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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이콘은 옛말, 안방서도 좁아지는 점유율에 '테슬라 천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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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포드 등 맹추격에 쫓기는 테슬라, 미국 입지 휘청
중국 업체와의 경쟁서 밀린 지 오래, 글로벌 순위도 中에 내줘
제한적인 제품 라인업 및 전기차 시장 의존이 실적 부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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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모델3/사진=테슬라

전기차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던 테슬라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안방인 미국에서조차 점유율 하락세가 가파른 모양새다. 테슬라의 신제품 출시 주기가 늦어지면서 두 가지 모델에만 의존하고 있는 사이 최첨단 기술을 무기로 내세운 경쟁 업체들의 맹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지 않은 홈그라운드, 과반 점유율 깨질 수도

27일(현지시간) 자동차 판매 데이터 제공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개월 동안 테슬라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61만8,0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전기차 판매량 총합은 59만7,000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 6년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과반을 차지해 왔으나 그 격차가 급격히 좁혀진 모습이다. 지난 2022년 6월만 해도 테슬라의 판매량(47만 대)은 타 제조업체 판매량 합계(17만2,000대)의 2.7배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주 6월 판매량이 나오면 지금의 격차마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6월 집계에는 경쟁 업체들의 인기 신모델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0대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 중 6개사는 판매량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기아차와 포드의 판매량이 각각 56%, 86% 급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고, 판매량은 13% 급감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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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현 X) 캡처

"현대도 꽤 잘하고 있다" 여유만만하던 테슬라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처음 왕좌를 차지한 건 9년 전이다. 테슬라는 2015년 모델S를 내놓으며 단숨에 미국 시장 1위에 올라섰다. 2018년 모델3가 출시된 이후에는 나머지 업체들의 출고량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2년 전까지도 테슬라의 점유율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5.8%로 1위를 굳건히 지켰고, 그 아래를 현대차(9%)와 폭스바겐(4.6%), 포드(4.5%)가 힘겹게 뒤쫓는 모양새였다. 이를 두고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2위를 차지한 현대차를 격려라도 하듯 "현대차도 꽤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는 트윗을 남기며 여유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년 새 상황이 급변하면서 타 업체들과의 격차가 꾸준히 좁혀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테슬라 주가에도 전반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6%가량 내려앉은 상태다. 시가총액도 올해 3분의 1로 급락하며 5,500억 달러(약 757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1년 시총(1조2,000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로 인해 머스크 CEO 역시 세계 최대 부자 타이틀을 내려놓고, 세계 부자 3위로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됐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이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전망치)에서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은 약 44만 대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46만6,000대보다 2만6,000대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별 전문가들이 업데이트한 가장 최근 추정치에 비해 너무 높게 나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마켓의 톰 나라얀 애널리스트는 25일(현지시간)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 예상치를 기존 43만3,000대에서 41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나라얀은 최신 데이터를 살펴본 후 전망치를 내려잡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의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중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7.5%로 주저앉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비야디(BYD) 등 중국 내 전기차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탓에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줄어든 지 오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10.5%에서 올해 1분기 7.5%로 감소했다.

이에 테슬라는 모델Y(SUV) 가격을 출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리고 모델3(세단) 구매자에게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등 현지 수요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판매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에서 테슬라의 6월 첫째 주 판매량은 1만2,000대로, 전주인 5월 다섯째 주(1만5,200대)와 비교하면 21% 하락한 수치다.

설상가상으로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중국 시장과 유럽연합(EU) 국가 등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데, 최근 유럽에서도 힘을 잃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에 의하면 테슬라는 지난 4월 EU 비회원국인 영국을 포함해 유럽 전역에서 신차 1만3,95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작년 1월 이후 15개월 만에 유럽 내에서 기록한 가장 낮은 판매 실적이다.

지난달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1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테슬라의 실적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유럽 경제 대국이자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의 경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0.2% 감소 정도의 보합세를 보인 데 반해 테슬라 실적은 무려 3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EU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위기감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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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야디

경쟁사들 새 라인업 발표할 때 테슬라는 구형 모델 고수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진 주원인으로는 소수 제품군에 집중된 사업모델이 지목된다. 당초 머스크는 모델 라인을 간소하게 구축하는 전략을 통해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 등으로 생산의 효율성을 증대시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의 한계에 부딪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출시한 차종은 승용차 5종에 전기트럭 1종을 포함한 6종으로, 이 중 전체 판매량의 97%를 모델Y와 모델3에 의존하고 있는데, 두 모델이 각각 3년, 6년 전에 출시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시장 수요를 계속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하이랜드와 주니퍼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버전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조차 언제 출시될지 불투명하다.

테슬라가 신제품 출시에 주춤한 사이 현대기아차,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제조 업체를 비롯해 BYD와 리샹(리오토), 샤오펑(엑스펑),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발표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로 꼽히는 BYD는 해치백 스타일과 고급 SUV,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모델을 1만 달러(약 1,370만원) 미만의 가격에 판매하면서 중국 시장 1위는 물론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테슬라(4위)를 앞질렀다.

부진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전기차에만 편중된 테슬라식 사업구조가 꼽힌다. 전기차 시장에만 의존하고 있는 탓에 업황이 악화될 경우 피해를 완화할 방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경우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시장 둔화에 대응하고 있으나 테슬라는 전기차 라인밖에 없어 최근과 같은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 앞에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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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마존, C커머스 공세에 '초저가 섹션'으로 맞대응

美 아마존, C커머스 공세에 '초저가 섹션'으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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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 이하의 중국산 초저가 상품 판매 섹션 신설
아마존 첫 화면에 위치, 직배송으로 배송기간 단축
알테쉬, 저가 공세로 급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amazon 20240628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0달러(약 2만7,700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섹션을 신설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해당 섹션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상품을 중국 물류창고에서 미국으로 직접 배송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쉬인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마존 '초저가 섹션' 오픈, 시장 주도권 지키기 위한 조치

27일(현지시각) CNBC 방송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중국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콘퍼런스를 열어 초저가 섹션 신설 계획을 공개했다. 새로 개설되는 초저가 섹션에서는 브랜드가 없는 중국산 패션 제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대부분 20달러 이하의 초저가 상품으로 구성된다. 해당 섹션은 아마존 웹 사이트 첫 화면에 노출될 예정이다.

초저가 섹션의 상품은 중국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을 도입해 주문부터 배송까지 9∼11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중국 입점업체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통상 미국 내 물류창고에서 배송됐다. 새로운 서비스의 출시 시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가을부터 상품 등록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의 이런 시도는 중국 테무와 쉬인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미국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항상 입점업체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 더 많은 선택, 더 낮은 가격, 더 큰 편리함으로 고객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자본 앞세워 현지 원스톱 생태계 조성하는 C커머스

중국 대표 C커머스로 꼽히는 테무와 쉬인은 최근 의류, 전자제품, 가정용품 등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며 미국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마케팅회사 옴니센드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테무에서 월 1회 이상 구입한다는 응답은 34%에 달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센서타워가 집계한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무료 애플리케이션 순위에서도 테무와 쉬인이 각각 1위와 7위에 올랐다.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들은 중국 내수 시장 둔화를 틈타 한국, 유럽, 러시아, 브라질,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했다. C커머스들은 고객 빅데이터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유인 정책으로 사용자를 늘린 후 거대 자본을 앞세워 현지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금융부터 배송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 이베이 등 기존 강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한 아마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백 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베이도 정규직 9%를 감원한다.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 웨이페어, 엣시 등도 2,000명 이상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C커머스의 등장 이후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제너럴, 달러트리 등의 매출 감소와 매장 폐쇄가 이어졌고 유통채널과 관련한 도매업체들의 파산도 잇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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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알리·테무·쉬인 공습에 영업익 61%↓ '어닝쇼크'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독보적 1위 쿠팡은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달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한 4,000만 달러(약 531억원)를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318억원 적자로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쿠팡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C커머스의 공세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확대를 꼽았다. 최근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3월 와우 회원에게 지급하는 '쿠팡이츠 10% 할인 쿠폰'을 무료 배송으로 전환한 데 이어 와우 회원만 볼 수 있는 OTT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강화를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쿠팡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온 로켓배송을 확대하는 동시에 상품 차별화를 통해 C커머스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2조원을 들여 한국 제조사와 중소기업의 상품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알테쉬의 저가 제품에 맞서 한국산 프리미엄 상품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와우클럽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무료배송, 무료반품, 전용할인 등에만 올해 5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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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70% 빠졌다" 위기의 리디, 올해 상장 계획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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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리디, 대내외 악재에 휩쓸려 1분기 역성장
동종업계 기업 네이버웹툰, 미국 증시 성공적으로 입성
밀리의서재는 고의적으로 몸값 낮춰 흥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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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디

종합 콘텐츠 플랫폼 리디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급락했다. 웹툰·웹소설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사업 다각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며 실적 전반이 휘청인 결과다. 올해 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리디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가운데, 시장은 네이버웹툰, 밀리의서재 등 동종업계 기업의 상장 사례를 되짚으며 리디의 명운을 점치고 있다.

역성장 기록하며 미끄러진 리디

27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최근 리디 주식은 1주당 31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외 거래 기준 리디의 시가총액은 4,890억원 규모다. 앞서 지난 2022년 리디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 산업은행,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투자 유치 당시 주당가액이 100만원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기업가치가 70%가량 급락한 셈이다.

전자책 플랫폼 기업인 리디는 최근 웹소설·웹툰 수요 감소로 인해 성장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실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노력 역시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리디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뉴스 매체,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게임 유통 등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줄줄이 재매각을 택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콘텐츠 생산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유의미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내외적 악재가 누적됨에 따라 리디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리디의 매출은 2,196억원으로 전년 대비(2,211억원)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1억원에서 29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흑자 전환의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상장을 앞둔 리디가 직전 투자 라운드 수준의 기업가치를 되찾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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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의 성공적 선례

다만 증권가에서는 동종업계 기업인 네이버웹툰의 성공적인 북미 상장 사례가 리디에 있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희망 범위 최상단인 주당 21달러에 공모가격을 확정하며 현지 기관 투자자들의 열띤 관심을 입증한 바 있다. 당초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는 18~21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상장 첫날인 27일(현지 시각) 공모가 대비 9.5% 높은 23.0달러에 거래를 마감, 성황리에 증시에 입성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 주를 발행, 공모가 적용 시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 거래일 종가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29억 달러(약 4조원) 수준이다.

네이버웹툰의 상장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웹툰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줄줄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 18분 기준 미스터블루는 전 거래일 대비 210원(8.79%) 오른 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핑거스토리와 대원미디어 역시 각각 1.83%, 2.21% 상승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상장 흥행은 국내 콘텐츠 업계 전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며 "동종업계 기업인 리디 역시 영향권에 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몸값 낮춰 흥행한 밀리의서재

동종업계 기업인 밀리의서재(이하 밀리)가 몸값을 낮춘 이후 오히려 흥행에 성공한 선례 역시 주목할 만하다. 앞서 밀리는 2022년 11월 한 차례 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 그룹 선정 오류 △일회성 수익을 반영한 몸값 부풀리기 등으로 인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밀리는 빗발치는 비판 속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밀리는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필두로 IPO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밀리는 2022년 IPO 실패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5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 대비 무려 5배가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리는 오히려 2022년보다 낮은 몸값을 내걸고 IPO를 진행했다. 목표 시가총액 역시 전년 목표치(2,059억원) 대비 약 10%가량 낮춰 잡았다.

저렴한 가격은 투자자 수요를 끌어모으는 '열쇠' 역할을 수행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해 9월 27일, 코스닥 시장에서 밀리의서재는 공모가(2만3,000원) 대비 80.87% 오른 4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리디가 올해 내로 1조원대 몸값을 되찾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밀리의서재와 유사하게 낮은 몸값으로 상장하며 투자자 친화적 전략을 펼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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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가격 인상 단행한 삼성, 수요 확대 수순에 실적 개선 본격화

D램·낸드 가격 인상 단행한 삼성, 수요 확대 수순에 실적 개선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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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서버 수요 확대, 삼성 "메모리 반도체 가격 15~20% 인상할 것"
PC용 D램 범용제품 고정거래가격 상승, 반도체 '가격 정상화' 속도 붙나
AI 칩 자체 수급 사실상 실패한 중국, 삼성·SK 등에 눈 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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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과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반도체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상승세에 발맞춰 가격을 정상화함으로써 실적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

삼성전자 D램·낸드 가격 15% 이상 인상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 26일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오는 3분기에 15~20% 올리겠다"고 전했다. 지난 2분기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 데 이어 연달아 가격 인상을 공식화한 것이다.

AI 열풍이 서버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시장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자 실적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기업용 낸드플래시 매출은 37억5,800만 달러(약 5조1,800억원)로 전 분기보다 62.9% 증가했다. 수요 확대로 일부 제품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자 고객사들의 물량 확보 의지가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재고 비축 수요 확대에 본격적인 '가격 정상화' 나서는 듯

이에 대해 시장에선 예상하던 바라는 입장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메모리 가격 상승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재고를 비축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3사의 고강도 감산의 영향도 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PC, 서버 등 주요 D램 사용처에서 수급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고, 일부에선 이미 공급 부족 조짐까지 나타났다.

지난해 초부터 D램 가격 하락을 이끌었던 DDR4 D램 과잉 재고 문제도 지난해 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6.45% 상승한 수준이다. 고정거래가격은 제조업체와 수요 업체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대량 납품 가격을 뜻한다. 고정거래가격이 상승했단 건 수요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 합의했단 의미다. 즉 지난해 고객사의 '가격 후려치기'에 끌려다니던 D램 제조업체들의 협상력이 회복됐단 것이다. 결과적으로 적정한 여건이 마련된 만큼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선 가격 인상 및 정상화를 고려치 않을 이유가 없단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Samsung SK china Dependence TE 20240627

중국 내 국산 반도체 수요 회복 가능성↑

중국 수요가 회복되는 중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그간 중국은 AI 칩 자체 생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미국의 대중 제재가 강화하면서 반도체 자력 수급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탓이다. 어느 정도 성과도 보였다. 화웨이의 2세대 AI 칩인 '어센드 910B'는 중국 시장을 90% 이상 장악했던 엔비디아 AI 칩의 대체제로 떠오르며 현지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AI 칩 도전기는 한계에 봉착했다. 낮은 수율과 잦은 장비 고장,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장비·기술 수급 난항 등이 겹치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어센드 910B는 생산 수율이 여전히 20%대 수준에 그친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에서 양산에 돌입한 지 6개월이 넘었음에도 5개 칩 중 4개에 결함이 발생하고 있단 의미다. 더군다나 장비 고장이 잇따르면서 당초 생산 계획마저 망가질 위기에 처했다.

중국 AI 칩의 수율이 지나치게 낮은 건, 강력한 수출 제재에 노후화한 장비를 써왔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MIC는 미 제재로 신규 장비 도입이 불가능해지자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대신 성능이 낮은 심자외선(DUV) 장비를 개조해 AI 칩 7㎚(나노미터) 회로를 그려왔다.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에 따르면, EUV 장비를 사용하면 7㎚ 공정에서 9단계를 거치지만 DUV 장비에선 34단계를 거쳐야 한다. 통상 단계가 추가될수록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불량 빛 및 부품 고장도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근본적인 기술력 부족과 장비 부족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한국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차후 더 높아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자력 수급만으로 내부 수요를 모두 처리하지 못하면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이 소재한 한국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단 시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 메모리 소비량의 약 30~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내 AI 생태계가 성장함에 따라 한국 메모리 반도체에 더 많이 의존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반도체에 대한 중국 수요가 점진적인 회복을 이룰 가능성이 높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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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②

[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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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그리피스대·NASA 연구진, AI와 양자 컴퓨터로 확장한 '위그너의 AI 친구' 실험 제안
AI 관찰자를 통해 물리학의 기본 가정이 성립하는지 검증할 계획
연구 결과, 이론적으로 시스템 내 모순을 발견해 일부 물리학적 가정이 틀렸을 가능성 제기돼
하지만 실제 AI 관찰자인 'QUALL-E'를 개발하는 데에는 큰 기술적 도전이 남아있어

[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①에서 이어집니다.


Quantum AI ScientificAmerican 20240627
사진=Pixabay

1961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유진 위그너가 제시한 '위그너의 친구' 사고 실험은 관측 행위와 의식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4년 호주 그리피스대학과 미 항공우주국(이하 NASA) 연구진은 이 실험을 한 단계 발전시켜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위그너의 AI 친구' 실험을 제안했다.

이 실험에서 AI는 실험실 내부의 양자 시스템을 관측하고 그 결과를 외부의 인간 관찰자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람을 양자 중첩 상태에 둘 수 없기 때문에, AI가 탑재된 양자 컴퓨터가 위그너의 친구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연구진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의 생각이 인간의 생각만큼 실제적이라는 가정도 추가해 위그너의 사고 실험을 더욱 현실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또한 연구진은 단순히 위그너의 사고 실험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측정 설정의 자유, 물리적 상호작용의 국소성, 관측 사건의 절대성과 같은 물리학의 기본 가정들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수학적 모순으로 드러난 현실의 오류

연구팀은 수학적 분석을 통해 위그너의 AI 사고 실험에 모순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현실에 대한 물리학적 가정 중 최소 하나 이상이 틀렸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놀라운 결과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아직 이론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실험을 위해서는 양자 컴퓨터 내에서 중첩 상태로 존재하면서도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고도의 AI, QUALL-E(OpenAI의 DALL-E와 픽사의 WALL-E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 개발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QUALL-E 개발은 현재 기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연구팀은 QUALL-E의 실현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NASA 에임스 연구센턴의 양자 인공지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엘리너 리펠 소장은 미래형 고전 AI 알고리즘을 양자 컴퓨터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QUALL-E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양자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알고리즘은 반드시 가역적이어야 한다. 가역적 계산은 입력 비트가 출력 비트를 생성하고, 이 출력 비트를 역으로 입력하면 원래의 입력 비트가 재현되는 방식이다. 양자 컴퓨팅의 기반이 되는 양자 역학은 본질적으로 가역적인 과정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전 AI 알고리즘을 양자 컴퓨터 환경에 맞춰 가역적으로 변환하는 것이 QUALL-E 개발의 중요한 첫 단계다.

QUALL-E 개발, 낙관적 전망 속 기술적 난관 봉착

하지만 복잡한 고전 알고리즘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상당한 컴퓨팅 오버헤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컴퓨팅 오버헤드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의미하는데, QUALL-E 구현에 필요한 전체 컴퓨팅 성능과 논리 큐비트 수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자 오류 수정 또한 컴퓨팅 오버헤드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큐비트는 외부 환경에 취약해 중첩 상태가 쉽게 붕괴해 계산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추적하고 수정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논리 큐비트가 요구되는데, 일반적으로 하나의 논리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약 1,000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현재의 내결함성(fault-tolerant) 양자 게이트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인간이 1초 만에 처리하는 정보를 QUALL-E가 처리하는 데 무려 50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QUALL-E 실현까지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관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그러나 연구팀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컴퓨터의 급격한 발전 속도를 예시로 들며, 양자 컴퓨터 기술 역시 비슷한 발전 궤도를 따른다면 QUALL-E 실현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하며 상당한 시간과 기술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리펠 소장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추지 않은 축소된 QUALL-E 모델을 먼저 개발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하며, 선충류와 같은 단순한 생명체 모델링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일 광자 실험부터 인간 수준의 AI 실험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이며 미래 연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양자정보이론 연구그룹 책임자이자 위그너의 친구 역설 연구에도 참여했던 레나토 레너 교수도 QUALL-E 개발에 대해 "실제 인간을 중첩 상태에 두는 것보다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 높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해외 DS] 양자 컴퓨터 속 AI 관찰자, 객관적 현실의 비밀 밝힐까? ③으로 이어집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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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추진하는 SK바이오, 獨 IDT 인수로 CDMO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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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SK바이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백신 수요 감소하며 실적 부진
기술력과 생산 거점 갖춘 기업과의 M&A 통해 영역 확장 추진
IDT 인수로 美 등 선진 시장 진출 발판, 글로벌 도약 단초 마련
bio money 20240627

SK바이오사이언스가 총 6,560억원 규모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독일의 백신 생산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 Biologika GmbH)를 인수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매출이 급증했지만, 엔데믹 이후 계약이 종료되면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백신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유럽과 북중미에 생산 거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獨·美 거점 둔 IDT 지분 60% 취득

27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그룹과 IDT 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클로케가 보유한 IDT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 유로(약 1,120억원)의 신주를 포함해 회사 지분 6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취득 금액은 약 3,390억원으로 추산된다. 클로케는 IDT의 지분 40%를 유지하면서 약 760억 원을 투자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9%를 확보할 예정이다.

독일계 바이오 기업 IDT는 1921년 설립된 CMO·CDMO(위탁개발생산) 전문 회사로 독일과 미국 메릴랜드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전 세계 핵심 의약품 규제기관 10여 곳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IDT는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백신·바이오 전 영역에 걸쳐 원액과 완제를 생산한다. 백신 생산이 주력 사업이며 세계 최초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인 '임리직'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에스테틱 기업 멀츠의 주름 개선용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제오민(Xeomin)'을 위탁 생산하면서 미용 의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제오민은 미국 애브비의 앨러간(Allergan), 프랑스 입센(Ipsen) 등과 함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 백신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IDT의 지난해 매출에서 코로나 백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실제로 엔데믹 이후에도 팬데믹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SK 新성장동력으로 꼽혔지만, 실적 부진한 바이오 사업

이번 IDT 인수는 SK그룹 바이오 사업의 미래 먹거리 찾기의 첫걸음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엔데믹 이후 저조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CDMO 사업 확장과 함께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T가 견조한 매출을 거두고 있는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재무 성과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인수가 마무리되는 올해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한때 배터리,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 사업을 '3대 성장동력(BBC)'으로 꼽았지만, 실적 개선이 여의찮은 상황이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 3,695억원,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하며 엔데믹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이 281억원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손실이 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매출 부재가 실적 부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CMO 계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했다. 팬데믹 기간인 2021년에는 매출 9,290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무려 312%, 1158% 각각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수요가 감소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위탁 계약이 먼저 종료됐고, 이후 지난해 8월에는 노바백스와의 계약마저 끝나며 실적이 급락하고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R&D)비도 부담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백신·바이오 의약품의 R&D에 지난해 1,173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매출 대비 31.7%에 달하는 규모다. 백신 생산 설비와 인력 유지 등 고정비의 지출 비중도 크다. 현재 수요로는 팬데믹 기간 확대한 생산능력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R&D 비용 증가, 고정비 지출 부담 속에서 엔데믹으로 인한 매출 축소가 더해지면서 '삼중고'를 겪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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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4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A 등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IDT 인수 외에도 자체 의약품·백신 개발 프로젝트 추진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의 수준 높은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IDT는 대규모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 FDA, 유럽 EMA, 브라질 ANVISA, 국내 식약처를 비롯한 선진국 의약품 규제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풍부한 대응 경험도 갖고 있다.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IDT는 15개 이상의 주요 글로벌 다국적 기업은 물론, 다수의 바이오텍, 연구기관들과 오랜 CDMO 파트너십 이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일본 다케다 제약의 뎅기열 백신, FDA와 EMA의 승인을 획득한 항암 바이러스 치료 등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 경험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이거나 개발 완료한 제품들의 생산 기반이 확대돼 공급 시장과 대상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과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할 핵심 공급망을 폭넓게 확보한다는 점도 성장 전략을 가속하는 요인이다. 특히 독일과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지리적 강점을 살려 유럽,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진출의 활로를 마련하고 주요 수출 품목을 벌크 원액으로 확장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경북 안동 공장에서 원액을 제조하고 미국과 독일에서 완제품을 생산, 수출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인 시장 확대와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의 수출 등에 대비한 생산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2027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3상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태국에 수출했고 올해 2월 장티푸스 접합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가 WHO(세계보건기구)의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해 수출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그룹 바이오 3사 간 중복 투자 개선도 리밸런싱 과제

다만 SK그룹 내 바이오 사업에 대한 중복 투자는 리밸런싱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는 크게 5개로 나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계열의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이끄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가 있다. 이중 SK팜테코는 SK바이오텍, 이포스케시 등 4개 자회사를 갖고 있다.

이들 바이오 계열사는 서로 다른 지배구조 아래 독립경영 체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중복 사업이 있어도 통합·정리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SK그룹이 최근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바이오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에 주력하는 SK팜테코가 사업구조 개편의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SK팜테코의 생산 설비뿐 아니라 지분 매각을 통해 바이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SK팜테코는 미국 버지니아의 원료의약품 공장을 노보노디스크에 매각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아무것도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사업 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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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韓 물류 허브 가능성', 물류센터 공실률도 개선될 듯

알리 '韓 물류 허브 가능성', 물류센터 공실률도 개선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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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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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달러 투입해 연내 '수도권 물류센터' 확보 착수 
한국을 '물류 허브'로, 5일 안에 전 세계 배송 추진
저온 물류센터 확보 가능성, 공실률 개선 앞당길 전망
logistic 2024062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현지 물류창고의 공실률이 치솟고 있다. 물류센터 공급은 늘어나는 데 반해 대중국 무역 규제로 주요 기업의 생산시설이 중국을 대거 이탈하면서다. 당분간 중국 물류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알리익스프레스는 2억 달러(약 2,700억원)를 들여 한국 내 물류센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평택항이 있는 수도권에 물류 허브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는 국내 물류센터 공실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中 물류창고 공실률 급증, 주요 도시 임대료 하락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인용해 중국 동·북부 물류창고의 평균 공실률이 20%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역의 평균 공실률도 16.5%까지 올라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빈 창고가 늘어나면서 물류센터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다. 1분기 중국 주요 20개 도시 중 13개 도시의 물류센터 임대료가 직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이 중 베이징과 선전의 임대료가 각각 4.2%,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물류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배경에는 수급 불균형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내수 침체로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급속도로 둔화한 상황에서 물류창고의 공급은 대거 늘었다. 금리와 건설 비용이 적은 시기에 부동산 건설이 증가한 것이 화근이 됐다. 더욱이 현재도 물류창고 건설이 잇따르고 있어 공급 과잉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2026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신규 공급되는 물류센터 규모는 3,300만㎡로 추정된다.

여기엔 지정학적 긴장과 관련이 깊다. 대중국 무역 규제 강화에 따라 주요 기업들이 제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중국 본토의 물류 시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커머스·제조·식품 저장 분야의 장기 호황을 예상하고 건설한 물류 허브가 이제는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고 임대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며 "물류 부동산 침체는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나타나는 오피스 부동산 침체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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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내수 침체에 스마트 물류·무역주도 성장 강조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자 무역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월 11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물류비 절감을 주문했다. 리창 총리는 "화물 운송을 최적화하고 물류 부문의 디지털·스마트·친환경 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경제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2억 달러를 들여 한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기로 한 것도 무역 중심의 물류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알리는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초 한국 시장에 무게를 뒀다면 시장 진출 초기인 2018년에 대규모 물류 투자를 단행했어야 한다. 당시에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연 10%를 웃돈 데다 쿠팡이 시장지배 사업자로 부상하기도 전이어서 시장 침투도 훨씬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인 쿠팡과 네이버의 점유율이 굳건한 가운데 여러 업체가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알리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리의 물류센터 계획을 두고 한국 내수가 아닌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물류·운송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알리는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글로벌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물류센터에서 배로 한국까지 물품을 운송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유럽 등으로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인천공항·평택항 중심으로 '물류 허브' 조성 가능성

알리가 한국에 구축할 통합 물류센터의 규모는 18만㎡로 축구장 25개 크기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알리가 연내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만큼 새로 짓기보다는 수도권의 비어있는 물류센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수출입 물동량이 국내로 진입하는 관문인 서부권의 인천, 남부권의 평택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부동산 업계는 알리가 물류허브 확장을 본격화하면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의 부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상승하는 등 침체기를 맞고 있어서다. 다만 중국과는 달리 지난해 하반기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3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해 내년부터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업계는 알리가 최근 신선식품 판매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알리가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저온 물류센터 확보에 나설 경우 공실 해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한국에 물류 허브를 구축하면 중국 하이웨이 물류센터에서 평택항까지 1~2일, 인천공항에서 전 세계 주요 지역으로 운송하는 데 하루 정도 소요돼 산술적으로 전 세계 어디든 늦어도 닷새 안에 배송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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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 규제에 속도 내는 EU, MS·애플 등 美 빅테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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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쟁당국 "MS, EU 독점금지법 위반했다"
애플에는 DMA 위반 예비조사 결과 통보
EU의 강력한 빅테크 규제, 美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 미칠까
eu ms 20240627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 끼워팔기 행위가 독점금지법에 저촉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디지털시장법(DMA·Digital Markets Act)을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 내용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재차 미국 빅테크 기업을 향해 규제의 칼날을 뽑아든 것이다.

'팀즈 끼워팔기'로 발목 잡힌 MS

2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은 MS가 화상회의 앱 팀즈(Teams)를 오피스365 및 마이크로소프트365 패키지에 묶어 판매해 EU의 경쟁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EU 경쟁당국은 MS가 최소 2019년부터 이러한 끼워팔기 행위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쟁사를 배제했으며, 팀즈와 경쟁 소프트웨어 간의 상호 운용성을 제한해 과도한 이점을 누렸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19년 비즈니스 메시징 서비스 슬랙(Slack)이 MS의 팀즈 끼워팔기로 인해 시장 경쟁이 저해된다며 이의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후인 지난해 7월 MS는 일부 제품군 배포 시 팀즈를 번들 상품으로 포함하지 않기로 했지만,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반독점 국장은 “원격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도구에 대한 경쟁을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시장의 혁신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MS 측은 당국의 판결을 뒤집기 위한 시정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MS 사장은 성명을 통해 “팀즈 번들을 해체하고 상호 운용성과 관련된 초기 조치를 취한 후, 오늘 EU가 추가로 제공한 명확한 정보에 감사하며 위원회의 남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 DMA 최초 위반 기업 됐다

EU가 MS를 향해 본격적으로 규제의 칼날을 빼든 가운데, 업계는 EU의 '빅테크 견제' 움직임이 최근 들어 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4일 EU 당국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 특정 기업의 활동이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지난 3월 7일 DMA가 유럽에서 전면 시행된 이후 이번이 최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애플 측에 “DMA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고객에게 더 저렴한 대체 구매 방법을 알리고, 이를 통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 방식은 어느 하나도 앱 개발자가 고객을 자유롭게 (대체 수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EU 규제당국이 애플이 DMA를 위반했다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경우, 애플은 글로벌 연간 총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납부하게 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애플의 연간 매출이 3,832억9,000만 달러(약 531조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53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판단은 어디까지나 예비 조사 결과로, 애플은 내년 3월 25일 위반 여부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반론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

antitrust 20240627

美 본토의 반독점 규제

일각에서는 이 같은 EU의 엄격한 판결이 빅테크 기업들의 '고향'인 미국 내 반독점 규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EU의 제재가 선례가 돼 미국 내 반독점법 위반 소송 등의 향방이 변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20년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후로도 메타, 아마존 등 유수의 빅테크 기업이 미국 내에서 소송전에 휘말렸다. 애플도 지난 3월 미국 법무부 및 16개 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당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빅테크 기업이 소송을 계기로 분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근 이어지는 EU와 미국의 '협공'이 수십 년 전 미국의 통신사 AT&T의 분할 사례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1984년 AT&A는 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의 공세와 8년 동안 이어진 소송 끝에 AT&T그룹(Ma Bell)과 7개의 지역 전화 사업자(Baby Bell, 니넥스, 벨 아틀란틱, 아메리테크, 벨사우스, 사우스웨스턴 벨, US 웨스트, 퍼시픽 텔레시스) 등 총 8개의 독립 회사로 분할된 바 있다.

현시점 분할 위험이 가장 큰 기업으로는 구글이 지목된다. 외신 등은 미국 법무부가 구글과의 반독점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구글의 검색 사업을 안드로이드, 크롬 등 다른 제품과 분리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1984년 AT&T가 해체된 이후 미국 기업의 최대 강제 해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소송전에 휘말린 애플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하드웨어 기기 판매(약 80%)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부문과 하드웨어 부문의 분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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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 밀릴쏘냐" 정부, 26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 방안 제시

"글로벌 경쟁 밀릴쏘냐" 정부, 26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 방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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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6일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 발표
대기업 과잉 혜택 경계하던 야당도 '100조원' 지원책 제시
美·中·EU 등 주요국 반도체 지원사격 의식했나
chips 20240627

정부가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내놨다. 해외 주요국 정부들이 반도체 부문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이 과열된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도 반도체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이른바 'K-칩스법'을 필두로 지원사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지원 방안

26일 기획재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6조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책금융과 세액 공제를 강화하고, 인프라 확보·연구개발(R&D) 등을 적극 지원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이번 지원안의 골자다. 지원 대상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제조시설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국내에 새롭게 투자하려는 기업이다.

업계의 이목은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금융·펀드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정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산업은행에 최대 2조원의 출자를 추진한다. 현금과 현물을 최대 1조원씩 출자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산은에 자본을 투입하면 산은은 산업금융채권 등을 발행해 추가 대출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출자를 통해 반도체 기업들에 총 17조 원의 저리 대출을 지원할 예정으로, 차후 일반 산은 대출 대비 0.8~1%포인트 낮은 금리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오는 2027년까지 최대 8,000억원을 신규 조성해 총 1조1,000억원 규모까지 확대한다. 해당 펀드를 활용해 반도체 소부장 분야 기업 및 스케일업과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우선 내년까지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며, 다음 달부터 소부장 및 팹리스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분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K-칩스법'으로 힘 싣는 야당

야당 역시 반도체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K-칩스법을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 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은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지원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반도체특별법을 각각 발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반도체 기술에 대한 시설 투자와 R&D 세액공제 비율을 각각 10% 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반도체 투자세액의 25%, 반도체 R&D 세액의 4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중소기업은 투자세액의 35%, R&D 세액의 50%까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법안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를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더해 야당은 별도의 반도체특별법에서 ‘국가반도체위원회’를 설치해 정부·업계·학계가 종합적인 반도체 정책을 설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 대체로 공감대가 있는 법안”이라며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다면 신속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혜택 제공, 세수 감소 등을 우려하던 야당이 입장을 바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k chips act 20240627

반도체 '머니게임' 벌이는 주요국

이처럼 정치권이 반도체 사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최근 주요국 사이에서 벌어진 '반도체 투자 경쟁'과 무관치 않다. 최근 반도체 산업 경쟁 구도는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 클러스터 간 '대항전'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역시 유사한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례로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반도체 지원법 제정을 통해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약 54조원), R&D 지원금 132억 달러(약 18조원)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72조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략 경쟁 상대인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보조금 전쟁의 최전선에 선 국가다. EU 역시 지난해 9월 반도체법을 본격 시행, 반도체 산업 지원에 총 430억 유로(약 64조원)를 동원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중국 역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래 10∼30%에 머물고 있는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일명 대기금)를 필두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각 지방 정부 역시 관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부터 R&D, 운영 등 다방면에서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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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 규제에 HBM 자립 난항 겪는 중국, 반도체 한국 의존도 확대되나

미국 대중 규제에 HBM 자립 난항 겪는 중국, 반도체 한국 의존도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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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에 레거시 반도체 집중 전략 펼친 중국, 첨단 반도체 기술력은↓
기술력 격차에 업계선 한국 의존도 확대 가능성도, "삼성·SK 매력적일 수밖에"
대중 규제 강화하는 미국, 국내 제조사에도 수출 규제 압박 강해질까
china america semiconductor TE 20240626

중국이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분간은 한국 제조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공급을 의존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중갈등에 따른 반도체 규제가 강화된 탓에 중국이 급성장한 AI 시장에 대처할 만한 부품 개발에 한계를 보인 영향이다.

레거시 반도체에 집중하는 중국

25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반도체 생태계가 레거시(구형) 반도체에 특화돼 HBM과 같은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관련 장비 수출 규제가 심화하면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는 대신 상대적으로 생산이 용이한 레거시 반도체에 집중 투자해 해당 분야를 선점하고 있단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세계 레거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9%에서 오는 2027년 33%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국이 사실상 접어둔 HBM 등 최첨단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시장 입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단 점이다. HBM은 AI 시대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AI 시대의 도래에 중요한 역할을 한 GPU(그래픽처리장치)에 고성능 메모리인 HBM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HBM 시장 역시 급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HBM 시장이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0% 성장해 300억 달러(약 41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3월 내놨던 HBM 시장 성장 전망치보다 30% 이상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중국도 HBM 개발 나섰으나, 격차는 여전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집중 전략이 오히려 국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정부 지원의 상당수가 레거시 반도체에 쏠린 반동으로 첨단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성장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중국에도 HBM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은 있다. 양쯔메모리(YMTC)의 자회사 우한신신반도체제조와 화웨이,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스(CXMT)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술력은 사실상 걸음마 수준이다. 일례로 화웨이는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 등 다른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2026년 2세대인 HBM2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HBM2는 국내 제조사가 이미 지난 2016년 양산에 성공한 제품이다. 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현재 5세대인 HBM3E를 양산하는 단계에 와 있다. 기술력 격차가 심각하단 의미다.

US China power struggle korea TE 20240626

한국 의존도 확대 전망되지만, "대중 규제에 한국 포함될 수도"

더군다나 최근엔 미 정부의 중국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지난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미 정부가 대중국 AI 기술 차단 강화를 위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및 HBM 등 AI 칩 제조 시 필수적인 기술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단 보도를 내놨다. GAA와 HBM은 미래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AI 기술 통곡의 벽'을 세우겠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선 당분간 중국 기업의 한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HBM 시장을 양분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존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단 시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 메모리 소비량의 약 30~35%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내 AI 생태계가 성장함에 따라 한국 메모리 반도체에 더 많이 의존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기업에 대한 미국의 규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의견도 나온다. 미국이 이미 일본과 네덜란드 등 동맹국 반도체 장비 회사를 대상으로 수출 규제에 동참하란 압박을 가하고 있는 만큼,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단정할 순 없단 것이다.

대부분의 주요 고객사가 TSMC에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상황에서 대중 판매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는 큰 잠재 시장 중 하나를 잃을 수 있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 등이 HBM을 입도선매하고 있어 타격이 있더라도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결국 장기적으로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을 포기해야 한단 건 뼈아픈 일이다. 미중갈등에 한국만 피해를 보는 모습이 재차 반복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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