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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머니 팔아 돈버는 ‘쌀먹’ 청년들, 게임 기반 경제의 외연 확장 가속화

게임머니 팔아 돈버는 ‘쌀먹’ 청년들, 게임 기반 경제의 외연 확장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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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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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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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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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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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먹 유저 지속적 증가 추세
게임 내 재화·아이템 판매로 생계유지
스트리밍 산업으로 진화한 수익 생태계

게임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버는 이른바 전업 '쌀먹(게임해서 쌀 사 먹는다)' 청년들이 늘고 있다. 전업으로 게임 아이템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은 취업자와 ‘쉬었음 청년’ 사이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하기도, 그렇다고 쉬었음 청년으로 보기도 애매한 존재들이다. 다만 이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나 게으름으로만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불안정한 고용, 낮은 초임, 불투명한 경력 전망 속에서 청년들은 위험 대비 보상이 분명하지 않은 노동시장보다 즉각적인 수입이 가능한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소액의 아이템 판매를 넘어 고수익 스트리밍 산업으로 확장되며 게임 기반의 경제 활동을 하나의 직군으로 고착화하고 있다.

구직 포기한 '쌀먹러' 증가

6일 게임 커뮤니티 쌀먹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쌀먹닷컴의 월간 방문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쌀먹닷컴 방문자 모두가 전업은 아니지만, 게임 아이템 판매로 소득을 얻는 이들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이들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몬스터를 잡아 가상 재화를 모은 뒤 이를 현금으로 바꾼다.

하지만 이 노동의 결과는 현실 경제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노동은 있지만 생산은 없는 셈이다. 소득은 발생하지만 제도적으로도 애매하다. 연 2,400만원 이상이면 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지만, 상당수는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소득이 불규칙해 제도권 밖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와도 논의해 봤으나 이들에 대한 별도 통계는 없다”며 “스스로를 취업자라고 인식하면 취업자, 쉬었다고 생각하면 ‘쉬었음’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청년들이 통계에 포착되지는 않지만, 청년층에서 노동시장 밖에 머무는 쉬었음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40만5,000명에 달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연령대를 합친 쉬었음 청년은 71만9,000명으로, 같은 기간 취업준비자 51만1,000명이나 실업자 35만9,000명보다 많았다.

이렇듯 쌀먹 청년들은 돈을 벌지만 사회적으로는 쉰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루 8~10시간의 노동이 투입되지만 경력이나 숙련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 패치 한 번으로 소득 기반이 무너질 위험도 크다. 이에 일한 듯 쉬었음 상태에 놓인 새로운 유형의 청년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 노동시장이 흡수하지 못한 청년의 시간이 게임 속에서 반복적으로 소모되고 있는 셈이다.

게임 메이플스토리/사진=넥슨

게임으로 노동 대체

쌀먹은 주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등에서 이뤄진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같은 AOS 게임도 계급을 대신 올려주는 방식의 대리 게임의 형태로 쌀먹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방식은 달라도 게임을 통해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게임 내에서 화폐를 획득해 이를 시세에 따라 실제 돈으로 교환한다. 소소한 용돈벌이를 하는 이들부터 고사양 컴퓨터를 동원하는 ‘전업 쌀먹러’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유튜브나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는 ‘쌀먹을 위한 컴퓨터 최소 스펙’, ‘쌀먹용 캐릭터 육성을 위한 단계’ 등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청년 쌀먹러들은 게임에서 얻는 성취감과 소속감이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준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에서 쌀먹을 하는 한 유저는 “길드 활동에서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거나 잡담을 하다 보면 소속감이 든다”며 “이 감각에 익숙해져 현실 감각은 안이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메이플스토리'를 즐긴다는 유저도 “무한 반복 행위에 최저 시급도 나오지 않는 셈이라 아무리 좋아하는 게임이라도 권태기가 오기는 한다”면서도 “소수점 확률로 나오는 희귀 아이템을 1,000시간 넘게 플레이한 끝에 얻을 때는 도파민이 확 터진다”고 말했다. 게임에 쏟은 돈과 시간을 어느 정도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는 점도 쉬었음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또 다른 '메이플스토리' 유저는 “부모님과 관계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경제적 지원인데, 게임으로 버는 돈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며 “메소(메이플스토리에서 사용되는 화폐 단위)가 쌓일수록 ‘완전히 시간 낭비는 아니다’라고 스스로 합리화한다”고 했다.

게임 방송 한번에 수천만원 수익, 게임 경제의 진화

일부 유저는 소득이 잡히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해 실업급여를 받으며 쌀먹을 하기도 한다. 최근 계약 만기로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쌀먹을 하는 '아스가르드' 유저는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보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쌀먹을 하는 게 더 편하고 수입도 높다고 밝혔다. 또한 당장 취업을 하면 지원금과 쌀먹보단 많이 벌 수 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지원금을 받는 기간 동안 편하게 쉴 수 있어 굳이 실업급여 기간에 취업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아스가르드'의 레벨별 사냥터에 따라 다르지만, 해당 유저의 수입은 시간당 5,000만 그리드(5,000원)다. 이는 안정적인 수입이고, 득템(좋은 아이템을 얻음)을 할 경우 벌어들이는 돈은 몇 배씩 증가한다. 판매는 주로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 쌀먹이 정착되지 않던 시절에는 아이템매니아나 아이템베이 등 전문 거래 사이트를 사용했지만, 수수료가 높다 보니 개인 간 거래가 성행하는 추세다. 거래는 게임 내에서 혹은 인터넷 카페, 음성 채팅 디스코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금액은 무통장으로 입금돼 수수료나 세금을 내지 않는다.

게임 경제의 진화는 스트리밍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국내 e스포츠(게임물을 이용해 펼치는 경기·부대 활동) 시장이 성장하면서 스타 게임 BJ(Broadcast Jockey) 전성시대가 열렸다. 게임 BJ는 직접 게임을 하며 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방송하는 개인을 일컫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크래프트', 'LoL', '피파(FIFA)' 등 e스포츠 대회가 활발히 개최되고 있는 게임을 중심으로 스타 BJ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회 방송에 최소 5,000만원(업계 추산)의 수익을 올리는 BJ가 나올 정도다.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인 SOOP(옛 아프리카TV)이 집계한 결과, 지난해 최고 7,500여 개의 게임 방송 채널이 동시 개설됐다. 특정 시점에 7,500여 명의 BJ가 채널을 개설해 게임 방송을 진행했다는 뜻이다. 이들 BJ는 방송 중 이용자가 부여하는 '별풍선'(최소 구매 단위 10개, 개당 1,000원) 포인트를 수익으로 가져가고 있다. 접속자 1명당 최소한의 별풍선을 BJ에게 부여할 경우, 동시접속자 수가 1만 명만 돼도 1회 방송으로 1,000만원(플랫폼과 수익 배분 전 기준)의 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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