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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데이터 사이언스 경영학회, AI/데이터 과학으로 수면 관리, 공공 자전거 관리, 혈액 보유량 관리까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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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에 설립된 (사)데이터 사이언스 경영학회 (학회장 최호용 KAIST 교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미나를 개최한다.

학회는 5월 18일(토요일)로 예정된 올해 학회 세미나는 AI 및 데이터 과학을 통한 시스템의 효율적인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AI알고리즘의 기업 경영 활용'에 초점을 맞췄으나, 올해들어 기계 설비 쪽에서 AI산업에 대한 관심사가 증대하는 것에 맞춰 시스템 효율화에 맞춘 세미나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MDSA1차세미나_240503-1

학회장인 KAIST 기술경영의 최호용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 이자율 곡선(Term structure)의 굴곡(Slope)을 설명해내는 숨겨진 변수(Hidden factor)를 찾아낸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가 및 채권 수익률에서 주성분분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 PCA)을 통해 찾아낸 숨겨진 변수들이 이자율 곡선의 굴곡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나타난 점을 이용해 이자율 곡선의 움직임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최근 미국 Fed의 이자율 인하 결정이 지연되면서 장-단기 이자율 구조가 경기 전망의 직접적인 변수가 되는 구조가 왜곡되고 있는만큼, 이자율 곡선의 굴곡을 설명하는 변수를 찾을 수 있다면 경기 전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논문인만큼 연구 방법론이나 결론 등이 바뀔 여지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최근 갤럭시워치, 애플워치 등의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의료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생체 행동 데이터에 대한 논문도 발표된다. 곽연숙 연구원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수면 추적이 수면에 들어가는 순간과 깨어나는 순간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문제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생체 행동 데이터의 분포함수 변화를 이용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단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1차원적인 평균치에 국한된 반면, 분포함수는 2차원 이상의 복잡한 변화를 기기 사용 데이터 만으로 모두 잡아낼 수 있는만큼, 수면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활용 전반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성수 연구원은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서울바이크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공유자전거 관리 운영 효율화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뉴욕, 런던 등의 주요 대도시들이 모든 자전거 주차 구역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구역에 인력 투입을 집중하고, 관리 구역을 크게 5~10개로 구분하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내 공공자전거 관리 구역은 크게 5개, 작게 10개 집단으로 구분해서 운영하는 것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서울 25개 구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의 비효율성도 함께 다룬다. 한 연구원은 지난 2019년 이후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 팬데믹 효과 등을 제거하는 시계열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 기법을 활용했고, 따릉이 사용자 데이터 군집 현상을 밝히기 위해 네트워크 효과를 반영하는 로베인(Louvain) 알고리즘을 응용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의 연구가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관리에 적용된다면 운영 인력 재배치를 통한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동규 연구원은 대한적십자사가 관리하고 있는 국내 수혈, 혈액 공급망의 공급-수요 균형 상태를 점검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과 날씨, 남녀 성별 차이, 지역별 차이 등 다양한 변수를 계절성 자기회귀 통합 이동 평균 모델(SARIMA, Seasonal AutoRegressive Integrated Moving Average)라는 고급 시계열 분석 기법으로 분석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액 공급 부족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을만큼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관리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권형근 연구원은 미국 뉴욕주에서 교육청 관할과 구청 관할이 겹치는 지역구들의 세율 정책을 게임 이론으로 분석해 각 지역별 거주자들이 누리는 효용을 분석했다. 연구 논문의 거주자 효용이 실제 현실에서는 부동산 가격 및 생활 환경 등으로 대체될 수 있는만큼, 교육청의 초·중·고교별 예산 배분이 지역사회와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챗GPT의 구성 원리를 놓고 논문 읽어주기 방식의 2시간 강의를 제공했던 이경환 글로벌AI협회(GIAI) 연구소장은 올해 22대 총선에서 출구조사 당선자 예측이 틀렸던 10개 선거구 데이터 해석에 대해 2시간 강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강의 내용은 사전투표와 당일투표 사이 3일간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 변화를 출구조사가 정확하게 잡아내는데 실패했던 이유에 초점을 맞춘다. 사전투표가 당일투표와 투표 성향이 다른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차이를 뛰어넘는 표심(標心) 변화를 잡아내기 위해 인근 지역과 동조된 변화, 후보별 개인 매력도 등을 함께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요지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의 표심 쏠림 현상과 언론에 많이 알려진 일부 여당 후보 지지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출구조사 예측에 실패했던만큼, 기존의 지역, 연령, 성별 의존적인 선거 예측 모델의 한계도 함께 지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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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멤버십 가격 올립니다" 쿠팡의 근거 있는 자신감, 대체 불가능한 쿠팡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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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58.1% 인상 단행
다양한 혜택이 고객 묶었다, 가입자 이탈 크지 않을 듯
할인 앞세워 탈쿠팡 고객 노리는 경쟁업체들, 실제 효과는 의문
coupang_wow_up_20240424

쿠팡이 최근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대비 3,000원 가까이 인상한 가운데, 고객층 이탈이 사실상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가 유료 멤버십 가격을 인하하며 이탈 소비자 흡수를 시도하고 있지만, 독보적인 '쿠팡 생태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쿠팡, 멤버십 가격 인상에도 당당한 이유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쿠팡은 와우멤버십 요금을 월 7,890원으로 58.1%(기존 요금 4,990원) 인상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쿠팡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고객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와우 멤버십에는 △무료 배송 △무료 직구 △무료 반품 △무료 OTT 등 10가지 이상의 혜택이 포함돼 있으며, 고객은 한 달에 3번만 로켓배송을 주문해도 9,000원을 절약해 월 요금 이상의 이득을 본다는 설명이다.

쿠팡 측은 통계청 등을 인용,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와우멤버십 회원이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채 쿠팡에서 소비하는 회원보다 연 평균 97만원을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멤버십 요금을 제외해도 연 평균 87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 로켓배송을 포함한 각종 무료 서비스와 상품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등을 통해 약 4조원(30억 달러)의 비용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해마다 그 이상의 절약혜택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가격 인상과 함께 멤버십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자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을 제공하고, 스포츠 콘텐츠 등을 강화하며 멤버십 서비스의 효용성을 높인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3년 동안 물류 방면에 3조 원 이상을 투자, 도서·산간 지역과 인구감소 지역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적극 확대한다.

가격 인상해도 소비자 이탈 없다?

한편 업계에서는 쿠팡의 가격 인상이 일종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지금까지 쿠팡은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 △로켓배송·로켓직구 무제한 무료배송 △와우 전용 할인가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 생태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혜택을 제공, 지속적으로 충성 고객을 끌어모아 왔다. 이에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00만 명으로 2022년 말(1,100만명) 대비 27% 급증했다.

쿠팡-와우-멤버십-가입자-수-변동-추이

주목할 만한 부분은 쿠팡 측의 주장과 같이 대다수 소비자가 가격 인상 이후에도 비용 대비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 측이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다시 멤버십 혜택에 재투자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임시방편이 아닌 '쿠팡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시각이다.

가격 인상에 불만을 품은 일부 소비자는 OTT 혜택 등을 분리해 가격을 인하해 달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지만 쿠팡의 멤버십 서비스가 세분화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쿠팡은 막대한 수의 회원을 모아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 소비자가 체감하는 '혜택'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압도적인 혜택과 자체 생태계를 앞세워 성장한 와우 멤버십은 이커머스 업계 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발돋움했다.

"이탈 고객 흡수하자" 이커머스 업계의 도전장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을 '기회'라고 판단, 쿠팡의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을 자사 멤버십 회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섰다. 먼저 신세계는 온라인 채널인 G마켓과 옥션을 통해 멤버십 서비스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인하하기로 했다. 다음 달 열리는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통해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까지 약 84% 할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무료 혜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그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가입하지 않았거나,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이용자에 한해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컬리 역시 5월 17일까지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문제는 이들 업체의 멤버십과 와우 멤버십의 혜택 격차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여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쿠팡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는 유료 멤버십이 국내에는 사실상 전무한 만큼, 대다수 고객이 월 3,000원 수준의 요금 인상을 기꺼이 감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다수의 멤버십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가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와우 멤버십 이외 유료 멤버십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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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손해만 남았네" 한화시스템의 실리콘밸리 도전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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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지난해 미국 NFT 자회사 '르네상스' 청산
블록체인 사업 다각화·대중화 시도 줄줄이 실패
사업 철수 시 법인·투자 관계 대거 청산 필요, 회사의 결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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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화시스템이 블록체인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018년 개발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H-체인'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면서다. 실제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미국 소재 NFT(대체불가능토큰) 관련 법인 르네상스(RENAISSANX LLC)를 청산한 이후 전면 재검토에 돌입한 상태로, 추후 추가적인 사업 처분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규모 손실 안긴 블록체인 사업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이사회를 열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100% 자회사 르네상스 청산을 결정한 상태다. 회사 측은 2018년 르네상스 설립 당시 NFT 시장 진출을 꿈꿨다. 르네상스를 통해 NFT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또 다른 자회사인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결과적으로 계획은 실패였다. 르네상스는 NFT 업황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총 47억원(약 341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채 시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문제는 관련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자회사가 르네상스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화시스템의 블록체인 자회사 11곳 중 매출을 내고 있는 곳은 4곳에 그친다. 이에 한화시스템은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사업 전반을 재검토 중이다.

한화시스템은 블록체인 사업의 실적을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을 설립한 2021년부터 집계해 왔는데,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매출이 발생한 것은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본사뿐이었다. 3년간 매출은 2021년 약 400만원, 2022년 5억원, 2023년 2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그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같은 기간 블록체인 사업 전체에서 발생한 순손실은 매출의 20배 수준인 626억원(약 4,550만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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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시스템

미국 진출, 빛 좋은 개살구였다

한화의 미국 진출이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파견된 근로자는 2명으로, 그중 1명은 미국 영주권을 가진 덕분에 비자(VISA) 문제가 없었으나, 다른 1명에 대한 비자 지원을 연장하기 위해 현지인을 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인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I, 블록체인 등의 이른바 '신기술'에 대한 열정을 가진 내부 인력들의 수요는 많았으나, 비자 지원 문제 등으로 국내 인력의 파견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실리콘밸리 파견 인력들에 대한 급여 체계도 한때 내부에서 논란이 됐다. 국내 연봉의 2배를 받아도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월세 거주지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상황이라, 파견 인력들은 급여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으나, 현지 사정을 모르는 국내 인사팀은 지나치게 높은 급여에 내부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불만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견 인력들은 인근 지역으로 파견 나온 국내 타 대기업의 인력들 대비 급여가 지나치게 낮다는 불만과 함께, 같은 수준의 급여로 현지 채용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인사팀과 강대강 대치가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AI 사업, 블록체인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위한 인력 부족도 실패의 중요한 축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진 레벨에서 AI가 고급 수학 및 통계학 기반이라는 학문적 이해 없이, 단순한 IT개발 프로젝트의 일부인 것으로 착각하는 한국식 이해도를 가진 인력들밖에 없었던 탓에 기술적인 이해도가 낮은 해외 기업이라는 인식이 실리콘밸리 일대에 폭 넓게 깔려있었다는 것이다.

관련 부문 사업 '공중분해' 위기

한편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이 블록체인 사업 확대를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한화시스템은 AI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지난 2018년 블록체인 플랫폼 에이치체인을 개발했다.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이듬해에는 유동화토큰(Asset-Backed Token, ABT)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잡았다. ABT는 부동산과 미술품, 주식 등 기존의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발행·거래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현재 이 같은 기존 사업들은 파트너사들의 사업 종료,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일부 중지된 상태다. 이에 한화시스템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기별 이슈에 맞춘 서비스를 출시,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를 꾀했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며 ‘긱 워커’가 새로운 노동 형태로 떠오르자, 블록체인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EBC)을 설립해 일감 매칭 앱 ‘요긱(yogig)’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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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요긱

2022년 말에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블록체인 기반의 커뮤니티 ‘어랏(A lot)’을 공개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터와 팬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통하며 NFT 기반의 콘텐츠·티켓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같은 블록체인 기반 사업들은 시장에서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했다. 사실상 의미 있는 블록체인 사용 사례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이후 한화시스템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처분하기 시작했고, 이들 서비스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손실 감내하고 신사업 집중할까

시장에서는 한화시스템이 위성 통신과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신사업 부문 육성에 집중하기 위해 블록체인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021년 6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3,259억원을 디지털 플랫폼 분야의 타 법인 증권 취득 자금에 할애했음에도 불구, 블록체인 사업은 고사하고 신사업 부문의 이익도 좀처럼 창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추후 한화시스템이 블록체인 사업을 전면 중단할 경우 ICT(정보 통신 기술) 부문, 지분 투자 및 연구 개발(R&D) 등 사업 전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요긱', '어랏' 등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싱가포르 법인(EBC글로벌PTE) 등의 존폐 위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외로도 북미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 선두 업체 시큐리타이즈, 국내 블록체인 선두기업 두나무 산하의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과의 지분 투자 관계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미국 법인 한화시스템USA가 수행 중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관련 간접 투자 역시 추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주춧돌을 마련할 필요성도 커지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블록체인 원천 기술 개발을 필두로 자산 디지털화, 거래를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주력해 왔는데, 한화시스템이 블록체인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ABT 서비스, 증권형 토큰 개념 증명(PoC) 기술 개발 등 신사업이 줄줄이 성장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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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길이를 측정할 수 없는 수학적 길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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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모든 것이 측정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19세기 후반 측정 불가능한 양의 존재 발견
측정 불가능한 양의 대표적인 예시는 바로 '비탈리 집합'
물리적으로 극히 드물게 나타나지만, 수학의 기초를 바꾸지 않고서는 제거하기 어려워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 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Some Length Cant Be Measured ScientificAmerican 20240423
사진=Scientific American

이사를 할 때 우리는 가구나 방의 크기를 측정해서 계획대로 모든 것을 배치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때 대상의 크기가 측정 가능한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무한히 확장되지 않은 한, 사람들은 대상의 길이, 면적 또는 부피를 응당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모든 것이 바뀌기 전까지는 수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오랫동안 인류는 기하학적 물체를 측정하는 데 줄자를 사용했다. 물론 복잡한 곡선 아래의 면적을 측정하려면 작업이 더 어려워졌지만, 17세기에 미적분학이 발전하면서 이전보다 더 쉽고 더 정확하게 복잡한 넓이도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적분과 줄자의 실용성이 컸던 탓인지, 아이러니하게도 그 후로 200여 년 동안이나 아무도 물체의 길이를 수학적으로 추상화해서 측정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기하 도형을 숫자로 변환하기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전문가들은 집합 이론 위에 그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 이론은 기하학적 도형과 복잡한 미분 방정식을 포함한 모든 것이 기본 집합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하학적 도형을 집합으로 표현할 때 사용되는 추상적인 집합을 측정하는 방법부터 살펴보자.

0과 1 사이의 숫자를 표현한 [0, 1]로 쓰인 간격을 예로 들면, [0, 1]에는 무한한 수의 실수가 포함되지만, 그 길이가 1cm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면 [0, 1] 간격의 길이를 1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0, 2] 간격의 길이는 2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사실 실제 규칙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길이, 면적 또는 부피와 같은 측정값이 가져야 하는 모든 직관적인 속성을 규칙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즉 빈 집합의 측정값은 0이어야 하고, 물체를 움직여도 물체의 측정값은 변하지 않으며, 겹치지 않는 물체의 측정값은 개별 물체의 측정값의 합과 같아야 한다는 주요 원칙들을 세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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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치지 않는 집합의 측정값을 계산하려면 개별 집합의 측정값을 더하면 된다/사진=Scientific American

수학자들이 세운 위의 규칙들이 다소 번거로워 보일 수 있다. 규칙을 모르더라도 해당 결과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추상적인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길이에 대한 차원을 넘어 다양한 차원을 정의할 수 있으며, 기하학적 개념이 없는 수량에 대해서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추상적인 양에 대한 측정

수학자들이 처음 측정에 관심을 두게 되었을 때, 그들은 함수($x$와 $y$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식 또는 규칙)를 연구했다. 중·고등학교 때 함수를 적분하여 그 아래 면적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리만 적분을 사용하면 상한과 하한을 구하여 곡선 아래의 면적을 구할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 파란색 막대로 적분하는 것이 리만 적분을 나타내는 그래프다.

하지만 함수가 매우 복잡하다면, 예를 들어 조각난 듯한 디리클레 함수(Dirichlet function)를 생각해 보면, 일반적인 적분 개념을 크게 벗어나게 된다. 디리클레 함수 $\chi(x)$는 $x$가 유리수면 1이라는 값을 갖고, $x$가 무리수면 함수의 값은 항상 0이 된다. 따라서 이 함수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chi(x)$가 $y = 1$과 $y = 0$의 선을 따라 무수히 많은 점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가 개별적이고 분리된 점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앞서 언급한 리만 적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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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적분과 르베그 적분은 각각 적분을 세분화하여 정의하는데, 리만 적분은 수직으로 세분화하고(파란색), 르베그 적분은 수평으로 세분화한다(빨간색)/사진=Scientific American

대신 1902년 수학자 앙리 르베그가 소개한 르베그 적분을 적용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 경우 위 그림의 빨간색 막대에서와 같이 $Y$축이 작은 간격으로 나뉘고, $X$축에서는 해당 간격의 너비를 결정해 전체 면적을 구하게 되는 방식이다. 디리클레 함수만큼 세분화되지 않은 모든 일반 함수의 경우, 르베그 적분과 리만 적분은 정확히 동일한 결과를 제공하지만, 르베그 적분은 더 복잡한 경우에도 영역을 할당해 넓이를 구해낸다.

따라서 디리클레 함수로 돌아와 [0, 1] 구간에서 르베그 적분을 사용해 넓이를 구하려면, 먼저 $Y$축을 작은 간격으로 나눠야 한다. 그리고 디리클레 함수의 점은 무리수 $x$ 값의 경우 $y = 0$, 유리수 $x$ 값의 경우 $y = 1$에만 위치해 있으므로, 최종 넓이는 [0, 1] 범위의 모든 무리수 길이의 0배에 [0, 1]의 모든 유리수 길이의 1배를 더한 값이 된다. 바로 이 시점에서 [0, 1] 사이의 무리수와 [0, 1] 사이의 유리수라는 추상 집합에 길이를 할당하려면 측도론의 힘이 필요하다. 측도론에 따르면 유리수는 가산적이면서 무한하기(countably many) 때문에 그 측정값은 0이고, [0, 1] 사이의 나머지 무리수의 측정값은 1이라고 한다. 따라서 0과 1 사이의 디리클레 함수 아래 영역은 1 x 0 + 0 x 1 = 0이다.

측정 문제가 나타난다

사실 르베그 적분은 1902년에 소위 측정 문제를 일으켰다. 그제야 전문가들은 모든 수량에 측정값을 할당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불과 3년 후 수학자 주세페 비탈리는 어떤 종류의 측정도 실패하는 구체적인 집합, 즉 자신의 이름을 딴 '비탈리 집합'을 만들어냈다.

먼저 비탈리는 0과 1 사이의 모든 수의 집합을 여러 영역으로 나누었다. 두 개의 숫자 $a$와 $b$가 같은 영역 안에 있으려면 $a - b$가 유리수가 되어야 하는 규칙을 만들었다. 따라서 모든 자연수와 모든 유리수는 같은 영역에 있을 수 있으며, 0.2 + √0.2와 0.3 + √0.2도 그 차이가 유리수이기 때문에 같은 영역에 속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렇게 비탈리는 [0, 1] 구간을 셀 수 없이 무한히 많은(uncountaly infinite) 작은 부분으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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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 집합을 구성하려면 [0, 1] 구간을 개별 영역으로 분해해야 한다. 두 개의 숫자(분홍색 원과 보라색 원)가 같은 범위에 있으려면 그 차이가 유리수이어야 한다/사진=Scientific American

다음 단계에서 그는 각 영역에서 하나의 대표 요소 $r$을 선택하고 이 모든 대표 요소들을 새로운 집합 $V$에 삽입했다. [0, 1] 구간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수의 세분화가 가능하므로 집합 $V$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원소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비탈리는 [-1, 1] 사이의 값을 가정하는 유리수 $p$로 집합 $V$가 이동하면($V_p = V + p$) 어떻게 되는지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유리수 $p$는 $V$의 모든 원소 $r$에 추가됐는데, 이런 식으로 비탈리는 [-1, 2] 사이의 숫자를 포함하는 가산적이지만 무한히(countably infinite) 많은 집합 $V_p$들을 생성해 냈다. 주의할 점은 각 $V_p$는 서로 겹치지 않는 개별적인 집합이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유리수($p$)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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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 V의 범위는 0에서 1까지이고 값 p의 범위는 -1에서 1까지다. 따라서 비탈리 집합 V*는 -1에서 2까지 확장된다/사진=Scientific American

위의 설명을 조금 더 정리하면 우리는 $V^*$(모든 $V_p$를 포함)의 측정값이 적어도 [0, 1] 간격의 측정값(1)만큼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V^*$는 적어도 0에서 1 사이의 범위를 갖는 V만큼은 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탈리 집합은 [-1, 2] 간격(3)보다는 작거나 같다. 따라서 비탈리 집합 $V*$는 다음과 같은 범위를 갖는다. $\mu([0, 1]) = 1 ≤ \mu(V^*) ≤ \mu([-1, 2]) = 3$.

그렇다면 이제 비탈리 집합의 측정값을 직접 계산해 볼 수 있다. $V^*$는 모든 $V_p$를 포함하는 집합 기호이기 때문에 $\mu(V^*) = \scriptstyle\sum_p \mu(V_p)$ 라는 수식을 얻을 수 있다. $V_p$는 [0 + p, 1 + p] 사이에 셀 수 없는 수의 원소가 있으므로 $\mu(V_p)$는 0보다 큰 유한수다. 실제로 모든 $V_p$는 크기가 같으며, $p$의 값은 집합의 크기와 무관한 이동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mu(V_p) = \mu(V)$가 성립한다. 따라서 비탈리 집합의 측정값은 $\mu(V^*) = \scriptstyle\sum_p \mu(V)$, 즉 무한히 더해지는 상수 $\mu(V)$다. 이러한 계산의 결과는 $\mu(V)$가 얼마나 작은지와 관계없이 항상 무한하다. 즉, $\mu(V) = \infty$는 위의 부등식 $1 ≤ \mu(V^*) ≤ 3$와 모순된다.

따라서 비탈리는 모든 수량이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측정 불가능한' 수량도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울러 위의 증명과 논리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면 측정 불가능한 양을 제거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짐작했을 것이다. 측정할 수 없는 양의 발생을 막으려면 수학의 공리, 즉 수학의 기초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측정할 수 없는 양은 극히 드물다. 물리학에서는 물체의 분해가 원자의 크기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측정 불가능한 양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때는 오히려 측정할 수 없는 양을 발견하기 위해 측정할 수 없는 양 자체를 인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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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포털' 네이버, 한국 특화형AI 검색으로 구글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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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구글이 '검색엔진 1위' 못한 유일한 시장
최근 2년새 네이버·구글간 격차 8.7%p 줄어
두 회사 모두 자체 생성형 AI 탑재하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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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구글I/O 2023'에서 자사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구글

네이버와 구글 간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의 점유율은 한때 80%를 넘어설 정도로 절대적이었지만 최근 50%대로 하락하면서 2위 구글과의 격차도 줄어들었다. 향후 검색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요인으로 인공지능(AI)이 꼽히는 가운데 양사 모두 AI 검색의 실용성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한국어 특화 서비스와 비영어권 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서 '제미나이' 이용하도록 개선

23일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와 구글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 격차는 25.6%P로 2년 새 8.7%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네이버의 점유율은 58.1%로 2년 전인 2022년 3월 61.8%보다 3.7%P 감소했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27.5%에서 32.5%로 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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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사진=구글

한국은 중국, 러시아 등 반서방 국가를 제외하고 구글이 검색엔진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구글은 고도의 검색 품질을 통해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크롬에서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하기도 했다. 크롬에서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제미나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일일이 제미나이 공식 웹사이트를 접속해야 했던 불편을 덜어냈다. 단, 이 기능은 시범 도입 단계로 아직 영어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해 11월에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검색 기능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의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어, 일본어, 힌디어에 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를 추가한 것이다. SGE는 크롬을 열고 삼각 플라스크 모양 아이콘을 눌러 활성화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검색창에 검색어나 질문을 입력하면 화면 최상단에 생성형 AI가 도출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글쓰기 돕기(help me write)'라는 AI 기반 기능을 도입해 제미나이를 크롬 브라우저에 통합한 바도 있다. 이 외에도 최근에는 크롬 상단의 주소 표시줄에 '제미나이와의 대화'라는 단축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해당 기능들을 통해 이용자들이 제미나이를 활용한 AI 검색 경험에 익숙해지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해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자사 포털에 '큐' 탑재해 다양한 서비스 연계

한국 토종 검색엔진 네이버도 AI 경쟁에 가세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검색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 '큐(CUE:)'를 시범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네이버 포털 통합 검색에 큐를 적용해 별도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포털 검색 창에서 큐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이 강화했다.

특히 구체적인 의도를 가진 대화형 질의에 대해 지식베이스 등을 통해 구축한 정보를 토대로 최신 답변을 제공하고 쇼핑, 예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연계해 구글의 AI 검색과 차별화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큐를 통해 별도의 추가 검색 없이 한 번에 행동으로까지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검색어의 일부만 입력해도 입력한 문자가 포함된 다양한 검색어를 추천하는 '검색어 자동 완성 서비스'를 큐에도 적용하고, 자동 완성 영역 하단에는 큐의 추천 질의가 최대 3개까지 노출되도록 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까지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적용 범위를 모바일로 확대했다.

지난 11일에는 '큐'에 활용된 AI 모델 일부를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 '스마트 블록'을 시범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 블록'은 블로그, 카페, 동영상 등 출처나 유형의 구분 없이 적합도에 맞춰 검색 결과를 순위별로 나열하는 방식의 서비스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생성형 AI가 검색 의도와 검색어 맥락을 해석해 적합한 순서로 나열한 결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이후 실시간 생성형 AI 모델이 접목된 스마트 블록을 검색 전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구글 등 규모에서 앞선 빅테크와의 차별화 전략 모색

현재 AI 시장은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거대AI 기술을 기반으로 검색·메신저·커머스 등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네이버는 최근 3~4년간 AI 개발에 누적 1조원을 투입했고 지난해 8월에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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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사진=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보유한 50년치 뉴스와 9년치 블로그 데이터를 학습한 한국어 특화 모델이다. 오픈AI의 챗GPT 등 빅테크 LLM에 비해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 사회의 맥락이나 법·제도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점을 가진다. 외신들도 하이퍼클로바X를 두고 '한국적인 생성형 AI'로 분류했다. 최근에는 한국판 AI 성능 평가 체계인 KMMLU에서 오픈AI와 구글의 생성형 AI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수많은 국가의 검색·메신저·커머스 서비스가 미국과 중국의 플랫폼에 종속된 지 오래됐고 AI와 데이터 산업,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역시 얼마 안 가 미국의 테크 기업에 종속될 것"이라며 "자금이나 규모면에서 앞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로컬라이즈 전략을 내세워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입지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AI 기술을 가지고 해외 파트너십을 확대해 동남아·중동·유럽 등 비영어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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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탈취 의혹에 하이브-어도어 갈등 심화, '민희진 리스크' 파급력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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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어도어 집안싸움 확산, 감사 질의서 발송
경영권 탈취 논란에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
주가 하락세 못 면한 하이브, 증권가선 "향후 실적엔 큰 영향 없을 듯"
다만 매출 타격에 대기업 집단 지정 다소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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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레이블 어도어의 아티스트 뉴진스/사진=하이브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기획사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에 감사 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엔 경영권 탈취 목적으로 취득한 핵심 정보 유출 및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 의혹, 아티스트 개인정보 유출 및 인사 채용 비위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는 K-POP 간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레이블이다.

하이브-어도어 갈등 점화, 쟁점은 '경영권 탈취' 의혹?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부대표 A씨 등에 감사 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에는 어도어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 유출, 인사청탁 등 어도어 경영진들이 저지른 비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어도어 경영진들은 경영권 탈취 목적으로 취득한 핵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고 사업상·인사상의 비밀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어도어 경영진들은 올해 초부터 하이브로부터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회사인 하이브가 어도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점을 빌미로 여론을 악화시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현 어도어 경영진에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매각토록 한다는 것이 경영권 확보 계획의 골자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어도어 경영진들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도어와 하이브 사이에 체결된 계약정보 등을 임의로 유출하기도 했다. 질의서에 따르면 하이브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하이브의 아티스트에 대한 부정여론 형성 작업과 아티스트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회유 작업도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든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담당한 인물은 하이브에서 어도어로 이직한 부대표 A씨다. A씨는 하이브 재직 시절 하이브의 재무 정보와 계약 정보 등 핵심 영업비밀을 대거 획득해 이를 경영권 확보 계획 수립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개인정보도 외부에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진들이 외부에 유출한 아티스트 관련 정보는 데뷔 전 연습생들의 초상과 건강상황 등이 포함된 것이다. 외부인의 인사청탁을 받아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질의서에 의하면 A씨는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발령과 채용 등 인사관련 핵심정보 또한 외부에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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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모습/사진=어도어

민희진 대표 "뉴진스 카피 의혹 제기했을 뿐"

이에 대해 민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한 문제를 제기하니 날 해임하려 한다”며 "어이가 없는 언론 플레이"라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 대표는 이어 "어도어 및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하이브가 갑작스럽게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 절차를 통보하면서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언론에선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하는데, 이는 언론 플레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레이블 가운데 하나인 빌리프랩은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다”며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 출연 등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도어는 하이브와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하이브가 관여했다고도 언급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했다”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고 거듭 피력했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민 대표가 하이브에 사실상 종속된 처지에 반발하면서 사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어도어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 대표를 주축으로 설립됐지만, 지분은 하이브가 80%를,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이 20% 남짓을 소유하고 있다. 하이브의 입김이 그만큼 셀 수밖에 없단 의미다. 민 대표가 직접 아일릿의 카피 문제를 언론에 풀고 나선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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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레이블 빌리프랩의 아티스트 아일릿/사진=빌리프랩

대기업 지정 앞둔 하이브, 논란 돌파할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양측 갈등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하이브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하이브의 주가는 22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7.81%(1만8,000원) 하락한 21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어도어에 대한 감사 착수 소식이 알려진 후엔, 장중 한때 10%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갈등이 가시화한 지 하루 뒤인 23일에도 연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하이브는 22일 대비 1.18% 내린 21만원에 장을 마쳤다. 팬덤과 대중이 민 대표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는 탓에 시장이 민 대표의 사임 가능성을 크게 받아들여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양사의 경영권 분쟁이 향후 하이브의 실적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브 내에서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의 연결 매출액은 2조1,780억원인데, 이중 각 소속 레이블의 매출액은 빅히트뮤직(5,523억원), 플레디스(3,272억원), 어도어(1,102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11%였다"며 "특히 내년 BTS의 완전체 활동이 재개되는 만큼 어도어의 기여도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의 반발과 별개로 뉴진스가 여전히 하이브 소속이라는 점도 어도어의 영향력을 낮게 평가하는 이유로 꼽힌다. 하이브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보유한 이상 뉴진스는 계속해서 하이브의 지식재산권(IP)에 해당하는 데다, 민 대표가 해임된다 한들 뉴진스가 포섭한 팬덤과 하이브의 매니지먼트 역량은 여전하기에 미래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게 것이다. 특히 일각에선 애초 뉴진스가 하이브의 네임 밸류 없이 막강한 파급력을 구가할 수 있었을지부터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진스의 성공은 민 대표보단 하이브에 공이 더 큰 만큼 민 대표의 부재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번 논란이 대기업 지정(공시대상 기업집단)을 앞둔 하이브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이브는 지난해 자산 규모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 집단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특히 하이브 매출 중 어도어의 비중은 약 10%가량으로, 논란이 확산될 경우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하이브의 네임밸류 없이 뉴진스의 성장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현장 분위기에 따라 실제 뉴진스가 하이브를 탈퇴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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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기업 또 뺏길라” 정부 파격 지원에 ASML, 네덜란드 내 시설 확장 추진

“자국 기업 또 뺏길라” 정부 파격 지원에 ASML, 네덜란드 내 시설 확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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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에인트호번시 당국, 네덜란드 내 사업 확장 LOI 체결
“반이민 정책에 인력 확보 어려워" 해외 이전 시사한 ASML
네덜란드 정부 3.7조원 투입해 인프라 정비 약속하며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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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이 해외에 본사를 이전하려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자국 내 대규모 시설 확장에 나선다. 앞서 대형 글로벌 기업의 해외 이전 악몽이 있는 네덜란드 정부의 긴급 지원책에 방향을 튼 것이다.

ASML, 자국에 대규모 시설 확장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SML은 이날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남부의 에인트호번시 당국과 사업 확장에 관련한 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의향서는 도시 북쪽 공항 부근의 저개발 지역에 2만여 명의 ASML 신규 직원 수용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ASML은 이번 성명에서 회사의 핵심적인 활동을 에인트호번의 기존 현장과 가까이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SML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린다고 발표한 상태다. ASML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저 다센은 “ASML은 현재 본사가 있는 기존 위치와 가능한 한 가깝게 네덜란드의 핵심 활동을 유지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인재, 기반 시설, 주택 및 긍정적인 투자 환경의 가용성을 일반적인 투자의 전제 조건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가 발표한 인프라 개선 조치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키 아드란센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은 "이번 LOI 체결은 우리의 사업 환경에 대한 믿음과 내각이 반도체 부문에 전념한 지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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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SML 홈페이지

반(反)이민 정책 나오자, ASML CEO "네덜란드 떠날 것" 엄포

네덜란드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내놓은 건 ASML이 최근 정부 정책을 이유로 거점 이전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ASML의 엑소더스 발단은 지난해 인종주의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자유당) 주도로 의회를 통과한 '반(反)이민 정책'이었다. 네덜란드 본사 직원 2만3,000명 가운데 40%가 외국인인 ASML로선 인재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거대한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에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네덜란드가 국경문을 닫고 우리가 이민자나 외국인 학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신) 우리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우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베닝크 CEO는 또 "사업을 확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사업하는 걸 선호하지만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면 동유럽이나 아시아, 미국에 (거점을 세워) 그들을 데려오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실리콘 클러스터에 거점을 신설하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 ASML은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공장을 짓고 있는 홋카이도 치토세시 인근에 연내 기술 지원 거점을 건립할 예정이다. ASML은 홋카이도 거점에 직원 50명을 두고 라피더스 공장 설립을 지원하며, 완공 후에는 EUV 노광장비를 제공하고 보수 및 점검에 협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공장을 신설 중인 일본 구마모토에도 기술 지원 거점을 확장했다.

또한 ASML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1조원(약 7억2,500만 달러)을 들여 국내에 첨단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 시설도 짓는다. 앞서 ASML은 2025년까지 총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시에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인 '뉴 캠퍼스'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뉴 캠퍼스에는 EUV 노광장비 관련 부품 등의 재(再)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할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ASML은 SK하이닉스와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개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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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SML 홈페이지

ASML 엑소더스 막아라, 네덜란드 정부 '베토벤 작전'으로 봉합

ASML이 반이민 정책에 따른 고급 인력 확보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해외 이전·확장 등을 적극 검토하자 마크 루테 총리가 이전을 막기 위해 지난달 초 ASML 고위관계자들과 회동을 가지기도 했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말 이른바 '베토벤 작전(Operatie Beethoven)'으로 불리는 당근책을 제시하며 가까스로 문제를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ASML이 이번 본사 확장 의향서에 서명한 배경에도 베토벤 작전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토벤 작전은 물류·교육·교통·전력망·인력 양성 등 AMSL에 필요한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먼저 네덜란드 정부는 에인트호번의 도로·버스·기차 등 교통 관련 인프라에 10억 유로(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 이미 계획된 4만5,000채 외에 2만 채의 주택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이어 기술 인력 양성에 2030년까지 4억5,000만 유로(6,500억원)를 지출하고, 이후에는 매년 8,000만 유로를 투자한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제 혜택도 예고했다. 네덜란드 내각은 당시 성명에서 "이러한 조처를 통해 ASML이 지속해 투자하고 법상, 회계상 그리고 실제로 본사를 네덜란드에 계속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ASML을 자국에 붙잡아두려 하는 이유는 본사를 이전할 경우 네덜란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으로, 대당 2,000억원을 상회함에도 출하 가능한 장비 수가 연 40~50대 수준이라 품귀현상을 빚기도 한다. ASML이 반도체 업계의 ‘수퍼 을(乙)’로 불리는 이유다.

또한 ASML은 네덜란드 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일 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좌우하는 대표 반도체 장비 업체이자,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뒤를 이어 유럽 시가총액 3위 기업이기도 하다. 아울러 ASML의 지난해 총매출은 276억 유로(약 40조5,000억원)로, 네덜란드 국내총생산(GDP)의 약 2.4%를 차지하며, 한 해 동안 낸 세금만 25억7,300만 유로(약 3조7,8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베토벤 작전을 통해 투입하는 돈보다 ASML의 1년 세금이 더 많은 셈이다. 더욱이 네덜란드 정부는 앞서 석유 공룡 기업 셸과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가 세제 혜택 등을 이유로 네덜란드를 떠나 영국에 둥지를 튼 전례가 있는 만큼 ASML의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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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리에 1,000억원 투자하는 알리익스프레스, K패션 시장 지각변동 시작되나

에이블리에 1,000억원 투자하는 알리익스프레스, K패션 시장 지각변동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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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그룹, 최초로 한국 이커머스에 지분 투자 단행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패션 시장 공략 본격화
에이블리 흑자 전환·투자 유치 '겹호재', 업계 판도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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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블리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국내 2위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ABLY)에 1,000억원(약 7,300만 달러)을 투자한다.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초저가 공산품 판매에서 K패션 분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윈-윈' 관계를 구축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 자본이 거머쥔 에이블리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 운영사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알리바바와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다양한 국내 오픈마켓과 버티컬 플랫폼(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쇼핑몰)을 투자 후보로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며 "(알리바바그룹이 에이블리 투자를 통해) 한국 패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에이블리는 OTT 플랫폼 왓챠의 공동 창업자인 강석훈 대표가 2018년 3월 창업한 여성복 쇼핑몰로, 서울 동대문 기반의 소호 패션몰을 입점시켜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 모델을 앞세워 성장해 왔다. 2020년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눈에 띄는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2,000억원대의 누적적자가 발생해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 2,595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지난 3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805만 명이며, 기업가치 평가액은 현재 약 2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바바가 이대로 투자를 진행할 경우 에이블리의 지분 약 5%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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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의 'C커머스 침공' 본격화

업계에서는 에이블리의 지분을 취득한 알리익스프레스가 차후 국내 패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는 패션 전문관 'A.Fashion'을 통해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패션·잡화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온라인 패션몰에서 접할 수 있는 중국산 '보세 의류' 상품을 반값 이하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타며 확산하기 시작했고, 한국 소비자의 패션 상품 수요를 확인한 알리익스프레스는 각종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 지난해 가을·겨울부터 의류 상품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국내 패션 시장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 수요가 중국산 의류를 저렴하게 사입해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국내 오픈마켓에서 '중국 직구'로 이동한 셈이다.

최근에는 패션 분야 전문가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팀장급부터 MD(상품관리자),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 등 다방면에서 인재 채용에 착수했다는 전언이다. 업계 내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채용 과정에서 '한국 시장 내 셀러·파트너 소싱 노하우 보유'를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1위는 무신사' 패션업계 공식 변할까

한편 이번 투자를 통해 에이블리는 본격적인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됐다. 최근 에이블리는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북미 등으로 진출하며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미 2021년 패션 앱 ‘파스텔(현재는 아무드로 변경)’을 출시한 뒤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바도 있다. 에이블리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상품력을 갖춘 국내 셀러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 본격적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에이블리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투자금까지 유치한 만큼, 본격적으로 업계 1위 업체인 '무신사(MUSINSA)'와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지난해 에이블리는 창사 5년 만에 지난해 역대 최고 거래액과 매출을 경신했다. 작년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후 하반기 매출과 거래액이 각각 40%가량 성장한 결과다. 기존 강점이었던 여성 패션을 넘어 뷰티와 남성 영역으로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업계 2위 에이블리가 양적·질적 성장에 성공한 반면, 1위인 무신사는 최근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실제 지난해 무신사의 연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약 8,830억원으로 36.9% 성장했지만,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약 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두 기업의 격차가 좁혀진 현재, 에이블리는 무신사를 추월하고 국내 패션 업계의 '왕좌'에 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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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쏘아올린 무료 배달 경쟁, 배달·요식업계 파장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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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틈타 배달비 내린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파격 혜택 앞세워 고객 유치 나서, 업계 경쟁 격화
"어차피 또 우리가 낸다" 플랫폼 독식 구조 비판하는 요식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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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요기요가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전략에 맞불을 놨다.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가격을 인상한 틈을 타 각종 프로모션을 강화, 본격적인 소비자 수요 흡수에 나선 것이다. 배달 플랫폼 3사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무료 배달로 인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이 아닌 업주 및 소비자라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공격적 혜택 앞세우는 배달앱 3사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배달의민족은 자체 배달 서비스인 '한집배달' 가격을 1,000원 이하로 낮췄다. 2㎞ 이내에 위치한 매장을 기준으로 5~8만원 사이 주문 시 800원, 5만원 미만 주문 시 1,000원으로 배달비를 조정한 것이다.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혜택은 기존 쿠폰 다운로드 후 적용 방식에서 자동 적용 방식으로 바꿨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배달의민족이 쿠팡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발표 당일에 배달 정책을 전환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지난 12일 와우 멤버십 구독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와우 멤버십은 업계 혼란의 시발점인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이 포함된 쿠팡의 자체 유료 멤버십 상품이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을 '기회'로 인식, 배달비 중심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전략 채택 이후 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요기요는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무조건 무료 배달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무료 배달 멤버십인 '요기패스X' 가입자의 경우엔 최소 주문 금액 없이 무료 배달이 가능하다.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는 추세임에도 불구, 업계 최고 수준의 혜택을 내세우며 일종의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2·3위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경쟁 속 업계는 '배달앱 3사'의 순위 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달 1일∼이달 15일 배달 플랫폼 3사의 일간활성사용자수(DAU)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달 18일 '무료 배달' 선언 전후로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점유율도 13% 내외에서 이달 12일 기준 17.6%까지 올랐다. 배달 플랫폼 3사 중 가장 먼저 무료 배달을 선언, 시장 선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2위 자리를 뺏긴 요기요는 이달 초부터 무료 배달 범위를 확대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쉽사리 2위 자리를 탈환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 요기요의 공격적인 혜택 강화 전략 등을 고려하면 추후 순위가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와우 멤버십 구독요금이 급격하게 뛰어오른 가운데, 일부 소비자가 와우 멤버십에서 요기요의 유사 서비스인 요기패스X로 이동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배달-플랫폼-3사-순위-변동-추이

압도적인 1위인 배달의민족도 안심할 수는 없다. 쿠팡이츠는 미국 증시(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을 등에 업고 있다. 출혈 경쟁이 장기화할 경우, 모회사 쿠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쿠팡이츠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배달의민족이 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한동안은 확실하게 선두 주자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무료 배달은 결국 꼼수다?

한편 요식업계에서는 이들의 무료 배달 경쟁이 일종의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무료 배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결국 입점업체와 소비자에게로 전가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현재 대다수 배달 앱들은 입점업체에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률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외식업주들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무료 배달’이 보편화하며 소비자들의 배달 주문이 증가할 경우, 입점업체들의 매출 및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 수익 역시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무료 배달로 손해를 보는 것은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입점업체뿐이라는 의미다. 이 경우 업주들은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최소 주문 금액 등을 인상하며 소비자 부담까지 가중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플랫폼사만이 배를 불리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 배달앱 역시 위기에 처했다. 민간 배달 플랫폼이 무료 배달 경쟁에 나선 만큼 공공배달앱의 가격 절감 매력이 크게 반감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공공배달 서비스 ‘공공배달플러스(+)’의 MAU는 올해 3월 50만2,288명으로, 지난해(58만9,566명) 대비 1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공공 배달앱을 최초로 시도한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명수’의 MAU 역시 1만5,000여 명에서 1만3,000여 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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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extra) afraid of math. It is just a language

Don't be (extra) afraid of math. It is just a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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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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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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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 in AI/Data Science is not really math, but a shortened version of English paragraph.
In science, researchers often ask 'plz speak in plain English', a presentation that math is just to explain science in more scientific way.

I liked math until high school, but it became an abomination during my college days. I had no choice but to make records of math courses on my transcript as it was one of the key factors for PhD admission, but even after years of graduate study and research, I still don't think I like math. I liked it when it was solving a riddle.

The questions in high school textbooks and exams are mostly about finding out who did what. But the very first math course in college forces you to prove a theorem, like 0+0=0. Wait, 0+0=0? Isn't it obvious? Why do you need a proof for this? I just didn't eat any apple, so did my sister. So, nobody ate any apple. Why do you need lines of mathematical proof for this simple concept?

Then, while teaching AI/Data Science, I often claim that math equations in the textbook are just short version of long but plain English. I tell them "Don't be afraid of math. It is just a language." Students are usually puzzled, and given a bunch of 0+0=0 like proof in the basic math textbooks for first year college courses, I get to grasp why my students showed no consent to the statement (initially). So, let me illustrate my detailed back-up.

Source=Pexel

Math is just a language, but only in a certain context

Before I begin arguing math is a language, I would like to make a clear statement that math is not really a language as in academic defintion of language. The structure of math theorem and corollary, for example, is not a replacement of paragraph with a leading statement and supporting examples. There might be some similarity, given that both are used to build logical thinking, but again, I am not comparing math and language in 1-to-1 sense.

I still claim that math is a language, but in a certain context. My topic of study, along with many other closely related disciplines, usually create notes and papers with math jargons. Mathematicians maybe baffled by me claiming that data science relies on math jargons, but almost all STEM majors have stacks of textbooks mostly covered with math equations. The difference between math and non-math STEM majors is that the math equations in non-math textbooks have different meaning. For data science, if you find y=f(a,b,c), it means a, b, and c are the explanatory variables to y by a non-linear regressional form of f. In math, I guess you just read it "y is a function of a, b, and c."

My data science lecture notes usually are 10-15 pages for a 3-hour-long class. It might look too short for many of you, but in fact I need more time to cover the 15-pager notes. Why? For each page, I condense many key concepts in a few math equations. Just like above statement "a, b, and c are the explanatory variables to y by a non-linear regressional form of f", I read the equations in 'plain English'. In addition to that, I give lots of real life examples of the equation so that students can fully understand what it really means. Small variations of the equations also need hours to explain.

Let me bring up one example. Adam, Bailey, and Charlie have worked together to do a group assignment, but it is unsure if they split the job equally. Say, you know exactly how the work was divided. How can you shorten the long paragraph?

y=f(a,b,c) has all that is needed. Depending on how they divided the work, the function f is determined. If y is not a 0~100 scale grade but a 0/1 grade, then the function f has to reflect the transformation. In machine learning (or any similar computational statistics), we require logistic/probit regressions.

In their assignment, I usually skip math equation and give a long story about Adam, Bailey, and Charlie. As an example, Charlie said he's going to put together Adam's and Bailey's research at night, because he's got a date with his girlfriend in the afternoon. At 11pm, while Charlie was combining Adam's and Bailey's works, he found that Bailey almost did nothing. He had to do it by himself until 3am, and re-structured everything until 6am. We all know that Charlie did a lot more work than Bailey. Then, let's build it in a formal fashion, like we scientists do. How much weight would you give it to b and c, compared to a? How would you change the functional form, if Dana, Charlie's girlfriend, helped his assignment at night? What if she takes the same class by another teacher and she has already done the same assignment with her classmates?

If one knows all possibilities, y=f(a,b,c) is a simple and short replacement of above 4 paragraphes, or even more variations to come. This is why I call math is just a language. I am just a lazy guy looking for the most efficient way of delivering my message, so I strictly prefer to type y=f(a,b,c) instead of 4 paragraphes.

Math is a univeral language, again only in a certain context

Teaching data science is fun, because it is like my high school math. Instead of constructing boring proof for seemingly an obvious theorem, I try to see hidden structures of data set and re-design model according to the given problem. The diversion from real math is due to the fact that I use math as a tool, not as a mean. For mathematicians, my way of using math might be an insult, but I often say to my students that we do not major math but data science.

Let's think about medieval European countries when French, German, and Italian were first formed by the process of pidgin and creole. In case you are not familiar with two words, pidgin language is to refer a language spoken by a children by parents without common tongue. Creole language is to refer a common language shared by those children. When parents do not share common tongue, children often learn only part of the two languages and the family creates some sort of a new language for internal communication. This is called pidgin process. If it is shared by a town or a group of towns, and become another language with its own grammar, then it is called creole process.

For data scientists, mathematics is not Latin, but French, German, or Italian, at best. The form is math (like Latin alphabet), but the way we use it is quite different from mathematicians. For major European languages, for some parts, they are almost identical. For data science, computer science, natural science, and even economics, some math forms mean exactly the same. But the way scientists use the math equations in their context is often different from others, just like French is a significant diversion from German (or vice versa).

Well-educated intellectuals in medieval Europe should be able to understand Latin, which must have helped him/her to travel across western Europe without much trouble in communication. At least basic communication would have been possible. STEM students with heavy graduate course training should be able to understand math jargons, which help them to understand other majors' research, at least partially.

Latin was a universal language in medieval Europe, so as math to many science disciplines.

Math in AI/Data Science is just another language spoken only by data scientists

Having said all that, I hope you can now understand that my math is different from mathematician's math. Their math is like Latin spoken by ancient Rome. My math is simply Latin alphabet to write French, German, Italian, and/or English. I just borrowed the alphabet system for my own study.

When we have trouble understanding presentations with heavy math, we often ask the presentor, "Hey, can you please lay it out in plain English?"

The concepts in AI/Data Science can be, and should be able to be, written in plain English. But then 4 paragraphes may not be enough to replace y=f(a,b,c). If you need way more than 4 paragraphes, then what's the more efficient way to deliver your message? This is where you need to create your own language, like creole process. The same process occurs to many other STEM majors. For one, even economics had decades of battle between sociology-based and math-based research methods. In 1980s, sociology line lost the battle, because it was not sharp enough to build the scientific logic. In other words, math jargons were a superior means of communication to 4 paragraphes of plain English in scientific studies of economics. Now one can find sociology style economics only in a few British universities. In other schools, those researchers can find teaching positions in history or sociology major. And, mainstream economists do not see them economists.

The field of AI/Data Science evolves in a similar fashion. For once, people thought software engineers are data scientists in that both jobs require computer programming. I guess now in these days nobody would argue like that. Software engineers are just engineers with programming skills for websites, databases, and hardware monitoring systems. Data Scientists do create computer programs, but it is not about websites or databases. It is about finding hidden patterns in data, building a mathematically robust model with explanatory variables, and predicting user behaviors by model-based pattern analysis.

What's still funny is that when I speak to another data scientists, I expect them to understand y=f(a,b,c), like "Hey, y is a function of a, b, and c". I don't want to lay it out with 4 paragraphes. It's not me alone that many data scientists are just as lazy as I am, and we want our counterparties to understand the shorter version. It may sound snobbish that we build a wall against non-math speakers (depsite the fact that we also are not math majors), but I think this is an evident example that data scientists use math as a form of (creole) language. We just want the same language to be spoken among us, just like Japanese speaking tourists looking for Japanese speaking guide. English speaking guides have little to no value to them.

Math in AI/Data Science can be, should be, and must be translated to 'plain English'

A few years ago, I have created an MBA program for AI/Data Science that shares the same math-based courses with senior year BSc AI/Data Science, but does not require hard math/stat knoweldge. I only ask them to borrow the concept from math heavy lecture notes and apply it to real life examples. It is because I wholeheartedly believe that the simple equation still can be translated to 4 paragraphes. Given that we still have to speak to each other in our own tongue, it should be and must be translated to plain language, if to be used in real life.

As an example, in the course, I teach cases of endogeneity, including measurement error, omitted variable bias, and simultaneity. For BSc students, I make them to derive mathematical forms of bias, but for MBA students, I only ask them to follow the logic that what bias is expected for each endogenous case, and what are closely related life examples in business.

An MBA student tries to explain his company's manufacture line's random error that slows down automated process by measurement error. The error results in attenuation bias that under-estimates mismeasured variable's impact in scale. Had the product line manager knew the link between measurement error and attenuation bias, the loss of automation due to that error must have attracted a lot more attention.

Like an above example, some MBA students in fact show way better performance than students in MSc in AI/Data Science, more heavily mathematical track. They think math track is superior, although many of them cannot match math forms to actual AI/Data Science concepts. They fail not because they do not have pre-training in math, but because they just cannot read f(a,b,c) as work allocation model by Adam, Bailey, and Charlie. They are simply too distracted to math forms.

During admission, there are a bunch of stubborn students with a die-hard claim that MSc or death, and absolutely no MBA. They see MBA a sort of blasphamy. But within a few weeks of study, they begin to understand that hard math is not needed unless they want to write cutting edge scientific dissertations. Most students are looking for industry jobs, and the MBA with lots of data scientific intuition was way more than enough.

The teaching medium, again, is 'plain English'.

With the help of AI translator algorithms, I now can say that the teaching medium is 'plain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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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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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