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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 패키지 vs 우선 생산·투자" 캐나다 CPSP 수주 두고 韓-獨 격돌, 獨 재래식 잠수함 패권·산업 여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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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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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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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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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TKMS·韓 한화오션, 캐나다 CPSP 둘러싸고 경쟁 본격화
NATO권 잠수함 시장 판도 급변, 獨 기존 입지 흔들리나
기존 물량에 짓눌리는 獨 잠수함 산업, 인력·공급망도 '위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과 한국 한화오션이 캐나다 순양 잠수함 사업(CPSP)을 둘러싸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오션이 현지 산업 기여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자, TKMS는 생산 라인 우선권과 우주 분야 투자 등을 카드로 내세우며 맞불을 놓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재래식 잠수함 강국이었던 독일의 산업 여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인 만큼, 한국에 유의미한 승산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韓-獨 CPSP 수주전 불붙어

지난 8일(현지시각) 캐나다 탐사 매체 핼리팩스 이그제미너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약 600억 캐나다달러(약 65조2,800억원) 규모 CPSP의 적격 공급 업체로 한화오션을 포함한 한국 조선업계와 독일 TKMS를 선정했다. 최종 입찰서 제출은 지난 3월 마감됐으며, 올해 하반기 최종 낙찰자 선정을 앞두고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캐나다 우주 기업 MDA스페이스와 저궤도 위성 통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 건설·조선업계와 유지보수·수리·운영(MRO)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현지 산업 기여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이에 맞서 독일 TKMS 역시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독일 매체 포쿠스 온라인의 보도를 살펴보면, 최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캔섹’에 참석해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발주해 건조 중인 최신형 잠수함 Type 212CD의 생산 라인 중 총 4척의 순번을 캐나다에 양도하겠다고 제안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생산 라인을 양도하면 캐나다는 잠수함 공백기 없이 즉시 전력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으며, 총 860억 캐나다 달러(약 53조원, 후속 효과 포함) 규모의 현지 항만 개발 및 인공지능(AI)·배터리 산업 투자라는 경제적 혜택까지 제시했다.

아울러 독일은 독일계 우주 스타트업 이사르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캐나다 현지 우주 발사 기지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방안도 내놓은 상태다. 해당 제안이 공개된 이후,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의 상업용 우주항 기업 마리타임론치서비스(MLS)에 2억 달러(약 3,06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사실상 TKMS 패키지와 연동된 것으로 해석될 만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다만 핼리팩스 이그제미너의 현지 취재에 따르면, MLS가 보유한 노바스코샤주 칸소 발사 기지의 인프라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캐나다 교통부가 6월 8일부터 14일까지 기습적으로 이 지역에 비행 제한(NOTAM) 조치를 발령하면서 현지 주민 및 민간단체의 반발도 거세졌다.

양국의 잠수함 시장 내 입지

방산업계는 이 같은 경쟁 구도 및 독일의 공격적 전략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권 잠수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NATO권 잠수함 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미국 및 유럽 주요 방산국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특히 재래식 잠수함 분야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조선 강국이 전통적 공급자였다. NATO 체계 안에 있는 국가는 사실상 러시아나 중국산 무기를 도입하기가 어렵고, 미국은 핵잠수함 중심으로 전력을 운용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U보트(제1차~2차 세계 대전 사이에 독일에서 운용한 잠수함의 총칭) 전통과 현대식 공기독립추진(AIP) 잠수함 기술을 바탕으로 장기간 NATO 및 우방국 시장에서 입지를 지켜 왔다. 1805년 트라팔가르 해전 이후 200년 넘게 세계 해양 패권을 상징해 온 영국과 미국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다. 영국은 1990년대 업홀더(Upholder)급을 마지막으로 재래식 잠수함 생산을 중단했고, 미국은 1950년대 이후 재래식 잠수함을 건조하지 않고 있다. 현시점 양국 조선업계의 역량은 핵잠수함 생산에 집중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이 변수로 떠오르며 상황이 뒤집혔다. 한국은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산업 후발국으로 인식되던 국가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명백한 조선·방산 강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미 폴란드에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규모로 수출했으며, 체코 원전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유럽 전략 산업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웠다. 독자 개발한 KSS-III(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은 이미 실전 배치된 상태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까지 확보됐다.

이들 잠수함 전력의 핵심적인 차이는 운용 환경에서 두드러진다. 독일 잠수함은 주로 북해와 발트해, 지중해 등 유럽 인근 해역 운용을 전제로 발전해 왔다. 반면 한국 해군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동시에 인접한 동북아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수심 변화가 심하고 해상 교통량이 많은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훈련과 실전 대비를 이어 온 것이다. 캐나다의 군사 환경은 단순 유럽 연안을 넘어 북극과 태평양, 대서양을 모두 아우르는 장거리 작전 능력을 요구한다. 향후 중국 견제와 인도·태평양 전략까지 고려한다면 관련 작전 경험이 풍부한 국가인 한국의 잠수함이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NATO는 냉전 시기부터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핵심 가치로 강조해 왔다. 통신, 무장, 센서 체계가 통일될수록 다국적 연합 작전 수행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과 캐나다, 노르웨이는 모두 북대서양·북극권 안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의 북극권 군사력 증강 및 북극 항로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방어 역량 강화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는 추세다. 이에 독일과 노르웨이는 이미 잠수함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 중이며, 북대서양뿐 아니라 북극해 인근 해역에서도 정기적인 해군 연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북극 방어를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규정한다.

獨 산업 여력 '비상등'

양국의 수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유의미한 승산이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TKMS가 캐나다가 요구하는 대규모 물량을 감당할 산업적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비관론의 가장 큰 근거는 수주 잔량이다. TKMS의 수주 잔고는 최근 206억 유로(약 36조2,4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잠수함 부문에서는 Type 212CD 사업은 물론 싱가포르 물량, 인도와의 6척 규모 협상 등이 동시에 걸려 있다. 수주 물량이 많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호재지만, 캐나다 입장에서는 생산 슬롯과 납기 리스크로 읽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숙련 인력 확보에도 제약이 걸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일제히 재무장에 나서면서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용접공, 선체 제작 기술자, 설계 엔지니어 등 전문 인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여기에 잠수함에 들어가는 AIP 추진 체계, 특수강, 소나, 전투 체계 등 핵심 부품 공급망 역시 유럽 전역의 군함·미사일 증산 수요로 사실상 과부하 상태다.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정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유지하며 납기를 지키는 것부터가 난관이라는 의미다.

잠수함 분야의 '베테랑'들 역시 유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호주 해군 예비역 소장 로완 모피트가 캐나다 안보 전문 매체 트루노스 스트래티지 리뷰에 발표한 기고문에 따르면, 그는 TKMS가 추진하는 독일 Type 212CD 사업에 대해 "현재 존재하는 것은 설계도와 초기 생산 단계뿐"이라고 평가했다. Type 212CD가 실제 운용 과정에서 검증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모피트 소장은 독일 조선업계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수주 잔량을 안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Type 212CD와 기존 해외 사업들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캐나다 CPSP까지 수주할 경우 생산 일정 및 산업 역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캐나다는 단순히 가장 좋은 잠수함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산업 파트너를 선택해야 한다"며 "잠수함 공급국이 충분한 기술 인력과 생산 시설, 장기 유지보수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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