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경쟁 격화” 앤스로픽에 VC 투자 요청 쇄도, 오픈AI 기업가치 코밑 추격
“AI 패권 경쟁 격화” 앤스로픽에 VC 투자 요청 쇄도, 오픈AI 기업가치 코밑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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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0억 달러 달성하며 급성장 미국 기업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 오픈AI와 주도권 놓고 경쟁 격화

오픈AI에서 이탈한 연구진들이 설립한 앤스로픽이 기업가치면에서 오픈AI를 앞설 기세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1,00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제안받으며 스타트업 몸값의 새 역사를 썼다.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사의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 2개월 만에 몸값 두 배 이상 폭등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앤스로픽은 다수의 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로부터 8,000억 달러(약 1,186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자금 조달 제안을 받았다. 이번에 제시된 기업 가치 평가액은 지난 2월 300억 달러(약 44조5,000억원)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프리머니(투자 전 기업가치) 3,500억~3,800억 달러(약 515조~560조원)를 두 배 이상 웃돈다. 이는 또한 오픈AI가 이달 1일에 있었던 펀딩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8,500억 달러(약 1,260조원)에 거의 근접하는 가치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제안이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미리 지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대단히 강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앤스로픽의 몸값 성장 중심에는 코딩 도구 수요가 있다. 양사에 모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오픈AI의 최근 투자 라운드를 정당화하려면 상장 시 기업가치가 최소 1조2,000억 달러(약 1,800조원)에 달해야 한다고 봤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재 3,800억 달러(약 560조7,000억원) 수준인 앤스로픽 가치가 오히려 저평가됐다는 시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는 세컨더리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앤스로픽 지분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며 사실상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반면, 오픈AI 지분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와 실제 투자 수요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특히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앤스로픽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스로픽은 최근 연간 반복 매출(ARR)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작년 말 90억 달러(약 13조3,500억원)에서 세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환산 매출도 140억 달러(약 20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지난 3년 동안 매년 1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시장의 기대를 확신으로 바꿨다.
핵심 동력은 '클로드 코드'
이는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용(Enterprise) 고객 시장에서 '클로드(Claude)' 모델이 확고한 지지를 얻으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결과다. 핵심 제품인 클로드는 코딩, 보안, 자동화 등 다양한 기업용 업무를 지원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차세대 모델 ‘클로드 미소스(Claude Mythos)’는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능과 강력한 코드 분석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앤스로픽의 매출 증가 속도는 과거 닷컴 버블이나 모바일 혁명 당시의 성장 곡선을 압도한다"며 "기업들이 코딩부터 사이버 보안까지 업무 전반에 앤스로픽의 도구를 도입하면서 실질적인 현금 흐름이 창출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움직인 동인"이라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거물급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성장의 기반이 됐다. 지난 2월 라운드는 GIC와 코투(Coatue)가 주도했으며, 블랙록, 골드만삭스 같은 금융 리더들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까지 참여해 앤스로픽의 기술적 우위를 증명했다. 고객 기반 역시 견고하다. 포춘 10대 기업 중 무려 8곳이 이미 클로드를 도입해 사용 중이며, 연간 100만 달러(약 14억8,0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고액 고객사가 500개를 돌파하는 등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지출 관리 플랫폼 램프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한 달 간 기업 AI 시장에서 앤스로픽의 점유율은 24.4%에서 30.6%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픈AI의 점유율은 약 46%에서 35.2%로 하락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3개월 내 앤스로픽이 기업 AI 시장에서 오픈AI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앤스로픽은 소프트웨어, 금융·보험, 전문서비스 등 AI 침투율이 높은 3개 산업에서 이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차 시장 거래 플랫폼인 캡라이트에서는 앤스로픽의 거래 가치가 이미 6,880억 달러(약 1,020조원)에 달해 3개월 전보다 75% 높아졌다.

코딩 에이전트 격돌, 앤스로픽 공세에 오픈AI 맞불
성장 가속도가 붙으면서 IPO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앤스로픽이 이르면 오는 10월 중 증시 상장을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스로픽이 상장을 준비하는 배경에는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있다. 회사는 향후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500억 달러(약 74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고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민간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공모시장 진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오픈AI와 앤스로픽은 보안 영역으로 경쟁을 확장하며 주도권을 쥐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7일 차세대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Claude Mythos Preview)를 공개했다. 범용 모델이지만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익스플로잇(공격 코드)까지 작성하는 능력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미토스 프리뷰는 내부 테스트에서 OpenBSD(27년)·FFmpeg(16년)·FreeBSD(17년) 등 주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수십 년간 묻혀 있던 취약점 수천 건을 자율적으로 발견했다. 악용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앤스로픽은 일반 공개 대신 MS, 엔비디아, 애플 등 핵심 기업을 비롯해 50개 조직에만 제한 배포하는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출범했다.
오픈AI는 정확히 일주일 뒤인 지난 14일 보안 특화 모델 ‘GPT-5.4-Cyber’를 제한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해당 모델은 GPT-5.4를 기반으로 하되, 보안 업무에 대한 거부 기준을 낮춘 것이 특징으로, 보안 전문가들이 악성코드 분석, 취약점 연구 등의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스코드 없이 컴파일된 소프트웨어를 분석해 악성코드, 취약점 등을 검토할 수 있는 ‘바이너리 역공학’(binary reverse engineering) 기능도 탑재됐다. AI 산업의 주도권을 건 전면전이 코딩·보안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양사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