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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대도시로, 인프라는 지방으로" 中 AI 산업 재배치 본격화, 여타 분야서도 유사 흐름 감지

"핵심은 대도시로, 인프라는 지방으로" 中 AI 산업 재배치 본격화, 여타 분야서도 유사 흐름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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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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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플러스 전략 앞세워 관련 산업 육성에 총력
지역별 역할 분화 본격화, 지방에 데이터센터 인프라 집중 배치
"대도시 경쟁 못 견디겠다" 산업계 전반서 하침시장 영향력 부각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국가 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가운데, 각 지역의 산업 전략이 속속 재편되고 있다. 상하이, 선전, 베이징 등 동부 주요 도시가 AI 연구개발(R&D)과 첨단 산업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서부 지방 도시에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연산 인프라가 속속 자리 잡는 양상이다. 이 같은 산업 분산 흐름은 비단 AI 업계를 넘어 현지 산업계 전반에서 뚜렷하게 부각되는 추세다.

中의 AI 산업 육성 의지

11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사이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성장 전략 전면에 배치하는 ‘AI 플러스(AI+)’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해당 전략은 2024년 전국인민대표대회(양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최초로 언급됐으며, 지난해 7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AI+ 행동 심화 실시 의견’이 통과된 뒤 범정부 실행 단계에 돌입했다. 같은 해 9월 국무원이 공개한 공식 지침에는 과학기술·산업·소비·민생·행정·국제 협력 등 6대 분야 전반에 AI를 접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 목표는 2027년까지 차세대 AI 단말과 AI 에이전트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30년 이를 9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 3월 양회에서 승인된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서도 확인됐다. 해당 계획은 AI·반도체·양자 기술·로봇·우주항공 등을 국가의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정부는 141페이지 분량의 계획안에서 AI를 50회 이상 언급하며 AI+ 행동 계획을 전면에 내세웠고, 제조업·의료·물류·행정·교육 등의 분야에 AI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AI 칩, 컴퓨팅 인프라, 대형언어모델(LLM),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통신망 등 전략 기술의 자립 및 국산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AI 육성 정책이 지역 간의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 혁신의 경제적 이익이 인재와 자본이 풍부한 대도시와 해안가에 집중되면서 기술 기반이 취약한 소도시 및 농촌 지역과의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이 집적 효과를 통해 인재와 혁신 기업을 흡수 중인 반면, 기술 기반이 약한 농촌 및 산업 지역의 AI 도입 수혜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AI가 이들 지역의 일상적인 제조업이나 농업 노동을 자동화해 기존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서부 내륙에 AI 인프라 몰려

다만 이 같은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진단도 존재한다. 중국에서도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첨단 산업과 데이터 인프라의 공간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상하이·선전·베이징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동부 대도시들은 강력한 기술 클러스터와 대학, 자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R&D, 반도체,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 등 첨단 산업의 중추 역할을 수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상하이는 AI 금융·산업용 AI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고, 선전은 화웨이 어센드 칩 기반 AI 클러스터와 로봇 산업을 앞세워 제조형 AI 도시로 도약했다. 베이징은 기초 연구·LLM 개발에 힘을 싣는 중이다.

반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연산 인프라는 서부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수서산(东数西算·Eastern Data Western Computing)’ 정책의 영향이다. 해당 정책의 골자는 동부 대도시의 AI 수요를 구이저우·닝샤·간쑤·내몽골 등 서부 지역 데이터센터와 연결하는 것이다. 전력과 부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팜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집중 배치해 국가 전반의 연산 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중국은 2022년 이후 100개가 넘는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서부 지역에서 승인하거나 착공했다. 특히 오랫동안 중국 내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분류되던 구이저우의 경우 30개 이상의 대형 데이터센터가 운영되는 AI 연산 거점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지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구이저우는 현재 중국 전체 연산 능력의 약 23%를 제공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구이저우를 연산 능력·데이터·AI 응용 중심지로 지속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명시한 상태다.

대도시 과잉 경쟁 속 하침시장 급부상

이 같은 산업 구조 재편 흐름은 AI가 아닌 여타 산업 부문에서도 관찰된다. 현재 중국 대도시의 소비 시장에서는 치열한 과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뛰는 가운데 상품 가격은 내려가면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도 수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한 것이다. 현지에서는 대도시 시장이 소위 ‘네이쥐안(內卷, 성과 없이 경쟁만 반복되는 소모적 상태)'의 한복판에 섰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에 기업들은 '하침시장(下沉市場)'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경제 규모, 인구, 산업·소비 인프라의 집적도에 따라 도시를 1선부터 5선까지 구분하며, 이 중 3선 지방 도시 및 현급 도시, 농촌 지역을 통칭해 하침시장이라 부른다. 하침시장은 300개의 지급시, 2,800개의 현급 도시, 수만 개의 향진과 촌락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는 약 10억 명으로 중국 전체의 70%에 이른다.

하침시장의 소비 규모는 2024년 기준 중국 전체 소비의 60%에 육박한다. 이는 가처분소득과 시간적 여유가 많은 하침시장의 특성 덕분이다. 하침시장 주민은 이미 주택을 보유 중인 경우가 대다수로, 임대료나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크지 않다. 월급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대도시 소비자와는 소비 구조 자체가 다른 셈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아직 충분히 충족되지 않은 영역이 많고, 대도시와 달리 성장 공간이 넉넉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도 기업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낮아 대도시에서 버티기 어려운 기업도 하침시장에서는 소비자 반응을 축적하며 장기적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실제 하침시장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현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핀둬둬다. 기존 이커머스 강자인 알리바바와 징둥이 대도시 중산층을 타깃으로 삼아 성장한 반면, 핀둬둬는 공동구매와 초저가 전략으로 저소득·농촌 소비자를 집중 공략했다. 농산물 직거래, 위챗 기반 공동구매 등을 결합하며 기존 플랫폼들이 외면했던 농촌 소비 시장을 대규모 온라인 소비 시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핀둬둬의 이용자 중 상당수는 저선급 도시와 농촌 지역 거주자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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