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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달러 몸값 과해” 앤트로픽 실적 악화에 시장 투자 심리 위축, 中 기술주 급락 사태 재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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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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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전달하는 정보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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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매출 성장세 둔화·적자 전환, AI 인프라 투자 부담도 부각
시장서 신용등급·기업가치 의구심 가중, IPO 앞두고 투자 심리 냉각
거품 무너진 中 AI 시장, AI 서비스 수익성 한계에 하드웨어만 집중 수혜

앤트로픽의 가파르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매출 증가세와 수익성이 크게 둔화한 가운데, 막대한 장기 인프라 투자 부담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신용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의 신용등급이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투기등급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주요 기관 투자자들도 기존에 거론되던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앤트로픽을 둘러싼 시장 상황이 앞서 중국 증시에서 나타난 급격한 기술주 조정 국면을 연상시킨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실적 고꾸라진 앤트로픽

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관련 수정 증권신고서에 명시된 올해 3분기 매출은 169억6,000만 달러(약 22조7,430억원)로 전 분기 대비 47% 늘었다. 2분기 증가율이 144%에 육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셈이다. 수익성 역시 나빠졌다. 앤트로픽은 2분기 9억7,400만 달러(약 1조3,0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5억6,700만 달러(약 7,600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단기 계약을 통한 인공지능(AI) 연산 능력 확보 비용 증가가 지목됐다. 급증하는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계약보다 가격이 높은 단기 계약으로 50억 달러(약 6조7,050억원) 규모의 연산능력을 끌어온 데다, 직원 기부금 매칭 프로그램과 관련한 20억 달러(약 2조6,820억원)의 비현금성 비용까지 발생하면서 실적 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공격적 인프라 확충에 따른 지출 압박도 상당하다. 앤트로픽이 공시한 AI 컴퓨팅 인프라 관련 구매·임대 계약의 총지출 약정 규모는 8,954억 달러(약 1,200조7,31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98억 달러(약 93조6,020억원)는 2027년 10월 이전에 지급할 예정이며, 2030년 말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출은 4,475억 달러(약 600조980억원)다. 나머지 대부분은 2031~2045년에 걸쳐 집행될 전망이다. 앤트로픽은 향후 매출 성장세가 기대를 밑돌거나 협력업체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경우, 장기 계약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표1. 앤트로픽 3분기 실적 및 인프라 지출 부담

구분항목주요 내용
3분기 실적매출169억6,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47% 증가, 2분기 대비 성장세 둔화
영업손익2분기 9억7,400만 달러 흑자에서 3분기 5억6,700만 달러 적자로 전환
비용 증가연산능력 확보수요 대응을 위해 단기 계약으로 50억 달러 규모 연산능력 확보
비현금성 비용직원 기부금 매칭 프로그램 관련 20억 달러 지출 반영
인프라 약정총약정액AI 컴퓨팅 인프라 구매·임대 계약 약 8,954억 달러
자료: 앤트로픽,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신용등급 전망 비관적

앤트로픽의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한 가운데, 재무건전성을 둘러싼 신용시장의 경계도 심화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이 IPO 이후에도 투자적격등급을 확보하지 못하고, 투기등급 상위권인 'BB' 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6월 크롤본드레이팅에이전시(KBRA)로부터 투기등급 중 가장 높은 'BB+'의 발행사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으며,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에서는 아직 공식 등급을 받지 못한 상태다.

앤트로픽이 투기등급에 머물게 될 시 향후 자금 조달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 등 채권시장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내부 운용 규정과 건전성 관리 기준에 따라 투자적격등급인 'BBB-' 미만의 회사채 투자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당 등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투자자층이 좁은 고위험 채권시장에 의존해야 하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미 막대한 AI 인프라 관련 지출을 약정해 장기적으로 추가 차입이 필요한 앤트로픽에는 뼈아픈 악재인 셈이다.

2조 달러 몸값도 '물음표'

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몸값 거품론'에도 힘이 실리는 추세다. 앤트로픽은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투자자 설명회(로드쇼)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증권가에서는 미국 추수감사절 직전인 11월 넷째 주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최종 공모 규모, 희망 공모가 범위, 목표 기업가치 등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시장에서는 지난 수개월간 앤트로픽의 몸값이 2조 달러(약 2,680조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이러한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IPO 참여를 검토 중인 기관투자자들은 최근 회사와 상장 자문단에 기업가치를 1조5,000억~1조6,000억 달러(약 2,011조5,000억~2,145조6,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기술주 전반의 주가 하락 △AI 인프라 과잉 투자 우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정치권의 반발 등 악재가 누적된 결과다. 특히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투자금 회수 시점과 수익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中 AI 산업의 내리막길

일각에서는 미국 AI 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흐름이 앞서 중국 증시에서 나타난 기술주 급락 사태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주요 기술·혁신 기업 50곳을 추적하는 스타50(STAR50) 지수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약 4개월 만에 40% 폭락했으며, 중국 주요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 지수도 같은 기간 약 20%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이후 중국 증시 전체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이 약 2조4,000억 달러(약 3,218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지원과 기술 자립 정책에 힘입어 급등했던 AI·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은 결과다.

사태의 심각성은 개별 AI 기업들의 주가 흐름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는 지난 8월 상장 당시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8,000대 1을 넘어서는 등 시장의 이목을 끌었으나, 이후 약 2개월 만에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역시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25% 넘게 빠졌다. AI 반도체 설계 업체 메타X와 무어스레드도 지난해 말 상장 첫날 각각 700%, 400%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7월 이후에는 두 기업 모두 주가가 반 토막 났다.

하드웨어 기업에 수익 쏠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핵심 원인으로는 AI 모델 개발 기업들의 수익성 부진이 지목된다. 중국 AI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기술 생태계 확대를 위해 모델의 핵심 구조와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소스·오픈웨이트 전략을 적극 채택해 왔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저렴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급증하며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로 계속해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고정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수입 제한, AI 데이터센터 내 중국산 부품 사용 규제 등 미국의 제재까지 겹치면서 해외 시장 진입 장벽도 높아진 실정이다.

AI 모델 개발사들이 충분한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그나마의 이익은 반도체·서버·광통신 장비 등 하드웨어 기업에 집중됐다.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 10곳의 순이익은 총 1,117억8,000만 위안(약 22조6,090억원)에 달했으며, 광모듈 기업 3곳 역시 223억8,400만 위안(약 4조5,2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AI 소프트웨어 관련 상장사 95곳 가운데 흑자를 낸 기업은 4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으며, 일부 업체는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 상장사협회 역시 상반기 실적 분석을 통해 "AI 산업의 수익성이 반도체에서 컴퓨팅 인프라, 대형 모델, 산업 응용 분야로 내려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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