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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마련까지 나서" 테라팹 구축 '총력전' 착수한 머스크, 비관론 꺾으려면 수율로 경쟁력 입증해야

"장비 마련까지 나서" 테라팹 구축 '총력전' 착수한 머스크, 비관론 꺾으려면 수율로 경쟁력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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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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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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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라팹 프로젝트로 '연산력 자립'에 박차
인텔과의 협력 공식화한 데 이어 반도체 장비 기업들과도 접촉
수율로 판가름 나는 반도체 경쟁력, 여론 뒤집을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인텔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공식화한 데 이어,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과도 줄줄이 접촉하며 자체 반도체 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머스크 CEO의 구상에 대한 비관론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으며, 이 같은 시선을 뒤집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수율 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테라팹 건설 구상

16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CEO의 테라팹 팀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도쿄일렉트론(TEL), 램리서치 등 세계 3대 반도체 장비사와 접촉해 장비 견적과 인도 시기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테라팹 팀은 포토마스크, 기판, 식각(Etcher), 증착(Depositor), 세정 장비 등 반도체 제조 전 공정 장비의 견적을 일괄 요청했으며, 우선순위 공급을 조건으로 제시된 견적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테라팹 팀은 반도체 생산 파트너인 삼성전자에도 지원을 요청했으나,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테슬라 파운드리 공장 내 생산 능력 확대를 역제안했다고 전해진다.

머스크 CEO는 장비 확보를 넘어 테라팹을 움직이기 위한 인력 고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테라팹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내면서 막대한 연봉을 제시한 바 있다. 일례로 반도체 시스템온칩(SoC) 개발 엔지니어의 경우 연간 8만8,000달러(약 1억3,250만원)에서 24만8,000달러(약 3억7,000만원)에 달하는 급여가 지급되며, 추가 주식 보상까지 받게 된다. 이전부터 치열했던 글로벌 반도체 인력 쟁탈전에 재차 불이 붙은 것이다.

테라팹은 머스크 CEO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건설 중인 종합 반도체 기지로, 설계부터 생산, 테스트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띤다. 해당 시설에서는 테슬라 자율주행차 및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적용될 저전력 추론칩 및 우주 환경에서 구동되는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머스크 CEO가 내건 목표는 테라팹을 통해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연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번스타인 등 주요 투자은행(IB) 분석가들은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는 데 최소 5조 달러(약 7,364조원)에서 최대 13조 달러(약 1경9,14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비현실적이다" 시장선 비관론 팽배

시장에서는 테라팹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론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첨단 파운드리 경험이 전무한 기업이 수행하기에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지나치게 거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테슬라는 지금까지 삼성전자 등 외부 파운드리 기업에 자체 설계 칩의 생산을 맡겨 왔으며, 머스크 CEO가 앞세운 1테라와트의 연산 용량은 전 세계에서 1년간 생산되는 컴퓨팅 파워(약 20GW)의 5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에 더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양산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다만 머스크 CEO는 이러한 비관적 시각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여러 기업이 칩 생산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만들거나 스페이스X 수준의 규모를 달성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 공정이 극도로 복잡하다는 점은 인정하나, 스페이스X를 앞세워 로켓 과학을 선도하는 머스크 CEO에게 있어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두 개의 별도 팹이 각각 단일 칩만 생산하도록 프로젝트를 설계했으며, 이 같은 단순한 구조가 기존 파운드리보다 더 효율적이고 통제하기에 용이하다고 자신했다.

이 같은 머스크 CEO의 구상에 동조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 7일 X 공식 계정을 통해 “스페이스X, xAI, 테슬라와 함께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리콘 팹 기술을 재구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인텔의 협력은 자체 18A(1.8nm) 공정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테라팹 프로젝트가 인텔 파운드리 부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과, 인텔의 18A 공정 수율이 아직 60% 안팎에 불과한 만큼 단기간 내 관련 계획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테라팹 프로젝트 로고/사진=테슬라

'수율의 벽'이 시장 입지 좌우

이처럼 머스크 CEO가 자체 반도체 생산에 힘을 쏟는 것은 AI 시대 속 연산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xAI의 AI 모델 개발, 스페이스X의 우주 인프라 구축 등 머스크 CEO가 영위하는 사업 대부분은 막대한 칩을 필요로 한다. 이런 가운데 테라팹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머스크 CEO는 자신의 산업 생태계에 연산력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AI 인프라 및 컴퓨팅 파워를 직접 통제하며 첨단 산업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향후 관건은 테라팹이 시장이 납득할 만한 수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다. 수율은 웨이퍼에서 생산된 전체 칩 가운데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 양품의 비율로, 반도체 공정의 생산 효율과 직결되는 지표다. 초기 수율이 제품 성공과 시장 지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정도다. 수율이 높으면 동일한 원가로 더 많은 양품 확보가 가능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며, 반대로 수율이 낮으면 생산량을 늘려도 실질 출하량이 제한되고 첨단 공정일수록 손실 규모가 커진다.

수율 확보에 실패해 시장 경쟁에 난항을 겪는 기업도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다. 현재 SMIC의 5nm 공정 수율은 약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제재로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입이 차단되며 첨단 공정 발전이 지연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SMIC가 2nm 선단 공정 등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율을 기록한 TSMC·삼성전자 등과 단기간 내 경쟁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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