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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기반 무너졌다" 오아시스 품에서 '애물단지' 전락한 티몬, 부릉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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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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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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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오아시스마켓 인수 이후 영업 재개 차일피일 지연
시장 불신 여전, 사업 지탱할 인력·비용·시스템도 사실상 붕괴
부릉 인수한 hy도 유사한 한계 직면, 경쟁력 회복 난항

지난해 6월 이커머스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에 인수된 티몬이 현재까지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재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결제대행사(PG)·카드사 연동 문제와 피해 셀러·소비자 불신이 맞물리면서 정상화 작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티몬 재건이 △붕괴된 판매자 네트워크 △결제 인프라 △소비자 신뢰 등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하는 초대형 사업이며, 사실상 hy(전 한국야쿠르트)의 배달 전문 서비스 '부릉' 정상화 시도와 유사한 방향성을 띤다는 평이 나온다.

티몬 영업 재개 가능성 묘연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작년 6월 23일 티몬 측 회생계획안에 대한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며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를 승인했다. 티몬은 이후 지난해 8월 회생절차를 종결하며 법정관리에서 벗어났고, 오아시스는 인수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차례 티몬 영업 재개를 추진했다. 티몬을 통해 기존 신선식품 중심 사업에서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외형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오아시스는 티몬에 무려 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티몬의 영업 재개 일정이 PG와 카드사 연동 문제, 미정산 사태 피해자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졌다.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당시 카드사와 PG업체들이 대규모 환불 부담을 떠안았던 전례가 협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오픈마켓 사업은 판매자 확보와 상품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카드 결제와 간편결제 등 기본적인 결제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

결국 티몬은 인수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며, 티몬 홈페이지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사과문만이 남아 있다. 상황 개선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최근 들어서는 정부 규제마저 강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PG업자의 정산자금 외부 관리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최종적으로 100% 외부 관리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티메프 사태에서 문제가 됐던 플랫폼의 자금 유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판매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형태다.

사업 재건 동력 '빨간불'

시장에서는 티몬의 사업 기반이 단기간 내 재건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티몬이 오아시스에 인수된 이후 보인 행보는 기존 조직의 정상화보다는 사후 정리와 재조립에 가까웠다.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은 단순 운영이 아니라 회생채권 변제, 미지급 임금·퇴직금 등 공익채권 처리, 노후 시스템 개편, 새 물류센터 확보 등에 쓰였다. 티몬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며 재도약을 노리는 대신, 무너진 비용·인력·체계를 먼저 정리한 뒤 다시 토대를 쌓아야 했다는 의미다.

셀러 네트워크 역시 매우 불안정하다. 티몬은 재오픈을 앞두고 입점 셀러들에게 3~5% 수준의 낮은 수수료와 익일 정산 서비스를 제안한 바 있다. 정상 플랫폼이라면 이러한 판매자 유치가 성장 전략의 일부지만, 한 차례 기반이 무너진 티몬의 경우 판매자 복귀 자체가 생존 조건이었다. 다만 티메프 사태 피해 셀러 변제율이 0.76~0.8% 수준에 그치고, 쿠팡·네이버쇼핑 등 대체 플랫폼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셀러들이 굳이 티몬으로 돌아올 유인은 약한 상황이다. 소비자 신뢰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할부 결제 피해자 환불 절차는 사태가 발생한 뒤 수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진행됐고, 일시불 피해자와 집단소송 피해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아시스의 전략 무게 중심도 티몬 재건에만 묶여 있지 않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누적 매출 5,64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가공식품·가정간편식(HMR)·수산가공식품 등 본업 카테고리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동종업계 기업인 컬리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효율화, 고객 경험 개선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티몬 인수가 외형 확장의 카드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오아시스 본체의 성장 전략은 별도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티몬 정상화가 지연될수록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티몬을 살리는 것보다 자체 플랫폼의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지키는 쪽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메쉬코리아

hy-부릉의 실패 전례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오아시스와 티몬의 상황이 hy의 부릉 인수 전례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2023년 4월 hy는 총 800억원을 들여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를 완료하고,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문제는 부릉의 성장 동력이 사실상 인수 전부터 과도한 외형 확장과 적자 누적으로 이미 훼손돼 있었다는 점이다. 2022년 말 기준 메쉬코리아의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48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단순히 새 주인을 찾는다고 해서 바로 정상화될 수 있는 회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인수 전후로 인력 기반이 흔들렸다는 점도 hy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hy는 부릉이 구축한 물류·IT 시스템을 자사 유통망과 결합해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한때 100여 명의 IT 개발 인력을 별도로 두며 강력한 경쟁력을 과시했던 부릉은 매각 이전부터 구조조정 및 인력 이탈로 기존 역량을 상실해 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플랫폼형 물류 사업에서 IT 인력과 운영 노하우는 곧 서비스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인수자가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훼손된 내부 역량을 단기간에 복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내부적인 갈등도 극심했다. 지난 2023년, 자신들을 ‘부릉 지점장 연합’이라고 밝힌 한 단체는 hy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한 뒤 부릉의 경영 사정이 더 악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부릉의 시장 점유율이 줄고 지점장 이탈이 이어졌으며, 일부 지점장이 본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hy와 메쉬코리아는 해당 주장을 악의적인 허위 사실로 규정했으며, 이들을 부릉 소속 임직원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계약 관계를 맺은 개인사업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현장 네트워크가 흔들릴 경우, 인수자가 자금을 투입해 법적·재무적 위기를 넘기더라도 사업 회복에는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배달 대행 플랫폼의 경쟁력은 앱이나 브랜드를 넘어 지역 지점, 라이더, 가맹점, 정산 구조가 맞물려 형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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