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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투자 격차를 넘어 접근권 경쟁으로, 미·중 AI 질서 재편 본격화

[딥테크] 투자 격차를 넘어 접근권 경쟁으로, 미·중 AI 질서 재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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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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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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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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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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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규모에서 네트워크 설계 역량으로 이동
기술 역량·제도 통제가 결합된 경쟁 구도
효율·회복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교육과 연구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청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중 인공지능(AI) 경쟁은 이제 투자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2024년 미국은 민간 AI 벤처에 1,090억 달러(약 156조원)를 유치했고, 중국은 90억 달러(약 13조원)를 끌어들였다. 수치상 격차는 분명하지만, 경쟁의 중심은 조금씩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자금의 크기보다 기술 접근의 조건과 국제 협력의 틀을 누가 설계하느냐가 점차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 자원과 내수 시장을 결합해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의 접근을 관리하며 글로벌 연결망의 구조를 조정하는 데 무게를 둔다. 방향은 다르지만, 두 나라 모두 기술을 둘러싼 조건을 정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경쟁은 접근 구조와 규칙을 어떻게 정교하게 다듬느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질서를 좌우하는 힘도 점차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역량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술·제도가 맞물리는 구조

미·중 간 AI 경쟁은 기술과 제도가 함께 움직이는 흐름 속에서 전개되는 추세다. 컴퓨팅 파워와 인재, 자본이 축적되면 개발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그러나 접근권을 관리하는 방식과 국제 표준을 설정하는 구조에 따라 확산의 폭은 달라질 수 있다. 기술이 앞서더라도 제도 환경이 제한적이면 생태계는 충분히 확장되기 어렵고, 기준을 선점한 쪽은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을 이끌 수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수출을 관리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장비 통제라기보다, 클라우드 접근권과 공동 연구 참여 구조, 국제 표준 논의의 틀을 함께 조정하는 과정에 가깝다. 연구의 출발 조건이 점차 제도 환경과 맞물려 형성되는 양상이다.

이 변화 속에서 대학과 연구소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을 넘어 국제 협력의 접점으로 기능하며, 연구비 조달 구조와 장비 공급선, 소프트웨어 계약 조건까지 전략적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러 경로를 분산해 확보하는 설계는 연구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가 된다. 이러한 흐름은 연구 수행 방식과 교육 기준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 2024년 미국의 민간 AI 투자액은 1,090억 달러(약 156조원)로 중국(90억 달러·약 13조원)을 크게 앞섰다.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은 한 자릿수 조 원대에 머물렀다.

효율·회복력 중시하는 연구 환경

경쟁의 초점이 접근 구조로 이동하면서 연구 현장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논문 수와 연구비 규모는 여전히 중요한 지표지만 그것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계산 자원이 항상 충분하다는 전제는 점점 약해지고 있고, 수출 통제 강화는 고성능 하드웨어 확보 단계부터 불확실성을 더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적은 자원으로도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설계가 의미를 갖는다. 효율적인 알고리즘과 경량 모델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성을 위한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육 역시 비슷한 방향을 보인다. 최신 도구를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 변화 속에서도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역량과 제도 환경을 이해하는 감각이 중요해지고 있다. 효율과 회복력은 점차 연구와 교육의 기본 전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연결을 유지하는 전략

미·중 AI 경쟁은 단순한 차단 구도로 정리하기 어렵다. 기술 통제와 국제 협력이 동시에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과 동맹국은 첨단 기술의 관리 범위를 조정하면서도 협력의 틀을 유지하려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통제와 협력은 서로를 보완하는 요소로 작동하는 셈이다.

접근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경쟁 구도는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교육 정책과 인프라 투자, 외교 전략이 같은 방향을 향할 때 효과가 커진다. 특히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정책과 연구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 국제 규칙을 조율하는 전략이 서로 맞물려야 장기 계획이 가능해진다.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 확보와 예측 가능한 협력 규칙, 동맹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 역시 연구와 산업의 연속성을 뒷받침한다. 외부 환경이 변하더라도 내부의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형성된다.

주: 2018년 이후 중국의 AI 논문 점유율은 27%에서 2024년 3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9%에서 20%로 하락했다. 논문 수 기준에서 중국의 비중 확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장기 설계가 만드는 경쟁력

이렇듯 미·중 AI 경쟁은 자금 규모의 비교를 넘어 질서를 조정하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 총액은 출발선의 위치를 보여줄 뿐이다. 앞으로의 기술 지형은 접근 조건과 규칙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정책의 기준 역시 이에 맞춰 조금씩 정비되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 연구 정책은 효율성과 회복력을 중심에 두고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커리큘럼과 자원 제약 속에서도 작동하는 연구 구조, 그리고 국제 협력의 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장치가 함께 마련될 때 장기 전략은 힘을 얻는다.

결국 경쟁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에 가깝다. 오늘의 선택이 몇 년 뒤 기술 질서의 방향을 형성한다. 기반이 단단할수록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유지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trategic Containment and Strategic Innovation: Rethinking the US-China AI Competi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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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