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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금리 전망의 역설, 시장 안정 위한 연준의 지침이 되레 불확실성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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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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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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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급 충격으로 통화정책 예측력 저하
워시 의장, 사전 안내 축소하고 데이터 중심 대응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에 위험관리 중요성 부각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전망이 실제 경제 흐름과 크게 엇갈리면서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지침(Forward Guidance)’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3월 17일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2023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2021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였다. 그러나 15개월 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9.1%까지 치솟았고, 2023년 7월에는 기준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525bp 높은 5.25~5.50%에 이르렀다.

올해 5월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정책 소통 방식을 바꿨다. 취임 후 처음 열린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에 자신의 금리 예상치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점도표를 “지우개가 달린 연필로 작성한 것”에 비유해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수정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란 전쟁과 관세 부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 등으로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면서 사전에 제시한 금리 전망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은행의 공개 정보가 지닌 한계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지만, 잘못된 전망이 시장 전체로 확산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과 스위스국립은행(SNB) 소속 연구진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들은 예측의 정확성뿐 아니라 다른 분석가들과 비슷한 전망을 내놓는 것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자체적인 경제 분석보다 시장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는 중앙은행의 전망에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증 분석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확인됐다. 연구진이 미국 3개월 만기 국채 금리의 3개월 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선제적 지침 시행 기간에는 공개 정보의 상대적 정확성을 나타내는 비율이 0.67에 그쳤다. 반면 선제적 지침이 없었던 기간에는 3.32로 약 5배 높았다. 예측 오류의 지속 기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선제적 지침이 없을 때는 공개 정보의 오류가 3개월째에 사라졌지만, 시행 기간에는 4개월째에야 뚜렷하게 줄었다.

주: 선제적 지침 시행 기간에는 모든 예측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난 오류가 한 달 뒤에도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다.

경제지표 중심으로 정책 전환

이처럼 선제적 지침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지만, 당초 이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통화정책 수단의 한계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도달하면서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잃었다. 이에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 장기금리까지 낮추는 방식을 활용했다. 미래의 금리 수준을 미리 예고하는 것만으로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제적 지침은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인 2011년 정책 발표문의 상시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이듬해에는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가 도입됐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면 이처럼 사전에 제시한 금리 경로가 오히려 정책 대응을 제약할 수 있다.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 변화한 경제 여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전망을 수정하면 이를 신뢰했던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향후 금리 경로에 관한 소통을 축소하고 실제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FOMC 정책 발표문은 기존 246개 단어에서 132개로 대폭 줄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소통 방식, 보유자산 관리, 경제지표 활용 방안, AI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인플레이션 대응 체계 등 5개 분야를 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설치했다. 물가상승률 목표치 2%는 유지하되 매 회의에서 확인되는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래 금리 경로를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을 결정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의 방식과 유사하다.

선제적 지침의 실효성 약화

워시 의장이 정책 전환에 나선 배경에는 과거보다 복잡해진 경제 환경도 자리 잡고 있다. 선제적 지침의 효과는 경제 상황이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양적완화 시기에는 수요 부족과 저물가가 주요 문제였으며, 경제 여건도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변화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 AI 투자 확대로 인한 전력·반도체 비용 상승,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이 잇따르고 있다. 충격마다 지속 기간과 파급 효과가 달라 향후 물가와 금리 흐름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이 기존 금리 전망을 고수하면 경제 변화에 대한 정책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반대로 전망을 수정하면 중앙은행의 신뢰도가 훼손될 위험이 따른다. 2021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을 늦췄다가 2022년 네 차례 연속 75bp 인상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른바 '선제적 지침의 함정'이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은 연준 내부의 의견 차이로도 이어졌다. 올해 7월 FOMC는 찬성 9표, 반대 3표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반대표를 던진 위원 3명은 모두 25bp 인상을 주장했으며, 같은 방향으로 3명이 반대한 것은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불과 6주 전 만장일치로 금리를 결정했던 위원들 사이에서도 견해차가 나타난 셈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정책 판단이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향후 12개월의 금리 경로를 제시하더라도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개별 예측자들은 선제적 지침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예측 오류를 빠르게 수정했다.

정책 소통 변화에 커지는 투자자 대응 부담

그러나 선제적 지침 축소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도 무시하기 어렵다. JP모건자산운용과 BNP파리바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연준의 소통 축소로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시장의 추측이 늘어나면서 변동성과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올해 7월 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한 거래를 늘리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회의 이후에는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선제적 지침 축소에 따른 장기적인 부작용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금리 전망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기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마다 금리 전망이 달라지고 헤지 거래가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선제적 지침 축소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투자 판단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와 은행,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연준의 발언에 의존하기보다 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임금, 유가 등 경제지표를 직접 분석해 금리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시장이 새로운 정책 소통 방식에 적응한 뒤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줄어들지, 연준의 소통 축소에 따른 비용으로 남을지는 불분명하다. 결국 경제 충격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의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위험에 대응하는 능력이 향후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y Forward Guidance Fails in an Era of Shocks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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