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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 MOU 체결 임박, 장기 소모전 끝 실익 챙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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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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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충돌 우려 →외교적 타협 기대 '급반전' 
MOU 체결 동시에 호르무즈 개방
강경파 변수 걷히며 빨라진 종전 시계 

미국과 이란이 벼랑 끝 대치 속에서 극적인 종전 합의에 다가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취소와 함께 합의 임박을 공식화했고, 이란 측에서도 승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장기 소모전 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 온 핵심 조건들이 현실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종전 시계도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트럼프 "이란과 논의, 최고지도자급 승인"

11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공습 취소 사실을 알리며 종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훌륭한 합의(great settlement)를 이뤘다"며 "문서들이 거의 최종 형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논의 내용과 최종 쟁점의 세부 사항에 이르기까지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 관련 당사자들 모두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며 "나는 참석하지 못하겠지만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합의가 체결되면 글로벌 물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즉각 해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공식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측의 승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그렇다"며 "이는 이란에도 훌륭한 합의가 될 것이고, 이란은 자국을 재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미군 헬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석유 수출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을 장악하고 맹폭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협상 타결을 이유로 공격을 물리며 특유의 압박 후 타결 전술을 다시 구사했다. 이란 측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가까운 파르스통신은 “아직 MOU 초안의 어떠한 문안도 승인된 바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승인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관영 타스님통신 역시 "이란이 잠재적 이해나 합의를 공식 발표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모든 발언은 그의 이전 주장이나 메시지들과 동일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합의 임박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종전 가로막던 변수 정리

이 같은 이란의 반응은 협상 지연보다 군부 내부 조율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공습과 보복 공격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는 긴장 고조 양상을 보였지만, 협상 테이블 밖에서 남아 있던 반발 세력을 정리하는 과정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군 헬기를 격추한 직후 해안 방공망과 군사시설을 집중 타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하르그섬 장악과 추가 공습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는 전쟁 확대를 위한 행보라기보다 협상 지연에 따른 대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경고 성격이 짙었다.

이란 군부 내 강경 세력은 종전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혀왔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사적 피해와 경제적 부담이 누적됐음에도 일부 세력은 강경 대응을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단호했다. 전쟁을 계속할 경우 감당해야 할 비용이 어느 수준인지 직접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하르그섬 공격 위협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동맥을 겨냥한 조치였고, 추가 공습 경고는 군사 지휘체계 전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미 얻어낼 수 있는 대부분의 목표를 확보한 상태다. 전쟁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지만, 전쟁 목표 자체는 상당 부분 달성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를 다시 국제 통제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줄곧 제시해 온 핵심 명분이 최종 합의안에 반영된 셈이다.

전쟁 비용 커졌지만 핵심 목표는 관철

이번 전쟁 과정에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추가 보복을 만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시 “각자 한 번씩 했다. 더는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미국의 대이란 협상 구상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추진하는 합의 수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전쟁 초기만 해도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뒷받침하는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종전 협상이 가시화된 현재 국면에서는 미국이 전쟁 종료 시점과 협상 방향을 결정하고, 이스라엘이 이에 보조를 맞추는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중동 역학 구도 역시 달라졌다. 전쟁 과정에서 이란은 군사력과 억지력 모두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군사시설과 에너지 인프라가 반복적으로 압박을 받았고, 호르무즈 해협 카드도 미국의 군사·외교적 대응 속에서 협상 조건으로 흡수됐다. 반면 미국은 역내 주요 국가들을 하나의 협상 틀 안으로 묶어내는 데 성공했다. 중동 국가들이 협상 과정에 참여하면서 이번 합의는 중동 안보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정치적 자산으로 남게 됐다. 전쟁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고 미국 역시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국제 유가는 급등락을 반복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됐다. 미국 군사자산도 수개월 동안 중동에 묶여 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최종 결과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감수한 비용 이상의 성과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상 타결이 최종 서명으로 이어질 경우 이번 전쟁은 장기 소모전 끝에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상당 부분 관철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란은 이번 전쟁을 통해 역내 영향력과 군사적 위상을 동시에 시험대에 올려놓게 됐다. 전쟁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억지력을 단기간 내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종전 협상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중동 정세 역시 당분간 대규모 충돌보다 안정 관리 국면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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