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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스 되돌리고 벤처투자 강화하고" 정부, R&D 예산 삭감 이후 '뒷수습'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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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살리자" 2024년 모태펀드 예산, 1분기에 전액 출자
보완방안 통해 20% 줄었던 팁스 미지급 지원금도 제자리로
고금리로 자금 말라붙은 벤처업계, 정부 지원 한 푼이 절실해
FOF_20240202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투자 시장의 조기 회복을 위해 정부 자금을 조기 투입한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4년 모태펀드 출자사업 관련 간담회를 개최, "2024년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본예산 4,540억원의 2배 수준인 9,100억원으로 설정하고, 1분기에 전액 출자사업을 진행해 벤처투자 조기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R&D 예산 삭감 및 편중으로 벤처업계 전반이 휘청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가 벤처투자 회복에 힘을 실으며 본격적인 '예산 공백' 보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감액 없던 일로" 팁스 협약 변경 보완책도 발표

정부의 벤처업계 '공백 메꾸기' 기조는 민간 주도 기술창업 지원 사업인 팁스(TIPS) 사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팁스는 민간 팁스 운영사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R&D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선정 기업은 2년간 정부로부터 최대 5억원의 R&D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기부는 지난해 일부 R&D 지원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으며, 지급 시점을 올해까지 미뤘다. 

이후 정부는 올해 대규모 R&D 예산 감액을 단행했고, 팁스가 속한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 예산 역시 20%가량 감액됐다. 지난해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한 기업들의 몫이 줄어든 셈이다. 졸지에 혜택 일부를 잃어버린 협약 변경 대상 기업들은 종잡을 수 없는 정부의 예산 편성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고, 벤처업계 전반에서 정부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31일 'R&D 협약 변경 후속 보완방안'을 발표, 팁스와 기술혁신(일반회계) R&D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금을 감액하지 않고 100%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원금 중 미지급분은 올해 감액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우선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보완 방안을 토대로 2월부터 기업별 안내를 실시하고, 순차적으로 협약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다.

얼어붙은 벤처업계, 정부 지원금 '절실'

현재 벤처업계는 고금리 상황으로 인한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벤처기업들이 정부 지원금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혹독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 규모(잠정치)는 10~11조원 수준이다. 이는 2022년(6조7,640억원)과 비교하면 준수한 성적이지만,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및 고금리 영향으로 투자 증가 체감이 크지 않다는 호소가 흘러나온다.

벤처업계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벤처캐피탈(VC)업계 역시 얼어붙었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DIVA)에 따르면, 국내 VC 356곳 중 45곳은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과 투자 실적이 전무한 '좀비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VC의 신규 투자 금액은 전년(6조7,640억원)보다 20%가량 감소한 5조3,977억원에 그쳤고, 새롭게 결성된 펀드는 290개로 전년(380개) 대비 23% 줄었다.

현재 대부분 VC는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없는 상태다. 고금리로 인해 출자자(LP)들이 출자 규모를 축소하면서 투자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펀드 결성 기회도 줄었기 때문이다.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며 생존 위기를 겪는 VC도 급증하는 추세다. 정부의 섣부른 R&D 예산 삭감이 벤처업계를 향한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제기돼 온 이유다. 위기를 감지한 정부가 뒤늦게 예산 공백 보전안을 내놓은 가운데, 벤처업계는 혹한기를 딛고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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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웹툰 시장 양분한 네이버·카카오, 현지 업계도 K-웹툰으로 ‘맞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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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수준 웹코믹, 웹툰보다 가독성↓
아마존·애플도 日 웹툰 시장 ‘출사표’
독보적 라이브러리는 여전히 카카오·네이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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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무타스

일본 웹툰 시장이 급속히 개편되는 모습이다. 기존 종이만화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던 대형 만화출판사들이 속속 웹툰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들 가운데 다수는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한국 웹툰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K-웹툰 지식재산권(IP)이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가운데 기존 시장에 진출해 있던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시장 점유율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바일 특화’ K-웹툰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IP 업체 크랙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일본 웹코믹 플랫폼 메챠코믹을 운영하는 아무타스(Amutus)로부터 1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아무타스는 크랙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약 1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설립된 크랙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작가 및 작품을 섭외해 오리지널 웹툰을 기획·제작하는 기업이다. 대표작으로는 ‘악마의 소원’, ‘요나의 법칙’, ‘러브짐’ 등이 있으며, 네이버웹툰과 리디를 비롯한 다수의 플랫폼에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아무타스가 운영하는 메챠코믹은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웹코믹 플랫폼이다. 소년점프, 매거진포켓 등 대형 만화출판사가 론칭한 앱을 제외하면 웹코믹 플랫폼 업계에서는 가장 많은 이용자를 자랑한다. 웹코믹은 기존 출판용 만화를 웹 기반 전자책으로 변환해 서비스하는 것으로, 세로로 긴 형태가 주를 이루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읽을 때는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챠코믹이 한국 웹툰 IP 기업과 협업에 나선 것은 일본 시장 내 한국 웹툰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웹툰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플랫폼 라인망가와 픽코마는 각각 우리 기업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운영하는 서비스로, 2020년 이후 줄곧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본 웹툰 이용자들은 한국 작품의 독창성과 다양성은 물론, 독자 친화적인 화면 구성, 전 페이지 채색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번 전략적 투자를 기반으로 메챠코믹은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웹툰 IP를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무타스는 크랙엔터테인먼트에 앞서 웹툰 팬커뮤니티 서비스 ‘숄더’ 운영사 비랩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으며, 여성향 웹툰 플랫폼 피너툰을 그룹 회사로 편입하는 등 한국 웹툰 IP 기업들과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한국 작품에 대한 일본 웹툰 업계의 관심과 투자는 비단 아무타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최대 캐릭터 비즈니스 기업 반다이는 우리 기업인 와이랩 스튜디오 일본 지사에 15억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아마존은 일본에서 ‘플립툰’이라는 이름의 웹툰 플랫폼을 론칭하며 국내 제작사인 키다리스튜디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을 공급받았다. 이 외에도 라쿠텐, 애플 등이 웹툰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작품 독점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오랜 시간 세계 최대 만화 강국으로 불렸지만, 웹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탓에 우수한 작품을 독점 제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세로 모드와 컬러로 제작된 한국 웹툰 IP를 확보하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도, 웹코믹도 韓 기업·작품이 독식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은 네이버의 라인망가와 카카오 픽코마가 일본 웹툰 시장을 장악한 모습이다. 특히 단일 앱으로 운영되는 픽코마는 현재 사용자 수 기준으로 일본 웹툰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모바일 앱 정보 분석 기관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픽코마의 지난해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 명을 웃돌았으며, 거래액은 250억 엔(약 2,255억원)에 달했다. 픽코마는 2021년 대원미디어 자회사 스토리작과 합작해 일본에 별도의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와 이를 통한 시장 점유율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보다 앞서 일본에 진출한 네이버 라인망가는 2020년 픽코마에 시장 점유율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전자책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2022년 4월 소프트뱅크 그룹 계열사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이북재팬)을 인수한 라인망가 운영사는 야후재팬 포털과 연동해 만화 콘텐츠를 제공하며 빠르게 이용자를 되찾았다. 그 결과 불과 4개월 만인 2022년 8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월간 통합 거래액으로 역대 최고치인 100억 엔(약 903억원)을 달성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네이버 라인망가와 카카오픽코마의 양강 체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아마존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며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들 기업이 선보인 콘텐츠 대부분이 한국 등지의 제작사에서 공수해 유통하는 작품인 만큼 라인망가나 픽코마의 방대한 라이브러리에 견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라인망가 관계자는 “우리는 작품을 유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현지 창작자를 발굴하는 등 생태계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력 있는 창작자 발굴 사례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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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후 OTT까지 6개월’ 홀드백 의무화, 영화계에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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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일반 상업영화 우선 적용
불법 공유 등 음지 활성화 우려 커져
“콘텐츠 다양성·질 높이는 게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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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극장 개봉 영화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개에 걸리는 시간을 6개월 이상으로 하는 ‘홀드백’ 법제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과 형평성 등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단건 결제 비디오는 추후 적용, ‘사실상 무료’만 제한

2일 업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이달 중 홀드백 준수 의무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홀드백이란 특정 영화가 첫 번째 유통 창구에서 두 번째 창구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는 말로, 통상 국내 영화들은 극장 개봉 후 IPTV를 거쳐 OTT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번에 발표되는 정부의 홀드백 규정은 매달 결제하는 구독형 OTT에서 추가 비용 없이 시청 가능한 스트리밍 상품(SVOD)에 적용된다. IPTV나 OTT에서 단건 결제 후 시청하는 개별구매 상품(TVOD)은 추후 적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기존에 이용 중인 상품을 이용해 최신 영화를 사실상 무료로 감상하는 경우에만 이를 제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극장 관객 수 10만 명 미만, 제작비 30억원 미만 등 상대적으로 소규모 작품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둘 예정이다.

홀드백 규정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영화는 정부 지원 작품들로, 정부의 모태펀드를 통해 VC 투자를 받는 일반 상업영화들이 그 대상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210편 중 정부 모태펀드의 투자를 받은 작품은 총 62편으로 약 30%에 달한다. 여기에는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도 포함된다.

이같은 정부 지원작은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체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400억원의 정책금융을 마련하는 등 문화산업 부흥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한국 영화계가 팬데믹 종료 후에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짙게 작용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 영화의 극장 매출은 총 5,984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9,708억원)과 비교해 약 61%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유 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서 ‘자율적인 홀드백 협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유 장관은 “홀드백 정상화는 문체부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짚으며 “정부 지원 사업 조건에 홀드백 준수 의무를 부과하고, 향후 법제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문체부는 극장 체인과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 투자사, IPTV 운영사 등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홀드백 법제화를 위한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누누티비 가능성, 단통법 실패 되풀이하나

업계에서는 홀드백의 무리한 법제화가 도리어 각종 부작용으로 이어져 산업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화관으로 충분한 관객을 불러들이기 어려운 신진 창작자의 경우 여타 채널로의 진출이 늦어질수록 다른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기회가 줄고, 투자자의 경우에도 극장 개봉 이후 추가수익금을 올리기까지의 기간이 늘어날수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과거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성지’라 불리는 사각지대가 우후죽순 생겨났던 것처럼 ‘누누티비’ 같은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가 활개를 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김용희 경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홀드백 법제화의 취지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하지만, 아직 그에 대한 기대효과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장의 자율적인 흐름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바꾸려고 시도할 경우 시장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을 비롯한 비슷한 취지의 법들이 실제 기대한 효과를 가져왔는지, 그게 아니라면 오히려 음성적인 것들을 양산하는 결과만 낳지 않았는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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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els

“홀드백은 최소한의 장치, 근본 대책 아냐”

전문가들은 영화산업 및 극장산업 부진의 원인이 OTT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홀드백이 영화산업 회복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팬데믹 같은 유례없는 외부 리스크가 발생하고 OTT가 일상화하는 동안에도 '범죄도시' 시리즈, '아바타: 물의 길', '서울의 봄' 등은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영화계 내부에서도 홀드백 법제화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박근수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는 “홀드백을 6개월로 의무화한다고 해서 극장을 찾지 않던 관객들이 다시 극장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며 “홀드백은 최소한의 장치로만 남겨두고,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OTT 업체들이 내는 망 사용료에서 일정 비율을 떼서 영화발전기금에 충당하는 등의 방식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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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커머스' 날개 단 네이버, 연매출 9조원 돌파 “주가 회복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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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난해 매출 9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콘텐츠‧커머스가 호실적 견인, 커머스 매출 전년 대비 41’.4%↑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주춤, 다만 증권가 전망은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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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연 매출 10조원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해 콘텐츠와 커머스(상거래)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 장기화를 비롯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전 등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주가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네이버 주가가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웹툰과 포시마크가 이끈 최고 실적

2일 오전 네이버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6% 뛴 9조6,70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 증가한 1조4,888억원이다. 특히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은 18.4% 늘며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인 2조1,338억원을 찍었다. 

호실적을 견인한 핵심 사업은 콘텐츠와 커머스다. 먼저 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2조5,466억원으로 2022년(1조8,011억원)보다 무려 41.4% 늘었다. 지난 2022년 미국 소비자간 거래(C2C) 플랫폼 업체인 포시마크를 인수한 효과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포시쇼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등 네이버와 포시마크 간 시너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진 것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포시마크가 EBITDA 기준으로 흑자를 냈을 뿐 아니라 매출, 거래액, 시장 점유율 등도 모두 늘었다. 아울러 자체 C2C 플랫폼인 크림의 수수료율을 인상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콘텐츠 부문도 IP(지식재산권) 매출 및 글로벌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웹툰 콘텐츠와 IP 매출 성장, 스노우 등의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지난해 1조7,330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1조2,615억원)보다 37.4% 성장했다. 특히 웹툰은 지난해 4분기에만 글로벌 통합 거래액 4,44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3% 성장한 수치다.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웹툰은 4분기에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되며 2023년 연간 EBITDA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는 지속적인 리소스 효율화, 크로스보더 콘텐츠 확대, 신규 BM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영화와 K-드라마 작품 다수의 원작이 웹툰이다. IT 업계가 네이버 콘텐츠 부문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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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지난해 부문별 세부 실적/출처=네이버

서치 플랫폼 부문은 비중 축소, 커머스 확장 위한 전략

반면 네이버의 캐시카우인 서치 플랫폼(검색·광고) 매출은 2조5,891억원으로 2022년(3조5,680억원)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총 매출 중 비중은 오히려 2022년 43%에서 37.1%로 줄어들었다. 네이버 서치플랫폼 매출 비중이 처음 줄어든 건 지난해 상반기로, 2020년 상반기 54.42%에서 2021년 49.92%, 2022년 45.1%, 올해 37.6%로 꾸준히 축소됐다. 커머스 매출 비중이 2020년 상반기 20.05%에서 올해 상반기 26.4%로 약 6%p(포인트) 커졌고, 콘텐츠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8.48%에서 17.70%로 두 배 이상 확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치플랫폼 매출 비중은 줄었지만, 규모는 지속 확대됐다.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매출은 2020년 상반기 1조3,229억원에서 2021년 상반기 1조5,787억원, 2022년 상반기 1조7,554억원, 올해 상반기 1조7,62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커머스 매출도 2020년 상반기 4,87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2,388억원으로 3배가량 뛰었고, 콘텐츠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063억원에서 8,318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로 네이버는 다양한 부문에서 균형 있게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경기에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광고 매출의 비중을 줄이고 싶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이버 직원은 "약 3년 전부터 내부에서 광고 쪽보다 커머스 쪽에 리소스를 집중하는 분위기였다"며 "경영진이 광고에서 더 이상 큰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소폭 상승에 그쳐, 올해 부진 털어낼까

다만 네이버 주가는 호실적 발표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일 오전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5.68% 상승한 2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1년 한때 46만원을 돌파했던 네이버 주가는 2022년 15만원대까지 추락한 뒤 지난해에도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초반 사이를 횡보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2일 22만7,500원에서 지난달 31일 20만500원까지 내리면서 20만원선이 위태하기도 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매수세가 위축된 데다, 글로벌 증시에서 기술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 강민석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 3월 금리인하 가능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AI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했다”며 “다만 국내 증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인 중국 증시와 커플링(동조화)되면서 하방압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네이버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점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네이버는 유럽의 AI 전략 민관 싱크탱크인 ‘유럽 AI 연합’에 가입하면서 현지 시장 진출에 닻을 올렸다. 미국·중국 기업이 아닌 제3의 선택지를 원하는 유럽에서 한국 AI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등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2C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바X에 대한 실망감은 이미 시장에서 소화가 됐다고 판단한다”며 “네이버가 보유한 광고, 커머스, 페이먼츠,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AI 접목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2024년에도 AI가 정보기술(IT) 산업 및 주식 시장의 주요 이슈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AI 관련 준비를 가장 잘하고 있는 회사라고 판단된다”며 “곧 있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같은 빅테크 컨퍼런스를 통해 AI는 다시 한번 부각될 것이며, 비즈니스 모델이 공개되고 매출이 발생하면서 관련 모멘텀도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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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美 의회서 혼쭐, 온라인 아동 성착취 피해 사과

마크 저커버그 美 의회서 혼쭐, 온라인 아동 성착취 피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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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의원 "의도 없었어도 결과적으로 당신 손에 피 묻혀"
페북 아동 성착취 콘텐츠 논란, 저커버그 "피해 가족에 사과"
청문회 단골 손님 '빅테크 CEO'들, 표심 잡기 목적이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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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2019년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C-SPAN 생중계 캡처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상 아동 폭력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는 SNS 플랫폼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적 착취를 방치하고 있다며 플랫폼 CEO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청문회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스냅챗 에번 스피겔, 틱톡 추쇼우즈, 엑스(X·옛 트위터) 린다 야카리노, 디스코드 제이슨 시트론 CEO가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피해 아동들의 부모들도 자녀 사진을 들고 자리를 함께 했다.

“SNS가 사람 죽인다", 고개 숙인 저커버그

이날 의원들은 CEO들을 향해 어린이들이 온라인에서 성학대 등 다양한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며 각 플랫폼은 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피해를 입은 아동들의 증언이 담긴 영상 및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도 상영됐다. 이 가운데는 성폭행범에게 돈을 갈취당하고 목숨을 끊은 피해자의 이야기도 담겼다. 특히 청문회에서는 전 세계 약 20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저커버그 CEO에 대한 질타가 집중됐다.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학대물 신고는 지난해 사상 최고(약 3,600만 건)를 기록했는데 이 중 페이스북에서만 2,000만 건이 넘는 성학대물이 신고됐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저커버그를 향해 “당신들이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것은 알지만, 결과적으로 당신들은 손에 피를 묻혔다”며 “당신들이 가진 것은 사람들을 죽이는 플랫폼”이라고 강력 비판해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공화당 조쉬 하울리(미주리주) 의원은 저커버그 CEO를 일어서게 한 뒤 자녀 사진을 들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당신의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나"라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당신의 제품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며 "피해 가족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가족들을 향해 돌아선 뒤 “당신들이 겪었던 모든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또 “아동 보호를 위해 한 부분의 서비스를 개선하면, 범죄자들은 다른 곳을 파고든다.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충을 호소하면서도 “그러한 일은 그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추가 대응을 약속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스냅챗의 스피겔 CEO는 미성년자가 스냅챗에서 마약을 산 뒤 사망한 사례가 언급되자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틱톡 추쇼우즈 CEO는 올해 어린이의 안전과 보호에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고, X의 야카리노 CEO는 최근 초당적으로 입법이 추진 중인 '아동 성 학대 방지법안'(STOP CSAM Act)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침묵을 지키고 있던 피해자 가족들은 상원 의원들이 청문회 말미에 "최종적으로 해당 기업에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하자 박수를 보냈다.

빅테크 대상 청문회, 순기능 있지만 ‘정치쇼’ 목적도

저커버그 CEO가 미국 청문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데이터 유출 사태로 인해 페이스북 설립 이후 처음으로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진땀을 흘린 바 있다. 역대급 데이터 스캔들로 불리는 CA 사태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영국 데이터 분석기업 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성향을 분석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제공한 사건이다. 이용자 몰래 페이스북 친구 목록, 좋아요를 누른 항목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유권자 성향 분석에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파장이 인 바 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리브라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시 한번 집중 포화를 맞았다.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사업 계획을 듣기 위해 마련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다. 당시 하원 의원들은 리브라의 위험성을 추궁함과 동시에 독점적 시장 지위로 인한 페이스북의 폐단, 정치 광고 허용 등을 꼬집으며 저커버그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이에 저커버그는 "미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는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며 사업에 반대하는 하원 의원을 설득했지만 끝내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에 불려가 정부 주도의 규제보다는 기업 자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빅테크 기업의 CEO들이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돼 혹독한 질타를 당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국의 이득을 위한, 또는 빅테크와 정치 간 전쟁에 새로운 화젯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청문회 목적이 성공한 CEO들의 평판을 깎아내리거나 선거에서 대중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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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인간 뇌에 컴퓨터 칩 이식 성공”, 갈 길 먼 ‘아바타’의 꿈

일론 머스크 “인간 뇌에 컴퓨터 칩 이식 성공”, 갈 길 먼 ‘아바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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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 개발 ‘텔레파시’ 첫 이식 
학문적 수준에 그쳤던 BCI, 2020년대 들어 비약적 발전
윤리적 문제 해소 및 안전성 확보는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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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의 뇌 이식 칩/사진=뉴럴링크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복잡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이같은 기술을 통해 인류의 수명을 기록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2만2,000명에게 이식하는 게 목표”

머스크는 29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뉴럴링크가 어제 뇌 임플란트 이식에 처음 성공했으며, 이식받은 환자는 현재 잘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뉴럴링크의 첫 뇌 임플란트의 이름은 ‘텔레파시(Telepathy)’”라고 소개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이식받은 자의 생각만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포함한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머스크는 텔레파시를 소개하며 “스티븐 호킹이 속기사나 경매인보다 더 빠르고 능숙하게 의사소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은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로, 21세에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굳어버린 몸으로 50년 넘게 학업과 연구를 계속한 인물이다. 2018년 사망한 호킹은 생전에 인텔에서 지원해 주는 음성 합성 도구로 의사소통을 했으며, 이 때문에 사람의 뇌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신기술에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이다. 설립 이후 줄곧 사람의 뇌에 이식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뇌 임플란트’ 개발에 주력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해당 기술에 대한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후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임상 시험 참가자를 모집했고, 곧바로 첫 환자 수술에 착수했다.

뇌 임플란트는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뉴런’이라는 명칭으로 익숙한 뇌 신경세포는 전기적 신호를 통해 신체를 움직이기도 하고, 주변의 상황을 인식하는 등 명령을 내린다. 이때 뉴런에는 일종의 패턴이 나타나게 되는데, 뉴럴링크의 기술은 이같은 패턴을 해독해 컴퓨터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뉴럴링크는 이번 임상 시험을 위해 척수 손상 등 요인으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환자 또는 루게릭병 환자를 모집했다. 뉴런의 패턴을 읽어 복잡한 기기를 조작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이 착용하는 로봇용 팔이나 다리 등을 조작하는 단계부터 단계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뉴럴링크는 올해 11명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27명, 2026년에는 79명의 뇌 임플란트 수술을 계획 중이다. 향후 2030년까지 2만2,000건의 수술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머스크는 “머지않아 미래에는 뇌 임플란트가 시력 감퇴를 교정하는 라식·라섹처럼 흔한 수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환상’에서 눈앞의 ‘현실’로

영화 '매트릭스', '아바타' 등에서 다뤄진 바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컴퓨터로 사람의 생각을 읽고, 이를 통해 기기를 조작하는 기술이다. 2004년 브라운대학교에서 뇌과학을 연구하던 존 도너휴 교수는 강도에게 습격받아 척수가 마비된 전 미식축구 선수 매튜 네이글에게 ‘브레인게이트(BrainGate)’를 이식하며 BCI를 처음 시도했다. 당시 네이글은 브레인게이트를 이용해 컴퓨터를 조작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험은 성과보다 과제를 더 많이 남긴 채 종료됐다. 직경 1㎝ 안팎의 굵은 전선들이 환자의 머리에서 컴퓨터까지 연결돼야 했고, 컴퓨터의 크기도 상당했다. 주어진 공간에서만 활용이 가능한 것은 물론, 정확도 역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20년 가까이 학문적인 수준에만 그쳤던 BCI 기술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의 뉴럴링크를 비롯해 프리시전뉴로사이언, 블랙록뉴로테크, 싱크론 등 다수의 기업이 연이어 기술 고도화에 성공하면서다. 프리시전뉴로사이언의 경우 뉴럴링크보다 앞서 BCI 장치의 뇌 이식에 성공했고, 블랙록뉴로테크는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을 개발했다. 또 한때 뉴럴링크가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싱크론은 뇌졸중으로 언어 기능을 상실한 환자의 생각을 읽은 후 문장으로 전환하는 AI 모델 스텐트로드(stentrode)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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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 연구진이 인공 뇌에 칩 이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럴링크

안전성 확보 전까진 상용화 어려워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각종 질병 치료를 넘어 인류의 수명을 기록적으로 늘리고, 영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머스크와 뉴럴링크의 자신감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최근 들어 BC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인간의 뇌는 아직 해석되지 않은 영역이 더 많아 인간과 기기의 완전한 동기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인간의 뇌에 접근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거치지만, 이 과정에서 대두되는 윤리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뉴럴링크는 2016년 설립 이래 꾸준히 동물 실험을 진행해 왔는데, 미국 의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뉴럴링크의 실험에 동원된 원숭이들은 칩 이식 후 마비와 발작, 뇌부종 등 각종 부작용을 겪거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동물이 총 1,500마리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많은 생명을 희생한 실험에서도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뉴럴링크에서 퇴사했다고 밝힌 한 신경외과 의사는 지난달 30일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와의 인터뷰에서 “뉴럴링크의 실험 과정 중 뇌에 이식된 칩을 통해 전극이 전해질 때마다 뇌세포에 손상이 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기술이 진짜 사지 마비 환자를 돕는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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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허위 정보 '예방접종', 검열 없이 '정보 면역력' 높이다

[해외 DS] 허위 정보 '예방접종', 검열 없이 '정보 면역력'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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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허위 정보의 확산을 가장 큰 위험으로 지목
허위 정보 연구 반대 측, "언론의 자유 위협해!"
반면 정보 분별 향상법 제시한 허위 정보 연구 결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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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글로벌 위험 보고서'(Global Risks Report)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허위 정보의 확산을 꼽았다. 올해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40억 명 이상이 각 나라의 주요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보고서는 지금이야말로 전 세계가 허위 정보와 이를 유포하는 자들에 대비해야 할 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허위 정보 연구,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가?

일각에선 이 보고서의 결론을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WEF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미국의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는 1,500명에 가까운 WEF의 전문 컨설턴트들을 '바보'로 규정했고, 일론 머스크는 WEF의 의제와 상충하는 모든 것을 허위 정보로 치부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허위 정보'라는 용어가 주관적이고 모호하며 편향적이라는 논점을 고수하고 있었다.

물론 대중의 믿음이 진실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젊은 층의 5명 중 1명은 홀로코스트를 신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지 몇 년 후, 대중의 42%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었다. 심지어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의 위험성이 백신의 이점보다 크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이런 허위 정보의 확산을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내버려둬야 할까?

대중의 잘못된 믿음은 곧 그들의 신념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민주주의를 위협하거나, 공중 보건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킨다. 따라서 허위 정보 연구에 반대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욱적 행위가 아니라, 대중의 분별력을 약화하는 시도로 해석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허위 정보는 대중에게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 피한 공화당 유권자 사망률 증가

대중의 잘못된 믿음은 대개 소셜 미디어나 정치적 행위자가 다른 채널을 통해 퍼뜨린 허위 정보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양상은 코로나19 백신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처음에는 백신의 빠른 개발과 배포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지만, 공화당 정치인과 보수 세력이 백신의 신용을 떨어뜨리려고 시도하면서 백신은 빠르게 정치적으로 양극화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폭스 뉴스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위 사실을 자주 보도한 것이 시청자들의 백신 접종률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보다 백신을 접종할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백신에 관한 허위 정보는 당파적 차이에 따른 높은 사망률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유권자의 사망률이 같았지만, 백신이 널리 보급된 이후에는 공화당 유권자의 사망률이 민주당 유권자보다 최대 43% 더 높았던 것이다. 이 격차는 백신 접종자 비율이 가장 낮은 카운티에서 가장 컸고, 백신 접종자 비율이 가장 높은 카운티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미국에서 백신 허위 정보의 주요 피해자가 공화당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허위 정보 연구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사람이 공화당원인 오하이오주 짐 조던(Jim Jordan) 하원의원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의 캠페인은 부분적으로 온라인 음모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예를 들어 연구자들이 국토안보부와 공모하여 2020년 선거 기간 동안 2,200만 개의 트윗을 검열했다는 음모론이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분석을 위해 이러한 트윗을 수집했을 뿐이며, 그중 약 3,000개(약 0.01%)만이 트위터 이용약관 위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표시됐었다. 허위 정보 연구 커뮤니티는 조던의 캠페인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정보 분별력 향상'으로 이어진 허위 정보 '예방접종' 연구 결과

조던은 언론의 자유를 기치로 내걸고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홀로코스트 부정과 같은 명백한 이슈와 관련된 허위 콘텐츠에 대해서는 미국 대중의 초당적 지지가 있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진실 또는 거짓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정보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해결책은 허위 정보 연구자를 고소하거나 괴롭히거나 검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다.

허위 정보 연구자들은 검열의 위험이나 다른 사람의 언론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기법 중 하나는 사람들의 정보 분별력을 높이는 '예방접종'(inoculation)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 접종 또는 '프리벙킹'(prebunking)의 핵심은 '허위 정보에는 양질의 정보와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미 좋은 주장과 나쁜 주장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며,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일관성 없는 정보, 체리피킹, 희생양 삼기 등이 여전히 저품질 정보의 지표라는 것을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짧은 동영상으로 교육 정보를 제공하면 거짓 딜레마나 희생양 삼기 등 잘못된 정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작 기법을 더 잘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에서 시작된 해당 동영상 교육은 몰입하기 쉬운 상황 예시와 키워드로 청취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허위 정보 확산이 미디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시대지만, 반대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유용한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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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공실률 늘어난다더니”, 제한된 공급에 부담만 늘었다

“오피스 공실률 늘어난다더니”, 제한된 공급에 부담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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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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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구 오피스 공실률 1.97%
실질임대료 20% 뛰며 임차인 부담 늘어
상반된 기업 문화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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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 속에서도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2% 미만의 매주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한된 공급과 금리 상승, 물가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이같은 결과를 불러온 가운데, 일각에선 한동안 낮은 수준의 공실률이 이어지며 강남 등 중심 업무 지역 내 오피스 임대료도 높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전 지역 오피스 공실률, 자연 공실률 5% 한참 밑돌아

1일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기관 에이커트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지역 사무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1.96%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꾸준히 자연 공실률 이하를 유지한 것으로, 통상 사무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5% 안팎을 자연 공실률로 본다.

권역별 공실률에서는 종로구·중구가 1.37%로 가장 낮았으며, 영등포구 여의도동이 3.80%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97%로 서울 전체 공실률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고, 외곽 지역에서는 분당·판교가 0.07%의 매우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영등포구의 상대적으로 높은 공실률은 과거 MBC 부지를 복합 개발한 앵커원 빌딩의 공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총 32층 높이에 연면적만 5만7,800㎡(약 1만7,484평)에 달하는 앵커원 빌딩은 지난해 11월부터 세입자를 들였다. 시장에서는 해당 물건이 충분히 소화된 후에는 인근 공실률이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서울 지역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공실률을 유지하는 원인으로는 2020년 이후 사무용 부동산의 공급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 꼽힌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 지역 사무용 부동산 공급량은 연평균 85만9,504㎡(약 26만 평)로 이전 10년(2011년~2020년) 연평균(128만9,256㎡·약 39만 평)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제한됐던 사무용 부동산 공급은 올해를 기점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에서 인허가 완료 및 공사를 진행 중인 건물 가운데 2024년~2028년 입주를 앞둔 사무용 부동산은 연평균 104만4,628㎡(약 31만6,000평)로 종로구·중구 등에 밀집됐다. 다만 치솟는 공사비와 금리 상승 등 공사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많아 이와 같은 공급 예정 물량이 모두 시장에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당수의 중소·벤처기업이 문을 닫거나 재택 및 하이브리드 근무에 접어들며 사무용 부동산 공실률이 치솟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낮은 수준의 공실률이 이어지며 임대료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금리와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대료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021년 3분기를 기점으로 급등했다. 당시 전년 동기 대비 3.9%에 그쳤던 실질임대료 상승률은 2023년 2분기에는 20%까지 치솟았다. 많은 임차인이 시장을 떠나며 공실률이 늘고, 그 결과 남은 수요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임차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담은 훨씬 커진 셈이다.

한정된 물건에도 특정 지역에 밀집된 수요

전문가들은 뉴욕, 런던, 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치솟는 공실률과 달리 서울 사무용 부동산이 유독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기업의 근무 문화 차이를 꼽았다. 해외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는 등 사무용 부동산의 수요가 급감했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국내 회사들은 팬데믹 종료와 함께 다시 오프라인 사무실 운영에 나서며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근로자들은 1주일에 약 3.5일 회사로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30%가량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한국 직장인의 월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1.6일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캐나다(6.8일), 영국(6일), 미국(5.6일)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인 것은 물론, 인근 국가인 일본(2일), 대만(2.8일)보다도 적은 재택근무 일이다.

나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수요도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를 이끄는 요소다. 사업 운영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교통 등이 용이한 지역으로 기업들이 몰리면서 해당 지역의 매물을 남김없이 소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구에서 사무실을 운영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신생 기업이나 중소 규모의 기업들은 사무실 이전이 회사의 위상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면이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강남 사무실 수는 한정돼 있는데 나가려는 기업은 적어 지금과 같은 공급 제한 상황에서는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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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뒤집어 쓴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확정에도 시장은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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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속 깃발 꽂은 스테이지엑스, 최종 입찰액 '4,301억원'
재무 건전성 논란에도, "2024년엔 흑자로 턴어라운드할 것"
여전한 '승자의 저주' 우려, 스테이지엑스 역량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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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주도 컨소시엄)가 5G 28㎓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됐다. 4,30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은 결과다. 경매 낙찰 소식에 스테이지엑스 측은 축배를 터뜨리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통신 3사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한 주파수를 당시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주고 사들인 셈이기 때문이다. 주파수 낙찰에 따른 부가 사업을 스테이지엑스가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계자들조차 반신반의하는 모양새다.

5G 28㎓ 주파수 경매 종료, 스테이지엑스 최종 낙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울청사에서 진행한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찰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와 함께 2파전을 벌이던 마이모바일 컨소시엄은 경매 막바지까지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50라운드를 채우고도 경매 포기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후 7시부터 밀봉 입찰이 이뤄졌다. 결국 742억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이날 4,301억원까지 치솟았다. 입찰액이 경매 시작가의 4.8배까지 오른 셈이며, 이는 이전 경매에서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를 낙찰한 가격(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주파수 할당에 대한 과열 경쟁이 일어난 원인은 제4통신사 지위에 대한 매력도 증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찌감치 해당 주파수 낙찰자에 제4통신사에 준하는 대우를 하겠다고 얘기해 왔다.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과 세액 공제도 제시했다. 기업 입장에서 급격히 낮아진 진입 장벽을 무시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경매 결과를 통해 스테이지엑스는 정부로부터 제4통신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할당 대상 법인이 이른 시일 내 주파수 할당 통지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마무리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파이브에 우려 목소리도, '재무 건전성'이 쟁점

주파수 할당을 확정받은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해 설립한 신규 법인으로, 현재로써 약 8,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통신 3사 외의 통신사가 새롭게 나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무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독점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 부가가치를 높게 봤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선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도전에 불안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기업에 주파수 할당 후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만한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언론 매체는 "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2022년 매출액 271억8,365만원, 영업손실 55억4,859만원을 달성하며 적자 지속을 이어왔다"며 "2022년 기준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당시 부채가 2,000억317만원이었단 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1억2,888만원 남짓 남은 게 전부라는 점 등도 짚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불안정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며 재무 건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피력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상환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 건을 제외하면 일반기업회계 기준으로도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다"라며 "2022년 상장 신청을 위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했다. 그동안 신주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회계처리가 일반기업 회계 기준으로 자본 항목이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선 부채 항목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평가손실에 불과한 항목을 두고 과대 해석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그러면서 "상장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 건은 국내외 대다수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투자 형태로, 상환전환우선주 평가 시 발행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부채 인식 금액이 커지게 된다"며 "해당 부분은 상장전환우선주 투자 금액이 클수록 기업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재정비는 이미 마쳤다. 2024년엔 영업이익을 100% 개선하며 흑자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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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dobe Stock

출혈경쟁에 짙은 '상처', 제4이통사 사업성 챙길 수 있을까

다만 스테이지파이브의 재무 건전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주파수 할당 자체에 예상 밖의 큰 비용 지출이 일어난 상황이니만큼 스테이지파이브 입장에서도 재정적 타격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에 스테이지엑스가 내놓은 입찰액은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를 가져갔을 때보다도 더 비싼 금액이다. 예상치 못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제4이통사의 허물이 '왕관'으로 둔갑한 탓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4통신사 진입 부담을 덜어주겠다면서 경매 최저가를 기존 낙찰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준 보람이 없어졌다”고 한탄했다. 결국 제4이통사 사업 추진에 가장 중요한 축으로 꼽히던 '사업성 및 수익성 보전'의 의미가 사실상 퇴색됐단 것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주파수 대금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제4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온라인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 구조 혁신과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 절감 측면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으리란 게 스테이지엑스의 입장이다. 그러나 관건은 현실성이다. 일단 스테이지엑스는 당장 올해 총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납입해야 하며, 3년 안에 의무 구축 수량인 28㎓ 기지국 6,000대도 구축해야 한다. 5G 28㎓ 기지국의 구축 비용은 대당 2,000만~3,000만원에 이른다. 장비 구매 및 구축 비용을 합치면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하단 의미다. 통신 3사마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3년간 약 2,000대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스테이지엑스가 정부의 눈에 찰 만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시장의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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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오프라인 꺾은 이커머스, 이제는 '2차전'이다

사상 최초로 오프라인 꺾은 이커머스, 이제는 '2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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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이겼다" 온라인 유통업체, 지난해 매출 비중 50.5% 기록
아슬아슬한 오프라인 시장, 체험형 콘텐츠 앞세운 차별화로 '반격'
성장 전략 뒤집는 이커머스 업체들, 시장 상황 고려한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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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이 사상 최초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이 50.5%로 전년 대비 1.3%포인트(P)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지던 유통업계 내 접전이 치열했던 '1회전'을 마무리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차후 각 업계가 시장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전략을 채택, 본격적인 '2회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코로나19가 유통업계에 몰고 온 변화

온라인 유통업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 바람'을 타고 매섭게 성장해 왔다.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2021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급성장하며 186조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쿠팡의 매출은 54% 폭증했다. 감염 우려로 대면 활동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장보기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려든 결과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률은 엔데믹에 접어들며 점차 꺾이기 시작했다. 엔데믹 흐름이 본격화한 2022년 12월,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49.2%로 전월 대비 2.2%포인트 감소했다. 2020년 18.4%, 2021년 15.7%에 달하던 매출 성장률도 2022년 4.3%까지 미끄러졌다. 이는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성장률(8.9%)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업계는 '성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주요 소비층 변화, 물류 환경 발전 등에 힘입어 새로운 발판을 다졌고, 결국 처음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꺾는 데 성공했다. 반면 2022년 엔데믹 전환과 함께 '반짝 성장세'를 보였던 오프라인 업계는 다시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22년 8.9%에 달했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3.7%까지 하락했다. 엔데믹의 영향으로 좁아졌던 성장 격차가 재차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입지 지켜라" 각 업계의 생존전략

근소한 차이로 온라인 유통업계가 우세한 입지를 점한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본격적으로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집객을 위해 오프라인 환경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경험을 앞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 월계점을 시작으로 일부 매장을 미래형 매장 '더타운몰'로 전환하고 있다. 더타운몰은 단순 소매 판매를 넘어 △실내 스마트팜 △SSG 랜더스 광장 등 다수의 체험형 콘텐츠를 담은 복합 문화공간이다.

백화점 역시 단순 쇼핑몰을 넘어선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예술품 전시 등 고품질의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집객 효과를 내는 전략이다. 일례로 더현대 서울 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알트원'은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 등 유명 예술가의 전시를 개최하며 수많은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퐁피두 센터와 협업, '기쁨의 화가' 라울 뒤피의 특별전을 개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반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현재 처한 '시장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더 이상 '적자 구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무조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쿠팡식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11번가는 다음 달부터 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오픈마켓 판매자들로부터 서버 이용료를 받을 예정이며, 컬리는 협력사들의 대금 정산 주기를 납품일에 따라 변경, 현금 유동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했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기업 큐텐과 계열사(티몬·위메프·인터파크 커머스) 역시 지난해 서버 이용료를 인상하며 본격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각 업계가 상황에 알맞은 전략에 힘을 기울이며 입지 확보를 위한 새로운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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