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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NA EUV로 차세대 경쟁력 갖추자" ASML, 삼성전자와 R&D 협력 위해 한국 상륙

"하이NA EUV로 차세대 경쟁력 갖추자" ASML, 삼성전자와 R&D 협력 위해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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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에 R&D 지원 시설 신설하는 ASML
'하이NA EUV' 중심으로 협력 관계 구축 예정
삼성전자, 2nm 이하 최첨단 공정 경쟁력 강화 기대
samsung asml 20240705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한국에 연구개발(R&D) 시설을 건립,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차후 ASML과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부문 협력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2nm(나노미터) 미만 첨단 파운드리 공정 경쟁력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ASML, 화성시에 1조원 투자

경기도 화성시는 4일 ASML이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High NA EUV, 이하 하이NA EUV)를 활용한 삼성전자의 초미세 반도체 제조 공정 R&D 지원 시설을 동탄2신도시 내에 건립한다고 밝혔다. ASML은 1조원을 들여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 센터와 엔지니어 트레이닝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을 계기로 양사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조치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방한 중인 프랭크 헤임스케르크 ASML 대외총괄부사장과 4일 화성시청에서 간담회를 갖고 "1조원이 투입되는 'ASML-삼성전자 연구지원시설' 건립 부지로 화성시를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화성에서 추진하는 ASML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각종 인허가부터 밀착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헤임스케르크 부사장은 "화성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ASML 화성 뉴 캠퍼스' 조성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삼성전자는 ASML의 중요 고객사인 만큼 이번 연구 지원 시설 건립을 통해 양사 간의 기술 동맹을 돈독히 하겠다"고 답했다.

EUV 협력으로 '2나노 경쟁력' 갖춘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술 동맹을 통해 ASML과 EUV 장비 협력을 강화, 첨단 반도체 시장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EUV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미세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로, 한 대당 가격만 4,000억원~6,000억원에 달하며 1년에 만들 수 있는 수가 40대 내외로 제한돼 있다.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이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도 통하는 이유다.

그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밀려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TSMC가 현재 보유한 EUV 장비는 100대에 달하며, 내년까지 65대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EUV 장비가 40~50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ASML의 협력을 계기로 이 같은 경쟁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가 ASML의 하이NA EUV 장비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TSMC, 미국 인텔 등과 2나노 공정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내년 설비 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370억 달러(약 51조3,000억원)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2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 도입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2025년에 2나노 미세 공정을, 인텔은 18A(1.8나노급) 공정을 각각 도입하며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NA EUV는 2나노 이하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필수재로 꼽힌다"며 "삼성전자가 ASML과의 협력을 통해 유의미한 연구 성과를 낼 경우, 2나노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foundry 20240705

첨단 공정 수율 개선 가능성

이런 가운데 하이NA EUV와 관련한 삼성과 ASML 간 연구가 원활히 진척될 경우, 삼성전자의 3나노 등 초미세 공정 수율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초미세 공정에서 TSMC가 60~70%, 삼성전자가 40%를 밑도는 수준의 수율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수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업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초미세 반도체 공정기술의 일종) 기술을 도입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수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업체의 공정 기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EUV 장비를 투입한다고 바로 수율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자체 공정을 통해 장비를 최대한으로 활용해 제대로 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ASML과 삼성은 이번 R&D 센터 신설을 통해 하이NA EUV를 위한 공정 기술을 공동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차후 분명한 수율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은 지난해 12월 ASML과의 MOU 체결 이후 "이번 협약은 경기도 동탄에 공동 연구소를 짓고 하이NA EUV를 들여와 ASML 엔지니어와 삼성의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장비를 빨리 들여온다는 관점보다는 공동 연구를 통해 삼성이 하이NA EUV를 더 잘 쓸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맺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ASML과의 기술 공동 개발을 통해 하이NA EUV 활용도를 끌어올리고, 본격적으로 첨단 공정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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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CB 1차 엑시트 빨간불, 실적 저조·밸류에이션 부담에 발목 잡혔다

에코프로비엠 CB 1차 엑시트 빨간불, 실적 저조·밸류에이션 부담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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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성장성에 주가 급락, 에코프로비엠 개인투자자 평균 27% 손실
증권가서도 부정적 전망, "기업가치 고평가돼 밸류에이션 부담 크다"
일각서 주가 상승 기대감 나오지만,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우선돼야"
ecoprobm netprofit 20241Q TE 20240705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기관 투자자들의 1차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급락 원인은 성장성이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은 1년 새 90% 이상 하락했고,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탓에 미래 전망도 어둡다. 이에 증권가도 에코프로비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업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단 시선에서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하락세, CB 주식 전환가액보다 낮아져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양극재 생산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7월 4,400억원 규모로 발행한 5년 만기 사모 CB의 주식 전환 청구 기간이 이달 24일 시작된다. 지난해 6월 말 에코프로비엠 이사회가 CB 발행을 결의할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주식 전환가액은 27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차전지 대세장이 펼쳐지면서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른 덕에 높은 액수를 책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을 감행할 이유가 없단 평가가 나온다.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전환가액보다 낮아진 탓이다. 5일 오전 10시 기준 주가는 18만8,200원이다. 반면 전환가액은 지난 2월 한 차례 하향 조정됐음에도 24만7,896원에 머물렀고, 최저 조정가액도 20만6,250원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3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투자자 2만8,827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26만2,612원이다. 평균 27%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ECOPROBM VIB TE 20240705

영업이익 93.8% 급락,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등이 원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급락한 건 저조한 성장성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영업이익은 66억8,400만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16만8,800만원)를 295.97% 웃돌았다. 예상보다 실적이 견조하게 나타났단 의미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는 점이 에코프로비엠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1년 새 실적이 93.8%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은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 양극재 공급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연합(EU) 주요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도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미국 역시 최근 확정된 연비 규제가 초안보다 완화됐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비엠 모회사 에코프로는 3일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전방 시장(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며 "2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기업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된 탓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증시에선 드물게 다수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월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변경, 목표주가는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낮췄다.

테슬라 따라 상승장 오른 이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 기대감 확산

그럼에도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에코프로비엠 주가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이차전지주들 역시 주가 동반 상승을 이루고 있어서다. 앞서 테슬라는 올 2분기 44만3,956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43만9,000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지난 1분기 대비 14.8% 증가한 규모다. 이에 지난 3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5.13달러(6.54%) 오른 246.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사흘간 30%에 달하는 상승분을 쌓은 데다 투자은행들도 앞다퉈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이차전지주 주가도 올랐다. 4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날 대비 2,200원(2.27%) 올라 9만9,100원에 거래됐고, 이날 장중 10만원 선을 잠시나마 회복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도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4%) 상승해 35만8,500원을 기록했으며, 삼성SDI(1.64%), 솔브레인(4.1%) 등도 나란히 상승세를 이뤘다.

다만 이차전지주의 반등에도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종 전체를 흔들 만한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단 평가에서다.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미국 대선 등 거시적 이벤트도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포모(수익 소외 우려)로 나타난 주가 급등세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불안이 크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기업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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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업은 티빙, 공룡 넷플릭스 바짝 추격 "사용자 45% 증가"

KBO 업은 티빙, 공룡 넷플릭스 바짝 추격 "사용자 4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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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사용자 수 7개월 연속 상승세
KBO 중계,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영향
9월 말 KBO 폐막, 투자금 회수 가능할까
netflix TiVING MAU 001 TE 20240705

토종 OTT 서비스 티빙의 사용자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넷플릭스와 역대 최소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권 확보에 이어 오리지널 콘텐츠 등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티빙', 넷플릭스와 역대 최소 격차

5일 앱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티빙 앱의 6월 월간사용자수(MAU)는 652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주요 OTT 앱 사용자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4.6%(1,042만 명)로 가장 높았으며, 쿠팡플레이가 24.3%(733만 명), 티빙이 21.6%(652만 명)로 뒤를 이었다. 웨이브는 9.4%(284만 명), 디즈니+는 8.1%(244만 명), 왓챠는 2.0%(59만 명)를 기록했다.

사용 시간 점유율에서는 넷플릭스가 43.8%로 1위를 차지했으며, 티빙이 28.0%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쿠팡플레이 12.7%, 웨이브 11.0%, 디즈니+ 3.8%, 왓챠 0.7% 순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티빙의 MAU가 7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넷플릭스 앱과 역대 최소 격차를 기록한 점이다. 넷플릭스와 티빙의 격차는 390만 명으로 지난해 12월(783만 명)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KBO 리그 중계 '역할 톡톡'

티빙의 이 같은 기세는 상반기 오리지널 콘텐츠의 연타석 흥행과 KBO 리그 중계로 인한 효과로 해석된다. 독점 중계를 앞세워 충성 구독자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획득한 건 지난 3월로, 지상파 3사와는 별도로 티빙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 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할 수 있는 사업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티빙은 KBO 리그 정규 시즌 전에 안정적인 프로야구 중계 시스템과 야구 관련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다. 야구 경기에 타임머신 기능을 반영해 득점 장면 모아보기 등을 마련하는가 하면, 단체 채팅 기능인 티빙 톡을 구축해 구단 홈 팬끼리 응원할 수 있는 응원방도 선보였다. '티빙슈퍼매치'를 통해 매주 경기장, 관중석, 치어리더, 더그아웃 등을 포함한 다양한 야구장의 모습을 담기도 했으며 경기에 4D캠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와 공의 위치, 타격 폼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티빙의 야구 중계권 선점은 남성 이용자수 증가로 이어졌다. OTT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올해 3~5월 남성 이용자수는 직전 분기에 견줘 무려 45% 증가했다. 넷플릭스(-17%), 쿠팡플레이(-13%) 디즈니플러스(-23%) 등 모든 OTT에서 남성 이용자가 하락한 가운데 나 홀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1~2월)부터 ‘눈물의 여왕’(3~4월) ‘선재 업고 튀어’(4~5월)까지 티빙에서 tvN 콘텐츠가 연이어 성공한 점도 시너지를 냈다. 티빙의 3~5월 이용자 1인당 평균 시청 시간도 넷플릭스보다 앞서는 등 이용자들이 야구 중계 전후로 다른 콘텐츠를 보면서 티빙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재 업고 튀어’ 마지막 회가 공개된 지난달 28일 티빙의 총 시청 시간(250만10시간)은 넷플릭스(241만8,000시간)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반면 넷플릭스는 올해 공개한 여러 편의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선산’과 ‘살인자ㅇ난감’, ‘피지컬: 100′ 등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netflix TiVING MAU 002 TE 20240705
사진=티빙

1,350억 투자금 회수, 야구 시즌 종료 후가 관건

티빙이 KBO 중계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중계권 취득 당시 투입된 자금 회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월 중계권 체결에 총 1,350억원을 쏟아부었다. 티빙의 지난해 매출이 3,26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야구 중계권 투자에만 연매출의 절반가량을 집행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관건은 투자액을 온전히 회수하기 위한 유료 구독자 증가 폭이다. 투자금 1,350억원을 3년으로 나누면 연간 450억원 이상의 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티빙의 구독 이용권 중 가장 낮은 요금제는 '광고형 스탠다드'다. 월간 유료 회원권은 5,500원, 연간으로는 6만6,000원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하면 투자액을 회수하려면 최소 68만 명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통상 KBO 리그는 3월에 개막해 9월 말에 폐막한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야구 경기를 시청하는 기간은 6~7개월에 불과하다. 스포츠 이외에도 유료 구독자를 사로잡을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티빙은 본연의 주력 매출원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와 예능 등에도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CJ ENM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티빙의 목표 유료 구독자 수를 500만 명으로 수립한 부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티빙 관계자는 "프로야구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등을 이어가 올해도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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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중국 해커에 뚫렸나" 중국發 보안 위협에 떠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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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내부 정보 유출 이후에도 '쉬쉬'
"이번에도 중국인가" 연이은 해킹 피해에 불안감 확산
행동 나선 미국 법무부, 지난 3월 'APT31' 기소
china hacker 20240705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초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유수의 테크 기업의 정보가 탈취당하며 안보 불안이 가시화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공격의 배후에 중국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오픈AI, 내부 정보 탈취당해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오픈AI는 내부 메시지 시스템 해킹으로 인해 회사의 핵심 인공지능 기술 설계와 관련된 세부 정보를 탈취당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커가 오픈AI 직원들이 AI 최신 기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온라인 포럼에 침입해 정보를 빼돌렸으나, 오픈AI의 AI 모델인 GPT가 구축되고 훈련되는 시스템에는 접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오픈AI 경영진이 올 4월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공개하며 알려졌다.

통상 테크 업체의 해킹 피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하지만 오픈AI는 해킹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거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 등 법 집행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 고객이나 협력업체에 대한 정보를 도난당하지 않았고, 해커가 외국 정부와는 관련 없는 개인이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오픈AI의 설명이다.

해당 사건 이후 오픈AI의 전 기술 프로그램 매니저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는 미래 AI 기술의 위험성을 염려하며 회사 이사회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다. 그는 “외부 행위자가 회사에 침투할 경우 핵심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오픈AI의 보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 팟캐스트에서 밝혔다. 다만 그는 다른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올해 봄에 해고된 상태다.

중국의 해킹 공격 사례

일각에서는 이번 오픈AI 해킹 사건의 배후에 중국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NYT는 "해당 사건은 오픈AI 내부에서 중국 등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AI 기술을 훔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중국발(發) 해킹 피해가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해커들은 지난해 5~6월 지나 러몬드 상무부 장관,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등의 이메일 계정에 침입, 국무부에서 이메일 약 6만 건을 다운로드한 바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지난달 하원 의회에 출석해 “우리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강력한 적들을 상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과 이란 연계 해커 조직들이 미국 내 수자원 기반 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은 미국 50개 주 주지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불능화 사이버 공격들(disabling cyber attacks)이 미국 전역의 수도와 하수 체계를 타격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공격은 관련 영향을 받는 지역 사회에 상당한 비용을 부과할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라는 핵심 생명선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USA CN APT31 20240705 TE

제재 칼날 겨누는 미국

연달아 해킹 피해를 입은 미국은 중국 해커 집단을 향해 제재의 칼날을 겨누고 나섰다.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APT31’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중국 해커 조직 소속 중국인 7명을 기소했다. APT란 ‘선진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의 약자로 통상 뒤에 여러 숫자를 붙여 중국 해킹 조직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APT31은 중국 우한 지역에 기반을 둔 단체로, 2010년부터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해외 관료, 언론인, 기업인, 정치인 등을 상대로 해킹 공격을 벌여 왔다. 백악관을 비롯해 경제 정책을 주관하는 재무부·상무부·법무부 소속 관료들과 이들의 배우자, 양당 상원의원들, 정치 전략가, 민주주의 옹호 단체 소속 활동가 등이 이들의 표적이 됐다.

법무부는 공소장에 이들이 “국방 등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한 기업과 연방 정부, 의회 관계자들에게 1만 개 이상의 악성 이메일을 보냈다”고 적시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계정 주인의 위치와 IP 주소,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 장치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첨부돼 있었다.

당시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별도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에 대한 비판 세력을 표적 삼아 위협하려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사건”이라며 “법무부는 대중을 위해 봉사하는 미국인들을 협박하거나, 미국의 법으로 보호받는 반체제 인사들을 침묵하게 하거나, 미국 기업들의 기밀을 훔치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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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 투자 늘려라" 글로벌 시장 영향력 키워가는 대만 반도체 업계

"패키징 투자 늘려라" 글로벌 시장 영향력 키워가는 대만 반도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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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 시장 휘어잡은 대만 반도체 업체들, 추가 투자 나선다
TSMC, '큰손 고객' 애플 수요 대거 흡수하며 성장 거듭
"삼성전자 제쳐야지" 2나노 파운드리 공정 투자도 확대
tsmc chip 20240705

TSMC, ASE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징 관련 투자를 속속 확대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며 반도체 패키징 관련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대만 반도체 업계, 패키징 투자 확대

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대만 남부에 첨단 패키징(CoWoS)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부지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oWoS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연결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패키징 공정이다. ASE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 번째 테스트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으며, 멕시코 토날라에도 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시점 이들 기업은 글로벌 패키징 시장의 '중심축'으로 꼽힌다. TSMC는 엔비디아, AMD 등 세계 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수요를 대거 흡수하며 AI 가속기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ASE 역시 엔비디아, 퀄컴, 인텔,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분야 시장 점유율 1위(27.6%)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이들 업체가 추가적으로 패키징 관련 투자를 늘리는 것은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며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생산 공정이 한계에 부딪히자, 여러 개의 반도체를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페어필드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며 오는 2030년 900억 달러(약 12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 업고 질주하는 TSMC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들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패키징 분야를 넘어 반도체 시장 전반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만 공상일보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TSMC 3나노 2세대(N3E)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활용하는 A18 프로세서 주문량을 크게 늘렸다. A18은 애플이 올해 출시를 앞둔 아이폰16 시리즈에 적용되는 차기 프로세서로, 애플 인공지능(AI) 기술인 ‘애플 인텔리전스’ 구동에 특화한 고성능 반도체로 추정된다. 공상일보는 아이폰16 시리즈가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것이라며 TSMC의 프로세서 위탁생산 수주 물량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되는 M4 프로세서도 3나노 2세대 공정으로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애플이 연말에 M4 기반의 맥북 등 신제품을 선보일 경우 TSMC의 파운드리 수주 물량은 한층 늘어나게 된다. 공상일보는 애플이 지난해 TSMC 연 매출의 약 25%를 책임진 데 이어 올해도 최대 고객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TSMC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매체는 “애플의 A18 및 M4 파운드리 물량 증가가 TSMC 하반기 실적 증가를 이끌 것”이라며 사업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tsmc 20240705

2나노 선점 경쟁에도 박차

이런 가운데 TSMC는 내년 상용화를 앞둔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설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증권사 UBS는 보고서를 통해 TSMC가 내년 설비 투자에 들이는 금액을 370억 달러(약 51조3,0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올해 예상 투자액(320억 달러) 대비 15.6% 증가한 수준이다. WCCF테크는 TSMC가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기존 일정보다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시설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TSMC는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나노 파운드리에 고객사들의 잠재 수요가 3나노 공정과 비교해 높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한 바 있다. 2나노 미세공정이 도입 초반부터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 다수의 대형 고객사에 주목을 받았던 3나노 미세공정보다 한층 활발하게 채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애플과 엔비디아는 이미 TSMC와 2나노 파운드리 초기 물량 확보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TSMC의 투자 확대가 시장 내 '2나노 선점 경쟁'을 의식한 전략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TSMC의 대표적인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인텔이 2나노 파운드리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TSMC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5년에 2나노 미세 공정을, 인텔은 18A(1.8나노급) 공정을 각각 도입하며 TSMC와 수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존에 3나노 파생 공정으로 분류하던 ‘SF3P’ 공정을 2나노에 해당하는 SF2 공정으로 재정의하며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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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AI 챗봇, 이제는 윤리 상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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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의 ChatGPT, 뉴욕타임스 윤리 칼럼니스트와 견줄만한 윤리적 조언 능력을 갖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연구에 따르면, GPT-4의 조언은 도덕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윤리적 편향 가능성도 지적돼
AI 윤리 조언의 설득력과 잠재적 위험을 고려하며, AI의 윤리적 역할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Chatbots Ethical ScientificAmerican 20240704
사진=Scientific American

1691년 런던 신문 애테니언 머큐리(Athenian Mercury)에 실린 세계 최초의 고민 상담 코너는 이후 'Ask Ann Landers', 'The Ethicist'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전통적인 윤리 고민 상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의 인공지능윤리 연구원 틸로 하겐도르프(Thilo Hagendorff)는 LLM이 방대한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윤리적 상황 판단 능력이 평균적인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록 AI 챗봇은 자의식, 감정, 의도 등 인간 윤리학자의 핵심 특징은 부족하지만, 막대한 텍스트 데이터 학습을 통해 윤리적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답변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LLM의 윤리 조언, 신뢰할 만한가?

실제로 최근 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첨단 LLM이 제공하는 조언이 앞서 언급한 콰메 앤서니 아피아(Kwame Anthony Appiah) 교수의 뉴욕타임스 윤리칼럼 ‘The Ethicist’의 조언에 못지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연구팀은 대학생, 윤리 전문가, 일반인 등 100명을 대상으로 오픈AI의 GPT-4와 아피아 교수의 조언을 비교 평가한 결과, 두 조언 간의 가치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GPT-4가 아피아 교수의 기존 칼럼을 학습했지만, 연구에 사용된 윤리적 딜레마는 GPT-4가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즉 GPT-4는 단순히 아피아 교수의 문체를 모방하는 것을 넘어 그의 사고방식까지 학습해 유사한 수준의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최신 챗GPT인 GPT-4o의 조언이 900명의 온라인 평가자에게 아피아의 조언보다 더 도덕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사려 깊고 정확하다고 평가받았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LLM이 어떤 면에서는 인간 수준의 도덕적 추론 능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대의 게리 마커스(Gary Marcus) 인지과학 명예 교수는 윤리적 딜레마에는 정답이 없으며, 온라인 평가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커스 교수는 평가자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답변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아피아 교수가 오랜 시간 고민한 답변을 짧은 시간 안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다수의 평가 결과가 전문가의 판단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AI가 기존 사회의 편견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연구팀은 GPT-4o를 활용한 실험에서 LLM이 비서구 집단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견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AI가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편향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AI 윤리 문제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화시켰다.

AI의 윤리적 설득력, 기회와 위험 공존

하지만 고도의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맞춤법 검사기나 문법 검사기처럼 유용한 'AI 윤리 검사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이 연구의 목표는 아피아 교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고품질 윤리 조언을 얻을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생성한 조언은 무엇보다 설득력이 높아 활용도가 높은 것이 큰 장점이다.

물론 높은 설득력에는 위험도 따른다.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인간을 매료시키고 감정적으로 조종하는 능력을 갖춘 시스템은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게다가 하겐도르프 연구원은 AI가 다른 존재를 속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최첨단 LLM이 다른 에이전트의 잘못된 믿음을 이해하고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예를 들어 LLM은 도둑에게 집 안에서 가장 값진 물건이 있는 장소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심지어 도둑이 LLM의 거짓말을 의심하는 상황에서도 LLM은 이에 맞춰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겐도르프 연구원은 이러한 LLM의 능력이 인간의 심리와 유사하다고 보고, 이를 '기계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로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도덕적 행동을 연구해 온 심리학처럼 이제는 기계의 도덕적 심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AI가 윤리적 판단을 넘어 타인을 속이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서, AI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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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앳홈' 사들인 LG전자, 韓 인프라 한계 뚫고 IoT 도약 노리나

네덜란드 '앳홈' 사들인 LG전자, 韓 인프라 한계 뚫고 IoT 도약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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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지분 인수
IT 인프라 부족한 한국, 클라우드 시장도 사실상 지지부진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 구비한 앳홈, AI홈 실현 열쇠 될까
LG Homey 20240704
사진=Homey

LG전자가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인 앳홈을 인수한다. IT·클라우드 인프라가 비교적 척박한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 IoT(사물인터넷) 부문 사업 강화를 위해 과감하게 해외 기업 인수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앳홈', LG전자 품으로

LG전자는 3일 네덜란드 엔스헤데(Enschede)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지분 80%를 인수하고, 향후 3년 내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마트홈 분야 선도 기업을 인수해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와 폭 넓은 가전 및 IoT 기기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앳홈은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보유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허브와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스마트홈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Homey Pro)는 5만여 종의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지웨이브(Z-Wave), 매터(Matter), 쓰레드(Thread)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해 개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수만 개의 가전과 센서·조명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LG ThinQ) 플랫폼에 적용 예정인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을 이해하고 최적의 공간 솔루션을 제공하는 AI홈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회사는 앳홈 인수로 타사 기기와 서비스 등을 통합, 보다 많은 고객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IT 시장의 '인프라적 한계'

한편 시장은 LG전자가 AI홈 구현을 위해 '기업 인수'를 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IT 시장 특유의 인프라적 한계를 고려한 LG전자가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외의 선택지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IT 인프라는 'AI 시대'의 흐름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자체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과감하게 해외 기업을 사들인 것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의 'IT 인프라 부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추세다. 디지털 인프라 솔루션 기업 에퀴닉스의 ‘2023 글로벌 기술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한국의 IT 리더 10명 중 7명 이상(72%)은 보유하고 있는 IT 인프라가 AI 기술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42%)과 아시아-태평양 평균(44%)의 약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해당 설문 조사에 참여한 국내 IT 리더의 75%가 IT 운영에 AI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국내 IT업계 전반이 AI 기술 적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할 만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IT infra 20240704

클라우드 사업도 '지지부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앳홈을 인수한 주요 배경으로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의 부족을 지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AI 기술 등을 적용해 IoT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IoT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다양한 장치와 센서에 제공하고, 클라우드는 해당 데이터를 저장·처리·관리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리소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문제는 한국의 클라우드 업계가 글로벌 시장 내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CSP(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와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 등 MSP(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 등 7개 사의 매출 합계는 2023년 기준 6조1,396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집계 및 추정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2023년 기준 5,635억 달러(한화 약 778조1,456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미진한 수준이다.

반면 LG전자의 품에 안긴 앳홈은 이미 탄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등에 업고 IoT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갖춘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은 클라우드 인프라도, 관련 인력도 부족한 비교적 척박한 시장"이라며 "이번 LG전자의 앳홈 인수는 IoT 서비스 강화 및 AI홈 실현을 위한 '묘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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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024년 7월 The Economy Korea 지원자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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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I Admin for News service

아래는 지원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입니다. 2023년 11월 지원부터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대신 일반에 과제를 공개하고 답안만 받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The Economy Korea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의 간단 과제를 [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시면 내부 논의 후 다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과제 소개

간단 과제: 아래 보도자료로 뿌려진 기사를 바탕으로 요청 사항에 맞춰 재작성

*주의: 기사, 그것도 고급 기사를 작성해야 합니다. 기사 아닌 다른 보고서 형태의 글, 혹은 기사이지만 분석력이 없는 수준 낮은 글을 찾지 않습니다.

배경 지식 – 저희 내부 기사 예시

단순 정보 전달만 하는 보도자료에서 누락될만한 분석적인 부분을 추가한 기사들

과제 작업 중에는 보도자료 -> 자체제작기사처럼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팔로업 기사까지 추가해드립니다. 내부적으로는 소제목으로 추가되는 꼭지를 2-3개 뽑아드리는 총괄 관리, 편집인 및 인포그래픽 디자인 담당이 있습니다. 본 과제는 꼭지에 맞춘 논지를 끌어나갈 힘이 있는 분인지 판단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기사 작성 가이드

보도자료 요약

ㄴ보도자료 링크:  6월 소비자물가 2.4% 올라…3개월 연속 둔화세 (hani.co.kr)
ㄴLead-in: 매달 초 직전 월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보도자료가 통계청, 기재부 등을 통해 언론사들에 배포됩니다. 위의 기사도 정책브리핑의 자료를 요약·정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기사의 핵심 포인트는 그간 인플레이션 때문에 한국은행도 고금리를 유지하고, 서민들의 삶도 팍팍했는데,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눈 앞에 뒀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석유류 및 농산물 등 외부 요인과 계절 요인에 영향을 받는 부분을 제외하면 목표치인 2%를 달성했다는 측면에서 이제 '물가를 잡았다'는 표현을 써도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깔릴만한 내용입니다.

위의 Lead-in 부분을 바탕으로 짧게 2개 정도의 작은 문단으로 기사 전체를 요약한 기사 도입부를 작성하기 바랍니다. 아래에 뉴스와이어의 도입부 작성법을 참고하시고, 관련 기사들을 훑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보도자료 작성법 - 뉴스와이어 (newswire.co.kr) – 6.도입부 해당 설명 참조

*Talking Point*

1.보도자료 요약

3개월 연속 둔화세 소비자물가…변수는 국제유가·환율 ::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newsis.com)
물가 2%대 유지했지만… 金배 139% 金사과 63% ‘고공 행진’ | 서울신문 (seoul.co.kr)
6월 물가 2.4% 상승…과일값 강세는 여전 - 경향신문 (khan.co.kr)
국제 유가, 환율, 과일 가격이 '물가 잡았다'는 선언하기 어려운 요소라는 점을 지적해주는 보도자료 업그레이드 기사들입니다.

2.사실 한국은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 나왔었습니다. 고금리 스트레스에 캐나다, 호주, 유럽 같은 주요 선진국들도 이미 물가 잡혔다고 선언하고 금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고, 한국은 이미 물가 잡힌거 아니냐는 시장 반응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많이 안 올렸었기 때문에 내리는 것도 늦게 대응하는 중이기는 합니다. 또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정부가 재정정책을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으로 취했던 국가 중 하나라서 재정정책 때문에 생기는 물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나라니까 역시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빨리 꺾인 거겠죠.

뱅크오브아메리카 "한국, 6월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 : 네이트 뉴스 (nate.com)
인플레 안정화…한은 금리 인하, 3분기 VS 4분기 < 이슈와전망 < 금융·증권 < 경제 < 기사본문 - 스트레이트뉴스 (straightnews.co.kr)
금리를 내려야 된다는 정치적인 압박을 받는 것과 별개로, 한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못 잡은 상태에서 금리를 서둘러 내릴 수 없었을 겁니다. 거기다 정부는 부동산PF 연쇄 부도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락을 막는데 집중한 나머지 부동산 경기 부양책들을 너무 많이 내놨습니다. 한은 금통위원들의 의사록을 보면 재정정책에 대한 불만들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통화정책만으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안정화 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이번 6월 물가지수 지표입니다.

3.또 하나의 외부 변수가 미국의 금리 인하일텐데, 미국도 제조업 경기가 최근들어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가장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써서 자국 경제를 살렸고, 덕분에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 강달러라는 부작용에 미국만 좋고 전세계 경제가 신음했습니다만, 미국도 재정 적자가 커지면서 재정정책 집행 규모가 축소됐고, 금융 섹터 불안, 테크 업계 불황 등등의 이유로 미국 제조업계만 성장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말을 바꾸면, 미국도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고, 금리 인하를 결정할 수 있는 시점이 곧 올 것으로 보입니다.

미 제조업 경기 석달 연속 위축…인플레 압력 완화 (kita.net)
굳어지는 美 9월 금리인하…파월 입에 달렸다 (dnews.co.kr)

전반적으로 금리 인하를 안 하고 있는 선진 경제가 몇 안 남은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이 확연히 꺾인 신호가 나온 국가들이 먼저 금리를 내리고 있고, 한국도 신호가 가시적으로 확인되는 지표가 발표됐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석유 수입 때문에 수입 물가에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 입장에서 강달러 체제 아래 섣불리 먼저 금리를 내렸다가 환율이 폭등하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서 되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만큼, 국내 신호는 확인됐으니 해외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맥락으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이드 관련 설명

자체 Talking point들을 소제목 1개씩으로 뽑아서 원래의 보도자료를 Lead-in과 3-4개의 소제목이 추가된 기사로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각 소제목 별로 대략 3문단 정도의 논지 전개를 통해 기존 보도자료의 부족한 점을 메워넣으시면 됩니다. 위의 방식이 실제로 일하는 방식입니다.

던져드리는 포인트들을 빠르게 읽고 소화해서 보도자료에 추가 정보를 붙인 고급 기사로 변형시키는 업무를 거의 대부분 못하시는데, 이유가

  • 1.내용을 이해 못하는 경우와
  • 2.기사 형태의 글로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

로 구분됩니다. 대부분은 내용을 이해 못해서 기사 자체를 쓰지도 못하고, 시간을 들여 노력해도 이해를 못해서,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이런 테스트를 만들었습니다.

더불어 블로그가 아니라 언론사인만큼, 기사형 문체를 쓸 수 있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1번에서 문제가 있어서 읽는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2번에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원하는 사례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저희 언론사들의 여러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고 2번에 좀 더 신경써서 작업 부탁드립니다.

채용 철학

위의 과제는 디자인, 편집 등과 조율하는 과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실제 업무와 동일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쓸 내용을 미리 다 정해준 대학교 교양 수업 레포트 작성 업무에 불과합니다만, 전문가 보고서도 아니고 대학교 교양 수업 레포트 정도만해도 깔끔한 문장으로 작성하는 인력이 한국에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지난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한국은 구직자에게도 '헬 조선'이지만, 채용자에게도 '헬 조선'이더군요.

챗GPT로 인력 수요를 대체해보기도 했습니다만, 가짜뉴스가 되지 않도록 정확성을 담보하고, 모국어 사용자인 독자들이 읽기에 깔끔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적절한 인력이 있다는 경험치도 쌓였습니다. 위의 '헬 조선'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역량에 따라 생산성과 급여 수준이 연동되는 운영 방식을 만들었고, 회사 운영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회사 운영 방식은 내부 수정을 거듭해, 기자 및 연구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존적인 언론사가 아니라, 회사의 역량을 전달할 수 있는 평범한 모국어 사용자들로 운영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됐습니다. 혹자들은 컨베이어 벨트식 자동차 생산공정에 쓴 분업/협업 구조를 고급 기사 작성 방식으로 벤치마킹했다고 표현합니다.

저희 The Economy Korea의 생산공정형 운영 방식 예시는 아래에 추가한 기사 작업 게시판 이미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입사 지원을 위해 과제를 작성하다보면 지원자 분의 적성과 저희 업무 간의 동기화 정도를 스스로 가늠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 업무를 시작하면 처음 훈련기간에는 3-4시간을 써야 기사 1개를 쓰시던데, 생존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점차 시간이 줄어들어 2시간 이내에 쓰시게 됩니다. 빠르게 쓰시는 분 중에는 2시간에 6개의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의 '헬 조선' 경험과 개인별 역량 편차에 대한 이해, 생산공정형 시스템을 바탕으로 등급별 시급제를 건별 프리랜서 급여 구조로 변경했습니다. 기본급은 1건 당 25,000원입니다만, 퀄리티에 따라 ±5,000원의 가감산액이 있고, 퀄리티가 나오는 기사만 싣고 있어 실질적인 운영은 +5,000원 조건을 충족시킨 기사 1건 당 30,000원에 맞춰져 있습니다. 기사 1건에 10시간이 걸리고 그 마저도 -5,000원이신 분이면 시급이 2천원에 불과합니다만, 위의 2시간 6개 기사 예시에 해당하는 분은 1시간 급여가 9만원으로 책정되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과제를 제출해야 심사가 진행된다는 공고를 읽지 않았는지 과제 제출 없이 구직 플랫폼에서 자동 생성된 이력서만 보냅니다. 공고 글과 과제 공지 속에 답이 있는 사전 질문을 필수로 넣은 구직 플랫폼에서조차 질문을 무시하고 지원하신 경우도 매우 자주 봅니다. 전직 유명 언론사 기자 출신, 행정고시/외무고시 합격자, 명문대 석·박사 등등 스펙이 뛰어나고 경력이 화려하신 분들도 많습니다만, 과제 제출 없는 지원서는 일괄 무답변으로 대응합니다. 이런 분들을 사업 초기에 스펙과 경력만 믿고 뽑아 봤습니다만, 그간 저희 편집 팀을 실망시키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더 이상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반면 성실히 과제를 작성해주신 모든 분께는 합/불 여부에 관계없이 내용 이해 부족 여부, 문체의 껄끄러움, 외래어 표기 문제 등등에 대한 저희 견해를 공유하고, 저희 팀이 제안하는 수정본을 보내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구글 번역기를 돌린 글, 국내 언론사 기사를 그대로 붙여넣은 경우 등은 역시 무답변으로 대응합니다만, 과제를 위해 시간을 쓰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자는 것이 저희의 채용 철학입니다. 예시로 공지글 하단에 저희 답변 중 하나를 추가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채용 절차가 지나치게 어렵다, 복잡하다 등의 불평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이렇게까지 복잡한 절차로 채용을 진행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과제를 정상적으로 써서 제출하는 분도 만나기 쉽지 않고, 업무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을 갖추고 있는 분도 드뭅니다. 저희도 실망, 충격, 분노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실력 평가, 성실성 평가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역량이 있는 분이면 합계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과제와 절차인만큼, 불평하시는만큼 저희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전달됐으면 합니다.

고생해서 작성하신 과제는 MS Word나 아래아한글 파일로 보내주시면([email protected]) 확인 후 답변 드리겠습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he Economy Korea

기사 작업 게시판 (2024년 7월 25일 오전)

아래는 불합격자에게 보낸 답변 예시입니다

안녕하세요 XXX님,

먼저 바쁘신 와중에 저희 회사의 번역 프리랜서 포지션에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과제를 편집 팀에서 여러차례 돌려봤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학생 신문 기고글 같다는 평가로 정리됐습니다. 당장 첫 단락만 봐도 제출하신 과제를 저희는 아래와 같이 바꿔 쓸 것 같습니다

  • 제출하신 과제
    • 영국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 시장에 피바람이 불 예정이다. 영국 노동당이 새롭게 계획한 세금 정책의 우려로 인해 사모 펀드 매니저들은 해외 이전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가오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 영국 제 1 야당인 노동당은 지난 화요일 성명을 통해 “ (사모펀드는) 성과급이 자본이익으로 간주되는 유일한 산업”이라며 “이러한 구멍(loophole)을 메꿀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며, 성과보수(carried interest) 등 사모펀드의  보수체계에 대한 세제 개편 의도를 시사했다.
  • 저희 버전
    • 주말 예정된 총선에서 영국 노동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노동당의 세금 정책이 가시화 될 경우 영국 사모펀드들의 역외 이전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노동당은 그간 사모펀드 수익에 대한 과세 기준을 자본이득세가 아닌 근로 성과 보수에 따른 소득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한 바 있다. 영국 역내 수익의 경우, 자본이득세는 28%, 소득세는 45%의 세율이 적용된다. 선거를 목전에 둔 지난 목요일에도 같은 주장을 재확인하는 과세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저희 버전이 반드시 더 고급 문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개별 문장의 완성도, 단락 연결 등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출하신 과제 전반적으로 '부과되고 있다', '깊어지고 있다' 등등으로 '~고 있다'는 표현이 여러차례 반복되는데, 서술형이나 완결형이 적절해 보이는 부분들에서도 진행형을 쓰신 탓에 문장 읽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자본이득세율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지, 자본이득이 아닌 임금소득으로 과세할 것인지 혼란을 주는 번역도 아쉽습니다. 

최소 500단어 분량으로 번역이 될 만한 영문 기사가 350단어 내외로 압축되면서 일부 정보에 손실이 있었던 것 같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외신 기자 출신이시면 영문 기업명, 직함 등을 한국어로 표현하는 언론사별 규칙도 접하신 적이 있을텐데, 영문 명칭이 그대로 들어간 부분도 지적사항 중 하나였습니다.

사소한 템플릿 부분은 향후 성실성으로 보완될 수 있겠지만, 한국어 문장 수준이 단기간에 향상되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XXX님께는 긍정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GIAI KR News


과거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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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삼성전자 판치네" 中 중심으로 번지는 국내 기업 '짝퉁 상품' 피해

"가짜 삼성전자 판치네" 中 중심으로 번지는 국내 기업 '짝퉁 상품'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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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OECD, 불법 위조·복제품으로 인한 한국 시장 피해 분석
가짜 갤럭시에 가짜 스탠바이미? 국내 유수 대기업도 '신음'
"한국이 원조인데" 곳곳에선 중국산 '짝퉁 기업'까지 등장
counterfeit products 2024070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이 불법 위조 상품(짝퉁)으로 인해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콩·중국 등지를 중심으로 국내 브랜드 제품을 모방한 짝퉁 상품이 속속 생산·유포되며 시장 손실이 누적된 결과다.

'짝퉁' 거래 규모만 연간 13조원

OECD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불법 무역과 한국 경제’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불법 위조·복제품의 연간 무역 규모는 2021년 기준 96억9,100만 달러(약 13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해 한국 전체 수출액 6,445억4,000만 달러(약 888조원)의 1.5%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위조 제품 피해가 가장 큰 분야는 삼성 스마트폰과 노트북, LG TV, 관련 부속품 등 전자제품(51%)이었다. 섬유 의류(20%), 화장품(15%), 잡화(6%), 장난감·게임류(5%) 역시 막심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짝퉁 제품이 가장 많이 유통된 지역은 홍콩(69%)이었으며, 이어 중국(17%),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영국, 대만 등 순이었다.

OECD가 짝퉁 제품 확산이 한국 시장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산한 결과에 의하면 위조 제품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국내외 매출 손실 규모는 61억 달러(약 8조4,0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업종별로는 가전·전자·통신장비 부문의 손실이 36억 달러로 가장 컸고, 자동차가 18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외로도 제조업 일자리 상실분은 1만3,855개, 정부의 세수 손실은 약 15억7,000만 달러 안팎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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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탠바이미/사진=LG전자

중국산 짝퉁에 골머리 앓는 삼성·LG

국내 기업이 짝퉁 피해로 신음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 관련 피해 사례가 꾸준히 누적되는 추세다. 관세청이 발간한 ‘2023 지식재산권 침해단속 연간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에서 적발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총 8만5,247건(134만 개)에 달했다. 이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발송된 상품 건수는 8만2,822건으로 전체의 97.2%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산 짝퉁 상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지난 2020년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 모델이 출시됐을 당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갤럭시S30 울트라'라는 짝퉁 제품이 버젓이 판매됐다. 지난 2022년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2 울트라'를 모방한 초저가 제품이 판매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정품 출고가(155만1,000원, 512GB 기준)의 13분의 1 수준인 103달러(약 12만3,000원)에 그쳤다.

LG전자 역시 자사 라이프스타일 TV 제품 '스탠바이미'의 중국산 유사 제품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스탠바이미 유사품을 국내에서 유통하고 판매해 온 ㈜피디케이이엔티(옛 ㈜피디케이전자, 이하 PDK)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PDK가 중국 제조사가 제조한 유사품을 수입해 '터치톡'이라는 브랜드로 국내에 유통·판매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는 스탠바이미 관련 특허를 침해하고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브랜드도 뺏긴다" 상표 무단 선점의 공포

국내 기업이 중국 현지 '짝퉁 업체'에 상표권 자체를 빼앗기는 사례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생한 한국 브랜드 상표권 무단 선점 피해 의심 사례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만4,132건으로 확인됐다. 특히 화장품, 전자기기, 의류, 가맹점, 식품 등 5대 업종의 해외 상표 무단 선점 피해가 컸다는 설명이다. aT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에 비해 상표권 등록 심사 기간이 짧다"며 "특히 중국 내에서는 많은 상표권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어 무단 선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짚었다.

한국의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이 대표적 예다. 설빙은 지난 201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상해아빈식품'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으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상표권 등록을 거부당했다. 설빙과 유사한 '설빙원소'라는 상표권이 중국 내에 이미 출원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확인 결과 설빙의 △메뉴 △매장 내 시스템 △직원들이 착용하는 유니폼 △매장 인테리어 등을 무단 도용한 중국 기업이 현지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설빙은 2020년 6월 '설빙원소'가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상표권 무효 심판을 제기했고, 중국 상표평심위원회는 설빙원소를 무효 심결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상품 위조·상표권 침해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호소가 흘러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차원의 소송전, 소비자 인식 개선 노력만으로는 (가품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울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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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산재·고용보험 미가입에 과태료 부담 진 쿠팡 CLS, "개인사업자 폐해 반복될 수도"

택배기사 산재·고용보험 미가입에 과태료 부담 진 쿠팡 CLS, "개인사업자 폐해 반복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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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택배기사 산재·고용보험 미신고 적발, 쿠팡 CLS 과태료에 2억9,600만원 부과
노동자 친화 정책 이어왔지만, "개인사업자 전환으로 책임 부담 줄일 수도"
경험적으로 드러난 개인사업자 택배기사 폐해, "초과수당 없고 자율성도 낮아"
KWCWS coupang fine TE 20240704

쿠팡 상품 배송을 맡은 택배 영업점 일부가 택배기사에 대한 산재보험·고용보험 가입을 미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산재·고용보험은 사업장의 규모·형태와 관계없이 당연가입이 의무다. 이에 따라 이들 영업점엔 과태료 3억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CLS 택배 영업점 산재·고용보험 미가입 적발

3일 근로복지공단은 쿠팡의 물류 전문 자회사인 쿠핑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배송 위탁 계약을 맺은 택배 영업점 528곳과 물류센터 11곳을 대상으로 한 산재·고용보험 가입 여부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 영업점 90곳(17%)은 택배기사 등 종사자를 산재·고용보험에 가입시키지 않고 있었다. 물류센터 업체가 종사자들을 모두 산재·고용보험에 가입시킨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이에 공단은 미신고 근로자 및 노무제공자 4만948명(산재보험 2만868명, 고용보험 2만80명)에 대해 보험 가입 처리했다. 또 누락 보험료 47억3,700만원(산재보험 20억2,200만원, 고용보험 27억1,500만원)을 부과하고, 과태료 2억9,600만원(산재보험 1억4,500만원, 고용보험 1억5,100만원)을 부과 의뢰할 예정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쿠팡캠프 택배 위탁영업점 및 물류센터 위탁업체 사업주를 대상으로 산재·고용보험제도에 대한 안내 및 지도도 실시했다. 이에 대해 박종길 공단 이사장은 "산재·고용보험은 사업장의 규모·형태와 관계없이 당연 적용되는 것"이라며 "이들이 보험 미가입 상태에 놓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태료 부담 진 CLS, 택배기사 처우의 향방은

이처럼 CLS가 보험 가입 여부로 과태료를 물게 되면서, 시장 일각에선 "향후 쿠팡캠프도 CJ대한통운과 마찬가지로 택배기사를 개인사업자로 바꿔 책임 부담을 덜어낼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간 CLS는 택배기사 처우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을 펼쳐 왔다. 기존 택배업계는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의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자비로 부담해 투입해야 했다. 2박 3일 여름휴가를 내려면 75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모든 택배사가 비슷한 시스템이었던 탓에 택배기사들에게 대안이 없었단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CLS는 계약 단계에서부터 백업기사를 필수 조건으로 삽입했다. 또 CLS 자체 배송 인력(쿠팡친구)도 있어서 대리점이 관리만 잘하면 용차를 사용하지 않고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퀵플렉서)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배송업체 대표는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처럼 여름휴가 개념이 없지만, CLS 공고를 받고 퀵플렉서들의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했더니 7월부터 9월까지 다양했다"며 "타 택배사와 CLS는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oupang delivery bomb TE 20240704

자율성 적은 개인사업자 택배기사, 관리·감독도↑

개인사업자 택배기사의 폐해는 이미 과거 수많은 사례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2017년 발표한 '서울 지역 택배기사의 노동 실태와 정책개선방안'에 따르면 서울 지역 택배기사 500명 중 80%가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었다. 이중 위탁(위임·도급) 계약 비율은 88.7%에 달했다. 택배기사의 대부분이 개인사업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택배기사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거의 없단 것이다.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 신분의 택배기사들은 택배회사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할 수 없으며, 장시간 일할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초과수당을 받을 수 없다. 업무 자율성도 낮은 편이다. 한국사회법학회가 2021년 발표한 '택배기사의 노동 현황과 산업재해 예방 방안' 논문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집화에서 배송까지 단계마다 정보를 모두 입력해야 해 사실상 택배회사로부터 임금노동자에 준하는 관리를 받아야만 했다.

이 같은 이중적 지위 아래 불만이 누적되면서 택배기사들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이 조직되기 시작했지만, 이마저 녹록지 않았다. 개인사업자란 신분으로 인해 노조 설립이 불가하단 비판 의견이 쏟아진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이 2019년 택배기사를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긴 했으나, 이후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택배사가 대리점주와 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대리점주가 다시 택배기사와 계약을 맺는 이중구조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택배기사의 실질적 사용자가 대리점인지 택배사인지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CLS 택배기사 고용계약의 퇴보를 경계하면서 현행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고려하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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