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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잽바운드, 위고비에 판정승
노보 노디스크 "제2형 당뇨병 환자 포함된 수치" 추가 검증 필요
연구자들, 다양한 비만 증상에 확인해 봐야
일라이 릴리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활성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젭바운드 vs. 위고비
8일(현지시각) 미국 의사협회(JAMA) 산하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두 대표 주자 중 티르제파타이드가 더 체중 감량에 큰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일라이 릴리의 치료제(티르제파타이드)가 노보 노디스크 치료제(세마글루타이드)보다 체중 감량에 더 많은 도움을 줬고 그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는 비만 치료 시장에서 양강 구도로 경쟁하고 있는 두 회사의 블록버스터 비만 치료 약물을 직접 비교한 첫 연구다. 앞서 두 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다르다고 알려졌지만, 각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대조한 것이어서 직접 비교로 보긴 어려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환자들이 비만 치료제를 투여하고 3개월, 6개월, 12개월 후 체중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티르제파티드(일라이 릴리)를 3개월간 투여한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 5.9% 감량했고, 세마글루타이드(노보 노디스크) 사용자는 3.6% 줄었다. 6개월간 체중 감량 효과도 티르제파티드는 평균 10.1%, 세마글루타이트 평균 5.8% 감량해 일라이 릴리 약물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컸다. 1년간 티르제파티드를 투여한 환자군은 체중의 평균 15.3%를 감량했고, 세마글루타이드 환자군은 8.3%를 감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티르제파티드를 쓴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를 쓴 환자보다 체중의 15%를 감량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티르제파티드를 투여한 환자군의 42%는 1년 치료 후 기준(체중 15%가량)에 도달했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 환자군에선 18%만 도달했다.
체중 감량 가능성 최대 20%까지 더 높아
이번 논문에 따르면 건강 데이터 및 분석 회사 트루베타 리서치(Truveta Research)의 연구원들은 두 가지 약물 중 하나를 처방받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4만1,000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실험 대상에 포함했다. 이 중 9,100여 명이 티르제파타이드를 처방받았고, 훨씬 더 많은 3만2,000여 명이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았다. 실험 결과 젭바운드의 허용 최대 용량을 투여한 비만 환자는 72주 동안 시작 체중의 약 21%를 감량한 반면, 위고비 투여 환자는 68주 후 체중이 15% 줄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트리시아 로드리게스(Tricia Rodriguez) 연구원에 따르면 티르제피타이드를 복용한 쪽에서 좀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상에서도 체중 감량 경향성(Propensity-Score matching)에서 체중 감량 집단군 별로 최소 10%에서 최대 20%의 격차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위 마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과 관련해서는 두 약물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체내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GLP-1을 모방한 두 약물의 기본 작용 방식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티르제파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와 다른 점은 식욕을 줄이는 것 외에 체내 당과 지방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GIP라는 다른 호르몬도 모방한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첫 논문, 추가 실험 필요하다는 지적도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번 연구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포함하는 것과 같은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비당뇨병 환자보다 체중 감량이 더 어려운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의학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학계에서도 이번 연구가 환자들의 약물 사용량 변화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환자들이 항상 같은 양을 복용했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미 젭바운드 허가 전에도 같은 성분 약인 마운자로(Mounjaro)를 비만 치료 용도로 활용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당뇨형 환자들 사이에 이미 어느 정도 정보가 공유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짚었다. 노보 노디스크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일라이 릴리사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를 사실상 체중 감량 목적에서 활용했던 환자들이 이미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기 사용자들의 '공감(Validation)' 여부가 또 하나의 매출 잣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