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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속도 경쟁에 올라탄 LLM, 국제 공조 없으면 오용 관리 공백 커져

[딥폴리시] 속도 경쟁에 올라탄 LLM, 국제 공조 없으면 오용 관리 공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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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2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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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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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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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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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경쟁에서 유통 경쟁으로 이동한 LLM 시장
국경을 넘는 산업 주도 확산 구조
미·중 공통 기준이 좌우할 관리 체계 방향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연구실을 벗어나 일상 속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은 짧은 기간 안에 개발 단계를 지나 시장에 안착했다. 2022년 말 이후 LLM 개발은 급증했고, 매주 수백 개의 모델이 공개된다.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등 공개 저장소에는 약 1만6,000개의 텍스트 생성 모델이 등록돼 있다.

고성능 LLM은 상용 환경에 곧바로 적용되며 적용 영역을 빠르게 넓혀 왔다. 운영 비용은 낮아지고 복제와 수정도 쉬워지면서 기술의 문턱도 한층 낮아졌다. 성능과 접근성이 함께 확대된 만큼 감독 체계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그 결과 오용 가능성은 정책 논의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관건은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어떤 관리 장치를 마련하느냐다. 미국과 중국이 이 공통 기준을 세울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위험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성능 경쟁에서 유통 경쟁으로 이동한 LLM 시장

최근 AI 오용은 개별 사건을 넘어 시장 구조의 문제로 확장됐다. 기술 경쟁은 성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공개 시점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속도 경쟁으로 옮겨갔다. 기업들은 모델을 빠르게 공개하고 응용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안전 검증은 속도와 균형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과제로 남는다.

접근 비용이 낮아지면서 사용 장벽도 함께 내려갔다. 고성능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넘어 일반 장비 환경에서도 활용된다. 개발 도구와 튜닝 기법은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파생 모델도 잇따라 등장한다. 연구 환경과 상용 환경의 경계는 점차 옅어지고 있다.

이 변화는 활용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위험도 키운다. 자동화된 피싱 메시지 생성이나 악성코드 작성 지원, 허위 정보 제작 기능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환경에 적용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모델이 공개되면 복제본과 수정본이 이어지며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대응 전략 역시 이러한 확산 양상을 전제로 설계돼야 한다.

이제 기술 경쟁의 성능 지표만으로는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 모델이 어떤 경로로 시장에 안착하는지, 그리고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시점이다.

국경을 넘는 확산 구조와 국가 규제 한계

각국은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법규를 정비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첨단 반도체와 고성능 연산 장비는 전략 자산으로 분류되고, 기업 감독도 한층 엄격해졌다. 그러나 오용 확산은 국경에 묶여 있지 않다. 모델 정보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오픈소스 버전은 재배포를 거치며 다른 지역으로 확장된다. 해외 클라우드는 비교적 저렴한 연산 자원을 제공하며 새로운 실행 거점으로 기능한다.

최근 주요 기초 모델은 산업계가 주도해 개발해 왔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은 다국적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구조에서는 규제가 특정 지점에 집중될수록 기술 활동이 다른 경로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일부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더라도 연산 자원이 제3국을 통해 제공되거나, 소프트웨어가 복제본 형태로 재유통되는 사례가 등장한다. 통제의 초점이 한 국가에 머무는 동안 기술 활용은 다국적 환경에서 이어진다.

이처럼 대응 범위도 넓은 틀에서 마련돼야 한다. 국내 규정 정비는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고성능 시스템의 핵심 요건에 대해 공급국 간 공통 기준이 설정돼야 국제 규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최소한의 기준을 공유할 때 관리 체계는 보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 놓일 수 있다.

주: 2021년 65개에서 2023년 149개로, 글로벌 기초모델 발표 수가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 중심 개발에서 산업 주도 경쟁으로 무게가 이동하며 공개 속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 경쟁이 가속한 LLM 확장 국면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산업 구조 재편과 맞물려 있다. 2023년 전 세계 LLM 발표 수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고, 그중 약 75%가 산업계 주도로 개발됐다. 연구기관 중심이던 개발 환경은 기업 간 경쟁 구도로 이동했고, 성능 경쟁은 출시 시점과 시장 선점 경쟁으로 이어졌다.

기업들은 모델을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 자산으로 운영한다.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고 상용 서비스에 탑재하며 개발자 도구를 함께 배포한다. 모델은 다양한 응용 시스템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제한적으로 공개됐던 연구 모델이 공개 직후 복제본 형태로 배포되고, 며칠 만에 수정 버전이 등장했다. 일반 컴퓨터에서도 실행 가능하도록 재구성되면서 접근 범위는 빠르게 확대됐다. 여기에 라이선스 해석 차이와 국가 간 법 집행 격차가 더해지며 확산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규제가 강화되는 지역이 생기면 개발과 배포 활동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산업 경쟁의 초점이 기술 완성도 자체보다, 얼마나 빠르게 공개하고 얼마나 넓은 생태계를 확보하느냐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주: 2023년 발표된 글로벌 기초모델의 약 75%는 산업계가 주도했고, 학계는 18%, 정부는 8%를 차지했다. 연구 중심 구조에서 기업 주도 경쟁 구도로 개발 축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핵심 구간을 묶는 국제 기준 설계

정책 수단 자체는 이미 제시돼 있다. 핵심 반도체 수출 통제, 모델 공개 기준 정비, 기업 활용에 대한 제3자 인증, 오용 발생 시 공동 대응 체계 등이 논의되고 있다. 관건은 이 수단들을 하나의 실행 체계로 연결하는 일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첨단 칩 수출 통제가 글로벌 공급망에 손실을 초래한다고 비판하며 대응을 예고했다. 수출 통제는 안보 정책으로 확장됐고, 기술 유통 문제는 외교 의제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용 위험을 낮추는 일은 양국 모두에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 산업 생태계의 불확실성도 완화된다. 전면적 제한보다 일정 기준을 중심으로 한 조정이 현실적 대안이다. 예를 들어 일정 연산 요건을 넘는 시스템에 대해 수출이나 공개 시 등록을 의무화하고, 고성능 활용에는 공동 감사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기술 검증 절차를 공유하고 중립적 등록 체계를 도입하면 투명성도 높아진다.

범위를 고위험 영역에 집중하면 협상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이렇게 설계된 기준은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행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그 구조가 마련될 때 교육기관과 기업은 보다 명확한 기준 위에서 움직일 수 있고, 안전장치도 제도 안에서 작동하게 된다.

국제 공조 여부가 가를 관리 체계 향방

AI 오용은 이미 현실의 과제가 됐다. LLM 증가세는 성능과 활용 범위가 함께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적용 영역은 다양해지고, 그만큼 관리 부담도 무거워진다. 기준 정비가 뒤따르지 않으면 활용은 더 빠르게 늘어나고, 복제와 재배포가 이어지면서 대응 체계는 점점 복잡해진다.

결국 관건은 주요 국가들이 어느 수준까지 공통 원칙을 마련하느냐다. 일정 요건과 핵심 관리 장치를 공유한다면 기술 활용은 보다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놓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이어지는 합의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Missing Treaty: How a US–China Breakthrough on AI Could Stop AI Misuse Prolifera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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