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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딥마인드 '펀서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 푼 LLM 공개

[해외 DS] 딥마인드 '펀서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 푼 LLM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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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 세트 문제의 새로운 하한선 제시한 딥마인드의 LLM
펀서치, 수학 함수 생성기 위에 판단·개선용 LLM을 쌓은 다층 구조 
인공지능의 가능성 넓혀, 수학자의 창의성 자극하는 '촉매제'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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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게임 '세트'의 참가자는 모양, 색상, 음영, 기호 수에 따라 카드의 특정 조합을 찾아야 한다/사진=Scientific American

구글의 딥마인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사용해 인류의 가장 어려운 수학 문제 중 하나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펀서치(Search for Mathematical Function, FunSearch)로 알려진 이 모델은 이른바 '캡 세트 문제'(Cap set Problem)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한 것이다. 답이 있는 상태에서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LLM을 사용했던 이전의 실험들과는 확연히 대조적이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수수께끼는 점과 점 사이에 선을 그리면서 점 세 개가 직선을 이루지 않고 얼마나 많은 점을 연결할 수 있느냐를 묻는 극단적 조합론 문제다. 펀서치는 8차원에 걸쳐 512개의 점으로 구성된 솔루션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지금까지 어떤 수학자가 해낸 것보다 큰 집합 규모다. 이 실험의 결과는 지난 14일 네이처(Nature) 저널에 게재됐다.

캡 세트 문제, "n개의 속성으로 식을 일반화하려면?"

캡 세트 문제는 1970년대에 유전학자 마샤 팔코가 개발한 게임에서 발전한 문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점을 연결하는 기하학적 문제기도 하지만 카드 조합 문제로도 풀어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덱(deck)에는 81장의 카드가 들어 있다. 각 카드에는 색상, 모양, 음영이 동일한 기호가 하나, 둘 또는 세 개씩 표시되며, 각 기호의 특징에 따라 세 가지 옵션이 존재한다. 이러한 가능성을 모두 합치면 3 × 3 × 3 × 3 = 81장의 덱이 만들어진다. 플레이어는 카드를 뒤집어 세 장의 카드에서 세트로 불리는 특별한 조합을 찾아내야 하는 방식이다.

수학자들은 뒤집힌 카드의 수가 21장 이상이면 플레이어가 세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5개 이상의 속성을 갖는 더 복잡한 버전의 게임에 대한 해결책도 찾아냈었다. 하지만 속성의 개수를 n개로 확장할 때 뒤집어야 하는 최소 카드 수는 알지 못했다. 즉 n개의 속성이 있고 n이 정수면 카드는 총 3n개지만, 해를 구하기 위해 공개해야 하는 최소 카드 수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이산 기하학 관점으로 문제를 재정의하면 n 차원 공간에서 세 점의 특정 배열을 찾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수학자들은 n이 주어졌을 때, 필요한 '테이블 위의 카드'의 수가 한 공식이 주는 수보다 크고 다른 공식이 주는 수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일반적인 해의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정할 수 있었다.

펀서치는 게임의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카드 세트를 생성하여 새로운 하한(lower bound) = 8을 찾아냈다. 딥마인드의 컴퓨터과학자 알프세인 파우지(Alfsein Fauzi)는 "더 이상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나은 결괏값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펀서치의 문제 해결 과정과 수학자와의 협업 방식

딥마인드 연구팀은 캡 세트 문제를 파이썬(프로그래밍 언어) 코드로 작성했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명시하지 않은 상태로 펀서치에 입력했다. 펀서치는 두 가지 LLM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제가 담긴 코드는 먼저 구글의 건강관리 모델인 PaLM 2를 기반으로 만든 코디(codey)로 전송된다. 코디는 코드를 생성하여 해결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다음 제안된 해결책은 '평가자' 역할을 담당하는 LLM으로 전달되어 환각 증상이 의심되는 코드는 반려하고 정확성이 높은 코드는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펀서치에는 가장 우수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까지 기존 코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자체 개선 루프'가 탑재돼 있다.

딥마인드의 컴퓨터과학자 베르나르디노 로메라-파레데스(Bernardino Romera-Paredes)는 "LLM이 생성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유용한 것은 아니며, 종종 실행조차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펀서치는 잘못된 프로그램을 빠르게 제거하고 올바른 프로그램을 찾아서 갱신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LM은 여전히 결괏값을 설명하거나 이해하는 데 능숙하지 않다. 펀서치는 수학적 함수를 생성하고 검증할 수는 있지만, 그 이면의 논리나 직관은 제공하지 못한다. 다만 연구진은 수학자들이 펀서치가 발견한 코드를 살펴보고 수학적 인사이트를 추출한 후, 이를 펀서치에 대한 입력을 개선하는 데 사용하면 결과가 훨씬 더 개선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동 저자인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수학자 조던 엘렌버그(Jordan Ellenberg)는 "펀서치의 중요 특징 중 하나는 사람들이 LLM이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된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협업 방식을 모델링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수학과 같은 순수학문의 발전을 돕는 용도로 LLM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진전이 있는 연구 결과라고 사료된다.


AI Beats Humans on Unsolved Math Problem

Large language model does better than human mathematicians trying to solve combinatorics problems inspired by the card game Set

The card game Set has long inspired mathematicians to create interesting problems.

Now, a technique based on large language models (LLMs) is showing that artificial intelligence (AI) can help mathematicians to generate new solutions.

The AI system, called FunSearch, made progress on Set-inspired problems in combinatorics, a field of mathematics that studies how to count the possible arrangements of sets containing finitely many objects. But its inventors say that the method, described in Nature on 14 December1, could be applied to a variety of questions in maths and computer science.

“This is the first time anyone has shown that an LLM-based system can go beyond what was known by mathematicians and computer scientists,” says Pushmeet Kohli, a computer scientist who heads the AI for Science team at Google Deepmind in London. “It’s not just novel, it’s more effective than anything else that exists today.”

This is in contrast to previous experiments, in which researchers have used LLMs to solve maths problems with known solutions, says Kohli.

MATHEMATICAL CHATBOT

FunSearch automatically creates requests for a specially trained LLM, asking it to write short computer programs that can generate solutions to a particular mathematical problem. The system then checks quickly to see whether those solutions are better than known ones. If not, it provides feedback to the LLM so that it can improve at the next round.

“The way we use the LLM is as a creativity engine,” says DeepMind computer scientist Bernardino Romera-Paredes. Not all programs that the LLM generates are useful, and some are so incorrect that they wouldn’t even be able to run, he says. But another program can quickly toss the incorrect ones away and test the output of the correct ones.

The team tested FunSearch on the ‘cap set problem’. This evolved out of the game Set, which was invented in the 1970s by geneticist Marsha Falco. The Set deck contains 81 cards. Each card displays one, two or three symbols that are identical in colour, shape and shading — and, for each of these features, there are three possible options. Together, these possibilities add up to 3 × 3 × 3 × 3 = 81. Players have to turn over the cards and spot special combinations of three cards called sets.

Mathematicians have shown that players are guaranteed to find a set if the number of upturned cards is at least 21. They have also found solutions for more-complex versions of the game, in which abstract versions of the cards have five or more properties. But some mysteries remain. For example, if there are n properties, where n is any whole number, then there are 3n possible cards — but the minimum number of cards that must be revealed to guarantee a solution is unknown.

This problem can be expressed in terms of discrete geometry. There, it is equivalent to finding certain arrangements of three points in an n-dimensional space. Mathematicians have been able to put bounds on the possible general solution — given n, they have found that the required number of ‘cards on the table’ must be greater than that given by a certain formula, but smaller than that given by another.

HUMAN–MACHINE COLLABORATION

FunSearch was able to improve on the lower bound for n = 8 by generating sets of cards that satisfy all the requirements of the game. “We don’t prove that we cannot improve over that, but we do get a construction that goes beyond what was known before,” says DeepMind computer scientist Alhussein Fawzi.

One important feature of FunSearch is that people can see the successful programs created by the LLM and learn from them, says co-author Jordan Ellenberg, a mathematician at the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This sets the technique apart from other applications, in which the AI is a black box.

“What’s most exciting to me is modelling new modes of human–machine collaboration,” Ellenberg adds. “I don’t look to use these as a replacement for human mathematicians, but as a force multip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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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언론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오픈AI·MS에 저작권 침해 소송 제기

“기사는 언론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오픈AI·MS에 저작권 침해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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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저작권 무단 활용 데이터 파기해야”
대화 통한 합의 기대했던 오픈AI는 ‘당혹’
AI 정보 습득 과정, 법적 한계 정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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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픈AI

미국 유력 매체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생성형 AI의 학습 정보 출처와 관련해 전 세계 언론사와 창작자들이 저작권 강화를 강조하는 가운데서 시작된 NYT와 오픈AI의 법정 공방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사 무단 사용으로 수십억 달러 손해 발생”

27일(현지 시각)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다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NYT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장을 내고 “오픈AI와 MS는 자사의 저널리즘에 대한 일체의 투자나 보상도 없이 대체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하는 등 ‘무임승차’하려 한다”고 밝혔다. NYT의 기사 수백만 건이 챗GPT 훈련에 무단으로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NYT는 오픈AI와 MS의 무단 복제와 사용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한 만큼 두 회사가 이를 보상하고, 자사의 저작권을 무단 활용한 챗봇 모델과 훈련 데이터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손해배상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NYT는 이어 “독립 저널리즘의 생산과 보호를 게을리한다면, 언젠가는 컴퓨터와 AI가 채울 수 없는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저널리즘이 축소되면 결국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오픈AI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4월 챗GPT와 관련한 저작권 문제로 NYT와 협상을 하다가 결렬된 바 있지만, 추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양측이 원만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린지 헬드 오픈AI 대변인은 “NYT와의 대화가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믿었는데, 갑작스러운 소송 제기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AI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모든 권리를 존중하며, AI 기술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 모델에서 창작자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픈AI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사들과 저작권 관련 계약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지난 7월 AP통신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언론사와의 동행을 시작한 오픈AI는 같은 달 지역 언론 지원 기관인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트와 500만 달러(약 64억3,25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다국적 미디어 그룹 악셀스프링어와 뉴스 사용 계약을 맺었다. 악셀스프링어는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를 비롯해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미국 경제 전문 인터넷신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을 보유한 미디어 그룹이다.

한편 MS는 이번 피소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기도 한 MS는 올해 출시한 AI 비서 코파일럿을 비롯한 다수의 자사 제품에 챗GPT 기술을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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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AI 관계 재정립 초읽기

그동안 언론계에서는 오픈AI를 비롯한 다수의 생성형 AI 개발사들이 AI 모델 학습에 뉴스 콘텐츠를 동의 없이 무단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시해 왔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서는 창작성이 있는 기사를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창작자의 동의 없이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다만 개방된 온라인 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출판물은 ‘공정이용’ 조항에 따라 AI 기술을 훈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AI 개발사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정이용이란 창작자의 허가 없이도 제한적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도서나 논문 등 출판물이 학술연구나 평론에 활용되는 것이 공정이용의 대표적 예다.

업계에서는 이번 NYT와 오픈AI·MS의 법정 공방이 생성형 AI의 정보 습득 과정에 어떤 법적 한계가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나아가 언론 산업과 AI의 관계 재정립에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우리가 발행한 기사들은 NYT가 연간 수억 달러의 비용을 투입해 고용한 언론인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소송을 통해 AI의 학습에 사용된 텍스트와 이미지 등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법적 내용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가 유료 구독형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대표적 매체로 꼽히는 만큼 이같은 행보는 향후 뉴스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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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바람 타고 날아오를까, AI 돌풍에 추락할까? '아트 커머스'의 미래는?

조각투자 바람 타고 날아오를까, AI 돌풍에 추락할까? '아트 커머스'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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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커머스 플랫폼 '난트' 운영사, 두 번째 투자 유치 성공
곳곳에서 '예술품' 공급 증가, 더 이상 고급 취미 아니다?
투자 시장 잡아먹느냐 AI에 먹히느냐, 엇갈리는 미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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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난트

아트 커머스 플랫폼 '난트(NANT)'를 운영하는 콜론30이 씨엔티테크에서 투자를 유치했다고 28일 밝혔다. 2021년 프라이머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한 후 두 번째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아트 커머스의 인기가 점차 벤처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관련 사업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큐레이션·1차 판매·리세일 통합, 아트 플랫폼 '난트'

난트는 작가의 작품 직접 판매가 이뤄지는 1차 시장, 예술품 컬렉터 사이 소장품 재판매(리세일) 시장을 통합한 아트 플랫폼이다. 2022년 서비스 오픈 이후 현재까지 2만5,000여 명의 아트 팬덤과 이머징 아티스트 450명의 작품 1,800여 점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난트 매거진'을 운영, 문화·예술·럭셔리 트렌드 및 국내외 예술 시장과 관련한 큐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난트는 플랫폼 내 판매작에 대한 컨디션 체크, 진위 검증, 작품 보증서 확인 및 발급 등 거래 과정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1차 시장과 리세일 시장이 통합됐다는 특징을 활용, 작가가 난트에서 판매한 작품이 다시 난트에서 재판매될 경우 작가에게 재판매 금액의 3%를 리워드로 지급하기도 한다. 50만원에 판매했던 작품이 500만원으로 재판매될 경우, 500만원의 3%인 15만원의 재판매 리워드가 작가에게 지급되는 방식이다.

박지연 콜론30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아티스트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콘텐츠와 컬렉터를 위한 콘텐츠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잠재력 있는 이머징 작가들을 발굴할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아트 리세일 시장까지 확대해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예술 비즈니스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벤처부터 유통 업계까지, 고개 드는 '아트 커머스'

최근 예술품 거래 및 투자 시장은 각 업계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 분야 사업을 영위하는 벤처기업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일례로 예술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아트라미(ARTRAMI)는 온라인 예술 편집숍 ‘뚜누(Tounou)’를 운영하고 있다. 뚜누는 그림, 사진 등 시각 아티스트의 예술 작품을 일상 제품에 활용·판매하고, 판매 수익을 아티스트와 공유하는 서비스다. 커머스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며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본적인 발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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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롯데마트 송파점 특별 전시/사진=롯데마트

유통 업계에서도 '아트 커머스' 관련 시도를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 등 고소득층 대상 업계를 넘어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까지 예술품 공급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9월 롯데마트는 송파점 2층에서 특별 전시를 진행, 300여 점의 작품을 공개했다. 롯데마트에서 열린 최초의 미술 전시회다. 전시작의 가격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50만~300만원 선에서 책정됐다. 마트 방문 고객의 평균적인 소득 수준을 고려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SSG닷컴도 지난해 5월 전문관을 열고 3만여 종에 달하는 아트 상품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9월 온라인 전시회 ‘아트앤크래프트(Art&Craft)’를 진행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작품들을 자유롭게 감상·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해당 행사에서는 500여 종에 달하는 원화와 한정판 판화, 공예품이 공개됐다. △‘리움 스토어’ 여섯 작가전 컬렉션 △갤러리 ‘아르띠앙서울’의 원화 △한국문화재재단 등의 미술품 굿즈도 입점했다.

괜찮은 투자 상품인가, AI의 먹잇감인가

현재 업계에서는 아트 커머스가 차후 '조각투자'와 시너지를 내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한 이후,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미술품 조각투자 앱 ‘소투’를 운영하는 서울옥션블루는 28일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기초자산 작품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달러 사인(Dollar Sign)’이었다. 같은 달 미술품 조각투자 스타트업 ‘열매컴퍼니' 역시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펌킨’ 조각투자 증권신고서를 재제출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트 커머스 시장의 미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생성 AI의 가파른 성장세에 밀려 시장 전반이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춰 적합한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식이다. 이미지의 주제는 물론 화풍까지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굳이 돈을 들여 작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얼마든 '직접' 원하는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지난 10월에는 AI가 원작자 동의 없이 다른 작가의 그림을 학습했더라도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은 켈리 매커넌, 칼라 오티즈, 사라 앤더슨 등 3명의 예술가가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생성 서비스 전문 스타트업인 스태빌리티AI·미드저니·데비안아트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원본 작품을 직접 참조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상 아트 커머스 업계에는 치명적인 판례다.

이처럼 아트 커머스에 대한 업계 전망은 치열하게 엇갈리는 추세다. 현시점에 아트 커머스는 예술 작품의 가치를 앞세워 훌륭한 투자 수단으로 등극할 수도 있고, 생성 AI 열풍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불투명한 시장이다. 시장의 미래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 속, 투자 유치에 성공한 난트는 과연 시장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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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콜 차단' 동의의결 기각,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 선다

카카오모빌리티 '콜 차단' 동의의결 기각, 결국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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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의결 실패한 카카오모빌리티, 경쟁사 '콜 차단' 혐의 못 벗었다
차후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본격화 예정, 또다시 '법적 공방'
'콜 몰아주기' 검찰 고발에 공정위 심의까지, 겹악재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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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관련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했다. 카카오의 시정방안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100억원 규모 자진 시정방안을 앞세우며 '원만한 해결'을 기대하던 카카오모빌리티는 결국 차후 제재 수위에 대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이미 콜 몰아주기 논란 및 검찰 고발로 막심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또다시 무시할 수 없는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콜 차단' 혐의 동의의결 신청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차단'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경쟁 택시 플랫폼 우티(UT), 타다 가맹본부가 영업비밀 제공을 요구하는 제휴 계약 체결 요구에 불응하자, 소속 택시 기사들에 대한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 일반호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혐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앱 시장 점유율이 9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사 가맹 택시 기사들은 콜 차단 이후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플랫폼 시장의 특성 및 카카오모빌리티의 영향력을 고려,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사 가맹 택시를 서비스에서 배제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진입 제한 또는 경쟁 사업자 배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과징금 부과 조치와 검찰 고발 내용이 담긴 심사 보고서를 보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10월 19일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자진 시정방안을 제시했다.

동의의결제도는 사업자가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경쟁당국이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타당성을 판단,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카카오의 시정방안에는 우티 소속 택시 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제공하고, 경쟁사 가맹 택시 기사라는 이유로 콜을 중단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도 △경쟁사 가맹 본부와 제휴 계약 체결 등을 통한 거래 질서 개선 △영업비밀 등의 정보 수신 금지 △100억원 규모 택시단체 성장 지원 등이 시정방안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의의결안 기각, 카카오모빌리티 '사면초가'

하지만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시정방안이 '기각'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공정위는 사건 심의를 거쳐 카카오모빌리티의 위법 여부 및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는 사건을 조기에 매듭짓고 가맹 택시 기사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동의의결안을 마련했으나, 받아들여지지 못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동의의결안이 기각되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아직 '콜 차단' 이전 발생했던 '콜 몰아주기' 관련 혐의를 벗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만 콜을 몰아줬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과징금 271억2,000만원 처분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불복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 행정소송과 시정명령에 대한 가처분 소송에 착수한 상태다.

이후 지난 19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의무 고발 요청 심의위원회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콜 몰아주기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만 끝낼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중기부는 법 위반 행위로 공정한 경쟁 질서를 해치고, 전국 비가맹 택시 수입에 막대한 피해를 준 점을 고려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지배력 악용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전망에는 본격적인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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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빈자리 꿰차 스트리밍 업계 장악하려는 '치지직', 진짜 적수는 유튜브다

트위치 빈자리 꿰차 스트리밍 업계 장악하려는 '치지직', 진짜 적수는 유튜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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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오픈 베타 개시
내년 국내 서비스 종료하는 '트위치' 대체하나
유튜브 장벽에 가로막힌 치지직, 경쟁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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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지난 19일 베타 서비스를 개시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초기 반응이 심상찮다. 베타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26만 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후 이용자 수가 소폭 감소했지만 20만 명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치지직이 한국 사업 철수를 예고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꿰차고 스트리밍 업계에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다. 트위치 이탈 인원 대다수가 유튜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치지직이 유튜브에 대항해 시장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초반 이슈몰이에 성공한 네이버의 야심작 '치지직'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선보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 테스트 첫날인 지난 19일 DAU(일간활성화이용자수)는 약 26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트위치(73만 명), 아프리카TV(61만 명)의 약 40% 수준이다. 서비스 개시 이튿날인 20일에는 구글 플레이와 iOS 앱스토어에서 실시간 인기차트 1위를 달성했으며, 베타 테스트 참여를 신청한 스트리머 규모도 1,000명을 넘어섰다. 

반면 치지직 출시 이후 동종업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와 트위치의 이용자 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1일 트위치의 DAU는 약 68만 명으로 집계 29일 만에 70만 명을 밑돌았으며, 같은 날 아프리카TV의 DAU는 약 58만 명으로 집계 22일 만에 60만 명대가 무너졌다. 다만 연휴 기간인 23일부터는 재반등해 기존 DAU 수준(트위치 70만 명대, 아프리카TV 60만 명대)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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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웹툰 작가이자 스트리머인 이말년(침착맨)씨가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동시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침착맨 유튜브 캡처

트위치 대체한다는 치지직, 유튜브 '공룡'에 전망 어두워

본격적으로 게임 스트리밍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네이버는 내년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한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빈자리 메우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실제로 치지직은 내년 2월 27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 이용자들을 위해 ‘치지직-트위치 구독 기간 이어가기’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의 구독 기간을 치지직에 이관할 수 있으며, 구독자 이모티콘과 배지를 연동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게임 스트리밍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 서비스 강화,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 등 플랫폼 업그레이드도 단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치지직이 트위치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트위치의 스트리머들은 기본적으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방송을 동시 송출하고 있다"며 "트위치가 종료된다면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낯선 치지직에 적응하는 것보다 익숙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게 훨씬 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위치 시청자 역시 컨텐츠가 현저히 부족한 치지직보다는 검증된 유튜브로 옮겨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치지직이 유튜브에 대항해 게임 스트리밍 업계를 장악하려면 치지직 만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치지직이 스트리밍 업계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려면 필연적으로 유튜브와 경쟁해야 한단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말 트위치에서 일시적으로 동시송출 제한 정책을 펼치자 대다수 스트리머들은 국내 점유율 2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아니라 '유튜브'로 향했다. 당시 유명 웹툰 작가이자 스트리머인 이말년(침착맨)씨 역시 트위치에서의 마지막 방송에서 "앞으로 트위치가 아닌 유튜브에서만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튜브 이외에 대안이 없다. 유튜브가 가장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높은 플랫폼 인지도, 시청자와의 소통 용이성, 수익 시스템, 서버 안정성 등 유튜브의 장점이 아프리카TV의 장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치지직의 과도한 내부 운영 규칙도 업계 장악의 걸림돌이다. 앞서 치지직은 서비스 운영 정책을 어긴 이용자에게 네이버 서비스 전 영역에서의 서비스 영구 제한 조치를 부과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치지직에서 정책 위반이 적발되면 네이버 페이, 카페, 블로그, 메일, 쇼핑 등의 타 서비스에서도 같은 제재를 받게 된단 얘기다. 이에 누리꾼들은 "게임 스트리밍은 특성상 욕설, 비방 등 말의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리스크를 안고 누가 치지직을 보겠나", "페이 서비스도 있는데 이렇게 정지해도 되나", "순활동자 감소할 듯"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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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㉑결제 모듈을 분리해야 보안, 속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개안뽑] ㉑결제 모듈을 분리해야 보안, 속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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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모듈이 서비스와 결합되어 있으면 해킹 당했을 때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최소한 결제 부분이 분리되어야 해킹 당해도 소비자 피해는 막을 수 있어서 분리는 필수
결제 기능 분리하니 속도 개선, 관리 개선, 운영 개선까지 함께 따라와
이미 플러그인들이 다 나와있어서 분리 작업도 긴 시간 쓰지 않아도 됐음

워드프레스로 만든 웹페이지를 통째로 갈아엎고 다시 만든 적은 많지만, 서비스 페이지를 만들었다가 포기하거나 다시 뜯어고친 적은 10번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 가장 가볍게 잘 돌아갔던 페이지를 고르라면 당연히 글 100개 남짓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파비블로그고, 가장 불만이 많았던 페이지는 내가 직접 만든 경우는 파비클래스 시즌1, 개발이 만든 페이지는 SIAI 홈페이지다.

불만이 많았던 페이지들은 공통적으로 각종 기능들이 많이 붙어있었는데, 워드프레스라는 서비스 자체가 플러그인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서비스가 무거워진다. 웹사이트 로딩 속도만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관리 자체가 총괄적으로 다 느려지기 때문에,

  • 최대한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플러그인을 골라야
  • 플러그인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각종 셋팅 조정을 해야

한다. 아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봐야 하는 수 많은 문서가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반인들이 워드프레스를 이용한 웹사이트 제작을 망설이는 것이리라.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결제 모듈 분리 - 보안, 속도 문제의 작은 해결책

개발자들을 다 내보내고, 우리 회사 웹서비스들을 직접 하나하나 다 만들면서 내가 느낀 것은, 워드프레스에 대한 각종 비난, 비판에 대응하려고 수 많은 문서들을 이미 서비스들이 만들어놨고, 그걸 단순히 적용만해도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너무 정보를 찾는데 인색하다는 것이었다. 개발자들 용어로 '바닐라 (Vanilla) 상태', 즉 아무것도 손을 안 댄 상태에서 모든 게 잘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당장

  • '딥러닝이 무조건 제일 좋은거 아닌가요?',
  • '제일 좋은 딥러닝 놔두고 왜 통계학 배워야하나요?'

처럼 뭔가 지적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들이 연상된다.

학생들에게 데이터 상황에 맞게, 풀어야 하는 문제에 맞게, 주어진 데이터와 모델을 어떻게 뜯어고쳐야하는지를 끊임없이 가르쳐서 학위를 주는 대학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서비스 상태에 맞게 워드프레스를 조금씩 보완해야한다는 설명은 그렇게 새롭게 들리지 않는다. 당연한 것 아닌가? 모든 곳에 공통적으로 다 적용되는 만능 해결사, 즉 '자동화'에 대한 맹렬한 갈망이 있는 공돌이들이 아니라면, 사람마다 다 선호가 다르고, 회사마다 사정이 다 다르고, 결국 고객과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결제 모듈, 특히 정기 결제 모듈을 붙이면서 내가 가장 고민했던 내용은 결제 웹사이트 분리였다. 이미 해킹을 여러차례 당했고, 정기 결제 시스템을 돌리던 중간에 또 해킹을 당하면 회사 손해가 막대한 것은 둘째 문제고 자칫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도 컸기 때문이다. 최소한 서비스 페이지가 해킹을 당하는데서 막을 수 있으면, 결제 서비스가 살아있으니, 서비스는 복구만 하면 문제가 크게 커지기 전에 막을 수 있다. 결제 페이지 보안만 몇 배로 더 강화하고, 서비스 백업을 좀 더 자주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1월 말, 2월 초 당시에 개발자들이 네이버/카카오 소셜 로그인 연동도 제대로 못 하고 있던 시절, 결제 모듈을 파비뉴스 대신에 파비페이로 만들어서 붙여넣고, 파비뉴스와 파비페이 연동을 시키면 안 되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분들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그렇게 모를 때는 그간 경험상 학습하는데 장시간을 쓸 것 같아서 결국 포기를 했었는데, 이번에 내가 이 부분에 쓴 시간은 2일, 그 후 웹사이트 속도 개선을 위한 캐시와 충돌일어나는 문제 보완, 파비페이 페이지 디자인 등등에 쓴 시간을 모두 포함해서 추가 1주일을 더 쓰지는 않은 것 같다.

그간 개발자들을 뽑아서 쓴 경험을 미뤄봤을 때, 나보다 몇 배의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못했을 것이라고 꽤나 확신할 수 있다. RESTful API가 만들어져 있고, Webhook 연동만 하면 되는데, 이게 그렇게 경력직 개발자들의 표정을 얼어붙게 할만큼 어려운 일들이었나?

변경서버_After_202312
변경서버_After_202312

결제 모듈이 분리된 서비스, 원래는 개발자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서비스

예전에 어느 영어권 서비스 개발자들이 영어권 커뮤니티인 Reddit에서 갑론을박을 벌인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워드프레스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결제 연동 플러그인인 '우커머스(Woocommerce)'가 웹사이트를 너무 느리게 하는 주 원인이고, 해킹 당하면 DB에 있는 모든 정보를 빼갈 우려가 있으니까 워드프레스를 쓰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 댓글이 있었다.

반박 댓글에서 그럼 독립적인 웹사이트 하나를 더 만들고, 웹서비스/DB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하고, DB에 글을 쓰는 기능이 있는 모든 플러그인을 결제 웹사이트에서 없애버리면 되지 않냐는 답변을 본 적이 있다.

그럼 실제 서비스에 설치한 어느 플러그인이 해킹을 당해도 결제 정보까지 외부로 유출되는 일은 없을 거란다.

같은 정보가 실제로 한국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통용되고 있나 싶어서 구글 검색을 해 보면, 한국에서도 개발자들이 계속 서비스가 기능이 많아지고 콘텐츠가 많아져서 DB가 무거워지는 것이 부담이라는 개발자 커뮤니티의 글이 있고, 결국에는 결제 기능을 분리해야 서비스 속도는 물론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는 댓글도 볼 수 있다.

즉, 위의 내용은 특별히 뭔가 고급 지식이 아니라, 개발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상식이었던 것이다. 근데 왜 그렇게 당황하고 충격먹은 표정이었을까? 왜 일을 시켜놓으면 '공부'하는데만 족히 1달은 넘게 걸릴 것 같은 표정이었을까?

영어권에 검색을 해보면 멤버십 서비스 운영을 돕는 대부분의 플러그인들이 우커머스 연동을 안 해 놨다. 아마 따로 부가 수수료를 달라고 했기 때문일 것 같은데, 덕분에 우커머스와 멤버십 서비스들을 연동해주는 각종 플러그인들이 이미 나와있고, 위에서 설명한대로 대부분은 워드프레스의 RESTful API를 이용해 Webhook 연동을 해주는 방식이다.

여느 기능과 마찬가지로, 연간 100~200달러 남짓을 내면 코드 한 줄 안 치고도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들이 나온지 이미 몇 년이 지난 상태, 서비스들이 이미 '검증'이 다 된 상태인 것이다.

누워 잠들기 전에 검색 몇 번을 해 보고는 위의 정보를 얻으면서, 역시 개발자를 뽑을 필요가 없었다는 확신을 또 갖게 됐다.

보안 문제, 속도 문제, 관리 문제, 운영 문제......

워드프레스 멀티사이트에 올려놓은 서비스 중 현재 돌아가는 서비스가 15개, 내년 말까지 돌리려고 하는 서비스는 30개가 넘는다. 만약에 결제 기능이 필요한 모든 사이트에 우커머스를 설치했으면, 결제 관련해서 장부정리를 해야할 때마다 모든 사이트들을 들락날락거려야 했을 것이다.

근데 이렇게 1개 서비스에 모아놓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상품 이름만 바꿔서 검색하면 끝이다. 분리된 상황이었으면 최소한 각각의 우커머스 DB를 읽어와서 결합하는 SQL문을 하나 작성해서 갖고 있었어야 하고, 우커머스 특수 기능으로 플러그인을 하나 사면, 모든 사이트에 적용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1개가 아니라 수십개를 사야했다.

보안 이슈도 모든 사이트에 다 적용해야했고, 모든 사이트가 우커머스 결제 모듈 때문에 느려지는 것도 다 고민해야했고, 기자, 편집자, 총괄 관리자 등등에게 적용되는 권한들도 다 수정을 해야했다. 콘텐츠 총괄 관리자가 굳이 우리 결제 금액을 볼 수 있도록 열어줄 필요는 없지 않나?

근데 이렇게 웹사이트를 아예 분리해버리면 위의 모든 문제들이 깔끔하게 해결된다. 어차피 결제가 하루 수만, 수십만건 일어나는 서비스도 아닌데, 괜히 설치가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비스를 무겁게 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속을 썩힐 필요도 없고, 관리하고 싶으면 독립된 결제 서비스에만 들어가보면 되는 구조가 됐다.

한국에서 결제가 많은 서비스를 하고 있었으면 스타트업 대상으로 소형 결제 모듈 서비스 등록할 수 있도록 열어준 금감원 규정을 이용해서 아예 결제 모듈을 공식 서비스로 등록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런 회사가 아니니까 이 정도에서 손을 놓을 생각이다. 차라리 결제 모듈에 부가 기능을 더 넣어서 사용자 경험을 더 개선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코드 한 줄 안 치고 이런 문제들을 다 해결할 수 있도록 이미 글로벌 솔루션들이 다 나와있는데, 이걸 왜 Step1부터 막히는 개발자들에게 시켰을까? 조금만 더 열심히 읽고 찾아봤으면 매년 수억원의 개발자 급여를 아낄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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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계 시류 변화 뒤쫓는 홈쇼핑, TV에서 모바일로 '업계 대이동'

유통 업계 시류 변화 뒤쫓는 홈쇼핑, TV에서 모바일로 '업계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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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수요 급감으로 휘청이는 홈쇼핑, 생존 전략 찾아 삼만리
모바일 커머스·자체 예능 콘텐츠에 총력, 젊은 소비자 눈길 끈다
모바일 콘텐츠가 TV에도 나온다? 판매 플랫폼 '구분선' 흐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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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홈쇼핑 4개사(GS·CJ·롯데·현대)가 '탈(脫)TV'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V 시청 수요가 급감하는 현 시장 추세에 발맞춰 본격적인 수익 구조 전환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라이브 방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등을 강화하며 변화에 발을 맞추고 있다. 시류에 따른 '시장 격변'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홈쇼핑 업계 내 플랫폼 경계가 본격적으로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TV 밖에서도 만나요" 홈쇼핑 업계의 대변신

최근 주요 홈쇼핑사는 모바일 전환과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GS샵은 새해부터 '모바일 시프트 2.0'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고객 주문 방법을 모바일로 확장하는 한편, 자체 콘텐츠에 힘을 실어 모바일-TV 채널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식이다. 모바일 시프트 2.0과 함께 등장한 신규 서비스 '숏픽'은 GS샵이 보유한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 등을 1분 내외로 짧게 편집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다.

CJ온스타일은 '원 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원 플랫폼은 TV,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등 멀티채널 등을 결합해 입점 브랜드사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전사 전략 체계다. CJ온스타일은 '브티나는 생활', '잘사는 언니들' 등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육성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후 모바일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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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온스타일의 라이브 커머스 '브티나는 생활'/사진=CJ 뉴스룸

현대홈쇼핑은 예능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을 유인, 모바일 플랫폼으로 연계하는 '원 소스 멀티채널' 전략에 힘을 싣는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홈쇼핑은 자체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를 론칭했다. '앞광고제작소' 채널에는 특정 상품에 대한 가격을 협상하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 업로드된다. 업계 최초의 딜커머스 콘텐츠다. 앞광고제작소에서 할인율이 결정되면 이후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라'에서 할인가에 상품이 판매된다.

롯데홈쇼핑 역시 유튜브, 라이브 커머스, SNS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생일자리'를 수료한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상품 판매를 진행하는 '크크쇼핑', 스몰 브랜드 전용 모바일 생방송 '와디즈콜렉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체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는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하는 먹방 예능 ‘맛나면먹으리’ △아이돌 그룹 ‘에이비식스(AB6IX)’ 이대휘의 예능 토크쇼 ‘이대휘파람’ △방송인 강남의 혜택 협상 예능 ‘강남의 덤덤’ 등을 선보이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무너지는 플랫폼 경계, 시대가 변했다

홈쇼핑 업계의 '모바일 전환' 시도는 시장 내 플랫폼 경계를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가 TV홈쇼핑으로 '역진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CJ온스타일의 라이브 커머스 프로그램 '브티나는 생활'은 지난해 TV 홈쇼핑에서 송출되며 역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모바일 전용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TV 채널에서 동시 송출된 업계 최초 사례다.

이후 CJ온스타일은 라이브 커머스 프로그램 ‘엣지쇼’를 TV홈쇼핑으로 선보였다. 이 역시 모바일용 라이브 방송을 TV홈쇼핑으로 송출하는 역진출 형식이다. TV 화면에는 모바일과 유사한 채팅창 인터페이스가 노출되고, 소비자들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시청하듯 수많은 채팅 메시지를 등록한다. 플랫폼 경계를 넘나들며 '실시간 소통'을 강조, 편견 없는 소비를 즐기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홈쇼핑 업계 전반에 '원 플랫폼(One platform)' 기조가 녹아들고 있다고 본다.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원 플랫폼 전략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이커머스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추며 유통 업계의 중심축 자체가 이동하는 가운데, 과연 홈쇼핑 업계는 성공적으로 시류를 따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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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검색엔진, 가짜뉴스에 대한 믿음 증폭시켜 (2)

[해외 DS] 검색엔진, 가짜뉴스에 대한 믿음 증폭시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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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은 사람들의 믿음을 바꿀 수 있으며, 특히 검색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 쉽게 믿어
구글 등 기술회사는 잘못된 정보 유포를 막으려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어
정확한 정보 검색 방법 교육, 다양한 이해관계자 협력 등 종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해외DS] 검색엔진, 가짜뉴스에 대한 믿음 증폭시켜 (1)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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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과 같은 기술 기업들이 잘못된 정보를 억제하기 위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허위 정보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가 희박한 '데이터 공백'(data voids)에서 문제가 악화된다. 악의적인 메시지를 퍼뜨리려는 사람들은 종종 데이터 공백을 의도적으로 이용하여 주류 미디어를 우회할 수 있는 용어를 만들어내고, 해당 용어가 음모론적 유행어로 발전할 때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반복하여 더 많은 오보를 생산한다.

구글 대변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전했다. 예를 들어 구글은 뉴스 속보 내용이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아직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는 경우, 일부 검색 결과에 경고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뉴스 속보나 새로운 주제의 경우 가장 먼저 게시된 정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공백을 악용하는 콘텐츠의 노출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 문제는 모든 검색 제공업체의 지속적인 도전 과제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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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만한 출처가 확인되지 않거나 해당 검색 주제의 내용이 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을 때 경고 알림이 표시된다/출처=구글

검색으로 인한 판단 변화, 정량적 평가 첫 시도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미국 뉴욕대 사회미디어·정치센터의 전무이사 제브 샌더슨(Zeve Sanderson)은 검색 엔진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들르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검색 결과를 기준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편향적으로 형성되거나 거짓 정보에 대한 잘못된 신뢰가 쌓이면 사회적 파급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이유다. 이러한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평가한 과학적 연구는 많지만, 검색 엔진에 초점을 맞춘 정량적 평가는 거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구는 검색이 사용자의 신념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유용한 방법을 제시했다. "저의 최근 정성적 연구가 제안한 바를 누군가 정량적으로 입증한 것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메리맥대학의 커뮤니케이션·미디어 조교수인 멜리사 짐다스는 말했다. 2020년 그녀는 '가짜 뉴스: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와 허위 정보에 대한 이해'를 공동 편집한 바가 있다. 그녀는 많은 인터뷰를 통해 알아낸 검색엔진의 특별한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는 정보를 검증하기 위해 검색엔진을 자주 사용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잘못된 정보가 정당성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연구의 실험적 설정 한계와 가짜뉴스 확산 방지 위한 공동 노력 촉구

그러나 이번 연구에도 한계가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컴퓨터·정보과학 조교수인 다나에 메타사는 실험적 설정으로 인해 이 연구가 뉴스를 평가할 때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모든 참가자에게 검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선택권이 주어졌다면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전문 팩트체커들조차도 일부 기사에 혼란을 느꼈다고 스탠퍼드대학의 역사교육그룹 책임자이자 온라인 허위 정보 퇴치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리터러시커리큘럼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조엘 브레이크스톤은 말했다. 팩트체커들이 기사를 분류하는 방법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팩트체커들의 판단이 엇갈린 기사의 경우, 검색이 참가자들의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이 증가한 효과 중 일부는 검색 결과의 영향이 아니라 단순히 혼란스러운 정보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이크스톤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출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도록 권장하는 '측면 읽기'(lateral reading) 같은 기법은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팩트체크 기법을 배운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은 비전문가들보다 주어진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짧고, 기사를 띄운 탭 옆에 새로운 탭을 추가하여 검증 자료를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밝힌 것처럼 용어의 함정을 피하고 검색어를 다양화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따라서 온라인 정보 탐색에 대한 안내는 앞으로 단순히 검색하라고 말하는 대신, 검색 방법과 검색 대상에 대해 훨씬 더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개인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위한 전략을 넘어, 기술 기업과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정부 지도자들이 협력하여 가짜 뉴스의 유입을 줄이기 위한 유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결책이나 완벽한 '구글' 전략은 없으나 더 나은 정보 생태계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Search engines are often people’s first and most frequent pit stops on the Internet, says study co-author Zeve Sanderson, executive director of New York University’s Center for Social Media and Politics. And it’s anecdotally well-established they play a role in manipulating public opinion and disseminating shoddy information, as exemplified by social scientist Safiya Noble’s research into how search algorithms have historically reinforced racist ideas. But while a bevy of scientific research has assessed the spread of misinformation across social media platforms, fewer quantitative assessments have focused on search engines.

The new study is novel for measuring just how much a search can shift users’ beliefs, says Melissa Zimdars, an assistant professor of communication and media at Merrimack College. “I’m really glad to see someone quantitatively show what my recent qualitative research has suggested,” says Zimdars, who co-edited the book Fake News: Understanding Media and Misinformation in the Digital Age. She adds that she’s conducted research interviews with many people who have noted that they frequently use search engines to vet information they see online and that doing so has made fringe ideas seem “more legitimate.”

“This study provides a lot of empirical evidence for what many of us have been theorizing,” says Francesca Tripodi, a sociologist and media scholar at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People often assume top results have been vetted, she says. And while tech companies such as Google have instituted efforts to rein in misinformation, things often still fall through the cracks. Problems especially arise in “data voids” when information is sparse for particular topics. Often those seeking to spread a particular message will purposefully take advantage of these data voids, coining terms likely to circumvent mainstream media sources and then repeating them across platforms until they become conspiracy buzzwords that lead to more misinformation, Tripodi says.

Google actively tries to combat this problem, a company spokesperson tells Scientific American. “At Google, we design our ranking systems to emphasize quality and not to expose people to harmful or misleading information that they are not looking for,” the Google representative says. “We also provide people tools that help them evaluate the credibility of sources.” For example, the company adds warnings on some search results when a breaking news topic is rapidly evolving and might not yet yield reliable results. The spokesperson further notes that several assessments have determined Google outcompetes other search engines when it comes to filtering out misinformation. Yet data voids pose an ongoing challenge to all search providers, they add.

That said, the new research has its own limitations. For one, the experimental setup means the study doesn’t capture people’s natural behavior when it comes to evaluating news says Danaë Metaxa, an assistant professor of computer and information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The study, they point out, didn’t give all participants the option of deciding whether to search, and people might have behaved differently if they were given a choice. Further, even the professional fact-checkers that contributed to the study were confused by some of the articles, says Joel Breakstone, director of Stanford University’s History Education Group, where he researches and develops digital literacy curriculums focused on combatting online misinformation. The fact-checkers didn’t always agree on how to categorize articles. And among stories for which more fact-checkers disagreed, searches also showed a stronger tendency to boost participants’ belief in misinformation. It’s possible that some of the study findings are simply the result of confusing information—not search results.

Yet the work still highlights a need for better digital literacy interventions, Breakstone says. Instead of just telling people to search, guidance on navigating online information should be much clearer about how to search and what to search for. Breakstone’s research has found that techniques such as lateral reading, where a person is encouraged to seek out information about a source, can reduce belief in misinformation. Avoiding the trap of terminology and diversifying search terms is an important strategy, too, Tripodi adds.

“Ultimately, we need a multipronged solution to misinformation—one that is much more contextual and spans politics, culture, people and technology,” Zimdars says. People are often drawn to misinformation because of their own lived experiences that foster suspicion in systems, such as negative interactions with health care providers, she adds. Beyond strategies for individual data literacy, tech companies and their online platforms, as well as government leaders, need to take steps to address the root causes of public mistrust and to lessen the flow of faux news. There is no single fix or perfect Google strategy poised to shut down misinformation. Instead the search contin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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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인 나라? 인재들의 나라!” 인텔, 이스라엘에 반도체 공장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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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제조 공장 팹28 증설
2028년 가동, 수천 개 일자리 창출 기대
‘글로벌 파운드리 2위 도약’ 야심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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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얏 갓 웨이퍼 제조 공장 증설 조감도/사진=인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전쟁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지를 신설한다. 인텔은 올해 미국을 비롯해 독일,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생산 시설을 신설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2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인텔이 이스라엘의 우수한 과학 인재를 영입해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가자지구에서 불과 ‘42km’ 키르얏 갓 공장 증설

26일(현시 지각) 이스라엘 정부는 인텔과 함께 250억 달러(약 32조3,625억원)을 투자해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는 소식과 함께 전체 투자금의 12.8%에 해당하는 32억 달러(약 4조1,418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 규모는 이스라엘에서 단일 기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인텔은 이스라엘 남부에 위치한 키르얏 갓에 있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제조 공장을 확장한다. 키르얏 갓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가자지구에서 약 42km 떨어진 곳으로, 인텔은 이곳에서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칩을 생산하는 ‘팹28’ 공장을 운영 중이다. 차세대 공정 생산을 수행할 추가 공장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확장에 나선다.

인텔의 이스라엘 사업은 1974년에 시작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현재 4개의 이스라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사업장에서 고용 중인 직원은 약 1만1,7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인텔 제품의 수출액은 90억 달러(약 11조 6,469억원)로 전체 하이테크 수출 중 5.5%를 차지한다.

인텔은 지난 6월 상반기 “2024년까지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2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2위 기업은 삼성전자로, 인텔을 삼성전자를 추월하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하이 NA EUV(극자외선) 노광(빛을 쏴서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작업)장비를 최우선 확보하기도 했다. 하이 NA EUV는 2나노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의 핵심 장비로 파운드리 업계의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위해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텔을 올해에만 독일 마그데부르크 등에 300억 유로(약 42조8,355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 2곳을 증설할 계획을 밝혔으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도 46억 달러(약 5조9,528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알렸다. 미국에서도 기존 운영 중인 오하이오, 애리조나 공장 등에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탄력적 공급망 육성 계획의 일부, 일자리 수천 개 창출할 것”

전 세계적 공장 증설에 한창인 인텔이 각종 지정학적 위험 요소가 산적한 이스라엘에까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우수한 기술 인력을 유입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발한 창의력과 독창성을 갖춘 기술 인재들의 나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기관 중 하나인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를 비롯해 테크니온공대, 히브리대학, 벤구리온대학 등 유수의 연구 기관을 거친 유능한 인재들이 넘쳐나는 곳으로 꼽힌다.

이들 연구 기관은 저마다 특화된 학업 제도 운영을 통해 이스라엘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는 청소년 대상 과학교육을 통해 기초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으며, 테크니온공대는 철저한 학업성취도 감시제를 운영하면서도 학생들의 실용적 연구를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벤구리온대학은 이스라엘 국방부(IDF)와 손잡고 군 복무를 앞둔 청년들이 국방부 산하 정보·컴퓨터부대에 배치돼 군 복무와 학위 과정을 동시에 밟을 수 있도록 했다. 히브리 대학 역시 군 복무와 학위과정을 같이 할 수 있는 과학부대 개설을 앞두고 있다.

인텔은 이번 이스라엘 키르얏 갓 공장 증설을 통해 2035년까지 수천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 관계자는 이와 함께 “키르얏 갓 공장 확장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추진 중인 투자와 함께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 육성 계획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공장 확장 외에도 향후 10년간 이스라엘 공급 기업으로부터 600억 셰켈(약 21조 4,002억원) 상당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예정이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전 세계가 반도체 설비 유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이스라엘이 악의 세력과 무력 충돌을 이어 가고 있는 시점에 결정된 이번 투자는 이스라엘의 기술과 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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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건 없고 나갈 건 많다? 트위치, 밑 빠진 독에 '망 사용료' 붓기

버는 건 없고 나갈 건 많다? 트위치, 밑 빠진 독에 '망 사용료' 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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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철수 공표한 트위치, 원인은 막대한 망 사용료?
지난해 매출 21억원에 그쳐, '북미 2배' 망 사용료 내기엔 역부족
자체 수익원 부재로 실적 부진 이어져, 거대 사업자의 쓸쓸한 퇴장
트위치_v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의 국내 사업 철수 원인이 '수익성'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위치가 내세운 '망 사용료' 문제는 어디까지나 철수의 부수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관련 업계에서는 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음에도 불구,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해 망 사용료 부담에 짓눌려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위치가 물러난 건 '망 사용료' 때문이다?

트위치의 표면적인 한국 사업 철수 원인은 ‘망 사용료 부담’에 있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CP)가 통신사업자(ISP)가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다. 트위치,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경우 여타 서비스에 비해 발생 트래픽이 많으며, 그만큼 망 사용료 부담이 막대한 편이다. 실제 국내 전체 망 트래픽 중 동영상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지난 6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을 통해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고 밝혔다. 여타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 역시 “망 이용료 비용 때문에 한국 시장이 성장하고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망 사용료 사격'에 나섰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트위치 한국 사업 철수와 아마존이 국내에서 지급하고 있는 망 이용 대가를 언급, “통신사의 과도한 망 이용대가 요구로 인해 해외 CP가 철수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에 따르면 아마존 웹 서비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은 한국이 시간당 324원, 북미가 181원 수준이다. 한국의 망 사용료 부담이 북미 대비 2배가량 높은 셈이다.

"망 사용료도 못 낸다" 부진한 트위치 매출

업계 일각에서는 '망 사용료'가 어디까지나 철수의 구실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 모델 한계에 직면한 트위치가 망 사용료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발을 뺐다는 것이다. 트위치는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52%(11월 기준)를 점유하는 거대 사업자이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 매출은 21억원에 그친다. 서비스 규모에 비하면 초라한 수익이다.

반면 스트리밍 시장에서 트위치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아프리카TV의 2022년 매출은 3,149억원이었다. 아프리카가 공시한 망 사용료는 147억원 수준이다. 트위치와 유사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 망 사용료를 자체적인 수익으로 충당하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아프리카TV의 사례를 들며 트위치 국내 서비스가 무너진 것은 결국 '수익성'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프리카TV와는 달리 충분한 매출을 확보하지 못한 트위치가 망 사용료 부담에 밀려 무너졌다는 것이다.

실제 두 플랫폼은 ‘수익 창출’ 방안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BJ 후원 수단인 ‘별풍선’ 수익을 정산할 때 20~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긴다. 자체적인 후원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한 셈이다. 반면 트위치는 이 같은 자체 후원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사실상 이렇다 할 수익창출원이 없었다는 의미다. '밑 빠진 독'에 망 사용료를 들이붓던 트위치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등을 돌리기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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