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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의 핵심은 전력" 美 데이터센터 효율화·발전설비 확충 가속화, 저가 전력 앞세운 中과 경쟁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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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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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심화, 소프트웨어 최적화·전력 공급 확대 노력 이어져
전력망·환경 부담에 美 지역사회 내 '反데이터센터' 여론 확산
저렴한 전력 앞세워 AI 인프라 구축 나선 中, 미중 패권 경쟁 격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전력난 해소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알고리즘 최적화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한편,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활용해 전력 공급 자체를 확충하려는 움직임도 지속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인프라 구축 속도 역시 향후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소프트웨어 통한 에너지 절감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AI 데이터센터의 기존 서버 및 연산 작업의 운영 방식을 손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대규모 하드웨어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으며, 기존 인프라의 자원 배분과 소프트웨어 운용 방식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시점 및 지역을 조정하는 기술이 꼽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자동제어연구소의 소피 홀 박사 과정 연구자는 톰스하드웨어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의 총전력 소비량뿐 아니라 전력을 언제, 어디서 사용하고 전력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각적인 처리가 필요하지 않은 AI 학습·배치 작업을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로 미루거나, 공급 여력이 충분한 지역으로 분산해 전력망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AI 모델의 연산 정밀도와 학습 과정 자체를 조정하는 기술도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톰스하드웨어가 소개한 미국 미시간대학교 중심의 AI 에너지 효율 연구 프로젝트 'ML.ENERGY'의 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알리바바의 대규모언어모델(LLM) 'Qwen3-235B-A22B-Thinking'에 8비트 부동소수점(FP8) 형식을 적용했을 때 추론 에너지 소비량은 기존 16비트 부동소수점(BF16) 방식 대비 약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계의 최적화 사례

산업 현장에서도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반 전력 최적화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적용한 전력 프로필 기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엔비디아 기술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AI 학습·추론 등 작업 특성에 따라 GPU의 전력 한도, 연산·메모리 주파수, NVLink 전력 상태 등을 조절해 에너지 소비를 최대 15% 줄이면서 기존 작업 성능의 97%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전력 공급 용량이 제한된 데이터센터에서는 절감한 전력을 활용해 추가 GPU를 가동함으로써 시설 전체 처리량을 최대 13% 늘릴 수 있다고 엔비디아 측은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화퓨처프루프의 미국 자회사 트랜스그리드 에너지가 지난 9월 공개한 에너지플루오(EnergyFluo)는 전력망, 현장 발전 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 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시설 전체의 전력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AI가 설비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용 절감 가능성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제안하면, 운영자의 승인을 거쳐 절차에 따라 이를 실행하는 구조다. 트랜스그리드 에너지는 기온 변화와 전력 요금 등에 따라 냉각 설비의 가동 시점을 조절하거나, 에너지 저장·공급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력 인프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 전력 공급 확대 '박차'

한편에서는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것을 넘어 공급 자체를 최대한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이다. 구글은 이달 들어 6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전력 계약을 잇달아 발표했다. 우선 컨스텔레이션 에너지와는 20년 장기 PPA를 맺고, 기존 원전 11기의 출력 증강을 통해 890메가와트(MW) 규모의 신규 무탄소 발전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첫 출력 증강은 2028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컨스텔레이션은 43억 달러(약 5조7,33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와 별도로 구글과 컨스텔레이션은 미국 동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 인터커넥션 내 기존 발전 자산 2.7GW에 대한 15년 에너지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구글은 블랙힐스와도 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에 건설할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48년까지이며,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체 전력 자원은 예비율을 포함해 2.7GW 규모다. 전력 공급은 2027년 말 시작해 2030년 최대 부하에 도달할 예정이다. 블랙힐스는 전체 전력 자원 가운데 최대 590MW를 자체 발전 설비와 전력 시장 구매를 통해 공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2027~2029년 18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기존 샤이엔 프레리 발전소 부지에 564MW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 설비를 신설한다. 나머지 약 2.1GW는 와이오밍주에서 제3자와 계약한 발전 자원으로 구성된다.

표1. 구글이 최근 체결한 전력 공급 확대 계약

계약 상대주요 내용
컨스텔레이션 에너지기존 원전 출력 증강을 통한 무탄소 전력 890MW 확보, PJM 권역 발전 자산 2.7GW 장기 공급 계약
블랙힐스와이오밍 데이터센터용 전력 자원 2.7GW 확보, 천연가스 발전소 신설·외부 발전 자원 조달
자료: 구글,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블랙힐스

美 지역사회 여론 악화 흐름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지역사회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발 여론이 심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 상반기(1∼6월)에만 최소 120개의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주민 반대로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올 8월 미국 성인 1,59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에 가까운 63%가 거주지 근처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에 반감을 품는 핵심 원인으로는 △지역 전력망 부담 △전기요금 상승 가능성 △물 사용량 증가 △소음 △환경 훼손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AI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오하이오주 밴데일리아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오하이오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 기회가 있으며, 이를 그냥 중단할 수는 없다"며 "그러면 중국으로 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을 경우 미국이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다. 오하이오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농지 훼손 등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특히 거센 지역으로, 현지 공화당 상원의원인 존 허스테드 역시 과거 부지사 재임 당시 데이터센터 유치를 지원한 이력으로 정치적 비판을 받고 있다.

中 AI 인프라 확충 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우려를 내놓은 것은 실제 최근 중국에서 매서운 속도로 AI 인프라가 구축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문 분석 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은 24GW로, 미국의 56GW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시아 나머지 지역 전체를 웃돈다. 여기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이 발표된 용량은 50GW에 달한다. 특히 중국 내몽골 자치구 우란차부에는 데이터센터 89곳이 이미 지어졌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술 기업이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Z데이터(ZData)는 폐교한 고등학교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우란차부가 AI 인프라 거점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탄탄한 에너지 공급망이 있다. FT에 따르면 내몽골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올해 6월 기준 117GW로 중국에서 가장 크며, 영국 전체 풍력발전 설비용량의 약 네 배에 해당한다. 화석연료 발전 설비도 약 130GW에 달하고, 이 중 대부분은 석탄화력발전이다. 이처럼 풍부한 전력은 AI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낮추는 핵심 요인이다. 울란차부의 데이터센터 전력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약 0.05달러(약 67원)로, 베이징(0.11달러·약 147원) 등 주요 도시보다 대폭 저렴하다. 여기에 현지의 독립 전력망을 활용하고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도 전력 공급과 비용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하며, 건설비와 공사 기간 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의 데이터센터 건설비는 주요 대도시보다 약 20% 낮고, 공사 기간은 통상 12~18개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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