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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쇼크 일파만파" 美 국채 던진 中·日, 장기금리 상승세 속 워시 연준 '매파 전환' 압박 가중

"중동發 쇼크 일파만파" 美 국채 던진 中·日, 장기금리 상승세 속 워시 연준 '매파 전환' 압박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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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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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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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면적입니다. 내공이 쌓인다는 것은 다면성을 두루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내공을 쌓고 있습니다. 쌓아놓은 내공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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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중동發 시장 혼란 속 美 국채금리 대거 매도
美 국채 장기금리 오름세 가팔라, 금융시장에도 '치명타'
통화 정책 완화 주장하던 케빈 워시, 노선 전환 필요성 대두

중국과 일본이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했다. 장기화하는 중동 리스크로 아시아 주요국의 환율 압박이 가중된 가운데, 달러화 자산을 처분해 통화 방어 및 외환보유고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이는 이미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 중인 미 장기 국채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취임을 앞둔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케빈 워시가 기존의 '완화론'을 뒤로하고 매파적 입장으로 선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中·日의 美 국채 매도 행보

19일(이하 현지시각) CNBC가 미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3월 미 국채 보유액은 전월 대비 약 6% 감소한 6,523억 달러(약 978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치다. 같은 기간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도 470억 달러(약 70조5,000억원) 규모 국채를 매각해 보유액을 1조1,910억 달러(약 1,186조원)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전체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은 2월 9조4,900억 달러(약 1경4,230조원)에서 3월 9조2,500억 달러(약 1경3,870조원)로 감소했다.

CNBC는 이번 매도세가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아시아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한 이후 줄곧 봉쇄돼 있으며, 이 여파로 국제 유가는 수개월째 100달러(약 1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은 수십 년 만의 에너지 충격을 겪었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며 환율 압력 역시 급격히 가중됐다. 이번 국채 매각은 통화 방어를 위한 일종의 외환시장 개입인 셈이다.

이에 더해 중국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기조도 매도세를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를 보면, 2014∼2018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전체 외환보유고 중 60%가량은 달러화 자산이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미 국채로 추정된다. 당시 미 국채는 시장에서 명백한 안전자산으로 인식됐으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과 달리 이자가 지급된다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2017년 들어 달러화 중심이었던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변경하기 시작했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해외 자산 동결 사태를 목격한 이후에는 미 국채 매도를 한층 가속화했다. 미국의 막대한 부채 및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운 자산은 금이었다. 중국인민은행(PBOC)의 지난달 기준 금 보유량은 7,464만 온스로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치솟는 장기금리에 금융시장 '비상'

이러한 국가 차원의 매도 흐름은 최근 두드러진 미 국채금리 상승세를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초장기인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0.07%P 오른 5.19%로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같은 날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역시 4.67%로 작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고유가로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자, 채권 수요가 줄면서 채권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는 반비례해서 움직인다.

이 같은 상황은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활기를 띠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금융시장 내에서 사실상 ‘기준 수익률’로 인식된다. 미국 정부가 건재할 것이라는 믿음하에 미국 국채 수익률을 ‘무위험 수익률’에 가까운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미 국채금리 상승기에 성장주가 크게 흔들리는 이유다. 통상적으로 AI, 반도체, 플랫폼 등 성장주의 주가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기대에 따라 좌우되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들 기업이 품은 미래가치(FV)의 현재가치(PV)가 급격히 낮아지게 된다. 미래에 벌 돈의 가치가 할인되며 밸류에이션 압박이 커진다는 의미다.

시장 전체 유동성이 위축된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 회사채 금리, 은행 대출금리 등도 나란히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리스크가 큰 자산에 투자하지 않아도 유의미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는 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에 막대한 악재다.

문제는 향후 이 같은 위기가 점차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공개한 월간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의 약 3분의 2는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6%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금리가 4%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응답자는 20%뿐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변동 추이/출처=파이낸셜타임스

워시 연준, 매파적 메시지 보낼까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준이 한동안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 상승세가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제한하는 양상이다. 예측 시장 플랫폼 칼시에서는 연준이 2027년 이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38%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약 96%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오는 6월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을 98.8%로 산출했으며, 7월까지 동결할 가능성 역시 94% 이상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여론은 오는 22일 제17대 연준 의장에 취임하는 워시에게 명백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AI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며 통화 정책 완화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환경은 이러한 그의 입장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국채 장기금리는 오름세를 유지 중이며, 연준 내부에서도 당분간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과정에서는 추가 긴축을 둘러싼 위원 간 이견이 뚜렷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현 상황에서 워시가 지나치게 완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채권 시장 변동성은 대폭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월가 일각에서는 워시가 취임 이후 노선을 바꿔 매파적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사장 겸 수석투자전략가는 최근 고객 노트를 통해 "현재 시장 환경은 완화 기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으며,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완화 편향을 철회해야 한다"며 "연준이 완화적 태도를 보일 시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곡선에 뒤처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더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아메리카스의 수바드라 라자파 리서치 헤드 역시 블룸버그통신에 "채권금리가 고삐 풀린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연준은 완화 기조에서 중립으로 입장을 바꾸고 필요하면 행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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