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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리고 전기차 집중했던 中 정부, 전기차에서도 발 뺀다 “제2 헝다 사태 나오나”

부동산 버리고 전기차 집중했던 中 정부, 전기차에서도 발 뺀다 “제2 헝다 사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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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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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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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 신화 막 내린 중국
시장 논리에 맡겨 옥석 가리기 본격화
AI·반도체 등 신기술에 지원 집중 천명

중국이 15차 5개년 계획에서 전기차를 전략산업에서 제외했다. 과잉 공급과 시장 포화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기술 패권을 넘보던 중국 전기차업계는 이제 성장 신화의 막을 내리고 혹독한 조정기에 들어선 상태다. 이는 무분별한 양적 팽창이 낳은 후유증으로, 중국 정부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정리하고 자원을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첨단 산업으로 재배치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산업 재편은 곧 자본과 인력의 대규모 이동을 의미하는 만큼 전기차 산업에 투입됐던 막대한 자원이 신산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노동시장 불안정과 지역경제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전략산업에서 제외

3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는 중국공산당이 28일 공개한 제15차 5개년규획(계획) 건의문의 주요 전략산업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이 전기차를 전략산업에서 제외한 것은 2010년 발표한 제12차 5개년계획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산업 전략은 중앙정부가 목표를 제시하면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규모 보조금을 통해 새로운 시장 참여자들이 대거 등장하도록 하고 시장에서 이들의 생산물이 소화될 수 있도록 구매 보조금 등을 통한 시장 형성 노력을 병행한다. 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가격이 하락하면 시장 수요가 늘어나고 업체들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업체를 보호해 주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인수합병(M&A)을 통해 일부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도록 유도한다. 태양광 패널을 비롯해 5G 네트워크, 배터리 등이 이런 과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과잉 생산능력이 계속 누적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전략 산업에서 제외한 이번 결정 역시 전기차 산업이 공급 과잉과 시장 포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일찌감치 전기차 세상이 올 것이라 판단하고 오래전부터 자국 전기차 업체에 세제 등 혜택을 몰아줬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09~2023년 전기차 산업에 투입한 보조금 규모는 2,310억 달러(약 320조원)에 달한다. ‘2060년 탄소 중립’ 등 정부의 장기 정책 방향성도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왔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비중을 2025년 20%, 2030년 40%, 2035년 50%로 설정하고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배터리 등 공급망 생태계도 타격

이러한 지원은 BYD 등 세계 1위 기업과 함께 거대한 자국 공급망 생태계를 탄생시켰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2024년 7월까지 전기차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정책 입안자들이 처음 설정한 목표보다 10년 이상 앞선 것이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은 과잉 생산으로 이어졌다. 이에 중국 중앙 정부는 대부분의 보조금을 대폭 축소했고 지방정부도 채무 압박과 재정난으로 인해 전기차 산업에 대한 무차별적인 지원을 중단했다. 2023년 말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경쟁력 없는 전기차 업체는 퇴출시키고, 핵심 기업에만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소규모 업체에 사실상의 사형선고로 작용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두와 자동차 회사 2위 지리가 2021년 함께 설립한 전기차 회사 지웨는 부진한 매출을 이어 가다 파산 직전에 몰렸고, 전기차 스타트업 네타는 작년 말 직원들을 모두 해고한 뒤 문을 닫았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전기차 회사는 13곳이었지만, 올해 들어 16곳의 전기차 회사가 도산했다.

이 같은 도미노 파산은 전기차 제조업체의 붕괴로 끝나지 않고 부품, 배터리, 공급망 생태계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다. 소형 배터리 업체와 모듈 생산업체, 각종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들이 주문 급감으로 줄도산하고 있으며, 일부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벤처캐피털(VC)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2015~2020년 사이 전기차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한 수십 개 VC 펀드는 수익 회수가 어려워지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여기에 기술기업 IPO(기업공개)를 통한 출구전략이 막히면서 투자금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철강·석유화학 지원 중단하고 첨단 산업에 집중

산업에 미칠 파급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서 완전히 손을 놓게 될 경우 부동산 시장 몰락과 동일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부동산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으며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지방정부와 국유은행을 동원해 수조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쏟아부었고, 이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도 대폭 확대했다. 이 같은 지원으로 부동산 산업은 한때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를 전후해 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보이자, 중국 정부가 지원을 중단하고 개발업체의 부채 한도를 규제하는 강력한 정책에 돌입하면서다. 이 때문에 자금난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내몰리는 업체들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업계 1, 2위를 다투던 공룡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파산으로 사라졌다. 이렇게 부동산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졸지에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사실상 ‘정책 의존형 성장’을 이룬 전기차 역시 유동성 흐름이 끊기는 순간 거품이 붕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절반 이상은 거품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중국 국영 매체에서조차 “전기차 대국이라는 착시 뒤에는 ‘산업이 아닌 투기’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자조섞인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글로벌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상황이 녹록진 않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로디움그룹(Rhodium Group)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산업의 해외 투자는 160억 달러(약 22조4,000억원)로, 중국 내 투자액 150억 달러(약 21조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특히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유럽과 미국, 멕시코 등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현지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투자가 즉각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에서는 공장이 수개월 만에 완공되는 반면, 해외에서는 수년이 걸린다.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정치적 변수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투자 프로젝트 중 25%만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내 프로젝트 완공률 45%와 비교할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시장 자율에 맡기는 대신 다른 신산업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맞서 자립이 시급한 AI과 반도체 분야가 대표적이다. 양자기술, 생물제조업, 수소·핵융합 에너지 등도 차기 5개년계획에서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철강과 석유화학, 배터리, 태양광 등의 감산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좀비 기업 퇴출과 노후화한 공장 폐쇄, 지방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 제한 등이 골자다.

관건은 산업 구조 전환에서 겪게 될 진통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전통 제조업에서 신산업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노동시장 불안정과 지역경제의 불균형 심화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국이 전환의 충격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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