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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위험" 메타의 마누스 인수에 제동 건 中, 경제 안보 중심 규제 강화 기조 확산

"기술 유출 위험" 메타의 마누스 인수에 제동 건 中, 경제 안보 중심 규제 강화 기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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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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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NDRC, 메타에 마누스 인수 거래 철회 명령
마누스의 연이은 '탈중국' 행보에도 中 규제 영향권
기술 유출 방지에 힘 쏟는 주요국들, 제재 사례 누적

미국 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의 인공지능(AI) 기업 마누스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자국 기술의 이전을 엄격히 단속 중인 중국이 거래 철회를 주문한 것이다. 마누스는 현재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한 상태지만, 중국 당국은 마누스의 '뿌리'가 중국에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행보가 국제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경제 안보 규제 강화 기조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 마누스 인수 무산 위기

27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메타와 마누스에 인수 거래를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관련 법령을 근거로 외국 자본의 투자를 금지하고, 양측에 거래에서 즉각 철수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민간 인수·합병(M&A) 시장에 직접 개입해 성사를 목전에 둔 거래를 되돌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메타의 마누스 인수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20억 달러(약 2조8,870억원) 규모 딜로, 사실상 클로징 직전 단계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사태의 중심축인 마누스는 중국 스타트업 버터플라이이펙트가 개발·운영하는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마누스의 AI 에이전트는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일정 관리 등 실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실행형 AI'를 표방하며, 지금까지 미국·일본·중동 시장 등지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연간 반복 매출(ARR)은 1억 달러(약 1,470억원)에 육박한다.

마누스 인수는 메타가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로 도약하기 위해 깔아 둔 포석이었다.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 대비 느린 AI 에이전트 상용화 속도를 단번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하지만 NDRC의 개입으로 이 같은 구상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향후 메타가 당국의 결정에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미 마누스 직원들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메타 사무실로 이동했으며, 텐센트, 젠펀드 등 기존 투자자들도 이번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전해진다.

中의 기술 유출 억제 의지

시장은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마누스가 중국의 제재 영향권에 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이전부터 마누스의 '탈중국'에 박차를 가해 왔다. 중국 지방 정부의 투자 제안, 알리바바의 중국판 출시 제안 등을 줄줄이 거절했으며, 서방의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 자본 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본사도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이후 마누스는 MS, 스트라이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잇달아 발표하며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 나갔다. 메타는 인수를 마무리한 뒤 마누스의 중국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중국 서비스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중국 당국의 '제재 레이더'를 피해 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이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초 메타의 마누스 인수에 대해 “수출 통제, 기술 수출입, 대외투자 관련 법규에 부합하는지 평가·조사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마누스의 연구·개발(R&D) 인력과 핵심 알고리즘이 중국 내에서 형성된 만큼, 싱가포르 법인 매각 역시 기술 수출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은 2020년 시행된 수출관리법과 최근 개정된 대외무역법을 통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기술의 해외 이전을 엄격히 통제 중이다.

지난달에는 마누스의 샤오훙 최고경영자(CEO)와 지이차오 최고과학책임자(CSO)가 중국 경제 기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회의에 소환돼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다. 공동 창업자 세 명 중 기술 개발을 총괄했던 두 명의 발이 중국에 묶인 것이다. 이들의 출국이 조사 뒤 즉각적으로 제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국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행정 점검을 넘어 전략 산업 관리의 일환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에 유사 전례 다수 존재

이처럼 정부가 핵심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M&A에 제동을 거는 사례는 세계 각국에서 꾸준히 누적돼 왔다. 일례로 중국계 펀드 캐니언 브리지의 경우, 2016년 미국 팹리스 기업 라티스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로부터 거래 금지를 통보받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라티스 세미컨덕터의 저전력 프로그래머블 로직 반도체(FPGA) 기술이 군사·AI·암호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핵심 기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고, 거래가 성사될 시 해당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례는 이후 미국의 대중 기술투자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독일 반도체 기업 엘모스와 스웨덴 파운드리 기업 실렉스 역시 유사한 문제를 겪었다. 엘모스는 지난 2021년 말 자사 도르트문트 웨이퍼 공장을 실렉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독일 정부는 약 1년간 투자 심사를 진행했고, 2022년 11월 내각 결정으로 거래를 최종 금지했다. 정부는 해당 공장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기반이라는 점, 공정 기술과 생산 노하우가 중국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실렉스의 모회사가 중국 국유계 기업인 사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독일 정부는 같은 날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 ERS 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도 함께 차단하며 반도체 제조 기술의 대외 이전 자체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경제 안보 중심 투자 규제 강화 기조는 최근 들어 특히 부각되는 추세다. 이달 일본 정부가 자국 공작기계 업체인 마키노프라이스제작소(이하 마키노)의 인수 거래에 개입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MBK파트너스가 마키노 인수를 위해 설립한 현지 특수목적법인(SPC) MM홀딩스에 “비(非)일본 기업이 자국의 방산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발송했다. MM홀딩스가 조세 회피처 케이맨 제도에 설립돼 있다는 점을 근거 삼아 MBK를 비일본 기업으로 판단한 것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마키노가 세계적인 수준의 공작기계를 제조하며 일본의 방위 장비 제조업체들에도 널리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번 투자가 국가의 안전을 훼손하는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개입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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