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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T개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스탠퍼드 대학의 한국 AI역량 평가를 보면서

'AI≠IT개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스탠퍼드 대학의 한국 AI역량 평가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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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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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스탠퍼드 대학 인간중심AI연구소, AI Index에서 한국 AI역량 이집트, UAE와 동급 취급
'AI=IT개발'이라고 착각했던 정부 관계자들의 어리석은 예산 집행이 낳은 정책 실패
돈만 투입하면 해결되는 인프라, 건설 사업 아냐, 늦었지만 인재 양성부터 천천히
10년, 20년이 걸리더라도 A급 인재 길러낼 수 있도록 고교, 대학 교육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명문 스탠퍼드 대학의 인간중심AI연구소에서 발표한 2024년 전세계 AI지표(AI Index)에서 한국이 이집트, UAE 등의 중동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의 AI역량을 가진 국가로 발표됐다. 챗GPT의 밑바닥에 있는 '대형언어모델(LLM)' 같은 기초 모델을 한국이 만들어 내질 못했다는 것이 평가의 원인이다.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굳이 LLM을 만들 필요가 없어서 안 만들었다거나, 실제로 주요 기업들이 이미 상용화해서 쓰고 있는데 정보가 잘못 반영됐다는 둥의 변명들을 찾을 수 있지만, 업계 관계자 분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한국이 LLM 기초 모델은 커녕 AI라고 불리는 각종 계산과학 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심각하게 부족한 나라인데다, 정부의 AI정책마저도 지난 7~8년 동안 IT개발자를 위한 코딩 교육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AI=IT개발'이라고 믿고 있던 정부-학계-산업계-언론계 카르텔이 낳은 글로벌 AI 최하위 국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AI 기반 타깃마케팅 사업을 하겠다고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정부나 기업 프로젝트를 도전해봐도, 국내 주요 기관을 찾아가봐도, 'AI≠IT개발'이라는 상식이 제대로 받아들여진 경우를 찾기는 매우 힘들었다. 대체로 코딩 교육을 잘 하면 우리나라도 AI업계에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공대 및 IT학원가 홍보에 완전히 현혹된 분들이 정책 결정을 하고 있었고, 정부에서 발주되는 프로젝트들은 무조건 딥러닝이라는 계산법만 쓰면 인공지능이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처럼 착각한 프로젝트 요건들을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정신과 감정을 위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신 질환자를 99.9%를 찾아낼 수 있는 딥러닝 모델을 3천만원짜리 프로젝트로 발주했던데, 역량을 갖춘 관계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걸 딥러닝이라는 계산법으로 돌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그저 10개 남짓의 계산과학 계산법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이것저것 테스트해 봤더니 제일 잘 맞는 모델은 뭐였다는 학부 2학년 연습문제 수준의 논문이 버젓이 출판되고, 언론지상에 의료AI 연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당당하게 자랑하는 터무니 없는 정부-학계-산업계-언론계 카르텔이 돌아가고 있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 AI라고 알려진 계산과학 알고리즘들은 수리통계학, 컴퓨터과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들이 결합된 학문으로, 수학 및 통계학 훈련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리는 기고글도 장기간 써 왔고, 답답한 나머지 교육 기관을 운영하다가 지난 2021년부터는 국내 규제를 피해 스위스에 AI대학원을 설립했다. 그간 받았던 한국인 학생 약 70명 중 국내 주요대학 박사학위자 10명을 포함해 석·박사 학위자를 약 절반정도 받았지만, 교육 수준을 글로벌 명문대 학부 수준으로 낮춰 운영했던 AI 경영학 석사를 포함해도 졸업생이 8명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학계-산업계-언론계 카르텔을 넘어서, 아예 우리나라에 인재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고교부터 대학, 대학원까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저 70여명의 용기백배했던 학생들이 그렇게 좌절의 쓴 맛을 봤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무능이 낳은 결과, 따라잡는 데는 몇 년이나 더 걸릴까?

귀국 후 약 7년의 세월을 한국에서 보내는 동안, 한국이 지적인 인재를 길러내고 활용하는데는 굉장히 역량이 부족한 나라고, 기계를 사오거나 기술을 사와서 기계를 만드는 역량, 그런 기계를 기반으로 한 인프라를 구성하는 중앙집권 시스템은 잘 갖춰진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 한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다만, 기술 개발이라는 도전을 위한 고급 인재 양성 및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사회가 매우 부실한 사회 시스템을 갖고 있다보니, 통신 설비 같은 인프라 구성만 화려할 뿐, 정작 기술적인 역량을 쌓아올리기에는 어려운 나라라는 것이 보이더라.

비슷한 좌절을 겪은 많은 인재들이 한국으로 왔다가 다시 미국과 유럽 국가들로 유턴하기도 하고, 그간 국내에 들어와서 고생한 인재들이 겪은 좌절들을 듣고는 한국 귀국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경우들도 자주 전해 듣는다. 우리끼리는 한국 귀국 자체를 커리어 포기, 혹은 은퇴에 가까운 표현으로 취급할 정도가 됐다.

인프라를 따라잡는 것은 중앙집권 시스템을 갖고 있는 덕분에 그리 많은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보고서를 올려서 승인을 받는 상명하복식 문화권에서 속칭 "까라면 까"는 식의 사회 시스템 개발은 높은 확률로 효율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적 훈련을 받은 고급 인재를 양성하고, 그 인재가 사회 시스템을 혁신하는 도전이 성공할 수 있는 길 조차 열려있지 않은 나라에서 단숨에 글로벌 최상위권 기술 국가들을 따라잡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겉으로만 화려한 도전보다 내실 쌓는 데 집중해야

처음 귀국해서 'AI≠IT개발'이라고 열심히 설명하면서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에 강의를 나가보면, '특이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온갖 비난을 다 받기도 했고, 속칭 멍석말이 맹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벤처투자기관(VC)들을 찾아가면 AI한다고 하면서 개발자 아니라는게 말이 안 된다면서 개발자가 몇 명이나 있는 조직인지, 정부의 AI프로젝트들은 몇 개나 해 봤는지를 물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조직에서 벤처기업으로 인가를 받을 때도 개발자 숫자가 몇 명인지를 따졌지, 석·박 시절에 해외 주요 학회에서 발표했던 계산과학 논문들은 서류 심사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를 한다면서 기업 미팅을 갈 때마다 DT, DT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정작 AI를 이용한 DT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개발자들을 모아놓고 데이터베이스만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정부가 기업들의 DT에 막대한 지원금을 지급했고, 기업들은 그 돈으로 개발자들을 AI전문가라고 이름 붙여서 팀을 굴렸다.

올해 들어와서 정부가 R&D지원금을 대폭 축소하고, 더 이상 DT에 지원금을 주지 않으면서 개발자들 채용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불과 4년 전에만해도 코딩 한 줄이라도 칠 줄 아는 인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까지 코딩 교육을 넣고, 실력에 관계없이 개발자들 몸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는데, 정부가 R&D 예산을 축소하자마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버렸다.

어떤 변명을 들이댄다고해도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한국 정부의 AI정책은 완전히, 철저하게, 그리고 아주 조잡스러워서 부끄러울 정도로 실패했다는 사실만은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 예산 배정, 집행을 비전문가인 행시 출신들이 했던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

AI로 알려진 계산과학은 적당히 교육한 인력을 무작정 투입하면 완성되는 인프라 사업이 아니다. 한국이 건설 사업 활황으로 1970년대에 경제 성장의 기틀을 만들었는데, 1990년대 이후로 반도체 사업마저도 주요 생산 설비를 미국, 유럽, 일본에서 구매해온 다음에 생산만 한국에서 하는 방식으로 지난 50년간 번영을 일궈왔다. 그 사이 지적 역량을 갖춘 고(高)기술 산업은 방치되고 있다는 비난이 계속 나왔지만, 능력있는 인재를 붙잡아 둘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내질 못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숫자가 아닌, 탄탄한 구조를 갖춘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전문성이 하나도 없는 행시 출신 사무관이 예산을 배정하고, 그 예산을 일선 공무원들이 집행하는 종류의 보고서 기반 사회 조직으로 고(高)기술 산업을 키우는 것에 성공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AI가 외부에는 자동화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고급 패턴 매칭 기술이고, 그 패턴 매칭 알고리즘 개발이 결국 인간의 몫인 것처럼, 정부가 주도해서 AI산업을 키우고 싶으면 비전문가 행시 출신이 예산을 집행할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전문가가 예산 낭비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시스템, 실력 뛰어난 인재에게 예산을 몰아주는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인력 구성을 뜯어고쳐야 한다.

적어도 개발 독재 시절에는 한국 땅을 뒤져서 찾기 힘든 인재들에게만 기회를 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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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도, 인재도 없다" 10조원 쏟아부은 한국 AI 시장의 한계

"성과도, 인재도 없다" 10조원 쏟아부은 한국 AI 시장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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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10년간 10조원 투자한 우리나라, 성과 미미했다
미국이 109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할 동안 한국은 '0개'
빈약한 처우에 AI 인재 이탈 증가, 글로벌 시장 고립 위기
2023년-국가별-파운데이션-모델-개발-현황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한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대규모 투자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세계 각국이 유능한 AI 인재 풀을 바탕으로 혁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관련 인재가 줄줄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목됐다.

한국, 지난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제로'

16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데이션 모델(생성 AI의 바탕 기술)을 가장 많이 개발한 국가는 미국(109개)이었다. 2위는 20개를 개발한 중국이었으며, 영국이 8개, 아랍에미리트가 4개로 뒤를 이었다. 대만, 스위스, 스웨덴 등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작은 국가 역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례는 단 한 건도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 국내 AI 산업이 아직 생성형 AI와 LLM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글로벌 AI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갖추지 못했단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3년) 동안 국내 기업의 AI 관련 투자액은 72억5,000만 달러(약 10조1,202억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물론 국내 기업의 AI 관련 성과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실제 카카오뱅크 등 일부 국내 기업은 허깅페이스의 ‘LLM 리더보드(개방형 AI의 성능을 순위로 매기는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닌 메타의 라마2, 미스트랄AI의 미스트랄7B 등 글로벌 기업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1위 사례는) 오롯이 자체 AI 기술력으로 창출한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한국 AI 시장은 자립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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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마법이 아니다, AI 인덱스의 경계

한편 AI 인덱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 시장의 '과열'을 경계하고 나섰다. AI 인덱스 운영위원회 위원인 카트리나 리게트(Katrina Ligett)는 지난해 "우리는 지금 AI에 대한 엄청난 흥분, 심지어 과대광고가 난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보고서를 통해) 더 많은 논쟁이 사실에 근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AI 인덱스는 올해도 AI의 '한계'를 조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AI가 이미지 분류, 시각적 추론, 영어 이해 등의 분야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픈AI의 GPT-4와 같은 LLM은 다양한 언어 이해 작업에서 인간의 성능을 능가하며 △고객 서비스 △법률 자문 △문서 작성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적용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가 경쟁 수준의 수학, 시각적 상식 추론 등 한층 복잡한 분야에서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AI가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지만, 동시에 일부 직업의 소멸을 초래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인덱스는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한 AI 교육을 실시하고, 노동 경쟁력 유지를 위한 기술과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빠져나가는 AI 인재들

문제는 소위 'AI 선진국'들이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최하위권에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AI 인덱스는 한국의 '인재 부족'을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인재 유출은 10만 명당 -0.3명으로 집계됐다. 세계적 AI 강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인재가 순유입되는 상황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AI 산업이 급성장했던 지난해 인재 유출이 가장 심화했다는 점 역시 치명적이다. 지난해 AI 시장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AI의 가능성을 확인한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AI 투자와 연구를 단행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차후 한국이 관련 인재를 육성해 AI 강국에 바치는, 글로벌 AI 시장 내 '인재 양성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온다.

AI 인재 유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빈약한 처우가 거론된다. 고급 AI 인재에게 적합한 처우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테크 기업, 게임사, 통신사 등 일부 기업뿐이다. 사실상 적극적으로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라는 의미다. 최근까지 국내 시장에서 ‘개발자’와 ‘AI 전문가’의 개념이 혼용됐고, 이로 인해 관련 인재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 역시 인력 유출을 부추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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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엔비디아와 조지아공대, 학생들을 위한 AI 슈퍼컴퓨터 허브 구축

[해외 DS] 엔비디아와 조지아공대, 학생들을 위한 AI 슈퍼컴퓨터 허브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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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전쟁 본격화, 엔비디아 인재 양성·확보 위해 조지아공대와 협력 나서
이제 학부생도 엔비디아의 강력한 컴퓨팅 자원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 및 인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
Nvidia GeorgiaTech AI MakerSpace 20240416
사진=Pixabay

최근 'AI 칩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너나 할 거 없이 AI GPU·CPU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소수의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칩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저마다 강점을 살린 범용·맞춤형 AI 칩을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GPU 시장 점유율 80%)의 독주를 막고자 인텔에서는 지난 9일 AI 가속기 '가우디3'를 선보였다. 게다가 인텔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을 콕 찍어 비교했는데, 가우디3가 H100에 비해 훈련 속도가 50%, LLM 처리 속도가 30% 더 빠르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화 및 인재 양성

엔비디아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서버용 CPU ‘그레이스’를 출시했고, PC용 CPU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라고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산업용 AI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인텔은 시장 반전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다. 단순히 GPU 하드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독주를 가능케 했던 AI 학습·추론 병렬 처리 소프트웨어 'CUDA'를 견제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 계획도 발표한 상태다. 국내 기업 네이버와 협력해 AI 반도체 연구소를 공동 설립하는 등 구체적으로 계획 이행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도 생태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10일 엔비디아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과 협력하여 학부생들을 위한 AI 전용 슈퍼컴퓨터 허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AI 메이커스페이스'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이전에는 연구원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하드웨어를 학부생들에게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은 총 160개의 GPU가 탑재된 20개의 'Nvidia HGX H100' 컴퓨팅 클러스터에 직접 접속하여 고급 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조지아공과대학교는 GPU 한 대는 5만 명의 학생이 22년 동안 수행해야 하는 곱셈 연산을 1초 만에 수행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에 화답했다. 조지아공대의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이자 스티브 채딕 스쿨 의장인 아리짓 레이초두리 교수는 AI 메이커스페이스 프로젝트는 교육용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한다며, 이는 에치-어-스케치(etch-a-sketch, 아날로그 스케치 장난감)에서 아이패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기술 발전을 가져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AI 메이커스페이스', 모든 학과·학생이 지원 대상

AI 메이커스페이스에서 학생들은 실제 AI 문제를 해결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AI 이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습할 수 있다. 교실에서 AI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샌드박스'라고 학교는 설명했다. 현재는 기계 학습 과정을 수강하는 학부생들만 접근할 수 있으나, 올해 가을까지 조지아공대의 8개 공과대학의 커리큘럼에 메이커스페이스가 모두 통합될 예정이다. 그리고 2025년에는 모든 조지아공대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조지아공대는 2026년에 혼합 현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플랫폼인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를 기반으로 하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샌드박스를 출시하려고 한다.

하드웨어 사용 권한에 더불어 조지아공대 학생들은 엔비디아의 딥러닝 교육 기관에서 제공하는 실습형 AI 교육 과정과 워크숍, 교육 키트, 그리고 자격 인증에 접근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고등 교육·연구 담당 이사인 셰릴 마틴은 "AI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발견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라며, "조지아 공대의 AI 메이커스페이스는 학생들에게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플랫폼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여 AI 학습 및 연구의 경계를 넓힐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할 것이다"고 밝혀 궁극적으로 인재 양성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생성형 AI와 인공지능 칩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I 인재를 둘러싼 구인난이 지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더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회사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렵지만, 짧게는 학부 생활부터 길게는 박사 연구 생활까지 이어지는 지원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한편 애리조나주립대(ASU)도 오픈AI와 제휴를 맺어 고등 교육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챗GPT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ASU는 다양한 시도를 진행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에듀테크 기업과 협력해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부는 사회문제나 미래 과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그리고 지난 2월 ASU는 오픈AI와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할 AI 튜터를 개발하고, 신입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에서도 챗GPT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AI 하드웨어 지원과 달리 챗GPT는 각종 표절과 저작권 문제가 있어 대다수의 고등교육 기관에서 피하는 AI 서비스다. 하지만 ASU는 챗GPT를 교과 과정, 연구, 행정 등에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더 빨리 배우고 과목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오픈AI도 학계와 협력하여 기술 고도화와 인재 양성, 그리고 생태계 강화의 일환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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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현금 64억 달러' 파격 지원

美,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현금 64억 달러' 파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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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공장 2곳, 패키징 라인, R&D 팹 등 건설
2026~2027년 본격 가동, 2만여 일자리 창출 기대
'연 매출의 23%' 과도한 시설투자 두고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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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주에 400억 달러(약 55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2곳, 패키징 라인과 R&D 시설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의 현금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전자 연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대규모 투자인 만큼 비용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테일러 신공장 건설 등 총 400억 달러 투입

15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반도체지원법(CHIPS)에 따라 보조금 64억 달러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1년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올해 말까지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170억 달러에 230억 달러(약 3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한 곳을 더 짓고 최첨단 패키징 라인, 연구개발(R&D) 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텍사스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4나노미터와 2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R&D팹도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 테일러 공장 신축 현장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 미국 정관계 인사와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러몬도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의제에 따라 또 한 번의 역사적 투자가 성사됐다"며 "테일러 공장은 세계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에 경계현 부문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화답했다.

'보조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6%, 인텔·TSMC에 앞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현금 보조금은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의 85억 달러(약 11조8,000억원)과 대만 기업 TSMC의 66억 달러(약 9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투자액 대비 현금 보조금 비율로 따지면 삼성전자가 16%로 가장 많다. 인텔 8.5%, TSMC 10.2%를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텔, TSMC와 달리 저금리 대출 없이 두둑한 현금을 받게 됐다. 인텔과 TSMC는 현금 보조금 외에 저금리 대출로 각각 110억 달러, 115억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산업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위상과 그동안의 협력 관계를 반영해 이같은 ‘특급 대우’를 결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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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오스틴 사업장(SAS)/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미 1996년부터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 두 개를 운영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의 생산시설을 유치함으로써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 산학 기술 협력 등 자국이 얻는 혜택이 보조금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가 확정된 이후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와의 공급망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40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이끌어내 텍사스주 중부는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며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대 4,000만 달러가 지역 인력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 기반 팹리스 적극 유치, AI칩 물량 확보 경쟁 본격화

한편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과 TSMC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국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확정한 만큼 엔비디아 등의 인공지능(AI) 칩 생산물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테일러 신공장을 발판으로 미국 기반 팹리스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미국 팹리스들은 세계 파운드리 매출 1,174억 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큰손’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TSMC 대만공장에 칩 생산을 맡겼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 서비스를 ‘턴키’ 형태로 제공할 경우 미국 팹리스의 일정 물량이 삼성전자로 넘어올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수십조원대 투자가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업계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보조금은 20~30억 달러 수준이었다. 당초 지급안보다 규모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도 투자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기대와 압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55조원 시설투자비는 지난해 연간 매출 259조원의 23%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시설 투자액 53조1,000억원보다도 많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이미 대형 투자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360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이어 일본 요코하마에도 공장을 건설하는 등 국내외에 생산 거점을 하나둘 늘리고 있다. 이번 미국 투자는 예상치 못한 '추가 계산서'인 셈이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건설 단계마다 돈을 나누어 지급하고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과정에서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국 현지의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향후 경쟁기업의 투자 속도, 미국 정부의 지급 조건을 등을 고려해 공정 구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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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가 공세에 일론 머스크도 백기 들었다, 테슬라 인력 10% 감원

중국 저가 공세에 일론 머스크도 백기 들었다, 테슬라 인력 10%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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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직원들에 “전 세계서 10% 감원” 통보
중국 시장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BYD 위협에 위상 ‘흔들’
"광고 싫어한다"던 머스크,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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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사진=테슬라

올 1분기(1~3월) 차량 인도량이 지난해 대비 8.5%가량 줄어든 테슬라가 전 세계 인력의 10%를 내보내기로 했다. 아울러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 온 핵심 임원도 회사를 떠난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광범위하게 냉각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개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역할 중복됐다", 약 1만4,000명 감원 예상

머스크는 1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리해고 계획을 직접 알렸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에 여러 공장을 확장하고 급속히 성장해 오면서 특정 영역들에서 역할과 직무가 중복됐다"며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회사의 모든 측면을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직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이것(감원)보다 더 싫어하는 일은 없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정리해고 영향을 받게 될 인원이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 세계 직원 수는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4만473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1만4,000만 명 안팎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감원 대상에는 머스크와 가까운 임원들도 포함됐다.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과 공공정책·사업개발 등을 담당해 온 로한 파텔 부사장 등이다. 배터리, 모터 등 기술 개발을 총괄해 온 배글리노는 약 18년간 테슬라에 근무하며 머스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사다. 머스크를 포함한 테슬라의 핵심 경영진 4명 중 1명이기도 하다.

중국발 가격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비용절감 나서

테슬라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며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1~3월) 중국 출하량은 22만8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또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7.7%에서 6.6%로 떨어졌다.

배경으로는 중국 내 가격 인하 경쟁 심화가 꼽힌다. 중국 내 전기차 가격은 15만~20만 위안(약 2,866만~3,822만원)이 30%를 차지하며 주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의 가격(약 24만 위안·약 4,589만원)보다 저렴하다. 최근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까지 전기차를 출시하며 가격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테슬라의 독보적 시장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BYD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BYD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 기준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올해 1분기 테슬라가 1위 자리를 되찾긴 했으나, 남은 기간 판매 실적에 따라 또다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 4년 만에 역성장했다. 반면 BYD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30만114대로 테슬라보다는 적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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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유튜브 광고/사진=유튜브 캡처

광고 필요없다더니, 부진의 늪 빠지자 광고 집행

그간 광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머스크가 온라인에 광고를 게재한 사실도 이같은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테슬라는 광고를 일절 하지 않았다. 사실상 ‘테슬라=머스크’라는 인식이 하나의 광고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지닌 ‘괴짜 천재’라는 이미지는 무엇보다 좋은 테슬라의 마케팅 수단이었다.

이에 테슬라는 별도의 광고를 할 필요가 없었고 머스크 역시 2019년 당시 트위터에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제품 자체가 훌륭하면 광고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악화하는 실적으로 인해 결국 백기를 들었다.

메타 광고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초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서비스 전반에서 타깃 비디오 광고를 구매했다. 테슬라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에 자사의 ‘모델Y’가 ‘미국산 자동차 1위’라는 광고를 하고 있다. 해당 광고에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모습과 함께 이를 통해 모델Y를 홍보하는 내용이 나온다. 테슬라가 모델Y 가격을 1,000달러(약 134만원) 인상하기 전에 모델Y를 구매하라는 것이 광고 목적이었다.

유튜브에서 하는 테슬라 광고에는 뒷좌석에 앉은 어린이가 나오면서 모델Y의 안전 등급이 소개되고, 테슬라 충전소를 기반으로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등 가족 중심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테슬라가 멋진 스포츠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가족 친화적인 자동차로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테슬라가 진행하는 광고가 장기적인 투자를 예고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경쟁은 심화되면서 테슬라 입장에서 광고 필요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이미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른 자동차 회사들처럼 많은 비용을 광고에 쓸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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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절감 주효했다" 수익성 개선 성공한 컬리, 이번에도 업계 '게임체인저' 등극하나

"광고비 절감 주효했다" 수익성 개선 성공한 컬리, 이번에도 업계 '게임체인저' 등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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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재고자산 회전율 0.4회 상승, "수익성 개선 원동력 됐다"
업계선 "재고회전율 차이 적어, 광고비 29.5% 줄인 게 더 주효"
전략 구성 다각화 이룬 컬리, 오프라인 매장도 집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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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창립 이후 지속된 테크(AI·데이터·개발·기획) 부문 투자와 더불어 '수요예측' 고도화 작업 덕이다. 분석 시스템을 통해 상품 발주 수량 및 시점의 최적화를 이뤄냈고 그 결과 재고와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업계에선 컬리의 주요 동력원은 재고회전율보단 광고비 절감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컬리 "재고자산 회전율 제고,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연결기준 34.3회로 전년 대비 0.4회 올랐다. 2021년(32.7회)과 비교하면 1.6회 상승한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로, 통상적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면서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처럼 컬리의 재고자산회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엔 고도화된 수요예측 알로리즘인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데멍이)'의 영향이 컸다. 컬리는 앞서 2015년 마켓컬리 서비스 론칭 이후 리테일 테크 관련 투자의 일환으로 수요예측 알고리즘 고도화에 집중해 왔고, 이후 자체적인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으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하루의 주문량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물류센터와 인력 운영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물류 부문을 운영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컬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판매 후 남는 물량은 폐기하는 신선식품의 경우 작년 폐기율은 0.4%에 머물렀다. 그동안 폐기율이 1%대를 유지해 왔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줄어든 셈이다.

컬리는 이 같은 재고자산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의 큰 줄기라고 강조했다. 상품가치가 하락하는 재고와 신선식품이 줄면서 재고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게 주효했단 설명이다. 실제 재고비용은 매년 컬리의 발목을 잡아 왔다. 예컨대 2020년 기준 SSG는 컬리보다 매출은 1.36배 크면서도 재고자산은 41% 수준으로, 컬리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매출을 재고로 나눈 재고자산회전율도 SSG가 8,700%일 때 컬리는 2,622%에 머물렀다. 결국 SSG가 컬리와 같은 재고를 갖고도 약 3.3배 큰 매출을 기록하는 효율을 지녔단 의미다. 이렇다 보니 SSG의 재고비용도 2020년 150억원으로 컬리의 363억원에 비해 월등히 적었다. 컬리가 재고회전율 제고 성과에 축포를 터뜨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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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직접 출연한 김슬아 컬리 대표의 모습/사진=컬리

"컬리의 수익 동력, 재고회전율보단 '광고비 절감'"

그러나 재고자산 회전율이 수익성 개선의 주요 포인트였다는 데 대해선 업계 관계자 간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컬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5,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4분기에도 5,31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3분기와 별반 차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컬리의 재고자산은 4분기 말 기준 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612억원 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컬리의 매출액 증가분이 크지 않은 데다 재고자산도 2%대 감소한 정도였던 만큼 재고회전율이 높은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단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이에 업계가 주목하는 건 광고비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포장비를 12.7%(201억원→176억원), 광고선전비를 29.5%(109억원→77억원) 줄였다. 지난 2021년 톱스타 전지현을 전면에 내세우다 김슬아 대표가 직접 광고를 출연하는 것으로 홍보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는 점도 컬리의 광고비 절감책이 눈길을 끄는 원인 중 하나다. 컬리의 주요한 수익성 강화 전략이 광고비 축소에 있음을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이 2% 감소할 때 광고비는 더 많이 줄었다"며 "수익성 개선 방향성이 광고비에 상당 부분 몰려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강화 전략 다변화, 오프라인 겨냥해 고객 확보 나선다

컬리의 이 같은 수익성 강화 전략을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는 꽤나 긍정적이다. 내실경영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매출 충성고객을 확대 재생산하는 '두 마리 토끼잡이' 전략을 택한 셈이기 때문이다. 컬리의 전략이 잘 드러나는 지점이 컬리의 페스티벌 행사다.

앞서 컬리는 지난해 7월 서울시 소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컬리 푸드 페스타'를 진행한 바 있다. 컬리에 입점해 있는 85개의 협력사의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준비해 협력사와 소비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또 컬리는 당해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맺기도 했다. 국내 최대 점포를 보유한 편의점 'CU' 내에 '컬리존'을 운영하기 위함이다.

컬리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까지 공략함으로써 브랜드 각인 효과와 미래 고객 유입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수익 창출을 이뤄내겠단 방침이다. 단순히 광고에만 돈을 쏟아붓던 지난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컬리의 재도약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샛별배송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컬리가 이번에도 다시 한번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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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사전투표와 당일투표는 왜 결과가 다를까?

[선거] 사전투표와 당일투표는 왜 결과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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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일에 투표장을 찾아갈 수 있는 직업군, 접근성이 당일투표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아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지방에서도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투표율 크게 다른 것도
통계학적으로 분포함수가 달라진 것, 향후 선거 예측에 활용할 변수 추출에 활용해야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부터, 2022년 대선, 2022년 지선에 이어 10일에 치뤄진 제22대 총선까지 사전투표 표심이 당일투표와 상당히 다르게 나오는 것을 보고 왜 다르게 나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 측이 사전투표에서 불리한 득표를 했던 것이 선거 패배의 원인인 경우에는 선거에 비리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하는 사람들과 당일투표에 투표를 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전국 단위로 봤을 때 특정 지방의 사전투표 선호도가 서울·경기 지역에서 같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사전투표 선호로 나타난다는 동일성의 가정을 연장해서 보면, 이미 1개 변수만으로도 투표 결과가 사뭇 다를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선거투표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분포함수가 달라졌다

사전투표일은 금, 토요일이고, 당일투표일은 수요일이다. 사전투표는 주변에 있는 아무 투표장에나 찾아가서 투표를 해도 되는 반면, 당일투표는 반드시 지정된 투표장을 찾아가야 한다. 토·일 주말에만 쉬는 직장인, 공휴일이어도 평일에도 일해야 하는 개인사업자들은 언제 투표장을 찾을까를 생각해보면, 유권자의 직업이 이미 투표일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투표장을 보통 유권자의 집 근처에 배정하겠지만, 집 앞에 있는 투표소를 놔 두고 10분, 20분씩 이동해야 투표할 수 있는 곳을 지정해놓은 경우에는 굳이 당일투표를 고집해야 할 이유도 없다.

위의 2가지 차이가 실제 지지정당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 연령, 성별 이상으로 직업도 지지정당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와있다. 국내 예시가 자칫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혹은 찬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으니 해외 사례를 들면, 미국의 농업 중심지인 '콘 벨트(Corn belt)'에는 압도적인 다수가 농업 종사자들이고, 공화당에 대한 골수 지지층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권 표현으로 '화이트 칼라(White color)' 직군과 '블루 칼라(Blue color)' 직군 간의 지지정당이 다른 것도 흔히 언급된다.

이렇게 투표 성향이 다른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통계학에서는 분포함수가 달라졌다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사전투표일에는 A정당과 B정당 사이의 지지율 비율이 40%대 60%지만, 당일투표에는 반대로 60%대 40%로 바뀌는 것이다. 좀 더 전문 통계학 예시를 들면 분포함수의 평균과 분산이 바뀌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중심극한정리와 분포함수와 투표일

프랑스 수학자 라플라스는 1774년에서 1786년 사이의 일련의 논문들에서 같은 데이터에서 반복적으로 샘플을 추출하면 샘플의 평균이 정규분포를 이룬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심극한정리(Central Limit Theorem)다. 고교와 대학 학부 수준에서 배우는 거의 모든 통계학에서 정규분포 이상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선거 예시를 이용해서 어려운 설명을 쉽게 풀어내보자. 10,0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무작위로 100세대를 뽑아서 투표를 시키고, 이때 나온 A정당 지지율을 30%라고 가정하자. 100세대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집에 보낸 후, 또다시 무작위로 100세대를 뽑는다. 이번엔 A정당 지지율이 31%가 나왔다. 2번 나오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통계학적 복원추출이 핵심인 만큼, 2번 나오는 것도 가능해야 위의 정리가 성립한다. 다시 100세대를 또 뽑았더니 이번에는 29%가 나온다. 다시 또 뽑고, 다시 또 뽑고, 또 뽑는 작업을 100번 남짓 하고나면 평균이 30%, 표준편차가 1%인 정규분포로 수렴할 것이라는 것이 위의 정리다.

같은 논리를 이용해서 사전투표와 당일투표의 표심이 매우 유사해야하는 것이 아니냐, 단순히 표준편차 수준의 사소한 차이만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다. 위의 설명에서 가장 중요한 가설 중 하나를 놓쳤기 때문에 나오는 질문이다. 10,0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복원해서 반복 추출을 했다. 즉, 분포함수가 완벽하게 동일한 상태에서 100세대를 반복적으로 골랐었다.

사전투표와 당일투표는 비복원추출이다. 1번 투표한 사람이 다시 투표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 설명한대로 직업, 투표장 접근성 등등은 상당히 많은 경우에 표심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된다. 즉, 비복원추출이었던데다 분포함수가 달라졌다. 위의 예시대로라면 10,0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대형 아파트 단지 옆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 투표가 이뤄졌는데, 아파트 가격대가 다르고, 규모, 교육 환경 등등이 모두 달랐던 상황과 유사한 맥락이다. 당연히 표준편차 이상의 차이가 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달라진 분포함수 추론 작업이 더 정확해지는 도구로

몇 차례 사전투표를 진행하면서 이제 데이터 과학계에서도 다른 투표일이 다른 표심을 반영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이미 분포함수가 달라진만큼, 중심극한정리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고, 분포함수의 차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도 축적됐다.

10여년 전만해도 특정 지역에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주요 정당들의 해당 지역 투표율이 서울·경기 일대 수도권의 투표율과 비슷하고, 투표 성향도 비슷하다는 가정으로 투표 결과에 대한 예측이 상당한 정확도로 가능했었다. 그러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출구조사에서 제외된 표심 추론에 오차가 발생하기도 했고, 이전에는 투표장에 나오지 못했던 평일 근로자들의 표심이 반영되면서 오차가 커지는 경우도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10여년 전의 지역, 연령, 성별 구도가 더 이상 안정적인 예측을 내놓지 못한다는 경험치도 쌓이게 됐고, 사전투표와 당일투표간의 표심을 가르는 또 다른 변수들에 대한 이해도 쌓였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는 지난 10일 총선보다 좀 더 정확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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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고, AI 전문가 모셔와" 생성 AI 열풍 속 설 곳 잃은 개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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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만큼 필요 없다" 개발자 채용 줄이는 테크 기업들
AI 발달로 IT 업계 전반에 지각변동 발생, 사람 설 자리 줄었다
개발자 대신 'AI 역량' 갖춘 인재에 기업 수요 몰려
ai_IT_20240416

AI 열풍 속 정보기술(IT) 직군 종사자들이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열한 인력 확보 경쟁 속 우대받던 개발자 직군의 경우, AI 활용도 상승·AI 전문가로의 채용 쏠림 현상 등 악재에 치이며 채용 시장 외곽으로 밀려나는 양상이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거나, 몸값이 저렴한 신입 개발자를 찾으며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 IT 직군 채용 급감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IT 업체들은 지난해 개발자 직군을 중심으로 채용을 줄였다. 카카오는 팬데믹 당시(2020년) 상·하반기로 나눠 세 자릿수 규모의 공채를 진행했지만, 지난해는 하반기 두 자릿수의 채용 연계형 인턴십만을 모집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수백 명에 달하는 인력을 확충했으나, 지난해에는 개발자 공채 프로그램 규모를 50여 명까지 축소했다. 2021년 3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했던 당근마켓 역시 지난해 60여 명 규모까지 채용을 줄였다. 네이버의 경우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이나, 예상 채용 인원을 별도로 고지하지 않은 상태다.

팬데믹 시기 '개발자 모시기'에 나섰던 게임사들 역시 줄줄이 인력 감축에 나섰다. 넷마블은 올해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의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정리하며 본격적인 조직 경량화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역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넥슨의 경우 별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근 온라인 대전 액션 게임 ‘워헤이븐’의 서비스가 종료된 만큼 추후 인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전처럼 개발자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AI 발달 등으로 업무 강도가 낮아져 몸값이 저렴한 저연차 개발자를 찾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커리어 매칭 플랫폼 사람인의 HR연구소가 국내 IT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력 중 신입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1.3%에서 올해 25.2%로 3.9%p, 1~5년 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4.6%에서 37.9%로 3.3%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5~10년 차 인력은 지난해 37.9%에서 올해 28.4%로 1년 만에 9.5%p 감소했다.

AI 발달하며 개발자 시장 변했다?

개발자 수요가 급감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AI 기술의 발달이 지목된다. AI가 비교적 수준이 높지 않은 개발자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사람'이 설 자리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1월 발표된 원티드랩의 국내 개발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6%는 "생성 AI가 프로그래머 업무를 일부 대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업계가 이미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을 감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해당 조사 응답자의 83.4%가 지난해 '기술 변화'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답한 이는 40.2%,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답한 이는 43.2%였다. 이에 더해 응답자의 69.4%는 기술 변화가 업무에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특히 AI 엔지니어의 경우 90%가 기술 변화가 업무에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이어 △데이터 엔지니어(81.8%) △풀스택 개발자(71.1%) △프론트엔드 개발자(70%) △백엔드 개발자(68.5%) 순이었다.

AI-산업-발달에-대한-개발자-인식

이렇듯 IT업계 내 생성형 AI의 존재감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AI 스타트업 코그니션 랩스(Cognition Labs)는 세계 최초 자율형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빈(Devin)'을 공개했다. 코드를 제안하거나 일부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단순 '도우미'가 아닌, 사람의 개입 없이 자체적으로 전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 'AI 에이전트'를 선보인 것이다.

'AI 전문가'로 채용 수요 편중돼

한편 일각에서는 AI 관련 역량을 갖춘 인재로 채용 수요가 쏠리며 개발자가 설 자리가 한층 좁아졌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취업정보사이트 인디드(Indeed)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AI 업무 관련 채용 게시물은 지난해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3월 기준). 반면 데이터 분석 및 과학 관련 채용 게시물은 30.5%,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및 개발 관련 채용 게시물은 33.5%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연구팀 역시 유사한 흐름의 통계치를 제시했다. AI 일자리 연구에 따르면, 올해 1월 AI 업무와 관련한 채용 공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됐던 2022년 12월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IT 분야 전체 채용 공고는 31% 감소했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스미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챗GPT 이전에도 기계 학습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들은 존재했다"며 "챗GPT가 등장하면서 업계가 제품 등에 AI를 내장하는 법에 눈을 뜨면서 관련 직종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IT 분야 주요 기업들은 AI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여타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AI 사업을 포함한 자사 사업의 우선순위 변화를 이유로 다방면에서 인력 감축을 단행했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AI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여타 부문의 지출을 줄여가는 양상이다. 이전까지 혼용되던 '개발자'와 'AI 전문가'의 개념이 명확하게 구별되며 채용 수요가 양극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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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탈환, 다시 애플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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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점유율 20.8%로 1위, 17.3% 기록한 애플과 격차
애플, 1분기 아이폰 출하량 9.6% 감소, 삼성에 1위 자리 내줘
고군분투에도 中 토종기업 강세에 고전 면치 못하는 애플
IDC_SAMSUNG_20240416
최근 분기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출처=IDC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개 분기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삼성은 점유율을 지킨 반면, 애플은 중국에서 부진으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삼성과 애플의 뒤로는 샤오미, 트랜션,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이 3∼5위에 각각 올랐다.

삼성전자, 1분기 ‘스마트폰 1위’ 탈환

15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010만 대로 20.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애플은 17.3%(5,010만 대)로, 지난해 4분기 차지했던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24.7%, 삼성전자가 16.3%였다. 1분기 삼성전자와 애플 격차는 3.5%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 1.8%포인트(삼성전자 22.5%·애플 20.7%)에 비해 두 배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말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가 갤럭시AI 등 핵심기능이 호평을 받으며, 양호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후 신제품 효과가 반감됐다. 여기에 중국 시장 부진과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 제기 등 악재도 겹쳤다. 이에 애플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1분기보다 9.6% 감소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 뒤를 이어 샤오미(14.1%), 트랜션(9.9%), 오포(8.7%) 등 중국 제조사들이 각각 3∼5위에 자리했다. 올해 1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940만 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7.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순위와 관련해 IDC는 지난 2년간 부진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3분기 연속 성장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나빌라 포팔 IDC 리서치국장은 “톱5 기업들 사이에서 판도 변화가 있었고 당분간 (현재 순위가) 계속될 것 같다”며 “샤오미와 트랜션이 급성장했으나, 삼성전자는 지난 몇 분기보다 견고한 위치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서 내리막길 걷는 애플, 중국 소비자 잡기에 총력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 2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중국 시장 수성은 점점 어려워 보인다. 중국 토종업체들이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넓히며 이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1분기 출하 대수가 4,0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8% 급증했다. 시장점유율도 11.4%에서 14.1%로 높아졌다. 중국 트랜션의 경우 출하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트랜션은 올 1분기 출하 대수가 2,850만 대로 1년 전보다 무려 84.9% 폭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실상 이제 중국 시장을 포기했지만 애플은 그렇지 않다. 애플에 있어 중국 시장은 미국, 유럽에 이은 3위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애플은 중국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1회계분기 아이폰 매출은 13% 급감했고, 2회계분기에도 매출 감소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찾아 친중 행보를 보이는 것도 아이폰 판매 부진과 연관돼 있다. 쿡 CEO는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석해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한다. 다시 중국에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애플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내 확장현실(XR) 기기인 ‘비전 프로’를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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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사진=화웨이

'애국주의' 바탕의 중국 토종 기업들의 호조세

실제로 최근 들어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특히 화웨이는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내놓은 메이트 60프로를 공개하자마자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미국이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면서 5G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만, 자체 개발한 기린9000s AP를 장착한 메이트 60프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제재를 뚫고 진보한 기술력을 선보인 화웨이의 서사에 중국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이른바 애국주의 소비 열풍의 중심에 서며 해당 모델은 화웨이의 실적을 주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2월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첫 2주 동안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건 4년 만에 처음이다.

메이트60프로의 매출 호조는 화웨이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7,042억 위안(약 135조원), 순수익 870억 위안을 기록했다. 순수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은 1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당시 중국 언론들은 ‘왕자(王者)가 돌아왔다’는 표현으로 화웨이의 깜짝 1위 등극 소식을 전했다. 재경망은 “화웨이의 강력한 복귀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면서 “지난해 메이트60 시리즈 발표 이후 진행 중인 시장 복귀 계획이 계속 진행되면 화웨이는 올해 다시 왕자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증권일보는 “화웨이의 강력한 복귀와 많은 국산 브랜드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애플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에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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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해외 DS]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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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데이터 사이언스 이야기를 정확한 분석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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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500대 기업 97% 이상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지원자 선별해
기본적인 작업만 될 뿐, 지원자 특징 잡아내지 못해
비용 절감 효과 크지만 편견 강화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recruiters
사진=Scientific American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포춘 500대 기업의 97% 이상이 채용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여 지원자를 선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를 두고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입장과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편견'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교해지는 인공지능, 인간 탈을 쓰다

하이퍼리프(Hyperleap)는 사용자에게 자동화된 구인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구직 서비스인 제니 존슨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온라인 구인 게시판과 기업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모아 채용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그런 다음 개인 링크드인 프로필, 이력서, 업무 이력을 검색하여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고 구직 기회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제니 존슨은 인공지능에 인간 탈을 써,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대규모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까지, 모든 채용 플랫폼에서 신입사원을 찾고, 필터링하고, 채용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정교해짐에 따라 구직자들의 고용 시장 탐색이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한 알고리즘은 기존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반면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개발 회사는 채용 담당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터득한 경험을 인공지능에 녹여냈다며 채용 시장에 혁명을 이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로 채용 과정을 점점 더 자동화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과 같은 대형 채용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사용자에게 적합한 직무를 추천해준다. 또한 집리크루터(ZipRecruiter)를 비롯한 일부 플랫폼에서는 잠재적 지원자에게 연락하여 개별 테스트를 진행한다. 생성형 AI를 통해 후보자 검색과 인터뷰 진행 등 대부분의 채용 과정을 알고리즘에 맡길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고용주는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며 미소를 짓고 있다.

기본적인 작업만 수행하고 정작 중요한 지원자의 '개성'은 파악하지 못해

한편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레이건 그로스는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에는 지원자 추적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어 있어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로스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갖는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지원자의 기술을 요약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작 채용 담당자에게 중요한 지원자의 개성과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로스는 인공지능이 만연한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편견을 강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영국 서식스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조직 행동을 연구하는 자히라 제이저 인공지능 채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제이저는 연구에서 지원자가 사람이 아닌 온라인 봇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손을 움직이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

추가적으로 제이저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 면접은 사회적 약자 출신인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람이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은 기존의 편견을 강화할 위험이 있다.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편향된 채용으로 인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개발자들은 알고리즘이 포괄적이고 다양한 데이터로 훈련한다면 인간보다 객관적인 채용을 할 수 있다며 편향된 채용에 대해 반박했다. 그러나 캠브리지 대학의 인공지능 윤리 연구자인 엘리너 드레이지는 이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실제 세계에서 편견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드레이지는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이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과거 채용 관행을 학습했기 때문에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이 인종과 성별 같은 요소를 명시적으로 배제하더라도 단어 간의 연관성이 동일한 패턴을 만들어내 편견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를 통해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큰 만큼 여러 인사 부서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를 둘러싼 과대광고와 헛된 희망도 많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의 유용성과 신뢰성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경각심을 갖고 대량으로 채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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