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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 이하의 중국산 초저가 상품 판매 섹션 신설
아마존 첫 화면에 위치, 직배송으로 배송기간 단축
알테쉬, 저가 공세로 급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0달러(약 2만7,700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섹션을 신설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해당 섹션에서 판매되는 초저가 상품을 중국 물류창고에서 미국으로 직접 배송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와 쉬인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마존 '초저가 섹션' 오픈, 시장 주도권 지키기 위한 조치
27일(현지시각) CNBC 방송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중국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콘퍼런스를 열어 초저가 섹션 신설 계획을 공개했다. 새로 개설되는 초저가 섹션에서는 브랜드가 없는 중국산 패션 제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며 대부분 20달러 이하의 초저가 상품으로 구성된다. 해당 섹션은 아마존 웹 사이트 첫 화면에 노출될 예정이다.
초저가 섹션의 상품은 중국에서 미국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을 도입해 주문부터 배송까지 9∼11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중국 입점업체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통상 미국 내 물류창고에서 배송됐다. 새로운 서비스의 출시 시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가을부터 상품 등록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의 이런 시도는 중국 테무와 쉬인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미국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항상 입점업체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 더 많은 선택, 더 낮은 가격, 더 큰 편리함으로 고객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대 자본 앞세워 현지 원스톱 생태계 조성하는 C커머스
중국 대표 C커머스로 꼽히는 테무와 쉬인은 최근 의류, 전자제품, 가정용품 등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며 미국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영국 마케팅회사 옴니센드가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테무에서 월 1회 이상 구입한다는 응답은 34%에 달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센서타워가 집계한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무료 애플리케이션 순위에서도 테무와 쉬인이 각각 1위와 7위에 올랐다.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들은 중국 내수 시장 둔화를 틈타 한국, 유럽, 러시아, 브라질,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했다. C커머스들은 고객 빅데이터와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유인 정책으로 사용자를 늘린 후 거대 자본을 앞세워 현지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금융부터 배송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마존, 이베이 등 기존 강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매출 타격을 피하지 못한 아마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백 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베이도 정규직 9%를 감원한다.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 웨이페어, 엣시 등도 2,000명 이상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C커머스의 등장 이후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제너럴, 달러트리 등의 매출 감소와 매장 폐쇄가 이어졌고 유통채널과 관련한 도매업체들의 파산도 잇달았다.
쿠팡, 알리·테무·쉬인 공습에 영업익 61%↓ '어닝쇼크'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독보적 1위 쿠팡은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달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한 4,000만 달러(약 531억원)를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318억원 적자로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쿠팡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C커머스의 공세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확대를 꼽았다. 최근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 3월 와우 회원에게 지급하는 '쿠팡이츠 10% 할인 쿠폰'을 무료 배송으로 전환한 데 이어 와우 회원만 볼 수 있는 OTT 쿠팡플레이의 콘텐츠 강화를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쿠팡은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온 로켓배송을 확대하는 동시에 상품 차별화를 통해 C커머스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2조원을 들여 한국 제조사와 중소기업의 상품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알테쉬의 저가 제품에 맞서 한국산 프리미엄 상품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와우클럽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무료배송, 무료반품, 전용할인 등에만 올해 5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