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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비상" 정부 지원 딛고 급성장하는 中 산업계, 서방 규제에도 굴기 의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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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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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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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계, 정부 주도하에 급성장한 中 경쟁력 앞 '속수무책'
대중국 관세로 성장 견제하는 美, 최근에도 각종 규제 쏟아져
EU의 대중국 '규제 폭탄', 연합 내부 이견으로 실효성 의문

중국 정부의 장기 국가 청사진인 ‘5개년 계획’이 미국 제조업계의 쇠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이 국가 주도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동종 산업의 고용과 투자가 대폭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이 같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중국은 오히려 보복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맞서며 산업 굴기 의지를 좀처럼 꺾지 않는 추세다.

美 제조업계 짓누르는 中

8일(이하 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국 에모리대학교 장웨이 금융학 교수의 공동 연구 논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5개년 계획은 지금껏 미국 제조업 생태계에 막대한 압력을 가해 왔다. 연구진이 중국의 제10차(2001~2005년) 및 제13차(2016~2020년) 5개년 계획 기간 미국 내 160만 개 공장과 중국 기업 110만 개의 데이터를 정밀 추적한 결과, 중국 당국이 5개년 계획을 통해 특정 산업을 국가적으로 전폭 지원한 시기에 미국 내 동종 분야 공장들은 평균적으로 약 5%의 일자리가 줄었고 약 6%의 투자가 위축됐다. 해당 산업에 속한 미국 공장의 폐쇄 확률은 1%P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내 동종 산업의 고용, 투자, 총생산량이 급증한 것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최신 거시 전략인 제15차 5개년 계획 주기가 전격 시작됨과 동시에 새로운 '차이나 쇼크'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조2,000억 달러(약 1,827조원)에 육박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시장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는 단순히 전통적인 제조업 기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기술집약적 산업에서 선진국과 경쟁을 벌이며 입지를 키운 결과다. 중국의 수출 상품들은 내수 경쟁 및 정부 지원 속에서 확립된 낮은 판매가를 무기 삼아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고 있으며, 중간재·자본재 산업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자체 생태계 역시 강화됐다. 수입 의존도가 대폭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분석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미 기술혁신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최근 발표한 '해밀턴 인덱스 2026'을 살펴보면, 중국은 전 세계 첨단 산업 생산의 24.9%를 차지했다. 이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치이자, 2012년 19%에서 5.9%P 증가한 수치다. 해밀턴 인덱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자·반도체, 전기장비, 기계, 자동차, 화학, 제약, 정보 서비스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첨단 산업의 생산 역량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기초금속 42.1%, 전기장비 38.5%, 기계장비 33.4%, 화학 28.2%, 자동차 25.3%, 컴퓨터·전자 24.9% 등 대부분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美, 대중국 제재 강화 기조 유지

서방 주요국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의 급성장을 견제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2018년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에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하고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추가 관세를 매겼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중국산 수입품 전반에 대한 관세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한때 평균 관세율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후 양국은 협상을 통해 일부 품목의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전반적인 대중국 관세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중이다.

중국을 넘어 중국과 연결된 공급망 전반에 대한 압박도 심화하는 추세다. 지난 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멕시코에서 완성돼 수입되는 자동차의 중국산 부품 비중을 줄이기 위한 무역 합의를 추진한다. 완성차가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자부품을 포함한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북미 지역에서 조달해야 하는 구조다. 전자부품은 통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큰 분야로 꼽힌다. 현행 USMCA는 역내 생산 자동차가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가치 기준으로 부품·소재의 75%가 북미산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최근 중국 주요 기술 기업들을 ‘중국군 지원 기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8일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방수권법 1260H 조항에 따라 중국 군사 기업 목록을 갱신해 관보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1260H는 중국군을 직간접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의 명단을 국방부가 작성·관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명단에 등록된 188개 기업 중 새롭게 이름을 올린 곳은 중국의 대표적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 포털인 바이두, 핵심 전기차 제조 업체인 비야디(BYD) 등이다. 명단에 등재된 기업들이 즉각적인 제재 및 수출 통제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미 국방부의 조달 사업 등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EU도 역내 산업 보호에 사활

EU 역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이어 왔다. 시발점은 2023년 시작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였다. EU는 약 1년간의 조사 끝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역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고 판단했고, 2024년 7월 중국산 전기차에 잠정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첫 대규모 무역 제재 조치였다. 이후 같은 해 10월 EU는 회원국 승인을 거쳐 중국산 전기차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추가 관세를 매기기로 최종 확정했다. 현재 양국은 중국 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최저 판매가격을 보장하면 관세를 일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제도적 규제도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 3월 공개된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IAA)’ 초안이 대표적이다. IAA 초안의 핵심은 전략 산업의 공공 조달·국가 보조금 지급 기준 및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 중 외국인 투자 규제는 전략 산업에서 단일 역외 국가가 글로벌 생산 능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 해당 국가 기업의 1억 유로(약 1,750억원) 이상 투자를 사전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염두에 둔 기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심사 대상이 된 투자 기업은 전체 노동자의 최소 50%를 EU 시민으로 채워야 하며, △유럽 공급망 편입 △기술 이전 △현지 연구개발(R&D) 기여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조치의 실효성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분석 기관들은 EU가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중국을 포괄적으로 다룰 비전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지난 2일 ‘유럽은 중국에 대한 일관된 전략이 없다(Europe lacks a coherent strategy toward China)’는 제목의 글에서 EU 역내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이 통일된 접근법 없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IAA와 관련한 각국의 이견 역시 좁혀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불공정한 수출 전략으로 EU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시급히 중국에 대한 포괄적이고 최신화된 공동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EU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중국은 EU의 규제 조치가 발표될 때마다 꾸준히 보복을 시사해 왔다.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SNS) 위위안탄톈은 지난달 29일에도 "중국은 EU의 처사에 대해 반차별 조사와 산업·공급망 안보 조사를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EU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무역 방어 수단 도입을 논의한 것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었다. 위위안탄톈은 "EU가 고집스레 이른바 '과잉 생산 도구'를 추진한다면, 중국은 즉시 행동을 취해 종합적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며 "중국은 무역 마찰이 낯설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으며, 끝까지 싸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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