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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군비 증강] 韓 KF-21 넘어 튀르키예 칸까지 손 뻗은 인도네시아, 남중국해 긴장 속 무기 확보에 박차

[인도네시아 군비 증강] 韓 KF-21 넘어 튀르키예 칸까지 손 뻗은 인도네시아, 남중국해 긴장 속 무기 확보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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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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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韓과 KF-21 협력하며 튀르키예 칸 전투기까지 발주
KF-21·칸 전력화 시기 격차 커, 투트랙 전략으로 공급망 다변화
나투나해 둘러싸고 갈등 빚은 中-인도네시아, 긴장 상태 지속

인도네시아가 튀르키예가 독자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칸(KAAN)'을 선주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KF-21 도입 계획이 순항하고 있음에도 불구, 추가 무기 조달처를 모색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무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원인으로 나투나해(Natuna Sea) 인근에서 지속되는 중국과의 외교·군사적 긴장 국면을 지목한다.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전투기에 '눈독'

11일(현지시각) 폴란드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튀르키예 국영 항공우주산업(TAI)은 자국 공군으로부터 칸 '블록 10' 버전의 첫 양산 주문을 받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스텔스기 시장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봄 칸 전투기 48대를 발주하며 이 같은 튀르키예의 구상에 힘을 보탰다. 다만 해당 기종은 양산형 기체에 탑재할 독자 엔진 'TF35000'의 개발 지연으로 인해 아직 전력화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 방산업계는 이러한 인도네시아의 행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공동 개발국이자 핵심 수요처였기 때문이다. 양국의 KF-21 공동 개발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화했다. 개발 기간은 올해까지로 설정됐으며, 총사업비는 약 8조1,000억원 규모였다. 한국 정부가 투입 비용의 60%를 책임지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 인도네시아가 20%를 각각 부담하는 구조다. 인도네시아는 분담금 납부의 대가로 시제기 1대와 기술 이전·현지 생산 권한 일부를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자국형 전투기 ‘IF-X’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16년 분담금의 일부를 납부한 뒤 재정난을 이유로 수년간 지불을 미뤘다. 2019년에는 현금 대신 인도네시아산 무기나 현물로 대금을 충당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거나,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업 차질 우려가 커지자 한국 측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부담금을 기존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조정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KF-21 사업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고 공동 개발 파트너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으나, 기술 이전 범위와 공동 생산 권한은 일부 축소됐다.

韓 KF-21 협력도 구체화 국면

현재 인도네시아는 전체 분담금 6,000억원 중 5,360억원을 납부했으며, 오는 6월까지 잔여금을 완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KF-21 관련 거래에도 유의미한 진전이 생겼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KF-21 16대를 구매하는 방안을 한국 정부 및 KAI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은 △기체 가격 △기술 이전 범위 △현지 정비·유지보수(MRO) 체계 구축 △인도네시아의 조립·생산 참여 여부 등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계약이 체결될 시 KF-21의 첫 수출 사례가 된다.

이에 더해 양국은 지난 2월 KF-21 시제기 이전에 대한 실무 합의도 마쳤다. 이전 규모는 인도네시아가 최종 부담하기로 한 분담금 수준인 6,00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세부 항목은 △KF-21 시제 5호기 양도 3,500억원 △기술 이전 및 현지 연구 인력 인건비 1,742억원 △개발 자료 제공 758억원 등이다. 양도 대상은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단좌기인 시제 5호기로 결정됐다. 해당 기종은 2023년 5월 최초 비행에 성공한 이후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핵심 항공전자 성능 검증, 공중급유 시험 등에 투입돼 왔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완납이 확인되는 대로 구체적인 자료 이전 시기를 확정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의 칸 전투기 구매는 이처럼 한국과의 방산 협력이 궤도에 오른 시점에 급작스럽게 등장한 변수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주력 기종을 완전히 변경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KF-21은 이미 비행 시험과 무장 통합 단계에 진입했으며, 양산 일정 역시 구체화된 상태다. 반면 칸 전투기는 기술적 난제에 부딪혀 아직 초기 시험 비행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단기간 내 전력화 가능성 및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KF-21이 명백한 우위를 점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전문가는 "인도네시아는 KF-21로 당장 운용 가능한 전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튀르키예와의 추가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남중국해 안보 불안과 중견국의 입지를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中-인도네시아의 외교·군사적 충돌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남중국해에서 불거진 중국과의 영토 갈등이 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충돌은 주로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 정확히는 인도네시아가 2017년부터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북나투나해(North Natuna Sea)’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중국은 ‘구단선(nine-dash line, 중국이 자의적으로 그은 9개의 가상 해상 경계선)’을 앞세워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분이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친다. 해당 수역은 어군과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해 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는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중국과의 영유권 다툼을 피해 왔다. 중국이 인도네시아의 최대 투자국이자 무역 파트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평화'에 본격적인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이었다. 당시 인도네시아 해군은 나투나 제도 근처에서 불법 조업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어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고, 중국 측은 자국 어민 보호를 주장하며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제도에 전투기·해군 전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2021년에는 중국 해경선이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의 해저 자원 탐사 활동 인근에 장기간 머물며 재차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해경과 군함을 보내 중국 선박 퇴거를 시도했고, 중국은 해당 해역이 자국의 전통적 어업권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수차례의 충돌 후 현재 양국은 직접 군사력을 움직이는 대신 ‘관리된 긴장(managed tension)’ 상태를 유지 중이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 "나투나 제도 인근 중첩 해역(overlapping claims)을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해양 협력 합의에 서명하기도 했다. 분쟁을 덮어두고 해역 공동 개발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중국 측의 논리가 공식 문서에 반영된 것이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협력 확대 기조와는 별개로 국방력 강화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군과 공군은 나투나 제도 주변 순찰을 확대했고, KF-21을 비롯해 프랑스 라팔 전투기, 장거리 레이더, 해군 함정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잇달아 추진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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