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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나선 SK그룹, 1조 실탄 확보로 'SK온 부활'에 박차 가하나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나선 SK그룹, 1조 실탄 확보로 'SK온 부활'에 박차 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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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베트남 마산·빈그룹 지분 매각 본격화, 재무부담 해소 노리는 듯
전기차 캐즘에 불황 겪는 SK온, 올 2분기에도 3,315억원 영업적자 전망
SK온 부활에 사활 걸었지만, SK이노-SK E&S 합병부터 '난관'
SK liquidate TE 20240621

SK그룹이 베트남 마산·빈그룹 투자 지분 매각으로 재무부담 해소를 노린다. 이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에 빠진 SK온을 부활시키겠단 취지다. 여기에 수익성이 크지 않은 비주력 투자자산을 정리한단 목적도 읽힌다. 실제 마산·빈그룹은 투자 당시보다 여력이 많이 줄었고, 자산 주가 역시 폭락한 상황이다.

SK그룹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수순

21일 SK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를 처분하는 풋옵션(주식 매도 권리)을 행사해 매각 협상을 마무리 중이다. 2018년 투자 당시 SK그룹이 마산그룹에 투입한 금액은 4억5,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300억원)다. 양사 간 지분 매각 협상은 현시점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과도 지분 매각을 협상 중이다. SK그룹은 지난 2019년 빈그룹 지분 6.1%를 1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1,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SK그룹은 연내 협상을 마무리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 투자금을 전액 회수하겠단 방침이다. 빈·마산그룹 지분 투자에 국내 연기금과 재무적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만큼 전체 지분 매각대금 중 SK그룹의 몫은 약 1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낮은 마산·빈그룹, 주가도 하락세

그간 SK그룹은 베트남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베트남 정·재계와 빈번한 접촉을 이루기도 했고, 지난해 10월엔 베트남을 찾아 넷제로(탄소중립)를 돕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금융업계의 이목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마산그룹, 빈그룹 거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데 거듭 성공한 게 이를 방증한다. 마산그룹 투자 때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빈그룹 때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이큐파트너스가 힘을 보탰다. 든든한 대기업이 망하지 않을 기업에 투자하는 거래란 평가에 금융사와 기관투자가들 역시 SK그룹의 베트남 투자를 반기는 양상이 이어졌다.

SK그룹의 베트남 투자 기조가 변곡점을 맞은 건 2년 전부터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줄면서 SK그룹에 재무 위기론이 확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SK그룹은 2022년 말을 기점으로 전사적인 자금 확충에 역량을 집중했다. SK, SK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동남아투자법인 주주들의 자금 사정에 여유가 없었다 보니 베트남 투자 자산도 매각 후보군에 올랐다. 이번에 마산·빈그룹 지분 매각에 나선 것도 SK온을 중심으로 재무 위기가 지속된 탓이다.

베트남 투자에 따른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았단 점도 매각 이유 중 하나다. 2019년 4,000억원 가까운 순익을 거둔 빈그룹은 2021년 돌연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마산그룹 역시 팬데믹 특수를 누린 2021년 5,000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2022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겨우 적자만 면했다. 투자 자산 주가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실제 빈그룹의 주가는 SK그룹 인수 당시 주당 11만3,000베트남동(VND)에 달했으나 21일 기준 41,650VND까지 하락했다. 주당 평균 가격 10만 VND에 사들였던 마산그룹의 주가 역시 같은 날 기준 76,200VND로 하락했다. SK온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SK그룹 입장에서 이들 베트남 지분은 부담만 늘리는 걸림돌인 셈이다.

SKON netprofit loss TE 20240621

최종 목표는 SK온 부활, 주주 반발은 여전히 과제로

결국 SK그룹의 최종 목표는 SK온 부활이다. 배터리 업체 SK온은 최근 급격한 침체기에 빠졌다. 전기차 캐즘이 확산하면서 배터리 판매 물량이 감소해 실적 전반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북미 지역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며 보조금(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5억원으로 급감한 것도 치명타로 작용했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SK온의 손실 폭은 점차 커졌다. 지난해 4분기 186억원가량이던 손실액은 올 1분기 들어 3,315억원으로 급증했다. 2분기 역시 3,51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이 SK온 부흥액 마련에 본격 돌입한 이유다.

최근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단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업 재편 및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겠단 취지였지만, 변수가 생겼다.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상장사(SK이노베이션)와 비상장사(SK E&S) 간 합병은 상장사에 불리한 합병 비율이 나오는 게 통상적이다. 상장사는 시장가격으로 평가되는데, 주가 하락 시점에 합병이 추진되면 상장사 주주들에겐 불리한 합병 비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현시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년 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5배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격에 합병이 이뤄지는 등 SK이노베이션 주주 측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이 경우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중요 영업 양도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주주가 본인 소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시작되면 SK이노베이션의 현금 부담은 더욱 커진다. SK온 부활을 위한 토대 마련 작업이 오히려 기업을 위협하는 모순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셈이다. 베트남 지분 매각을 통해 급하게 실탄을 확보한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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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서는 챗GPT 못 쓴다니" 중국 현지 AI 파트너 물색하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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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AI 모델 견제하는 中, 오픈AI와 손잡은 애플 '난감'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 위해 현지 AI 협력사 찾아 나서
바이두와 협력 관계 구축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에 '어니봇' 탑재
china apple 20240621

애플이 중국 현지에서 인공지능(AI) 분야 파트너를 찾고 있다. 중국 내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는 오픈AI의 챗GPT 등 서구의 AI 모델을 적용할 수 없게 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이 현지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해 각종 첨단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중국 AI 파트너 찾아 헤매는 애플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AI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중국에서 협력 업체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 알리바바그룹을 비롯해 스타트업 바이촨 AI 등 여러 중국 기업과 대화를 나눴다는 전언이다. 다만 WSJ은 차기 아이폰 모델 출시가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 아직 중국 업체와의 구체적인 거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현지 AI 파트너를 물색하는 배경으로는 중국의 서구 AI 모델 규제가 지목된다. 중국에서는 기업들이 AI 챗봇을 도입하기 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AI 모델이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자국민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유출될 수 있으며,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업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베이징의 인터넷 감시 기관인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은 117개의 생성형 AI 제품을 승인했으나, 그중 외국에서 개발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지 AI 파트너 물색이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본다. 중국 현지 제조사들이 줄줄이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내수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비보는 자체 개발한 AI '란신(BlueLM)'을 탑재한 ‘비보 S18 프로’를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한 아너 역시 올해 초 자체 개발 AI가 탑재된 ‘매직 6 시리즈’를 내놨다. 같은 달 오포도 자체 LLM '안데스GPT'가 적용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 X7 시리즈’를 공개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오픈AI의 협력 관계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애플이 중국 외 시장에서는 오픈AI와의 협력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신규 애플 운영체제(OS)에 탑재될 첫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트'를 공개했으며, 이와 함께 오픈AI 챗GPT와 결합된 음성 비서 '시리'를 선보였다.

당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혁신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게 돼 무척 기쁘다. '애플 인텔리전트'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이룰 수 있는 일, 그리고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애플 고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인 상황 및 맥락과 결합해 실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한다"며 "이 스마트한 역량은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에 액세스할 때도 개인정보와 보안에 만전을 기한다. 오직 애플만이 제공할 수 있는 AI"라고 소개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트'가 제공하는 새로운 쓰기 도구는 메일, 메모, 서드파티 앱 등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사용자가 쓴 글을 재작성하고, 교정하고, 요약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챗GPT와 결합된 음성 비서 '시리'는 애플 앱과 서드파티 앱을 넘나들며 수백 가지 동작을 새롭게 수행할 수 있다. 사용자가 글을 쓰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을 필요로 할 때에도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openai apple 20240621

바이두와 맞손 잡은 삼성전자

문제는 이들 기업의 협력 관계가 중국 시장 내에서만큼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이 현지 기업의 AI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첨단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AI 기능을 갖춘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중국 최대 검색 기업 바이두·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메이투 등 현지 업체와 협력한 바 있다. 바이두는 알리바바, 텐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거대 IT 기업으로,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어니봇’을 개발했다. 어니봇은 이른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모델로 지난해 12월 기준 약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시장 입지를 굳힌 상태다.

갤럭시 AI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가우스와 구글의 제미나이(Gimini)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중국 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에는 제미나이 대신 어니봇이 핵심 기능으로 탑재됐다. 어니봇은 갤럭시 S24가 제공하는 실시간 통화 통역, 텍스트 번역, 노트 요약과 같은 기능에 활용된다. 또한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바이두 스마트 클라우드는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삼성이 출시한 갤럭시 AI에는 바이두 어니봇의 여러 기능을 통합해 통역 통화, 번역 기능과 함께 기타 생성형 AI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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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필리 조선소 인수한 한화그룹, 미국 조선·방산 시장 공략 박차

美 필리 조선소 인수한 한화그룹, 미국 조선·방산 시장 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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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국내 최초로 미국 조선소 인수
美 존스법에 가로막혔던 현지 방산 사업 확대 기회
민간 상선·컨테이너선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 창출 예정
hanwha Philly 20240621

한화그룹이 국내 최초로 미국 조선소를 인수했다. 현지 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연안무역법(Jones Act, 존스법)의 한계를 돌파, 미국 군함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유지보수)는 물론 함정 건조·민간 상선 개발 등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손에 넣은 것이다.

美 필리 조선소, 한화그룹 품으로

21일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100%)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참여하며, 인수금액은 1억 달러(약 1,380억원)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Aker)의 미국 소재 자회사로, 미국 존스법에 의거해 미국 본토 연안에서 운항하는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는 업체다. 1997년 미국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된 이후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 왔다.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 건과 관련해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필리 조선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및 방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동∙동남아∙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까지 수출 영토를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사의 미국 시장 진출

업계에서는 한화가 미국 존스법의 한계를 넘어 현지 방산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현재 미국은 존스법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개조되거나 미국에 해상 운송 권한을 등록한 선박, 미국인이 승선한 선박 등만이 미국 연안을 운항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존스법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이 무의미해지며 미국 내 선박 제조·수리 인프라가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군함 시장의 경우 높은 단가, 납기 지연 등 고질적인 문제로 기초 체력이 쇠약해진 상황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 함정 MRO 시장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기준 미국의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공략에 나선 조선사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필요한 자격인 MRSA를 신청했으며, 올해 초 조선소 실사까지 완료했다. 지난 4월에는 필리 조선소와 현지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관공선 신조(新造) 및 MR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작년 함정 MRO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상선 수주보다 특수선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philly 20240621
미국 필리 조선소/사진=한화오션

필리 조선소 인수 시너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그룹이 관련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점이다. 단순 MRO를 넘어 현지 선박 건조를 통해 시장 수요를 흡수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최근 미국 함정 시장에서는 해군 함대 소요 대비 생산 공급 부족으로 인한 함정 건조 설비 증설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추후 한화 측은 필리 조선소가 보유한 미국 내 최대 규모 독(Dock·선박 건조장)을 향후 미국 함정 건조 및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 분야에서도 필리 조선소와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상선·함정 시스템 관련 스마트십 솔루션인 ECS(통합제어장치)·IAS(선박 자동제어 시스템) 등 해양 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선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필리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중형급 유조선·컨테이너선 분야로의 수주 확대도 계획돼 있다. 해외 거점 확보를 계기로 매출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추후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 조선소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나가며 시장 경쟁력을 갖춰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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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중심 보상 카드 꺼내든 현대자동차, 노조는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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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PI 신규 도입 등 임금 체계 개편안 제시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철 밟을까
"성과보상제 부담" 반대 의견 드러낸 노조, 20일 쟁의 발생 결의

현대자동차가 인사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화하는 '퍼포먼스 인센티브(PI)' 도입을 공식 제안했다. 장기간 유지해 온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보상을 강화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임금 체계 개편 흐름에 발맞추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다만 생산직 위주로 구성된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 같은 개편안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연장근로수당 개편안 제시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성과급을 도입하는 내용의 임금 체계 개편을 노조에 제시했다. 대상자는 소위 ‘화이트칼라’로 불리는 연구·사무직 분야 사원·대리급 직원 1만여 명으로, 생산직은 논의에서 제외됐다. 노조 가입 대상이 아닌 책임매니저(과장)급 이상 연구·사무직은 현재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차 임금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PI 제도 도입이다. 호봉제를 폐지하더라도 당장 직원이 받는 급여는 달라지지 않는다. 기본급은 연차에 따라 자동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본급 대신 상여금 성격의 ‘연장근로수당’을 손보기로 했다. 현대차는 현재 기본급과 근속수당, 통합수당, 단체개인연금 등을 합한 총급여의 15%를 연장근로수당으로 지급하는데, 이를 ‘퍼포먼스 베네핏(PB)'과 PI로 나눠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 중 PB는 연구·일반직 전원에 공통 적용되는 개념으로, 기존 연장근로수당과 동일한 성격을 띤다. 핵심적인 변화는 신규 도입되는 PI에 있다. 현대차는 인사 평가에 따라 직원을 3개 등급으로 나눈 뒤 1등급에겐 총급여의 3%, 2등급 2%, 3등급에게는 1%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PB란 이름으로 기존 연장근로수당보다 더 주고(0.5%p), 추가로 PI를 지급하는 만큼 3등급을 받은 직원도 지금보다 최소 총급여의 1.5%만큼 더 받는 구조”라며 “임금이 줄어드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흐름 쫓나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임금 체계 개편에 나섰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일찍이 직무와 업무 난이도별로 임금을 차등 지급해 왔다. 도요타는 2019년 과장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연공서열에 따른 정기승급을 폐지했다.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중심 보상을 강화한 것이다. 이후 2020년에는 일반 사무직 대상, 2021년에는 생산직까지 이 같은 임금 체계를 적용하며 전 직원 호봉제를 폐지했다.

폭스바겐은 1950년대부터 등급 평가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전문 지식, 솜씨(손기술), 작업 환경, 책임 범위 등 14개 항목 평가 기준에 따라 직무 서열과 임금 등급이 결정되는 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생산직이라도 열악한 작업 환경에 자주 노출되거나 책임져야 할 공구 작업물이 많은 근로자는 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받게 된다.

strike hyundai 20240621

쟁의 결의한 현대차 노조

다만 생산직 위주로 구성된 현대차 노조는 회사의 이 같은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보상제가 생산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노사 의견이 좀처럼 합치되지 않는 가운데, 결국 노조는 최근 쟁의(파업) 발생을 결의했다. 노조는 20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원활한 파업 진행을 위해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노조는 오는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여부도 나올 예정이다. 전체 조합원 중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고,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한 뒤 구체적인 파업 일정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수준의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회사는 지난 13일 열린 8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 등의 조건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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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또 뚫렸다" 누적되는 해킹 피해 사례, 이번 타깃은 협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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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주요 협력사, 랜섬웨어에 해킹 당해
개인정보 유출부터 NFT까지, 해킹 피해 꾸준히 누적
소프트웨어 영향력 커지는 완성차 시장, 보안 문제 '족쇄'되나
hyndai hacker 20240621

랜섬웨어 그룹이 현대자동차·기아 협력사의 내부 자료를 탈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비교적 보안이 허술한 중소·중견기업을 '연결다리'로 삼아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연이은 해킹 피해 사례가 이들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랜섬웨어 그룹, 현대차 주요 협력사 해킹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랜섬웨어(컴퓨터 시스템을 감염시켜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그룹 스페이스 베어스(Space Bears)는 다크웹 블로그에 현대차·기아의 협력사인 S사의 내부 자료를 탈취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스페이스 베어스는 현대차 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24일 오후 7시(한국시간) 데이터베이스와 재무 리포트, 기밀 정보 등 내부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스페이스 베어스는 올해 출현한 신생 해킹 그룹으로 △중국의 글로벌 무전기 제조사 미국 법인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기업 △싱가포르 식료품 기업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랜섬웨어 공격을 벌여왔다. 한국 기업이 타깃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여타 랜섬웨어 그룹과 마찬가지로 거래 성사 시 △내부 자료 게시물 삭제 △복호화 도구 제공 △향후 유사한 공격 방지책 안내 등을 약속했다.

해킹 피해를 본 S사는 시가총액이 약 5,000억원, 지난해 매출액이 약 3조원에 이르는 현대차·기아 주요 협력사로, 현대차·기아의 해외 현지 법인을 비롯해 벤츠, 폭스바겐,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이 대기업을 공격하기 위한 일종의 '루트'를 제공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업계 종사자는 “(이번 해킹 사건은) 중견·중소기업의 보안 허점이 산업계 전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들도 보안 강화에 적극적으로 힘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수년 전부터 부각된 '보안 허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수년 전부터 현대차를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월 현대차 러시아법인에서 13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미국에서도 고객 정보는 물론 △임직원 전화번호 △이메일 백업 자료 △은행 거래 기록 △해외 법인 실적 보고서 △IT·보안 문서 및 조직도 등 기밀 정보가 대거 유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22년에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 사업과 관련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더리움 기반 '별똥별(슈팅스타) NFT'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판매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커가 현대차 NFT 공식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메신저 '디스코드'의 게시판 운영자 공지 게시 권한을 탈취, 피싱 사이트의 주소를 포함한 게시물을 게재해 고객들의 접속을 유도한 것이다. 해커는 현대차 NFT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기념 NFT를 추가로 선착순 무료 제공한다는 식의 거짓 공지를 올리며 고객들을 현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의 공격 수단이었던 피싱 사이트는 고객의 가상자산 지갑에 있던 NFT를 해커의 지갑으로 옮기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해커의 게시글에 속아 링크를 클릭한 일부 고객들은 자신이 갖고 있던 현대차 별똥별 NFT를 순식간에 잃었고, 하루아침에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됐다.

관련 피해 최근까지도 이어져

해킹으로 인한 현대차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최근 들어서도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4월에는 현대자동차 스페인 법인이 사이버 공격을 당해 수천 명의 고객 데이터가 노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어 같은 달 현대차의 이탈리아와 프랑스 판매 법인의 고객 데이터베이스 관리 서버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해당 공격으로 인해 유출된 정보는 회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차량 소유자와 시승 예약자들의 이메일 주소, 집 주소, 전화번호, 차량 번호 등이다.

지난 2월에는 현대차 유럽권역본부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보관 중이던 약 3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데이터를 탈취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를 공격한 해킹 단체는 블랙바스타(Black Basta)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블랙바스타는 그간 랜섬웨어 몸값으로만 1억700만 달러(약 1,49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쌓여가는 해킹 피해 사례가 추후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완성차 시장 내에서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자동차 시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가 탄탄한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을 경우, 해커가 자동차 시스템·조작권 등 소프트웨어를 탈취해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보안 문제로 인해)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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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수학자들을 당황하게 한 소수 문제 ‘쌍둥이 소수 추측’

[해외 DS] 수학자들을 당황하게 한 소수 문제 ‘쌍둥이 소수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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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천재 수학자들,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연구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지는 쌍둥이 소수 추측
이탕 장 교수, 특정 거리에서 무한히 많은 소수 쌍 존재하는 것 밝혀내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쌍둥이 소수
사진=Scientific American

소수는 오랫동안 수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아 왔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신비한 자연수를 말한다. 오일러, 가우스, 리만 등 당대 ‘천재’라고 불리는 수학자들이 소수의 매력에 빠져 소수의 비밀을 풀고자 노력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이토록 소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소수가 갖는 불규칙성 때문이다. 수학자들이 소수의 규칙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소수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지만, 파헤칠수록 소수는 새로운 문제를 던져준다.

미해결된 소수 문제 중 쌍둥이 소수 추측이 있다. 쌍둥이 소수란 연속하는 두 소수 사이의 거리가 2인 소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3, 5), (5, 7), (21377, 21379) 등이 있다. 쌍둥이 소수 추측은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쌍둥이 소수 추측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처럼 문제 정의는 간단하지만,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소수의 무한성 증명, 쌍둥이 소수도 무한한가?

소수의 특징은 수가 커질수록 소수는 드물게 나타난다. 소수는 1과 자기 자신으로 밖에 나눌 수 없으므로 $N$의 배수(여기서 $N$은 자연수) 중 $N$을 제외한 다른 배수는 소수가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4(2의 배수), 9(3의 배수), 15(5의 배수), 49(7의 배수)는 소수가 아니다. 따라서 수가 커질수록 소수는 드물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럼 수가 계속 커져도 소수가 존재할까? 다시 말해 소수는 무한한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기원전 300년 경에 유클리드가 ‘소수의 무한성’을 증명했다. 소수가 유한하다는 가정을 한 후, 이 가정에 모순이 있음을 보였다. 증명은 소수가 유한하다면 가장 큰 소수인 $p$가 존재하고 $p$까지 모든 소수를 곱한 수에 1을 더한 값이 소수이므로 가정에 모순을 보이는 식으로 진행했다. 즉, $(2 \times 3 \times 5 \times \cdots \times p) + 1$은 소수다.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수렴, 쌍둥이 소수는 유한한 걸까?

소수가 무한히 존재하므로 쌍둥이 소수도 무한히 존재할 것 같다. 그러나 쌍둥이 소수는 소수보다 훨씬 드물게 나타난다. 이것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역수의 합 수렴 여부가 있다. 오일러는 소수의 역수의 합이 발산함을 보였다. 다시 말해 $\frac{1}{2} + \frac{1}{3} + \frac{1}{5} + \cdots = \infty$ 임을 보였다.

그러나 1915년 노르웨이 수학자 비고 브룬은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수렴한다는 것을 증명해 쌍둥이 소수가 얼마나 드물게 나타나는지 보였다.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frac{1}{3} + \frac{1}{5}) + (\frac{1}{5} + \frac{1}{7}) + (\frac{1}{11} + \frac{1}{13}) + \cdots \approx 1.902$로 수렴하게 된다. 만약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발산한다면, 쌍둥이 소수는 무한히 많을 것이며 쌍둥이 소수 추측은 자연스럽게 증명된다. 안타깝게도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은 수렴한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실마리’를 제공한 이탕 장 교수

쌍둥이 소수의 역수의 합이 수렴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쌍둥이 소수 추측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러나 2013년 한 수학자가 쌍둥이 소수 추측에 작은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 수학자는 이탕 장 교수로 박사 과정을 졸업한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다행히 2013년에 발표한 논문의 공로를 인정받아 빛을 보았다.

장 교수는 쌍둥이 소수 추측을 증명한 것은 아니나, 쌍둥이 소수 추측에 단서를 제공했다. 논문은 연속하는 소수 사이의 거리 $N$이 7천만보다 작은 $(p, p + N)$ 소수 쌍이 무한히 많다는 것을 보였다. 쌍둥이 소수 추측을 증명하는 것은 $N=2$에 대해 소수 쌍이 무한히 많다는 것을 보이는 문제다.

수학자들은 쌍둥이 소수뿐만 아니라 (3, 7) 또는 (19, 23)과 같이 거리가 4인 사촌 소수나 (5, 11) 또는 (11, 17)과 같이 거리가 6인 섹시 소수 등 다른 유형의 소수 쌍에도 관심이 많아 이 증명은 소수계에 큰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교수는 ‘소수 체’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소수 체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자연수 집합에서 소수를 걸러내는 수학적 도구를 말한다. 소수를 체로 걸러내겠다는 아이디어는 고대 그리스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로부터 나왔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는 2를 제외한 모든 짝수를 제거한 다음 3의 배수, 5의 배수 등을 모두 제거하여 마지막에 소수만 걸러낸다. 하지만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쌍둥이 소수 추측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장 교수는 쌍둥이 소수에 맞는 소인수가 큰 숫자만 걸러내는 체를 사용하여 문제에 접근했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한 발짝 다가간 수학자들

전 세계 정수론 전문가들은 장 교수의 결과에 주목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장 교수의 방법을 최적화하여 소수 쌍 사이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 몇 달 만에 거리가 4,680인 소수 쌍이 무한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의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와 제임스 메이나드는 독자적인 ‘체’를 개발하여 거리를 246으로 줄였으며 현재까지 발견된 최소 거리다.

쌍둥이 소수 추측에 한 발짝 다가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메이나드는 소수에 대해 흥미로우면서 실망스러운 점은 정답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소수는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수에 흥미로움을 표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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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 우주 스타트업 1호 'AP위성' 경영권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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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류장수 회장 등 보유지분 24% 취득
1952년생 류 회장이 '승계자' 찾던 중 제안
컨텍, IPO 공모금 등 '현금 자산' 확보 주력
contec 20240620
컨텍의 지상국 시스템 엔지니어링/사진=컨텍 유튜브

위성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컨텍이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기업 AP위성의 경영원을 인수했다. AP위성은 '우주 스타트업 1호 기업'으로 창업주인 류장수 회장이 승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컨텍에 매각하게 됐다. 컨텍의 지난해 매출은 158억원으로 AP위성의 3분의 1 수준이다.

컨텍, 643억원에 AP위성 경영권 인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컨텍은 최근 류장수 회장과 홈스가 보유한 AP위성 지분 24.7%(373만9,4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만7,000원으로 총 633억9,980만원 규모다. AP위성 최근 주가가 1만5,800원선임을 고려하면 7%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7월 22일 AP위성 임시주주총회에서 컨텍이 지정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면 경영권 이전 작업이 마무리된다.

AP위성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국내 최초의 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 개발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은 류 회장이 2000년 설립한 1세대 우주 벤처기업이다. 위성체계, 탑재 컴퓨터, 데이터링크 시스템 등 위성시스템 구축부터 위성통신에 필요한 휴대폰 공급까지 폭넓은 기술력을 갖췄으며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이동통신사업자 수라냐(Thuraya)에 위성통신 단말기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94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했다.

2001년 설립된 홈스는 류 회장의 아들인 류승환 대표가 운영하는 통신장비 도소매 업체로 류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홈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류 대표는 그간 류 회장이 운영하는 AP위성의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으며 실제 승계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류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경영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성희 컨텍 대표이사와 논의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 류 회장은 평소 이 대표의 경영 능력과 글로벌 비즈니스를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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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위성의 탑재체용 데이터링크(DLS)/사진=AP위성

류장수 회장, R&D에 적극 투자해 기술력 키워

류 회장은 평소 우주 산업과 스타트업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다. AP위성은 매년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으며 위성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장기근속 베테랑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준급 인력과 자본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위성통신 기능 탑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중형 위성과 초소형 군집 위성 발사, 달 탐사선 개발 등 다수의 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대기업과의 관계, 인력 양성과 유출에 대한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AP위성, 컨텍,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등과 같은 우주 스타트업이 힘들게 키워놓은 인력을 대기업이 손쉽게 빼가는 사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류 회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인력 생태계와 대기업과의 인력 상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면서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겹치지 않게 역할을 수행해 국내 우주 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서도 류 회장은 위성 불모지인 한국에서 20년 넘게 고군분투하며 우주 산업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투자금융업계는 AP위성이 위성통신단발기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향후 3년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952년생인 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회사 매각 결정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컨텍 "업·다운스트림 결합으로 시너지 극대화"

AP위성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컨텍은 2015년 설립한 국내 우주 스타트업 1호 상장기업이다. 지난해 11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는 전 세계 주요 거점 9개국에서 자체 지상국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자체 위성인 '오름 SAT'의 발사에 성공하며 인공위성에 대한 운영·관제부터 위성영상 수신·처리·분석까지 우주산업 다운스트림의 벨류체인(End to End)을 모두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우주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위성 본체와 통신 단말기를 만드는 AP위성과 지상국 네트워크·위성 데이터 분석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컨텍이 합쳐져 우주 산업 분야에서 업·다운 스트림을 아우르는 풀 버티컬 체인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주 사업 시장에서는 위성과 발사체를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는 것을 '업스트림(Upstream)', 위성에서 데이터를 내려보내고 이를 가공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 구분한다. AP위성은 업스트림, 컨텍은 다운스트림에 해당한다.

현재 컨텍은 AP위성 인수를 위해 회사의 재무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컨텍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IPO 공모자금 400억원을 포함해 총 768억원으로 회사의 자산 역량 대부분을 현금화해 경영권 인수를 준비했다. 이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단행했다. 경영권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면 컨텍은 기존 자회사를 합쳐 총 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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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여론·대선구도까지 뒤흔드는 딥페이크, 불신 확산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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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양산되는 딥페이크, AI 기술의 반작용
경제 및 국가 안보 위험성 제기 '경고등'
적국 '뇌파' 공격, 중대 결정 좌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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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러시아가 SNS에 퍼뜨린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딥페이크 영상/사진=Ukrinform TV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딥페이크 활용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당국 주도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을 비롯해 경제‧국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실제로 러시아가 적국의 사기를 꺾기 위해 만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담화 영상은 지금도 꾸준히 유포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고심 끝에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줬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정보전, "우크라군 유족, 보상 못받아" 거짓 정보 유포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정보전·사이버전과 함께 ‘인지전’이 확산하고 있다. 인지전은 적국 지도부와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인식시켜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하거나 무기·장비 운용에서 실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개념이다. 이는 국론 분열로도 직결되는데 최근에는 단기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허위 조작 정보를 확산시켜 AI 머신러닝 데이터를 오염하는 방법도 쓰인다.

지난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발표자가 '전장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화면에 띄우고 미소를 짓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가 "2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달성했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는 크렘린궁의 '우크라이나 프로파간다팀'이 지난해 크렘린궁에서 매주 진행했다는 '정보 심리 작전' 브리핑 장면이다.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정보기관에서 입수한 100개 이상의 관련 문건을 분석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도부부터 시민사회까지 전방위에서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SNS에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고 폭로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유포하는 허위 정보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분열 위험이 관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됐고, 미국의 추가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패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어 WP는 지난 지난 2월 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의 전격 해임을 발표할 때 러시아 관리들이 기뻐했다고 전했다. 프로파간다팀이 1년을 들인 공작에 성공한 순간이어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지니 총사령관 간 불화설은 지난해 내내 계속됐다. 앞서 프로파간다팀은 지난해 1월부터 5월 첫째 주까지 SNS에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차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꾸준히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서방 지도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체할 리더를 찾고 있으며,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중단할 수 있다는 등 허위 정보가 담겼는데, 조회 수가 도합 430만 회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잘루지니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면서 "쿠데타"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딥페이크 영상까지 퍼졌다. 러시아의 딥페이크 작전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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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딥페이크 기승, SNS 통해 가짜뉴스 지속 유포

딥페이크 기술이 갈수록 정교해지면서 지난해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되는 그럴듯한 가짜 이미지가 미국 국민을 현혹하기도 했다. 미국뿐이 아니다. 글로벌 디지털 신원 확인 보안 업체 섬서브에 따르면 딥페이크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피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증세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북미에서 17.4배, 아시아·태평양 15.3배, 유럽에서 7.8배 증가했다.

딥페이크는 특히 음란물 제작이나 투자 권유 사기 등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업체 홈시큐리티히로스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에 유통된 딥페이크 영상은 총 9만5,820건으로 2019년 대비 5.5배 급증했다. 이 중 음란물 영상은 지난해에만 2만1,019건으로 전년의 무려 5.6배다. 더구나 K팝의 세계적 인기 등으로 가짜 음란물 영상의 피해자 53%가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센시티가 최근 공개한 ‘딥페이크의 현주소 2024′ 보고서에 의하면, 딥페이크는 주로 세 유형에서 일어난다. 여론 선동과 신용 사기, 금융기관 대상 고객 신원 확인 사기다. 가장 많이 알려진 여론 선동은 주로 유명 인사의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을 속이는 방식이다. 딥페이크에 악용된 직업은 정치인이 39.2%로 가장 많고, 연예인(29.4%), 기업인(19.6%), 테러범(6.9%) 등이 뒤를 이었다. 신용 사기는 신원 증명서 위조가 대표적이다. 딥페이크 사기에 활용된 신원 증명서 유형은 신분증 72.8%, 여권 14.5%, 운전면허증 11.1% 등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는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정치적 여론전에 동원돼 걷잡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76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선거의 해’인 만큼 각국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라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발리우드 스타일 춤을 추는 가짜 영상까지 나돌았다. 이 외에도 각국 선거전에선 후보자들이 가짜 공약을 말하거나 욕설과 막말을 내뱉는 식의 딥페이크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불신의 소용돌이 시작됐다" 음모론 부추길 가능성↑

이에 전문가들은 딥페이크가 다양한 불신을 낳고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CC) 존 투미 교수팀은 지난해 1~8월 트위터(현 엑스·X)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딥페이크 동영상에 관한 트윗 4,869건을 추출하고 이 가운데 사용자의 반응과 의견 등이 담긴 1,231건을 분석한 결과, 딥페이크 관련 뉴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트윗이 많았지만 동시에 실제 동영상이 딥페이크로 오인되고 딥페이크가 미디어 전반에 대한 불신과 음모론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에 항복하는 모습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 관련 뉴스에 대해서는 우려와 충격, 혼란을 표하는 트윗이 많았다. 하지만 정치적 라이벌을 겨냥한 딥페이크, 특히 풍자나 오락용으로 제작된 딥페이크에 대해서는 잠재적 피해를 간과하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사용자는 딥페이크 영상의 영향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보도를 믿지 못한다며 언론에 대한 극심한 불신감을 드러냈으며, 일부 트윗은 딥페이크 영상을 자신들이 믿는 음모론과 연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모든 뉴스는 가짜 반러시아 선전행위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딥페이크 영상이 SNS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결과는 딥페이크가 실제 미디어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약화시키고 음모론 확산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딥페이크에 대해 대중을 교육하려는 노력 자체가 의도치 않게 사실을 전하는 실제 동영상의 신뢰까지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에서의 딥페이크 사용도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매체와 정부 기관들은 교육용 딥페이크와 사전 교육이 진실을 훼손할 위험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언론 매체들도 실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지 않도록 의심되는 영상에 딥페이크 라벨을 붙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미래 인지전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허위 정보 유출은 ‘애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대 뇌과학은 인간의 뇌를 스캔해 어떤 감정과 생각을 하는지 판단하는 정도에 이르렀다”며 “미래전에선 적군의 뇌를 직접 공격하는 형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송 교수는 또 핵심 군 간부의 뇌파를 공격해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는 방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군사 지휘에 필요한 단기 기억을 상실시키거나 적군 사이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방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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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방산' 루마니아로 영토 확장, '4대 방산 강국' 목표로 순항 중

'K 방산' 루마니아로 영토 확장, '4대 방산 강국' 목표로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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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루마니아에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러·우크라 전쟁 이후 NATO 중심으로 K 방산 수출 확대
수출 수주액 2년 연속 100억 달러 돌파 등 존재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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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A2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페이스북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를 루마니아에 수출한다. K9은 2022년과 2023년 총 6조원 규모로 폴란드에 판매된 데 이어 두 번째로 동유럽 국가와의 대형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K9의 사업 영토가 루마니아까지 확장되면서 현재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국가는 총 10개국으로 늘어났다. 명실상부 글로벌 표준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루마니아 무기 사업 중 최대 규모, 계약금만 1조원 넘어

19일 국방부는 루마니아 국방부가 추진하는 자주포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가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국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현재 루마니아를 방문하고 있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 간 최종 협상을 통해 K9 자주포 도입을 결정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4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 등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계약 물량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 운반 장갑차 36대로 루마니아의 최근 7년간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계약금은 총 9억2,000만 달러(약 1조2,700억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는 지난해부터 견인포 중심의 구식 무기 체계 전환을 목표로 군 현대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이번 계약으로 K9 자주포 운영국은 루마니아를 포함해 총 10개국이 됐다. 이제까지 한국을 비롯해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폴란드, 호주, 인도, 튀르키예, 이집트 등 9개국이 K9 자주포를 도입했다. 특히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가 차세대 자주포로 K9을 적극 배치하고 있다. 루마니아가 K9 자주포로 결정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3년 K9 자주포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5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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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갑차 K-21/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 지난해 방산 수출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

K-방산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한화에어로는 최근 유럽의 NATO 소속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에 NATO 표준 규격 포탄용 모듈화 장약을 처음 수출한 데 이어 현재는 K-21 보병전투장갑차로 라트비아 육군의 장갑차 교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2028년까지 노후화한 영국산 구형 궤도형 장갑차 'CVR-T'를 대체할 장갑차를 찾고 있는데 도입 규모는 약 100대로 사업 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21 장갑차의 강점으로는 우수한 화력과 주행 역량이 꼽힌다. K-21에 장착된 40㎜ 기관포에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탑재하면 1㎞ 이상의 거리에서도 100~130㎜ 두께의 철판을 관통할 수 있다. 또 750마력 엔진을 장착해 평지에서는 최대 시속 70㎞, 험지는 시속 40㎞로 주행할 수 있다. 수륙 양용 기능도 있어 차체 양옆의 부력낭과 전면의 파도막이판을 활용해 강물에서도 시속 6㎞로 전진할 수 있다. 

올해 4월에는 본격적인 현지 활동을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럽법인(HAEU) 공식 사무소를 개소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바르샤바 인근에 K9 부품 공급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는 공식 사무소 오픈을 계기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정부·군·방산 업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4'에 참가해 다연장 무기체계 '천무'를 유럽 시장에 최초 공개하는 등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사업 영토 확장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의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1% 7,049억원으로 증권가 실적 전망을 웃돌았다. 매출은 32.7% 증가한 9조3,697억원, 순이익은 576.9% 증가한 9,9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방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4조1,338억원, 영업이익은 172% 증가한 5,727억원을 달성했다. K-9 자주포와 천무 등 지상 무기체계뿐 아니라 모듈화 장약(MCS)을 영국 BAE시스템즈에 공급하는 등 수출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SIPRI weapon TE 20240620 001

영토 키우는 K 방산, 유럽·중동 등 12개국서 '수출 잭팟'

한화에어로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방산업체들도 신무기 개발과 수출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공격기 FA-50을 앞세워 세계 방산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KAI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이어 말레이시아 수출에 성공하면서 동남아시아의 수출 영토를 넓혔다. 올해는 국산 헬기 '수리온'의 첫 수출을 목표로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에어쇼를 통해 수리온을 선보이며 중동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연내 폴란드 수출 잔여 물량인 K2전차 820대에 대한 추가 수출에 나선다. 지난 17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신 주행보조시스템 기술을 접목해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다목적 군용 장비 '4세대 HR-셰르파(SHERPA)'의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국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LIG넥스원도 20일 열린 '한-영 함정 분야 방산 협력 세미나'를 통해 수중자율기뢰탐색체(AUV)를 선보였다. 'AUV'는 바닷속에 설치된 기뢰를 수중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자율 탐색하는 수중 무인 로봇 체계다.

국내 방산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방산 수출 수주액은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22년 폴란드와 124억 달러(약 16조8,000억원)의 초대형 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특히 세계적인 군비 증강 추세가 국내 방산업계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출 대상 무기와 수출처가 다양해지면서 판로가 확대됐다. 2022년 수출 대상국은 폴란드 등 4개국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어났다. 수출 무기체계도 같은 기간 6개에서 12개로 두 배 확대됐다.

올해도 굵직한 수주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제시한 '4대 방산 강국'이란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IPRI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방산 수출 시장에서는 미국이 40%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러시아 16%, 프랑스 11%가 쫓으며 미국과 함께 상위 3위권을 형성한다. 이어 중국 5.2%, 독일 4.2%, 이탈리아 3.8%, 영국 3.2%, 스페인 2.6%, 한국 2.4%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4∼9위 간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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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개인정보위' 상대 행정소송 준비, 국내 대형 로펌들과 접촉

카카오, '개인정보위' 상대 행정소송 준비, 국내 대형 로펌들과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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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로 151억 과징금 철퇴 맞은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이니 제재 대상" vs "개인 식별 불가능하다"
카카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대로 '법적 대응' 준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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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카카오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요 로펌의 수임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건으로 개인정보위에서 과징금 151억원, 과태료 780만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는 국내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 중 최고 액수다.

카카오, 주요 로펌서 수임제안서 받아

2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국내 주요 로펌들로부터 수임제안서를 받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개인정보위의 제재 직후 행정소송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정보위가 주장하는 개인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카카오는 현재까지 개인정보위에 사고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에 송달할 개인정보 유출건에 관한 의결서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통지, 공고 등으로 행정처분을 인지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방법을 내부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의결서를 받은 뒤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로펌의 수임제안서를 받은 것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김앤장·세종·태평양·광장 등 국내 대형 로펌과 손을 잡았다. 현재 진행 중인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 재판에서는 세종·광장 외에 5개 로펌이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SK㈜ C&C와 벌이는 법적 공방에서는 태평양·율촌을 법률대리로 선임했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김앤장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조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아니다, 개인 식별 불가능"

카카오는 개인정보위의 조사 결과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가 이용자의 개인정보 6만5,000건이 유출되는 동안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3월 한 해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를 이용해 이용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담긴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판매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에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기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해커는 이렇게 얻은 회원일련번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이름, 전화번호 등을 알아내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동원했다. 이를테면 010-0000-0000에서 010-9999-9999에 이르는 1억 개의 전화번호를 임시로 생성한 후 전화번호로 카카오톡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번호생성기를 이용해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만들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스팸메시지를 뿌리는 것은 스미싱, 피싱 등 사기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와 개인정보위의 판단은 그 전제부터가 아예 다르다는 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개인정보위는 악의적으로 회원일련번호와 개인 식별정보(실명·전화번호)를 결합해 유의미한 개인정보를 '생성'해냈다더라도 회원일련번호와 결합된 임시ID를 암호화하는 등 방식으로 해커의 침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카카오는 "임시ID는 숫자로 구성된 문자열이자 난수로 여기에는 어떤 개인정보도 포함돼 있지 않고 그 자체로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해 개인정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회원일련번호와 임시ID는 메신저를 포함한 모든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어디까지나 이용자를 구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만 쓰는 문자·숫자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또 개인정보위가 제재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해커가 독자적으로 자행한 불법행위까지 카카오의 과실로 본 점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해커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번호를 생성해 카카오톡에 일일이 친구추가를 하는 등 과정을 거쳐서 정보를 결합해 개인정보를 생성한 것은 해커의 불법행위일 뿐 카카오의 과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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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 모습/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메타·구글도 과징금 철퇴, 행정력 낭비 우려도

한편 개인정보위가 과징금과 관련해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 기업은 카카오만이 아니다. 개인정보위는 구글과 메타가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692억원(구글), 308억원(메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과 메타는 이 조치에 불복, 최근까지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정보위 레이더망에 걸린 기업도 다수다. 지난해 LG유플러스(68억원)에 이어 올해 5월에는 골프존(75억원)도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골프존 역시 카카오와 같이 해커가 지난해 221만 명의 회원 이름, 이메일, 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를 빼가면서 철퇴를 맞았다. 여기에 더해 5,831명의 주민등록번호와 1,647명이 보유한 계좌번호도 함께 유출됐다. 해당 사건은 해커가 지난해 11월 골프존 직원의 가상사설망 계정 정보를 탈취해 업무망 내 파일서버에 원격접속하면서 벌어졌다. 개인정보위는 골프존이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개인정보위는 해외 업체에도 이와 같은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한 전례가 있다. 2021년 페이팔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페이팔은 송금 기능 해킹, 내부 직원 전자우편 사기(이메일 피싱)로 한국인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직면했다. 또 사전 확보한 다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작위로 입력해 로그인을 시도하는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에도 뚫려 336명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이동전화번호가 유출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약 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인정보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제 출범한 지 3년여가 됐지만 재계에서는 개인정보위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해 규제받는 일이 흔하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킹당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당 사실을 신고하게 돼 있는 것까지는 잘 안다”면서도 “이때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개인정보위에까지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몰라서 신고를 못했는데 돌아오는 처분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기준이 매출액의 3%라는데 이때 매출액 기준이 연결 기준인지 단일 기준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며 “해석 여지가 다분한 관련법 문구로 인한 혼란, 잦은 소송으로 행정력 낭비, 기업 경영 활동 위축 등 여러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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