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막을수록 돈 쏟는 中” CXMT ‘4F²’ 기반 6세대 D램 시제품 검증 완료, 소부장 자립도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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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지원·제조사 구매로 국산 장비 판로 확보 생산 현장서 성능 검증하며 소부장 기술 보완 장비 조달부터 유지보수까지 자국 공급 기반 강화

중국이 차세대 메모리와 반도체 장비·부품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미국의 수출통제에 대응할 자체 공급망을 확충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D램 시제품 검증을 마친 가운데, 생산에 필요한 노광장비와 핵심 광학부품의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정부가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반도체 제조사들이 국산 장비를 시험·도입하면서 소부장 업체들은 실제 생산라인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을 보완할 기회를 확보했다. 중국은 여기에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 역량까지 더해 미국이 공급을 제한해 온 장비와 기술 지원을 자국 업체들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산화가 진전될수록 중국의 생산 확대를 제약해 온 해외 의존도가 낮아져 제재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CXMT, 6세대 D램 공정 개발 성과 공개
4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4F²(포에프스퀘어)’ 구조를 적용한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의 시제품 검증을 마치고 연말 고객사 샘플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공개한 개발 성과는 4F² 구조를 적용한 6세대 D램 공정 플랫폼의 엔지니어링 샘플 검증 완료다. 엔지니어링 샘플은 정식 제품 출시에 앞서 성능과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시제품으로, CXMT는 실제 웨이퍼에서 핵심 성능이 설계 목표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학술행사에서 소개했던 4F² 기술을 자사 6세대 공정에 적용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연말에는 첫 적용 제품인 서버용 메모리 모듈 ‘DDR5 RDIMM’의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4F² 개발의 핵심은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수직으로 세워 메모리 셀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이는 데 있다. CXMT가 개발한 수직 포위 게이트(VSG) 트랜지스터는 세워진 통로를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로, 전류 제어력을 높이고 누설전류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4F²의 ‘F’는 노광 공정에서 구현하는 최소 선폭이나 간격을 뜻하며, 셀 하나의 면적은 그 제곱의 네 배에 해당한다. 같은 선폭에서 셀 면적을 줄여 웨이퍼에 더 많은 저장 공간을 담겠다는 구상이다. 차오칸위 CXMT 총재는 지난달 10일 학술행사에서 관련 구조와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4F² 관련 공개 특허군을 300개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CXMT는 수직형 트랜지스터와 함께 저장 셀과 주변 회로를 결합하는 제조 공정도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배열과 읽기·쓰기를 제어하는 주변 논리회로를 각각 별도 웨이퍼에 만든 뒤, 미세한 금속 접점을 맞붙이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핵심이다. 두 영역을 따로 제작하면 노광·불순물 주입 조건을 각 영역에 맞게 조정할 여지가 커진다. 저장 셀의 집적도를 높이면서 주변 회로의 작동 성능도 확보하려는 설계다. CXMT는 2019년부터 관련 기술을 자체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접합부의 안정성을 높이는 세부 공정까지 개발 범위를 넓혔다. 올해 4월 공개된 국제특허 출원에는 접합면을 따라 금속 원자가 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확산 방지막을 배치하는 구조와 제조 방법이 담겼다. 서버용 DDR5 RDIMM에는 수직형 저장 셀과 하이브리드 본딩을 함께 적용할 계획이다.
표1. 중국 반도체 산업 자금 지원·국산 장비 도입 현황
| 구분 | 주요 항목 | 내용 |
|---|---|---|
| 국가 자금 지원 | 빅펀드 조성 | 2014년·2019년 설립에 이어 2024년 3기 출범 3기 등록자본 3,440억 위안, 당시 475억 달러 |
| 3기 출자 주체 | 중국 재정부 최대 주주 참여 국가개발은행 계열 투자사·주요 국유은행 출자 | |
| 지원 대상·투자 분야 | 기존 빅펀드: SMIC·화훙·YMTC 등 지원 3기: 반도체 제조장비 중심 투자 | |
| 국산 장비 조달 | 최소 조달 비중 | 공장 신설·증설 시 장비 최소 50% 중국산 조달 요구 2025년 12월 로이터통신 취재로 파악 |
| 적용 방식 | 공개 규정 없이 인허가 과정에서 입찰 자료로 국산 비중 입증 첨단 공정은 공급 여건에 따라 기준 탄력 적용 | |
| 생산라인 적용 | 식각장비 도입 확대 | 나우라: 14나노 공정 공급, 당시 SMIC 7나노 생산라인 시험 중 나우라·AMEC 장비 중국 생산시설 투입 |
中 정부, 반도체 설비 확충부터 장비 개발까지 지원
중국 반도체 업계의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는 것은 정부와 국유 금융기관의 지속적인 자금 공급이다. 중국은 2014년과 2019년 국가 반도체 투자기금인 ‘빅펀드’를 설립한 데 이어 2024년에는 등록자본 3,440억 위안, 당시 475억 달러(약 69조3,500억원) 규모의 3기 펀드를 출범시켰다. 중국 재정부가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국가개발은행 계열 투자사와 주요 국유은행들이 자금을 보탰다. 기존 빅펀드의 지원 대상에는 파운드리 업체 SMIC·화훙과 낸드플래시 제조사 YMTC 등이 포함됐으며, 3기 펀드는 반도체 제조장비를 주요 투자 분야로 삼았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첨단 칩과 장비 조달이 어려워지자 생산시설과 장비 개발에 필요한 자본을 국가 차원에서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온 것이다.
자금 지원과 함께 국산 장비의 판로를 확보하는 정책도 추진됐다.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업체에 장비의 최소 50%를 중국산으로 조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허가 과정에서 입찰 자료로 국산 장비 비중을 입증하게 했으며 첨단 공정에는 공급 여건에 따라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했다. 국내 장비업체가 실제 생산라인에 진입해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할 기회를 확보하도록 유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당시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나우라는 14나노 공정에 식각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SMIC의 7나노 생산라인에서 장비를 시험 중이었다. 이후 나우라와 AMEC의 장비가 중국 생산시설에 투입되면서 식각 분야에서도 국산 제품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화웨이, 노광장비 국산화 투자 확대
장비 국산화 투자는 노광장비 개발과 생산라인 검증으로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노광장비 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SMIC 등 반도체 제조사와의 거래를 주선해 왔다. 장비 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성능을 시험할 생산 현장을 함께 확보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상하이 장비업체 위량성이 공동 개발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도 SMIC와 화웨이 생산라인에서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복잡도가 낮은 반도체를 대상으로 작동 성능을 점검하며, 장기적으로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기 위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광장비 국산화 투자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학부품으로도 이어졌다. 위량성의 일부 시제품이 해외 광학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회로 무늬를 웨이퍼에 정밀하게 투영하는 렌즈의 자체 공급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화웨이의 투자조직 하보와 화웨이가 지원하는 선전위안즈싱훠 펀드가 초정밀 광학부품 업체 푸젠즈치포토닉스에 출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푸젠즈치포토닉스는 2022년 중국 광학소재 업체 캐스테크에서 분사했으며, 모기업인 캐스테크는 레이저용 광학결정을 생산해 ASML과 화웨이에 공급해 왔다. 기존 고객사 납품 과정에서 쌓은 광학소재 기술과 경험을 중국산 노광장비의 핵심 부품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장비 보수·교체 기술 확보 속도
렌즈와 함께 노광용 빛을 만들어내는 광원의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DUV 광원 시장은 일본 기가포톤과 ASML 자회사 사이머가 주도하고 있어, 중국산 노광장비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면 자체 광원 확보가 필요하다. 하보는 이를 위해 중국 광원 개발사 베이징RSLaser에도 투자했다. 베이징RSLaser는 중국 노광장비 제조사 상하이미세전자장비(SMEE)의 기존 DUV 장비에 광원을 공급한 이력이 있다. 화웨이는 노광장비 개발업체에 대한 지원과 병행해 렌즈·광원 업체에도 자금을 배분하며 핵심 부품의 조달 경로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의 소부장 투자는 장비업체의 매출 확대와 기술 축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나우라는 미국의 수출통제로 램리서치의 장비 유지보수가 어려워지자 웨이퍼를 고정하는 핵심 부품인 정전척을 개발해 노후 부품 교체에 대응했다. 장비 도입 이후에도 필요한 보수·교체 기술을 자국 업체가 확보하기 시작한 첫 사례다.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이기정 트리니티팹 대표도 “중국의 반도체 소부장 자립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평가하며 공급망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가 장비업체의 성장 요건으로 꼽은 것은 생산 현장에서 축적하는 실증 데이터다. 장비의 성능과 처리 속도, 비용 경쟁력을 입증할 데이터가 쌓여야 고객사 채택과 후속 공급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이 확대하는 자국 생산라인은 소부장 업체들이 장비를 검증하고 개선 이력을 축적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中 반도체 자립에 美 수출통제도 시험대
중국이 자체 공급망 구축에 매달리는 것은 첨단 장비와 기술에 대한 접근 제한이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직접 제약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 중국 내 16·14나노 이하 비평면 트랜지스터 기반 로직 반도체,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겨냥해 제조장비 수출통제를 도입했다. 중국 기업이 소유한 첨단 공장에 장비를 공급하기 위한 허가 신청에는 원칙적으로 거부하는 심사 기준을 적용했다. 미국인이 해당 공장의 반도체 개발·생산을 지원하는 행위에도 허가를 요구하면서 엔지니어를 통한 기술 지원까지 통제 대상에 넣었다. 제재 직후 미국 장비업체 KLA는 중국 내 첨단 공장에 대한 일부 장비 판매와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CXMT·YMTC·SMIC가 주요 영향 대상으로 거론됐다. 새 장비를 들여오는 일부터 기존 설비의 성능을 유지하는 작업까지 제약을 받으면서 중국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충과 공정 개선에 이중 부담을 떠안았다.
미국은 이후 중국이 장비 성능을 개선하거나 해외 공급업체를 활용해 제재를 우회할 경로도 좁혀 왔다. 2024년 12월에는 식각·증착·노광·계측 등을 포함한 반도체 제조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에 대한 통제를 추가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첨단 장비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구형 장비로 첨단 칩을 제조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까지 통제해 중국의 공정 개선을 압박했다. 미국 기술·부품과 연관된 특정 외국산 제조장비에도 수출통제를 적용하도록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확대했으며, 장비업체와 반도체 공장·투자회사 등 140개 기관·기업을 수출제한 명단에 추가했다. 중국의 생산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장비·소프트웨어 공급업체를 함께 겨냥한 조치다. 미·중 갈등이 없었다면 CXMT와 YMTC가 더 큰 생산능력과 높은 기술력을 갖춰 한국 기업을 압박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한국 메모리 기업이 경쟁 우위를 유지해 온 과정에는 중국의 설비 확장과 공정 전환을 늦춘 수출통제의 효과도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해외 기술 의존도를 겨냥해 온 만큼, 공급망 국산화는 그 압박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 중국의 7나노 이하 첨단 공정 웨이퍼 공급량이 2025~2035년 연평균 46% 증가해, 수요 대비 국내 공급 부족분이 92%에서 34%로 축소될 것으로 추산했다. SMIC의 생산시설 증설과 수율 개선을 전제로 한 수치로, 중국 내 수요를 자국 생산으로 충당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제조장비와 유지보수 부품까지 국내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수입 제한 이후에도 생산을 지속하고 설비를 확충할 여지가 확대된다. 미국과 동맹국이 통제하는 기술·장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제재에 따른 생산 차질을 줄이는 방향으로 중국의 투자와 기술 개발이 맞물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