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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쉴 틈이 없다" PEF 옥죄는 국회·금융당국, 커지는 불확실성 속 LP 출자 급감

"숨쉴 틈이 없다" PEF 옥죄는 국회·금융당국, 커지는 불확실성 속 LP 출자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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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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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이후 PEF 규제 법안 쏟아내
금융당국 역시 감독 강화 가능성 시사, 업계 자율규제 착수
리스크 속 말라붙은 자금 유입, 규제 법안 통과 시 상황 악화 전망

사모펀드(PEF)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기점으로 PEF의 투자 행태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국회와 금융당국 등이 연이어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업계의 숨통을 옥죄는 양상이다. 정계발(發)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주요 출자자(LP)들의 PEF 투자 심리 역시 눈에 띄게 얼어붙었다.

국회, PEF 규제 강화 '속도'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에 대한 정관계의 인식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부터 급속도로 악화했다. 투자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인수(Leveraged Buyout, LBO) 방식 투자로 인해 홈플러스에 파산 위기가 도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에 곳곳에서 PEF의 차입 한도를 현행 순자산의 400%에서 200%로 줄이자는 법안이 여럿 발의됐다. 해당 논의가 시작될 때만 해도 PEF 시장의 우려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순자산의 2배를 빌리면 담보인정비율(LTV)은 67% 수준인데, 일반적인 거래에서 이 정도의 차입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새 정부가 들어서며 상황이 뒤집혔다. 정부와 범여권이 나란히 PEF를 약탈적 자본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강화한 탓이다. 특히 여름 이후 국정감사 대비 국면이 본격화하며 PEF 대상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무집행사원(GP)이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LBO, 자산매각, 배당, 이해상충행위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엔 GP가 해당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허위 보고를 하거나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 금융위원회가 해당 PEF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안에는 GP가 LP로부터 받은 보수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이를 공시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PEF에 중요 사항(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관련 사항) 공시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안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안에는 PEF LBO 한도를 자산총액–부채총액(자본총액) 대비 400%에서 200%로 낮추고, 경영권 참여 목적의 투자 지분을 5년 이상 의무 보유하도록 바꾸는 방안이 포함됐다. 아울러 해당 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경영권 참여 투자 시 LP의 실명과 출자 비율을 공시하고, PEF 또는 그 산하 목적회사가 다시 제3의 회사를 인수할 때 사전 금융위원회 승인까지 받도록 설계됐다.

LBO 투자 방식에 칼 겨눈 당국

금융당국도 PEF 감독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PEF의 LBO 방식 매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LBO 방식의 PEF에 대해 기관 투자자들이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ESG 기준에 맞느냐에 관해 지난 2015년부터 계속 지적해 왔다”며 “노동권, 일자리, 생사와 관련돼 있는데 기관투자자가 LBO 방식 PEF에 자금을 제공해 준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연금뿐 아니라 금감원 입장에서도 이 부분을 심각히 보고 PEF 관리감독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최근 "시장 자율에만 맡기지 않겠다"며 "PEF가 머니게임식 행태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고액 배당 규제 등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정치권과 당국의 압박이 눈에 띄게 거세진 가운데, PEF업계는 시장 우려를 고려해 자율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PEF 협의회는 조만간 레버리지 운용, 이해 상충 방지, 투자자 보호, 사회적 책임투자(SRI) 등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업계 자율 규제안과 내부 통제 표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PEF 운용사 협의회’도 법적 권한과 대표성을 갖춘 ‘협회’로 격상한다. 임의 단체인 협의회는 정부·국회와의 공식 소통 창구 역할이 제한되는 만큼, 본격적으로 협회를 출범해 산업 의견을 제도권에서 전달하고 자율 규제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처럼 국내 PEF 업계가 몸을 움츠린 사이, 외국계 PEF의 인수합병(M&A) 시장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내 시장에 등장한 '대형 매물' 중 다수는 외국계 PEF의 품에 안겼다. SK에코플랜트의 환경 부문 자회사 리뉴어스·리뉴원 인수전에서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승기를 쥐었고, 효성이 매물로 내놓은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부문은 글로벌 PEF 운용사 베인앤캐피탈이 품었다. 이들은 M&A를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LBO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PEF 업계 궁지 몰렸다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굵직한 LP 대부분이 PEF를 외면하고 '주식 우선' 기조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국민연금공단(NPS)은 올해 PEF 출자 사업을 전면 중단했으며, 여타 연기금과 공제회 실무진 사이에서도 내년 예산 편성에서 PEF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중이다. 증시 호황과 정부의 국내 주식 투자 장려 기조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PEF 출자보다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우선순위로 떠오른 것이다.

금융지주 계열 LP 사이에서는 출자 계획 조기 종료 현상도 속속 관측되고 있다. 보통 11월까지는 블라인드 펀드 및 프로젝트 펀드 출자가 이어지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출자를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한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신한캐피탈을 비롯해 IBK캐피탈, 하나캐피탈, JB캐피탈 등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이 예년보다 일찍 출자를 잠정 중단하거나 보수적으로 출자에 나서는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이 같은 흐름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보 공개 및 보고·감사 의무 확대 가능성이 LP들의 PEF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규제 법안 다수에는 PEF에 자산운용보고서, 영업보고서, 회계감사 등 공시·보고 체계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단순한 현황 보고를 넘어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스크 관리 방식까지 외부에 공개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PEF의 운용 전략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경쟁사 추종이나 역이용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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