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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대만해협 긴장 고조 속 일본 안보 정책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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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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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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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안보 정책 전환점, 대만해협 위기 대응 시험대
군사력 증강만으로는 한계 외교 공백이 군비 경쟁 자극
동맹 유지 속 대중 소통·중견국 외교 확대 과제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 안보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가 10조 달러(약 1경5,200조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해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와 방위력 증강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대중 강경 노선은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할 수 있고,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국내 여론의 지지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이 역내 긴장을 더 고조시키고 군비 경쟁을 심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일본이 부담해야 할 안보·경제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보 비용 커지는 일본의 선택

미국 주도의 안보 질서에 적극 보조를 맞추는 일본 정부는 외교·안보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외교적 지원과 첨단 기술 협력 등 실질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과거 정치적 부담이 컸던 안보 정책도 이전보다 추진 동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 뚜렷해졌다. 일본은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를 중심으로 호주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국 핵잠수함 동맹) 관련 기술 협력에도 참여하면서 미국 중심 안보 체제와의 연동성을 전면 확대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이 상당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GDP 대비 1% 수준의 방위비 원칙에서 벗어나 장거리 타격 능력과 무인체계, 사이버·우주 전력, 기지 방어 역량 강화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대만해협 긴장 고조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위한 조치가 중국의 군비 확대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일본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주: 대만해협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팬데믹과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세계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대만해협 충돌이 가져올 경제적 부담

이 같은 딜레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만해협 충돌이 일본에 미칠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해협 문제는 일본에 단순한 역외 분쟁이 아니다.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해상교통로와 에너지 수급, 반도체 공급망, 국가 재정 등 경제 전반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다수의 전쟁 시뮬레이션은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주일미군 기지 사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제한다. 일본 정부가 확전을 원하지 않더라도 분쟁의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적 충격 규모도 상당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첫해 세계 경제 생산이 약 10.2%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만 봉쇄만으로도 세계 GDP의 약 5%에 해당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로디움그룹은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최소 2조 달러(약 3,040조원)의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경제 제재와 군사적 대응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충격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의 경제적 연결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2024년 양국 교역 규모는 44조2,000억 엔(약 419조원)에 달했고, 중국 내 일본 기업 거점은 3만1,000개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중국을 단순한 군사적 위협으로만 바라볼 경우 양국 경제 관계 악화가 일본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 일본이 대만해협 전쟁으로 입을 피해는 직접적인 군사 충돌보다 반도체 공급망 차질과 무역 위축, 금융시장 충격을 통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외교 공백이 키우는 군비 경쟁

일본의 방위력 강화에는 분명한 현실적 배경이 존재한다.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감안하면 안보 역량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대비 태세가 약화될 경우 역내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으며 한국과 대만, 필리핀, 호주 등 미국 우방국들의 안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방위력 증강만으로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외교적 소통과 위기관리 장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군비 확대는 상대국의 추가 대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장거리 타격 능력과 무인체계, 동맹 협력을 확대하면 중국 역시 미사일 전력과 해군력, 회색지대 작전, 경제적 압박 수단을 강화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방위력 증강이 중국의 전체 군사력 규모에 비하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안보 정책은 규모뿐 아니라 상징성도 중요하다. 일본 보수 진영은 자위대 역할 확대를 안보 역량 강화로 평가하는 반면, 중국과 한반도에서는 과거사 문제와 연결해 경계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일본은 군사력 강화와 함께 주변국의 우려를 관리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국내 여론의 제약과 외교의 필요성

일본이 안보와 외교의 균형을 찾기 어려운 배경에는 국내 정치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영토 문제와 중국의 군사 활동, 역사 갈등 등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일본 사회의 대중국 인식은 크게 악화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나 대화 확대를 강조하는 정치인은 당내 경쟁 세력과 언론,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본이 단기간에 대중 외교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에는 동맹 강화와 대중 강경 노선 외의 선택지가 남아 있다. 미일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는 방안이다. 외교 채널 유지는 안보 원칙의 후퇴나 일방적 양보를 뜻하지 않는다. 일본은 대만해협 현상 유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할 수 있고, 방위력 증강을 추진하면서도 군사 당국 간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보 전략의 선택지 확대

결국 일본 안보 정책의 과제는 동맹과 외교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일본 영토와 자위대 시설의 활용 범위, 정부의 대응 원칙 등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위비 확대가 재정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중국과의 경제적 연계 역시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또한 한국과 아세안, 호주, 유럽 등과의 협력을 확대해 외교적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국가와 협력 기반을 유지할 경우 외교적 대응 여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 부담 역시 중요한 정책 과제다. 일본은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사회보장 지출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방위력 강화에 투입되는 재원은 복지와 교육, 지역 활성화 등 다른 정책 분야와 우선순위를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일본 안보 정책은 중대한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대만해협을 둘러싼 충돌 위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억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방위 역량 확충과 외교적 소통을 병행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안보 정책에 수반되는 재정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가 발전 전략과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Japan’s Security Bet Is Becoming Too Expensiv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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