사의 역설은 대중교통에서도 작동한다. 지하철 열차가 평균 8분마다 한 역에 정차한다고 가정하자.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열차 사이의 임의의 시간에 역에 도착하면 7분 50초 동안 앉아있을 때도 있고, 개찰구를 통과할 때쯤 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릴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적으로 4분 정도 기다리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항상 그보다 더 길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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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물론 평균 8분마다 기차가 도착한다고 해서 8분마다 정시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배차 간격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는 등 일정이 엇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학급 규모 조사와 마찬가지로 간격이 길기 때문에 긴 대기 시간을 경험한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6회의 배차 간격 중 절반은 12분, 나머지 절반은 4분인 배차 스케줄이 있을 때, 대중교통 당국은 열차 간 평균 배차 간격이 8분이라고 광고할 수 있지만, 개인 통근자들은 배차 간격이 길어져 불쾌한 대기를 경험할 확률이 3배나 높다.

역설의 재발견, 특정 표본에 관심 있을 때는 역으로 활용

이렇듯 사람의 직관과 통계가 부딪히는 분야에선 역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편향을 조심해야 한다. 연구의 방향과 결과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사의 역설이 항상 연구에 방해가 되는 방식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일부 영리한 연구자들은 무작위 표본 추출을 개선하기 위해 이 현상을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 흥미로운 예는 독감의 확산에 관한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독감이 유행할 때 사회적 접촉이 많은 사람들은 질병에 더 일찍 걸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무작위로 독감 상태를 확인하는 순진한 방법으로는 사회적 접촉이 많은 사람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없고, 소셜 네트워크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데도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연구자들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골라 그들의 친구를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다수 사람들의 친구는 자신보다 더 인기 있는 경향이 있어서 이러한 약간의 조정으로 사회적 접촉이 많은 사람들이 표본에 나타날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 기법을 통해 연구진은 기존의 무작위 표본 추출 방식보다 2주 일찍 독감 발병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 분야에서 일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사의 역설은 일상적인 관찰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자신이 불운하다는 생각에서 잠시 벗어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콜센터의 통화량이 항상 평소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질 때, 직원의 인력 부족을 탓하는 대표의 얼굴을 떠올리기 전에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져보자. 어쩌면 우리가 큰 규모의 동시 통화자 그룹에 속했고, 동시 통화자 그룹이 일반적으로 더 크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길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가끔 운이 나쁘다고 느낄 때는 '나'(부분)에서 '우리'(전체)의 관점으로 생각을 확장해 보자.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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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공정성에는 관심없는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 차별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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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카카오 때리기, 멜론에 약 1억원 과징금 부과 결정
사유는 중도해지 상세 정보 미고지, 카카오 즉각 반박문 발표
국내에만 휘몰아치는 공정위의 칼날, 역차별 논란 재점화
유튜브뮤직-멜론-차별_밴처_20230123.001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대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멜론에 1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멜론이 소비자들이 이용권을 ‘중도해지’할 수 있는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업계에선 앱 내에서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유튜브뮤직’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플랫폼법)' 논란에 이어 토종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재차 불거지는 모양새다.

공정위, 카카오엔터에 9,800만원 과징금 부과

2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멜론 앱과 카카오톡 앱 등을 이용해 정기 결제형 음악감상 전용 이용권 등을 판매한 후 중도해지 신청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9,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즉각 반박문을 발표했다. 카카오엔터는 “멜론은 공정위 조사 이전에도 '웹 FAQ'나 '결제 전 유의사항' 등에서 중도해지 안내 및 고지를 충분히 하고 있었다”며 “웹의 중도해지 버튼을 비롯해 고객센터를 통해서도 중도해지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도해지를 고지하지 않아 고객들이 일반해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실증적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멜론은 조사 이전에 PC에서만 중도해지 버튼과 관련 설명을 제공했고 모바일에서는 제공하지 않았다”며 “조사가 시작된 후 해당 기능과 설명을 모바일에서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처분 정당성을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2017년 5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멜론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기 결제형 서비스를 판매한 이후 소비자가 해지를 신청하면 일괄 ‘일반해지’로 처리한 바 있다. 일반해지는 이용 기간 만료 시까지 계약을 유지한 뒤 종료돼 결제 금액이 환급되지 않지만, 중도해지는 신청 즉시 계약이 해지돼 소비자가 결제한 이용권 금액에서 사용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가 환급된다.

플랫폼-역차별_벤처_20240123.001

우리 플랫폼만 잡는 공정위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중도해지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분명 카카오엔터의 잘못이지만, 현재 국내 음원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뮤직은 중도해지 기능과 설명을 전혀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오직 고객센터를 통해서만 해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도 “이미 지배적 사업자 자리에 올라선 해외 기업은 잡지 않고, 국내 기업만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에 이어 아예 토종 기업을 죽이겠다는 심산이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공정위는 유튜브뮤직에 대한 조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멜론의 경우 이용자로부터 신고가 들어와 조사 및 규제를 할 수 있었지만, 유튜브뮤직은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조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과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 방지,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한다는 공정위가 명백히 국내 플랫폼을 차별하는 모습에 업계 관계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제재 기조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등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플랫폼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카카오 제재) 잣대가 플랫폼법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결국 플랫폼법을 통해 국내 플랫폼만 규제를 받아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가 운영하는 해외 플랫폼만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공정위에서 추진 중인 플랫폼법은 매출과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사전 지정해 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끼워팔기 등을 규제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끼워팔기’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대해서는 지난해 2월 구글코리아 현장 조사까지 단행했음에도 1년 가까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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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광물 쓰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 현대자동차·배터리 3사, 미국에 FEOC 유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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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배터리 업계 "중국 중심 공급망, 당장은 못 바꾼다"
IRA 혜택 뺏길 위기, FEOC 규제 완화 요청 담은 의견서 제출
주요국 대비 유달리 높은 핵심 광물 대중 의존도가 '족쇄'
전기차_배터리_달러_20240123

국내 완성차·배터리 기업이 미국 정부에 '중국산 광물' 사용에 대한 일시적인 용인을 요청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정부의 FEOC(해외우려집단) 규정 대상인 중국이 흑연의 100%를 생산하고 합성 흑연 69%를 정제·공급한다"며 미국 정부에 FEOC 유예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만약 미국의 FEOC가 계획대로 실행돼 중국산 광물 사용이 금지될 경우 이들 기업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꼼짝없이 밀려나게 된다.

"FEOC 유예·완화해 달라" 의견서 제출

미국 FEOC 규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2025년부터 FEOC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할 수 없다. FEOC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해당 국가의 지시를 받는 기업을 뜻한다. 2025년 이후 미국에서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원재료를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 내에서 조달해야 한다. 사실상 모든 중국 기업을 공급망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이 흑연, 니켈, 리튬 등 대다수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국가의 전기차 기업은 중국산 광물을 활발하게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곧 2025년 급작스럽게 FEOC 규정이 시행될 경우 대다수 기업이 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에 현대차는 의견문을 통해 FEOC 규정에 '최소 허용 기준'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의 핵심 광물인 니켈, 코발트, 흑연과 핵심 광물 총가치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저가치 소재'를 규정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외로도 의견서에는 △한시적으로 원산지와 무관하게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명단을 도입하고 △FEOC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배터리 소재 명단을 고지해 달라는 요청 등이 담겼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도 FEOC 유예 조치를 제안하고 나섰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의견서에는 △흑연 등 일부 핵심 광물에 대한 FEOC 규정을 2년 유예하거나 △총가치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저가치 광물을 FEOC 규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 등이 포함됐다. SK온은 "인조 흑연은 (공급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 이외 흑연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최소 3~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핵심 광물의 FEOC 규정 적용을 2025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2년 유예해줄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대중국 의존도 특히 높다

이들 기업이 의견서까지 내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막아선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중국산 광물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중국산 광물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현대차는 중국 내 5위 리튬 업체인 성신리튬에너지와 올해 1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리튬은 전기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 중 하나로, 가공을 통해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한 뒤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 18일에는 또 다른 중국 리튬 업체 간펑리튬과도 수산화리튬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성신리튬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4년간이다. 간펑리튬 측은 “본 계약은 현대차와 서로 윈-윈하는 입장에서 체결됐으며, 현재 리튬 시장 상황이 충분히 고려된 계약”이라며 “이번 계약 체결로 간펑리튬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배터리 핵심 광물 대중 의존도는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도 특히 높은 편이다. 2022년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이차전지 핵심 광물 8대 품목의 공급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8대 핵심 광물 수입액 중 대중 수입 비중은 2010년 35.6%에서 2020년 58.7%로 10년 사이 23%p나 급증했다. 이는 일본 41%, 독일 14.6%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중국의 영향력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현재, 미국의 요구에 맞춰 당장 공급망을 손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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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 생각보다 잘 팔리네" XR 시장 본격 선점 나선 애플, 삼성·LG도 '추격전'

"비전 프로, 생각보다 잘 팔리네" XR 시장 본격 선점 나선 애플, 삼성·LG도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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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제품 '비전 프로' 사전 주문량, 3일 만에 16만~18만 대
예상 밖 흥행에 차기작까지 주목, 가격 장벽 낮춘 신제품 나오나
초기 시장 바닥 다지는 애플, 삼성·LG도 본격적으로 '도전장'
비전프로_애플_20240123
사진=애플

애플의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의 사전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애플 전문 분석가 대만의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기준 비전 프로 사전 판매량은 16만~18만 대에 육박한다. 초기 판매 물량이 10만 대 이하일 것이라는 업계 예상치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애플'의 브랜드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애플을 필두로 XR(확장현실) 기기 초기 시장 형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업계는 차후 펼쳐질 시장 경쟁 양상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보다 더 팔렸다, 비전 프로 초기 성적표 '양호'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애플의 주요 신제품이다. 업계에서는 비전 프로 출시 이전부터 꾸준히 조기 물량 소진 전망이 제기돼 왔다. 비전 프로의 최초 생산 물량이 8만 대 이하로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다. 애플 브랜드 팬층의 수요, 얼리어답터(남들보다 신제품을 빨리 구매해서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테스트 수요 등이 제한된 물량에 몰리며 금세 제품이 동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후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애플의 2024년 비전 프로 판매량이 약 40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은 비전 프로의 초기 수요가 6만~8만 대에 그칠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사전 구매 오픈 3일 만에 궈밍치 연구원의 전망치를 가볍게 뛰어넘은 것은 물론, USB 전망치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팔아치웠다. 1년 단위의 전망치를 수일 만에 위협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비전 프로의 예상 밖 흥행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의 주가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에는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되찾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전날 대비 1.22% 오른 193.89달러, 시가총액은 2조9,979억원에 달했다. 반면 1위 자리를 뺏긴 MS의 주가는 전날 대비 0.54%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2조9,470억 달러에 머물렀다.

활주 준비하는 애플, 차세대 비전 프로 청사진은?

예상외의 성적표를 받아 든 애플은 XR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옴니아는 애플이 2027년 RGB 올레도스(OLEDoS, 작은 화면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를 적용한 비전 프로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출시된 비전 프로의 올레도스는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컬러 필터(CF)를 적용하는 ' WOLED+CF' 방식을 사용한다. 반면 옴니아가 언급한 RGB 올레도스는 같은 층에 증착한 RGB 서브 픽셀에서 빛과 색을 모두 구현하는 방식이다. 

RGB 올레도스는 WOLED+CF 올레도스 대비 휘도(밝기)에서 강점을 보인다. WOLED+CF 방식을 적용한 기기의 경우, WOLED에서 나온 백색광이 RGB 컬러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휘도가 저하를 겪게 된다. 반면 RGB 올레도스는 RGB 서브 픽셀이 모든 빛과 색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별도의 컬러 필터가 필요하지 않다. 옴니아는 차후 XR 시장 전반의 수요가 RGB 올레도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차후 가격 장벽을 낮추기 위해 차세대 비전 프로의 '보급형'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애플이 오는 2025년에 출시할 비전 프로2의 제조 비용(BOM)을 5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비전 프로2 보급형 모델의 가격대를 메타의 VR 기기 '메타 퀘스트 프로'와 유사한 수준인 1,000달러(약 128만원)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블룸버그통신이 2세대 비전 프로의 가격대가 1,500~2,500달러(약 193만원~322만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애플이 가격 인하를 위해 비전 프로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아이사이트'(EyeSight)'를 삭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사이트란 비전 프로 사용자에게 타인이 다가오면 기기 밖으로 사용자의 눈을 노출해 주는 기능이다.

삼성_애플_lg_XR경쟁_20240123

"보고만 있을쏘냐" 삼성·LG도 XR 사업 본격화

애플의 비전 프로가 관련 시장 개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국내 기업들 역시 XR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 경쟁 주자로는 XR 기기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LG전자가 꼽힌다. LG전자는 수년 전부터 사업 연구개발(R&D)과 미래 사업의 주요 기술 육성을 맡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XR 조직을 개설, 사업화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최근 XR 디바이스 상품 기획 전문가와 XR 디바이스 사업 개발 및 영업 전문가 채용을 시작했다. LG전자가 XR 관련 인력을 공개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LG가 MR 헤드셋 위주에 중점을 둔 애플과는 다른 노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실린다.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는 AR(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에, B2C(기업소비자간거래) 분야에서는 게임 위주 기기 출시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4년 기어VR, 2018년 오디세이 플러스 등 VR 기기를 두 차례 출시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채로 시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XR 기기 시장에 불어든 새로운 '봄바람'을 틈타 다시 한번 XR 기기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글·퀄컴과의 협업을 무기 삼아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 XR 기기의 구체적인 개발 현황, 출시 계획 등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XR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1억 달러에서 2028년 1,115억 달러(약 149조1,312억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XR 헤드셋 출하량도 2021년 1,100만 대에서 2025년 1억5,0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초기 시장 기반을 다지고 나선 가운데, IT 시장 경쟁의 '승기'는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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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 '도서정가제' 제외, “환영” vs “정책 역행” 갑론을박

웹툰·웹소설 '도서정가제' 제외, “환영” vs “정책 역행”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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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생토론회 개최 "도서·웹콘텐츠, 국민 부담 줄인다"
웹콘텐츠 도서정가제 적용 제외키로, 창작자 보호 마련도
도서정가제 완화 두고 출판계 반발 “유통 질서 무너질 것”
도서정가제-개선방안_문체부_20240123
도서정가제 개선 방안/출처=문화체육관광부

정부가 웹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도서정가제를 개편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자출판물에 해당하는 웹툰·웹소설이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그간 도서정가제로 인해 ‘기다리면 무료’ 등 프로모션에 대한 일부 제약이 존재했던 만큼, 웹콘텐츠를 위한 별도 제도 마련 요구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출판계와 웹콘텐츠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전자출판물 제외’ 법개정 추진

정부는 22일 서울 홍릉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개최하고 웹콘텐츠의 도서정가제 제외를 비롯한 개선안을 내놨다. 지난 2003년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도서를 할인 판매토록 하는 제도로, 판매 경쟁력에서 우위에 선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과도한 가격 할인을 막아 중·소규모 서점과 출판사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몇 차례 개정을 거친 현행 도서정가제는 신·구간, 온·오프라인, 서점 규모 등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정가의 최대 15% 이내 가격 할인율이 적용된다. 현행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도서정가제 유지 타당성을 3년마다 검토해 폐지, 강화, 완화 또는 유지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 산업의 지형도가 급속도로 변하면서 도시정가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쟁점이 된 부분은 전자출판물에 해당하는 웹툰·웹소설이다. 현행법상 웹툰·웹소설은 일반 도서와 같이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발급받기 때문에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이렇다 보니 산업 구조 등에서 일반 도서와 다른 신생 콘텐츠가 도서정가제 적용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를 두고 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최근 국내 웹툰과 웹소설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빠른 산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도서정가제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업계 주장에도 더욱 힘이 실렸다.

이에 정부는 도서정가제의 효과성을 고려해 유지하는 한편, 웹툰·웹소설은 별도의 적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웹툰·웹소설과 같은 신산업에 걸맞은 규제 혁신으로 소비자들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출판계 등의 우려를 감안해 창작자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하는 동시에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도서정가제가 출판 생태계를 보호하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제도의 큰 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더불어 책 수요도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위기에 처한 영세 서점 활성화 및 소비자 혜택 증대를 위한 할인율 유연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웹콘텐츠계 “다행”, 출판계 “신인 작가에게 불리”

이에 웹툰·웹소설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자출판물이 일반 도서와 산업구조 등의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일반 도서와 같이 획일적으로 규제를 받는 건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소장용이 아닌 킬링타임용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종이책 시장보다 전자책 시장에 많으므로, 할인 규제는 독자 유입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점에 전자책이 도서정가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연재 형식이 주를 이뤘다. 단행본 형태의 전자책 출간을 늘리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전자책이 도서정가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도 “기나긴 과정을 통해 도서정가제가 웹툰 산업과는 맞지 않는다는 본질이 이해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출판계는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웹콘텐츠의 경우 1화에 100원 정도 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으로 생태계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도서정가제를 규제의 측면에서 보는 것인데 과연 이것을 규제의 측면에서 봐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웹 콘텐츠에만 도서정가제 예외 적용을 둘 경우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통 질서가 무너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용수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는 “도서정가제에서 웹콘텐츠를 제외하게 되면 할인 경쟁이 시작돼 소비자는 할인하는 콘텐츠만 보고 신간은 절대 안 보게 되고, 결국 검증 안 된 신인 작가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게 된다”며 “신간 종수는 확 줄고 가격은 더 오를 것이며 다양성은 더 줄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서정가제의 기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웹콘텐츠를 도서정가제에서 제외해 할인율을 높이도록 허용하는 건 콘텐츠 플랫폼 홍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결국 창작자들은 경쟁을 강요받고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며 “영세 서점에 도서정가제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1인 출판사 등 작은 출판사들에게 타격을 주게 되는 것이므로 창작자를 보호하고 출판의 종 다양성을 지키자는 입장에서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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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직구 시장 성장세는 맞는데, 판매할 상품은 '딱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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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부자 대한민국, K-culture로 역직구 호황
다만 K-culture에만 국한, K-뷰티 등은 하락세
업계 "경쟁력 제고할 수 있도록 통관 규제 철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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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브, 기생충, 방탄소년단, 오징어게임/사진=스타쉽, CJ E&M, 빅히트, 넷플릭스

최근 국내 역직구 시장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K-culture와 관련된 상품 외에는 마땅히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전무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딜리버드코리아가 지난해 자사 플랫폼 내 역직구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판매량 상위 10위권 상품은 전부 K-pop과 관련돼 있다. 역직구 상품 다양성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단적인 예시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역직구 시장 성장을 위해 통관 규제부터 철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직구 시장, 2019년부터 성장세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역직구 시장의 트렌드를 대표할 올해의 키워드로 'W.O.R.L.D'가 꼽혔다. 22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솔루션 딜리버드코리아는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역직구 관련 빅데이터 24만3,321건(배송대행 68.6%·구매대행 31.4%)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키워드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딜리버드코리아 관계자는 "W.O.R.L.D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상품이 글로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면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간다는 의미를 담은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키워드는 △세계적인 K-팝 열풍(Wide K-POP Popularity) △가장 인기 많은 음반(Outstanding Album Sales) △역직구 국가 1위 미국(Remarkable USA) △국가별 다양한 선호 상품(Likes differ) △역직구 수요 증가 전망(Demand on the rise)을 뜻한다. 실제로 지난해 딜리버드코리아의 거래에서 역직구 판매량 상위 10위권 상품은 모두 K-팝과 관련된 상품이었다. 상위 10위권에 랭크된 상품의 거래 건수는 11만2,435건으로, 전체 건수의 46%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별 비중은 K-팝 음반이 4만9,878건(20.5%)으로 가장 두드러졌고 포토카드, 매거진 등 K-팝 연계 상품이 4만1442건(17%), K-팝 파생 상품(열쇠고리·셔츠·응원봉·스티커·인형·가방·아크릴 스탠드) 2만1115건(8.6%) 순으로 집계됐다. 역직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국가는 미국이었다. 상위 20위권 국가의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발생한 거래는 8만484건(35.8%)으로 다른 국가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 건수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요를 보인 국가는 1만7,508건(7.8%)으로 집계된 독일이었으며 △멕시코 1만4,583건(6.5%) △영국 1만4,030건(6.2%) △싱가포르 1만2,106건(5.4%)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역직구 시장의 가능성이 점차 가시화되자 국내 이커머스 기업도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지난해 말 대만 시장에 로켓배송·직구 모델을 적용하고 현지 공략에 역량을 쏟고 있으며, SSG닷컴은 지마켓글로벌과 협력해 전 세계 8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965만여 개에 달하는 패션 뷰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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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태국한국문화원

큰손 '중국'의 침묵, 주춤하는 K-뷰티 시장

다만 K-팝과 관련이 없는 상품군의 경우 감소세가 뚜렷하다. 특히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K-뷰티 제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면세점 역직구 판매액은 총 1,112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69.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이른바 ‘역직구 큰손’인 중국에서의 판매액이 전년 대비 62.1%나 급감했으며 미국, 일본 등도 각각 29.7%, 16.3%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서영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중국의 구매 대리상(따이궁)들이 한국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문하는 화장품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라며 “중국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된 탓에 소비 전반이 위축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산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점도 역직구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북경 주재 한국 기업인 A씨는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발전을 잘 모른다”며 “코로나 이후 지난 3∼4년간 중국 제품들의 품질은 크게 개선되고 경쟁력이 높아졌으나, 중국과 단절됐던 한국 기업은 과거 중국만을 생각하고 과거 수준의 상품으로 시장에 접근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국 기업인인 B씨도 “중국 경쟁사의 기술력과 정밀도가 많이 개선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업 돕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역직구 시장 확대 위해 기업·정부 팔 걷어붙여야"

이에 역직구 시장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가 중국 의존적인 태도를 버리고 역직구 품목을 다양화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커머스가 적극적으로 국내 셀러(판매자) 발굴에 나서야 한다"며 "개인 혹은 중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인 셀러들을 위해 해외 국가별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및 입점 가이드를 제공하고, 쉽게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미 해외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국내 셀러들이 부담 없이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은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무료 촬영 대행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료 반품 서비스, 수수료 할인 정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언어 장벽 없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일본어 무료 번역 지원도 제공한다. 동남아·대만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의 한국 법인 쇼피코리아의 경우 밀착 인큐베이션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통관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상 운송에도 목록통관이 적용되는 국가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목록통관은 소액 물품은 송·수하인 이름, 전화번호, 주소, 물품명, 가격 등이 적힌 송장만으로 통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현재 한국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해상 운송은 목록통관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 등 한국 상품에 관심이 많은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 해상 운송에 목록통관 적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업계는 관세청이 고시를 개정해 목록통관 수출이 가능한 세관을 3곳(인천, 평택, 김포)에서 전국 34곳으로 확대하면 역직구 편의성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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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PC '1,000만 대' 휩쓴 북한 해킹 그룹, 올해도 위협 이어진다

지난해 PC '1,000만 대' 휩쓴 북한 해킹 그룹, 올해도 위협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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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진흥원,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 올해 대남 공격 전망
지난해 취약점 확인된 금융 SW와 SW 공급망 중심으로 위험 가중
가상화폐 기업 해킹하며 쌓인 악명, 정부 기관까지 위험하다
북한_해킹_리자루스_20240122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Lazarus)'의 위협에 대한 산업계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라자루스가 지금껏 활용하지 않았던 '제3의 금융보안 소프트웨어(SW)'를 악용,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지난해 해외 기업 대상으로 이뤄졌던 라자루스의 SW 공급망 공격이 올해 국내까지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2023년 하반기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서 라자루스의 사이버 공격 특징을 분석, 이같이 밝혔다.

KISA "대남 SW 제로데이 공격 위험"

라자루스는 2007년 창설된 북한의 해킹 그룹으로,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외 약 1,000만 대 이상 기관·기업·개인 개인용컴퓨터(PC)에 설치된 금융보안 SW를 악용, 대규모 제로데이 공격(개발자가 인지하지 못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 방법)을 가하며 시장 불안을 가중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금융보안 SW는 오류 방지 및 신속한 동작을 위해 PC에서 항상 '실행 상태'를 유지한다. 해커가 SW의 취약점을 확보할 경우, 해당 SW가 실행돼 있는 다수의 PC를 손쉽게 해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자루스는 이 같은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 금융보안 SW 개발사를 적극적으로 공격, 소스코드를 탈취해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A는 라자루스가 올해에도 '금융보안 SW'를 사이버 공격 수단으로 채택할 것이라 내다봤다.

라자루스는 국내 SW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로데이 익스플로잇 코드(해킹범이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코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미 공격 역량을 확보한 이상, 유사한 형태의 공격을 다시 한번 감행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특히 KISA는 라자루스가 지난해 금융보안 SW를 활용한 제로데이 공격을 단행하며 자동 실행·취약 버전 지속성 등 공격 용이성을 확인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라자루스가 주요 보안 SW 기업에 집요하게 침투하고 있는 만큼, 차후 SW 공급망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앞서 라자루스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용 음성 비디오·통화 프로그램 '3CX'를 대상으로 공급망 공격을 감행한 있다. 이와 관련해 KISA는 “제로데이 취약점을 100% 방어할 순 없다”면서도 “제로데이 취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 환경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어디든 공격한다, 라자루스의 집요한 행보

라자루스는 2014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 영화 '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소니픽처스가 영화 제작을 중단하라는 라자루스 측의 요구를 묵살하자 보복 해킹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라자루스는 소니픽처스 직원들에게 악성코드를 보낸 뒤 기업 네트워크에 침투, 영화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자료와 수천 대의 컴퓨터를 훼손했다. 사건 이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린턴 전 소니픽처스 회장은 “물건을 훔쳐 간 것이 아니라 집을 완전히 태워버렸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외로도 라자루스는 각국 기업 대상으로 해킹을 단행, 외화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암호화폐다. 지난해 초, 에스토니아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아토믹 월릿'은 해킹으로 인해 한화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후 에스토니아의 암호화폐 기업 '코인스페이드' 역시 해킹 공격을 받아 3,730만 달러(약 497억원)를 도난당했다. 코인스페이드는 당시 공격의 주범으로 라자루스 그룹을 지목했다. 해킹을 통해 라자루스가 확보한 외화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비용 등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자루스 외에도 김수키·안다리엘 등 위협적인 북한 소속 해킹 조직들은 꾸준히 대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정보당국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2023년 상반기 한국을 상대로 시도한 사이버 공격은 하루 평균 90만∼100만 건에 육박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라자루스가 사법부 전산망을 해킹, 최대 수백 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재판 기록·소송서류 등 전자 정보를 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일반 기업을 넘어 정부 기관까지 사이버 공격에 '빈틈'을 내준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사이버 보안 강화가 절실하다는 호소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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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