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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도 유통업체도 뛰어들어" 몰락 가능성 거론되던 비디오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앞세워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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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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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커머스, 유통업계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
대형 플랫폼부터 이커머스·홈쇼핑까지 관련 시장 진입
"재미있어야 팔린다" 예능 성격 짙은 콘텐츠들이 판도 뒤집어

영상 콘텐츠를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비디오 커머스'가 유통업계의 보편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유통업체들은 물론, 유튜브·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까지도 관련 시장을 공략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배경에 비디오 커머스 업계의 근본적인 '성격' 변화가 있다고 분석한다. 엔터테인먼트성이 강한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들이 대중화되며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이 대폭 낮아졌다는 평가다.

덩치 불리는 비디오 커머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디오 커머스는 업계의 핵심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상품을 발견해 구매하는 '발견형 쇼핑'에 몰리자, 단순 광고 노출을 넘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발적 공유를 유도할 수 있는 비디오형 마케팅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이끄는 것은 대형 플랫폼들이다. 일례로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에 상품 태그를 붙여 외부 쇼핑몰, 제휴사 구매 페이지 등으로 소비자를 연결하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크리에이터의 제휴 프로그램 참여 문턱도 나날이 낮추고 있다. 커머스에 참여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을수록 쇼핑 콘텐츠의 절대량 및 거래액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2024년 6월까지만 해도 구독자 1만 명 이상이었던 유튜브 쇼핑 제휴 프로그램 참여 조건은 최근 구독자 500명 이상까지 완화된 상태다.

카카오는 카카오쇼핑라이브를 기반으로 인플루언서 큐레이션을 강화 중이다. 지난해 8월 취향 기반 커머스 플랫폼 '쇼룸'을 선보이고,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등 외부 채널과 연동해 상품을 추천·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구매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으로 읽힌다.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는 단순 광고를 넘어 사실상의 가상 매장 역할을 수행한다. 브랜드는 콘텐츠를 통해 기존 검색 광고·배너 광고보다 적극적으로 구매 전환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콘텐츠 영향력을 수익화하게 된다. 플랫폼 역시 체류 시간 및 거래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유통업체들도 기존 마케팅 문법 벗어나

유통업체들 역시 마케팅을 위한 자체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G마켓이 이달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에 맞춰 선보인 토크쇼형 라이브커머스 방송 '솔드아웃쇼'가 대표적인 예다. 솔드아웃쇼는 셀럽이 메인 MC 역할을 하며 회차별 상품을 게스트처럼 소개하는 구조를 띤다. 회차마다 식품, 디지털·가전, 뷰티·잡화 등 서로 다른 주제를 정하고, 다수 브랜드의 상품을 하나의 콘셉트 아래 소개하는 방식이다. 쇼호스트가 단일 브랜드나 카테고리 상품의 판매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던 기존 라이브커머스의 문법에서 벗어난 것이다.

홈쇼핑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지금껏 홈쇼핑 업체들의 주요 판매 채널은 TV였으며, 이로 인해 막대한 수수료 및 규제 부담이 발생해 왔다. 특히 홈쇼핑 업계의 송출 수수료 비중(TV 방송 매출 기준)은 2020년 54%에서 2022년 65.7%, 2023년 71%, 2024년 73.3%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설상가상으로 모바일 쇼핑의 보편화로 TV 쇼핑 시장의 영향력이 대폭 줄었고, 홈쇼핑 업체들의 실적에는 명백한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 모바일 앱 안에서 짧은 영상과 라이브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GS샵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앱 화면의 절반 이상을 개인 맞춤형 콘텐츠로 구성했다. 동시간대에 TV를 보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상품을 추천하기 시작한 것이다. CJ온스타일은 자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숏폼(1분 내외의 짧은 영상 콘텐츠) 중심의 영상 콘텐츠를 강화 중이며,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외부 동영상 플랫폼에도 콘텐츠를 노출해 젊은 세대를 앱으로 유인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특정 상품을 TV를 통해 우선 공개하던 것과는 반대로 유튜브에서 상품을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달라스튜디오의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 '네고왕' 홍보 이미지/사진=달라스튜디오

재미 강조한 콘텐츠로 비관론 타파

시장은 비디오 커머스가 비관적 전망을 뚫고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비디오 커머스가 몰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업들이 잇달아 관련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불구,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전환율이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다. 광고 단가 상승, 소비 둔화 등 코로나19 팬데믹 특수 종료 이후 등장한 악재들 역시 비디오 커머스에 대한 회의론에 기름을 부었다. 일각에서는 비디오 커머스가 독립 산업이 아닌 마케팅 비용을 태우는 '판촉 채널'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디오 커머스가 띠는 성격 자체가 변화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초기 비디오 커머스는 직접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나 제품 간접 광고(PPL)와 유사한 형태였다. 하지만 최근의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들은 노골적으로 상품을 강조하는 대신 달리 콘텐츠 자체의 재미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야 한다'는 강박감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자연스럽게 상품을 구매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대중화한 주역으로는 달라스튜디오가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이 꼽힌다.

네고왕은 '뒷광고(인플루언서들이 광고임을 표기하지 않고 상품을 소개하는 행위)'가 문제가 됐던 2020년에 기업을 상대로 대놓고 가격을 흥정하는 '앞광고' 형태의 콘텐츠를 내놓으며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네고왕을 통해 홍보된 할인 행사로 인해 특정 브랜드 앱의 접속 장애가 발생하거나, 준비 물량이 조기 소진돼 구매에 실패하는 소비자가 속출할 정도였다. 이 같은 네고왕의 흥행 이후 비디오 커머스 시장은 전반적으로 엔터테인먼트성을 띠게 됐다. 예능적 서사와 캐릭터성이 소비를 견인하는 구조가 고착화한 것이다. 실제 최근 각종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네고왕과 유사한 포맷의 ‘○○왕’ 시리즈, 기업 협상형 콘텐츠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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