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폴리시] 中 독주 희토류 시장, 동맹 기반 재편이 해법

[딥폴리시] 中 독주 희토류 시장, 동맹 기반 재편이 해법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수정

中 희토류 공급망 장악 지속, 글로벌 산업 의존 심화 
광산보다 정제·가공·자석 생산 체계 확보가 핵심 
완전 자립 대신 동맹 기반 분업·비축 전략 부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가 자원 공급망 재편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희토류 시장 구조를 들여다보면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지난해 전 세계 소결 영구자석의 94%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전기차와 드론, 풍력터빈, 로봇, 미사일 등 첨단 산업 핵심 부품 공급망이 사실상 중국에 집중된 셈이다.

최근 일본이 수심 6,000m 심해에서 희토류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기술적으로는 의미 있는 도전으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서방 국가들이 직면한 공급망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국가가 채굴부터 정제·가공까지 공급망 전반을 장악하면 각국은 이를 자국 내에서 그대로 구축하려는 압박을 받기 쉽다. 그러나 핵심은 모든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자국 내 확보가 필요한 분야와 동맹 기반 협력이 가능한 공정, 경제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현실적으로 구분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희토류 안보, 자립보다 공급망 재편

희토류 안보를 둘러싼 논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공급망과 완전히 단절된 독립 체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수반할 뿐 아니라, 자원을 국가 간 힘겨루기 수단으로만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심해 채굴에 성공해 희토류 원료를 확보하더라도 이를 정제·가공해 실제 산업용 부품 생산까지 연결하지 못하면 공급 안정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광산 개발만으로 공급망 안정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광산을 개발하더라도 정제 시설과 자석 생산 능력, 안정적인 수요처가 함께 확보되지 않으면 공급망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희토류를 개별 원소로 분리하고 금속·합금으로 전환하는 가공 단계에서 중국은 이미 압도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채굴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어느 공정에 투자해야 공급망 위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주: 중국 경쟁력은 채굴 이후 정제·자석 생산 단계에서 급격히 확대되며, 공급망 병목도 이 구간에 집중된다.

희토류 경쟁 속 커지는 안보 과잉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일본의 자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1940년대 일본은 석유와 고무, 금속 같은 전략 자원 공급이 막히자 이를 국가 존립 위기로 받아들였다. 이후 자원 확보를 위해 동남아 진출과 해상 통제 확대에 나섰고, 경제성보다 안보 논리가 우선시되면서 무리한 정책 결정으로 이어졌다. 최근 희토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서도 비슷한 위험이 거론되는 이유다. 공급 불안을 지나치게 안보 문제로 연결할 경우 시장 원리를 무시한 비경제적 투자와 과잉 대응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희토류는 석유처럼 공급 차질만으로 세계 경제를 즉각 멈춰 세울 자원은 아니다. 다만 국방과 반도체, 전기차 같은 전략 산업과 연결되면서 물량 이상의 지정학적 의미를 갖게 됐다. 실제 사용량은 제한적이더라도 특정 부품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자원 확보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실제 경쟁력은 자원 보유량 자체보다 국제 공급망 안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가공·활용할 수 있는 산업 체계를 구축했는지에 달려 있다.

주: 유럽연합(EU)은 완전 자립보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공급망 독자 구축보다 동맹 기반 분업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단순한 매장량 우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수십 년에 걸친 저비용 생산 체제와 대규모 국가 지원, 환경 비용 감수, 정제·가공 산업 육성이 결합되며 지금의 공급망 구조가 형성됐다. 문제는 이런 체계를 다른 국가들이 단기간에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채굴부터 정제·가공, 자석 생산까지 중국식 공급망을 각국이 모두 자국 내에 구축하려 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동맹국 간 역할 분담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호주는 원료 생산을 맡고, 일본은 정밀 제련과 자석 제조 역량을 강화하며, 미국은 대규모 수요 시장과 정부 조달 체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같은 우방국이 생산·가공 거점 역할을 나눠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비용 부담과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중국이 공급망 전반을 장악한 현실 앞에서 필요한 것은 공포보다 냉정한 대응이다. 공급망 통합 구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교한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 현대 국가의 과제는 모든 자원을 직접 생산하는 데 있지 않다. 전략 비축과 재활용, 대체 소재 개발, 동맹 기반 공급망 구축을 통해 공급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안보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안보에는 비용이 따르지만, 국가적 자존심을 이유로 비경제적인 ‘완전 자립’까지 추구할 필요는 없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Price of Rare Earth Securit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1 year
Real name
송혜리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