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코로나 때 영광은 어디 갔나" 광고 줄여서 실적 개선하는 명품 플랫폼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줄줄이 마케팅 비용 절감 나선 명품 플랫폼들
'팬데믹 특수' 꺾였다, 남은 건 생존 경쟁뿐
대형 이커머스 내에 입점하며 판로 개척 나서
must_it_20240412
사진=머스트잇

국내 3대 명품 플랫폼 업체(트렌비, 발란, 머스트잇)가 지난해 줄줄이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명품 플랫폼이 좀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성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광고비 절감이 실적 개선세 견인

1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트렌비(trenbe), 발란(BALAAN), 머스트잇(mustit)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우선 트렌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손실이 207억원에서 32억원으로 줄었다. 트렌비 매출총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고 명품 사업이 성장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직접적인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29% 대비 45%로 증가했다. 광고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용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도 122억원에 달했던 가량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지난해에는 75% 감소한 29억원에 그쳤다. 인건비는 같은 기간 125억원에서 63억원까지 감소했다.

발란의 경우 광고 플랫폼 수익과 경영 효율화로 적자폭이 70% 이상 개선됐다. 발란의 영업적자는 2022년 373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발란은 올해 안으로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상태다. 글로벌 앱 사업 론칭, 해외 플랫폼 제휴 등 다양한 사업 성장 모멘텀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은 5억6,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3사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머스트잇은 창사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시장 내 출혈 경쟁으로 과도한 광고 선전비를 지출하며 2021년 102억원, 2022년 1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비를 37억원까지 줄이며 내실 강화에 나섰다. 이는 2022년(157억원) 대비 77% 감소한 수준이다.

'반짝 인기' 이후 내리막길 걸어

이들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매서운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지는 자가격리·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해외여행이 제한되자, 면세점과 해외 직접 구매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린 영향이다. 일례로 2018년 947억원에 그쳤던 머스트잇의 상품거래액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엔 2,51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의 '명품 플랫폼 3사' 구도가 형성됐다.

이들 플랫폼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지난 2021년, 3사가 나란히 공격적인 TV 광고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방영하자,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앞세운 광고를 냈다. 트렌비 역시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쓴 광고로 맞불을 놨다. 해당 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광고비로 트렌비는 300억원,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191억원과 134억원을 지출했다.

balaan_20240412
사진=발란

과도한 광고비 지출은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 2020년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머스트잇은 2021년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발란은 64억원에서 186억원, 트렌비는 102억원에 330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이후 업계에서는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제기됐다. 무신사 등 대형 이커머스들이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만큼, 차후 이들 플랫폼이 경쟁력을 잃고 시장 외곽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이커머스 업체 한구석에 입점하기까지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곧 현실이 됐다. 궁지에 몰린 명품 플랫폼들은 공격적인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트렌비가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의 명품 서비스(우아럭스) 코너에 판매자로 입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장 내 출혈 경쟁이 한계를 맞이하며 이용자 성장세가 지지부진해지자, 이커머스 업체 내에 자리를 잡으며 새로운 판로를 구축한 것이다.

머스트잇 역시 지난해 5월부터 CJ온스타일의 모바일 앱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CJ온스타일 앱 안에 ‘머스트잇 전문관’을 열고, 머스트잇이 보유한 상품 중 CJ온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골라 앱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3대 플랫폼'에 포함되지 않는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경우,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업체인 △SSG닷컴 △G마켓과 △옥션 등에서 명품을 판매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의 '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 전반이 위축된 만큼,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온오프라인 명품 시장을 아우르는 '중고 명품' 열풍을 고려, 이들 플랫폼이 적절히 사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역대급 실적 기록하며 왕좌 앉은 CJ올리브영, 상장 포기하고 승계에 집중할까

역대급 실적 기록하며 왕좌 앉은 CJ올리브영, 상장 포기하고 승계에 집중할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올리브영, 중소 브랜드와 투자금 업고 업계 정상 섰다
2022년 IPO 잠정 중단 이후 '승계'에 초점 맞춰
지분 재매입·배당 축소 등 승계 위한 움직임 다수 포착
OLIVEYOUNG_cj_20240412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K뷰티 시장 내에서 '승기'를 잡았다. 중소·신진 뷰티 브랜드 상품을 앞세워 오프라인 H&B(헬스앤뷰티) 시장을 석권,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2021년 투자 유치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올리브영은 최근 막대한 기업가치를 활용해 경영 승계를 위한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초고속 성장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2조7,809억원) 대비 39.1% 증가한 3조8,682억원, 영업이익은 전년(2,714억원) 대비 69.7% 증가한 4,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등 전통적인 시장 강자들의 실적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739억원, 영업이익은 1,081억원에 그쳤다. 

올리브영의 성장 비결로는 적극적으로 국내 중소 브랜드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전략이 꼽힌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의 취향에 최적화한 브랜드를 추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 현재 올리브영에 입점한 제품 2만여 개 중 중소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수준이다.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1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달성한 브랜드 중 국내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1%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올리브영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을 이룩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지난 2020년 올리브영은 오너가 보유한 구주 약 2,700억원, 신주 1,360억원을 합해 총 4,0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올리브영 2대 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당시 22.56%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올리브영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 확대, 배송 서비스 고도화 등을 단행, 소비자 수요를 끌어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IPO 대신 합병? 올리브영의 미래는

이런 가운데 업계의 이목은 올리브영 및 CJ그룹의 눈앞에 놓인 '선택지'에 쏠리고 있다. 애초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 시장 침체를 근거로 IPO(기업공개)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시장에서는 탄탄한 실적을 갖춘 올리브영의 IPO는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시장의 기대를 넘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CJ 측이 여유롭게 상장 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애초 CJ그룹은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키워 이재현 회장 자녀들의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올리브영과 CJ㈜를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근까지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지분율 51.3%), 2대 주주는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글랜우드PE, 22.6%)였다. 그룹 후계자인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는 11%, 장녀 이경후 CJ ENM브랜드전략실장 경영리더는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지분율-글랜우드PE-지분-매각-이전

지난해 말 기준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경영리더의 CJ㈜ 지분율은 각각 3.20%, 1.47%에 그친다. CJ올리브영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CJ㈜와 합병할 경우,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의 합병 지주사 법인 지배력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는 의미다. 이때 변수는 FI(재무적 투자자)인 글랜우드PE의 존재다. 현재 지분 구조를 유지하며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FI가 지주사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CJ그룹 입장에서 지주사에 막대한 지분을 가진 FI가 남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처사일 수밖에 없다.

승계 최적화 위해 움직이는 CJ

이에 CJ 측은 본격적인 지분 구조 개편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올리브영은 이사회에서 글랜우드PE가 보유한 지분 중 절반을 재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2021년 글랜우드PE의 올리브영 지분 매입은 프리IPO(기업공개 전 투자유치) 방식이었다. 그러나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 상장을 잠정 중단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글랜우드PE는 사실상 IPO를 통한 차익 실현을 포기한 채 지분 전량 재매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CJ 측이 글랜우드PE의 지분을 매입한 이후 올리브영이 재차 자사주 형태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J올리브영이 해당 지분을 매입 후 소각하게 되면 이선호 경영리더 지분은 14.2%, 이경후 경영리더 지분은 5.4%가량으로 상승하게 된다. 합병에 한층 적합한 환경이 형성되는 셈이다. 지분 재매입 금액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리브영이 2021년 지분 매각(당시 기업가치 1조8,000억원)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기업가치 역시 눈에 띄게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브영의 배당 축소 기조 역시 승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전년보다 적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처럼 기업이 배당을 줄이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증가하게 된다. 오너 3세의 지분이 올리브영의 배당 축소가 승계의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애플 "AI 강화한 ‘M4 칩’으로 맥 라인업 전면 교체한다" 주가 4.3% 급등

애플 "AI 강화한 ‘M4 칩’으로 맥 라인업 전면 교체한다" 주가 4.3% 급등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M4 탑재 맥 라인업, 3종류 출시 "모든 맥 제품에 적용"
6월 개최되는 '연례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될 전망
AI 부재로 올해 10% 이상 빠진 주가, 이날 4.3% 상승
macbook_pro_20240412
M3 칩 탑재 맥북 프로/사진=애플

애플이 인공지능(AI) 승부수를 띄웠다. 아이폰에 이어 PC와 노트북 ‘맥’에도 AI 칩과 기능을 탑재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제품 라인업 개편으로 건재함을 증명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애플, AI기능 가미한 M4칩 생산 임박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이 차세대 M4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돌입할 것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서 출시된 M3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만큼, AI에 집중한 M4를 통해 맥 라인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 성능을 강화한 이번 반도체는 보급형에 장착할 도넌(Donan), 브라바(Brava)와 최고사양 하이드라(Hidra)로 나뉘어 생산에 들어간다. M4가 들어간 맥 라인업은 크게 세 가지가 될 전망이다. 기본형 14인치 맥북 프로와 고급형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 맥 미니를 우선 출시하고 이후 13인치와 15인치 맥북 에어, 맥스튜디오(데스크톱) 등을 순차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맥 라인업 개편은 AI 기능을 모든 제품에 탑재하려는 애플의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AI 기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칩은 AI 기능이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낮은 판매량에 절치부심한 애플, M4 개발로 AI 기능 강화 노린다

애플이 서둘러 맥 라인업의 전면 개편에 나선 것은 최근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맥 판매량은 2022 회계연도(10월∼9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2023 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M3 칩을 탑재하며 새로운 맥 제품을 출시했지만, M3의 성능이 이전 칩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판매량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지만 그간 애플은 유독 '한방'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등에 비해 AI 기능이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주가가 10% 이상 빠진 상태다. 최근 10년간 공들여 온 애플카를 포기하고 AR(증강현실) 전략에 집중하는 큰 그림은 공개했으나 AI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AI 아웃소싱 이야기도 있다. 당장 구글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담는 것을 고려하는 한편, 오픈AI와도 접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도 나왔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애플이 곧 출시할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에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지를 만들고 글을 작성하는 기능을 포함하는 생성형 AI 기능을 강화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애플이 중국 바이두에 매달리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애플은 최근 바이두와 접촉해 바이두의 AI 어니봇을 중국향 아이폰에 탑재하는 것을 논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3_apple_20240412
M3 칩 탑재 맥북 프로/사진=애플

애플 AI칩 적용 소식에 주가 상승

다만 애플은 그간 AI 전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23년 9월) 동안 애플은 올해 동영상 AI 스타트업 ‘웨이브원(WaveOne)’을 포함, 총 32개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2배나 차이가 나는 수치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콜롬비아 대학교 연구원들과 함께 오픈소스 형태인 멀티모달 LLM ‘페럿(Ferret)’도 공개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관련 논문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HUGS: Human Gaussian Splats)’과 ‘LLM in a flash: 제한된 메모리로 효율적인 LLM 추론’을 공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애플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아이폰에도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JP모건은 곧 탑재될 AI 기능으로 2026년에는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개발자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아이폰의 차기 운영체제와 인공지능 프로세서, 비전 프로와 맥OS 개발 방향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M4 출시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 주가는 4.3% 상승한 175.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이번 M4 라인업 공개에 앞서 "시장은 애플 제품과 서비스 마진의 잠재력을 또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향후 제품 매출보다 서비스 비중을 늘리면 전체 마진은 60%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시한 애플의 목표주가는 현재보다 28%가량 상승 여력을 둔 주당 225달러에 달한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해외 DS] 美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 발의, 혁신과 책임의 조화 강조

[해외 DS] 美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 발의, 혁신과 책임의 조화 강조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미국 하원, 생성형 AI 모델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화 법안 발의
기업 불이행 시 5천 달러 벌금
저작권 침해 논란 속출하는 가운데 반색하는 미디어 업계
Bill Mandate Disclose Copyrighted Works 20240411
사진=Pexels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모델 학습에 사용한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발의됐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은 오픈AI와 같은 AI 개발사가 새로운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 어떤 저작물을 학습과 미세 조정에 사용했는지에 대한 고지를 저작권 등록소에 제출하도록 강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 법안의 의미, AI 혁신과 크리에이터 권리의 균형 개선

미국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Adam Schiff)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기업이 생성형 AI 모델 출시 후 30일 이내에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훈련 데이터 세트의 URL을 포함하여 사용된 저작물에 대한 "충분히 상세한 요약"이 포함된 고지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한 해당 법안의 요건은 이전에 출시된 생성형 AI 시스템에도 소급 적용되므로 챗GPT 및 클로드(Claude)와 같은 모델이 면밀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애덤 시프 의원은 '창의성 존중'과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우리는 AI의 엄청난 잠재력과 윤리적 지침·보호의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그는 성명에서 밝혔다.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추적인 단계다. 이 법은 혁신을 지지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의 권리와 기여를 보호하고, 자신의 작업이 AI 학습 데이터세트에 기여할 때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인간을 위한 기술", 미디어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 확보

이 법안이 법으로 제정될 경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은 최소 5,000달러의 민사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저작권 등록소는 벌금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기업에서 제출한 고지문 열람을 허락하고, 저작권 소유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학습 데이터세트에 사용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시프 의원의 법안은 이미 미국 레코딩 산업 협회,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미국 작가 조합 등 미디어 업계 단체와 노동조합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SAG-AFTRA의 전국 전무이사이자 수석 협상가인 던컨 크랩트리 아일랜드(Duncan Crabtree-Ireland)는 "AI가 생성하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창의성에서 비롯됐다. 그러므로 인간의 창의적인 콘텐츠, 즉 지적 재산은 보호되어야 한다"라며, "이 법안은 기술이 인간을 위한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장하는 중요한 조치이므로 SAG-AFTRA는 생성형 AI 저작권 공개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생성형 AI 저작권 침해 논란 속출, 주요 AI 개발사 모두 소송당해

지난 한 해 동안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허가 없이 시스템 훈련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여러 건의 소송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뉴욕타임스가 뉴스 무단 학습을 문제 삼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책 저자, 음악 출판사, 예술가들이 저작권 침해 혐의로 AI 개발사들을 고소했으며, 소송을 당한 기업 중에는 엔비디아, 엔트로픽, 스태빌리티 AI도 포함되어 있다.

LLM의 오류·환각 포착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AI 스타트업 패트로너스(Patronus)의 연구에 따르면 주요 4개 AI 모델 중 오픈AI의 GPT-4의 저작권 침해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GPT-4가 평균 44%, 믹스트랄과 라마 2가 각각 22%와 10%로 뒤를 이었고, 클로드 2는 8%만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생성했다. 레베카 첸 패트로너스 CTO는 "오픈 소스든 비공개 소스든 평가 대상이 된 모든 AI 모델에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발견했다"며 "놀라운 점은 기업과 개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GPT-4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 발견됐다"고 꼬집었다.

기술 기업, 저작권 문제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 파트너십 구축 나서

물론 저작권이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모델 개발업체들은 미디어 회사나 소셜 미디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방대한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사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독일의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거(Axel Springer)와 AP 통신의 콘텐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글은 최근 레딧(Reddit)과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책임감 있는 AI 사용이 거부할 수 없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으로 자리 잡았지만, 방대한 양의 학습 데이터를 검증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의 한계 등을 지적하며 AI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픈AI도 지난 1월에 저작권이 있는 자료에 대한 접근 없이는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늘어나고 있다. AI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는 상호 보완적 관계이며, 양쪽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을 계기로 이러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구글·인텔 등 빅테크서 'AI 투자' 열풍, 경쟁 심화에 자본 지출도 늘렸지만 "수익성 모델 부재는 치명적"

구글·인텔 등 빅테크서 'AI 투자' 열풍, 경쟁 심화에 자본 지출도 늘렸지만 "수익성 모델 부재는 치명적"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뜨겁게 달아오른 AI 경쟁, 빅테크 자본 지출도 덩달아↑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환각' 현상, AI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장애 될 듯
수익성 외면에 일각선 '쇼맨십' 비판도, "투자 당위성 상당히 떨어져"
AI_startup_TE_20240411

AI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은 인텔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센터 작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와 AI 반도체를 선보였다.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AI 모델도 공개했다. 인텔도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위한 AI 전용 반도체를 발표했고, 오픈AI와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추론 기능을 추가한 새 AI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주요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 주도권 다툼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 시장에선 생성형 AI 모델의 치명적 약점인 환각 현상이 여전한 이상 차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AI 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들이 수익성 전환에 대한 고려 없이 '쇼맨십'만 보여주고 있다는 힐난도 나온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AI 신제품, 경쟁도 심화 양상

9일(현지 시각) 구글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넥스트 2024’를 개최하고 ARM 기반 맞춤형 CPU인 ‘악시온’(Axion)을 공개했다. 인텔에 대한 CPU 의존도를 낮추겠단 취지다.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인 ‘v5p’도 정식 출시했다. v5p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칩으로, 기존 TPU보다 더 빠르게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은 이날 오픈AI의 동영상 제작 AI인 ‘소라’(Sora)에 대항하기 위한 ‘구글 비즈’(Vids)와 제미나이의 다양한 기업용 응용버전도 공개했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와 경쟁하겠단 구글의 의지가 엿보인다.

인텔도 엔비디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최신 AI 전용 칩 '가우디3'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인텔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 GPU보다 전력 효율이 2배 이상 높고 AI 모델도 1.5배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우디3를 통해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아성을 꺾겠다는 게 인텔의 목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텔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경쟁에서 해볼 만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메타의 LLM인 ‘라마’(LLAMA) 등에서 검증을 끝냈으며 미 서버업체인 델과 HP, 슈퍼마이크로 등이 가우디3을 이용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인텔과 퀄컴, 구글은 ‘반엔비디아 전선’을 형성하며 AI 앱 개발을 위한 오픈 소프트웨어 플랫폼 설계에도 나설 방침이다.

AI 투자도 확대 추세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3월 27억5,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앤스로픽은 AI 성능 평가에서 오픈AI GPT-4와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를 능가하는 초거대 AI '클로드3'를 공개하며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스타트업이다.

앤스로픽 외에도 최근 거액의 투자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셀 수 없이 많다. 구글 출신이 설립한 인플렉션AI는 총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받았고, 코히어도 지난해 6월 4억4,5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펀딩을 받은 데 이어 최근 5억 달러(약 6,700억원) 추가 조달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개발 및 운용에 적합한 높은 정확도의 대량 연산 처리가 가능한 최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을 탑재한 일본 도쿄·오사카 데이터센터 확충에 향후 2년간 29억 달러(약 3조9,3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AI_Hallucination_20240411
사진=Scientific American

경쟁은 치열한데, "AI 모델 '환각 현상' 어쩌나"

생성형 AI 모델 자체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오픈AI와 메타는 이날 AI 스스로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계획까지 세울 수 있는 신규 AI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GPT-5’ 및 ‘라마3’(LLAMA3)가 그 주인공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챗GPT 등처럼 기계적인 답변만을 내놓는 AI 모델에 머물러 있는 동안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향해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단 것이다.

이에 대해 메타의 AI 수석과학자 얀 레쿤은 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AI데이 행사에서 “현재의 AI 시스템은 생각이나 계획 수립 없이 한 단어씩 차례대로 생산해 낼 뿐 복잡한 질문을 다루거나 정보를 장기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새 AI는 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탐색하고 행동 순서를 계획하며, 그에 따른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까지 ‘정신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인간의 사고능력 전반을 AI를 통해 확립해 나가겠단 취지의 언급이다.

다만 문제는 거듭 투자가 확대되는 와중에도 AI 모델의 '환각(Hallucination)' 문제는 여전히 고질병처럼 남아 있단 점이다. 환각이란 생성형 AI 모델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응답을 생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미국 건국자나 아인슈타인 등 역사적 인물을 유색인종으로 묘사한 것 등이 단적인 예다. 이에 대해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우리는 왜 제미나이의 응답이 이렇게 이뤄지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것은 회사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거듭 투자가 이뤄진다 해도 사실상 문제 해결이 불가능에 가까움을 스스로 인정한 꼴인 셈이다.

사실 업계 관계자라면 생성형 AI 모델의 환각 현상이 불가피다는 점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환각 현상의 원인이 생성형 AI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자연어·음성 처리를 연구하는 딜렉 하카니-투르(Dilek Hakkani-Tür) 컴퓨터과학 교수도 환각 현상의 주된 원인이 근본적인 구조임을 강조했다.

투르 교수에 따르면 LLM은 기본적으로 자동 완성 도구로, 텍스트 문자열과 같은 시퀀스에서 다음에 나올 내용을 예측하도록 학습된다.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가 많이 포함돼 있으면 정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지만 LLM은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도 답을 도출하도록 구축돼 있다. 이것이 오류가 발생하는 근본 이유라는 게 하카나-투르 교수의 설명이다. 결국 LLM이 보유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정된 이상 생성형 AI 모델의 한계는 명확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세상 모든 데이터를 학습할 수 없는 탓이다.

일각선 비판론도,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필요해"

이렇다 보니 최근 시장 일각에선 AI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쏟아붓는 업계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나온다. 생성형 AI 모델의 환각 현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이상 사용처가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미래 투자라는 명목하에 지나친 자금 낭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MS의 합산 클라우드 관련 자본 지출(capex)은 지난해 대비 22%까지 급증해 1,160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사이 생성형 AI를 둘러싼 경쟁이 그만큼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막상 빅테크들은 AI를 활용해 구체적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선 침묵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기업이란 이익집단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조건은 지출되는 자본에 상응할 만한 수익성이 눈에 보여야 한단 것이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AI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지만, 환각 현상이 불가피하다 평가되는 현시점의 AI 구조가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이 의문을 쏟아내는 이유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 기업이 신세대 기술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일종의 '쇼맨십'을 보여주기 위한 비용 지출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AI 업계가 투자의 당위성을 얻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우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론 머스크부터 NYT까지, 이어지는 소송에 변호사 대규모 고용한 오픈AI

일론 머스크부터 NYT까지, 이어지는 소송에 변호사 대규모 고용한 오픈AI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오픈AI, 지난해 3월부터 변호사만 24명 고용
각국에서 빗발치는 소송에 본격적으로 대비 나서
본격 소 제기한 NYT, 오픈AI는 "NYT가 해킹했다" 주장
openai_20240411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본격적으로 법적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오픈AI가 작년 3월부터 1년간 24명에 달하는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측이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대비해 연봉 최대 30만 달러(약 4억원)에 반독점 소송 전문 변호사를 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법적 분쟁 '소용돌이' 휘말린 오픈AI

이 같은 오픈AI의 법률 전문 인력 확충 소식은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법적 분쟁 및 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해졌다. 오픈AI는 챗GPT 출시 직후부터 AI 관련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오며 각종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다. 오픈AI의 법률 자문위원인 체 창은 “모두가 우리를 빅테크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세계에 미친 영향에 비례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유럽 등 각국 규제당국의 강력한 압박, 이어지는 법적 분쟁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국 법정에서는 챗GPT와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소송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코미디언 사라 실버먼과 소설가 마이클 샤본, 타-네히시 코츠 등은 챗GPT가 학습 과정에서 자신들의 저작물을 허가 없이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마거릿 애트우드와 제임스 패터슨 등 미국 작가 수천 명은 오픈AI가 AI 학습에 사용한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오픈AI는 공동 설립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부터도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 머스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인간의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 측은 “오픈AI의 웹사이트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오픈AI는 폐쇄형 소스(closed-source)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유력 일간지 NYT의 소송 제기

지난해 말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NYT는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 “자사가 발행한 수백만 개의 기사가 오픈AI의 챗GPT와 MS의 코파일럿 등 챗봇을 운련하는데 무단으로 사용됐다”며 “이들 기사는 연간 수억 달러를 써 고용한 기자 수천명이 작성한 작품으로, 오픈AI와 MS는 이를 허락 없이 사용하며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NYT는 “이번 소송은 미국 주요 언론사가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로 주요 AI 개발사를 고소한 첫 사례”라며 “지난 4월부터 수개월간 양사와 콘텐츠 계약에 대한 우호적 해결을 모색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에는 정확한 배상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법정 손해 및 실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배상과 함께 뉴욕타임스의 콘텐츠를 학습한 챗봇 모델과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nyt_20240411

업계는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AI 기업들을 상대로 '전면승부'를 걸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NYT가 오픈AI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할 경우, 수많은 미디어·출판사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오픈AI 역시 에이피(AP),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트 등과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NYT가 승소할 경우) NYT를 따라 소송을 제기하는 미디어 기업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픈AI의 반박은?

한편 NYT의 소 제기에 대한 오픈AI의 대처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1월 법원에 낸 서류를 통해 NYT가 의도적으로 챗GPT에서 버그가 발생하도록 조작했으며, 이를 근거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우리는 NYT의 소송이 무의미(without merit)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NYT의 오랜 역사를 존중하며 그들과 건설적 파트너십 구축을 여전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2월에는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NYT가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챗GPT 등 우리 제품을 해킹했다"며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 사례 100건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NYT가 매우 비정상적인 결과를 생성하기 위해 해킹을 수만 번 시도했으며, 이를 위해 오픈AI 측의 이용 약관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기만적인 프롬프트를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오픈AI가 언급한 ‘해킹’이 AI 신뢰·안전팀, 윤리학자, 학계 및 기술 기업들이 AI 시스템의 취약점을 테스트하는 방법인 레드 티밍’(Red Teaming)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레드 티밍은 보안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조직의 보안 수준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실제 공격을 시도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오픈AI는 NYT 측이 레드 티밍을 통해 오픈AI 측의 저작권 침해 근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이에 대해 이안 크로스비 NYT 변호인은 “오픈AI가 ‘해킹’으로 (NYT 측의 챗GPT 활용을) 잘못 표현한 것”이라며 “단지 오픈AI가 NYT 저작권이 있는 뉴스를 도용하고, 복제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챗GPT를 활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반도체 공장에도 'AI' 적용? 미 보조금 앞세운 삼성·인텔, AI 팹 전환 경쟁 주도하나

반도체 공장에도 'AI' 적용? 미 보조금 앞세운 삼성·인텔, AI 팹 전환 경쟁 주도하나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AI 도입 나선 삼성·인텔, 데이터 활용성 및 공정 효율성 높인다
미 반도체 보조금에 자금 우려↓, 삼성·인텔이 차세대 경쟁 선두주자 될까
화웨이도 스타트업도 R&D 열풍, "반도체 업계 내 AI 전환 경쟁 과열 불가피"
AI_samsung_intel_TE_20240411

인텔이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포틀랜드 공장을 AI 팹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성까지 제고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미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은 만큼 자금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된 상태다. 최근 인텔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도 AI 솔루션 도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은 제조 AI 등을 중심으로 한 '전환 경쟁'이 반도체 업계 전반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포틀랜드 팹에 AI 솔루션 적용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포틀랜드 팹에 반도체 제조를 위한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SW) 기반 AI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올해 본격 적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포틀랜드 사업장은 1980년대 처음 지어진 이후 연구개발(R&D) 센터 등 총 5개 팹으로 확장됐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2021년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전략을 발표한 뒤 반도체 생산 능력과 R&D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속 투자 중이다. 특히 첨단 반도체 팹(DX1)을 중심으로 인텔의 최신 공정을 개발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인텔은 AI 솔루션 도입을 통해 AI 기반의 자동화 공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이를 수집하고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최적의 공정을 구현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AI 솔루션이 적용되면 시간 순서에 따른 공정 데이터 분석으로 공정 절차를 개선하고 반도체 장비의 이상 여부를 미리 탐지할 수 있다.

또 데이터를 활용, 가상 환경에서 공정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거나 계측하면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사전에 조치할 수도 있다. 이는 반도체 R&D 및 제조 기간을 단축시켜 비용을 절감할뿐더러 수율 등 생산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인텔은 기대하고 있다.

향후 포틀랜드 팹의 AI 전환이 가시화하면 인텔의 다른 팹에도 AI 솔루션이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포틀랜드 팹 자체가 인텔의 첨단 기술을 사전에 검증하고 다른 팹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포틀랜드 팹은 7나노미터(㎚)급 이하 첨단 공정이 가능한 만큼, 인텔이 구축 중인 차세대 공정(인텔3·인텔20A·인텔18A 등)에도 확대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조금으로 동력 발산하는 인텔, 삼성도 '화성 HPC 센터' 설립 나선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22년부터 오리건주 생산시설을 증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겔싱어 CEO는 "인텔은 창립 이래 무어의 법칙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며 "새롭게 확장하는 D1X는 인텔의 도전적인 IDM 2.0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더욱 빠르게 공정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생산시설을 증설함으로써 반도체 R&D의 심장부를 보다 면밀히 구성하겠단 방침이다. 인텔은 이번에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은 만큼 이를 활용해 증설 및 시스템 전환을 한 번에 이뤄낼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법상 최대 규모인 195억 달러(약 26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물론 AI 자동화 공장 청사진이 인텔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스마트팩토리는 이미 반도체 업계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반도체 패키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지난해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들이 포장돼 이동되는 공정을 다루는 후공정을 위한 지능형 공장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람이 웨이퍼 박스를 들고 이동해 포장을 뜯은 뒤 후공정 장비까지 이동시키면 이후로는 로봇이 작업을 마무리까지 이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디지털 팩토리 기업 SK C&C는 반도체 부품 생산 전체 공정의 자동화를 위한 통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제안하면서 미국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에 특화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SK C&C는 글라스 기판 기업 앱솔릭스의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 사업에 참여했는데, 앱솔릭스 측에 따르면 올 2분기부터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품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반도체 제조 전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저장·분석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경기 화성 캠퍼스 인접 위치의 '화성 고성능컴퓨팅(HPC) 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화성 HPC 센터를 통해 삼성전자는 AI 기반 설계 및 공정 자동화 전환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종합기술원 중심으로 지능형 팹 구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수율에 대한 AI 관리부터 디지털 트윈(물리적 물체를 정확히 반영하도록 설계된 가상 모델) 팹 운영까지 목표로 삼은 장기 프로젝트다. 이같은 설계·공정 자동화 전환에 따른 데이터 분석과 활용 핵심 거점으로 HPC센터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RD_MONEY_TE_20240411

R&D 투자 열풍, 반도체 업계 관통하는 경쟁 기조는 'AI'

다만 시장에선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국 보조금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미국의 견제를 받는 중국도 거듭 투자를 이어가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예컨대 화웨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23%에 해당하는 1,647억 위안(약 30조6,000억원)을 R&D에 쏟았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R&D 비용(28조3,397억원)보다 많고, 한국 정부의 R&D 예산(31조1,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화웨이는 전체 직원의 50% 이상이 R&D 관련 인력인 데다, 회사 내규 자체에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도록 명시해 두기도 했다.

여타 스타트업 등 기업들은 '제조 AI 개발'에 핀포인트를 잡고 거듭 돈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AI를 활용해 초정밀 제조 공정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스타트업 알티엠(RTM)은 제조 설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고 불량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정 중단을 최소화하고 수율(투입 수에 대한 양품의 비율)을 높여 비용 절감을 돕기 위해서다.

특히 RTM은 창업자들이 근무했던 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진우 RTM 부대표는 “설비 내 수백 개의 센서에서 나오는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의 시계열 데이터를 학습하면 잘못된 알람을 줄이면서 과거에는 찾지 못했던 미세한 차이를 찾을 수 있다”며 “실제 반도체 공정 설비에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 6~7개월 정도의 양산 라인 테스트를 마치고 글로벌 반도체 팹(제조 시설)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서울대 기계공학부 윤병동 교수가 창업한 원프레딕트는 전력·석유·가스 등의 제조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현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가디원(Gurdione)’을 선보였고, 지멘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해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산업용 코파일럿 솔루션을 내놨다. 미쓰비시전기 오토메이션은 숙련된 작업자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AI 분석 소프트웨어(MELSOFT MaiLab)를 소개하기도 했다.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결국 당분간 반도체 업계에선 AI 솔루션을 위시한 포스트 시대로의 '전환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박창진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거] 출구조사와 'AI예측'은 왜 사전투표를 못 맞췄을까?

[선거] 출구조사와 'AI예측'은 왜 사전투표를 못 맞췄을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지역, 연령, 성별 기반 표심이 틀린 곳들 탓에 출구조사 오차 발생한 10개 선거구
틀린 이유는 1주일 사이에 표심이 빠르게 바뀌었기 때문
'스윙 보터'들의 표심은 단순 여론조사 데이터로 알기 어려워
AI예측도 결국은 정확한 데이터 없으면 한계

지난 10일 제22대 총선 투표가 막 끝나자마자 오후 6시에 방송사들이 공개한 출구조사와 11일 오전에 확인한 투표 결과가 상당히 달랐다는 평들이 나온다. '투표함은 열어봐야 안다'며 단순한 오차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번 개표 방송에 각 방송사들이 'AI예측'이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자신감을 보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은 AI가 아니었고, 통계 추론 상의 가정이 잘못된 것이 원인이라는 따끔한 지적이 필요해 보인다.

선거투표

최종 투표율 67.0%, 사전 투표율 31.3%

출구조사도 틀릴 수 있고, AI도 다 못 맞춘다는 평가들이 나오지만, 이번 출구조사 오차의 핵심은 당일 투표 35.7%, 사전 투표 31.3%라는 수치와 출구조사는 당일 투표에만 진행됐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심지어 출구조사는 오후 5시까지만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32%의 투표자들 중 계통추출법(Sytematic sampling)을 통해 뽑은 약 5~6% 내외의 투표자들의 표심을 바탕으로 전체 67%의 표심을 해석해야 했던데서 발생한 문제다. 거기다 모든 투표장에 출구조사 담당자를 배치하지 않고, 여론조사로 표심의 향배를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투표소 일부, 혹은 해당 지역구를 대표한다고 판단되는 투표소 몇 곳에만 담당자를 배치했을 것을 감안하면 전체 투표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자들을 바탕으로 예측 시스템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1%도 되지 않는 표본을 통해 100%의 투표를 모두 맞추는 것이 한계가 있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주요 지역 구도와 지역별 투표 성향을 감안할 때, 254개 지역구 중 실제로 초점의 대상이 되는 곳은 100개 지역구 내외에 불과하다. 이번 출구조사가 10군데에서 당선자 예측에 실패한 만큼, 실질적인 오차는 대략 10% 남짓으로 보는 것이 옳다.

사전 투표가 없었던 시절이라면 당일 투표를 한 분들에서만 '5명 중 1명' 혹은 '10명 중 1명'을 계통추출해서 예측을 했을 것이고, 지금보다 정확도는 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정교하게 보완 시스템을 구축한다고해도 없는 데이터에서 31.3%의 표심을 추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전 투표가 없었을 때도 많이 틀렸지 않냐는 반박이 나올텐데, 사실 1%의 표본을 쓰나 2%의 표본을 쓰나,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정확도에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다시 사전 투표로 돌아와서, 왜 이렇게 오차가 크게 나서 'AI예측도 별 수 없다'는 표현이 나오게 됐는지를 따져보면, 사전투표가 진행됐던 4월 5일, 6일과 당일 투표가 진행됐던 10일 사이에 표심이 일부 이동했지 않을까는 짐작해 볼 수 있다. 수리통계학적으로 해석하면 표본(출구조사에 응한 분들)을 뽑았던 모집단(투표자)의 분포함수(투표 성향)가 바뀌었다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불과 1주일 사이에 투표 성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사전 투표에 참석했다는 분들이 지역, 연령, 성별이라는 주요 3개 변수 기반 예측이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간 출구조사가 맞지 않았다면 주요 3개 변수 기반의 추론이 틀렸기 때문인데, 이번 선거에서 서울, 경기, 부산, 경남 일부 지역에서만 출구조사 결과가 틀린 걸 보면서 주요 3개 변수는 이번에도 주요했지만, '정치는 생물'이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논리가 일부 선거구의 투표 성향 변화에 반영 된 것을 놓쳤기 때문은 아닐까는 가설을 세워봤다.

가설 1번: 지역, 연령, 성별이 더 이상 맞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전화 기반 여론조사는 군집 표집(Cluster sampling)으로 이뤄진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어느 지역에 특정 연령, 성별인 분들이 몇 %인지를 확인한 다음, 그 비율만큼에게 설문조사를 한다. 총 1,004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해 표본요차 범위를 ±2.2% 내외로 맞추겠다고 목표를 정했을 경우에, 50대 여성 비중이 4%인 지역구라면 해당 연령, 성별에 대해서 40명만 여론 조사를 할 것이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인구, 성별 비율이 종종 틀리는 경우가 있어 오차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최근에 들어선 것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큰 틀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조사한 여론조사가 실제와 오차가 매우 적으려면 전화 기반 여론조사에 응하신 분들이 그 지역구의 연령, 성별을 잘 대표해줘야 한다. 1~2명에게만 물어봤다면 오차가 클 수 있겠지만, 표본의 크기를 늘릴 수록 오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이 이쪽 표본 추출 기반 통계학 전공자들이 밑바닥에 깔고 있는 가정이다.

덧붙여, 지역, 연령, 성별 이외에 여론조사에 응하는 성향이라는 것도 고려해야된다는 것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예측에 실패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가설이다. 이전부터 관련 학문들이 실제 성향과 표현 성향이 다른 부분에 대해 자기 학문 방식으로 정의하고 표본 조사에 관련 오차 보정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내가 공부한 학문에서는 '현시 선호(Revealed preference)'라는 표현을 통해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성향과 말로 답변한 성향이 다른 것을 고려한다.

다만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여론조사와 달리 대면으로 이뤄지는 출구조사에서는 좀 더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어 실제로 투표장에 갈지 여부조차 불확실한 여론조사와 달리, 출구조사는 이미 투표장에서 1표를 행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조사인만큼, 지역, 연령, 성별이라는 3개 주요 변수 기반 조사의 취약성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3개 변수가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은 사전 투표에 출구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31.3%에 달했던 사전 투표 투표자들의 지역, 연령, 성별 정보는 주어져 있었던만큼, 그 변수들을 써서 사전 투표가 어떻게 이뤄졌을지 짐작할 수밖에 없다. 사전 투표와 당일 투표 결과가 크게 다르게 나오더라도 지역, 연령, 성별에 따른 성향만 일치한다면 투표한 비율대로 단순 곱을 통해서 쉽게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당일 출구조사에서 받은 지역, 연령, 성별으로 받은 후보별 지지율을 31.3%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당일 출구조사에서 실제 성향과 표현 성향을 다르게 대답한 일부 표본으로 인한 오차를 제외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게 사전 투표 결과를 복원해 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출구조사가 상당히 틀렸던 지역들은 왜 틀렸을까? 무려 'AI예측'을 했다면서?

가설 2번: 1주일 사이에 투표 성향이 변했다?

사전 투표와 당일 투표가 같은 성향을 띌 것이라는 가정은 사실 매우 큰 가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치는 생물'이라고 표현한다. 표심은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수 많은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것은 엄연히 사실이지만, 전국 단위 이야기고, 서울, 경기, 충청, 부·울·경 등으로 대표되는 일부 지역들은 특정 당의 공천을 받기만 하면 사실상 당선은 확정인 지역들이 아닌 곳도 많다. 그리고, 그 표심은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다르다.

투표 성향이 아예 변하지 않는다면 사실 선거 유세를 다녀야 할 필요도 없다. "낙선은 죽기보다 싫다"며 선거 직전까지 48시간 무중단 유세를 했다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일 밤 선거 유세를 마무리하던 무렵, 같은 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이주영 상임선대위원장은 "다른 당 후보가 된다고 포기하고 있으면 결국 다른 당 후보가 된다. 다만 여러분의 자식들도 그렇게 (무기력하게)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그 한 마디에 유권자들의 마음이 움직였을지, 48시간 무중단 유세를 했기 때문일지, 그 외 다른 원인이 있었을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어쨌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열세를 보였고,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결합했다는 'AI예측'에서도 3% 이상의 격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던만큼, 1주일 사이에 투표 성향이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초반에 지적한대로 이렇게 '분포함수가 변화'하는 상황이라면 출구조사만으로 사전 투표 결과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각종 조사 기관들이 선거 직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도 꾸준히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변화하는 표심을 반영해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결합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개 지역에서가 아니라 최소한 10군데 이상의 지역구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5%이상 뒤집어졌다.

'실제 성향'과 '표현 성향'을 다르게 표현한 유권자가 오차 범위 미만의 소수에 불과했다는 가정과, 출구조사를 진행한 투표소를 적절하게 골랐다는 가정 아래, 'AI예측'이 틀린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사전 투표의 분포함수를 잘못 예측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사전 투표 추론 오차의 원인이 여론 조사 오차 탓일 수도 있고, 실제로 1주일 사이에 투표 성향이 상당히 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사 기관들이 여론 조사를 사전 투표 추론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오차의 원인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겠지만, 오차가 크게 난 지역구가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차 보정 작업의 실패라는 가설보다는, 해당 지역구들에서 1주일 사이에 투표 성향이 상당히 변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AI예측'이라고 불리는 지역, 연령, 성별 기반의 투표 성향 예측 모델이 '분포함수의 변화' 혹은 '변화하는 표심'이라는 시간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선거 유세 기간 최대 2달 동안의 '트렌드'를 통해서 어느 정도는 추측할 수 있겠지만, 선거 당일에나 표심을 정하는 유권자들의 마음 속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까?

항상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인공지능(AI)'은 데이터가 있는 영역, 데이터가 맞는 영역에서만 정확하다. 데이터가 부정확하다면 열심히 보정하는 수학적 도구라도 쓰며 고치려고 하겠지만, 데이터가 아예 없는 영역, 선거 마지막 날까지 알 수 없는 '스윙 보터(Swing voter)'들의 표심 변화에 대한 데이터는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W컨셉 품은 SSG닷컴, 인수효과는커녕 연결수익 부담 요인

W컨셉 품은 SSG닷컴, 인수효과는커녕 연결수익 부담 요인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W컨셉, 2023년도 당기순손실 전환
오프라인 수요 증가로 온라인 매출 급감
미국 법인 부진도 발목, 지난해 순손실 13억원
Wconcept_20240411
W컨셉 스프링 페스타 포스터/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쓱닷컴)이 온라인 패션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W컨셉)를 거금을 들여 품에 안았지만 아직까지 인수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한 지 3년이 흘렀으나 인수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며 SSG닷컴의 연결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첫 해만 해도 성장세 견고했지만

SSG닷컴은 앞서 2021년 온라인 편집숍 더블유컨셉코리아 지분 100%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반적인 의류산업이 고전했지만 W컨셉은 비대면 전자상거래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에 SSG닷컴은 온라인 패션부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011년 설립된 W컨셉은 당시 알려지지 않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판로가 좁아 판로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W컨셉의 주요 고객층은 2030 직장인 여성으로, 브랜드 7,0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W컨셉은 SSG닷컴 인수 첫 해인 2021년만 해도 성장세가 견고했다. W컨셉의 2021년 총 거래액은 3,271억원으로 2020년 대비 40% 증가했다. 인수 후 SSG닷컴은 W컨셉과 양 채널 간 브랜드 교차 판매로 온라인시장 내 입지를 넓혔고 그 결과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020년 대비 41.5%(717억원→1014억원)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억원에서 31억원으로 자그마치 454.4%나 증가했다.

오프라인 수요 증가에 지난해 영업이익 99.8% 감소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W컨셉의 수익성이 크게 후퇴하기 시작했다. W컨셉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무려 99.8% 감소한 582만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3억원에서 마이너스(-) 1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에선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이 주력인 W컨셉의 경쟁력이 저하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수요가 살아나자마자 수익이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SSG닷컴의 투자 판단 실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급변하는 패션업계의 흐름을 내다보지 못하고 섣불리 거액의 자금을 투입했다는 지적이다. SSG닷컴의 최대주주인 이마트는 과거 지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3조원대에 인수했지만 지마켓 역시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Wconcept_20240411_002
사진=W컨셉

W컨셉 미국 법인도 적자

W컨셉의 부진은 2016년에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WCONCEPT USA INC)이 줄곧 적자를 내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W컨셉 미국법인은 2018년부터 5억7,000만원의 순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해 2020년까지 약 55억원의 순적자가 누적됐다. SSG닷컴에 인수된 이후 2021년도에 일시적으로 3,172만원의 순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듬인 2022년 다시 4억7,000만원의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순손실 규모는 12억9,000만원까지 확대됐다. 미국법인의 적자는 현지에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안착하지 못하는 가운데 고정비용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W컨셉에 있어 미국법인은 글로벌 전진기지나 다름없다. W컨셉 앞서 글로벌 시장 공략과 외형 확대를 위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 중 일부를 선별해 재고를 늘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팬데믹으로 인해 인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게 됐고, 재고 중 일부가 매출원가로 잡히면서 수익성에도 타격을 줬다.

미국법인의 반등이 절실해진 W컨셉은 지난해부터 실적 타개책의 일환으로 ‘인플루언서 매니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상품과 콘셉트에 맞는 글로벌 외국인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입점사를 해외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게 골자다. 이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패션 시장 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마케팅이 가장 큰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W컨셉 입점 브랜드의 미국 내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브랜드 친밀감을 우선적으로 높인 뒤 향후 점진적인 실적 증대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W컨셉 관계자는 "미국법인의 경우 해외 물류비 등 운영비 증가로 손실이 발생했다"며 "해외사업은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투자로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로보택시로 혁신 내걸었지만, 월가서 테슬라 판매 전망치 하향 잇따라

로보택시로 혁신 내걸었지만, 월가서 테슬라 판매 전망치 하향 잇따라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제프리스·파이퍼샌들러, 올해 판매 전망치 하향조정
테슬라 강세론자 마저 "주가 40% 이상 폭락할 수도"
테슬라 고군분투에도 시장은 "수익성 미지수"
tesla_TE_20240411
사진=테슬라

월가 투자회사들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인도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조정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로보택시(무인택시) 공개 일정을 발표한 후 이틀 연속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월가 주요 IB들, 테슬라 투자의견 하향조정

10일(이하 현지시간) 제프리스와 파이퍼샌들러 등 주요 월가 투자은행(IB)은 올해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이 지난해 수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제프리스의 필립 후쇼아 애널리스트는 올해 테슬라의 인도량이 지난해(181만 대) 대비 3% 감소한 177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85달러에서 16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제프리스는 테슬라의 1분기 현금 소진이 ‘매우 부정적’이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올해 테슬라의 순영업이익(EBIT)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30% 낮춘 각각 65억 달러와 1.87달러로 제시했다. 또 매출 전망치는 약 15% 하향조정했다. 후쇼아 애널리스트는 오는 23일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제품 우선순위와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포함해 1분기에 더 많은 극적인 사건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후쇼아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능력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오는 8월 8일 로보택시 공개가 투자자 심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과 투자에 대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05달러로 낮췄다. 그는 올해 테슬라 차량 인도량이 0.5% 감소한 179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빠른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로버트 W.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이 1년 전에 비해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수요 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머스크가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고금리 환경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해 왔고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상황이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올해 인도량은 184만 대로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 인도량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194만 대다. 그러나 테슬라의 1분기 인도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에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올해 테슬라 EPS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지난해 대비 약 13% 낮은 2.71달러다.

월가의 EPS 전망치는 지난해 말 이후 29% 낮아졌다. 2025년 EPS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3.72달러로 이 또한 지난해 말의 5.29달러에서 크게 하향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일 머스크가 로보택시를 8월 8일에 공개한다고 밝힌 뒤 2거래일 연속 7.3%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은 인도량과 목표주가 하향조정 여파로 2.89%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9%의 하락폭을 기록 중이다.

테슬라 강세론자도 주가 폭락 가능성 경고

월가의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도 테슬라 주가의 폭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테슬라가 본업에서 부진한 현재 시점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도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까지 내놨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테슬라의 '100달러' 약세 시나리오가 발동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본업인 차량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AI 훈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핵심 사업 부문인 자동차 부문의 순익 전망이 낮춰지기 전까지 테슬라는 AI 회사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 하향 조정의 과정은 수 분기가 걸릴 수 있으며, 이 기간에 주가가 100달러로 급락하는 '약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테슬라의 주가가 100달러로 떨어질 경우 이는 현 레벨에서 주가가 40% 이상 폭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그간 테슬라에 대해 강세론적인 입장을 펼쳐온 인물이다. 특히 조나스는 월가에서 가장 먼저 테슬라에 대한 'AI 플레이(AI play)'를 주장해 왔다. 그는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 회사가 아닌 AI 기업이라면서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테슬라 차량이 가져올 수 있는 무인 택시 네트워크 등을 높이 사 왔다.

robotaxi_TE_003_20240411
사진=테슬라

'로보택시' 승부수에도 시장 반응 미적지근

실제로 머스크 CEO가 AI와 로보택시 등 테슬라의 혁신을 드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자신의 X에 “8월 8일에 로보택시를 공개할 것”이라고 올린 바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머스크의 로보택시 공개에 대한 트윗은 지난 주말 테슬라가 염가 EV(전기차)를 개발할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는 로이터의 보도를 ‘거짓말’이라고 부인한 와중에 나온 것이다. 해당 발언의 효과로 당시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5% 넘게 올랐지만 결국 정규 거래에서는 3.63% 하락으로 마감했다. 8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4.9% 오른 채로 마감했으나 올해 폭락한 주가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로보택시는 테슬라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능의 총 집합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로보택시가 테슬라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줄 잠재적 원천이라고 여러 번 말해왔다. 머스크는 테슬라 로보택시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지난 2011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14년 만에 드디어 로보택시가 등장하는 셈인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직 이같은 일정에 확신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사이버트럭을 비롯해 테슬라의 주요 모델이 처음 등장할 때는 기존에도 머스크가 공언했던 날짜를 지키지 못한 경우가 여럿 있어, 이번에도 실제 출시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 가능한 기본 기술 중 일부는 최근 몇 달 동안 고속도로 안전 규제 기관 및 기타 기관으로부터 조사와 비판을 받아왔으며 실제 가시적인 수익이 얼마나 날 것인지도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자율 주행 기술이 아직 완전치 못해 테슬라가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저가 차 대신 자율주행에 올인하는 테슬라의 전략은 잘못된 베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머스크와 가까운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지난해 7월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xAI에 30억 달러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xAI에 대해서도 다른 유력 기술 기업들에 비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30억 달러, AI 신흥 강자로 떠오른 앤스로픽은 최근 아마존으로부터 60억 달러 투자를 이미 받았는데, 후발주자인 xAI가 30억 달러 자금을 받는다 해도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이에 포춘지 등은 이러한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할 경우 테슬라 주가가 훨씬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라스도 “테슬라의 다음 성장 구간이 전기차든 다른 프로젝트든 어디가 될지에 대한 가시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누렸던 프리미엄을 가지려면 “수익 가시성이 뛰어나거나 미래에 어디서 수익이 날지 관련해 환상적인 스토리를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현재로서는 둘 다 없다”고 역설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4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