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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보조금만으론 설명 안 되는 중국 제조업 경쟁력

[딥폴리시] 보조금만으론 설명 안 되는 중국 제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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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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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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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 경쟁력 핵심, 생산·교육·금융 유기적 연계 
전기차·로봇 경쟁 확대 속 생산 기반·숙련 인력 중요성 부각 
관세·보조금만으로 한계, 서방 산업정책 재정비 요구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중국 공장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29만5,000대로, 전 세계 신규 설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서방에서는 이를 대규모 보조금과 국가 주도의 금융 지원 결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 경쟁력은 단순한 자금 투입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부품 공급망과 전력 인프라, 숙련 기술 인력, 금융 시스템, 지방정부의 행정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중국은 그동안 교육과 금융, 노동 정책, 지역 산업 육성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며 제조업 기반을 확대해 왔다. 보조금은 기업의 초기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 경쟁력은 이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형성된다. 서방이 보조금 확대와 보호무역 정책은 도입할 수 있어도 중국식 산업 구조를 단기간에 그대로 구축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조금 넘어선 산업 경쟁 시스템

중국이 대규모 보조금과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운 뒤 저가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중국 산업정책의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중국은 보조금 외에도 세제 감면과 저금리 대출, 공공조달, 토지 지원, 지방정부 인센티브 등을 결합해 전략 산업을 육성해 왔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공식 산업 지원 프로그램은 2001년 85개에서 2022년 446개로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직·간접 산업 지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약 4% 수준으로 추정한다. 직접 재정 지원만 기준으로 보면 GDP 대비 0.8%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낸 중국 기업들을 단순히 정부 지원의 결과물로만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중국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경쟁을 거치며 기술력과 생산 역량,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해 왔다. 전기차 산업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100만 대를 기록했고, 중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을 넘어섰다. 가격과 배터리 성능,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이 시장 확대를 주도한 결과다. 정부는 장기 자금과 산업 기반을 제공했고 기업들은 그 안에서 경쟁하며 제조 역량을 축적했다.

주: 중국의 공장 자동화 확대는 금융과 기업, 지역 산업 시스템이 함께 움직일 때 공공 지원이 실제 생산 역량으로 전환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산 기반 경쟁과 숙련 인력 확보

중국 산업정책의 경쟁력은 완성품 생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산업 경쟁은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 같은 최종 제품을 넘어 핵심 부품과 생산 기반 경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배터리 산업에서는 광물과 분리막, 검사 장비, 재활용 체계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고, 로봇 산업에서도 센서와 감속기, 제어 시스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첨단 제조업 경쟁은 개별 공장이나 특정 기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급망과 기술력, 생산 인프라, 숙련 인력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중국은 이런 구조를 국가 차원에서 동시에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단순히 특정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과 인력, 생산 기반까지 함께 육성해 온 것이다. 반면 서방은 개별 공장 유치나 특정 기업 지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연결하는 전략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산업정책과 교육정책을 결합해 제조업 인력 기반 확대에 집중해 왔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 동안 교육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상 수준으로 유지했고, 전체 교육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부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조 아래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직업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직업교육 과정 재학생은 3,000만 명을 넘고 연간 졸업생도 1,00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 계획에는 2030년까지 300만 명 이상의 산업 노동자에게 직무 재교육과 기술훈련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약 200만 명은 농민공 노동자다.

물론 서방에도 독일의 도제제도나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연계 프로그램처럼 산업과 교육을 연결한 사례는 존재한다. 그러나 상당수는 지역 단위에 머물거나 특정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 교육과 금융, 공공조달, 지역 개발 정책을 하나의 산업 전략 아래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국가 차원의 체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실제로 배터리 공장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더라도 지역 교육 시스템이 기술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생산 확대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주: 중국의 숙련 인력 양성 체계는 학교와 기업, 국가 산업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보조금 정책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산업 경쟁력 좌우하는 제도와 인프라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식 산업정책이 서방과는 다른 제도와 사회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국영은행과 지방정부, 국영·민간기업, 교육기관을 국가 전략 아래 빠르게 결집시킬 수 있다. 여기에 높은 노동 강도와 유연한 인력 운영 체계가 더해지면서 비용 절감과 생산 확대가 동시에 이뤄진다. 반면 서방은 보조금 법안을 통과시킨다고 해서 이런 구조까지 단기간에 구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물론 중국 모델에도 부작용은 존재한다. 자원을 빠르게 동원하는 방식은 지방정부의 중복 투자와 부실기업 연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부 산업에서는 수요를 웃도는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과잉 공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벌인 저가 경쟁은 결국 시스템 전체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온다.

서방의 대응은 대체로 관세와 무역 규제를 통한 견제론, 중국식 산업정책 확대론으로 나뉜다. 그러나 두 접근 모두 핵심 과제를 충분히 짚지 못한다. 관세는 시간을 벌 수는 있어도 숙련 인력과 제조 역량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산업 기반 없이 지급되는 보조금은 단기 성과 중심 정책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공장을 유치하더라도 기술 인력과 전력망, 인허가 체계, 부품 공급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산 확대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중국 모델이 다른 국가에서 쉽게 재현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첨단 제조업 육성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비용 부담과 수혜 대상, 지역 갈등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뒤따른다. 법원과 노동조합, 지역 주민, 환경 심사 절차 역시 정책 추진 속도를 늦추는 변수다. 이런 제약은 비효율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정책 정당성을 유지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서방의 과제는 이러한 제약을 제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산업정책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조건

서방은 이제 산업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핵심은 정부 지원이 실제 생산 역량과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공급망과 기술교육, 현장 대응 역량, 수출 경쟁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보조금은 기업 지원에만 머물 가능성이 크다.

기술교육도 단기 직무 훈련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자들이 산업 변화에 맞춰 직무와 조직을 이동할 수 있도록 생산 공정 이해와 데이터 활용, 설비 운영 같은 범용 역량을 폭넓게 갖추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정부 역시 단기 지원 사업을 반복하기보다 산업계와 교육기관 간의 안정적인 협력 체계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대규모 공장보다 강사진과 실습 장비, 도제 프로그램, 교통·주거 지원 같은 현장 인프라다. 무역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 지원을 앞세운 불공정 경쟁에는 대응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자국 내 생산 역량 확충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관세와 수출 통제, 공공조달 정책만으로는 엔지니어와 숙련 기술 인력을 육성할 수 없고, 산업 현장과 교육 시스템 사이의 단절 문제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단순한 보조금 정책만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생산 현장과 금융, 교육, 노동시장, 지방정부 지원 체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생산 확대와 기술 축적이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산업 경쟁 역시 개별 기업 지원이나 단기 재정 투입만으로는 근본적인 지속성 확보가 불가능하다. 산업 패권 경쟁의 승부처는 정부 지원을 실제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 Industrial Policy Is a System, Not a Subsid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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